요약으로 잘라내지 않았습니다. 각 기사마다 실제 내용(수치·인용)을 먼저 싣고,
바로 아래에 그 기사에 나온 용어를 문맥과 함께 풀었습니다.
용어* 본문에 이렇게 별표가 붙은 말은 기사 끝에서 한 번 더 자세히 설명합니다.
98해설 기사
9파트
261학습 용어
지면 111건 중 본문이 있는 101건. 각 기사마다 ① 실제 기사 내용 → ② 그 기사에 나온 용어 순서입니다.
🗞️ PART 1. 오늘 꼭 봐야 할 뉴스 20
1A1부동산
강북 비거주 1주택도 내년 보유세 두 배로
왜 중요한가 비강남 1주택까지 보유세가 두 배로 뛰면 매물·전월세 시장과 자산가 세금 전략이 전면 재조정됩니다
한 줄로 말하면
강남 얘기인 줄 알았던 세금 인상이, 마포·동작의 집 한 채 가진 사람에게도 '두 배 청구서'로 날아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정부가 부동산 세금 제도를 크게 손봤습니다. 처음엔 "강남 초고가 아파트를 겨냥한 것"이라는 인식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계산해 보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마포·성동·동작처럼 강남이 아닌 지역의 똘똘한 한 채*, 그러니까 좋은 동네에 있는 비싼 집 한 채까지 세금이 확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세금은 보유세*입니다. 집을 팔아서 번 돈에 매기는 세금이 아니라, 집을 갖고 있기만 해도 해마다 내야 하는 세금입니다. 매일경제신문이 4일 우병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세무사)에게 의뢰해 2027년 보유세를 계산해 봤습니다. 그 결과 본인은 살지 않고 전세나 월세를 준 1주택자들의 세금이 법이 허용하는 최대치 근처까지 치솟았습니다.
세금이 아무리 올라도 무한정 오르지는 못합니다. 세 부담 상한선*이라는 장치가 있어서입니다. 올해 낼 세금이 작년 세금의 일정 비율을 넘지 못하게 막는 안전판입니다. 그런데 정부는 이번 개편에서 이 비율을 150%에서 200%로 올렸습니다. 쉽게 말해, 예전엔 "작년의 1.5배까지만"이었는데 이제 "작년의 2배까지" 오를 수 있게 문을 넓힌 겁니다.
실제 사례를 볼까요? 동작구 흑석동 흑석 센트레빌 전용면적 84㎡. 집주인이 세를 주고 본인은 다른 곳에 살면, 보유세가 올해 306만원에서 내년 601만원이 됩니다. 거의 정확히 두 배입니다. 상한선이 612만원인데 601만원이니, 상한선의 98.2%까지 꽉 채워 오른 셈입니다. 마포구 염리동 마포자이 전용 84㎡도 353만원에서 686만원으로 뛰어 상한선(706만원)의 97.2%에 달했습니다.
🎒 천장을 150cm에서 200cm로 높였더니, 세금이 곧바로 새 천장에 머리가 닿을 만큼 올라온 상황입니다. 천장이 없었다면 더 올랐을 거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상황이 이렇자 정부·여당 안에서도 걱정이 나옵니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민주당은 국회 심의 과정에서 필요한 지원을 두껍게 하고 보완할 부분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겠다"
민주당 서울 지역구 의원들은 6일 부동산 정책 간담회를 엽니다. 반면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개편의 정당성을 강조했습니다.
"투자용으로 사서 수십억 원을 버는데 세금을 거의 안 낸다면 노동자의 근로소득과 너무 형평이 안 맞는다"
용어
본문에서 만난 용어, 다시 정리
보유세
집을 '팔 때'가 아니라 '갖고 있는 동안' 매년 내는 세금입니다. 집값이 오르면 세금 계산의 기준 금액도 올라가서, 집을 안 팔아도 세금이 늘어납니다. 그래서 "번 돈도 없는데 세금만 는다"는 불만과 "비싼 집을 가진 만큼 내는 게 맞다"는 반론이 늘 부딪히는 세금입니다.
세 부담 상한선
올해 보유세가 작년 세금의 일정 배율을 넘지 못하게 막는 브레이크입니다. 집값이 갑자기 뛰어도 세금이 한 해에 몇 배씩 폭등하는 걸 막으려는 장치죠. 이번에 그 배율이 150%→200%로 올랐다는 건, 브레이크를 느슨하게 풀었다는 의미입니다. 기사 속 아파트들이 상한선의 97~98%까지 차오른 건, 브레이크가 없었다면 세금이 그 이상 올랐을 거라는 신호입니다.
똘똘한 한 채
여러 채를 가지면 세금이 무거우니, 여러 채 대신 좋은 입지의 비싼 집 '한 채'에 집중하는 전략, 또는 그런 집을 부르는 말입니다. 그동안 다주택자 규제의 피난처처럼 여겨졌는데, 이번 개편은 그 한 채에도 세금을 무겁게 매기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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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A1금융
고삐풀린 가계대출, 한도 2조 초과
왜 중요한가 은행들이 연간 대출 목표를 이미 초과해 하반기 대출 조이기가 불가피하고 사업·부동산 자금 조달이 어려워집니다
한 줄로 말하면
5대 은행이 '1년 치 대출 한도'를 7개월 만에 다 쓰고도 2조원을 초과해, 하반기엔 대출받기가 훨씬 어려워집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시중은행이 올해 늘릴 수 있는 가계대출에는 상한이 있습니다. 금융당국이 지난 4월 정해준 가계대출 총량관리* 목표치입니다. 전 금융권은 1년에 잔액을 1.5%까지만 늘릴 수 있고, 5대 은행에는 더 빡빡한 목표가 떨어졌습니다. 국민은행 9092억원(0.59%), 신한은행 8500억원(0.70%), 하나은행 8805억원(0.70%), 우리은행 8266억원(0.71%), 농협은행 8700억원(0.70%). 다 합치면 4조3363억원(0.67%)입니다.
그런데 7월 말 기준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650조2636억원. 작년 말(643조8815억원)보다 6조3821억원 늘었습니다. 1년 치 한도가 4조3363억원인데 7개월 만에 6조원 넘게 는 겁니다. 이미 한도를 2조원 이상 넘어섰습니다.
🎒 한 달 용돈을 20일 만에 다 쓴 정도가 아니라, 다음 달 용돈까지 미리 당겨 쓴 셈입니다.
특히 7월 한 달에만 2조6853억원이 급증했습니다. 올해 1~7월 전체 증가액의 42%가 이 한 달에 몰렸습니다. 왜일까요? 두 가지 수요가 겹쳤습니다. 하나는 '막차 수요'. 부동산 세금이 강화되기 전에 서둘러 집을 사려는 사람들입니다. 다른 하나는 빚투, 즉 빚을 내서 주식에 투자하려는 수요입니다.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자 "지금이 싸게 살 기회"라며 대출을 받은 겁니다.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줄이는 등 관리를 강화했는데도 이 흐름을 막지 못했습니다.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은행들은 연말까지 총량 목표를 맞춰야 하니, 하반기엔 대출 문턱을 확 높일 수밖에 없습니다. 정말 집이 필요해서 대출을 받으려는 실수요자가 은행 문 앞에서 돌아서게 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한 금융권 관계자의 말입니다.
"대출 실수요자들이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는지가 갈수록 불투명해지면서 선의의 피해자들이 속출할 수 있다"
용어
본문에서 만난 용어, 다시 정리
가계대출 총량관리
정부가 은행별로 "올해 가계대출을 이만큼까지만 늘려라" 하고 상한을 정해주는 규제입니다. 가계 빚이 너무 빨리 불어나면 나라 경제 전체가 흔들릴 수 있어서입니다. 다만 부작용이 있습니다. 한도가 차면 은행은 '누가 더 급한가'를 따지지 않고 대출 창구를 좁혀버립니다. 그래서 투기꾼과 실수요자가 같이 문전박대당하는 일이 생깁니다.
빚투
'빚내서 투자'의 줄임말입니다. 대출받은 돈으로 주식 등에 투자하는 행위죠. 투자가 성공하면 이자를 내고도 남지만, 실패하면 원금 손실에 이자 부담까지 이중으로 얻어맞습니다. 이번 기사처럼 빚투가 몰리면 은행 대출 한도를 잡아먹어서, 엉뚱하게 집 사려는 실수요자의 대출 기회까지 줄이는 연쇄 효과가 생깁니다.
주택담보대출
집을 담보로 잡히고 받는 대출입니다. 못 갚으면 은행이 그 집을 처분해 돈을 회수할 수 있어서, 신용대출보다 금리가 낮고 금액이 큽니다. 가계대출의 가장 큰 덩어리라서, 정부가 가계 빚을 조일 때 제일 먼저 손대는 항목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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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A3부동산
청와대, 부동산 증세 논란에 '닥공 드라이브'… 이재명 대통령 "물량 다 끌어와라"
왜 중요한가 세금에서 공급으로 정책 무게가 옮겨가면 택지·분양·건설 시장의 판이 바뀌어 부동산 투자 타이밍 판단이 달라집니다
한 줄로 말하면
세금 인상으로 여론이 술렁이자, 대통령이 7시간 반 회의 끝에 "집을 지을 수 있는 물량은 다 끌어오라"며 공급 카드를 꺼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세금만으로는 집값을 못 잡는다 — 청와대와 정부가 이 문제의식으로 4일 부동산 공급 총력전에 나섰습니다. 남미 3국 순방에서 전날 귀국한 이재명 대통령은 돌아오자마자 7시간 30분짜리 부동산·주식시장 점검회의를 열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지시했습니다.
"가용한 공급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고 모든 행정조치·금융·재정·규제 완화 등 방법을 찾으라"
청와대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대통령은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여유가 남아 있지 않겠냐며 죄다 끌어오라"고까지 말했습니다. 회의에서는 신규 택지*, 그러니까 집을 지을 새 땅을 마련하는 방안에 논의가 집중됐다고 합니다.
다음 날 국무회의에서도 대통령은 부동산 얘기를 이어갔습니다. "세금을 얘기하면 정부로서도 어렵고, 인기 있는 일도 아니다"라고 증세 논란을 의식하면서도, 물러서지는 않았습니다.
"근로소득세는 여러 가지를 가산하면 최고 49.5%까지 되는데 부동산은 양도소득이 100억원대에 달해도 세금은 몇억 원밖에 안 된다"
왜 이 비교를 했을까요? 월급쟁이는 번 돈의 절반 가까이를 세금으로 내는데, 부동산으로 100억원을 벌면 몇억원만 낸다면 공평하지 않다는 논리입니다.
동시에 다주택자에게는 출구를 열어줬습니다. 집을 팔 때 번 차익에 매기는 세금이 양도소득세인데, 다주택자에게는 이 세금을 더 무겁게 물리는 양도소득세 중과 제도가 있습니다. 대통령은 "다주택자에게 퇴로를 열어준다"며 "중과를 다 폐지하지는 말고 절반만 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새 땅에 집을 짓는 데는 몇 년씩 걸리니, 우선 다주택자들이 세금 무서워 집을 못 파는 매물 잠김부터 풀어 시장에 매물이 돌게 하겠다는 계산입니다.
한 가지 해명도 있었습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연장했다"는 주장에 대해 대통령은 "5월 초에 연장은 없다고 해놓고서 왜 연장하느냐, 정책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도 있는데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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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택지
아파트 등 주택을 지을 수 있게 새로 지정·조성하는 땅입니다. 공급 대책의 출발점이지만 약점이 뚜렷합니다. 땅을 정하고, 보상하고, 기반시설을 깔고, 집을 짓기까지 보통 수년이 걸립니다. 그래서 "공급하겠다"는 발표와 실제 입주 사이의 시차 동안 집값이 먼저 움직이는 일이 반복됩니다.
양도소득세 중과
집을 팔아 번 차익에 매기는 세금이 양도소득세인데, 집을 여러 채 가진 사람에게는 세율을 더 얹어 무겁게 물리는 것이 '중과'입니다. 투기를 막자는 취지지만 역설이 있습니다. 세금이 너무 무거우면 다주택자가 "차라리 안 팔고 버틴다"를 택해서, 시장에 매물이 오히려 마릅니다. 정부가 중과를 '절반만' 남기기로 한 건 이 역설을 풀려는 시도입니다.
매물 잠김
팔 집은 있는데 세금 등 이유로 아무도 내놓지 않아, 시장에 나오는 매물이 말라붙는 현상입니다. 🎒 창고에 쌀이 쌓여 있어도 시장에 안 풀리면 쌀값이 오르는 것과 같습니다. 공급 부족과 똑같은 효과를 내기 때문에, 정부는 새 집을 짓는 것 못지않게 잠긴 매물을 푸는 데 신경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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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A8금융
미국 재무장관 "원화 변동성 과해…엔화 약세 다른 통화에 영향"
왜 중요한가 미·일 공조에도 엔저가 안 잡혀 일본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 원화 환율과 수출입 채산성이 흔들립니다
한 줄로 말하면
미국과 일본이 28년 만에 손잡고 엔화를 사들였는데, 시장은 "그걸로는 부족하고 결국 일본이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엔화 가치가 너무 떨어지자, 미국과 일본이 28년 만에 공동으로 엔화를 사들이는 외환시장 개입*에 나섰습니다. 정부가 직접 시장에 뛰어들어 자국 돈을 사거나 팔아 환율을 움직이는 조치입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4일(현지시간) CNBC 방송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엔화가 상당히 약세를 보인다면 다른 통화들도 그 뒤를 따라갈 것" "우리는 원화의 과도한 변동성을 목격해왔다"
한국 원화까지 콕 집어 언급한 겁니다. 엔화가 흔들리면 원화 같은 아시아 통화들이 줄줄이 흔들린다는 얘기죠. 그는 "안정적인 엔화 가치는 미국뿐 아니라 아시아 지역 전체에 매우 중요하다"며 추가 개입에 대해서도 "일본을 지원하기 위해 어떤 일이든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일본 시장의 반응이 묘합니다. 엔화 값은 잠깐 반등했지만, 일본 국채 시장은 싸늘했습니다. 국채는 나라가 돈을 빌리면서 발행하는 차용증인데, 4일 일본 재무성의 10년 만기 국채 입찰이 1년여 만에 가장 부진했습니다. 입찰 인기를 재는 지표가 응찰률입니다. "사겠다"고 몰린 돈을 실제 판 금액으로 나눈 배율로, 숫자가 낮을수록 사려는 사람이 적다는 뜻입니다. 지난달 3.13배였던 응찰률이 이번엔 2.56배로, 작년 5월 이후 최저였습니다. 소식이 알려지자 10년물 국채 금리는 장중 2.87%까지 뛰며 약 한 달 만의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왜 국채를 외면했을까요? 시장의 계산은 이렇습니다. "정부가 돈으로 엔화를 떠받치는 건 오래 못 간다. 결국 일본은행이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 금리가 오르면 지금 산 국채는 손해다." 그러니 미리 국채를 피한 겁니다. 🎒 물이 새는 배에서 바가지로 물을 퍼내는 것(개입)보다, 구멍 자체를 막는 것(금리 인상)을 시장은 기다리고 있는 셈입니다.
실제로 금융회사들이 미래 금리를 놓고 거래하는 파생상품 시장인 OIS(익일물 금리스왑) 시장에서, 일본은행이 9월에 기준금리를 올릴 확률은 47%까지 올라왔습니다. 지난달 금융정책결정회의 전에는 약 25%였으니, 두 배 가까이 뛴 겁니다. 외신들도 "금리 인상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짚고 있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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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시장 개입
정부나 중앙은행이 환율을 움직이려고 직접 외환시장에서 통화를 사고파는 것입니다. 엔화가 너무 싸지면 달러를 팔고 엔화를 사서 값을 끌어올리는 식이죠. 효과는 보통 단기에 그칩니다. 나라의 실탄(외환보유액)에는 한계가 있고, 시장이 "금리 같은 근본 조건이 안 바뀌었다"고 판단하면 다시 원래 방향으로 밀어붙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기사가 딱 그 사례입니다.
국채
정부가 돈을 빌리며 발행하는 채권, 쉽게 말해 나라의 차용증입니다. 핵심은 '가격과 금리가 반대로 움직인다'는 것입니다. 사려는 사람이 적어 국채값이 떨어지면, 같은 돈을 빌리기 위해 나라가 약속해야 하는 이자, 즉 금리는 올라갑니다. 이번에 입찰이 부진하자 금리가 2.87%로 치솟은 게 바로 이 원리입니다.
응찰률
국채 입찰에서 "사겠다"고 들어온 돈을 실제 낙찰된 금액으로 나눈 배율입니다. 3배면 파는 물량의 3배만큼 사자는 주문이 몰렸다는 뜻이죠. 🎒 아파트 청약 경쟁률과 비슷합니다. 경쟁률이 뚝 떨어지면 인기가 식었다는 신호인 것처럼, 응찰률 3.13배→2.56배는 "일본 국채, 지금은 사기 싫다"는 투자자들의 투표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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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A10경제
석유류 가격 주춤하자… 7월 물가 3% 아래로
4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농산물 코너에서 시민이 채소를 고르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이날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8% 올라 상승률이 석 달 만에 2%대로 낮아
왜 중요한가 물가가 2%대로 내려오면 금리 인하 여지가 생겨 대출 이자와 자금 조달 비용 부담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한 줄로 말하면
두 달 연속 3%를 넘던 물가 상승률이 기름값 진정 덕에 2.8%로 내려왔는데, 그 뒤에는 정부의 가격 통제가 있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8%를 기록했습니다. 3개월 만에 2%대로 돌아온 겁니다. 4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9.77이었습니다. 이 지수는 2020년 물가를 100으로 놓고 지금 물가가 얼마나 올랐는지 재는 잣대입니다. 119.77이라는 건 2020년에 100만원어치이던 장바구니가 지금은 약 119만8000원 든다는 뜻입니다.
흐름을 보면 이렇습니다. 중동전쟁 발발 직후엔 2%대(3월 2.2%, 4월 2.6%)였는데, 유가 상승과 공급망 차질이 본격화하면서 5월 3.1%, 6월 3.2%로 두 달 연속 3%를 넘었습니다. 그러다 7월에 2.8%로 꺾인 겁니다.
일등공신은 기름값입니다. 석유류 가격은 7월에도 15.5% 올랐지만, 6월의 24.7%보다는 상승폭이 크게 줄었습니다. 석유류가 전체 물가를 끌어올린 정도를 뜻하는 물가 상승 기여도*도 6월 0.93%포인트에서 7월 0.60%포인트로 낮아졌습니다. 경유와 휘발유 모두 오름폭이 작아졌습니다.
여기엔 국제유가 하락과 함께 정부 정책이 작용했습니다. 전쟁 발발 이후 정부는 석유 최고가격제*를 운영해 왔습니다. 기름값에 "이 이상 받으면 안 된다"는 상한선을 정부가 정해버리는 제도입니다. 재정경제부는 이 제도가 7월 물가 상승률을 0.3%포인트 낮췄다고 추정했습니다. 최고가격제가 없었다면 7월 물가도 3.1%, 여전히 3%대였을 거라는 계산입니다.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의 설명입니다.
"국제유가나 환율 인하에 최고가격제 등 정부의 시장 안정화 정책 효과가 가시화하면서 오름세가 둔화됐다"
먹거리도 한숨 돌렸습니다. 농축수산물은 7월 0.9% 올라 6월(3.2%)보다 상승폭이 크게 줄었고, 기여도도 0.07%포인트로 낮아졌습니다. 특히 농산물 물가는 2.2% 하락으로 돌아섰습니다. 다만 전부 내린 건 아닙니다. 파는 18.3%나 올랐고, 쌀 7.9%, 수입 쇠고기 8.7%, 달걀 7.5%, 고등어 7.0%, 국산 쇠고기 5.7% 등 밥상 단골 품목은 여전히 오름세였습니다. 통계상 물가는 진정됐는데 장바구니 체감은 다를 수 있는 이유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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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지수
우리가 자주 사는 상품·서비스 수백 개의 가격을 묶어 하나의 숫자로 만든 지표입니다. 기준연도(2020년)를 100으로 놓고 비교합니다. 뉴스에 나오는 "물가 상승률 2.8%"는 이 지수가 1년 전보다 2.8% 올랐다는 뜻입니다. 주의할 점 하나. '상승률이 낮아졌다'는 건 물가가 내렸다는 게 아니라, 오르는 속도가 느려졌다는 뜻입니다.
최고가격제
정부가 특정 상품에 가격 상한선을 정해 그 이상 못 받게 하는 제도입니다. 소비자를 보호하는 효과는 즉각적입니다. 이번에도 물가를 0.3%포인트 끌어내렸죠. 다만 경제학 교과서는 부작용도 경고합니다. 상한선이 시장가격보다 낮으면 파는 쪽이 공급을 줄이거나, 물건이 부족해지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 열이 나는 환자에게 해열제를 준 것과 비슷합니다. 당장 열은 내리지만, 병의 원인(국제유가)이 나은 건 아닙니다.
물가 상승 기여도
전체 물가 상승률 가운데 특정 품목이 얼마나 몫을 차지했는지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7월 물가가 2.8% 올랐는데 석유류의 기여도가 0.60%포인트라면, 2.8% 중 0.6%포인트는 기름값 때문이라는 뜻입니다. 어떤 품목이 물가의 '주범'인지 찾아낼 때 쓰는 도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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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A8국제
"강제노동 관세 위법"…미국 민주당 소속 25개주 법원에 소송 걸었다
왜 중요한가 미국 25개 주가 관세 위법 소송에 나서면서 한국산 12.5% 관세가 뒤집힐 수 있어 수출기업 가격 전략에 직결됩니다
한 줄로 말하면
미국 안에서 25개 주가 "트럼프의 새 관세는 대통령 권한 밖"이라며 자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냈고, 한국에 매겨진 12.5% 관세도 그 대상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뉴욕, 캘리포니아 등 미국 민주당 소속 주지사가 이끄는 25개 주가 3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문제 삼은 것은 '무역법 301조* 강제노동 관세'입니다. 무역법 301조는 상대국의 불공정한 무역 행위에 미국이 보복 조치를 할 수 있게 한 법 조항입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24일 이 조항을 꺼내 들며 "강제노동이 문제"라는 이유로 한국에 12.5%를 비롯해 주요 무역상대국에 10~12.5%의 관세를 새로 부과했습니다.
25개 주는 미국 연방국제통상법원에 낸 소장에서, 이 관세가 대통령의 과세 권한을 넘어선 위법한 조치라며 중단을 요청했습니다.
이 소송에는 앞선 이야기가 하나 깔려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전에 부과했던 상호관세*, 즉 "상대국이 우리에게 매기는 만큼 우리도 매기겠다"는 관세는 연방대법원 판결로 이미 무효가 됐습니다. 25개 주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대법원에서 막힌 관세를 되살리려고, 이번엔 무역법 301조라는 다른 문을 위법하게 이용했다는 겁니다.
왜 미국의 주들이 자기 나라 정부를 상대로 소송까지 낼까요? 관세는 결국 수입품 가격을 올려 그 주의 기업과 소비자가 부담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러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은 성명에서 이렇게 못 박았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어떻게 정당화하려 하든 법률과 우리 헌법은 대통령이 전면적인 관세를 부과할 권한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한국 입장에서는 남의 나라 소송이 아닙니다. 재판 결과에 따라 한국 수출품에 붙은 12.5% 관세가 사라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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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법 301조
미국 무역법에서 "상대국이 불공정한 무역을 하면 대통령(행정부)이 관세 등 보복 조치를 할 수 있다"고 정한 조항입니다. 원래는 특정 국가의 특정 불공정 행위를 겨냥하는 도구인데, 이번엔 '강제노동'을 이유로 여러 나라에 한꺼번에 관세를 매기는 데 쓰였습니다. 25개 주는 바로 이 지점, "조항의 용도를 벗어났다"를 공격하고 있습니다.
상호관세
"너희가 우리 물건에 10% 매기면, 우리도 너희 물건에 10% 매긴다"는 식의 맞대응 관세입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밀어붙였지만 연방대법원 판결로 무효가 됐습니다. 이번 소송의 핵심 논리는, 죽은 상호관세를 무역법 301조라는 껍데기만 바꿔 부활시켰다는 것입니다. 🎒 정문이 잠기자 뒷문으로 들어온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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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A5부동산
[단독] 건설업계 "공급 위해 대출규제 풀어야" … 금융당국, 부동산PF 보증확대 등 검토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기조에 은행권이 한도를 축소하고 금리를 인상하고 있지만 주택담보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모두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의 대출 창구 모습. 김재훈 기자
"집을 빨리 지어라"는 대통령 지시가 떨어지자, 금융당국이 건설사 돈줄과 입주자 대출을 함께 풀어주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4일 금융위원회가 신진창 사무처장 주재로 주요 건설사·시행사 임원, 주택 유관 협회 관계자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부동산 점검회의에서 "신속한 주택 공급을 위해 부처가 다 함께 움직여라"라고 강조한 데 따른 후속 조치입니다. 앞 기사에서 본 대출 조이기(총량 규제)와 정반대 방향의 논의가 같은 날 벌어진 겁니다. 가계 빚은 조이면서, 집 짓는 돈은 풀어야 하는 딜레마죠.
건설업계가 첫손에 꼽은 것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지원입니다. PF는 아파트 사업처럼 큰 개발 사업에서, 지금 가진 담보가 아니라 '완공 후 분양 수익'을 믿고 돈을 빌려주는 방식입니다. 미래 수익이 담보이다 보니 위험이 크고, 시장이 얼어붙으면 돈줄이 뚝 끊깁니다. 업계는 여기에 공적 보증을 확대해 달라고 건의했습니다. 공공기관이 "이 대출, 문제가 생기면 우리가 책임진다"고 보증을 서서 은행이 안심하고 돈을 빌려주게 하는 장치입니다. 실제로 한국주택금융공사(HF)의 건설사업자 특례 보증 확대나 보증료율 인하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HF는 이미 '건축공사비 플러스 PF 보증' 상품의 공급 한도를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4조원으로 늘려둔 상태입니다.
재개발·재건축 쪽에서는 이주비 대출 완화 요구가 나왔습니다. 낡은 집을 허물려면 살던 주민이 먼저 이사를 나가야 하는데, 그 이사 자금을 빌려주는 대출입니다. 당국은 집값 대비 대출 비율 상한인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의 담보 기준을 손보는 방안을 논의 테이블에 올렸습니다. 지금은 헐릴 낡은 집의 감정가 기준으로 대출이 나오는데, 이걸 정비사업 후 들어설 신축 주택 가격 기준으로 바꿔 대출 한도를 키워주자는 겁니다.
입주 단계의 돈 문제도 다뤘습니다. 새 아파트를 지어도 잔금대출*이 안 나오면 입주를 못 합니다. 잔금대출은 분양받은 집에 입주할 때 마지막 남은 대금을 치르려고 받는 대출로, 보통 공사 중에 받았던 중도금 대출을 갈아타면서 받습니다. 그런데 이 잔금대출도 앞 기사에서 본 은행 가계대출 총량 한도에 묶여 있습니다. 당국은 잔금대출을 총량 관리에서 예외로 빼주는 방안을 고민 중이고, 실제 순증가액이 얼마나 되는지 따져보고 있습니다.
다만 조건이 붙을 수 있습니다. 완화 대상을 지난해 6·27 대출 규제 이전에 청약한 입주 예정자로 제한하자는 관측이 나옵니다. 규제 발표를 보고도 집을 산 사람까지 도와주는 게 맞느냐는 문제의식 때문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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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개발 사업의 '미래 수익'을 보고 돈을 빌려주는 금융입니다. 🎒 학생에게 지금 재산이 아니라 "졸업 후 취직하면 갚겠다"는 약속만 믿고 학비를 빌려주는 것과 비슷합니다. 분양이 잘되면 모두가 웃지만, 미분양이 나면 건설사·은행이 연쇄로 흔들립니다. 그래서 부동산 경기가 식으면 PF가 경제 뇌관으로 지목되곤 합니다.
공적 보증
주택금융공사 같은 공공기관이 대출의 보증인이 되어주는 것입니다. 돈을 못 갚는 사태가 나면 공공기관이 대신 물어주기로 약속하니, 은행은 위험 부담 없이 대출을 내줄 수 있습니다. 공급을 빠르게 늘리는 촉진제지만, 사업이 실패하면 그 부담이 결국 공공, 즉 세금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양면성이 있습니다.
이주비 대출
재개발·재건축 구역 주민이 공사 기간에 다른 곳에 살 집을 구하도록 빌려주는 돈입니다. 이 대출이 막히면 주민이 이사를 못 나가고, 이사를 못 나가면 철거도 착공도 못 합니다. 대출 하나가 사업 전체의 속도를 좌우하는 병목인 셈입니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집값 대비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최대 비율입니다. LTV 50%면 10억원짜리 집으로 5억원까지 빌릴 수 있습니다. 이번 논의의 포인트는 비율 자체가 아니라 '집값을 무엇으로 보느냐'입니다. 헐릴 낡은 집 값이 아니라 새로 지어질 아파트 값을 기준으로 잡으면, 같은 비율로도 대출 한도가 훌쩍 커집니다.
잔금대출
분양 아파트 대금은 보통 계약금→중도금→잔금 순서로 나눠 냅니다. 잔금대출은 입주 직전 마지막 남은 대금을 치르는 대출로, 공사 중 받았던 중도금 대출을 갚으면서(갈아타면서) 받는 게 일반적입니다. 이게 총량 규제에 막히면, 다 지어진 아파트에 돈이 없어 입주를 못 하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집니다. 그래서 예외 적용이 논의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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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A4증권
ISA 5년만기 도입에 … "장투·복리기회 사라져" 투자자 분통
왜 중요한가 ISA 만기 5년 제한으로 장기 복리·과세이연 전략이 막혀 개인·법인 대주주의 자산관리 설계를 다시 짜야 합니다
한 줄로 말하면
사실상 평생 굴릴 수 있던 절세 계좌 ISA에 '최장 5년' 시한이 생기면서, 장기 투자자들의 복리 전략이 제도적으로 막혔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정부가 3일 발표한 세법 개정안에 개인투자자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대상은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입니다. ISA는 이 계좌 안에서 주식·펀드 등에 투자해 번 이익에 세금 혜택을 주는 '절세 통장'입니다. 이익 중 200만~400만원까지는 세금을 아예 안 매기고, 그걸 넘는 이익에도 9.9%의 낮은 세율로 따로 떼어 계산(분리과세)해 줍니다. 총 납입한도는 1억원입니다.
지금까지 일반 ISA의 진짜 매력은 따로 있었습니다. 의무가입기간 3년만 채우면 계약을 몇 번이고 연장할 수 있어, 사실상 만기가 없었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내년부터는 '최초 3년+연장 2년', 최장 5년까지만 유지할 수 있습니다. 5년이 지나면 계좌를 해지하고 새로 만들어야 합니다. 게다가 만기 때마다 정산하고 소득세를 내야 하며, 쓰지 않은 연간 납입한도를 다음 해로 넘기는 것도 금지됩니다.
왜 투자자들이 이렇게 화가 났을까요? 핵심은 과세이연과 복리효과입니다. 과세이연은 세금 내는 시점을 뒤로 미루는 것입니다. ISA 안에서 번 이익은 만기까지 세금을 안 뗍니다. 세금으로 나갈 돈까지 계속 굴러가니, 이익이 이익을 낳는 복리효과가 극대화됩니다. 만기를 무한정 연장하면 이 눈덩이를 수십 년 굴릴 수 있었죠. 🎒 눈덩이를 산 아래까지 굴려야 커지는데, 이제 5년마다 눈덩이를 부수고 세금을 뗀 뒤 처음부터 다시 뭉치라는 얘기입니다.
특히 인기 전략이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은 나스닥·S&P500을 따라가는 국내 상장 해외 ETF를 ISA에 1억원 한도로 모으며 만기를 계속 연장해 왔습니다. 이 ETF의 시세차익은 '배당소득'으로 분류되는데, 2000만원을 넘으면 다른 소득과 합산해 최대 49.5% 세율이 매겨지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됩니다. ISA 안에 두면 만기 연장으로 이 세금을 계속 미룰 수 있었는데, 그 길이 막힌 겁니다.
정부 입장은 단호합니다. 무기한 과세이연은 과도한 세제 혜택이며, 이를 정상화하는 조치라는 겁니다. 대신 만기 10년에 2억원까지 넣을 수 있고 이자·배당소득이 전액 비과세인 '생산적금융 ISA'를 새로 만들었습니다. 다만 함정이 있습니다. 이 새 계좌로는 국내 상장 해외 ETF에 투자할 수 없고, 국내 주식·펀드만 담을 수 있습니다. 미국 지수에 투자하던 사람들에게는 대안이 못 되는 셈입니다. 국회 세법 논의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됩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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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한 계좌에서 예금·주식·펀드·ETF를 함께 굴리며 세금 혜택을 받는 만능 절세 통장입니다. 정부가 국민의 자산 형성을 돕겠다며 만들었습니다. 이익 200만~400만원까지 비과세, 초과분은 9.9%로 낮게 분리과세. 이번 개정의 핵심은 이 통장에 '5년 시한'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과세이연
세금 내는 시점을 미래로 미루는 것입니다. 면제가 아니라 '나중에 내기'인데도 효과가 큽니다. 세금으로 냈어야 할 돈이 그동안 투자 원금으로 계속 일하기 때문입니다. 미루는 기간이 길수록 유리해서, '무기한 연장'이 가능했던 일반 ISA는 최고의 과세이연 도구였습니다.
복리효과
원금이 낳은 이익이 다시 원금에 합쳐져 또 이익을 낳는 구조입니다. 🎒 눈덩이 굴리기와 같아서, 시간이 길수록 커지는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집니다. 복리의 연료는 '시간'과 '중간에 빼가지 않기'인데, 5년 만기 정산은 이 두 연료를 모두 줄입니다. 투자자들이 "복리 기회가 사라졌다"고 반발하는 이유입니다.
금융소득종합과세
이자·배당 같은 금융소득이 연 2000만원을 넘으면, 월급 등 다른 소득과 합산해 높은 세율(최대 49.5%)로 과세하는 제도입니다. 금융소득이 큰 사람일수록 무섭게 불어나는 세금이라, 투자자들은 이 기준선을 넘지 않으려 ISA 같은 절세 수단을 총동원합니다. 이번 개편이 아프게 다가오는 배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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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A4부동산
부부 공동명의 주택 … 양도세 공제한도 10억
왜 중요한가 부부 공동명의 양도세 공제가 총 10억으로 묶여 고가주택 매도 시점과 명의 전략을 재검토해야 합니다
한 줄로 말하면
부부 명의를 나눠도 양도세 공제는 합쳐서 10억원까지, 그리고 실거주 2년을 안 채운 집주인은 다주택자 취급을 받게 됩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집을 팔 때 내는 양도소득세에는 큰 할인 제도가 있습니다. 집을 오래 보유하고 오래 거주할수록 양도차익에서 일정 비율을 빼주는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입니다. 4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이 공제의 한도가 주택당 총 10억원(2029년 기준)으로 묶입니다.
여기서 부부 공동명의의 꼼수가 차단됐습니다. 양도세는 사람별로 따로 계산하는 인별 과세*입니다. 그래서 "부부가 지분을 나누면 각자 10억원씩, 합쳐서 20억원을 공제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답은 '안 된다'입니다. 한도 10억원을 지분 비율대로 나눕니다. 각자 50%씩이면 공제 한도도 5억원씩입니다. 종합부동산세(집을 보유하는 동안 내는 세금)에서는 공동명의로 기본공제를 키울 수 있지만, 양도세에서는 그 전략이 통하지 않는 겁니다.
더 큰 충격은 실거주 요건입니다. 현행 제도에서 1가구 1주택자는 2년 이상 실제로 거주해야 최대 80% 공제를 받습니다. 거주기간이 2년에 못 미치면 15년을 보유했어도 최대 30%까지만 공제됩니다. 그런데 이 30%마저 사라집니다. 2028년에 최대 15%로 반 토막 나고, 2029년부터는 아예 폐지됩니다. 집을 사서 세만 주고 본인은 거주한 적 없는 1주택자, 이른바 갭투자*(전세를 낀 채 집을 사는 투자)를 한 사람은 아무리 오래 보유해도 공제율이 0%가 되는 겁니다. 사실상 다주택자와 똑같은 취급입니다.
여기서 황당한 시간표가 만들어집니다. 15년 이상 보유했지만 거주는 안 한 '순수 갭투자' 집주인의 경우, 2027년까지 팔면 최대 30%를 공제받습니다. 그런데 지금이라도 그 집에 들어가 2년을 채우고 2029년에 팔면 공제율이 16%로 오히려 낮아집니다. 성실하게 실거주 요건을 채우려는 사람이 그냥 빨리 파는 사람보다 손해를 보는 역설입니다.
결론은 명확합니다. 이 제도는 "실거주 안 한 고가 1주택자여, 늦기 전에 팔아라"라는 신호입니다. 앞 기사(A3)에서 본 '매물 잠김 해소'와 같은 방향으로, 조기 매각 압력을 제도로 만든 셈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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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보유특별공제
집을 오래 보유·거주한 사람이 팔 때, 양도차익에서 최대 80%까지 빼주고 세금을 계산하는 할인 제도입니다. "오래 실거주한 집은 투기가 아니다"라는 철학이 깔려 있습니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보유'만 한 사람의 할인은 없애고(0%), '거주'한 사람의 할인만 남기는 것입니다. 할인의 기준이 보유 기간에서 거주 여부로 옮겨간 겁니다.
인별 과세
세금을 가구 합산이 아니라 사람별로 따로 매기는 방식입니다. 부부가 명의를 나누면 각자 세금이 계산되니 보통 유리해집니다. 그래서 공동명의가 대표적인 절세 전략이 됐는데, 이번 양도세 공제 한도는 '주택당 10억원'으로 묶어 이 통로를 막았습니다.
갭투자
전세 세입자가 있는 집을, 집값과 전세금의 차액(갭)만 내고 사는 투자입니다. 🎒 10억원짜리 집에 7억원 전세가 들어 있으면 내 돈 3억원으로 집주인이 되는 방식입니다. 적은 돈으로 집값 상승에 올라탈 수 있어 유행했지만, 이번 개편은 갭투자로 산 집에 끝까지 거주하지 않으면 공제 혜택을 완전히 끊는 방식으로 압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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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A27부동산
정부 믿고 등록했는데…임대사업자 '날벼락'
왜 중요한가 장특공제 폐지로 등록임대사업자가 연내 못 팔면 세 감면이 사라져 임대주택 매물과 전월세 공급이 요동칠 수 있습니다
한 줄로 말하면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세금을 깎아주겠다"던 정부가 혜택을 거둬들이는데, 정작 규제에 묶여 집을 팔 수도 없는 사람들이 생겼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60대 A씨의 사연부터 보겠습니다. 2018년, 정부가 양도세 감면 혜택을 준다고 하자 A씨는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를 사서 8년 장기임대주택으로 등록했습니다. 오는 9월이면 임대의무기간이 끝납니다. 그런데 이번 세제 개편으로 혜택이 사라질 처지가 됐습니다. 문제는, 팔고 싶어도 팔 수가 없다는 겁니다.
왜일까요? 은마아파트가 2023년 재건축 조합설립 인가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강남구는 투기과열지구입니다. 집값 과열이 심해 정부가 특별 규제를 겹겹이 적용하는 지역이죠. 이런 곳에서는 조합설립 인가 이후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이 걸립니다. 재건축 아파트를 팔 때 새 아파트를 받을 조합원 자격까지 넘기려면, 10년 보유·5년 실거주·1주택 조건을 채워야만 합니다. 세를 줘온 A씨는 실거주 요건을 채울 수 없으니, 사실상 매각이 막힌 상태입니다.
시간을 되돌려 보면 아이러니가 선명해집니다. 2017년 12월 정부는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며 집주인들을 적극 끌어들였습니다. 임대료를 5% 이내로만 올리며 세입자와 상생하면,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오래 보유한 집의 양도세를 깎아주는 제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배제, 지방세 감면 확대를 주겠다고 공언했습니다. 그 말을 믿고 민간 임대주택은 2017년 180만가구에서 2018년 212만1000가구, 2019년 220만5000가구로 불어났습니다.
그런데 3일 발표된 '2026 세제 개편안'은 방향을 뒤집었습니다.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보다 한 단계 낮은 규제지역) 매입임대 아파트의 양도세 혜택을 단계적으로 폐지한다는 내용입니다. 시간표는 이렇습니다. 내년까지 팔면 기존 혜택 유지. 2028년부터는 다주택자 양도세가 절반 부과되고 장특공제 혜택이 30%로 축소. 2029년부터는 사실상 혜택 종료입니다.
정리하면 정부의 메시지는 "혜택 받고 싶으면 기한 내에 팔아라"입니다. 그런데 A씨 같은 재건축 아파트 임대사업자는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때문에 그 기한 내에 팔 수가 없습니다. 🎒 "이 문으로 나가면 상품을 주겠다"고 해놓고, 다른 손으로는 그 문을 잠가둔 셈입니다. 정부 말을 믿고 등록한 사람일수록 출구가 없다는 것, 이것이 임대사업자들이 "날벼락"이라며 반발하는 이유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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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과열지구
집값 과열이 심하다고 정부가 지정하는 최고 등급의 규제지역입니다. 지정되는 순간 대출·청약·전매(되팔기)·조합원 지위 양도까지 여러 규제가 한 묶음으로 적용됩니다. 강남구가 대표적입니다. 같은 아파트라도 어느 지역에 있느냐에 따라 팔 수 있는 자유 자체가 달라집니다.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재건축 조합원 자격은 '헌 집을 새 아파트로 바꿔 받을 권리'입니다. 투기과열지구에서는 조합설립 인가 이후 이 권리를 함부로 남에게 넘기지 못하게 막습니다. 예외적으로 10년 보유·5년 실거주·1주택 같은 까다로운 조건을 채운 사람만 팔 수 있습니다. 재건축 막바지에 웃돈을 노리고 사고파는 투기를 막자는 취지지만, 이번 기사처럼 선의의 집주인까지 묶어버리는 부작용이 드러났습니다.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보다 한 단계 낮은 규제지역입니다. 그래도 세금·대출·청약에서 일반 지역보다 무거운 규제를 받습니다. 이번 개편안이 조정대상지역의 매입임대 아파트를 콕 집어 혜택 폐지 대상으로 삼으면서, 규제지역에 임대주택을 등록해 둔 집주인들이 직접 영향권에 들었습니다.
11A3경제
삼성발 성과급 분쟁에 노란봉투법 지침 내놓는다
왜 중요한가 성과급·경영판단이 노동쟁의 대상이 되는 범위를 정부 지침이 정하면 기업 인사·노무 리스크의 경계가 달라집니다
한 줄로 말하면
"성과급을 얼마 줄지 같은 회사의 경영 결정을 놓고도 파업할 수 있나?" — 이 질문에 정부가 8월 안에 공식 답안을 내놓기로 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발단은 삼성전자였습니다. 성과급 지급 문제, 그리고 호남 반도체 공장 문제를 놓고 노동조합과 회사가 부딪혔습니다. 여기서 핵심 질문이 하나 튀어나왔습니다. 회사가 투자를 어디에 할지, 이익을 얼마나 나눌지 같은 '경영 판단'도 노조가 다툴 수 있는 대상일까요? 이런 다툼을 법에서는 노동쟁의*라고 부릅니다. 노동자와 회사가 임금이나 근로조건을 놓고 벌이는 공식적인 분쟁 상태를 말하는데, 여기에 해당해야 파업 같은 단체행동도 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이 논란의 배경에는 노란봉투법*이 있습니다. 노조의 파업 범위를 넓히고, 파업 노동자에게 회사가 거액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을 제한하는 법입니다. 이 법이 통과된 뒤 "그럼 어디까지가 정당한 쟁의냐"를 놓고 현장 혼선이 커졌습니다. 고용노동부는 4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기업 투자·영업이익·성과급을 둘러싼 갈등을 줄이기 위한 지침을 8월에 발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고용노동부가 "이번 논란이 노란봉투법 때문에 생긴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그 혼선을 정리하는 지침은 내놓는다는 것입니다. 법을 고치는 게 아니라 해석 기준만 명확히 하겠다는 겁니다.
반면 이날 업무보고에서 빠진 것도 있습니다. 반도체 같은 국가전략산업에 주 52시간제 예외를 주는 방안입니다. 고소득 사무직에게 근로시간 규제를 면제해 주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지역·산업별 근로시간 특례 같은 여러 방안을 논의 중이긴 하지만, 아직 정부안으로 확정되지 않았다는 게 고용노동부의 설명입니다.
청년을 위한 새 제도도 나왔습니다. 35세 미만 청년이 고용보험에 일정 기간 가입한 뒤라면, 스스로 회사를 그만두더라도 평생 한 번은 구직급여 성격의 지원금을 주겠다는 겁니다. 지금까지는 원칙적으로 해고 등 비자발적으로 일을 잃어야 받을 수 있었으니 꽤 큰 변화입니다.
정년연장도 추진됩니다. 이름이 '세대 상생형' 정년연장입니다. 왜 이런 이름이 붙었을까요? 정년을 늘리면 회사가 신입을 덜 뽑아 청년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업이 청년을 의무적으로 고용하게 하는 청년고용의무제 강화를 함께 묶기로 했습니다.
하반기에는 노사가 정면으로 부딪힐 만한 법안이 줄줄이 예고돼 있습니다. 배달기사 같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 플랫폼 노동자, 프리랜서를 보호하는 '일하는 사람 권리 기본법', 그리고 근로자추정제*를 오는 12월 패키지로 입법할 계획입니다.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같은 가치의 일을 하면 같은 임금을 주는 것) 법제화도 예고됐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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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봉투법
파업한 노동자들에게 회사가 수십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해 노조를 무너뜨리는 일을 막고, 하청 노동자가 원청과도 교섭할 수 있게 하는 등 쟁의의 범위를 넓힌 법입니다. 이름은 과거 한 시민이 해고 노동자를 돕겠다며 노란 봉투에 성금을 담아 보낸 데서 나왔습니다. 노조에는 방패가, 기업에는 부담이 되는 법이라 노사 갈등의 한복판에 있습니다.
노동쟁의
노동자와 회사가 임금·근로시간 같은 근로조건을 놓고 합의하지 못해 다투는 상태를 가리키는 법률 용어입니다. 어떤 사안이 노동쟁의로 인정되느냐가 중요한 이유는, 인정돼야 파업이 '합법'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번 지침의 핵심은 성과급·투자 같은 경영 판단이 이 범위에 들어가는지 기준을 세우는 것입니다.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일정 소득 이상의 사무직·전문직에게는 근로시간 규제(주 52시간제)를 적용하지 않는 제도입니다. 미국에서 시행 중인 방식입니다. 🎒 시급 아르바이트는 일한 시간만큼 돈을 받지만, 고연봉 전문가는 "시간이 아니라 성과로 일한다"고 보고 시간 규제를 풀어주자는 발상입니다.
근로자추정제
지금은 배달기사나 프리랜서가 "나는 사실상 직원처럼 일했다"고 주장하려면 스스로 그것을 입증해야 합니다. 근로자추정제는 이 순서를 뒤집어, 민사 분쟁이 생기면 일단 근로자로 추정하고 아니라는 것을 회사가 입증하게 하는 제도입니다. 입증 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가 재판의 승패를 가르기 때문에, 작아 보여도 파장이 큰 제도입니다.
12A3경제
지역투자 기업 전기료 더 감면 … 연내 '메가특구' 1호 지정
왜 중요한가 지역 투자기업 전기료 감면과 수도권·지방 요금 차등은 공장 입지와 원가 구조를 좌우하는 변수입니다
한 줄로 말하면
정부가 "지방에 투자하면 전기료 깎아주고 돈도 보태주겠다"며 15조원 펀드와 특구 카드를 한꺼번에 꺼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4일 산업통상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지역 균형'과 '동반 성장'을 앞세운 계획을 내놨습니다. 핵심은 간단합니다. 지방에 투자하는 기업에게 확실한 당근을 주겠다는 겁니다.
첫 번째 당근은 '메가특구'입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권역별 성장엔진 산업에 대한 투자는 메가특구법과 7대 패키지를 통해 전폭적인 지원을 해 나가겠다. 연내 메가특구법을 제정하고 제1호 메가특구를 지정할 것"
메가특구법은 산업부가 주도하고 재정경제부·고용노동부 등이 함께 준비하는 법입니다. 지역에 투자하는 기업에 특별보조금을 주고, 직원들이 살기 좋은 여건(정주여건)을 지원할 근거를 만듭니다. 심지어 일정 소득 이상 근로자에게는 주 52시간제 적용을 예외로 하는 파격적인 방안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두 번째 당근은 돈입니다. 민간과 정부가 함께 총 15조원 규모의 펀드를 만듭니다. 5년간 5조원 규모의 '산업 생태계 함께 성장 프로젝트'에는 정부가 1조8000억~2조원을, 앵커기업이 2조원 정도를 넣습니다. 앵커기업은 배를 고정하는 닻(앵커)처럼 한 산업 생태계의 중심을 잡아주는 대기업을 말합니다. 이 프로젝트는 기업 간 기술이전, 실증, 구매 확약 같은 상생 협력을 지원합니다. 나머지 10조원짜리 '산업성장펀드'에는 앵커기업들이 기관투자자(LP), 즉 펀드에 돈을 대는 출자자로 참여합니다. 에너지 특별회계 일부를 활용한 산업자원안보기금 신설 계획도 세웠습니다.
세 번째 당근은 전기료입니다. 기후부는 산업용 전기요금 차등요금제*를 통해 지역 투자 기업의 전기료를 깎아주기로 했습니다. 지금은 전국 어디서나 산업용 전기요금이 같지만, 앞으로는 지역에 따라 요금이 달라진다는 뜻입니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이달에 초안을 발표하고 공청회를 열겠다면서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송전선로 이용 비용, 전력 자립도, 국가균형발전 등 세 가지 변수를 적절히 반영해 잠정적으로 네 분야로 나눠 차등하려고 한다"
🎒 발전소 옆에 사는 사람과 멀리 떨어져 사는 사람이 같은 배달비를 내는 게 지금이라면, 앞으로는 '가까운 집'의 배달비를 깎아주겠다는 겁니다. 발전소가 많은 지방으로 공장을 끌어들이는 효과를 노린 것이죠.
에너지 쪽 큰 그림도 움직입니다. 기후부는 나라의 중장기 전기 계획인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될 새 원자력발전소와 소형모듈원자로(SMR)에 대해 이달부터 공론화 절차, 즉 국민 의견을 듣는 절차를 시작합니다. 계획의 윤곽은 10월께 나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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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기업
닻(앵커)이 배를 붙잡아 주듯, 한 지역·산업의 생태계를 붙잡아 주는 중심 대기업입니다. 앵커기업이 들어오면 부품업체, 협력사, 일자리가 따라옵니다. 그래서 정부는 앵커기업을 지방으로 끌어들이는 데 지원을 집중합니다.
기관투자자(LP)
펀드에 돈을 대는 큰손 출자자입니다. LP(Limited Partner)는 돈은 대지만 운용에는 직접 나서지 않는 투자자를 뜻합니다. 🎒 식당으로 치면 주방(운용사)에는 안 들어가고 개업 자금만 대는 동업자입니다. 이번에는 대기업들이 이 역할을 맡아 10조원 펀드의 돈줄이 됩니다.
차등요금제
지역에 따라 전기요금을 다르게 매기는 제도입니다. 전기를 만드는 곳(주로 지방)에서 쓰는 곳(주로 수도권)까지 보내려면 송전선로 비용이 듭니다. 이 비용과 지역별 전력 자립도, 균형발전까지 반영해 요금을 네 단계로 나누겠다는 것입니다. 전기 많이 쓰는 공장·데이터센터의 입지를 바꿀 수 있는 강력한 카드입니다.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존 대형 원전을 작게 줄여 공장에서 부품(모듈)처럼 만들어 조립하는 차세대 원자로입니다. 작아서 건설 기간이 짧고 입지 선택이 자유로운 게 장점으로 꼽힙니다. 다만 새 원전과 마찬가지로 안전성 논의가 필요해 정부가 공론화부터 시작하는 것입니다.
전력수급기본계획
앞으로 전기가 얼마나 필요하고, 그 전기를 원전·석탄·재생에너지 등 무엇으로 만들지 정하는 국가의 중장기 전기 설계도입니다. 2년마다 새로 만들며 이번이 12번째입니다. 여기에 어떤 발전소가 담기느냐에 따라 에너지 산업 전체의 방향이 정해집니다.
13A1경제
비수도권 '성장엔진' 25곳 뽑는다
왜 중요한가 비수도권 25개 성장엔진과 앵커기업 특별보조금이 이달 확정돼 지역 기업엔 대형 지원금 기회가 열립니다
한 줄로 말하면
수도권 빼고 전국 7개 권역마다 "이 지역은 이 산업으로 먹고산다"는 대표 산업 25개를 이달 안에 확정합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정부가 이달 안에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에서 25개의 '성장엔진'을 뽑습니다. 성장엔진이란 각 지역 경제를 끌고 갈 핵심 산업을 말합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4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이렇게 밝혔습니다.
"그간 지방정부, 앵커기업 등과 지속적인 협의를 거쳐 권역별 성장엔진 산업을 3~4개씩 압축했다. 향후 지방시대위원회에서 논의한 뒤 이달 말 대통령 주재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권역별 성장엔진을 선정해 발표할 예정"
이 성장엔진은 5극3특* 권역 구상을 이끌 핵심 산업입니다. 수도권 외 7개 지역에서 3~4개씩 정해지고, 산업마다 생태계의 중심을 잡는 대기업인 앵커기업이 성장을 이끌게 됩니다.
돈 얘기도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산업부와 기획예산처는 앵커기업에 줄 '성장엔진 특별보조금'을 신설하기 위해 실무 논의를 진행 중입니다. 규모가 정해지면 청와대에 보고해 속도감 있게 추진한다는 방침입니다.
여기서 헷갈리기 쉬운 점 하나. 전날 재정경제부가 세제개편안에서 발표한 국내생산촉진세제*, 이른바 '한국판 IRA'와 이 특별보조금은 별개입니다. 세금을 깎아주는 카드와 보조금을 직접 주는 카드, 두 개를 따로 준비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왜 이렇게까지 할까요?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에 답이 있습니다.
"집값 등 모든 문제의 근원에는 수도권 집중이라는 뿌리가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지역균형 발전, 특히 지방 우대 산업·경제정책이 매우 중요하다"
집값 문제까지 수도권 집중에서 나온다고 본 겁니다. 사람과 기업이 서울로만 몰리니 서울 집값은 뛰고 지방은 비어가는 악순환을, 산업을 지방에 심는 방식으로 끊어보겠다는 구상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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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극3특
전국을 5개의 큰 경제권(극)과 3개의 특별자치권(특)으로 나눠 각자 자립적으로 성장하게 하자는 국토 재편 구상입니다. 🎒 서울이라는 하나의 심장에 온몸의 피가 몰리는 대신, 심장을 여러 개 만들어 전국에 피를 돌게 하자는 발상입니다. 이번 성장엔진 25곳은 그 심장들에 달아줄 엔진인 셈입니다.
국내생산촉진세제
국내에서 생산하는 기업에게 세금을 깎아주는 제도로, 미국이 자국 생산 기업에 보조금·세제 혜택을 몰아준 IRA(인플레이션 감축법)를 본떠 '한국판 IRA'로 불립니다. 해외로 나가려는 공장을 국내에 붙잡아 두려는 유인책입니다. 이번 기사의 특별보조금과는 별개 카드라는 점이 포인트입니다.
14A20경제
중소기업 지원 중복·낭비 막아 4.2조원 절감한다
왜 중요한가 흩어진 중기 지원사업이 통폐합되고 창업·AI에 재투자돼 기존에 받던 지원이 끊기거나 새 기회가 생길 수 있습니다
한 줄로 말하면
17개 부처에 흩어져 겹치고 새던 중소기업 지원금 4조2000억원을 아껴서, 될 만한 곳에 몰아주기로 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중소기업 지원사업은 중소벤처기업부만 하는 게 아닙니다. 무려 17개 부·처·청에 흩어져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비슷한 사업이 겹치고, 소액을 여기저기 '뿌려주기식'으로 나눠주는 낭비가 생겼습니다. 4일 중기부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이걸 대대적으로 손질해 4조2000억원 규모의 예산을 줄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방법은 세 가지입니다. 유사·중복 사업은 합치고, 소액 뿌려주기식 사업은 없애고, 성과가 낮은데 관행적으로 계속돼 온 사업은 퇴출합니다. 예를 들어 예비창업패키지를 비롯한 각종 예비창업 지원사업은 '모두의 창업' 하나로 합쳐 764억원을 아낍니다. 모든 업종을 지원하던 사업은 인공지능(AI)·반도체 업종에 집중해 127억원을 줄입니다.
관리 체계도 조입니다. 중앙·지방정부가 중소기업 예산을 새로 만들거나 바꿀 때 중기부와 미리 협의해야 하는 대상을 광역지방자치단체(도·광역시)에서 기초지방자치단체(시·군·구)까지 넓힙니다. 중소기업 정책을 조정하는 회의체인 중소기업정책심의회는 장관 주재에서 경제부총리 주재로 격상합니다. 회의를 주재하는 사람의 직급이 올라간다는 건, 그만큼 다른 부처를 움직일 힘이 세진다는 뜻입니다.
그럼 아낀 4조2000억원은 어디로 갈까요? 신안보·제약바이오·기후테크·K소비재·제조AI, 이렇게 5대 신성장 분야입니다. 연간 400개의 혁신기업을 뽑아 성장 단계를 달성할 때마다 기업당 최대 5년간 400억원 이상의 정책 패키지를 지원합니다. 🎒 반에서 골고루 나눠주던 간식비를 아껴서, 전국대회 나갈 선수들의 훈련비로 몰아주는 셈입니다.
1인 소상공인을 위한 안전망도 검토합니다. 소상공인*은 직원이 거의 없는 작은 가게·사업체 주인을 말하는데, 혼자 일하는 사장님은 아이가 아파도, 본인이 건강검진을 받으려 해도 가게 문을 닫아야 합니다. 그래서 1인 소상공인 육아지원금, 그리고 건강검진 때문에 휴업하면 손실을 메워주는 건강돌봄비 신설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전통시장 상품권도 손봅니다. 전통시장에서 쓰는 온누리상품권 앱에서 각 지역의 지역화폐를 쓸 수 있게 연계하고, 온누리상품권으로 소비하면 일정 비율을 지역화폐로 돌려주는 시범사업도 추진합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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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동네 식당, 카페, 미용실처럼 직원 수가 적은 소규모 사업자를 가리킵니다. 중소기업 중에서도 가장 작은 단위입니다. 혼자 일하는 '1인 소상공인'은 아프거나 아이를 돌봐야 하면 곧바로 수입이 끊기기 때문에, 이번에 육아지원금과 휴업 손실 보전 같은 안전망이 검토되는 것입니다.
온누리상품권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에서 쓸 수 있도록 정부가 발행하는 전국 공통 상품권입니다. 보통 액면가보다 싸게 살 수 있어, 그 차액만큼 전통시장 소비를 유도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지역화폐
특정 지역 안에서만 쓸 수 있는 상품권·카드형 화폐입니다. 서울에서 번 돈이 서울에서만 돌지 않고, 각 지역 가게에서 소비되게 묶어두는 장치입니다. 🎒 물이 빠져나가지 않게 논에 둑을 쌓는 것과 비슷합니다. 온누리상품권(전국 공통)과 지역화폐(지역 한정)를 연계하면 두 제도의 장점을 합칠 수 있다는 게 정부 구상입니다.
15A10금융
지방 중소기업, 한국은행 저금리 대출에 목맨다
왜 중요한가 한은 저리대출에 한도의 7배가 몰릴 만큼 지방 중기 자금난이 심각해 금리 인상 전 자금 확보 경쟁이 붙었습니다
한 줄로 말하면
한국은행이 준비한 싼 대출의 한도는 5조9000억원인데, 지방 중소기업의 신청은 그 7.4배인 43조원이 몰렸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지방 중소기업을 위한 한국은행의 싼 대출에 신청이 폭주하고 있습니다. 올해 6월 기준 신청액이 43조4761억원. 한은이 정해둔 지원 한도 5조9000억원의 7.4배입니다. 🎒 정원 100명인 장학금에 740명이 줄을 선 셈입니다.
증가 속도도 가파릅니다. 지난해 말 신청액 39조6702억원을 반년 만에 넘어섰고, 2024년 말 31조181억원과 비교하면 12조4580억원, 40.2%나 늘었습니다. 이 수치는 한은이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로 확인됐습니다.
이 대출의 정식 이름은 금융중개지원대출*입니다. 한국은행이 시중은행에 싼 이자로 돈을 공급하면, 은행이 그 돈으로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에게 대출해 주는 제도입니다. 은행을 '중개인'으로 세워 중소기업의 이자 부담을 덜어주는 구조죠. 지방 중소기업 지원뿐 아니라 신성장·일자리 지원, 무역금융 지원 등을 다 합친 전체 신청액은 107조5698억원으로, 전체 한도 30조원의 3.6배에 달합니다.
지역별로 보면, 한은 15개 지역본부에 배정된 자금은 6월 기준 총 17조1098억원입니다. 경기본부가 3조7707억원으로 가장 많고, 대구경북본부 2조3121억원, 부산본부 1조8702억원, 인천본부 1조6486억원 순입니다.
왜 이렇게 몰릴까요? 금리가 더 오를 것 같아서입니다. 한국은행이 정하는 나라의 기본 이자율, 즉 기준금리*가 오르면 시중 대출금리도 따라 오릅니다. 실제로 이 지원 프로그램의 은행 대출금리조차 올해 6월 신규 취급 기준 연 3.81%로 지난해 말보다 0.09%포인트 올랐습니다. 금리가 더 뛰기 전에 싼 돈을 미리 확보해 두려는 지방 중소기업들이 창구로 몰려든 것입니다.
한은도 움직입니다. 지난달 대출 한도와 금리를 탄력적으로 조정하고 지방 중소기업 지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편하겠다고 밝혔고, 2014년 이후 5조9000억원에 묶여 있던 한도를 내년 상반기부터 늘리기로 했습니다. 10년 넘게 그대로였던 한도가 드디어 움직이는 겁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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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중개지원대출
한국은행 → 시중은행 → 중소기업으로 이어지는 2단계 대출 제도입니다.
한국은행 ──(싼 이자로 자금 공급)──> 시중은행 ──(저금리 대출)──> 중소기업
한은은 원래 개인이나 기업에 직접 돈을 빌려주지 않습니다. 대신 은행에 싼 자금을 주면서 "이 돈은 중소기업에 빌려줘라"라고 조건을 다는 방식으로 정책 목표를 이룹니다. 한도가 정해져 있어서, 신청이 한도의 7.4배라는 건 그만큼 지방 기업들의 자금 사정이 절박하다는 신호입니다.
기준금리
한국은행이 정하는 나라 전체 이자의 기준점입니다. 🎒 기준금리는 수도꼭지와 같습니다. 조이면(인상) 시중의 돈줄이 마르며 대출이자가 오르고, 열면(인하) 돈이 풀리며 이자가 내립니다. 기사 속 기업들은 이 수도꼭지가 더 조여지기 전에 물을 받아두려고 줄을 선 것입니다.
16A14산업
황당한 일본 관세폭탄 … K철강 반발
왜 중요한가 일본의 최고 43% 반덤핑 관세로 철강 수출길이 좁아지면 관련 공급망과 내수 가격에도 연쇄 영향이 옵니다
한 줄로 말하면
한국 철강사들은 일본에서 국내보다 '더 비싸게' 팔았는데, 일본은 "싸게 팔아 시장을 망쳤다"며 최고 43% 관세를 매겼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일본 경제산업성이 지난달 24일 포스코, KG스틸, 동국씨엠, 세아씨엠 등이 만든 한국산 도금 강판에 32.49~42.69%의 반덤핑 관세 예비 판정을 내렸습니다. 덤핑이란 자기 나라보다 싸게 외국에 물건을 팔아 그 나라 산업에 피해를 주는 행위이고, 반덤핑 관세는 그 벌로 물리는 세금입니다. 이달 8일부터 잠정 관세가 부과되고, 최종 판정은 오는 12월에 나옵니다.
그런데 국내 철강 업계가 "덤핑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며 반발합니다. 숫자를 보면 이유가 보입니다. 조사 대상 기간인 2024년 기준, 도금 강판의 국내 평균 가격은 t당 111만8000원입니다. 반면 일본에 수출된 한국산 도금 강판의 평균 가격은 116만7584원입니다. 국내보다 일본에서 t당 약 5만원 더 비싸게 팔았다는 겁니다. 싸게 팔아야 덤핑인데, 비싸게 팔았는데 덤핑 판정이 나온 셈입니다. 기사 제목의 '황당한'이라는 표현이 여기서 나옵니다.
업계는 조사 과정도 문제 삼습니다. 한국 기업들이 낸 거래 원가 소명 자료를 일본 당국이 인정하지 않고, 자국 조사기관이나 제소자(관세를 매겨달라고 신고한 일본 기업)에게 유리한 정보만 골라 쓰는 '이용 가능한 사실'* 규정을 일방적으로 적용했다는 겁니다. 🎒 심판이 한쪽 팀의 증거는 안 받아주고 자기 팀 기록지만 보고 판정한 격이라는 게 한국 업계의 주장입니다.
타격은 작지 않습니다. 도금 강판은 한국이 일본에 수출하는 철강의 약 25%를 차지하는 주력 품목입니다. 올해 상반기 대일 수출량이 35만9000t으로 이미 줄어든 상황에서, 100만원어치 강판에 세금이 최대 43만원 붙게 되면 추가 위축이 불가피합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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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덤핑 관세
외국 기업이 자국 시장 가격보다 싸게 물건을 수출하는 '덤핑'으로 수입국 산업이 피해를 봤다고 판단될 때, 수입국이 벌칙으로 물리는 추가 관세입니다. 핵심 판단 기준은 '수출 가격이 자국 판매 가격보다 싼가'입니다. 이번 사건이 논란인 이유는 그 기준으로 보면 한국산이 일본에서 오히려 더 비쌌기 때문입니다.
이용 가능한 사실
덤핑 조사에서 조사받는 기업이 자료를 안 내거나 협조하지 않을 때, 조사 당국이 '확보 가능한 다른 정보'로 판정할 수 있게 한 규정입니다. 원래는 조사 방해를 막는 장치인데, 당국이 기업이 낸 자료를 "믿을 수 없다"며 밀어놓고 자기 쪽에 유리한 정보만 채택하는 무기로 쓰일 수 있습니다. 한국 업계가 지적하는 게 바로 이 지점입니다.
도금 강판
철판에 아연 등을 얇게 입혀 녹슬지 않게 만든 철강 제품입니다. 자동차, 가전, 건축자재에 널리 쓰입니다. 한국의 대일 철강 수출에서 4분의 1을 차지하는 효자 품목이라, 이번 관세의 충격이 큰 것입니다.
17A2산업
AI 투자 출혈 경쟁에 … 미국 빅테크 5곳 내년엔 현금 마른다
왜 중요한가 미 빅테크 5곳의 현금흐름이 내년 마이너스로 돌아서면 AI 투자 붐과 관련 주식·수출 수요가 꺾일 수 있습니다
한 줄로 말하면
아마존·구글·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돈방석 기업들이 AI에 돈을 쏟아붓다가, 내년엔 5곳 합쳐 178조원의 현금이 '마이너스'가 될 판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세계에서 돈을 제일 잘 버는 기업들의 곳간이 비어가고 있습니다. 3일(현지시간) S&P 글로벌마켓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인공지능(AI) 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미국 빅테크 5곳 — 아마존·구글·마이크로소프트(MS)·메타·오라클 — 의 잉여현금흐름*이 올해 사실상 '제로'까지 떨어지고, 내년에는 5곳 합산 마이너스 1250억달러(약 178조7000억원)를 기록할 전망입니다. 잉여현금흐름이란 영업으로 벌어들인 현금에서 설비투자 등을 빼고 실제 손에 남는 '찐현금'으로, 기업의 투자 여력과 재무 건전성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 월급에서 월세·공과금·생활비를 다 내고 통장에 남는 돈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게 마이너스라는 건, 버는 것보다 쓰는 게 많아 저축을 헐거나 빚을 내야 한다는 뜻입니다. 178조원이면 대한민국 국민 한 사람당 350만원씩 나눠줄 수 있는 규모입니다.
돈은 어디로 새고 있을까요? AI입니다. AI 서비스를 돌리려면 데이터센터를 지어야 하고,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같은 고가 AI 반도체를 대량으로 사들여야 합니다. 이 전망치는 불과 며칠 전보다도 더 나빠졌는데, 아마존이 지난주 실적 발표에서 "AI 데이터센터와 인프라 투자를 더 늘리겠다"고 밝힌 탓입니다. 실제 최근 3개월간 아마존과 구글은 미국 주요 상장기업 중 현금을 가장 많이 소진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렇게 보도했습니다.
"이번주 실적 발표를 앞둔 우주 기업 스페이스X 역시 AI 관련 투자를 확대한 영향으로 이보다 더 큰 현금 유출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
흥미로운 건 월가(미국 금융투자 업계)의 시선 변화입니다. 지금까지는 기업이 공장·장비에 쓰는 큰돈, 즉 자본지출(CAPEX)*을 얼마나 공격적으로 늘리는지가 관심사였습니다. "투자 많이 한다 = AI 경쟁에서 안 밀린다"는 논리였죠. 그런데 최근에는 반대로 '그렇게 쓰고도 현금을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느냐'가 핵심 평가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투자 규모 자랑의 시대에서, 체력 검증의 시대로 넘어간 겁니다.
이 기준으로 벌써 성적표가 갈렸습니다. MS는 AI 투자를 늘리면서도 클라우드 사업 성장 덕에 탄탄한 현금 창출력을 유지해 시장의 긍정적 평가를 받았습니다. 반면 메타는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잉여현금흐름이 크게 줄면서 투자 부담 우려가 커졌습니다. 같은 AI 투자인데 한쪽은 박수를, 한쪽은 걱정을 받은 것입니다.
이게 빅테크만의 문제일까요? 워싱턴포스트는 "AI 투자가 전기요금과 전자제품 가격을 끌어올리는 등 미국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데이터센터가 전기를 빨아들이면 일반 가정의 전기요금까지 오르고, 반도체 수요가 몰리면 전자제품값도 뜁니다. 빅테크의 출혈 경쟁 청구서가 미국 경제 전반으로 날아가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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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여현금흐름
영업활동으로 번 현금에서 설비투자 같은 필수 지출을 뺀 뒤 남는 현금입니다. 영어로 FCF(Free Cash Flow)라고 합니다.
영업으로 번 현금 - 설비투자 등 = 잉여현금흐름(찐현금)
이익(회계상 숫자)과 달리 실제 현금이 얼마나 남는지를 보여줘서, 배당·자사주 매입·신사업의 밑천이 됩니다. 이게 마이너스면 아무리 이익이 나도 곳간은 비어간다는 뜻이라, 투자자들이 예민하게 봅니다.
자본지출(CAPEX)
공장, 데이터센터, 장비처럼 미래를 위해 사들이는 큰 자산에 쓰는 돈입니다. 🎒 식당 주인이 매달 식재료 사는 돈이 아니라, 새 지점을 내려고 건물을 사는 돈입니다. 빅테크의 자본지출이 폭증한 만큼 잉여현금흐름이 쪼그라든 것이 이번 기사의 핵심 구조입니다.
18A13산업
SK하이닉스 "데이터 병목 해결"…HBF 표준 공개
왜 중요한가 SK하이닉스 주도의 HBF 표준화는 HBM 이후 메모리 판도를 정하는 싸움이라 반도체 밸류체인 투자 방향을 가릅니다
한 줄로 말하면
SK하이닉스가 AI 메모리의 '속도는 빠르게, 용량은 크게'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새 기술 HBF의 세계 첫 표준을 내놨고, 구글까지 판에 올라탔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4일 SK하이닉스가 미국 샌디스크와 함께 만든 고대역폭플래시(HBF)*의 첫 표준 규격을 공개했습니다. 발표 무대는 6일(현지시간)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서 열리는 메모리 업계 행사 'FMS 2026'입니다. SK하이닉스는 기조연설과 패널 토의에서 HBF를 AI 시대 메모리 병목을 풀어낼 핵심 기술로 소개할 계획입니다.
HBF가 뭔지 이해하려면 먼저 고대역폭메모리(HBM)을 알아야 합니다. HBM은 메모리 칩을 아파트처럼 여러 층으로 쌓아 데이터가 오가는 통로, 즉 대역폭을 극단적으로 넓힌 초고속 메모리입니다. AI 반도체의 필수 짝꿍이지만 비싸고 용량을 키우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HBF는 바로 이 틈을 노립니다. HBM과 저장장치(SSD) 사이에 놓이는 새로운 메모리 계층으로, HBM처럼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받으면서도 낸드*라는 저장용 반도체를 기반으로 해 용량을 훨씬 크게 키울 수 있고 전력도 적게 씁니다.
왜 지금 이 기술이 뜰까요? AI의 무게중심이 '학습'에서 '추론'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학습이 AI를 공부시키는 단계라면, 추론은 공부를 마친 AI가 실제로 질문에 답하는 단계입니다. 챗봇을 쓰는 사람이 폭증하면서 추론 단계에서 다뤄야 할 데이터가 급격히 늘었고, 속도와 용량을 동시에 잡는 메모리가 절실해진 겁니다. 중요한 건 HBF가 HBM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함께 쓰이며 추론 효율을 높이는 보완재라는 점입니다.
이번 규격의 내용을 보면, 낸드를 8단과 16단으로 쌓는 두 가지 구성으로 용량은 최대 512기가바이트(GB)까지 정의했습니다. 대역폭은 세 등급으로 나눠 1초당 0.4테라바이트(TB)에서 3.0TB까지 규정했습니다. 🎒 초당 3TB면, 고화질 영화 수백 편 분량을 1초 만에 옮기는 속도입니다. 연산장치와의 연결에는 업계 표준인 UCIe를 채택해, GPU든 CPU든 종류가 다른 프로세서에 유연하게 붙일 수 있게 했습니다.
판이 커지는 신호도 나왔습니다. 규격 공개가 세계 최대 개방형 데이터센터 기술 협력체인 OCP를 통해 이뤄져 특정 기업의 전유물이 아닌 업계 전체의 개방형 표준이 됐고, 무엇보다 구글과 텐스토렌트가 컨소시엄에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미래의 큰손 고객이 될 수 있는 빅테크가 직접 판에 들어온 만큼 상용화 가능성이 커진 것입니다. 지난해 8월 샌디스크와 표준화 협력을 시작해 올해 2월 컨소시엄을 출범한 지 약 6개월 만의 결과물이며, 상용화 목표 시점은 2030년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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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역폭메모리(HBM)
D램 칩을 수직으로 쌓고 그 사이를 수천 개의 통로로 연결해 데이터 전송 속도를 극대화한 메모리입니다. AI 반도체(GPU) 바로 옆에 붙어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공급하는 역할을 하며, SK하이닉스가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품목입니다. 단점은 비싼 가격과 용량 한계입니다.
고대역폭플래시(HBF)
HBM의 '쌓아서 빠르게' 방식을 낸드에 적용한 차세대 기술입니다. 메모리 계층으로 보면 이렇습니다.
빠름·비쌈·소용량 HBM ← AI 반도체 옆 초고속 작업대
↕ HBF ← 새로 생기는 중간 계층 (빠르면서 대용량)
느림·쌈·대용량 SSD ← 대형 창고
🎒 요리사(AI 반도체) 바로 옆 도마가 HBM, 주방 뒤 창고가 SSD라면, HBF는 도마 옆에 새로 놓는 대형 준비 테이블입니다. 창고까지 왔다 갔다 하는 시간, 즉 데이터 병목이 확 줄어듭니다.
낸드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지워지지 않는 저장용 반도체입니다. 스마트폰 저장공간과 SSD의 재료가 바로 낸드입니다. 속도는 D램보다 느리지만 같은 값에 훨씬 큰 용량을 담을 수 있어, HBF는 이 장점을 속도와 결합한 것입니다.
대역폭
데이터가 한 번에 오갈 수 있는 통로의 폭입니다. 🎒 도로의 차선 수와 같습니다. 차선(대역폭)이 좁으면 아무리 좋은 차(프로세서)도 정체에 갇힙니다. AI 시대의 성능 경쟁은 사실상 이 차선을 얼마나 넓히느냐의 경쟁이고, '병목 해결'이라는 기사 제목도 여기서 나온 말입니다.
19A22증권
코스닥 반등 선봉에 바이오주 …1조 정책펀드 훈풍
왜 중요한가 1조원대 바이오 정책펀드가 코스닥 반등을 이끌고 있어 정책 수혜 업종 중심의 투자 기회가 열립니다
한 줄로 말하면
정부의 1조원 바이오 펀드 기대감에 코스닥이 사흘간 21% 치솟아, 사상 처음으로 3일 연속 '과열 브레이크'가 걸렸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4일 코스닥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43.37포인트(5.88%) 오른 780.72에 마감했습니다. 지난달 31일부터 3거래일 연속 상승이고, 이 사흘간 상승률이 약 21%입니다. 🎒 100만원을 넣어뒀다면 사흘 만에 121만원이 된 셈입니다. 오르는 속도가 너무 빨라, 이날 오전 10시 47분께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습니다. 주가가 급등할 때 프로그램 매수 주문을 5분간 멈춰 세우는 과열 방지 브레이크인데, 올해 들어 17번째이고, 3거래일 연속 발동은 사상 처음입니다.
주인공은 바이오주였습니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알테오젠이 9.29% 올랐고, HLB 11.17%, 리가켐바이오 15.20%, 디앤디파마텍 14.29% 등 줄줄이 급등했습니다. 바이오만이 아닙니다. 2차전지주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이 각각 5.94%, 5.89% 올랐고,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종목인 주성엔지니어링(6.42%), 리노공업(4.89%)도 힘을 보탰습니다.
누가 산 걸까요? 기관투자자입니다. 기관은 이날 코스닥에서 5430억원어치를 순매수*했습니다. 산 금액이 판 금액보다 5430억원 많았다는 뜻입니다. 반면 개인은 2590억원, 외국인은 2760억원 순매도하며 오른 김에 파는 차익 실현에 나섰습니다. 기관이 사고 개인·외국인이 파는 대비 구도가 뚜렷했습니다.
바이오주에 불을 붙인 건 정부 돈입니다. 보건복지부가 최근 임상 3상* 특화펀드의 운용사로 한국투자파트너스를 선정했는데, 당초 목표 1500억원을 웃도는 1700억원 규모로 결성을 추진합니다. 임상 3상은 신약 개발의 마지막이자 돈이 가장 많이 드는 관문이라, 여기에 돈을 대주는 펀드는 바이오 업계에 단비입니다.
이 펀드까지 합치면 그림이 커집니다. 기존 K-바이오·백신 펀드 1~6호 5796억원, 조성 중인 7호 2000억원, 여기에 1700억원을 더하면 정책펀드 전체가 9496억원. 정부가 2027년까지 목표로 내건 1조원 바이오 메가펀드가 사실상 막바지에 온 것입니다. 한편 이날 장 초반 주춤하던 코스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막판에 낙폭을 만회하면서 6300선을 가까스로 회복했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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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 사이드카
선물 가격이 급등하면 주식시장의 프로그램 매수 주문을 5분간 정지시키는 장치입니다. 🎒 과속하는 차 옆에 붙는 경찰 오토바이(사이드카)처럼, 시장이 과속할 때 잠깐 속도를 줄이게 합니다. 급등 때는 매수 사이드카, 급락 때는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됩니다. '사상 첫 3일 연속 발동'은 이번 상승이 그만큼 이례적으로 가팔랐다는 증거입니다.
시가총액
주가 × 발행 주식 수, 즉 그 회사 주식을 전부 사는 데 드는 돈입니다. 회사의 '몸값'이자 시장 내 서열이기도 해서, '코스닥 시총 1위 알테오젠'은 코스닥에서 가장 몸값이 큰 회사라는 뜻입니다.
순매수
산 금액에서 판 금액을 뺀 값입니다. 기관 순매수 5430억원이면 기관이 그만큼 주식을 더 담았다는 뜻입니다. 기관·외국인·개인 중 누가 사고 누가 파는지를 '수급'이라고 하는데, 덩치 큰 기관·외국인의 수급 방향이 지수를 움직이는 경우가 많아 투자자들이 매일 확인하는 숫자입니다.
임상 3상
신약 후보물질을 사람에게 시험하는 마지막 단계로, 수백~수천 명의 환자에게 효과와 안전성을 최종 검증합니다. 1상(소수, 안전성) → 2상(수십~수백 명, 효과 탐색) → 3상(대규모 최종 검증)을 통과해야 판매 허가를 받습니다. 비용이 가장 많이 들어 여기서 자금이 끊기는 기업이 많기 때문에, 임상 3상에 돈의 60% 이상을 대는 특화펀드는 바이오주 투자심리를 직접 자극합니다.
20A35오피니언
[글로벌포커스] 유럽 AI법 시행, 한국 기업의 생존법
왜 중요한가 EU AI법 집행이 시작돼 유럽에 제품·서비스를 파는 기업은 투명성 요건을 못 맞추면 시장에서 배제됩니다
유럽연합(EU)의 인공지능(AI)법이 본격적인 집행 단계에 들어갔습니다. 이제 유럽에서 챗봇은 이용자에게 "당신은 지금 AI와 대화 중"이라고 알려야 합니다. AI가 만든 이미지·음성·영상에는 AI 생성물이라는 표시가 붙어야 합니다. 실제 인물처럼 꾸며낸 가짜 영상, 즉 딥페이크* 같은 공공의 관심사에 관한 AI 생성물에도 그 사실을 밝혀야 합니다.
"유럽 법인데 우리랑 무슨 상관?"이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이 법은 기업의 국적이나 개발 장소를 따지지 않습니다. 유럽 시장에 AI 시스템을 공급하거나 그 결과물을 유럽에서 활용하면 적용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전례도 있습니다. 유럽의 개인정보보호법 GDPR*이 전 세계 기업의 데이터 처리 방식을 바꿔놓았듯, 유럽 AI법도 글로벌 AI 제품·서비스의 설계 기준으로 퍼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유럽의 전략은 흥미롭습니다. 유럽은 미국처럼 거대 AI 플랫폼을 쥐고 있지도, 중국처럼 방대한 데이터와 내수시장을 갖고 있지도 못합니다. 그래서 기술 대신 '규칙'을 무기로 삼았습니다. 인간의 권리와 안전, 투명성과 책임이라는 규칙을 앞세워 시장 질서를 만들고, 기술 경쟁의 열세를 시장 진입 조건과 국제표준으로 메우려는 전략입니다. 🎒 달리기로는 못 이기니, 경기장의 규칙을 자기가 쓰겠다는 겁니다.
법의 핵심 설계는 '위험에 따라 의무를 다르게' 매기는 것입니다. 일상적인 추천이나 보조 기능에는 규제가 적습니다. 반면 채용, 신용평가, 생체인식처럼 개인의 권리와 기회에 직접 영향을 주는 AI에는 데이터 품질, 위험관리, 기록 보존, 인간의 감독을 요구합니다. 어떤 데이터로 만들어졌는지, 문제가 생기면 원인을 추적하고 인간이 개입할 수 있는지를 기업이 입증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럼 한국 기업은 뭘 해야 할까요? 글쓴이의 처방은 의외로 기본부터입니다. 우선 회사 안에서 어떤 AI를 개발하고 쓰는지부터 파악하라는 겁니다. 고객 상담, 인사평가, 금융심사, 마케팅 중 어디에 어떤 AI가 쓰이는지 알아야 위험을 분류할 수 있습니다. 직접 개발했는지, 외부 범용 모델을 결합했는지, 단순 이용자인지 공급자인지에 따라 책임도 달라집니다. 그리고 투명성은 서비스 출시 직전에 고지문 한 줄 붙이는 식으로는 확보되지 않습니다. 의사결정 전 과정을 공개하고, 이용자가 이의를 제기하고 구제받을 절차까지 갖춰야 합니다. 그것이 곧 경쟁력이라는 게 이 칼럼의 결론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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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R
2018년부터 시행된 유럽연합의 개인정보보호법(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입니다. 유럽 사람의 개인정보를 다루면 세계 어느 기업이든 적용받고, 위반하면 천문학적 과징금을 물립니다. 그 결과 전 세계 웹사이트에 '쿠키 동의' 창이 생기는 등 지구촌 표준이 됐습니다. 이렇게 유럽의 규제가 세계 표준이 되는 현상 때문에, 유럽 AI법도 같은 길을 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겁니다.
딥페이크
AI로 실제 인물의 얼굴·목소리를 합성해 진짜처럼 만든 가짜 이미지·영상·음성입니다. 유명인 가짜 발언 영상처럼 여론을 속이는 데 악용될 수 있어, 유럽 AI법은 이런 생성물에 'AI가 만든 것'이라는 표시를 의무화했습니다. 🎒 가공식품에 원재료 표시를 붙이듯, 콘텐츠에도 '제조 방법 표시'를 붙이게 한 셈입니다.
📈 PART 2. 경제·증권
A22증권
이번 순환매는 태양광·우주 … OCI홀딩스 4일새 32% '쑥'
한 줄로 말하면
반도체가 주춤한 사이 투자금이 태양광·우주 쪽으로 옮겨가면서, OCI홀딩스 주가가 나흘 만에 32% 뛰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요즘 국내 증시의 키워드는 순환매입니다. 한 업종이 쉬는 동안 돈이 다른 업종으로 옮겨가며 돌아가면서 오르는 장세를 말합니다. 그동안 증시를 이끌던 반도체 주가가 가파르게 조정을 받자, 지친 투자자들이 다른 성장 업종을 찾아 나선 겁니다. 이번에 돈이 몰린 곳은 우주와 태양광이었습니다.
가장 크게 웃은 회사는 OCI홀딩스입니다. 4일 하루에만 14.27% 올라 22만5000원에 장을 마쳤습니다. 최근 4거래일 동안 상승률을 합치면 32.28%나 됩니다.
사실 이 회사 주가는 올해 롤러코스터를 탔습니다. 올해 초에는 10만원 선이었습니다. 그런데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와 협력한다는 기대감이 붙으면서 5월 말 38만원 선까지 치솟았습니다. 넉 달 만에 4배 가까이 오른 겁니다.
🎒 그런데 잔치가 끝나자 손님들이 우르르 빠져나갔습니다. 스페이스X가 상장한 뒤로는 더 나올 좋은 뉴스가 없어졌고,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판다"는 셀 온* 매물이 쏟아졌습니다. 그 결과 두 달 만에 주가가 50% 넘게 폭락했습니다. 5월 말에 100만원어치를 샀다면 50만원도 안 남았다는 뜻입니다.
바닥을 다진 계기는 지난달 실적 발표였습니다. OCI홀딩스는 콘퍼런스콜(전화로 하는 기업 설명회)에서 폴리실리콘(태양광 패널의 핵심 원재료)의 신규 장기공급계약(LTA)* 체결과 공장 증설 결정을 발표했습니다. "스페이스X와의 협업이 다시 굴러가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살아나면서 반등의 발판이 됐다는 풀이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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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매
증시 전체에 들어와 있는 돈의 양은 갑자기 늘지 않습니다. 그래서 한 업종이 많이 오르면 투자자들은 이익을 챙겨 다음 업종으로 갈아탑니다. 반도체 → 태양광 → 우주 식으로 돈이 돌면서 업종이 번갈아 오르는 게 순환매입니다. 🎒 관중이 경기장을 도는 파도타기 응원과 같습니다. 일어나는 구역(오르는 업종)이 계속 바뀌지만, 관중 수(전체 돈)는 그대로입니다.
조정
많이 오른 주가가 한동안 내려가며 숨을 고르는 것을 말합니다. "폭락"과 달리, 상승 흐름 속의 일시적 후퇴라는 뉘앙스가 담겨 있습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반도체가 조정을 받는 동안 그 돈이 다른 업종으로 흘러갔습니다.
셀 온
'셀 온 뉴스(sell on news)'의 줄임말입니다.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다는 '기대'로 주가는 미리 오릅니다. 그러다 그 일이 실제로 '뉴스'가 되는 순간, 더 기대할 게 없어져 오히려 파는 겁니다. OCI홀딩스도 스페이스X 상장이라는 뉴스가 현실이 되자 매물이 쏟아졌습니다.
장기공급계약(LTA)
"앞으로 몇 년 동안 이만큼의 물량을 이 가격에 사겠다"고 미리 약속하는 계약입니다. 파는 회사 입장에서는 몇 년치 매출이 미리 확정되는 셈이라, 실적의 불확실성이 확 줄어듭니다. 그래서 장기공급계약 소식은 주가에 호재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A23증권
아마존도 '3조달러 클럽' 가입… 애플은 시총 3위로 밀려나
한 줄로 말하면
AI에 과감히 돈을 쓴 아마존은 회사 가치 3조달러를 넘겼고, AI에 소극적인 애플은 실적이 좋았는데도 1위에서 3위로 밀려났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회사의 가치를 재는 가장 흔한 잣대는 시가총액*입니다. 주가에 전체 주식 수를 곱한 값, 즉 "이 회사를 통째로 사려면 얼마가 드는가"입니다. 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아마존 주가는 4.58% 오른 284.02달러로 마감했고, 시가총액은 약 3조500억달러(4360조원)가 됐습니다. 🎒 우리나라 정부가 1년 동안 쓰는 나라 예산의 여섯 배가 넘는 돈입니다. 시가총액 3조달러를 넘긴 회사는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애플에 이어 아마존이 다섯 번째입니다.
무엇이 아마존을 밀어 올렸을까요? 클라우드 사업인 아마존웹서비스(AWS)입니다. AWS 매출은 1년 전보다 37% 늘어난 422억달러(약 60조원)로, 18분기 만에 가장 빠른 성장 속도를 기록했습니다. 맷 가먼 AWS 최고경영자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AWS의 AI 사업이 현재 연간 매출로 환산하면 250억달러 규모로 성장했다."
아마존은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올해 자본적지출*로 약 2200억달러를 쏟아붓기로 했습니다. 회사가 미래를 위해 공장이나 설비에 쓰는 투자금인데, 그 중심에 AI 데이터센터가 있습니다. 시장은 이 과감한 베팅에 "믿는다"며 주가로 화답한 겁니다.
반면 애플은 같은 날 1.78% 내린 303.42달러로, 4거래일 연속 하락했습니다. 미국 증시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 중 이날 주가가 내린 건 애플뿐이었습니다. 시가총액은 4조4300억달러(약 6332조원)로 엔비디아, 알파벳에 이어 3위로 내려앉았습니다. 지난달 27일 엔비디아를 제치고 1위를 되찾았는데, 일주일도 안 돼 두 계단 미끄러진 겁니다.
여기서 아이러니가 하나 있습니다. 애플의 성적표 자체는 훌륭했다는 점입니다. 2026회계연도 3분기(4~6월) 매출은 1094억2000만달러(약 157조원)로 1년 전보다 16.4% 늘어 시장 예상치(1086억5000만달러)를 넘었습니다. 아이폰 매출만 542억5000만달러(약 78조원)로 22%나 뛰었습니다. 그런데도 주가는 내렸습니다. 투자자들이 지금의 성적보다 부품 공급망(제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부품 조달 경로)의 제약과 소극적인 AI 투자, 즉 미래를 더 걱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하나 더. 3위로 '밀려난' 애플의 시가총액은 여전히 아마존보다 1조달러 이상 큽니다. 그만큼 맨 꼭대기 싸움의 단위가 어마어마하다는 뜻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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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총액
주가 × 발행 주식 수. 회사의 '몸값'입니다. 주가가 1% 움직이면 시가총액도 1% 움직이므로, 몸값 4조달러짜리 애플이 하루 1.78% 빠지면 약 800억달러, 우리 돈 100조원 넘는 가치가 하루 만에 사라진 셈입니다. 순위가 자주 바뀌는 이유는 이 거인들의 몸값 차이가 생각보다 크지 않아서입니다.
자본적지출
영어로 CapEx라고 부릅니다. 회사가 당장 쓰고 없어지는 비용이 아니라, 공장·설비·데이터센터처럼 오래 쓸 자산을 사는 데 넣는 돈입니다. 🎒 치킨집으로 치면 닭 사는 돈이 아니라 튀김기와 매장을 새로 들이는 돈입니다. 아마존의 2200억달러 자본적지출은 "AI로 앞으로 더 크게 벌겠다"는 선언이고, 시장은 그 선언을 믿어줬습니다.
A23증권
반도체 주가 향방 미국 장기 금리에 달렸죠
한 줄로 말하면
KB증권 전문가들은 "8월에 미국이 장기 국채를 얼마나 찍어내느냐가 반도체·AI 주가의 방향을 가른다"며 당분간 위험관리를 우선하라고 조언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KB증권 유튜브 채널에서 열린 '매경·KB증권 재테크 콘서트'에 KB증권의 구독형 투자 정보 서비스 'PRIME CLUB'을 이끄는 민재기 팀장과 유영화·박건희 차장이 나와 2026년 상반기 증시를 돌아보고 하반기 전략을 내놨습니다. 핵심 메시지는 이것입니다.
"진짜 메인은 시장의 방향성을 가를 8월에 있다. 미국 재무부가 장기 국채 발행을 늘리면 금리가 오르면서 반도체와 AI 같은 성장주에 다시 부담이 될 수 있다."
국채*는 나라가 돈을 빌리면서 발행하는 차용증입니다. 미국 정부가 만기가 긴 국채를 시장에 왕창 내놓으면, 사겠다는 사람을 모으기 위해 더 높은 이자를 줘야 하고, 그래서 장기 금리가 오릅니다. 금리가 오르면 "위험한 주식 대신 안전한 채권만 사도 이자가 쏠쏠한데?"라는 계산이 서면서 성장주에서 돈이 빠집니다. 반대로 만기가 짧은 단기채 중심으로 발행하면 장기 금리 부담이 덜해 주가에는 호재라는 겁니다.
상반기는 어땠을까요? 전문가들은 상승의 세 기둥으로 AI, 반도체, 그리고 국내 유동성*을 꼽았습니다. 유동성은 시장에 풀려 언제든 주식을 살 수 있는 돈을 말합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늘고 고대역폭메모리(HBM, AI 반도체에 붙는 초고속 메모리)의 수요가 커지며 반도체 기업 실적 전망이 빠르게 높아졌습니다. 외국인은 국내 주식을 대규모로 팔았지만, 개인과 금융 투자, 국내 주식형 펀드 자금이 그 빈자리를 채웠습니다. 상장지수펀드(ETF, 여러 주식을 묶어 주식처럼 사고파는 상품)와 레버리지 ETF(지수 움직임의 몇 배로 수익·손실이 나는 상품)로 들어온 개인 자금도 상승을 밀어 올렸습니다. 박 차장의 요약은 이렇습니다.
"상반기는 한마디로 AI·반도체·자금의 흐름이었다. 외국인은 팔았지만 금융 투자와 개인 자금이 유입돼 지수가 상승했다. 무엇보다 국내 자금이 주도한 상승장이었다."
그런데 6월 이후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빚내서 주식을 사는 돈, 즉 신용융자* 잔액이 코스닥에서는 5월부터, 코스피에서는 6월 하순부터 줄기 시작했습니다. 외국인의 매물을 받아내던 개인과 국내 금융 투자 자금까지 물러서면서, 시장을 강하게 사줄 주체가 사라진 겁니다. 민 팀장은 "이제 개인도 유동성에서 한발 물러서고 있다. 지금은 누구 하나 강한 매수 주체가 보이지 않는 구간"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최근 급락 때는 나쁜 일이 한꺼번에 터졌습니다. 기관의 손절매, 외국계 펀드의 마진콜 청산, 개인투자자의 반대매매, ETF·펀드 환매가 동시에 쏟아진 겁니다. 🎒 빚으로 쌓아 올린 탑은 흔들리기 시작하면 아래 칸이 빠지면서 위 칸까지 연달아 무너집니다. 그래서 결론은 "당분간 위험관리 우선"입니다. 다만 AI와 HBM에 대한 기대 자체는 여전히 유효해서, 추세가 정상화되면 기회가 다시 올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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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
나라가 발행하는 차용증입니다. 미국 국채 금리는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투자의 이자율'이라서 전 세계 모든 자산 가격의 기준점 역할을 합니다. 이 금리가 오르면 주식, 특히 "미래에 크게 벌겠다"는 약속으로 비싸게 거래되는 성장주가 가장 먼저 타격을 받습니다. 8월 미국 재무부의 발행 계획에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입니다.
유동성
시장에 풀려 있어 언제든 자산을 살 수 있는 돈입니다. 🎒 유동성은 파티장의 음료수와 같습니다. 넉넉하면 분위기가 달아오르고(주가 상승), 줄어들면 파티가 식습니다. 이 기사의 핵심 진단이 바로 "국내 유동성이 빠지고 있다"입니다.
신용융자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것입니다. 신용융자 잔액이 늘면 "빚을 내서라도 사겠다"는 공격적 투자심리, 줄어들면 그 반대입니다. 그래서 잔액의 증감은 시장 온도계로 쓰입니다.
마진콜
빌린 돈으로 투자했는데 자산 가격이 떨어지면, 돈을 빌려준 쪽이 "담보가 부족하니 돈을 더 넣으라"고 요구합니다. 이게 마진콜입니다. 돈을 못 넣으면 갖고 있던 자산을 강제로 팔아야 하고, 그 매물이 가격을 더 떨어뜨립니다.
반대매매
빚내서 산 주식의 가격이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면, 증권사가 투자자 의사와 상관없이 그 주식을 강제로 팔아 빌려준 돈을 회수하는 것입니다. 급락장에서 반대매매가 쏟아지면 '하락 → 강제 매도 → 추가 하락'의 악순환이 생깁니다. 이번 급락에서 실제로 벌어진 일입니다.
A24증권
제이알리츠 개미의 힘 … 추천후보 이사회 진입
한 줄로 말하면
개인 소액주주 1990명이 지분 16%를 직접 모아, 표 대결로 자신들의 후보 2명을 상장사 이사회에 밀어 넣은 국내 첫 사례가 나왔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주인공은 제이알글로벌리츠입니다. 리츠*란 여러 투자자의 돈을 모아 건물에 투자하고, 거기서 나오는 임대료를 배당으로 나눠주는 회사입니다. 이 회사는 벨기에 브뤼셀의 파이낸스 타워, 미국 뉴욕 맨해튼 타워 같은 해외 건물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4일 서울 종로구 이비스 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연대가 추천한 3명 중 조효승 케이루멘파트너스 경영자문 고문과 이승규 법무법인 YK 전문위원, 2명의 이사 선임 안건이 통과됐습니다. 기존 이사회는 오남수 대표이사 등 회사 측 3인으로만 짜여 있었는데, 여기에 주주 대표가 들어간 겁니다. 개인 소액주주연대 후보가 표 대결을 거쳐 상장사 이사회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숫자가 놀랍습니다. 이번 임시주총은 소액주주연대가 개인주주 1990명의 지분 약 16%를 직접 모아 성사시켰습니다. 게다가 큰손들도 개미 편에 섰습니다. 최대주주인 미래에셋자산운용(지분 10%,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 운용)과 2대 주주 삼성자산운용(지분 5%, 'KODEX 한국부동산리츠인프라' 운용)이 찬성표를 보탠 것으로 추정됩니다.
왜 주주들이 들고일어났을까요? 회사가 돈맥경화에 걸렸기 때문입니다. 유로존 금리 인상과 유럽 상업용 부동산 가치 하락이 겹치면서 캐시트랩*이 발동됐습니다. 임대료는 흑자인데도, 돈을 빌려준 대주단이 회사 현금을 묶어버려 배당 등으로 빼 쓸 수 없게 된 겁니다. 🎒 월급은 꼬박꼬박 들어오는데 은행이 통장을 잠가버린 상황과 같습니다. 결국 올해 4월에는 국내에서 발행한 전자단기사채(기업이 아주 짧은 기간 돈을 빌리려고 발행하는 차용증) 400억원을 갚지 못했고, 지금은 법원이 중재하는 자율구조조정지원(ARS) 프로그램, 즉 회사와 채권자들이 빚 문제를 스스로 조정하도록 돕는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새로 이사회에 들어간 두 사람의 숙제는 이 캐시트랩을 푸는 것입니다.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이나 유상증자 등 새 돈을 끌어올 여러 방안을 검토할 계획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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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츠
부동산투자회사(REITs)입니다. 🎒 건물주가 되고 싶지만 건물 살 돈은 없는 사람들이 돈을 모아 회사를 만들고, 그 회사가 건물을 사서 임대료를 걷어 나눠주는 구조입니다. 소액으로도 '건물주 배당'을 받을 수 있는 게 장점이지만, 이번처럼 부동산 가치가 떨어지고 금리가 오르면 빚 부담이 커지는 게 약점입니다.
캐시트랩
'현금(cash) 덫(trap)'이라는 뜻 그대로입니다. 부동산을 살 때 빌린 대출에는 보통 조건이 붙어 있습니다. 건물 가치가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는 등 조건이 깨지면, 대주단이 임대료 수입을 회사 밖(배당 등)으로 못 내보내게 잠급니다. 돈을 벌어도 주주 손에는 한 푼도 안 들어오니, 배당이 생명인 리츠에는 치명적입니다.
상환전환우선주(RCPS)
이름을 쪼개면 이해됩니다. '우선주'는 배당을 먼저 받는 주식, '상환'은 나중에 회사에 돈으로 되갚으라고 요구할 수 있다는 것, '전환'은 원하면 보통 주식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안전장치가 많아, 어려운 회사가 새 투자금을 유치할 때 자주 쓰는 카드입니다.
유상증자
회사가 새 주식을 찍어 투자자에게 돈을 받고 파는 것입니다. 회사에는 빚이 아닌 자본금이 들어와 숨통이 트입니다. 다만 주식 수가 늘어나는 만큼 기존 주주의 지분 가치는 희석됩니다. 🎒 피자 한 판을 8조각에서 12조각으로 자르면, 원래 갖고 있던 한 조각이 작아지는 것과 같습니다.
A24증권
국민연금, 급락장서 셀트리온 담았다
한 줄로 말하면
시장이 부진했던 7월, 국민의 노후자금을 굴리는 국민연금은 오히려 실적 좋은 바이오주와 배당 많은 방어주를 사 모았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남들이 팔 때 사는 큰손이 있습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달 31일부터 18개 종목의 지분 보유 상황을 공시했습니다. 국민연금이 뭘 샀는지 우리가 알 수 있는 건 5% 룰* 덕분입니다. 어떤 종목의 지분율이 5% 선을 넘나들거나, 5% 이상 보유한 종목의 지분율이 1%포인트 넘게 변하면 반드시 공시해야 하는 규정입니다. 지분율 10% 이상 종목은 매매만 해도 알리는 '10% 룰'도 있습니다.
지난달 지분율이 가장 많이 늘어난 종목은 셀트리온입니다. 국민연금의 셀트리온 지분율은 2024년 6월 5일 6.24%에서 지난달 27일 7.28%로 1.04%포인트 늘었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주축인 연기금*은 지난달 셀트리온을 1982억원어치, 약 2000억원 가까이 사들였습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셀트리온은 올 2분기 매출 1조3937억원으로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새로 썼는데, 공교롭게도 그 발표일(지난달 27일)에 국민연금의 공시 의무도 발생했습니다. 주가가 빠지는 국면에서 실적이 탄탄한 바이오주를 골라 담았다는 풀이입니다.
바이오 매집은 셀트리온만이 아닙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율도 6.68%(2024년 3월 13일)에서 6.88%(지난달 29일)로 소폭 늘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올 2분기 매출 1조3209억원, 영업이익 5864억원으로 역대 최대 분기 영업이익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또 하나의 축은 경기방어주*입니다. 경기가 나빠져도 사람들이 계속 쓸 수밖에 없는 통신·음식료 같은 업종의 주식을 말합니다. 대표 고배당 통신주인 SK텔레콤의 지분율은 지난해 6월 13일 7.45%에서 지난달 27일 8.46%로 1.01%포인트 늘었습니다. SK텔레콤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 여파로 지난해 4분기 배당을 주지 못했지만, 올해 1·2분기 배당은 정상적으로 지급했습니다. 라면으로 유명한 삼양식품에도 7월 들어 국민연금 매수세가 유입됐습니다.
물론 사기만 한 건 아닙니다. SK하이닉스는 1조원가량 사들인 것으로 추산되는 반면, 현대로템과 LG화학은 팔았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국민연금의 7월 장바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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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은 것 셀트리온(+1.04%p), 삼성바이오로직스(+0.2%p),
SK텔레콤(+1.01%p), 삼양식품, SK하이닉스(약 1조원 추산)
뺀 것 현대로템, LG화학
전략 실적 좋은 바이오 + 배당 많은 방어주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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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룰
상장사 지분을 5% 이상 갖게 되면 시장에 공시해야 하고, 그 뒤로 지분율이 1%포인트 이상 변할 때마다 다시 알려야 하는 규정입니다. 큰손이 몰래 지분을 쌓아 회사를 기습적으로 장악하는 것을 막고, 일반 투자자에게 정보를 공평하게 주기 위한 장치입니다. 덕분에 우리는 이 기사처럼 국민연금의 장바구니를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연기금
연금과 기금을 합친 말로, 국민연금처럼 미래의 연금 지급을 위해 모아둔 거대한 돈을 굴리는 기관을 뜻합니다. 🎒 수십 년 뒤에 쓸 돈이라 하루하루 시세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오히려 시장이 빠질 때 좋은 주식을 싸게 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연기금의 매수는 종종 "바닥 신호"로 주목받습니다.
경기방어주
경기가 좋든 나쁘든 실적이 크게 흔들리지 않는 주식입니다. 지갑이 얇아져도 휴대폰 요금은 내고 라면은 사 먹기 때문입니다. 성장주처럼 화끈하게 오르진 않지만, 급락장에서 덜 빠지고 배당까지 주는 경우가 많아 '방패' 역할을 합니다. 국민연금이 7월에 SK텔레콤과 삼양식품을 담은 것이 바로 이 방패 전략입니다.
🏦 PART 3. 금융·부동산
A4부동산
강북 중산층도 '타격'…17억 마포자이 보유세 353만원→686만원
한 줄로 말하면
내년 세제 개편안이 시행되면, 강남이 아니어도 "내가 안 사는 집"의 세금은 법이 허용하는 한도 턱밑까지 뛴다.
무슨 일이 있었나
집을 갖고 있으면 매년 내는 세금이 있습니다.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합쳐 보유세라고 부릅니다. 정부의 세제 개편안은 이 보유세를 "그 집에 실제로 사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르게 매기기로 했습니다. 1가구 1주택자가 실거주하면 종부세 기본공제가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올라가 세금이 줄고, 살지 않으면 9억원으로 내려가 세금이 확 늘어납니다.
여기에 안전장치 하나가 느슨해졌습니다. 보유세가 아무리 올라도 작년 세금의 일정 배율을 넘지 못하게 막는 세 부담 상한선*이라는 장치가 있는데, 정부가 이 비율을 150%에서 200%로 올린 것입니다. 작년에 100만원을 냈다면 올해는 최대 150만원까지만 낼 수 있었는데, 이제 200만원까지 걷을 수 있게 된 셈입니다.
매일경제가 우병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세무사)에게 의뢰해 서울 비강남권 아파트 8곳의 2027년 보유세를 계산해 봤습니다. 결과가 놀랍습니다. 집주인이 거주하지 않는 경우, 8곳 전부 세금이 상한선의 80%를 넘겼습니다. 강남 얘기가 아니라 마포·성동·동작·강동·영등포 얘기입니다.
숫자를 보겠습니다. 마포구 염리동 마포자이 전용 84㎡는 353만원에서 686만원으로 늘어 상한선(706만원)의 97.2%까지 찹니다. 세금이 한 해 만에 거의 두 배, 매달 약 29만원씩 더 내는 셈입니다. 성동구 래미안 옥수 리버젠은 453만원에서 864만원(상한선의 95.4%), 동작구 흑석 센트레빌은 306만원에서 601만원이 됩니다. 흑석은 상한선 612만원까지 딱 11만원 남습니다. 공시가격*(정부가 세금 계산용으로 매기는 집값)이 13억원대인 강동 래미안힐스테이트고덕(257만→453만원, 88.1%)과 당산 래미안4차(284만→481만원, 84.7%)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계산은 2027년 공시가격이 올해 상승률의 절반만 오른다고 보수적으로 가정한 결과입니다.
왜 상한선을 올린 게 이렇게 큰 차이를 만들까요? 기존 150% 상한이 유지됐다면 8곳 모두 상한에 걸려 세금이 깎였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래미안 옥수 리버젠의 경우 150% 상한이면 약 680만원에서 멈췄을 세금이, 200%로 풀리면서 864만원까지 올라갑니다. 상한선은 그대로인데 세금만 오른 게 아니라, 방패 자체가 얇아진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부작용도 짚습니다. 세금을 피하려고 집주인들이 세입자를 내보내고 직접 들어가 사는 경우가 크게 늘면, 전월세 매물이 줄어 전월세난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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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세
집을 '파는' 게 아니라 '갖고 있는' 것만으로 매년 내는 세금입니다. 재산세(모든 집주인이 냄)와 종합부동산세(비싼 집을 가진 사람이 추가로 냄)를 합친 말입니다. 집값이 오르면 팔지 않아도 세금이 늘어나는 구조라서, 집값 급등기에 항상 논쟁의 중심에 섭니다.
종부세 기본공제
종합부동산세를 계산할 때 공시가격에서 미리 빼주는 금액입니다. 공제가 14억원이면 공시가격 14억원까지는 종부세가 0원이라는 뜻입니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이 공제액을 실거주 여부에 따라 14억원과 9억원으로 갈라놓은 것입니다. "실제로 사는 집은 봐주고, 안 사는 집은 무겁게"라는 신호입니다.
세 부담 상한선
🎒 세금이 아무리 급하게 올라도 계단을 한 번에 몇 칸까지만 오르게 묶어둔 안전벨트입니다. 올해 세금은 작년 세금의 일정 배율(기존 150%, 개편 후 200%)을 못 넘습니다. 정부가 이 배율을 올린 이유는 "세제 개편 효과가 상한선에 막혀 늦게 나타나는 걸 막겠다"는 것인데, 집주인 입장에서는 안전벨트가 두 배로 늘어난 만큼 충격도 두 배로 빨리 옵니다.
공시가격
정부가 매년 발표하는 '세금 계산용 집값'입니다. 실제 거래되는 시세보다 보통 낮게 매겨지며, 보유세·건강보험료 등 각종 부담의 기준이 됩니다. 공시가격이 오르면 세율이 그대로여도 세금이 자동으로 늘어납니다.
A5금융
대출 잠그기에도 주담대 2.8조 폭증 … '마통' 한도까지 끌어다 영끌
한 줄로 말하면
은행들이 대출 문을 걸어 잠그는데도 7월 한 달에만 가계대출이 2조7000억원 불어나, 정부가 정해준 연간 한도를 벌써 넘겨버렸다.
무슨 일이 있었나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지난 7월 한 달간 2조6853억원 늘었습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늘어난 6조3821억원 가운데 41.8%가 7월 한 달에 몰린 것입니다. 하루 평균 1000억원 넘게 불어난 셈입니다. 그 결과 5대 은행은 금융당국이 정해준 연간 가계대출 증가 목표를 이미 2조원 넘게 초과했습니다. 연말까지 5개월이나 남았는데 말입니다.
왜 하필 7월에 몰렸을까요? 열쇠는 두 달 전에 있습니다. 집을 팔아 번 차익에 물리는 세금이 양도세인데, 집을 여러 채 가진 다주택자에게는 이 세금을 더 무겁게 물립니다. 이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라고 합니다. 그동안 이 중과를 잠시 미뤄주는 유예 기간이 있었는데, 지난 5월 그 유예가 끝났습니다. 그래서 다주택자들이 세금 폭탄을 피하려고 5월 전에 서둘러 집을 팔았고, 매매 계약이 급증했습니다.
🎒 집 계약은 계약금만 걸고 시작해서, 두세 달 뒤 잔금을 치를 때 비로소 큰돈이 오갑니다. 5월에 뿌려진 계약의 씨앗이 7월에 '잔금 대출'이라는 열매로 한꺼번에 익은 것입니다. 실제로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등 주택 관련 대출 증가액은 4월 1조9104억원, 5월 1조1437억원, 6월 1조7576억원이었다가 7월에 2조7955억원으로 뛰었습니다.
주택 대출만이 아닙니다. 필요할 때마다 정해진 한도 안에서 자유롭게 돈을 꺼내 쓰는 마이너스통장* 사용도 늘고 있습니다. 아직 안 쓰고 남겨둔 한도가 52조원 규모인데, 이마저 소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대출을 조여도 사람들이 이미 뚫어둔 통로로 돈을 끌어다 쓰는 것입니다.
은행들은 급해졌습니다. KB국민은행은 최대 6억원이던 주담대 한도를 3억원으로 반 토막 냈고, 다른 은행들도 대출모집인 접수 중단, 우대금리 축소, 모기지보험(MCI·MCG) 가입 제한 같은 조치를 쏟아냈습니다. 다만 효과는 바로 안 나타납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접수 시점과 대출이 실제 실행되는 시점과의 시간 차를 고려하면 9월은 돼야 잔액이 감소세로 돌아설 것"
이미 목표를 초과한 만큼, 연말까지 대출 조이기의 강도는 더 세질 전망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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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
집을 담보로 잡히고 받는 대출로, 줄여서 '주담대'라고 부릅니다. 돈을 못 갚으면 은행이 그 집을 처분할 수 있어서, 신용대출보다 금액이 크고 금리는 낮습니다. 가계대출의 몸통이라, 정부가 가계 빚을 잡으려 할 때 가장 먼저 조이는 대상입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집을 팔아 생긴 이익에 붙는 세금이 양도세인데, 2주택·3주택자에게는 세율을 얹어 더 무겁게 물리는 제도입니다. 정부가 이 중과를 한동안 유예해 주다가 지난 5월 유예를 끝냈습니다. 마감 직전 '세일 종료 임박'처럼 매물이 쏟아졌고, 그 거래 대금이 두 달 시차를 두고 7월 대출 폭증으로 이어졌습니다.
마이너스통장
통장 잔고가 0원 아래로 내려가도 정해진 한도까지 돈을 꺼내 쓸 수 있게 미리 계약해 두는 대출입니다. 🎒 미리 발급받아 둔 신용카드 같아서, 은행이 새 대출 창구를 닫아도 이미 뚫어둔 한도는 자유롭게 쓸 수 있습니다. 그래서 대출 규제가 시작되면 오히려 마이너스통장부터 소진되는 풍선 효과가 나타납니다.
A12금융
교통사고 '나이롱환자' 막는다… 8주초과 치료땐 정부기관 검증
한 줄로 말하면
다음달 10일부터 교통사고로 가볍게 다친 사람이 8주 넘게 치료받으려면, 정부기관 소속 전문 의사의 검증을 통과해야 한다.
무슨 일이 있었나
교통사고가 나면 크게 안 다쳤는데도 병원에 오래 누워 보험금을 타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실제로는 멀쩡한데 환자 행세를 한다는 뜻에서 나이롱환자*라고 부릅니다. 국토교통부가 4일 국무회의에서 이들을 걸러내는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시행은 다음달 10일부터입니다.
핵심은 '8주룰'입니다. 교통사고 부상 중 비교적 가벼운 부상을 입은 환자를 경상환자*라고 하는데, 이들이 8주를 초과해 치료받으려면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자배원) 소속 전문 의료인의 검토를 추가로 거쳐야 합니다. 환자가 진단서 같은 서류를 내면, 보험사와 공제조합이 자배원에 검토를 요청하고, 자배원이 결과를 환자·보험사·공제조합에 각각 알려주는 구조입니다.
대상은 경상환자 전부가 아니라 염좌(삔 것)와 타박상(부딪혀 멍든 것)을 입은 환자로 한정했습니다. 당초 모든 경상환자를 넣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한의업계의 반발을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배려 장치도 있습니다. 검토 결과에 이의가 있으면 정부위원회에 재심의를 신청할 수 있고, 임산부와 만 7세 이하 영유아는 검토 없이 계속 치료받을 수 있습니다. 서류 발급 비용과 검토가 끝날 때까지의 치료비는 보험사와 공제조합이 냅니다.
왜 이런 제도가 필요할까요? 숫자가 이상하기 때문입니다. 경상환자 수는 2019년 약 155만4000명에서 2024년 148만8000명으로 오히려 줄었습니다. 그런데 이들에게 나간 치료비는 같은 기간 1조원에서 1조4100억원으로 늘었습니다. 환자는 주는데 돈은 40% 넘게 불어난 것입니다. 새는 보험금은 결국 모든 운전자의 보험료로 돌아옵니다.
검증은 종합병원 10년 이상 경력의 의과·한의과 전문의 200여 명이 심사위원으로 맡습니다. 정부는 부수 효과도 기대합니다. 경험 많은 의사가 꼼꼼히 들여다보면, 기존 진료에서 놓친 다른 병을 추가로 발견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보험업계의 관심은 이 제도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실제로 내려가느냐에 쏠려 있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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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롱환자
실제 부상 정도보다 과장해서 오래 입원·통원하며 보험금과 합의금을 노리는 가짜 환자를 이르는 속어입니다. 한 명이 타가는 돈은 커 보이지 않아도, 수십만 명 규모로 쌓이면 조 단위가 됩니다. 그 비용은 보험사가 아니라 결국 성실하게 보험료를 내는 전체 가입자가 나눠 부담하게 됩니다.
경상환자
교통사고 부상 등급에서 비교적 가벼운 부상(이번 제도에서는 염좌·타박상)을 입은 환자입니다. 중상환자는 치료가 오래 걸리는 게 당연하니 규제 대상이 아니고, "가볍게 다쳤다면서 왜 두 달 넘게 치료받지?"라는 지점을 겨냥한 것이 이번 8주룰입니다.
손해율
보험사가 받은 보험료 중에서 보험금으로 다시 나간 돈의 비율입니다. 🎒 회비 100만원을 걷어 경조사비로 90만원을 쓰면 손해율 90%인 셈입니다. 손해율이 높아지면 보험사는 적자를 메우려 보험료를 올리기 때문에, 손해율은 내년 내 자동차보험료를 미리 알려주는 예고편과 같습니다.
A12금융
20년 수성 신한 vs 청라상륙 하나, 인천 혈투
한 줄로 말하면
인천시의 나라살림 17조원을 4년간 맡아 관리할 '금고지기' 자리를 놓고, 20년 터줏대감 신한은행과 인천으로 본사를 옮기는 하나은행이 정면충돌한다.
무슨 일이 있었나
시청이나 도청도 월급통장 같은 주거래 은행이 필요합니다. 지방자치단체의 세금 수납과 재정·기금 관리를 도맡는 은행을 시금고라고 부릅니다. 인천시가 이달 중 차기 시금고를 뽑는 입찰 공고를 낼 예정인데, 걸린 돈이 무려 17조원입니다. 5대 은행이 모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자리는 두 개입니다. 일반회계·공기업특별회계·기금 등 약 15조원을 관리하는 1금고와, 기타 특별회계 약 2조원을 맡는 2금고입니다. 선정된 은행은 2027년부터 2030년까지 4년간 인천시 재정을 관리합니다. 금융권은 1금고 경쟁을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양강 구도로 봅니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도 참여를 검토 중이고, 현재 2금고를 맡은 NH농협은행은 그 자리를 지키려 합니다.
두 은행의 전략이 재미있게 엇갈립니다. 2007년부터 20년 가까이 1금고를 지켜온 신한은행의 무기는 '검증된 실력'입니다. 본사가 어디 있느냐 같은 상징성보다, 세금 걷는 업무와 시민 납부 서비스를 사고 없이 돌리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논리입니다. 근거도 있습니다. 지난 7월 인천시 행정체제 개편으로 4개 구가 새로 출범할 때, 인천시·한국지역정보개발원(KLID)·신한은행 IT 인력이 24시간 협업체계를 가동해 서비스 중단이나 수납 오류 없이 전산 전환을 마쳤습니다. 스타트업 육성 플랫폼 '신한 스퀘어브릿지 인천' 같은 지역 기여 실적도 내세웁니다.
하나은행의 무기는 '우리는 아예 인천으로 이사 온다'입니다. 하나금융 본사가 오는 9월 인천 청라로 이전합니다. 대형 금융그룹 본사가 오면 고용이 생기고 세금이 인천에 떨어지니, 지역경제 효과 면에서 자신들만 한 후보가 없다는 논리입니다.
🎒 20년간 집안 살림을 완벽하게 맡아온 관리인과, "아예 옆집으로 이사 와서 온 동네에 돈을 풀겠다"는 새 지원자의 대결인 셈입니다. 안정이냐 지역경제 효과냐, 인천시의 선택이 주목됩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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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금고
지방자치단체의 돈을 보관하고 세금 수납·지출·기금 운용을 대행하는 지정 은행입니다. 은행 입장에서는 수조 원대 자금을 유치하는 것은 물론, 공무원과 시민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시가 믿고 맡기는 은행'이라는 간판까지 얻는 알짜 사업입니다. 그래서 몇 년마다 돌아오는 선정 경쟁이 은행 간 전쟁처럼 치열합니다.
입찰
여러 회사가 조건을 써내 경쟁하고, 발주자가 가장 좋은 제안을 고르는 방식입니다. 시금고 입찰에서는 단순히 이자율만 보는 게 아니라 자금 관리 능력, 지역경제 기여도 같은 항목을 종합 평가합니다. 신한은 '관리 능력' 점수를, 하나는 '지역 기여' 점수를 노리고 서로 다른 카드를 꺼낸 것입니다.
A12금융
"돈 묶이는건 싫어"… 식어가는 적금 인기
한 줄로 말하면
이자를 더 주는데도 적금에서 한 달 새 2조원이 빠져나갔다. 요즘 사람들은 이자보다 '언제든 꺼내 쓸 수 있는 돈'을 원한다.
무슨 일이 있었나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고금리 시대라 은행 정기예금*에는 뭉칫돈이 몰리는데, 일반적으로 예금보다 이자율이 더 높은 적금은 외면받고 있습니다. 5대 은행의 7월 말 적금 잔액은 45조23억원으로, 한 달 만에 1조9179억원이 줄었습니다. 작년 말 46조4572억원에서 올해 6월 말 46조9202억원으로 소폭 늘었다가, 7월에 2조원 가까이 한꺼번에 빠져나간 것입니다.
왜 이자를 더 주는 상품이 버림받을까요? 답은 '조건'과 '묶임'에 있습니다. 적금은 매월 일정 금액을 꼬박꼬박 넣고 만기에 원금과 이자를 받는 상품입니다. 그런데 높은 금리를 받으려면 급여통장 이체나 계열사 카드 실적 같은 각종 조건을 채워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다가 만기 전에 깨면 우대금리*가 사라져 금리 매력이 없어집니다. 결국 적금은 만기까지 '묶이는 돈'입니다.
여기에 증시 상황이 기름을 부었습니다. 고공행진하던 코스피가 지난 7월 이후 강한 조정을 받고 있는데, 국내 증시에서 학습 효과를 얻은 개인투자자들은 "떨어졌을 때 바로 들어갈 수 있는 대기자금"을 손에 쥐고 있으려는 성향이 강해졌습니다. 필요할 때 바로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성질을 환금성*이라고 하는데, 적금은 바로 이 환금성이 떨어지는 상품이라 기피 대상 1순위가 된 것입니다.
🎒 적금 금리가 더 높은데도 예금으로 돈이 가는 건, 월급이 조금 더 많지만 3년간 퇴사 못 하는 회사보다 월급은 조금 적어도 언제든 그만둘 수 있는 회사를 고르는 것과 비슷합니다. 시장이 출렁일수록 '자유'의 값어치가 올라갑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3%대 초중반까지 올라온 정기예금 금리면 충분히 매력적인데, 굳이 조건 챙기고 돈까지 묶어가며 적금을 들 이유가 없다는 게 요즘 예금자들의 계산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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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예금
목돈을 한 번에 넣고 정해진 기간 후 이자와 함께 찾는 상품입니다. 적금이 '매달 붓는 저축'이라면 정기예금은 '목돈을 맡기는 저축'입니다. 조건이 단순하고 한 번 넣으면 신경 쓸 일이 없어서, 요즘처럼 금리가 3%대로 올라온 시기에 대기자금 보관소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우대금리
기본 금리에 조건을 채우면 얹어주는 보너스 금리입니다. 급여이체, 카드 사용 실적, 앱 가입 같은 조건이 붙습니다. 광고에 나오는 높은 적금 금리는 대부분 이 우대금리를 다 채웠을 때 얘기이고, 중도 해지하면 이 보너스가 날아가 실제 손에 쥐는 이자는 확 줄어듭니다.
환금성
자산을 필요할 때 얼마나 빨리, 손해 없이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지를 뜻합니다. 입출금통장은 환금성이 최고이고, 적금은 중도 해지 손해 때문에 낮으며, 부동산은 팔리는 데 몇 달씩 걸려 더 낮습니다. 시장이 불안할수록 투자자들은 수익률보다 환금성을 먼저 따집니다.
A12금융
이자를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SC제일은행, 제휴 예금 출시
한 줄로 말하면
SC제일은행이 시중은행 최초로 예금 이자를 현금 대신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주는 상품을 내놨다.
무슨 일이 있었나
SC제일은행이 4일 대한항공과 손잡고 'SC제일 대한항공 마일리지 예금'을 출시했습니다. 이렇게 두 회사가 협력해 만드는 상품을 제휴 예금*이라고 하는데, 예금 이자를 항공 마일리지로 주는 것은 시중은행 중 처음입니다.
구조는 이렇습니다. 만기가 되면 이자에서 세금을 뗀 세후 이자*를 1만원 단위까지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바꿔 줍니다. 만기는 6개월 또는 12개월이고, 기본 이율은 각각 연 3.15%, 3.55%입니다. 가입액이 1억원 이상이거나 가입 시점에 SC제일은행 자산관리(PB) 고객 등급 이상이면 0.1%포인트 우대 이율이 붙습니다.
여행을 좋아해서 어차피 마일리지를 모으는 사람이라면 "이자로 항공권 값을 적립한다"는 계산이 가능한 상품입니다. 오는 10월 말까지는 출시 기념으로 최대 1만5000마일리지와 왕복 항공권을 경품으로 주는 이벤트도 진행합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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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휴 예금
은행이 항공사·유통사 같은 다른 업종 회사와 손잡고 만드는 예금입니다. 은행은 그 회사의 충성 고객(여기서는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모으는 사람들)을 새 예금 고객으로 끌어올 수 있고, 제휴사는 자기 서비스 이용자를 늘릴 수 있어 서로 이득인 구조입니다.
세후 이자
약속된 금리로 계산된 이자에서 이자소득세를 떼고 실제로 손에 쥐는 금액입니다. 예금 광고의 금리는 세금을 떼기 전 숫자라서, 실제 받는 돈은 그보다 적습니다. 이 상품이 마일리지로 바꿔주는 것도 세전이 아닌 세후 이자 기준입니다.
A27부동산
[단독] 대출 끊겨도 '갈아타기'… 서울선 주식·코인 팔아 집 샀다
한 줄로 말하면
서울 사람들은 은행 대출이 막혀도 기존 집·주식·코인·부모 돈으로 집을 산다. 대출 규제가 정작 아프게 꽂히는 곳은 지방이다.
무슨 일이 있었나
집을 살 때는 "이 돈을 어디서 마련했는지" 정부에 신고하는 서류를 냅니다. 이를 주택취득자금 조달계획서*라고 합니다. 국토교통부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전국 17개 시도의 이 서류를 분석했더니, 서울과 지방의 집 사는 방식이 완전히 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1~5월 서울 개인 매수자의 주택 매수자금에서 가장 큰 몫은 은행 대출이 아니었습니다. 기존 부동산을 판 돈, 즉 부동산 처분대금이 32.6%로 1위였고 금융기관 대출은 22.7%에 그쳤습니다. 살던 집을 팔아 다음 집으로 옮기는 '갈아타기'가 서울 주택 거래의 핵심 자금원이라는 뜻입니다. 전국에서 처분대금 비중이 대출을 앞선 곳은 서울·경기·세종·전북 네 곳뿐인데, 서울은 그 격차가 9.9%포인트로 가장 컸습니다. 경기·세종·전북은 2~3%포인트 차이에 불과했습니다.
흐름은 갈수록 뚜렷해집니다. 서울의 부동산 처분대금 비중은 2022년 21.8%에서 지난해 34.7%로 뛰었고 올해도 32.6%입니다. 반면 대출 비중은 수년째 22.7% 언저리에서 별 변화가 없습니다. 더 눈에 띄는 건 다른 주머니들입니다. 주식·채권·가상화폐를 판 돈의 비중은 2021년 2.9%에서 올해 7.6%로 뛰었고, 증여·상속 자금도 같은 기간 3.8%에서 6.4%로 늘었습니다. 두 항목 모두 전국에서 서울이 가장 높습니다. 대출 대신 갖고 있던 자산을 현금화하거나 가족 지원을 받아 더 좋은 입지, 이른바 상급지*로 이동하는 거래가 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지방은 정반대입니다. 울산(36.5%), 대구(36.1%), 부산(35.8%), 충북(33.6%), 광주(33.3%), 충남(32.6%) 등 대부분 지역에서 은행 대출 비중이 30%를 웃돌았고, 부동산 처분대금은 모두 대출보다 낮았습니다. 경북은 대출이 33.6%인데 처분대금은 16.0%에 그쳤습니다.
집 살 때 가장 큰 돈줄 (올해 1~5월)
서울 : 기존 부동산 판 돈 32.6% > 은행 대출 22.7%
지방 : 은행 대출 30%대 > 부동산 판 돈
왜 이게 문제일까요? 대출 규제는 '대출로 집 사는 사람'만 묶을 수 있습니다. 자기 자산과 가족 돈으로 사는 서울 매수자들에게는 규제의 그물이 잘 걸리지 않고, 대출에 기대야 하는 지방 실수요자들만 금리와 규제의 충격을 고스란히 받는 구조가 되는 것입니다. 규제의 화살이 겨눈 곳과 실제로 맞는 곳이 다른 셈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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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취득자금 조달계획서
집을 살 때 매수 자금의 출처(대출, 예금, 부동산 판 돈, 증여 등)를 항목별로 적어 내는 신고 서류입니다. 원래는 편법 증여나 자금세탁을 잡으려는 장치인데, 이번 기사처럼 모아서 분석하면 "사람들이 실제로 무슨 돈으로 집을 사는지" 보여주는 귀한 통계가 됩니다.
상급지
교통·학군·직장 접근성 등이 더 좋아 집값이 높고 수요가 두터운 지역을 부르는 부동산 시장 용어입니다. 🎒 살던 집을 팔고 상급지로 옮기는 '갈아타기'는 사다리를 한 칸씩 오르는 것과 같은데, 이 기사는 서울에서 그 사다리를 대출이 아니라 기존 자산과 가족 돈으로 오르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A27부동산
부천, 20년만에 새단장 … 1.2만가구 공급 러시
한 줄로 말하면
아파트 10채 중 6채가 지은 지 20년 넘은 부천이, 중동 재건축과 원도심 재개발을 앞세워 1만2000가구 새 아파트 공급에 시동을 걸었다.
무슨 일이 있었나
경기 부천시는 서울 서남부와 맞닿아 있고 생활 기반시설도 잘 갖춰진 도시입니다. 문제는 낡았다는 것입니다. 국가데이터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부천의 아파트 16만7724가구 중 준공 20년이 넘은 단지가 10만3362가구, 전체의 61.1%입니다. 경기도 평균(43.3%)을 크게 웃돕니다. 1990년대 중동신도시, 2000년대 상동지구 개발 이후 새 아파트 공급이 뜸했던 탓입니다. 중동신도시는 1990년대 초 서울 집값을 잡으려고 정부가 서울 주변에 계획적으로 지은 1기 신도시* 중 하나입니다.
그 부천의 분양시장에 올해 활기가 돌고 있습니다. 지난 5월 원미구 소사동 'e편한세상 부천 어반스퀘어'(1649가구)를 분양했고, 이달에는 원미구 상동 '상동역 롯데캐슬 시그니처'(1859가구)가 청약을 진행합니다. 소사본1-1구역의 '두산위브더제니스부천'도 일반분양 아파트 1158가구와 오피스텔 261실 공급을 앞두고 있습니다. 3기 신도시인 부천 대장지구 A1·2블록의 공공분양도 예정돼 있습니다.
부천의 정비사업은 두 축으로 굴러갑니다. 첫째 축은 중동신도시 재건축입니다. 재건축은 낡은 아파트를 허물고 그 자리에 새 아파트를 더 크게 짓는 사업입니다.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지난달 특별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은하마을입니다. 대우동부(632가구)·효성쌍용(540가구)·은하주공1단지(795가구)·은하주공2단지(420가구) 등 4개 단지 2387가구를 최고 49층, 3432가구로 다시 짓습니다. 예비 사업시행자는 한국토지신탁입니다. 삼익·선경·동아·건영 4개 단지 3570가구를 4429가구로 재건축하는 반달마을A는 올해 정비구역 지정이 목표이며,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초기 사업비 조달과 인허가를 지원합니다.
둘째 축은 원도심 재개발*입니다. 재개발은 아파트 단지만 새로 짓는 재건축과 달리, 낡은 주택가와 도로·기반시설까지 통째로 갈아엎는 사업입니다. 부천역~소사역~역곡역을 잇는 '1호선 라인'이 중심축입니다. 소사3구역은 'e편한세상 부천 어반스퀘어'로 탈바꿈해 2029년 준공 예정이고, 소사본1-1구역도 속도가 빠릅니다. 괴안3D구역은 '쌍용 더 플래티넘 온수역'(759가구)으로 조성 중입니다.
🎒 부천은 30년 넘게 같은 옷을 입고 있던 도시가 위아래로 새 옷을 맞추는 중입니다. 위(중동신도시)는 재건축으로, 아래(원도심)는 재개발로. 낡은 도시라는 약점이 거꾸로 '새로 지을 게 많다'는 기회가 된 셈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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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 신도시
1990년대 초 서울 집값 폭등을 잡기 위해 정부가 서울 외곽에 계획적으로 건설한 다섯 개 신도시(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를 말합니다. 지은 지 30년이 넘으면서 다섯 곳 모두 낡아, 지금은 일제히 재건축 대상이 됐습니다. 부천 중동이 그중 하나입니다.
재건축
낡은 아파트를 철거하고 같은 자리에 새 아파트를 짓는 사업입니다. 보통 층수를 높여 가구 수를 늘리는데, 은하마을처럼 2387가구를 3432가구로 늘리면 그 차액(일반분양 수입)으로 공사비 일부를 충당합니다. 기존 집주인은 새 아파트를 받고, 도시는 주택 공급이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재개발
낡은 단독주택·빌라 밀집 지역을 도로, 상하수도 같은 기반시설까지 포함해 통째로 새로 조성하는 사업입니다. 아파트 단지 하나를 바꾸는 재건축보다 범위가 넓고 이해관계자가 많아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입니다. 부천에서는 1호선 역세권 원도심이 그 무대입니다.
특별정비구역
노후 계획도시(1기 신도시 등)의 재건축을 빠르게 진행하기 위해 지정하는 구역입니다. 지정되면 여러 단지를 묶어 한꺼번에 통합 재건축을 추진할 수 있습니다. 은하마을이 지난달 이 구역으로 지정되면서 부천 중동 재건축의 선두주자가 됐습니다.
🏭 PART 4. 산업·기업
A10산업
'자연 ESS' 양수발전 속도 … 설비용량 4배로 확대
한 줄로 말하면
남는 전기로 물을 산 위로 퍼 올렸다가 필요할 때 떨어뜨려 전기를 만드는 '물 배터리', 양수발전을 지금의 4배 규모로 키우겠다는 계획이 진행 중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태양광·풍력 발전이 늘어나면서 정부와 한국전력 자회사들이 양수발전*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양수발전은 저수지 두 개로 전기를 저장하는 발전 방식입니다. 전기가 남아도는 낮에는 태양광·풍력의 남는 전기로 모터를 돌려 물을 위쪽 댐으로 퍼 올립니다. 전기가 부족한 저녁에는 그 물을 아래로 떨어뜨려 터빈을 돌리고 전기를 만듭니다.
🎒 보조배터리에 낮에 충전해 뒀다가 밤에 꺼내 쓰는 것과 똑같습니다. 다만 전기 대신 '높은 곳에 올려둔 물'로 저장한다는 점이 다르지요. 그래서 기사 제목처럼 '자연 에너지저장장치(ESS)*'라고 부릅니다.
한국수력원자력을 비롯한 한국전력 자회사들은 현재 총 9.5GW(기가와트) 규모의 양수발전 부지를 새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게 전부 완성되면 국내 양수발전 설비용량은 지금의 4.7GW에서 17.9GW로 약 280% 늘어납니다. 여기에는 이미 건설 중인 3.7GW도 포함된 수치입니다.
이 숫자가 왜 놀라울까요? 지난해 확정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2038년까지 양수발전을 10.4GW로 늘리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개발 중인 규모는 그 계획보다도 70%가량 많습니다. 다음 계획인 제12차에서는 양수발전이 더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신호로 읽히는 이유입니다.
정부의 의지도 확실합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4월 "ESS, 양수발전 등 유연성 자원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영동(500㎿), 홍천(600㎿), 포천(700㎿)에 2030~2033년 준공 목표로 발전소를 짓고 있고, 합천(900㎿)과 영양(1000㎿)도 2034~2036년 준공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다만 걸림돌이 있습니다. 산에 큰 댐을 두 개나 지어야 하니 환경 훼손 논란이 따라붙습니다. 실제 홍천 양수발전소는 주민 반대로 지난달 중순부터 한 달간 공사가 멈추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새 댐을 짓는 대신 기존 댐을 적극 활용하기로 했고, 한수원은 최근 '재생에너지 밀집지역 양수발전 사전타당성조사 용역'을 발주했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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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수발전
'양수'를 한글로 풀면 '물을 위로 끌어올린다'는 뜻입니다. 위아래 두 개의 댐 사이에서 물을 올렸다 내렸다 하며 전기를 저장하고 꺼내 쓰는 발전소입니다. 태양광은 해가 떠 있을 때만, 풍력은 바람이 불 때만 전기를 만들기 때문에 남을 때 저장했다가 모자랄 때 꺼내 쓸 창고가 꼭 필요합니다. 그 창고 역할을 하는 게 양수발전입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전기를 저장해 두는 장치를 통틀어 부르는 말입니다. 보통은 대형 배터리를 떠올리지만, 이 기사처럼 물의 높이차를 이용하는 양수발전도 넓은 의미의 ESS입니다. 재생에너지가 늘수록 ESS의 몸값도 같이 오릅니다.
전력수급기본계획
나라 전체의 전기 수요와 공급을 예측해서 "앞으로 어떤 발전소를 얼마나 지을지" 정하는 정부의 장기 계획입니다. 2년마다 새로 만들며 지금은 11차까지 확정됐습니다. 발전 업계에서는 이 계획이 사실상 사업의 청사진이 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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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0산업
산업부 "AI 전환 사업장, 생산성 30% 증가"
한 줄로 말하면
공장에 AI를 심었더니 생산성은 30% 오르고 불량은 15% 줄었다는 성적표가 나왔고, 정부는 이런 'AI 공장'을 2030년까지 500개로 늘리기로 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정부가 추진하는 제조업 인공지능 전환 사업, 이름하여 'M.AX'의 성적표가 공개됐습니다. 산업통상부는 4일 업무보고에서 이 사업에 참여한 42개 사업장의 생산성이 평균 30.1% 높아지고, 제품 불량률은 15.5% 낮아졌다고 발표했습니다.
🎒 하루에 100개 만들던 공장이 같은 시간에 130개를 만들게 됐고, 100개 중 불량이 20개였다면 이제 17개 정도로 줄었다는 얘기입니다. AI 도입 효과가 말이 아니라 숫자로 확인된 셈입니다.
산업부는 그동안 'AI 팩토리* 선도 프로젝트'를 통해 반도체·자동차·조선 등 170여 개 사업장의 AI 전환을 지원해 왔습니다. 이번에 점검한 42곳은 그중 사업을 일찍 시작해 성과가 먼저 나타난 곳들입니다.
성과가 확인되자 목표도 커졌습니다. 산업부는 현재 170여 개인 AI 팩토리를 2030년까지 500개로 늘리고, '풀스택 AI 팩토리' 핵심 기술도 개발하기로 했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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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팩토리
인공지능이 생산 과정에 깊숙이 들어간 공장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카메라와 AI가 제품 사진을 보고 사람보다 빠르게 불량을 골라내거나, 기계가 고장 나기 전에 미리 징후를 잡아내는 식입니다. 사람의 감과 경험에 의존하던 판단을 데이터가 대신하는 것이지요. '풀스택'은 이런 기술을 부분이 아니라 공장 전체에, 처음부터 끝까지 통째로 적용한다는 의미입니다.
불량률
만든 제품 중에서 기준에 못 미쳐 팔 수 없는 제품의 비율입니다. 불량률이 낮아지면 버리는 재료와 다시 만드는 비용이 줄어드니, 생산성 향상과 함께 공장 수익을 좌우하는 핵심 숫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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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3기업
"우주산업 이끌 경력 뽑아요" 한화시스템 세자릿수 채용
한 줄로 말하면
55조원짜리 우주 전략을 발표한 한화가 그 후속 조치로, 우주사업 경력자를 100명 넘게 한꺼번에 뽑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한화시스템이 2026년 하반기 우주사업부 경력사원을 세 자릿수, 그러니까 100명 이상 규모로 채용한다고 4일 밝혔습니다. 지난달 김동관 한화그룹 수석부회장이 55조원 규모의 인공지능(AI) 우주 강국 중장기 전략을 발표했는데, 그 전략을 실행할 사람을 뽑는 후속 조치입니다.
모집 분야를 보면 회사가 무엇을 하려는지 보입니다.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 우주 AI 데이터센터, 저궤도 위성통신, 위성용 태양전지, 그리고 위성 서비스 운영·영업·전략까지 우주 사업 전반입니다. 근무지는 서울사업장, 판교연구소, 제주우주센터 등이고, 지원 자격은 석박사 학위 기간을 포함해 실무 경력 5년 이상입니다.
한화시스템은 이번 채용을 위한 전용 마이크로사이트까지 따로 열었습니다. 그만큼 공을 들이고 있다는 뜻입니다. 회사는 중장기 전략에 따라 초저궤도 SAR 위성, 우주 AI 데이터센터 등 우주 분야에 약 20조원을 투입할 계획입니다.
"도전적이고 역량 있는 인재들의 많은 관심과 지원을 기대한다" — 한화시스템 관계자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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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
카메라 대신 전파를 쏘고 되돌아오는 신호로 지상을 '찍는' 위성입니다. 빛이 아니라 전파를 쓰기 때문에 구름이 껴도, 한밤중이어도 지상을 선명하게 관측할 수 있습니다. 날씨와 시간의 제약이 없어 군사 정찰이나 재난 감시에 특히 쓸모가 많습니다.
저궤도 위성통신
지구에서 비교적 가까운 낮은 궤도에 위성을 많이 띄워 인터넷·통신을 제공하는 기술입니다. 위성이 가까이 있으니 신호가 오가는 시간이 짧아 통신이 빠릅니다. 스타링크가 대표적인 예로, 기지국을 세울 수 없는 바다·사막·전쟁터에서도 인터넷이 되게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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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3산업
"OLED 기술 넘보지마" 중국과 글로벌 특허전쟁
한 줄로 말하면
한국 디스플레이 기술을 넘보던 중국 기업들이 특허 소송에서 잇달아 완패했고, 중국 톈마는 LG디스플레이에 5000억원 규모의 기술 사용료를 물게 됐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디스플레이 시장의 중심이 LCD(액정표시장치)에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로 넘어가면서, 앞선 기술을 가진 한국 기업과 뒤쫓는 중국 기업 사이에 특허 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중국 기업들이 특허 침해와 인재 빼가기 같은 방법으로 기술을 넘보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공격 모드'로 전환한 것입니다.
가장 최근의 사건은 LG디스플레이 대 중국 톈마의 싸움입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6월 톈마가 LCD·OLED 기술을 침해했다며 미국과 독일 법원에 소송을 냈습니다. 톈마도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미국 특허심판원(PTAB)에 "LG의 특허 자체가 무효"라는 심판을 청구하고, 독일 법원에는 가처분 소송을 냈습니다.
결과는 톈마의 완패였습니다. 미국 특허심판원은 톈마의 무효 심판 청구를 받아주지도 않았고, 독일 법원도 톈마의 소송을 기각했습니다. 보통 글로벌 특허 분쟁은 최소 몇 년씩 끌리는데, 이번엔 1년도 안 돼 끝났습니다. 왜일까요? 두 회사의 기술 격차가 다툴 여지도 없이 압도적이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입니다. 분쟁이 끝나면서 톈마가 LG디스플레이에 지급할 로열티*는 업계 추산 5000억원 규모로 알려졌습니다.
사실 중국과의 특허 전쟁에 먼저 뛰어든 것은 삼성디스플레이입니다. 2022년 12월부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중국 법원 등에 중국 BOE를 상대로 OLED 특허·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여러 건 제기했습니다. ITC는 지난해 7월 BOE의 영업비밀 침해를 인정하고, 관련 제품을 약 14년 8개월간 미국에 수입하지 못하게 하는 명령을 권고했습니다. 결국 두 회사는 지난해 11월 합의서를 내며 수년간의 분쟁을 끝냈습니다.
중국이 왜 이렇게까지 할까요? 아직 글로벌 소비자를 만족시킬 만한 OLED 기술을 스스로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못 만들면 배우면 되는데, 그 '배우는 방법'이 남의 특허와 영업비밀을 침해하는 쪽이었다는 게 이 전쟁의 본질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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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액정표시장치)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는 액정 화면입니다. 뒤에서 백라이트라는 조명이 빛을 쏴줘야 화면이 보입니다. 오랫동안 TV·모니터의 표준이었지만 지금은 중국이 값싸게 대량생산하면서 한국 기업들은 손을 떼는 추세입니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화소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내는 디스플레이입니다. 뒤에서 조명을 비출 필요가 없으니 더 얇게 만들 수 있고, 검은색은 아예 빛을 꺼버려 진짜 검게 표현됩니다. 접는 폰이 가능한 것도 OLED 덕분입니다. 한국이 세계 최고 기술을 가진 분야라, 중국이 가장 탐내는 기술이기도 합니다.
로열티
남의 기술이나 특허를 쓰는 대가로 내는 사용료입니다. 이번 사건처럼 소송에서 지면 "그동안 몰래 쓴 값을 내라"는 식으로 거액의 로열티를 물게 됩니다. 🎒 남의 노래를 허락 없이 광고에 썼다가 걸리면 저작권료를 물어야 하는 것과 같은 구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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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3산업
"볼보 EX90보다 승차감 좋아" 독일매체 '아이오닉9' 극찬
한 줄로 말하면
자동차 종주국 독일의 유력 전문지가 실시한 비교평가에서 현대차 아이오닉9이 볼보 EX90을 17점 차로 이겼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현대자동차의 플래그십* 전기 럭셔리 SUV '아이오닉9'이 독일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 모토어 운트 슈포르트'의 비교평가에서 볼보 'EX90'을 눌렀습니다. 이 매체의 비교평가는 독일에서 차를 살 때 참고하는 주요 지표로 통합니다.
평가는 아이오닉9과 볼보 EX90 트윈 모터 AWD를 놓고 차체, 안전성, 편의성, 파워트레인*, 주행 성능, 친환경성, 경제성 등 7개 항목에서 진행됐습니다. 결과는 아이오닉9 572점, 볼보 EX90 555점. 17점 차이였습니다.
왜 의미가 있을까요? 볼보는 '안전과 승차감'으로 명성을 쌓아온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입니다. 그런 브랜드의 최고급 전기 SUV를, 그것도 자동차의 본고장 독일 매체의 평가에서 이겼다는 점에서 한국차의 위상 변화를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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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그십
원래는 함대를 이끄는 '기함(대장 배)'이라는 뜻입니다. 기업에서는 그 회사의 기술력을 총동원한 최상위 대표 모델을 가리킵니다. 아이오닉9은 현대차 전기차 라인업의 대장 격인 차라는 뜻입니다.
파워트레인
자동차를 움직이는 동력 장치 일체를 말합니다. 엔진차라면 엔진과 변속기, 전기차라면 모터와 배터리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차의 힘과 효율을 결정하는 심장부라서 비교평가의 핵심 항목으로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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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4기업
"이젠 CEO의 AI 전략이 기업 생존 좌우"
한 줄로 말하면
세계적 경영학자가 "AI 시대는 산업혁명급 대전환이니, CEO가 직접 나서 회사의 사업모델부터 인력까지 전부 뜯어고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3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전미경영학회(AOM) 연례회의에서 타메르 차우스길 미국 조지아주립대 교수(오른쪽)가 송재용 서울대 경영학과 석좌교수와 대담하고 있다. 차우스길 교수는 제5회 현대차 우수 국제
무슨 일이 있었나
기업가정신과 스타트업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타메르 차우스길 미국 조지아주립대 교수가 3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전미경영학회(AOM) 연례회의에서 송재용 서울대 경영학과 석좌교수와 대담을 했습니다. 매일경제가 주최한 자리였고, 차우스길 교수는 이번 회의에서 제5회 현대차 우수 국제경영학자상(IMD)을 받았습니다.
그의 핵심 메시지는 이렇습니다.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는 결과물에 기반한 AI 비용 산정과 AI 자원 배분에 나서야 한다. AI에 맞게 비즈니스 모델은 물론 운영, 거버넌스, 인력, 기술 모델 등을 개편해야 한다."
기회 요인부터 봅시다. 그에 따르면 지난해 반도체·데이터센터 등 AI 관련 상품 무역은 전년보다 20% 늘었습니다. 세계 상품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인데, 작년 전체 무역 성장의 절반을 홀로 책임졌습니다. 그는 AI 에이전트 기반 조직을 "산업혁명과 디지털혁명 이후 가장 큰 조직 패러다임 변화"라고 불렀습니다. 그래서 기업은 비즈니스 모델, 운영, 거버넌스, 인력, 기술이라는 5개 축을 모두 재편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위기 요인도 짚었습니다. 흥미로운 지적입니다. "AI 지출이 수익으로 이어지는 명확한 흐름을 추적할 수 있는 기업이 없다. 자본 배분이 지금은 증거 없는 확신의 영역에 있다." 다들 AI에 돈을 쏟아붓고 있지만, 그 돈이 정말 돈을 벌어오는지 증명한 회사는 아직 없다는 뼈아픈 얘기입니다. 여기에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한국이 각각 다른 AI 규제를 갖고 있어, 글로벌 기업은 여러 규제 아래서 AI 자산을 운영해야 하는 부담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기업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의 조언은 구체적입니다. AI를 도입할 때 라이선스 개수나 사용자 수 같은 겉치레 숫자에 매몰되지 말라는 것입니다. 대신 "종결된 업무, 출하된 디자인, 해결된 분쟁"처럼 실제로 완료된 결과물의 비용을 측정하라고 했습니다. 🎒 학원을 몇 개 다니는지가 아니라 성적이 실제로 올랐는지를 보라는 얘기와 같습니다. 다만 AI의 결정을 아직 완전히 신뢰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사람의 경영관리 역할은 오히려 더 중요해진다고 덧붙였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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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에이전트
질문에 답만 하는 챗봇을 넘어, 목표를 주면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여러 단계를 실행해 일을 끝내는 AI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출장 준비해줘"라고 하면 항공권 검색, 일정 조율, 예약까지 알아서 처리하는 식입니다. 이런 AI가 직원처럼 일하는 조직이 온다는 게 차우스길 교수가 말한 '패러다임 변화'입니다.
거버넌스
회사에서 '누가 어떤 권한으로 무엇을 결정하는가'를 정한 의사결정 구조와 규칙입니다. AI가 업무 결정에 끼어들기 시작하면, AI에게 어디까지 맡기고 어디부터 사람이 책임질지 규칙을 새로 짜야 합니다. 그래서 AI 시대에 거버넌스 개편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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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4기업
정몽준, HD현대 지분 3.5%… 아들 정기선 회장에게 증여
한 줄로 말하면
정몽준 이사장이 약 5838억원어치 HD현대 주식을 아들 정기선 회장에게 물려주며, 37년 만에 부활한 오너 경영 체제의 승계 작업이 본격화됐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이 보유 중인 HD현대 주식 280만주를 장남 정기선 HD현대 회장에게 넘깁니다. 살아 있을 때 재산을 무상으로 물려주는 것을 증여라고 하는데, 정 이사장은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다음달 3일 증여하겠다는 계획을 공시했습니다.
규모가 어느 정도일까요? 이날 HD현대 종가 20만8500원으로 단순 계산하면 약 5838억원어치입니다. 이번 증여로 정기선 회장의 지분율*은 6.12%에서 약 9.67%로 올라갑니다. 회사 지분의 10분의 1 가까이를 갖게 되는 것입니다.
아버지 쪽 숫자도 봅시다. 정 이사장은 3월 말 기준 2101만주(26.60%)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증여 후에는 1821만주(23.05%)로 줄어듭니다. 그래도 23%가 넘는 지분을 유지하므로 최대주주 자리는 그대로입니다.
이번 증여가 주목받는 이유가 있습니다. 정 회장은 지난해 10월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37년 만에 HD현대그룹의 오너 경영 체제를 열었습니다. 그 이후 이뤄지는 첫 실질적 지분 이동이 바로 이번 증여입니다. 경영권 승계와 지배력 강화가 본격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입니다.
증여 방식에 대한 평가도 눈에 띕니다.
"보유 지분을 공개적으로 증여하고 이에 따른 세금을 정상적으로 부담하는 방식은 승계 과정에서 가장 정공법에 가까운 선택" — 재계 관계자
일부 기업들이 세금을 아끼려 복잡한 우회로를 찾다 논란이 됐던 것과 대비되는 대목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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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여
살아 있는 사람이 재산을 대가 없이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 것입니다. 사망 후 물려주면 상속, 생전에 물려주면 증여입니다. 물론 공짜는 아닙니다. 받는 사람이 증여세를 내야 하는데, 금액이 클수록 세율이 높아져 수천억 원대 주식이라면 세금만 수천억 원에 이를 수 있습니다.
지분율
회사 전체 주식 중 내가 가진 주식의 비율입니다. 지분율이 높을수록 주주총회에서 목소리가 커지고 경영권이 단단해집니다. 재벌가 승계 뉴스에서 지분율 숫자가 늘 등장하는 이유입니다.
공시
상장회사나 주요 주주가 중요한 정보를 모든 투자자에게 공개적으로 알리는 제도입니다. 대주주의 주식 이동은 주가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어서, 몰래 하지 못하도록 법으로 공개를 의무화해 놓았습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서 누구나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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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6산업
카카오 음성 AI, 사투리까지 표현
한 줄로 말하면
"경상도 사투리로 읽어줘"라고 말로 시키면 정말 사투리로 읽어주는 수준까지, 카카오의 음성 AI가 진화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카카오가 자체 개발한 AI 모델 '카나나-오(Kanana-o)'의 음성 생성 기능을 대폭 업그레이드했다고 4일 테크블로그를 통해 밝혔습니다. 이제 말투와 감정, 억양까지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습니다.
핵심은 '지시하는 방법'입니다. 복잡한 설정 메뉴를 만질 필요 없이, 사람이 평소 쓰는 말인 자연어*로 시키면 됩니다. "아주 빠르게 읽어줘" "경상도 사투리로 읽어줘"라고 말하면 AI가 속도, 음량, 음높이는 물론 감정과 억양, 강도까지 반영해 음성을 만들어냅니다.
실력은 어느 정도일까요? 발화 지시를 얼마나 잘 따르는지 평가하는 벤치마크* 'InstructTTSEval' 한국어 부문에서 카나나-오는 94.50점을 받았습니다. 오픈AI의 GPT-4o-미니-tts(91.10점)를 앞섰고, 구글 제미나이 2.5 플래시 프리뷰 TTS(95.38점)에 바짝 다가선 점수입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AI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셈입니다.
카카오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음성 이해와 생성을 하나의 통합 구조로 처리하는 연구를 이어갑니다. 다음 목표는 웃음, 한숨, 감탄 같은 비언어적 표현까지 자연스럽게 만들어내는 기술입니다. 🎒 대본을 또박또박 읽는 아나운서를 넘어, 애드리브로 웃고 한숨 쉬는 성우를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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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어
프로그래밍 언어나 명령어 코드가 아니라, 사람이 일상에서 쓰는 보통의 말과 글을 뜻합니다. "경상도 사투리로 읽어줘"처럼 친구에게 말하듯 지시해도 기계가 알아듣는다는 것이 최근 AI 발전의 핵심입니다.
벤치마크
여러 AI의 실력을 같은 문제로 시험해서 점수를 매기는 표준 시험입니다. 🎒 전국 모의고사와 같습니다. 각자 자기 AI가 최고라고 주장하면 비교할 수 없으니, 같은 시험지로 점수를 내서 줄을 세우는 것입니다. 카카오가 오픈AI를 앞섰다는 말도 이 시험 점수가 근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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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6산업
AI로 공공기관 업무 더 쉽게
한 줄로 말하면
회사와 공공기관마다 제각각인 업무 용어와 데이터 기준을 AI가 알아듣게 지도로 정리하는 협력이 시작됐습니다.
정석찬 한국빅데이터학회장(오른쪽)과 이상수 스마트마인드AI 대표. 한국빅데이터학회
무슨 일이 있었나
한국빅데이터학회와 스마트마인드AI가 손을 잡았습니다. 두 기관은 최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여수시 디오션컨벤션센터에서 '온톨로지 기반 AI 생태계 구축 및 확산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4일 밝혔습니다.
여기서 핵심 단어가 온톨로지*입니다. 조직 안의 용어, 데이터, 업무 기준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AI가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정리한 지식 지도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같은 회사 안에서도 부서마다 같은 말을 다르게 쓰는 일이 흔한데, 이걸 정리해 주지 않으면 AI는 엉뚱한 답을 내놓습니다.
스마트마인드AI는 기업용 AI 플랫폼 '큐리파이(Qurify)'를 협력에 활용합니다. 큐리파이는 회사의 데이터와 문서, 업무 기준을 온톨로지로 연결해, 권한 있는 사용자가 일상적인 문장으로 질문하면 답과 함께 그 답의 근거가 된 자료와 기준까지 보여줍니다. 한국빅데이터학회는 빅데이터·AI 분야 연구 역량과 전문가 네트워크, 학술·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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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톨로지
개념과 개념 사이의 관계를 기계가 이해할 수 있게 정리한 지식 체계입니다. 🎒 도서관의 도서 분류 체계와 비슷합니다. 책을 아무렇게나 쌓아두면 사서도 못 찾지만, 분류 기준에 따라 정리하면 누구든 원하는 책을 바로 찾습니다. 온톨로지는 회사의 지식을 AI가 찾아 쓸 수 있게 정리해 둔 서가인 셈입니다.
업무협약(MOU)
두 기관이 "이런 일을 함께 하겠다"고 약속하는 문서입니다. 법적 구속력이 강한 계약과 달리, 협력의 방향을 정하는 약속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MOU 체결은 협력의 '시작 선언'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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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6기업
'시큐어 AI' 특명 LG유플러스… 보안기업 파고네트웍스 인수
한 줄로 말하면
LG유플러스가 7년 만의 기업 인수 카드를 '보안 회사'에 썼습니다. AI 시대의 승부수를 보안에 걸었다는 뜻입니다.
홍범식 대표
무슨 일이 있었나
LG유플러스가 4일 국내 운영형 보안 서비스(MDR) 전문기업 파고네트웍스를 인수했다고 밝혔습니다. 2019년 LG헬로비전 인수 이후 7년 만의 인수·합병(M&A)이자, 홍범식 대표 취임 후 첫 M&A입니다. 인수금액과 지분율은 비밀 유지 조항에 따라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MDR이 뭘까요? 기업의 정보기술 환경을 24시간 지켜보면서 위협을 탐지하고 분석한 뒤, 실제 대응까지 해주는 서비스입니다. 기존 보안 제품이 "침입자 발견!" 하고 알려주는 데서 끝났다면, MDR은 보안 전문인력이 그 위협을 분석하고 직접 차단하는 것까지 맡습니다. 🎒 경보기만 달아주는 회사와, 경보가 울리면 출동해서 도둑까지 잡아주는 경비 회사의 차이입니다.
이번 인수는 홍 대표의 '시큐어 AI(Secure AI)' 전략의 일환입니다. AI 서비스와 이를 뒷받침하는 데이터·네트워크·클라우드 인프라 전반의 보안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입니다. 홍 대표는 취임 후 보안·품질·안전을 전사의 3대 기본기로 제시해 왔는데, 이번이 그 전략을 구체화한 첫 행보입니다.
파고네트웍스는 자체 개발한 보안 운영 플랫폼 '딥액트(DeepACT)'를 기반으로 금융·제조·정보기술 기업에 MDR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말레이시아와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7개국에도 진출했습니다. LG유플러스는 이 회사의 위협 탐지·분석·대응 역량을 자사 보안 체계에 적용하고, 기업고객 대상 보안 사업도 확대할 계획입니다.
왜 통신사가 보안 회사를 살까요? 통신사 사고는 한 번 터지면 수천만 명이 피해를 봅니다. 최근 통신업계에서 해킹·유출 사고가 잇따르며 고객 신뢰가 흔들린 상황에서, 보안을 비용이 아니라 성장 사업으로 삼겠다는 판단인 것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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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형 보안 서비스(MDR)
Managed Detection & Response의 약자로, 탐지(Detection)와 대응(Response)을 대신 운영(Managed)해 준다는 뜻입니다. 보안 전문인력을 자체 고용하기 어려운 기업 대신, 전문 업체가 24시간 감시부터 실제 차단까지 통째로 맡아주는 서비스입니다. 해킹이 고도화되면서 '알림'만으로는 부족해졌기에 빠르게 크는 시장입니다.
인수·합병(M&A)
다른 회사를 사들이거나(인수) 두 회사를 하나로 합치는(합병) 것입니다. 기술이나 인력을 처음부터 키우려면 몇 년이 걸리지만, M&A는 그 시간을 돈으로 사는 방법입니다. LG유플러스가 보안 역량을 직접 키우는 대신 파고네트웍스를 인수한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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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6산업
1분에 140대 … 갤럭시 Z8 사전판매 돌풍
한 줄로 말하면
갤럭시 Z8이 일주일 만에 144만대, 1분에 140대꼴로 팔리며 7년 묵은 갤럭시 사전판매 신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삼성전자의 새 폴더블폰 갤럭시 Z8 시리즈가 기록을 새로 썼습니다.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3일까지 7일간 진행한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폴드8·플립8' 사전판매에서 총 144만대가 팔렸습니다. 1분에 140대씩 팔린 셈입니다.
얼마나 대단한 기록일까요? 종전 최고 기록은 2019년 8월 갤럭시 노트10의 138만대였는데, 그건 11일 동안의 기록이었습니다. Z8은 그보다 짧은 7일 만에 넘어섰습니다. 올해 2월 나온 갤럭시 S26 시리즈의 135만대(7일), 지난해 갤럭시 Z 폴드7·플립7의 104만대(7일)도 모두 제쳤습니다.
흥행의 주인공은 '갤럭시 Z 폴드8'입니다. 사전판매의 70%를 이 모델이 차지했습니다. 접으면 5.5형, 펼치면 7.6형 대화면이 되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여권을 펼친 듯한 4대3 화면 비율을 적용했습니다. 세로로 길쭉했던 기존 폴더블과 달리 영상을 볼 때 위아래 여백이 줄어 콘텐츠 시청에 딱 맞습니다. 티타늄 소재를 결합한 '플렉스 티타늄' 기술도 처음 적용해, 폴더블의 고질적 약점이던 화면 주름도 개선했습니다.
누가 샀는지도 흥미롭습니다. 삼성닷컴 사전예약 고객의 절반이 10~30대였습니다. 폴드8 울트라·폴드8을 산 10~30대 여성은 전작 폴드7 때보다 2배 이상 늘었습니다. 남성 중심이던 폴더블폰이 젊은 층과 여성 고객까지 끌어들인 것입니다. 통신사 쪽 숫자도 같은 방향입니다. SK텔레콤에서는 20~40대 비중이 전작보다 10%포인트 오른 65%였고, 일반 스마트폰에서 폴더블로 갈아탄 고객이 62%에 달했습니다. KT에서도 폴드8이 예약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선호도 1위였습니다.
"폴더블폰 대중화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 삼성전자
삼성이 올해를 '폴더블폰 대중화 원년'으로 부르는 이유가 숫자로 증명된 셈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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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더블폰
화면을 반으로 접을 수 있는 스마트폰입니다. 접으면 일반 폰 크기, 펼치면 태블릿급 대화면이 됩니다. 스스로 빛을 내는 유연한 OLED 화면 기술 덕분에 가능해졌습니다. 출시 초기에는 주름과 내구성 문제로 '신기한 물건' 취급을 받았지만, 이번 기록은 이제 '대세 폰'이 됐음을 보여줍니다.
사전판매
정식 출시 전에 미리 주문을 받는 판매 방식입니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신제품의 흥행을 미리 가늠하는 온도계 역할을 합니다. 사전판매 기록이 뉴스가 되는 것도, 이 숫자가 향후 판매 성적의 예고편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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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8산업
한일 'K반지' 동맹 …"13억명 혈압 재겠다"
한 줄로 말하면
반지형 혈압계를 만든 한국 스타트업이 세계 혈압계 1위 일본 오므론과 손잡고, 130개국 영업망을 타고 세계 고혈압 환자 공략에 나섭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반지형 혈압계'로 유명한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스카이랩스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합니다. 파트너는 세계 가정용 혈압계 1위인 일본 오므론입니다. 두 회사는 최근 반지형 혈압계 '카트 비피'의 일본 내 공급·유통을 위한 실무 논의에 들어갔습니다.
카트 비피는 세계 최초로 개발된, 손가락에 끼는 반지형 의료기기입니다. 손가락 혈관의 미세한 혈류 변화를 감지해 광혈류측정(PPG)* 신호를 수집하고, AI 딥러닝 알고리즘으로 분석합니다. 팔에 공기주머니를 감아 조이는 기존 커프형 혈압계와 달리 24시간 끼고만 있으면 됩니다.
이게 왜 중요할까요? 혈압은 하루 종일 변하는데, 병원에서 한 번 재는 것으로는 놓치는 게 많기 때문입니다. 잠자는 동안 혈압이 높아지는 '야간고혈압', 아침 혈압 급상승, 그리고 병원에서는 정상인데 일상에서 높아지는 가면고혈압* 같은 것들입니다. 반지를 끼고 자기만 하면 이런 숨은 위험을 잡아낼 수 있습니다.
이력도 탄탄합니다. 2023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료기기 허가를 받았고, 올해 1월과 5월에는 유럽연합(EU)의 의료기기 규정 'CE-MDR'과 영국 의약품의료기기규제청(MHRA) 승인을 각각 획득했습니다.
"손목시계형 등 다양한 기기가 출시되고 있으나, 정식 의료기기로 승인받고 보험 급여까지 등재된 연속 혈압계는 카트 비피가 유일하다" — 이병환 스카이랩스 대표
파트너 오므론은 어떤 회사일까요? 글로벌 가정용 혈압계 시장 점유율 50%의 절대강자입니다. 1973년 세계 최초로 전자식 가정용 혈압계를 상용화한 이래 50년 넘게 시장을 이끌었고, 누적 판매량만 3억대가 넘습니다. 130여 개국의 판매망을 가진 이 회사를 타고 세계로 나가겠다는 전략입니다. 우선 소비자용 웰니스 제품으로 일본에 먼저 출시한 뒤,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의 정식 품목허가*와 보험 급여 등재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입니다. 통상 1~2년이 걸리는 과정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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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혈류측정(PPG)
피부에 빛을 쏘아 혈관 속 피의 흐름 변화를 읽어내는 기술입니다. 심장이 뛸 때마다 혈관 속 혈액량이 미세하게 변하는데, 그에 따라 빛의 반사량도 달라집니다. 스마트워치가 심박수를 재는 것도 같은 원리입니다. 카트 비피는 이 신호를 AI로 분석해 혈압까지 계산해 냅니다.
가면고혈압
병원에서 재면 정상인데 일상생활에서는 혈압이 높은 상태입니다. 🎒 정상이라는 '가면'을 쓰고 있어서 병원 검진만으로는 잡아내지 못합니다. 본인도 의사도 모르는 사이 혈관이 상해가기 때문에 위험합니다. 24시간 연속 측정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이런 숨은 고혈압 때문입니다.
품목허가
의료기기나 약을 정식으로 판매하려면 정부 기관이 "안전하고 효과가 있다"고 인정해 줘야 하는데, 그 승인 절차가 품목허가입니다. 나라마다 심사 기관이 다릅니다. 한국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일본은 PMDA, 영국은 MHRA입니다. 그래서 수출하려면 나라별로 허가를 다시 받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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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0기업
중국공장 인수 … 자동차 디스플레이 원스톱 생산
한 줄로 말하면
차량용 디스플레이 부품회사 탑런토탈솔루션이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공장을 1000억원에 인수해, 부품 생산부터 조립까지 한 공장에서 끝내는 체제를 만듭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경기 성남시에 본사를 둔 탑런토탈솔루션은 2004년 설립된 차량용 디스플레이 부품 전문기업입니다. 주력은 백라이트유닛(BLU)*입니다. LCD 패널은 OLED와 달리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해서, 화면 뒤에서 빛을 쏴주는 별도 장치가 필요합니다. 그 조명 장치가 바로 BLU입니다. 이 회사는 차량 계기판, 헤드업디스플레이(HUD), 내비게이션 화면 등에 들어가는 부품을 만들고 있고, 최근에는 디스플레이 모듈과 OLED 소재·장비 사업으로도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이번에 회사는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공장을 1000억원에 인수했습니다. 노리는 효과는 '원스톱 생산'입니다. 부품 생산과 조립을 한 공장에서 끝내면 물류와 공정이 단순해집니다. 회사는 이를 통해 생산원가를 10%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본사에서 눈에 띈 것은 신제품 '스위처블 프라이버시 모듈(SPM)'이었습니다. 차량용 디스플레이 뒤에 들어가는 얇고 투명한 사각형 판인데, 특정 방향에서만 화면이 보이게 만드는 기술이 적용됐습니다. 아크릴 계열 소재로 만든 도광판* 표면에 육안으로는 구별하기 어려운 미세한 광학 패턴이 새겨져 있습니다.
왜 이런 게 필요할까요? 차 안의 화면이 점점 커지는데, 큰 화면은 운전자의 시선을 빼앗아 안전을 위협하기 때문입니다.
"이 제품은 조수석 디스플레이 화면이 운전자 시야에서 보이지 않도록 설계됐다. 조수석 승객은 영상을 시청할 수 있지만 운전자는 화면을 인식하지 못해 주행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 — 박영근 탑런토탈솔루션 대표
🎒 영화관에서 옆자리 사람 폰 화면이 안 보이게 해주는 사생활 보호 필름과 비슷한데, 그걸 자동차 화면 전체에 정교하게 적용한 셈입니다. 대기업 고객사와 공동 개발한 SPM은 두 개 층의 평면 렌즈로 빛의 확산과 집중을 제어합니다. 주행 중에는 빛이 운전자 쪽으로 퍼지지 않게 하고, 일반 모드에서는 넓은 시야각을 제공합니다.
박 대표는 "과거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이었지만 이제는 엔터테인먼트와 업무, 휴식이 가능한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운전자 안전과 사용자 경험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기술이 중요해지는 이유"라고 말했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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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라이트유닛(BLU)
LCD 화면 뒤에서 빛을 공급하는 조명 장치입니다. LCD의 액정은 빛을 통과시키거나 막는 '창문' 역할만 할 뿐 스스로 빛나지 못합니다. 🎒 그림자극에서 스크린 뒤의 조명이 없으면 아무것도 안 보이는 것과 같습니다. BLU의 품질이 화면의 밝기와 균일함을 좌우합니다.
도광판
'빛을 인도하는 판'이라는 뜻 그대로, 한쪽에서 들어온 빛을 판 전체에 고르게 퍼뜨리는 투명한 판입니다. BLU의 핵심 부품입니다. 이 회사는 도광판 표면의 미세 패턴을 조작해 빛이 퍼지는 '방향'까지 제어하는 수준으로 기술을 끌어올렸고, 그 결과물이 SPM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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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0기업
코아스, 탄소저장량 인증 사무가구 출시
한 줄로 말하면
산불에 탄 나무를 버리지 않고 책상과 파티션으로 되살렸는데, 심지어 탄소 저장 실적을 공식 서류로 증명해 주는 가구입니다.
코아스가 산불피해목을 활용해 출시한 사무가구 세트. 코아스
무슨 일이 있었나
사무가구 전문기업 코아스가 산불피해목을 활용한 '인스파이어 코어 시리즈' 45종을 출시했다고 4일 밝혔습니다. 이 제품의 특징은 탄소저장량*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입니다. 산림청의 '목재제품 탄소저장량 측정결과 통지서'에 따라 탄소 저장 실적을 증빙할 수 있습니다.
숫자로 보면 이렇습니다. 책상, 수납가구, 파티션이 포함된 1인 오피스세트 기준 탄소 저장량은 약 30.4kgCO2입니다. 이 가구 한 세트를 쓰면 연간 30kg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하는 효과가 있다는 뜻입니다.
이게 기업들에 왜 매력적일까요? 요즘 기업들은 환경·책임·투명경영(ESG)* 보고서를 쓰고, 공공기관에 물건을 납품할 때도 환경 실적 심사를 받습니다. 이 가구를 들이면 별도 측정 없이도 탄소 저장 실적을 객관적 수치로 보고서와 심사에 쓸 수 있습니다. 🎒 가구를 사면서 '환경 성적 증명서'를 함께 받는 셈입니다.
기술도 흥미롭습니다. 코아스와 동화기업이 공동 출원·등록한 '화상목(산불피해목)을 이용한 가구용 부재 제조방법' 특허가 적용됐습니다. 산불에 탄 나무의 탄화층과 껍질을 벗겨낸 뒤, 생분해성 접착제를 써서 가구용 목재로 다시 만드는 방식입니다. 산불이 나면 통째로 버려지던 산림자원이 사무실 가구로 되살아나는 것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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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저장량
나무는 자라는 동안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몸속에 저장합니다. 그 나무로 가구를 만들면 탄소는 가구 속에 계속 갇혀 있습니다. 태워버리면 그 탄소가 도로 공기 중에 풀려나지요. 목재제품의 탄소저장량 인증은 "이 제품이 이만큼의 탄소를 붙잡아 두고 있다"는 공식 확인서입니다.
환경·책임·투명경영(ESG)
기업을 돈 잘 버는지로만 평가하지 않고 환경(Environment)을 지키는지, 사회적 책임(Social)을 다하는지, 지배구조(Governance)가 투명한지까지 평가하는 기준입니다. 투자자와 공공기관이 이 기준으로 기업을 고르기 시작하면서, ESG 실적을 숫자로 증명하는 일이 기업의 실질적 숙제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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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0기업
에이치엔에스하이텍, 상반기 매출액 450억원
한 줄로 말하면
국내 시장의 80%를 쥔 '접합소재' 강소기업이 매출 22%, 영업이익 43% 성장이라는 사상 최대 반기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디스플레이 본딩 소재·전자부품 전문기업 에이치엔에스하이텍이 좋은 성적을 냈습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 늘어난 450억원입니다. 반기 기준 사상 최대 기록입니다.
매출에서 비용을 뺀 영업이익*은 더 가파르게 늘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한 50억원입니다. 매출 증가율(22%)보다 이익 증가율(43%)이 두 배 가까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장사의 효율이 좋아졌다는 뜻입니다.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은 ACF*입니다. 디스플레이 같은 미세한 전자 부품을 정밀하게 연결해 주는 초정밀 접합소재입니다. 업계에 따르면 에이치엔에스하이텍은 국내 LCD·PCB용 ACF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습니다. 이름은 낯설어도 시장을 사실상 장악한 강소기업인 셈입니다.
전망도 밝습니다. 회사는 하반기에 글로벌 모바일 제조사의 프리미엄 제품 매출이 집중되면서 ACF 공급이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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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
본업으로 벌어들인 돈에서 본업에 쓴 비용(재료비, 인건비 등)을 뺀 이익입니다. 회사가 장사를 잘하는지 보여주는 가장 기본적인 숫자입니다. 매출이 커도 영업이익이 적으면 '남는 게 없는 장사'이고, 이 회사처럼 이익이 매출보다 빠르게 늘면 '남는 장사'가 되어가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ACF
이방성 전도 필름(Anisotropic Conductive Film)의 약자로, 특정 방향으로만 전기가 통하는 얇은 접착 필름입니다. 디스플레이와 회로기판처럼 머리카락보다 가는 전극 수백 개를 한 번에 붙이면서, 옆 전극끼리는 합선되지 않게 해줍니다. 🎒 풀이면서 동시에 전선 역할을 하는, 스마트폰 화면 뒤의 숨은 필수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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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0산업
오이 따고 상추 수확하는 로봇…일손 없어 버리는 농작물 줄여
한 줄로 말하면
일손이 없어 다 자란 농작물을 버리는 농촌 현실을, 오이를 상처 없이 따는 로봇팔로 해결하려는 스타트업이 있습니다.
메타파머스의 농작업 로봇이 스마트팜에서 딸기꽃을 솎고 있다. 메타파머스
무슨 일이 있었나
서울 관악구 메타파머스 사무실에서는 로봇팔이 오이를 수확하고 있었습니다. 로봇의 손 부분인 '그리퍼'로 오이 상단을 잡고 옆으로 돌려서 따는 방식입니다.
"해당 로봇에 장착된 자체 개발 그리퍼를 통해 상처 없이 오이를 수확할 수 있다. 메타파머스는 다른 농업 자동화 기업과 달리 농작업 전용 도구를 직접 설계하고 제작하는 게 강점이다" — 이규화 메타파머스 대표
메타파머스는 2022년 설립된 피지컬 AI 기반의 애그테크 기업입니다. 서울대 기계공학과 박사과정에 다니던 이 대표가 기업형 스마트팜에서 로봇 자동화 수요를 보고 창업했습니다. 지금은 온실·스마트팜에서 재배되는 상추 같은 잎채소류, 방울토마토 같은 과채류를 위한 농작업 자동화 로봇과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가 풀려는 문제는 심각합니다. 농촌에서는 만성적인 일손 부족으로 다 키운 농작물을 그냥 버리는 일이 많습니다. 특히 오이·토마토·딸기처럼 제때 수확하지 않으면 상품성이 뚝 떨어지는 작물의 피해가 컸습니다. 이 대표는 "이젠 외국인 노동자도 농업 분야를 외면한다"며 "일손 부족 문제뿐 아니라 식량안보로도 이어지는 사회문제이기 때문에 메타파머스가 이를 해결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기술 수준도 구체적입니다. 컴퓨터 비전 기술로 오이 길이를 센티미터 단위로 재서 수확하고, 딸기는 1g 단위로 무게를 측정해 수확합니다. 덜 자란 것은 두고 딱 알맞은 것만 골라 딴다는 뜻입니다. 농작업 피지컬 AI 학습 데이터를 수집하는 국가 연구개발(R&D) 사업도 진행 중입니다. 이 대표의 목표는 분명합니다. "온실 작업은 대표적인 노동집약적 작업이다. 이 작업들을 하나씩 로봇으로 대체해 나가는 것이 목표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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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그테크
농업(Agriculture)과 기술(Technology)을 합친 말로, 첨단 기술로 농업 문제를 푸는 산업을 말합니다. 스마트팜, 농업 드론, 수확 로봇이 모두 여기에 속합니다. 농촌 고령화와 일손 부족이 심해질수록 커질 수밖에 없는 분야입니다.
피지컬 AI
화면 속에서 글이나 그림을 만드는 AI가 아니라, 로봇 같은 실제 '몸'을 움직여 물리적 세계에서 일하는 AI입니다. 오이를 눈(카메라)으로 알아보는 것까지는 기존 AI와 같지만, 그걸 상처 없이 잡아서 돌려 따는 것은 몸을 가진 AI만 할 수 있습니다. 챗봇 다음의 격전지로 꼽히는 분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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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2기업
건설 부진에…한화 영업익 12.6% 줄어
한 줄로 말하면
한화의 2분기 영업이익이 12.6% 줄었는데, 큰 공사가 끝나서 건설 매출이 빠진 영향이 컸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한화가 4일 공시한 2분기 별도 기준 잠정 실적은 매출 1조13억원, 영업이익 1133억원입니다.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1.4%, 영업이익은 12.61% 줄었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건설입니다. 건설 부문 매출은 5774억원, 영업이익은 584억원으로 각각 22%, 30% 감소했습니다. 대형 건축·개발 사업이 준공되면서, 즉 공사가 끝나면서 그만큼 매출이 빠졌습니다. 영업이익 감소에는 기저효과*도 있습니다. 지난해에 대형 프로젝트 도급 정산으로 이익이 유난히 컸던 탓에, 올해가 상대적으로 더 나빠 보이는 것입니다.
글로벌 부문은 반대 방향으로 엇갈렸습니다. 매출은 3535억원으로 7% 늘었는데 영업이익은 49억원으로 29% 줄었습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으로 석유화학 제품 가격이 올라 매출은 늘었지만, 질산·초안·화약 같은 주요 제품의 제조원가 부담이 커져 이익은 오히려 감소했습니다. 많이 팔고도 덜 남긴 셈입니다.
주주 달래기 카드도 내놨습니다. 한화는 최소 주당 배당금*으로 1000원을 설정했고, 배당 재원이 늘어나면 추가 배당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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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저효과
비교 대상이 되는 과거 시점의 숫자가 유난히 크거나 작아서, 지금의 변화가 실제보다 과장되어 보이는 현상입니다. 🎒 지난 시험에서 100점을 받은 학생이 이번에 90점을 받으면 '성적 하락'처럼 보이지만, 90점 자체가 나쁜 점수는 아닌 것과 같습니다. 작년 이익이 일회성 정산으로 특별히 컸기 때문에 올해 감소폭이 커 보이는 것입니다.
배당금
회사가 벌어들인 이익의 일부를 주주들에게 나눠주는 돈입니다. '주당 1000원'이면 주식 한 주를 가진 사람마다 1000원씩 받습니다. 실적이 나빠진 시기에 최소 배당을 약속하는 것은 "그래도 주주에게 돌려줄 몫은 지키겠다"는 신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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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2기업
자산관리 급성장…삼성證 상반기 순익 1조 육박
한 줄로 말하면
삼성증권이 두 분기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며, 반년 만에 1조원에 육박하는 순이익을 벌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삼성증권이 4일 발표한 2분기(4~6월) 실적은 영업이익 6758억원, 당기순이익* 4882억원입니다.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119%, 당기순이익은 108.1% 늘었습니다. 순이익이 두 배가 넘게 뛴 것입니다.
더 놀라운 것은 흐름입니다.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이었던 지난 1분기보다도 각각 10.9%, 8.3% 더 늘었습니다. 최고 기록을 세운 바로 다음 분기에 그 기록을 또 깬 셈입니다. 상반기 전체로는 당기순이익 9331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했고, 영업이익은 1조2853억원으로 1조원을 훌쩍 넘겼습니다. 매출도 2분기 9조6639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35.7%, 전년 동기 대비 111.6% 급증하며 역대 최대였습니다.
무엇이 이 실적을 만들었을까요? 첫째는 자산관리(WM) 부문입니다. 국내 증시가 좋아지면서 주식 투자에 뛰어든 고객이 늘었고, 금융상품 판매수익도 증가했습니다. 리테일(개인) 고객 자산은 전 분기보다 31.6% 늘어난 652조4000억원으로 불어났습니다. 둘째는 구조화 금융 중심의 기업금융(IB) 부문도 좋은 실적을 내며 힘을 보탰습니다.
🎒 증권사는 시장이 뜨거울수록 돈을 버는 구조입니다. 주식 열풍이 불면 거래도 늘고, 맡기는 돈도 늘고, 상품도 잘 팔립니다. 삼성증권의 기록 행진은 곧 올해 상반기 한국 증시가 얼마나 뜨거웠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합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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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기순이익
해당 기간에 회사가 최종적으로 남긴 이익입니다. 영업이익에서 이자, 세금 등 본업 외의 비용과 수익까지 전부 반영한 '진짜 최종 성적표'입니다. 배당의 재원이 되는 돈이라 주주들이 가장 눈여겨보는 숫자입니다.
자산관리(WM)
Wealth Management의 약자로, 고객의 돈을 굴려주고 수수료를 받는 사업입니다. 주식 중개뿐 아니라 펀드·채권 등 금융상품 판매, 자산 배분 상담까지 포함합니다. 거래 수수료에만 기대던 증권사들이 안정적 수익원으로 키우고 있는 분야입니다.
기업금융(IB)
Investment Bank의 약자로, 개인이 아닌 기업을 상대로 하는 금융 사업입니다. 기업이 주식이나 채권을 발행해 돈을 조달하도록 돕고, 인수·합병을 주선하며 수수료를 받습니다. 삼성증권은 그중에서도 금융상품을 복잡하게 설계해 수익을 만드는 '구조화 금융'에서 성과를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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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2기업
고려아연 주총 취소소송 … 영풍·MBK, 취하하기로
한 줄로 말하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한 축이던 주총 취소소송을 영풍·MBK 연합이 "목적은 이미 달성했다"며 거둬들이기로 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이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 결의 취소소송을 취하하기로 했다고 4일 입장문을 통해 밝혔습니다. 취하 이유는 "소송을 제기한 목적을 이미 달성한 상태"라는 판단입니다.
이 소송의 발단은 지난해 1월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고려아연은 주총 하루 전, 해외 계열회사인 선메탈코퍼레이션(SMC)을 이용해 영풍 지분 10% 이상을 취득하게 했습니다. 왜 하필 하루 전이었을까요? 상법상 상호주* 관계를 만들기 위해서였습니다.
상호주는 두 회사가 서로의 주식을 갖고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상법은 이런 경우 의결권*을 제한합니다. 고려아연은 이 규정을 근거로, 최대주주인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 전부의 의결권을 막아버린 상태에서 주총을 진행했습니다. 🎒 시합 전날 밤에 규칙집의 조항 하나를 이용해 상대 팀 주전 선수를 통째로 출전 정지시킨 것과 비슷한, 그만큼 논쟁적인 수였습니다.
영풍·MBK는 이 주총 결의가 무효라며 소송을 냈던 것인데, 이제 그 소송을 거둬들이겠다는 것입니다. "목적을 달성했다"는 짧은 설명은, 소송으로 다투지 않아도 될 만큼 상황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정리됐다는 판단으로 읽힙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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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주
두 회사가 서로의 주식을 맞잡고 있는 관계입니다. 상법은 한 회사가 다른 회사 지분을 10% 넘게 가지면, 그 다른 회사가 가진 첫 회사 주식의 의결권을 제한합니다. 서로 주식을 맞잡고 경영진끼리 봐주기식 의결권 행사를 하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인데, 이 사건에서는 경영권 방어 무기로 활용돼 논란이 됐습니다.
의결권
주주가 주주총회에서 회사의 중요한 결정에 찬성·반대 표를 던질 권리입니다. 보통 1주에 1표입니다. 주식을 아무리 많이 가져도 의결권이 제한되면 주총에서 아무 힘을 쓰지 못합니다. 경영권 분쟁의 본질은 결국 이 의결권 싸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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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7기업
철거 현장에 살수드론 떴다…로봇 투입 늘리는 현대건설
한 줄로 말하면
미끄러짐·감전 위험을 무릅쓰고 사람이 하던 철거장 물 뿌리기를, 현대건설이 드론에게 맡기기 시작했습니다.
현대건설이 과천주공 8·9단지 재건축 정비사업 현장에서 살수드론을 활용해 비산먼지 저감 작업을 실증하고 있다. 현대건설
무슨 일이 있었나
현대건설이 건설현장에 무인 로봇 도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과천주공 8·9단지 재건축 현장에서 살수드론, 그러니까 물 뿌리는 드론을 활용한 비산먼지* 저감 작업 실증을 마쳤다고 4일 밝혔습니다. 실제 철거공사 환경에서 살수 성능과 비행 안정성, 기존 작업과의 연계성을 종합 점검한 것입니다.
왜 드론까지 동원할까요? 철거 현장은 먼지를 잡는 일과 작업자 안전을 지키는 일이 동시에 필요한 대표적 고위험 작업장이기 때문입니다. 물 뿌리기는 필수 작업이지만 미끄러짐, 감전, 중장비 충돌 위험이 늘 따라붙습니다. 게다가 고층부나 구조가 불안정한 구간은 장비가 접근하기 어려워 물을 충분히 뿌리기도 힘듭니다.
드론의 성능은 이렇습니다. 바람이 없을 때 기준으로 최대 12~15m 반경에 1분에 50ℓ의 물을 뿌립니다. 드론에 전원 케이블과 급수 호스를 직접 연결해 배터리와 물통 용량의 한계를 없앴고, 먼지 발생 위치가 바뀌면 원격으로 즉시 살수 범위를 조정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위험 구역에 들어갈 일을 줄이면서, 기존 살수차가 닿지 않던 구간까지 관리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드론만이 아닙니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의 통합 연구개발 조직인 HMG건설기술연구원은 인공지능·로보틱스를 활용한 안전·품질 향상과 휴먼에러(사람의 실수) 저감을 핵심 연구 분야로 추진 중입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디에이치 클래스트' 현장에서는 스마트 자재 운반 로봇이 실증 중이고, 어깨 근력을 보조하는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 '엑스블 숄더'도 도입했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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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산먼지
'날아서 흩어지는 먼지'라는 뜻으로, 공사장이나 철거 현장에서 공중으로 퍼지는 먼지를 말합니다. 주변 주민의 건강과 민원에 직결되기 때문에 법적으로 억제 의무가 있습니다. 물을 뿌려 먼지를 가라앉히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대책이라, 철거 현장에서 살수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웨어러블 로봇
옷이나 장비처럼 몸에 착용하는 로봇입니다. 무거운 자재를 반복해서 들어 올리는 작업자의 어깨나 허리 힘을 보조해, 근골격계 부상을 줄여줍니다. 사람을 대체하는 로봇이 아니라 사람의 몸을 지켜주는 로봇이라는 점이 특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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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8산업
해남 '국가AI센터' 첫 삽 떴다 … 2.5조 투입
한 줄로 말하면
2조5000억원짜리 국가 AI 컴퓨팅센터가 전남 해남에서 착공했습니다. AI 시대의 필수 자원인 GPU 1만5000장을 나라 차원에서 갖추는 사업입니다.
지난 3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해남 솔라시도 데이터센터 파크에서 열린 국가 AI 컴퓨팅센터 착공식에서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한준호·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배경훈
무슨 일이 있었나
생성형 AI 시대의 핵심 경쟁력인 초고성능 컴퓨팅 인프라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잇따라 들어섭니다. 지난 3일 해남 솔라시도 데이터센터 파크에서 총사업비 2조5000억원 규모의 국가 AI 컴퓨팅센터 착공식이 열렸습니다.
이 센터는 AI 모델 개발과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GPU(그래픽처리장치)* 같은 초고성능 컴퓨팅 자원을 국가 차원에서 구축하는 사업입니다. 왜 나라가 나설까요? AI 컴퓨팅 자원이 생성형 AI 경쟁의 핵심 요소로 떠올랐는데, 값비싼 GPU를 대량 확보하기 어려운 중소기업과 대학, 연구기관도 안정적으로 연산 자원을 쓸 수 있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 개인이 사기 힘든 고가 장비를 나라가 사서 빌려주는 공공 도서관, 다만 책 대신 AI 계산 능력을 빌려주는 도서관이라고 보면 됩니다.
규모를 봅시다. 정부는 2028년까지 첨단 AI 반도체 1만5000장 규모의 인프라를 구축하고, 완공 전인 2027년부터 일부 자원을 우선 공급합니다. 올해부터 2030년까지 2조원 이상이 투입되며, 향후 80㎿ 규모까지 단계적으로 확대됩니다. 80㎿는 일반 가정 약 8만~10만 가구가 동시에 쓸 수 있는 전력량입니다. 데이터센터가 얼마나 전기 먹는 하마인지 보여주는 숫자이기도 합니다.
운영은 민관 합작 특수목적법인(SPC)*인 한국AI컴퓨팅센터(KOACC)가 맡습니다. 삼성SDS를 비롯해 네이버클라우드, 삼성전자, 삼성물산, 카카오, KT,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등이 참여합니다. 정부 혼자도, 기업 혼자도 아닌 국가대표급 연합팀 구성입니다.
같은 날 무안청사에서는 또 다른 소식이 있었습니다. 장성군이 미국 AI 인프라 전문기업 AI 패브릭(AI Fabrik), 에이파사드와 20㎿ 규모 장성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입니다. 지난 1월 협약의 후속 절차로, AI 전용 데이터센터와 컴퓨팅 인프라 구축, 전력·용수 기반시설 확보, 글로벌 빅테크 기업 유치, 전문인력 양성까지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국가 인프라와 민간 인프라가 동시에 들어서면서, 이 지역이 아시아 AI 컴퓨팅 허브로 도약하겠다는 그림이 그려지고 있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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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U(그래픽처리장치)
원래는 게임 그래픽을 그리기 위해 만들어진 반도체인데, 단순한 계산을 수천 개씩 동시에 처리하는 능력이 AI 학습에 딱 맞아 AI 시대의 핵심 자원이 됐습니다. 최첨단 GPU는 한 장에 수천만 원을 호가하고 그마저 구하기 어려워, 'GPU를 몇 장 확보했느냐'가 국가와 기업의 AI 경쟁력을 가르는 시대입니다. 1만5000장이라는 숫자가 곧 이 센터의 위상입니다.
특수목적법인(SPC)
특정 사업 하나만을 위해 만들어지는 회사입니다. 이번처럼 여러 대기업과 지방자치단체, 정부가 함께 큰돈을 대는 사업에서는, 참여자들이 공동으로 SPC를 세워 그 회사가 건설과 운영을 전담하게 합니다. 책임과 지분 관계를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어 대형 인프라 사업의 표준 방식으로 쓰입니다.
🛍️ PART 5. 유통
A21유통
편의점도 외국인 관광객 특화 매장 '확' 늘린다
한 줄로 말하면
외국인 관광객이 편의점에서 돈을 쓰기 시작하자, 편의점들이 아예 '관광객 전용 매장'을 수백 개씩 늘리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편의점 하면 뭐가 떠오르나요? 삼각김밥, 컵라면 정도겠지요. 그런데 요즘 편의점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기념품을 팔고, 인공지능(AI)으로 통역을 해주고, 환전까지 해주는 '관광 거점'으로 변신하고 있습니다.
숫자부터 보겠습니다. 올해 1~7월 GS25 명동점의 외국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3.2% 늘었습니다. 작년 같은 기간에 100만원어치 팔았다면 올해는 323만원어치 팔았다는 뜻입니다. 광화문점은 269.9%로 더 크게 뛰었습니다. CU도 광화문·성수·서울역 인근 점포의 외국인 매출이 102.6% 늘어 두 배가 됐습니다.
더 놀라운 건 매출 비중*입니다. CU 명동역점은 전체 매출의 53%가 외국인 손님에게서 나옵니다. 이 편의점은 손님 지갑 기준으로 보면 이미 절반 이상이 '외국인 가게'인 셈입니다. 성수디저트파크점도 35%에 달합니다.
그래서 편의점들은 외국인 인기 상품과 관광 기념품을 모아놓은 관광 특화 매장*을 앞다퉈 늘리고 있습니다. 각 사의 확장 계획을 표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회사 특화 매장/매대 현재 → 연내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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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 관광상품 특화점 500여 곳 → 800여 곳 (부산·경주까지)
세븐일레븐 뉴웨이브 관광특화점 70여 곳 → 250여 곳
GS25 K스테이션 특화매대 87곳 → 100여 곳
말이 안 통하는 문제는 기술로 풉니다. CU는 70여 개 점포에 38개 언어를 통역해주는 AI 통역 서비스를 넣었습니다. CU 관계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외국인 관광객의 유입이 많은 입지를 중심으로 점진적으로 확대해 연내 100여 개 점포에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형마트도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의 상반기 외국인 매출은 13.2%, 이마트 용산점은 약 10% 늘었습니다. 서울역과 용산처럼 관광객이 몰리는 점포를 중심으로 외국인 편의시설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용어
본문에서 만난 용어, 다시 정리
전년 동기 대비
'작년의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라는 뜻입니다. 올해 1~7월 매출을 작년 1~7월 매출과 비교하는 식입니다. 왜 굳이 같은 기간끼리 비교할까요? 장사에는 계절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겨울 매출과 여름 매출을 비교하면 계절 탓인지 진짜 성장인지 알 수 없습니다. 경제 기사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비교 방식이니 꼭 익혀두세요.
매출 비중
전체 판 돈 중에서 특정 부분이 차지하는 비율입니다. 명동역점의 외국인 매출 비중 53%는, 하루 100만원을 팔았다면 그중 53만원을 외국인이 썼다는 뜻입니다. 🎒 피자 한 판에서 몇 조각을 누가 먹었는지 세는 것과 같습니다. 비중이 높을수록 그 손님이 끊기면 타격도 큽니다.
관광 특화 매장
평범한 편의점에 관광객이 원하는 것들을 특별히 더 갖춘 매장입니다. K푸드 인기 상품, 관광 기념품, AI 통역, 환전·환급 서비스까지 넣습니다. 🎒 같은 학교 매점이라도 운동장 옆 매점은 음료수를, 도서관 옆 매점은 간식을 더 갖다 놓는 것처럼, 손님 맞춤으로 상품을 바꾼 가게라고 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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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외국인 매출 증가율 '부산' 돋보였다
한 줄로 말하면
외국인 관광객의 백화점 쇼핑이 서울 명동을 넘어 부산으로 번지면서, 부산 점포의 외국인 매출 증가 속도가 서울을 앞지르기 시작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외국인 관광객의 쇼핑 하면 서울 명동이 공식이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이 공식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부산입니다.
올해 1~7월 롯데백화점의 외국인 매출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을 보겠습니다. 부산본점이 160%, 기장군 롯데몰 동부산점이 180%였습니다. 서울 명동에 있는 본점의 140%를 부산 두 점포가 모두 앞선 것입니다. 작년에는 부산본점 50%, 동부산점 75%였으니, 증가 속도 자체가 1년 만에 두세 배로 빨라졌습니다.
신세계도 비슷합니다. 서울 본점의 증가율이 238%로 가장 높긴 했지만, 부산 센텀시티점도 183%를 기록했습니다. 센텀시티점의 작년 증가율이 116%였던 것과 비교하면 상승세가 가팔라졌습니다. 심지어 상반기만 놓고 보면 센텀시티점(230%)이 명동 본점(220%)을 앞서기까지 했습니다.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은 138%, 강남구 삼성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134% 늘었습니다.
왜 하필 부산일까요? 백화점업계 관계자의 설명이 핵심을 짚습니다.
"명동은 이미 외국인 쇼핑 수요가 큰 상권인 반면 부산은 크루즈와 개별 관광객 유입이 늘면서 성장 여력이 부각되고 있다"
여기서 상권*이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사람이 모여서 장사가 되는 구역을 뜻합니다. 명동 상권은 이미 외국인으로 꽉 차서 더 늘어날 여지가 적은데, 부산은 이제 막 붐비기 시작해 늘어날 공간이 크다는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부산시 통계가 이를 뒷받침합니다. 올해 상반기 부산을 찾은 외국인은 242만629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3.9% 늘었습니다. 이들이 쓴 관광지출액은 5914억원으로 63% 늘어, 전국 평균 증가율(55%)을 웃돌았습니다. 사람도 늘었는데 1인당 쓰는 돈은 더 크게 늘어난 것입니다. 크루즈와 항공 노선이 확대되고, 바다 관광과 맛집 콘텐츠가 퍼진 덕분으로 분석됩니다.
쇼핑 방식의 변화도 한몫했습니다. 예전 외국인 관광객은 공항이나 시내의 면세점*에서 몰아서 쇼핑했습니다. 세금이 붙지 않아 싸게 살 수 있는 전용 매장이지요. 그런데 요즘은 면세점 대신 시내 백화점으로 들어와 패션·식품·명품을 직접 골라 사는 쪽으로 패턴이 바뀌고 있습니다. 백화점 입장에서는 굴러들어온 손님인 셈입니다.
그래서 백화점 3사는 외국인 전용 멤버십을 확대하고 해외 결제 서비스(페이) 혜택을 늘리는 등 관광객 유치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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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권
가게들이 모여 있고 손님이 오가는 상업 구역입니다. 같은 물건을 팔아도 어느 상권에 있느냐에 따라 매출이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 낚시터에 비유하면, 명동은 이미 낚시꾼이 빽빽하게 앉은 유명 포인트이고 부산은 물고기가 몰려들기 시작한 새 포인트입니다. 새 포인트일수록 '앞으로 더 잡을 여지', 즉 성장 여력이 크다고 평가받습니다.
면세점
외국인 관광객 등에게 세금(관세·부가가치세 등)을 빼고 물건을 파는 특별 매장입니다. 원래는 외국인 쇼핑의 중심지였는데, 이 기사에서 중요한 건 그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관광객이 면세점 단체 쇼핑 대신 백화점과 시내 매장에서 자기 취향대로 사는 쪽으로 옮겨가면서, 그 돈이 백화점 매출로 잡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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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 뷰티, 상반기 거래액 2.5배 증가
한 줄로 말하면
무신사가 직접 만든 초저가 화장품이 반년 만에 거래액을 2.5배로 불리더니, 이제 호주를 거쳐 중국까지 나갑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패션 쇼핑 앱으로 유명한 무신사가 화장품에서 큰 성과를 냈습니다. 주인공은 무신사 뷰티의 자체브랜드(PB)* '무신사 스탠다드 뷰티'입니다. 남의 브랜드 상품을 받아다 파는 게 아니라, 유통회사가 직접 기획해서 자기 이름을 붙여 파는 상품을 말합니다. 중간 단계가 줄어드니 값을 확 낮출 수 있습니다.
이 초저가 스킨케어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올해 상반기(1~6월) 온·오프라인 거래액*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약 153% 늘었습니다. 작년에 100억원어치 거래됐다면 올해는 253억원어치, 즉 2.5배가 됐다는 뜻입니다. 반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입니다.
국내에서 통했으니 다음은 해외입니다. 무신사 뷰티는 이달 호주 유통사 '더블유코스메틱'을 통해 시드니, 멜버른 등 주요 도시의 대형 쇼핑몰 50곳에 입점할 예정입니다. 이어 연내 중국 시장에도 진출해 글로벌 공략에 속도를 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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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브랜드(PB)
'Private Brand'의 약자로, 유통회사가 직접 만들어 자기 매장에서만 파는 브랜드입니다. 🎒 학교 매점이 유명 회사 빵을 떼다 파는 대신, 직접 빵을 구워 '우리매점빵'이라는 이름으로 파는 것과 같습니다. 제조사와 중간상인에게 줄 몫이 줄어드니 가격을 낮추면서도 남길 수 있습니다. '초저가인데도 돈이 되는' 비결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거래액
그 플랫폼에서 사고팔린 돈의 총합입니다. 무신사 같은 플랫폼 기업의 성적표에서 자주 쓰이는 숫자입니다. 주의할 점 하나. 거래액이 전부 회사 수익은 아닙니다. 🎒 벼룩시장 전체에서 오간 돈이 거래액이라면, 시장 주최자가 실제로 버는 돈은 그중 일부입니다. 그래도 거래액이 커진다는 건 그 판이 커지고 있다는 가장 직접적인 신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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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패션 전문관·대형 식품관…롯데백화점 노원점 싹 바뀌었네
한 줄로 말하면
롯데백화점 노원점이 17개월 동안 매장의 80%를 뜯어고쳤고, 그 결과 매출 15% 증가와 새 손님 5만명으로 답이 돌아왔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백화점을 1년 5개월 동안 공사한다면 어느 정도 규모일까요? 롯데백화점 노원점은 지난해 3월부터 17개월에 걸쳐 전관 리뉴얼*, 그러니까 건물 전체를 새로 단장하는 작업을 하고 4일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손님을 받으면서 구역을 하나씩 차례로 고치는 방식이었습니다.
규모가 만만치 않습니다. 전체 영업면적*, 즉 실제로 물건을 팔고 손님이 다니는 공간의 80%에 해당하는 약 1만평을 바꿨습니다. 사실상 새 백화점을 지은 것에 가깝습니다. 롯데백화점이 이렇게 크게 투자한 이유는 서울 동북권 노원 상권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봤기 때문입니다.
무엇이 들어왔을까요? 시작은 지난해 11월 문을 연 상권 최대 규모의 K패션 전문관이었습니다. 이어 스포츠 메가숍, 뷰티·주얼리 전문관이 차례로 들어섰습니다. 주류 특화 공간과 프리미엄 식료품점 '레피세리'를 앞세워 동북 상권 최대 규모의 프리미엄 식품관도 완성했습니다. 마지막 퍼즐은 1632㎡(약 500평) 규모의 프리미엄 푸드홀입니다. 전국 유명 맛집 25개 브랜드를 한자리에 모았습니다. 🎒 학교 축제 때 반마다 흩어져 있던 인기 부스를 강당 한 곳에 다 모아놓은 셈입니다.
효과는 이미 숫자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노원점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늘었고, 새로 찾아온 고객이 5만명을 넘었습니다. 특히 20~30대 고객의 매출이 25% 이상 늘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백화점의 고민이 늘 '젊은 손님이 안 온다'는 것이었는데, 공간을 바꾸니 젊은 손님이 돌아온 것입니다. 먼저 문을 연 K패션 전문관 매출은 35% 이상, 레피세리도 리뉴얼 이후 20% 이상 늘었습니다.
노원점은 재개장을 기념해 다음달 6일까지 프로모션을 단계적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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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관 리뉴얼
매장 한두 곳이 아니라 건물 전체를 새로 단장하는 것입니다. 백화점이 큰돈을 들여 이렇게 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온라인 쇼핑으로 살 수 없는 것, 즉 '가서 먹고 구경하고 경험하는 공간'을 팔아야 손님이 오기 때문입니다. 노원점이 맛집 푸드홀과 K패션 전문관에 힘을 준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리뉴얼 후 2030 매출이 25% 늘었다는 건 이 전략이 통했다는 증거입니다.
영업면적
백화점 건물에서 창고나 사무실을 뺀, 실제 판매와 손님 이용에 쓰이는 공간의 넓이입니다. '영업면적의 80%인 약 1만평을 리뉴얼했다'는 말은 손님이 밟는 공간 열 곳 중 여덟 곳이 새것으로 바뀌었다는 뜻입니다. 유통업계에서는 매장이 얼마나 큰지, 공사가 얼마나 대대적인지를 이 숫자로 가늠합니다.
🌍 PART 6. 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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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그린란드 압박에 덴마크, 징병제 대폭 확대 '왕위 2순위' 공주도 입대
한 줄로 말하면
러시아와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서 불안해진 덴마크가 군대를 크게 키우기 시작했는데, 그 첫 입대자 명단에 공주까지 들어 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덴마크가 3일(현지시간)부터 확 바뀐 징병제*를 시행했습니다. 징병제란 국민에게 의무적으로 군 복무를 시키는 제도입니다. 우리나라 남성들이 군대에 가는 것과 같은 방식이지요. 이날 약 1,600명의 신병이 새 제도에 따라 군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왜 갑자기 군대를 키울까요? 이유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러시아의 안보 위협입니다. 다른 하나는 뜻밖에도 동맹국인 미국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덴마크 땅인 그린란드를 미국에 병합*하겠다고 압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병합이란 한 나라가 다른 나라의 영토를 자기 것으로 합쳐버리는 것을 말합니다.
바뀐 내용을 보면 진심이 느껴집니다. 복무 기간은 4개월에서 11개월로 늘었습니다. 거의 세 배입니다. 만 18세 이상 여성도 징병 대상에 새로 들어갔습니다. 한 해 뽑는 인원도 지금의 약 5,000명에서 2033년까지 7,500명으로 늘립니다. 절반이나 더 뽑는 셈입니다.
이날 입대자 중에는 특별한 인물이 있었습니다. 프레데리크 10세 국왕과 호주 출신 메리 왕비의 장녀, 이사벨라 공주(19)입니다. 공주는 왕위 계승 서열* 2위입니다. 왕위 계승 서열이란 지금 왕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 때 누가 다음 왕이 되는지 정해 놓은 순서입니다. 서열 2위면 오빠인 크리스티안 왕세자 다음으로 왕이 될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독일 dpa통신은 공주가 배낭을 멘 채 밝은 표정으로 슬라겔세의 병영에 도착했다고 전했습니다.
공주라고 특별대우를 받을까요? 오히려 반대입니다. 공주는 근위 후사르 연대 소속으로 11개월을 꼬박 복무하는데, 일반 징집병이 받는 급여와 수당은 받지 않기로 했습니다. 복무 중 생활비는 부모, 그러니까 국왕 부부가 댑니다. 덴마크 왕실은 다른 유럽 왕실처럼 왕실 구성원이 군 복무를 하는 전통을 지켜 왔습니다. 오빠 크리스티안 왕세자도 징집병으로 복무를 마쳤고, 지난해에는 육군 소위 양성 과정을 시작했습니다.
주목할 대목이 하나 더 있습니다. 덴마크는 이달 말 사상 처음으로 징집병을 그린란드에 배치합니다. 100여 명 규모의 중대가 한 달간 현지에서 작전 임무를 수행하며 기존 직업군인과 교대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노리는 바로 그 땅에 병력을 보내는 것입니다. "그린란드는 우리 땅"이라는 메시지를 행동으로 보여주는 셈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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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병제
나라가 법으로 국민을 군대에 보내는 제도입니다. 반대말은 원하는 사람만 직업 군인으로 뽑는 '모병제'입니다. 유럽은 냉전이 끝난 뒤 대부분 징병제를 없애거나 줄였는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다시 되살리는 흐름입니다. 덴마크는 한발 더 나아가 여성까지 대상에 넣었습니다. 안보 불안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병합
한 나라가 다른 나라의 영토를 자기 영토로 삼는 것입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가져간 것이 대표 사례입니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인데,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와 자원을 이유로 미국이 가져야 한다고 여러 차례 말해 왔습니다. 동맹국끼리 나올 말은 아니어서 덴마크로서는 황당하면서도 심각한 위협입니다.
왕위 계승 서열
다음 왕이 될 순서를 미리 정해 놓은 명단입니다. 보통 국왕의 자녀가 태어난 순서대로 1위, 2위가 됩니다. 이사벨라 공주는 서열 2위, 즉 '예비 국왕 후보'인데도 일반 병사들과 똑같이 입대했습니다. 🎒 반에서 1등 하는 학생이 청소 당번을 빼먹지 않고 하는 모습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왕실이 특권 대신 의무를 앞세워야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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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베이다이허 회의 개막 "과학기술 강국 건설하자"
한 줄로 말하면
중국 최고 권력자들이 여름마다 바닷가 휴양지에 모여 나라의 큰 방향을 정하는 비밀 회의가 올해도 시작된 것으로 보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중국 공산당의 전직·현직 지도부가 여름휴가를 겸해 비공개로 나라의 중요한 문제를 논의하는 모임이 있습니다. 허베이성 친황다오시의 바닷가 휴양지 이름을 따서 베이다이허 회의*라고 부릅니다. 이 회의가 올해도 막을 올린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보인다'는 표현이 이상하지 않나요? 이 회의는 언제 시작하고 끝나는지 공식 발표가 없습니다. 대신 신호가 있습니다. 4일 신화통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권력 서열 5위인 차이치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서기처 서기가 전날 베이다이허에서 휴가 중인 전문가들을 찾아 격려했습니다. 상무위원은 중국을 실질적으로 이끄는 최고 지도부 몇 사람에게 주어지는 자리입니다. 이런 격려 방문 보도가 나오면 "아, 회의가 시작됐구나" 하고 바깥세상이 알아차리는 식입니다. 이 자리에는 스타이펑 중앙조직부장과 우정룽 국무원 비서장도 함께했습니다.
차이치 서기의 발언에서 올해 주제가 드러납니다.
"당 중앙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과 대변혁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입각해 '신시대 인재강국 전략'을 심도 있게 시행하고 있다."
이어서 그는 '15차 5개년 계획'*(2026~2030년)이 "과학기술·인재 강국 건설에서 난관을 돌파하고 장애를 극복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며, 과학자 정신을 드높여 사회주의 현대화에 공헌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5개년 계획이란 중국이 5년 단위로 세우는 국가 종합 발전 계획입니다. 15번째 계획이니 이 방식으로만 70년 넘게 나라를 운영해 온 셈입니다.
실제로 올해 회의에는 '15차 5개년 계획을 위한 전진'을 주제로 전략적 첨단기술 분야 전문가들이 초청됐습니다. 중국중앙TV 화면에는 세계적인 기후학자인 천더량 칭화대 교수의 모습도 잡혔습니다. 중국 공산당은 매년 여름 전문가들을 이 휴양지로 불러 고위 지도부와 함께 휴가를 보내게 합니다. 놀러 가는 모양새지만 사실상 국가 전략을 다듬는 자리입니다.
올해 회의에서는 10월에 열리는 5중전회*, 즉 제20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와 관련된 내용이 다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습니다. 5중전회의 주요 의제가 '당 중앙위원회에 대한 중앙정치국 업무 보고'와 '엄격한 당 관리'라는 점을 감안하면, 당 운영과 인사에 대한 의견 교환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즉 이번 여름 바닷가에서 오간 이야기가 가을에 공식 결정으로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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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다이허 회의
중국 전현직 최고 지도부의 여름 비공개 회의입니다. 공식 일정도, 회의록도 공개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전 세계가 주목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여기서 오간 논의가 가을 공식 회의에서 중국의 정책과 인사로 확정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 학교로 치면, 교장 선생님과 전직 교장 선생님들이 방학 때 조용히 모여 다음 학기 학교 방침을 미리 조율하는 자리와 비슷합니다.
상무위원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소속 위원을 말합니다. 14억 인구의 중국을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최정상 소수의 자리로, 기사에 나온 차이치는 그중 서열 5위입니다. 중국에서는 대통령 선거 대신 이 서열이 권력의 크기를 말해 줍니다.
15차 5개년 계획
중국이 5년마다 세우는 국가 발전 종합 계획의 15번째 판으로, 2026년부터 2030년까지를 다룹니다. 시장에 맡기기보다 국가가 목표를 정하고 자원을 몰아주는 중국식 운영 방식의 핵심 도구입니다. 이번 계획의 키워드가 '과학기술·인재 강국'이라는 점은, 미국과의 기술 경쟁에서 이기는 것을 국가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뜻입니다.
5중전회
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를 '전회'라고 부르는데, 한 지도부 임기(기수) 중 다섯 번째로 열리는 것이 5중전회입니다. 올해 10월 열리는 제20기 5중전회에서는 5개년 계획 같은 굵직한 안건이 공식 확정됩니다. 베이다이허가 '비공개 사전 조율'이라면 5중전회는 '공개 도장 찍기'에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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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 참수 전 마지막 기회 … 오늘 안에 해협 완전 개방하라"
한 줄로 말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참수 전 마지막 기회"라는 살벌한 말까지 써 가며 "내일까지 해협을 열고, 그다음엔 핵을 포기하라"고 몰아붙였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이란을 향해 초강경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백악관에서 열린 '군인 배우자 위원회 설립' 행정명령 서명식 뒤 취재진과의 문답에서였습니다. 그는 이란과 대화가 진행 중이라면서도, 우두머리를 제거한다는 뜻의 '참수(decapitation)'라는 표현까지 동원해 합의를 압박했습니다.
"'참수' 전에 마지막 기회를 주고 싶다. 여전히 계획은 그대로다.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대화의 모양새도 특이합니다. 미국과 이란이 마주 앉은 것이 아니라, 사이에 다리를 놓아주는 중재국*을 통해 접촉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카타르의 지지 속에서 이란의 요청으로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 외에도 수많은 국가 지도자가 참여하고 있으며, "그들 모두 마지막 기회를 주고 싶어했다"고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순서는 두 단계입니다. 1단계는 "내일(4일)까지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는 것"입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 입구의 좁은 바닷길로, 중동의 석유가 세계로 나가는 길목입니다. 이 문이 닫히면 세계 기름값이 출렁이기 때문에 미국이 가장 급하게 여기는 문제입니다. 2단계는 이란의 비핵화, 즉 핵무기와 핵 개발 능력을 완전히 포기시키는 것입니다. 급한 뱃길 문제부터 풀고, 그다음에 핵 협상으로 넘어가겠다는 구상입니다.
비핵화에 대해서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도 선을 분명히 그었습니다.
"이란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으며 나는 그 점에 있어 결코 입장을 바꾼 적이 없다."
그런데 여기에 묘한 장면이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왠지 모르게 이란은 협상을 하고 있을 때 '협상 중'이라고 말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때때로 몇 시간이고 대화를 나누고 있음에도 이를 부인하곤 한다"고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는 "이란 지도부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이중적"이라고 쏘아붙이기도 했습니다. 한쪽은 "우리 지금 대화 중"이라 하고, 다른 쪽은 "협의한 적 없다"고 하는 상황입니다. 협상 테이블에 앉아 있으면서도 앉아 있다는 사실 자체를 두고 다투는 셈입니다.
왜 이란은 부인할까요? 미국과 마주 앉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는 것 자체가 국내에서는 굴복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겉으로는 버티고 속으로는 대화하는, 벼랑 끝 협상의 전형적인 풍경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압박에도 이란이 어떤 답을 내놓을지는 아직 지켜봐야 하는 상황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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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재국
사이가 나빠 직접 못 만나는 두 나라 사이에서 말을 전하고 만남을 주선하는 제3의 나라입니다. 이번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카타르가 그 역할을 합니다. 🎒 싸운 두 친구가 서로 말을 안 하니, 양쪽 모두와 친한 친구가 쪽지를 대신 전해주는 것과 같습니다. 중재국이 있으면 "우리가 먼저 굽히고 들어간 게 아니다"라는 체면을 양쪽 다 지킬 수 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페르시아만과 바깥 바다를 잇는 좁은 바닷길입니다. 중동에서 생산된 석유를 실은 배들이 반드시 지나가야 하는 길목이라 '세계 경제의 목줄'로 불립니다. 이란은 이 해협에 붙어 있어서, 갈등이 생길 때마다 이곳을 조이는 카드를 씁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보다 해협 개방을 '1단계'로 앞세운 것도, 이 길이 막히면 당장 전 세계 기름값이 뛰기 때문입니다.
비핵화
핵무기와 그것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완전히 없애는 것을 말합니다. 무기만 버리는 게 아니라 우라늄 농축 시설 같은 개발 능력까지 포기해야 하기 때문에, 핵을 '최후의 보험'으로 여기는 나라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매우 어려운 요구입니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도 이 문제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인정한 것입니다.
🏛️ PART 7. 사회·정치
A1정치
검수완박 형소법 국무회의 통과…이 대통령 "사필귀정 필연적 조치"
한 줄로 말하면
70년 넘게 이어져온 "검사가 수사하는 시스템"이 공식적으로 끝났습니다. 이제 수사는 경찰이, 검사는 재판만 맡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8월 4일,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통과됐습니다. 국무회의는 대통령과 장관들이 모여 나라의 중요한 일을 최종 결정하는 회의입니다. 국회를 통과한 법률안도 이 회의를 거쳐야 정식으로 공포됩니다.
이번 개정의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검사가 직접 수사할 권한, 그리고 보완수사권*을 없앤 것입니다. 보완수사권이란 경찰이 수사를 마쳐 넘긴 사건에서 빠지거나 부족한 부분이 있을 때, 검사가 직접 다시 조사해 채워 넣던 권한입니다. 🎒 지금까지는 경찰이 만든 숙제를 검사가 검사하고 틀린 부분을 직접 고쳐줬다면, 이제 검사는 빨간펜을 완전히 내려놓는 셈입니다.
그럼 검사는 뭘 하냐고요? 공소* 제기와 유지만 남습니다. 공소란 "이 사람을 재판에 넘겨서 처벌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하는 것입니다. 즉 수사는 경찰이 전부 하고, 검사는 재판정에서 유죄를 입증하는 역할만 하게 됩니다. 1954년 이후 70여 년간 이어져온 형사사법 체계가 통째로 바뀌는 것입니다.
이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수십 년 동안 검찰은 비정상적 시스템 아래 무소불위로 권한을 악용하며 별건수사·표적수사를 관행처럼 되풀이했다. 수사와 기소 분리는 이런 비정상적 시스템을 정상화하는 첫출발이자 모든 권력 기관을 국민의 통제 아래 두겠다는 사필귀정의 필연적 조치다."
사필귀정은 "일은 반드시 옳은 길로 돌아간다"는 뜻의 옛말입니다. 야당은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구했지만, 이 대통령은 "위헌이라거나 국회 입법권을 부정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라고 보기는 힘들다"며 거절했습니다. 거부권은 대통령이 국회가 만든 법률에 "다시 논의해 달라"며 되돌려보낼 수 있는 권한입니다.
검찰이 하던 큰 사건 수사는 새로 생기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넘겨받습니다. 정부는 이날 중수청 정원을 2,874명으로 확정했습니다. 수사관 2,567명에 일반직 공무원 307명입니다. 관련 규정은 5일부터 10일까지 입법예고(새 규정을 시행하기 전에 미리 공개해 국민 의견을 받는 절차)됩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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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회의
대통령이 의장, 국무총리가 부의장인 정부 최고 심의기구입니다. 법률안·예산안·시행령 같은 중요 사항이 모두 여기를 거칩니다. 국회가 법을 만들어도 국무회의 의결과 공포를 거쳐야 실제로 효력이 생기기 때문에, "국무회의 통과"는 그 법이 사실상 확정됐다는 뜻입니다.
보완수사권
경찰이 넘긴 사건 기록에 구멍이 있을 때 검사가 직접 메꾸던 권한입니다. 🎒 건축 감리사가 부실 공사를 발견하면 직접 망치를 들고 고치던 것과 비슷합니다. 이제 감리사(검사)는 "여기 고쳐 오세요"라고 시공사(경찰)에 돌려보내는 것만 가능합니다. 이 권한이 사라지면 사건 처리가 꼼꼼해질지, 오히려 구멍이 그대로 재판까지 갈지가 논쟁의 핵심입니다.
공소
검사가 법원에 "이 사람을 재판해 주세요"라고 정식으로 요청하는 행위입니다. 흔히 말하는 '기소'와 같은 말입니다. 이번 개정으로 검사의 일은 사실상 이것 하나로 좁혀졌습니다.
거부권
정식 이름은 '재의요구권'입니다. 대통령이 국회가 통과시킨 법률안에 서명을 거부하고 되돌려보내는 권한입니다. 이번엔 여당이 만든 법을 여당 출신 대통령이 심사하는 구조였으니, 거부권 행사 가능성은 처음부터 낮았습니다.
중대범죄수사청
검찰이 하던 부패·경제 등 굵직한 범죄 수사를 넘겨받는 새 수사기관입니다. 올해 10월 2일 문을 열 예정이고, 정원은 2,874명입니다. 이 신문 뒤쪽(A29면)에 이 조직의 준비 상황을 다룬 기사가 여럿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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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6정치
"경찰 수사 독점·비대화 우려 … 제도 정비 등 후속조치 필요"
한 줄로 말하면
경찰에 수사권을 몰아준 바로 그날, 대통령이 "그런데 경찰, 믿어도 되나?"라고 물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서명한 당사자인 이재명 대통령이, 같은 자리에서 경찰에 대한 걱정을 쏟아냈습니다. 법을 통과시키면서 동시에 그 법의 부작용을 경고한 셈이니, 꽤 이례적인 장면입니다.
"이제 경찰이 엄청난 권한을 갖게 되는데, 과연 앞으로 안전할까 하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경찰의 수사권 독점과 비대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제도 정비 등의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
대통령은 개인 경험까지 꺼냈습니다. "저도 변호사를 오랜 세월 했지만, 검찰은 물론이고 경찰 수사도 못 믿겠더라"며 "(경찰이 수사를 잘못해서)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거나 반대로 피해자가 가해자처럼 돼 감옥에 가는 경우도 있더라"고 꼬집었습니다. 최근 경찰 내부 감싸기 논란(장윤기 사건 등)이 불거진 상황이라, 문제가 계속되면 법을 또 고칠 수 있다는 예고로 읽힙니다.
수사를 잘못한 경찰에 대한 처벌도 세게 하라고 주문했습니다. "최소한 해임·파면*을 하거나 영구적으로 수사를 못하게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말인데, 해임과 파면은 공무원을 조직에서 쫓아내는 가장 무거운 두 가지 징계입니다.
흥미로운 대목이 하나 더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원래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남겨둬야 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즉 이번 법이 자기 생각과 100%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거부하지 않은 이유로 삼권분립*을 들었습니다. "상대의 권한 행사 자체가 삼권분립에 위배된다고 해야 상대의 권한을 부정할 수 있다는 게 헌법학계의 의견"이라는 논리입니다. 쉽게 말해, 내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만으로 국회가 만든 법을 거부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한편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겸 대표 직무대행은 "국민의힘은 국민 중심의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가 첫발을 떼기도 전부터 재를 뿌리는 데 급급하다"고 야당을 비판했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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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임·파면
공무원 징계 중 가장 무거운 두 단계입니다. 둘 다 조직에서 쫓겨나는 건 같지만, 파면이 더 셉니다. 파면은 퇴직금(연금)까지 크게 깎이고 5년간 공무원이 될 수 없으며, 해임은 3년간 재임용이 제한됩니다. 대통령이 이 단어를 콕 집었다는 건 "경고장 주고 끝내지 말라"는 뜻입니다.
삼권분립
나라의 권력을 입법(국회)·행정(정부)·사법(법원) 셋으로 나눠 서로 견제하게 하는 원칙입니다. 이 기사에서는 반대로 쓰였다는 점이 재미있습니다. 보통은 "권력이 서로를 막는" 논리인데, 대통령은 "국회의 입법을 행정부가 함부로 막으면 안 된다"는, 즉 견제를 자제하는 근거로 삼권분립을 인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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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6정치
경찰수뇌부에도 수사권 부여 … 법조계 "공룡경찰 견제수단 만들어야"
한 줄로 말하면
야당이 조문을 검토할 새도 없이, 경찰 최고위 간부에게까지 수사권을 주는 조항이 슬쩍 들어갔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이번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뜻밖의 내용이 들어 있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원래 수사권은 경찰의 중간급 간부까지만 갖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개정된 법 제197조는 "경위 계급 이상의 모든 경찰"에게 수사권을 줬습니다. 경찰 계급은 아래처럼 사다리로 돼 있는데, 기존에는 위쪽 끝(경무관 이상)이 잘려 있었다면 이제는 꼭대기까지 전부 수사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순경 → 경장 → 경사 → [경위] → 경감 → 경정 → 총경 → [경무관] → 치안감 → 치안정감 → 치안총감
↑ 여기부터 ↑ 예전엔 여기까지만
수사권 시작 수사 가능했음 → 이제 꼭대기까지 전부 가능
왜 원래는 꼭대기를 잘라뒀을까요? 1954년 법을 만들 때, 경찰 최고위 간부는 정치권과 인사권자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으니 수사에서 빼자는 취지였습니다. 그래서 경무관 이하의 사법경찰관*만 수사를 맡게 했습니다. 사법경찰관이란 범죄 수사를 할 법적 자격이 있는 경찰관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경찰이라고 다 수사권이 있는 게 아니라, 법이 정한 계급과 직위에 있어야 합니다.
경찰 고위 간부 출신인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의 우려는 이렇습니다.
"경무관 이상에 대해서는 인사를 청와대가 직접 하게 되니, 대통령이 인사권을 행사하는 최고위급 간부들에게는 수사에 대한 권한을 맡기지 말자는 뜻이었다. 이제 대통령이나 여당이 시키는 수사를 경찰들이 나서서 하게 될 수도 있다."
이 조항이 들어간 과정도 논란입니다.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위에서 "직전에 회의 주제 안건을 바꿔치기한다"며 "3박4일 동안 97개 조문을 개정하면서 요구했던 게 '제발 조문을 검토할 시간적 여유를 달라'는 것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법제사법위원회는 법률안의 문구와 체계를 최종 심사하는 국회 상임위원회로, 여기서 다듬어진 조문이 그대로 본회의로 갑니다.
여당의 해명은 다릅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회의록에서 "국가수사본부 등에서 지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목소리를 수용해서 이렇게 정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찰 측도 "1954년 당시엔 경찰 계급이 경무관까지만 있었다"며 없던 권한이 새로 생긴 게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개정법은 오는 10월부터 시행돼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사라집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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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경찰관
'수사할 법적 자격을 부여받은 경찰'이라는 뜻입니다. 조서를 작성하고, 압수수색을 하고, 피의자를 조사하는 일은 사법경찰관만 할 수 있습니다. 이번 개정으로 그 범위가 "경위 이상 전부"로 넓어진 것이 논란의 핵심입니다. 범위가 넓어지는 것 자체보다, 대통령이 인사권을 쥔 최고위 간부까지 포함됐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됩니다.
법제사법위원회
줄여서 '법사위'라고 부릅니다. 모든 법률안이 본회의에 가기 전 마지막으로 거치는 관문이라 '국회의 병목'으로도 불립니다. 🎒 공항 출국심사대와 같아서, 여기서 무엇이 통과되는지를 꼼꼼히 보지 못하면 비행기(본회의)에 무엇이 실렸는지 아무도 모르게 됩니다. 이번 197조 논란이 바로 그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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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6정치
야당 "세금으로 집값 못잡고 국민만 잡아"… 여당 일각도 우려
한 줄로 말하면
정부의 부동산 증세안에 야당은 "이사금지법"이라며 총공세를 폈고, 여당 안에서도 "나쁜 법안"이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정부가 내놓은 2026년도 세제개편안을 두고 정치권이 발칵 뒤집혔습니다. 국민의힘은 "세금으로 집값을 잡을 수 없다"며 총공세에 나섰고, 더불어민주당 안에서도, 특히 서울 지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부동산 민심이 나빠질까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대통령 개인을 정면으로 겨냥했습니다.
"대통령은 장기보유특별공제* 등 온갖 세제 혜택을 다 받고 편법적인 집주인 대출까지 해가며 분당 아파트를 29억원에 팔았다. 그래놓고 무주택자가 되자마자 국민에게 세금 폭탄을 안겼다."
장기보유특별공제란 집을 오래 갖고 있다가 팔면 양도 차익에 대한 세금을 깎아주는 제도입니다. 장 대표는 이어 "잡으라는 집값은 못 잡고 집 가진 국민만 잡겠다는 것"이라며 "헌법이 보장하는 거주 이전의 자유에 세금으로 족쇄를 채운 이사금지법"이라고 성토했습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세금의 구조를 문제 삼았습니다. 부동산 세금은 크게 보유세(집을 갖고 있는 동안 매년 내는 세금)와 거래세(집을 사고팔 때 내는 세금)로 나뉩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보유세를 높이려면 거래세는 낮추라"고 권고하는데, 이번 개편안은 둘을 동시에 올렸다는 것입니다. 정 원내대표는 이를 "최악의 증세"라고 불렀고, 오세훈 서울시장도 "집을 사도 세금, 팔아도 세금인 '세금 지옥'만 심해질 우려가 크다"고 가세했습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다른 각도에서 비판했습니다. 이번 개편안이 조세 지출*, 즉 청년·중산층·중소기업에게 주던 세금 감면을 대거 없앴다는 것입니다. 그는 "정권이 세금을 걷어서 배급하겠다는 사회주의식 발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여당의 반응이 흥미롭습니다. 지도부는 "성장과 민생을 위한 조세 정상화"라고 평가하면서도 "정부안은 국회 논의의 출발점"이라며 한발 물러섰습니다. 한병도 원내대표 겸 대표 직무대행은 "국회 심의 과정에서 보완할 부분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겠다"고 했고, 한정애 정책위의장도 "세 부담의 급격한 변동으로 파생될 문제를 최소화하겠다"고 했습니다. 심지어 민주당 이소영 의원은 "나쁜 법안"이라고까지 표현했습니다. 정부가 만든 안을 여당이 "출발점일 뿐"이라고 하는 것 자체가, 이 안이 그대로 통과되기 어렵다는 신호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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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세 / 거래세
보유세는 재산세·종합부동산세처럼 집을 '갖고 있는' 대가로 매년 내는 세금이고, 거래세는 취득세·양도소득세처럼 집을 '사고팔 때' 내는 세금입니다. 🎒 보유세는 헬스장 월 회비, 거래세는 입장할 때와 나갈 때 내는 출입비와 같습니다. 회비를 올리면 출입비는 낮춰야 사람들이 드나들 수 있는데, 둘 다 올리면 아예 드나들기를 포기하게 됩니다. 그래서 "거래가 얼어붙는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입니다.
장기보유특별공제
한 집에 오래 살수록 집을 팔 때 세금을 깎아주는 제도입니다. 투기가 아니라 실거주였다는 점을 인정해주는 취지입니다. 야당은 대통령이 본인은 이 혜택을 받아 분당 아파트를 29억원에 팔았으면서 국민의 혜택은 줄였다는 점을 공격 포인트로 삼았습니다.
조세 지출
정부가 돈을 직접 쓰는 대신 "세금을 깎아주는" 방식으로 지원하는 것을 말합니다. 걷을 수 있는 세금을 안 걷는 것이니 사실상 지출과 같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습니다. 이걸 없애면 정부 곳간은 늘지만, 감면 혜택을 받던 청년·중소기업의 부담은 그만큼 늘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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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6정치
일본방위백서 "독도는 일본땅"…외교부, 주한일본공사 초치
한 줄로 말하면
일본이 올해도 어김없이 방위백서에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썼고, 한국은 외교부와 국방부가 동시에 일본 외교관을 불러들여 항의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일본 정부가 4일 발표한 방위백서*에 또다시 독도 영유권 주장을 담았습니다. 방위백서란 일본 정부가 매년 펴내는 국방 정책 보고서로, 자국의 안보 상황과 군사 방침을 정리한 공식 문서입니다. 여기에 쓰인 내용은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으로 간주됩니다.
일본은 백서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우리나라(일본) 고유 영토인 북방영토(쿠릴열도 4개 섬의 일본식 지칭)와 다케시마(일본이 독도를 부르는 이름) 영토 문제가 여전히 미해결 상태로 존재한다."
한국 정부는 즉각 대응했습니다. 외교부는 주한일본대사관 인사를 초치*해 항의했습니다. 초치란 상대국 외교관을 자국 정부 청사로 불러들여 공식적으로 항의하는 외교 행위입니다. 전화나 서면 항의보다 수위가 높은, "직접 와서 들으라"는 방식입니다.
같은 날 국방부도 따로 움직였습니다. 나가요시 다케시 주한일본대사관 방위주재관(항공자위대 소속 군인)을 불러 잘못된 방위백서를 즉각 바로잡으라고 촉구했습니다. 외교 라인과 국방 라인이 동시에 항의한 것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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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백서
일본 방위성이 매년 내는 국방 보고서입니다. 문제는 이 문서에 독도 영유권 주장이 매년 반복해서 실린다는 점입니다. 일본 입장에서는 "매년 쓰던 대로 쓴 것"이지만, 한국 입장에서는 매년 새로 항의하지 않으면 침묵이 동의로 해석될 수 있어 그냥 넘어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매년 여름, 발표와 초치가 연례행사처럼 반복됩니다.
초치
외교관을 "불러들이는" 것입니다. 🎒 학교로 치면 교무실로 호출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항의 서한만 보내는 것보다 격이 높고, 대사를 아예 본국으로 소환하는 것보다는 낮은, 외교적 불쾌감 표시의 중간 단계입니다. 이날은 외교부와 국방부가 각각 초치했으니 이중 항의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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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6정치
스틸 주한미국대사, 조현 장관 만나 한미 현안 논의
한 줄로 말하면
새 주한미국대사가 첫 공식 행보를 시작했는데, 정식 취임 절차가 끝나기 전이라 말을 최대한 아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미셸 스틸 주한미국대사가 서울 부임 후 처음으로 외교부를 찾았습니다. 4일 서울 세종로 외교부 청사에서 강상욱 외교부 의전장에게 신임장* 사본을 제출한 것입니다. 신임장이란 "이 사람을 우리나라 대사로 보낸다"는 것을 파견국 정상이 보증하는 공식 문서입니다. 대사는 이 문서를 주재국 정상에게 정식으로 바쳐야(이를 '제정'이라고 합니다) 완전한 자격으로 활동할 수 있습니다.
이어 스틸 대사는 조현 외교부 장관을 예방*했습니다. 예방이란 인사를 하기 위해 웃어른이나 상대를 찾아가는 공식 방문을 말합니다. 이 자리에서 부임 인사를 하고 한미 관계 발전 방안을 논의하는 상견례가 이뤄졌습니다. 부임 때 함께 입국한 남편 숀 스틸 변호사와 동행해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재미있는 건 스틸 대사가 취재진 질문에 한마디도 답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왜일까요? 아직 이재명 대통령에게 신임장을 정식으로 제정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절차가 끝나기 전에 민감한 현안을 언급하는 것을 피하려는, 신중한 행보로 풀이됩니다.
이날 첫 회동에서는 개별 현안보다 한미 관계 강화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한미 관세·안보 협상 △한국의 대미투자 전략 △쿠팡 사태 △기업인·유학생 미국비자 문제 같은 굵직한 현안이 거론됐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박두순 외교부 대변인은 "스틸 대사는 한미동맹과 한미 관계에 대한 많은 이해와 식견을 갖고 있다"며 기대를 표했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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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장
대사의 '임명 보증서'입니다. 절차가 2단계인 점이 포인트입니다. 먼저 사본을 주재국 외교부에 내면 실무 활동을 시작할 수 있고, 원본을 주재국 정상에게 정식 제정해야 완전한 대사 자격이 됩니다. 🎒 합격 통지서를 받고 출근은 시작했지만, 아직 사장님과의 임명장 수여식은 안 한 상태라고 보면 됩니다. 스틸 대사가 기자들 앞에서 입을 닫은 이유가 바로 이 '수여식 전'이라는 상태 때문입니다.
예방
공식적인 인사 방문을 가리키는 외교·의전 용어입니다. 업무 협상을 하러 가는 것이 아니라 "부임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라는 관계의 첫 단추를 끼우는 자리입니다. 뉴스에서 "예방했다"는 표현이 나오면 실질 협상보다는 상견례 성격이 강하다고 읽으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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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6정치
정 "명청대전 프레임은 비겁" … 김 "6·3지선 공천서 잡음 많아"
한 줄로 말하면
민주당 당대표 자리를 놓고 초박빙 승부가 벌어지자, 후보들이 전체 당원의 30%가 몰려 있는 호남으로 총출동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더불어민주당의 8·17 전당대회가 뜨겁습니다. 전당대회란 당의 대표와 지도부를 뽑는 정당의 최대 행사입니다. 이번 선거는 전국을 돌며 지역별로 투표하는 순회경선 방식으로 진행 중인데, 지난주 충청권과 부산·울산·경남에서 정청래·김민석 두 후보가 초박빙 접전을 벌였습니다. 그러니 15일에 열리는 호남 경선이 사실상 승부처가 됐습니다. 호남은 민주당 당원의 30%가 밀집한 최대 텃밭이기 때문입니다.
정청래 후보는 4일 오전 전남광주 북구 말바우시장을 찾아 포문을 열었습니다.
"있지도 않은 '명청대전'이라는 프레임을 씌워 상대 후보를 공격하는 것은 대단히 비겁한 행위다."
'명청대전'이란 이재명(명) 대통령 측과 정청래(청) 후보가 대립한다는 구도를 말하는데, 그런 대립 자체가 없다는 반박입니다. 정 후보는 김 후보가 제기한 '신천지 전당대회 개입설'에 대해서도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이후 지체장애인협회, 소방공무원, 광주개인택시조합을 잇달아 만나며 민심을 훑었습니다.
김민석 후보는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예정됐던 인천 일정을 취소하고 이틀째 전북에 머물며 남원, 정읍, 김제, 부안, 익산을 도는 강행군을 펼친 것입니다. 그는 형사소송법 논란에 대해 "보완수사권 폐지가 불가피하다고 일찍부터 생각했고 지난 5월 이전에 끝내려고 노력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6·3 지방선거의 공천* 과정을 두고 정 후보를 겨냥했습니다. 공천이란 정당이 선거에 내보낼 후보를 공식 지명하는 것입니다. 김 후보는 "제가 과거에 공천 제도도 설계하고 참여도 해봤는데 이번에는 소리가 좀 많이 났던 케이스인 거 같다"고 꼬집었습니다.
송영길 후보도 전남광주 화순과 나주를 돌며 가세했습니다. 그는 두 후보의 갈등 구도가 소모적이라고 지적하면서, 화순 주민 토크에서 솔직한 출마의 변을 내놨습니다. "사실 정청래 후보가 출마하지 않았다면 굳이 나와야 할까 고민했을 텐데, 나온다고 하는 바람에 출마했다"는 것입니다. 아직 제주·인천, 강원·대구·경북 경선이 남아 있지만, 세 후보 모두 호남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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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대회
정당의 '총회'입니다.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뽑는데, 당대표는 다음 선거의 공천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리라 당내 권력의 정점입니다. 그래서 전당대회는 단순한 대표 선출을 넘어 당의 노선과 계파 지형이 재편되는 계기가 됩니다.
순회경선
한 번에 전국 투표를 하지 않고, 지역을 돌며 차례로 투표하고 결과를 발표하는 방식입니다. 🎒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매주 지역 예선 결과가 공개되는 것과 비슷합니다. 앞 지역의 결과가 다음 지역 표심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당원이 가장 많은 호남에서 이기면 '대세론'을 탈 수 있습니다.
공천
정당이 "이 사람이 우리 당의 공식 후보"라고 도장을 찍어주는 것입니다. 민주당 강세 지역에서는 공천이 곧 당선이나 다름없어서, 공천권을 누가 쥐느냐가 당내 권력 다툼의 핵심이 됩니다. 김 후보가 "공천에서 소리가 많이 났다"고 말한 것은 그 과정이 공정하지 않았다는 뉘앙스의 공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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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4사회
전미경영학회 '2035년 서울 개최' 추진
한 줄로 말하면
세계 최대 경영학 행사를 아시아 최초로 서울에 유치하려는 도전이 시작됐습니다. 경쟁 상대는 싱가포르, 홍콩, 도쿄입니다.
양희동 위원장
무슨 일이 있었나
한국 경영학계가 전미경영학회(AOM) 연례회의의 서울 유치에 본격적으로 나섰습니다. AOM 연례회의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경영학 행사입니다. 지난 2일(현지시간) 제86회 연례회의가 열린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국내 경영학계가 서울 유치위원회* 발대식을 열었습니다. 유치위원회란 국제 행사를 자기 도시로 끌어오기 위해 꾸리는 전담 조직입니다.
양희동 공동유치위원장(전 한국경영학회장)은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한국이 연례회의를 유치할 경우 아시아 첫 개최지라는 의미가 있다. 한국 경영학의 학문적 위상은 물론이고 산업 경쟁력과 K브랜드를 전 세계에 알리는 국가적 프로젝트가 될 것이다."
목표 시점은 2035년이지만, 앞당겨질 수도 있습니다. 개최지는 현재 2030년까지 확정돼 있고, 통상 6~7년 전에 정해집니다. 2031년은 미국 도시가 유력하고 2032년은 미정인데, 만약 AOM이 2032년을 아시아 개최로 정한다면 유치위는 도전 시기를 2032년으로 당기는 방안도 추진합니다.
경쟁 구도는 이미 짜였습니다. 양 위원장은 "후보 도시는 서울과 함께 싱가포르, 홍콩, 도쿄가 1차로 선정됐다"며 "여러 조건상 한국의 경쟁력이 상당하다"고 강조했습니다. AOM 집행부는 오는 12월 서울을 찾아 실사*를 진행합니다. 실사란 서류만 보지 않고 직접 현장에 가서 시설·교통·숙박 같은 조건을 눈으로 확인하는 절차입니다. 최종 선정은 내년 하반기로 전망됩니다.
지원 세력도 탄탄합니다. 서울대, 고려대, KAIST 등 8개 대학이 참여하고, 한국경영학자협회 등 관련 학회들도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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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위원회
올림픽이나 엑스포를 떠올리면 쉽습니다. 국제 행사를 데려오려면 정부·학계·기업이 한 팀이 되어 "우리 도시가 왜 최적지인지"를 증명해야 하는데, 그 사령탑이 유치위원회입니다. 발대식을 개최지 결정 9년 전에 열었다는 건 그만큼 준비 기간이 긴 장기전이라는 뜻입니다.
실사
'실제로 조사한다'는 뜻입니다. 🎒 자취방을 계약하기 전에 직접 가서 수압을 틀어보고 곰팡이를 확인하는 것과 같습니다. 12월 AOM 집행부의 서울 방문이 사실상의 면접시험인 셈이라, 이 실사 결과가 내년 하반기 최종 결정을 크게 좌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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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8사회
"기초학력부터 다시 세워 경남교육 살릴 것"
한 줄로 말하면
12년 만에 당선된 보수 성향 경남교육감이 "AI 교육보다 읽기·쓰기가 먼저"라며 기초학력 재건을 선언했습니다.
권순기 경남교육감이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교육 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경남교육청
무슨 일이 있었나
권순기 경남교육감(67)이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교육 철학을 밝혔습니다. 그는 12년 만에 나온 보수 성향 교육감입니다. 서울대 화학교육과를 졸업하고 경상국립대 교수와 총장을 지낸 그의 진단은 명확합니다.
"인공지능(AI)과 미래 교육도 중요하지만, 읽기·쓰기와 사고력 같은 기본기를 다시 세우는 일이 더 시급합니다. 무너진 기초학력을 바로잡는 것이 교육의 출발점입니다."
그가 가장 심각하게 보는 문제는 문해력* 저하입니다. 문해력이란 글을 읽고 그 뜻을 제대로 이해하는 능력입니다. 권 교육감은 "초등학교에서 갖춰야 할 기초학력이 부족하면 중학교 수업을 따라가기 어렵고, 그 결손은 고등학교까지 이어진다"며 "고등학교를 졸업했는데도 문해력이 과거 초등학생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 구구단이 안 되는데 방정식을 가르치면 수업 시간이 통째로 암호 해독 시간이 되는 것과 같습니다.
해법으로 내세운 것이 '경남형 기초학력 보장제'입니다. 학생별 성취 수준을 정밀하게 진단해 맞춤형 학습을 지원하고, 기초학력 전담교사와 AI 진단평가로 학습 결손을 조기에 발견한다는 구상입니다. 학습이 부진한 학생에게는 '100시간 몰입캠프'를 운영해 스스로 공부하는 힘을 되살리겠다는 계획도 세웠습니다. 그는 기초학력이 "학생을 줄 세우기 위한 것이 아니라 모든 아이가 다음 단계의 배움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최소한의 교육 안전망"이라며, 공교육*이 반드시 책임져야 할 영역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공교육이란 국가가 세금으로 운영하는 학교 교육을 말합니다. 학원(사교육)에 기대지 않아도 학교만으로 기본 학력이 보장돼야 한다는 뜻입니다.
AI를 버리자는 건 아닙니다. AI는 교육의 목적이 아니라 도구라는 게 그의 입장입니다. 전임 교육감 시절 만들어진 AI 플랫폼 '아이톡톡'은 전면 개편을 예고했습니다. "현재 아이톡톡은 기존에 축적된 데이터를 분석하는 단순한 인공지능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앞으로는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학생 질문에 답하고 수준별 맞춤 학습을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바꾸겠다는 것입니다. 생성형 AI란 챗GPT처럼 질문에 스스로 답을 만들어내는 인공지능을 말합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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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해력
글자를 읽는 것과 글을 이해하는 것은 다릅니다. 문해력은 후자입니다. "사흘"을 4일로 알거나, 계약서·안내문을 읽고도 무슨 뜻인지 모르는 것이 문해력 부족의 사례입니다. 모든 과목의 교과서가 '글'로 되어 있으니, 문해력이 무너지면 수학·과학까지 도미노처럼 무너집니다. 그래서 교육감이 이것을 첫 번째 과제로 꼽은 것입니다.
공교육
국가가 책임지는 학교 교육입니다. 반대말은 사교육(학원·과외)입니다. "학력은 공교육이 반드시 책임져야 할 영역"이라는 말은,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을 학원에 맡기지 않고 학교가 전담교사와 예산으로 직접 끌어올리겠다는 선언입니다.
생성형 AI
기존 데이터를 분석·분류만 하는 AI와 달리, 질문을 받으면 새로운 답을 직접 만들어내는 AI입니다. 교육에 적용하면 학생마다 다른 질문에 다른 설명을 해주는 '1대1 과외 선생님' 역할이 가능해집니다. 아이톡톡 개편의 방향이 바로 이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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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8사회
부산시 팔 걷었지만 … 청년 일자리 사업 쉽지않네
한 줄로 말하면
부산시가 29억원을 들여 청년 일자리 사업을 시작했지만, 정작 기업들이 외면해 목표의 38%밖에 못 채웠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부산시가 올해 6월부터 12월까지 국비와 시비 29억원을 들여 '사회연대경제 청년 일 경험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회연대경제란 이윤보다 지역 공동체와 사회적 가치를 앞세우는 경제 활동을 말합니다. 마을기업, 협동조합 같은 조직이 여기에 속합니다. 협동조합은 여러 사람이 돈을 모아 공동으로 소유하고 운영하는 회사 형태입니다.
사업 구조는 이렇습니다. 만 19세 이상 39세 이하 미취업 청년 189명을 이런 기업들과 연결해 현장 일 경험과 경력을 쌓게 해줍니다. 청년에게는 주 40시간 근무 기준 월 최대 234만원이 지급되고, 기업에는 청년 고용에 따른 4대 보험*료와 운영비 일부가 지원됩니다. 4대 보험이란 국민연금·건강보험·고용보험·산재보험, 즉 직장인이라면 의무적으로 가입하는 네 가지 사회보험입니다.
그런데 결과가 처참합니다. 실제 참여 청년은 73명, 목표의 약 38%에 그쳤습니다. 왜일까요? 청년이 없어서가 아니라 기업이 없어서입니다. 부산에는 마을기업 61곳과 협동조합 1,190곳, 합쳐서 1,251곳이 있는데, 두 차례나 지원 기간을 연장했는데도 참여 기업은 고작 35곳이었습니다. 🎒 100곳 중 3곳도 손을 들지 않은 셈입니다.
기업들의 속사정은 이렇습니다. 부산의 A협동조합은 참여를 검토하다 포기했는데, 지난해 비슷한 사업에서 오히려 업무 부담만 커졌기 때문입니다. 인건비를 지원받아도, 지원 사업으로 온 청년에게 적극적인 업무를 요구하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A협동조합 대표는 "수요·설문 조사부터 진행해 기업 친화적인 형태로 사업을 추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더 뼈아픈 지적도 나옵니다. 지역 수요를 조사하지 않은 채 정부 예산이 내려오자 부산시가 서둘러 사업을 밀어붙인 것 아니냐는 것입니다. 이광국 사회연대경제 부산협의회 공동대표는 "사업 기간이 반년 정도라 기업 입장에서는 신규 인력 교육 비용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고, 청년도 사회연대경제 업체보다는 다른 곳을 선호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짚었습니다. 부산시는 참여 기업을 다시 모집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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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연대경제
'돈벌이'와 '좋은 일' 사이에 있는 경제 영역입니다. 일반 기업은 이윤이 최우선이지만, 사회연대경제 조직은 지역 일자리, 취약계층 지원 같은 사회적 가치를 함께 추구합니다. 취지는 좋지만 규모가 작고 급여·성장성이 일반 기업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아, 이번 사업처럼 청년과 기업 양쪽 모두의 호응을 얻기 어려운 딜레마가 있습니다.
협동조합
조합원들이 출자금을 내고 1인 1표로 운영하는 회사입니다. 주식회사는 주식을 많이 가진 사람이 지배하지만, 협동조합은 돈을 많이 냈어도 한 표입니다. 부산에만 1,190곳이 있을 만큼 수는 많지만, 상당수가 소규모라 신입 인력을 교육할 여력이 부족합니다. 이번 사업 부진의 구조적 배경입니다.
4대 보험
국민연금(노후), 건강보험(의료), 고용보험(실직), 산재보험(업무 중 사고)의 묶음입니다. 직원을 한 명 뽑으면 회사가 보험료의 상당 부분을 부담해야 해서, 영세한 조직에는 채용의 큰 장벽입니다. 부산시가 이 보험료를 지원해주겠다고 했는데도 기업들이 움직이지 않았다는 것은, 돈 문제보다 더 깊은 이유(관리 부담, 짧은 사업 기간)가 있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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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9사회
검찰 수사 노하우 사장될판…대형사건 처리 공백 우려
한 줄로 말하면
검찰의 수사 기술을 물려받을 사람도, 새 수사관을 가르칠 교육 체계도 없이 중수청이 문을 열게 생겼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정부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의 조직 규모를 확정했지만, 정작 검찰과 경찰 내부에서는 "수사 노하우가 제대로 넘어갈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현직 검사와 검찰수사관이 얼마나 옮겨올지 불투명하고, 새로 뽑은 인력을 전문 수사관으로 키울 교육 체계도 없기 때문입니다.
검찰의 수사 역량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닙니다. 검사들은 형사부에서 경찰이 송치한 사건과 다양한 범죄 유형을 다루고, 공판부에서 재판 경험을 쌓은 뒤에야 특수·공안·강력부 같은 인지수사* 부서로 이동하는 단계를 밟아왔습니다. 용어를 풀면 이렇습니다. 송치는 경찰이 수사를 마친 사건을 검찰로 넘기는 것, 공판은 법정에서 진행되는 재판, 인지수사는 신고를 기다리지 않고 수사기관이 스스로 범죄 단서를 찾아내 시작하는 수사입니다. 🎒 요리사가 설거지부터 시작해 보조를 거쳐 주방장이 되듯, 검사도 단계를 밟아야 대형 수사를 지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발표된 중수청 직제안에는 신규 수사관의 교육·훈련과 순환근무 방안이 담기지 않았습니다. 외부에서 새로 뽑은 수사관을 부패·경제·마약 같은 고난도 수사에 곧바로 투입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한 현직 검사는 "형사사건 처리와 공판 경험이 없는 수사관에게 대형 인지수사를 맡기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인사 체계의 불확실성도 문제입니다. 중수청으로 옮긴 검사는 일반직 수사관으로 신분이 바뀌는데, 내년 4월 임용 특례가 끝난 뒤의 직급·보직·승진 경로가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한 검찰 관계자의 경고가 뼈아픕니다.
"제2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되지 않으려면 인력 구성과 교육 체계를 개청 전에 설계해야 한다. 조직만 비대해져 수사 성과를 내지 못하면 막대한 예산을 삼키는 '세금 먹는 공룡'으로 전락할 수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고위 공직자의 범죄를 수사하려고 2021년 만든 기관인데, 출범 후 수사 성과 부족 논란에 시달려 왔습니다. 그 전철을 밟지 말라는 것입니다. 경찰 쪽 우려는 또 다릅니다. 중수청 직제에 "다른 수사기관이 1차 수사한 사건의 보완수사를 담당하는 조직"이 포함돼 있어, 사실상 경찰 수사를 다시 들여다보는 기관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부패·경제·마약·사이버 범죄는 지금도 경찰이 전문 인력을 운영하는 분야라, 어느 기관이 어떤 사건을 맡을지 역할 분담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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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수사
신고·고소가 들어와서 하는 수사가 아니라, 수사기관이 스스로 "이거 수상한데?" 하고 파고드는 수사입니다. 대기업 비리, 정치자금, 대형 부패 사건이 대부분 여기서 나옵니다. 단서 포착부터 계좌 추적, 압수수색 타이밍까지 고도의 경험이 필요해서, 이 노하우가 끊기면 대형 사건 수사 자체가 어려워집니다. 이 기사의 '수사 공백' 우려가 바로 이것입니다.
송치
경찰이 수사를 마친 사건 기록과 증거를 검찰로 넘기는 절차입니다. 검사들은 이 송치 사건들을 처리하며 수천 건의 다양한 범죄를 간접 경험합니다. 이 과정이 수사 전문가를 키우는 훈련장 역할을 해왔다는 게 기사의 핵심 논지입니다.
공판
검사가 법정에서 증거를 제시하고 유죄를 입증하는 재판 과정입니다. 수사를 아무리 잘해도 공판에서 증거로 인정받지 못하면 무죄가 됩니다. 그래서 "재판에서 이기는 수사"를 알려면 공판 경험이 필수인데, 신규 수사관에게는 이 경험이 없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됩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줄여서 공수처. 판사·검사·고위 공무원 등의 범죄를 전담하려고 2021년 출범한 수사기관입니다. 기대와 달리 인력난과 성과 부족 논란이 이어져, 새 수사기관의 '반면교사'로 자주 인용됩니다. 검찰 관계자가 "제2의 공수처"라는 표현을 쓴 것은 최대한의 경고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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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9사회
두달 전에야 윤곽 드러낸 중수청…인력 충원도 청사도 '벼락치기'
한 줄로 말하면
개청까지 두 달도 안 남았는데, 정부는 이제야 조직도를 발표했고 검사들은 "굳이 왜 옮기냐"며 시큰둥합니다.
정부가 10월 출범하는 중대범죄수사청의 직제와 수사관 임용령 제정안을 오는 10일까지 입법예고한다. 사진은 서울 대검찰청 모습. 연합뉴스
무슨 일이 있었나
중대범죄수사청은 오는 10월 2일 문을 엽니다. 4일 행정안전부 중수청 개청준비단이 직제*와 수사관 임용령을 발표했습니다. 직제란 한 조직의 부서 구성, 정원, 계급 체계를 정한 규정, 쉽게 말해 '조직 설계도'입니다. 개청 두 달 전에야 설계도가 나온 셈이라 기사 제목처럼 '벼락치기'라는 말이 나옵니다.
핵심은 검사들을 어떻게 데려오느냐입니다. 현직 검사가 중수청 수사관이 되면 공무원 계급을 이렇게 보장해줍니다.
지검장급 → 1급
차장·부장검사급 → 2급
법조경력 10년 이상 → 3급
법조경력 10년 미만 → 4급 (최소 보장선)
이 계급 보장은 내년 4월 30일까지만 한시 적용됩니다. 또 검찰청 소속 검사·수사관은 본인이 원하면 별도 시험 없이 중수청으로 옮길 수 있는데, 이 통로는 2027년 4월 30일까지 열려 있습니다. 준비단은 "검찰청의 핵심 수사 인력과 수사 역량을 이전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현재보다 직급이나 처우가 불리하지 않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당근은 더 있습니다. 우수 수사관에게는 특별승진의 길을 열고, 6급 이하 수사관은 특별승진 비율을 30% 이상 유지한다는 방침입니다. 경찰·변호사·회계사 같은 외부 전문가는 경력경쟁채용시험*으로 뽑습니다. 신입 공채가 아니라 경력자를 대상으로 治르는 별도 채용 시험입니다. 전체 수사관 2,567명 중 10%가량은 변호사 자격증 보유자로 채우려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정작 검사들의 반응은 차갑습니다. 왜일까요? 신임 검사도 관행적으로 중앙부처 기준 3급 과장급에 준하는 처우를 받고 있는데, 중수청에 가면 4급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 지금 다니는 회사보다 직급을 낮춰서, 일은 더 힘든 곳으로 이직하라는 제안인 셈입니다. 응할 사람이 많지 않겠지요.
조직 구성도 확정됐습니다. 중수청은 본청과 6개 지방청으로 이뤄지고 정원은 2,874명입니다. 마약 등 5개 합동수사과가 새로 생기고, 보완수사를 전담할 조직도 설치됩니다. 청사는 새로 짓지 않고 민간 건물을 임대하기로 했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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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제
정부 조직의 뼈대를 정하는 규정입니다. 어떤 부서를 두고, 몇 명을 배치하고, 누가 어떤 계급인지가 모두 직제에 담깁니다. 직제가 나와야 채용도 예산도 움직일 수 있는데, 그것이 개청 두 달 전에야 나왔다는 것이 이 기사가 지적하는 핵심 문제입니다.
경력경쟁채용시험
9급·7급 공채처럼 누구나 보는 시험이 아니라, 특정 경력·자격증을 가진 사람만 지원할 수 있는 채용 방식입니다. 변호사, 회계사, 경찰 수사관처럼 이미 전문성이 검증된 인력을 빠르게 데려올 때 씁니다. 중수청은 검찰 인력 이전을 1순위로 하되, 부족분을 이 방식으로 메우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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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9사회
돼지고기 1.2조원 담합 … 재판 넘겨진 유통사 6곳
한 줄로 말하면
이마트에 돼지고기를 대는 업체들이 6년간 매주 모여 가격을 짜고 쳤습니다. 그 규모가 1조 2,000억원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국내 대형마트에 돼지고기를 납품하면서 가격을 짜고 친 유통업체들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4일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이정호)는 돼지고기 유통 1·2위 업체를 포함한 6개사와 임직원 12명을 공정거래법 위반죄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습니다. 불구속 기소란 피고인을 구치소에 가두지 않은 상태로 재판에 넘기는 것입니다.
이들의 혐의는 담합*입니다. 담합이란 경쟁해야 할 회사들이 몰래 손잡고 가격을 함께 정하는 것을 말합니다. 검찰 수사 결과, 이마트에 돼지고기를 납품하는 모든 유통업체가 매주 가격 정보를 교환하며 2017년부터 6년간 가격을 합의해 결정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담합 규모는 총 1조 2,000억원. 감이 잘 안 오는 숫자인데, 6년으로 나누면 해마다 2,000억원어치의 돼지고기 가격이 경쟁 없이 정해졌다는 뜻입니다. 검찰이 이 사실을 밝혀내는 데 걸린 수사 기간은 3개월이었습니다.
왜 이게 문제일까요? 업체들이 경쟁하면 가격이 내려가지만, 짜고 치면 가격이 그들이 정한 수준에 고정됩니다. 🎒 반 전체가 시험 답을 맞추고 들어가면 등수 경쟁이 사라지듯, 납품 가격 경쟁이 사라지면 그 부담은 결국 마트에서 삼겹살을 사는 소비자에게 돌아갑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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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합
경쟁사끼리 몰래 가격·물량을 합의하는 행위로, 공정거래법이 금지하는 대표적 범죄입니다. 시장 경제의 핵심인 '경쟁'을 무력화해 소비자가 그 피해를 보기 때문에, 형사처벌에 더해 과징금까지 부과되는 중대한 위반입니다. 이번처럼 "매주 가격 정보를 교환"하는 정기적 담합은 특히 죄질이 무겁게 평가됩니다.
불구속 기소
재판에는 넘기되 구속은 하지 않는 것입니다. 도주나 증거인멸 우려가 낮다고 판단될 때 쓰입니다. 주의할 점은 '불구속 = 가벼운 처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재판은 똑같이 진행되고, 유죄가 확정되면 처벌도 그대로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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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9사회
"당근하다 마약사범 될 뻔"…경찰, 해외조미료 거래 차단
한 줄로 말하면
미국 여행 기념품으로 인기인 조미료가 알고 보니 한국에서는 마약류였고, 중고거래 앱에서 버젓이 팔리고 있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서울 마포경찰서가 4일 황당한 사실을 발표했습니다. 미국 대형마트 '트레이더 조'에서 파는 조미료 '에브리띵 벗 더 베이글 세서미'가 당근마켓에서 병당 4,000~8,000원에 거래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 조미료는 유튜브 등에서 "미국 여행 가면 꼭 사와야 하는 기념품"으로 입소문을 탄 제품입니다.
문제는 성분입니다. 이 제품에는 양귀비 씨앗이 들어 있는데, 양귀비 씨앗은 한국에서 마약류 성분으로 분류돼 국내 반입이 금지돼 있습니다. 마약류란 법이 정한, 중독성이 있어 제조·유통·소지가 엄격히 통제되는 물질을 말합니다. 실제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이 조미료에서 마약류인 모르핀·코데인 성분이 검출됐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범죄 수사에 필요한 과학 감정을 전담하는 국가기관입니다.
여기서 아이러니가 있습니다. 판매자도 구매자도 대부분 자신이 마약류를 거래한다는 사실을 몰랐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미국에서는 마트에서 합법적으로 파는 평범한 조미료가, 국경을 넘는 순간 마약류가 되는 것입니다. 🎒 나라마다 도로의 제한속도가 다르듯, 마약류의 기준선도 나라마다 다릅니다.
경찰은 당근마켓에 협조를 구해 지난달 27일부터 관련 게시글을 일괄 비노출 처리했습니다. 앞으로 해당 품목을 등록하려 하면 '거래 제한 안내 팝업'이 뜨게 됩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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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류
마약·향정신성의약품·대마를 아우르는 법률 용어입니다. 핵심은 '성분' 기준이라는 점입니다. 본인이 마약이라고 생각했는지와 무관하게, 금지 성분이 든 물건을 들여오거나 거래하면 법 위반이 될 수 있습니다. 해외 직구·기념품이 늘어난 시대에 특히 조심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줄여서 '국과수'. DNA 감정, 부검, 성분 분석 등 수사에 필요한 과학 감정을 담당하는 기관입니다. 이번 사건에서도 "조미료에 정말 마약 성분이 있는가"를 최종 확인한 곳이 국과수입니다. 수사기관의 주장에 과학적 근거를 붙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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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9사회
'생명위협' 폭염 지속…서울서만 온열질환 하루 23명
한 줄로 말하면
고기압 두 개가 이불처럼 한반도를 겹겹이 덮으면서,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의 더위가 밤낮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4일 서울 탑골공원에서 무료급식을 기다리는 노인들이 무더위를 견디고 있다. 이승환 기자
무슨 일이 있었나
4일 수도권과 전남권에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됐습니다. 폭염 특보 중에서도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의 극단적 더위'를 뜻하는 단계입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금 한반도는 대기 상층의 티베트고기압과 중·하층의 북태평양고기압에 동시에 덮여 있습니다. 🎒 여름 이불 위에 겨울 이불을 한 장 더 덮은 격이라, 열이 빠져나갈 틈이 없습니다.
더위의 강도는 숫자로 보면 뚜렷합니다. 5일 아침 최저기온은 23~27도, 낮 최고기온은 30~38도입니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체감온도가 35도를 넘어섭니다. 기상청 관계자는 "실내외 작업장, 논밭 등은 기상장비가 설치된 곳보다 체감온도가 더 높을 수 있으니 온열질환* 예방에 각별히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온열질환이란 열사병·열탈진처럼 더위 때문에 몸에 이상이 생기는 병을 통틀어 부르는 말입니다.
피해는 이미 나타나고 있습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3일 하루 동안 서울에서만 온열질환자 23명이 발생해 올해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한 시간에 한 명꼴로 더위에 쓰러진 셈입니다.
밤에도 더위가 안 끝납니다. 낮 동안 쌓인 열기가 밤사이 식지 않으면서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이 많겠습니다. 열대야란 밤 최저기온이 25도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 무더운 밤을 말합니다. 열대야주의보가 내려진 지역에서는 에어컨·선풍기로 실내를 시원하게 유지하고, 잠들기 전 카페인이나 술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혼자 사는 어르신과 만성질환자는 야간 더위에 취약하므로 주변의 안부 확인이 필요합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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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중대경보
폭염 특보의 최상위 단계로, '위험' 수준을 넘어 생명 피해가 우려될 때 발효됩니다. 이 단계에서는 야외 작업 중단, 취약계층 보호 같은 적극적 대응이 권고됩니다. "덥다"가 아니라 "위험하다"는 공식 선언인 셈입니다.
온열질환
가벼운 열탈진(어지럼증, 근육 경련)부터 생명이 위험한 열사병까지 스펙트럼이 넓습니다. 특히 열사병은 체온 조절 기능 자체가 고장 나 40도 이상으로 체온이 치솟는 응급 상황입니다. 서울에서 하루 23명이라는 수치는 도심에서도 이 위험이 현실이라는 증거입니다.
열대야
밤 최저기온 25도 이상인 밤입니다. 문제는 잠입니다. 몸은 체온이 살짝 떨어져야 깊이 잠드는데, 열대야에는 이것이 안 돼 수면의 질이 무너집니다. 잠 부족이 쌓이면 낮 더위에 대한 저항력도 떨어져, 온열질환 위험이 커지는 악순환이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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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9사회
경영위기 '좀비 대학' 퇴로 열린다 … 보유 재산 처분·적립금 규제 완화
한 줄로 말하면
신입생을 못 채워 버티기만 하는 부실 사립대학에 "질서 있게 문 닫을 길"을 열어주는 법이 15일부터 시행됩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학생 모집이 안 되는데도 문을 닫지 못하고 버티는 대학을 '좀비 대학'이라고 부릅니다. 왜 못 닫을까요? 지금까지는 대학 재산 처분에 규제가 많아, 폐교하면 손에 쥐는 것 없이 모든 것을 잃는 구조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부실 대학일수록 오히려 끝까지 버티는 역설이 생겼습니다.
교육부는 4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사립대학구조개선법의 시행령*을 의결했습니다. 시행령이란 국회가 만든 법률의 세부 내용을 정부가 구체적으로 정한 규정입니다. 법률이 뼈대라면 시행령은 살입니다. 이 법은 오는 15일부터 시행됩니다.
핵심 장치는 구조개선명령입니다. 교육부가 부실 사립대학에 구조 개선 내용과 이행 기간을 명시해 지시하고, 필요하면 모집정지·폐교 처분 명령까지 내릴 수 있는 제도입니다. 채찍만 있는 게 아닙니다. 대학이 이행계획을 성실히 수행하면 보유자산 처분 기준, 교원 확보율 기준, 그리고 적립금 사용 목적 제한을 완화해줍니다. 적립금이란 대학이 등록금 등에서 떼어 특정 목적(건축, 연구 등)으로만 쓰도록 쌓아둔 돈입니다. 이 돈의 용도 제한을 풀어주면, 대학이 구조조정 비용으로 쓸 수 있게 됩니다.
구성원 보호 장치도 담겼습니다. 대학을 청산할 때 남은 재산은 폐교로 일자리를 잃은 직원의 면직보상금·퇴직위로금으로 우선 쓰고, 학생에게는 다른 대학으로의 편입을 지원합니다. 🎒 망해가는 가게를 억지로 열어두게 하는 대신, 폐업 절차와 직원 퇴직금, 단골 손님 안내까지 챙겨주는 '질서 있는 폐업 제도'를 만든 셈입니다. 학령인구 감소 시대에 앞으로 이 법이 적용될 대학은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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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령
법률은 국회가 만들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는 정부가 시행령으로 정합니다. 국무회의 의결만으로 만들 수 있어 법률보다 빠르게 바뀝니다. 이번 기사처럼 "법은 이미 있는데 시행령이 의결됐다"는 뉴스는, 그 법이 이제 실제로 작동할 준비가 끝났다는 뜻입니다.
구조개선명령
교육부가 부실 대학에 내리는 공식 명령입니다. 단계적으로 압박 수위가 올라가 최종적으로는 모집정지·폐교까지 갈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부실 대학을 강제로 정리할 수단이 마땅치 않았는데, 이 명령이 그 법적 근거가 됩니다.
적립금
대학이 쌓아둔 목적성 자금입니다. 원래는 정해진 용도로만 써야 해서, 대학이 수천억원을 쌓아두고도 재정난을 호소하는 기형적 상황이 종종 있었습니다. 구조 개선에 협조하는 대학에 한해 이 제한을 풀어주는 것은, 버티지 말고 그 돈으로 질서 있게 정리하라는 유인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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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9사회
퇴임 앞둔 이흥구 대법관 후임 4명 압축
한 줄로 말하면
9월에 퇴임하는 대법관의 후임 후보가 28명에서 4명으로 좁혀졌습니다. 공교롭게도 네 명 모두 김씨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오는 9월 7일 퇴임하는 이흥구 대법관*(63)의 후임 후보 4명이 정해졌습니다. 대법관은 우리나라 최고 법원인 대법원의 판사로, 모든 재판의 최종 결론을 내리는 14명 중 한 명입니다. 대법관이 어떤 판결 성향을 가졌느냐에 따라 사회 전체에 영향을 주는 판례가 달라지기 때문에, 한 자리의 교체도 큰 뉴스가 됩니다.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는 4일 회의를 열어 심사 대상자 28명 가운데 4명을 추렸습니다. 김문관 부산지방법원장(62),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57), 김예영 서울남부지법 부장판사(51), 김정중 광주지법 부장판사(60)입니다. 각각 사법연수원(판사·검사·변호사가 되기 전 거치던 법조인 연수 기관) 23기, 24기, 30기, 26기 출신입니다.
다음 절차는 제청*입니다. 제청이란 임명권자에게 "이 사람을 임명해 주십시오"라고 공식 추천하는 것입니다. 대법관은 대법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구조입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오는 7일까지 법원 안팎의 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 후보 1명을 골라 이재명 대통령에게 임명을 제청할 예정입니다.
변수가 하나 있습니다. 지난 3월 퇴임한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 제청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다섯 달째 한 자리가 비어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에 대법관 후보자 2명이 동시에 제청될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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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관
3심제의 마지막 단계인 대법원에서 최종 판결을 내리는 법관입니다. 대법원장을 포함해 14명뿐이고 임기는 6년입니다. 대법관 구성이 바뀌면 노동, 조세, 표현의 자유 같은 굵직한 쟁점의 판례 방향이 바뀔 수 있어, 후임 인선은 법조계를 넘어 정치권의 관심사가 됩니다.
제청
'추천'이지만 무게가 다릅니다. 대통령은 대법원장이 제청한 사람에 대해서만 임명 여부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즉 제청은 후보 풀을 결정하는 실질적 권한입니다. 사법부(대법원장)와 행정부(대통령), 그리고 임명동의를 하는 국회까지 세 권력이 모두 관여하도록 설계된 견제 장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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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3사회
과기정통부·신한금융 "취약계층 AI 역량 강화"
한 줄로 말하면
정부와 금융그룹이 손잡고, 디지털 세상에서 뒤처지기 쉬운 어르신들에게 AI와 모바일 금융 사용법을 가르치기로 했습니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오른쪽)과 배경훈 부총리. 신한금융지주
무슨 일이 있었나
4일 신한금융그룹이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업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업무협약이란 두 기관이 특정 사업을 함께 하기로 약속하는 공식 합의입니다. 법적 강제력은 약하지만 "우리 이 일을 같이 한다"는 공개 선언의 의미가 있습니다. 협약의 정식 이름은 '디지털 취약계층 AI 역량 강화 및 안전한 디지털 금융 이용을 위한 업무협약'입니다.
배경은 정보 격차*입니다. 정보 격차란 디지털 기술을 잘 쓰는 사람과 못 쓰는 사람 사이에 벌어지는 기회의 차이를 말합니다. AI와 디지털 기술이 빠르게 퍼질수록 고령층 등 취약계층은 더 뒤처지기 쉽습니다. 은행 지점은 줄어드는데 모바일 뱅킹은 어렵고, 금융사기는 갈수록 교묘해지는 상황을 떠올리면 됩니다.
신한금융은 이미 가진 인프라를 활용합니다. 디지털 금융교육센터인 '신한 학이재'와 금융교육 플랫폼 '신한 콘솔(conSOLe)'을 통해 디지털 금융교육을 지원하겠다는 것입니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온·오프라인 금융교육 인프라를 활용해 누구도 디지털 변화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과기정통부와 긴밀히 협력하겠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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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협약
흔히 MOU라고도 부릅니다. 계약처럼 법적 구속력이 강하지는 않지만, 두 조직이 자원과 이름을 걸고 협력을 공표하는 행위입니다. 정부(정책·공신력)와 기업(시설·인력·돈)이 각자 가진 것을 합칠 때 자주 쓰는 방식입니다.
정보 격차
디지털 활용 능력의 차이가 곧 경제적·사회적 불이익으로 이어지는 현상입니다. 🎒 기차역 창구가 사라지고 앱 예매만 남으면, 앱을 못 쓰는 사람은 표를 '살 수 없는' 게 아니라 '남는 자리만 사게' 됩니다. 금융에서는 이 격차가 사기 피해로도 직결되기 때문에, 교육이 곧 보호막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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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3사회
해사 1호 여생도, 여성 1호 독도함장 됐다
한 줄로 말하면
해군사관학교 첫 여생도 기수로 입교했던 배선영 대령이, 해군에서 가장 큰 함정 중 하나인 독도함의 함장이 됐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해군 역사상 처음으로 '대령급' 함정, 즉 함장 계급이 가장 높은 함정의 지휘봉을 여군이 잡게 됐습니다. 주인공은 5일 독도함 함장으로 취임하는 배선영 대령입니다.
배 대령의 경력 자체가 한국 해군 여군의 역사입니다. 해군사관학교가 처음으로 여생도를 뽑은 1999년, 해사 57기로 입교해 2003년 임관했습니다. 이후 참수리-282호정 정장(소형 고속정의 지휘관), 독도함 갑판사관, 남원함(초계함·연안 경비 함정) 작전관, 원산함(기뢰부설함·바다에 기뢰를 설치하는 함정) 함장을 거치며 함정 운용과 작전 지휘 역량을 검증받았습니다. 20여 년 전 갑판사관으로 근무했던 바로 그 배에 함장으로 돌아온 것입니다.
배 대령이 지휘할 독도함은 보통 배가 아닙니다. 1만 4,500톤급 대형수송함(강습상륙함)으로, 독도급의 '1번함'입니다. 대형수송함이란 병력과 장비를 싣고 적 해안에 상륙작전을 펼치는 대형 군함입니다. 승조원 300여 명과 상륙군 700여 명, 헬기 7~12대, 전차와 상륙돌격장갑차 6대, 차량 8대를 실을 수 있습니다. 🎒 떠다니는 군사기지이자, 헬기 이착륙장을 갖춘 바다 위의 사령부인 셈입니다. 실제로 독도함은 기동부대의 기함 역할도 수행합니다. 기함이란 함대 지휘관이 타고 전체 함대를 지휘하는 대장 함정을 말합니다.
본인은 '최초'라는 수식어에 무게를 두지 않았습니다.
"최초의 대령 지휘 함정 여군 함장이라는 상징성보다 언제 어떠한 임무가 부여되더라도 완벽하게 완수하는 독도함을 만들겠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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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수송함
상륙작전의 핵심 함정입니다. 넓은 비행갑판에서 헬기가 뜨고 내리며, 배 안에 전차·장갑차·병력을 싣고 가 적 해안에 입체적으로 투입합니다. 독도함은 이 함급의 첫 배(1번함)라서 함급 이름 자체가 '독도급'이 됐습니다. 해군에서 가장 큰 함정 축에 들기 때문에 함장도 대령이 맡습니다.
기함
함대의 '지휘 본부' 역할을 하는 배입니다. 지휘관이 승선해 여러 함정으로 이뤄진 부대 전체에 명령을 내립니다. 독도함이 기함 역할을 한다는 것은, 이 배의 함장이 단순히 배 한 척이 아니라 함대 작전의 중심을 책임진다는 뜻입니다. 여군 최초 대령급 함장이라는 상징성에 더해 실질적 무게가 큰 자리인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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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3사회
"AI시대 차별화, 엉뚱한 짓 할수록 좋다"
한 줄로 말하면
"AI는 평균적인 답을 제일 잘한다. 그러니 살아남으려면 평균에서 벗어나는 '삽질'을 많이 하라"는 인지과학자의 역설적 조언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기업의 AX* 혁신 컨설팅을 하는 김상균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의 인터뷰입니다. AX란 'AI 전환', 즉 기업이 일하는 방식 전체를 AI 중심으로 바꾸는 것을 말합니다. 김 교수는 기업이 AI를 도입할 수 있도록 조직 운영 방식을 바꾸는 일을 돕습니다.
그의 핵심 주장은 역설적입니다.
"인공지능(AI)은 평균적인 답을 가장 잘합니다. 그런데 새로운 가치는 평균에서 나오지 않죠. 결국 AI답지 않은 사람, 비정상적인 경험을 많이 한 사람이 살아남을 겁니다."
AI 시대에 가장 필요한 덕목이 '삽질'이라는 것입니다. 실패를 감수하며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과정 자체가, AI가 흉내 낼 수 없는 경쟁력이 된다는 뜻입니다. 가장 효율적이고 최적화된 경로만 찾으려는 마음가짐도 버려야 한다고 말합니다. AI는 삽질을 하지 않고 언제나 가장 효율적인 경로만 추구하기 때문에, 오히려 비효율적인 경험이 인간만의 무기가 된다는 논리입니다.
그의 삶 자체가 증거입니다. 스스로 "누더기 같은 경로"라고 표현할 정도입니다. 로봇이 만들고 싶어 공대에 갔고, 게임이 좋아 직접 개발하고 창업까지 했습니다. 회사를 운영하다 조직 관리가 궁금해져 산업공학 석사를, 사람의 마음이 궁금해져 인지과학* 박사를 땄습니다. 인지과학이란 인간이 어떻게 생각하고 배우고 기억하는지를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학사·석사·박사 전공이 전부 다른 이 '삽질'의 결과, AI 전문성과 창업 경험과 인간 심리 지식이 합쳐진 그만의 고유 분야가 만들어졌고, 지금은 '잘나가는 컨설턴트'로 통합니다.
이 조언은 AI 시대의 인재상과도 연결됩니다. 창의적 인재, T자형 인재*가 되려면 삽질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T자형 인재란 한 분야의 깊은 전문성(T의 세로획)과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폭넓은 경험(T의 가로획)을 함께 가진 사람을 말합니다. 김 교수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창의성은 머리 속 부품이 다양해야 가능한 것"이며 "남들과 같은 레고 블록을 가지고 완전히 다른 것을 만들기는 매우 어렵다"는 것입니다. 🎒 모두가 똑같은 레고 상자를 받으면 결과물도 비슷해지듯, 남다른 결과물을 원한다면 먼저 남다른 블록부터 모아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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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X
'AI Transformation(AI 전환)'의 줄임말입니다. 몇 년 전 유행한 DX(디지털 전환)의 다음 단계로, 단순히 AI 도구를 사주는 게 아니라 업무 프로세스·조직 구조·인재상까지 AI에 맞게 재설계하는 것을 말합니다. 김 교수의 직업이 바로 이 재설계를 돕는 컨설팅입니다.
인지과학
심리학, 뇌과학, 컴퓨터과학, 언어학, 철학이 만나는 융합 학문으로, '생각이 어떻게 작동하는가'를 연구합니다. AI가 인간 사고를 흉내 내는 기술이라면, 인지과학은 그 원본인 인간 사고를 다루는 학문입니다. AI 시대에 이 분야 전공자의 몸값이 오르는 이유입니다.
T자형 인재
알파벳 T의 모양처럼, 깊이(한 분야 전문성)와 넓이(다양한 분야 경험)를 모두 갖춘 인재를 말합니다. 깊이만 있으면 자기 분야 밖에서 응용을 못 하고, 넓이만 있으면 어디서도 전문가가 못 됩니다. 김 교수의 '삽질론'은 이 가로획을 채우는 방법론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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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지면의 인사 발령 목록과 부음 기사는 설명할 내용이 없어 제외했습니다.
✍️ PART 8. 오피니언
A33오피니언
[매경춘추] 비만약 시대 다이어트
한 줄로 말하면
살은 빠지는데 영양도 같이 빠진다 — 최신 비만약 시대의 진짜 숙제는 '잘 먹으면서 적게 먹기'입니다.
조영민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
무슨 일이 있었나
요즘 비만약 열기가 한여름 무더위보다 뜨겁습니다. 위고비, 마운자로 같은 약은 몸무게를 두 자릿수로 줄여줍니다. 그러다 보니 약을 구하기 어려운 품귀 현상까지 벌어졌습니다. 이 약을 잘 처방해준다고 소문난 '성지' 의원들의 걱정스러운 처방 행태도 연일 보도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오남용*을 막으려 안간힘을 쓰는 중입니다.
그런데 이 글을 쓴 의사는 또 다른 문제를 짚습니다. 바로 '영양 결핍'입니다. 이 약은 식욕을 줄이고 배부른 느낌을 키우는 힘이 워낙 셉니다. 그래서 식사를 부실하게 하거나 아예 끼니를 건너뛰는 사람이 많습니다. 게다가 일부 비만인은 오히려 특정 영양소가 크게 부족한 상태라고 합니다. 많이 먹는데도 영양은 모자란 '풍요 속의 빈곤'입니다. 식사의 질이 낮고, 비타민D를 만드는 데 필요한 햇빛을 잘 못 쬐기 때문입니다. 이 상태에서 비만약을 쓰면 체중은 줄어도 단백질, 철분, 비타민, 수분이 부족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 7월 초 유럽비만학회가 유럽영양사협회, 유럽비만환자단체와 함께 합의문을 냈습니다. 핵심은 영양·운동·심리, 이 세 가지를 동시에 관리하자는 것입니다.
첫째, 칼로리는 줄이되 영양소는 골고루. 필자는 환자들에게 이렇게 말한다고 합니다.
"잘 챙겨 드시되 양만 적게 드시라"
먹는 순서도 중요합니다. 이 약을 쓰면 금방 배가 부르기 때문에, 부족해지기 쉬운 것부터 먼저 먹어야 합니다. 생선, 닭고기, 두부를 먼저 먹고 그다음에 채소와 통곡물을 먹으라는 것입니다. 하루 1200킬로칼로리도 못 먹는 사람에게는 멀티비타민도 권합니다.
둘째, 근육을 지키려면 운동을 해야 합니다. 거창한 계획보다 "일단 시작하고 보자"가 원칙입니다. 안 하던 사람이 운동을 시작하는 것 자체가 제일 어렵기 때문입니다. 시작한 뒤에 양과 강도를 조금씩 늘리고, 웨이트 트레이닝 같은 저항 운동*을 곁들여야 합니다. 셋째로, 마음의 변화도 잘 살펴야 한다고 합의문은 강조합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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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남용
'오용'은 잘못 쓰는 것, '남용'은 지나치게 많이 쓰는 것입니다. 비만약이라면, 비만이 아닌 사람이 미용 목적으로 쓰거나(오용) 필요 이상으로 자주·많이 맞는 것(남용)이 해당합니다. 효과가 강한 약일수록 오남용의 부작용도 크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서 관리하는 것입니다.
저항 운동
무게나 저항을 이겨내며 근육에 힘을 주는 운동입니다. 아령 들기, 스쿼트, 밴드 운동이 대표적입니다. 🎒 살을 빼는 건 짐을 덜어내는 일인데, 아무거나 막 덜어내면 근육이라는 '기둥'까지 같이 빠져나갑니다. 저항 운동은 그 기둥을 붙잡아 두는 작업입니다. 비만약으로 빠지는 체중에 근육이 섞여 나가지 않게 하려면 꼭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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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4오피니언
[기자24시] 가덕도 신공항 공사 기피하는 이유
한 줄로 말하면
유가와 자재비는 폭등했는데 공사비는 10조7000억원에 묶여 있으니, 건설사들이 가덕도 신공항 공사를 서로 안 맡으려 합니다.
진영화 부동산부 기자
무슨 일이 있었나
건설사들이 꺼리는 발주처*로 흔히 학교, 병원, 종교시설이 꼽힌다고 합니다. 공사는 어려운데 공사비 정산은 깐깐하기 때문입니다. 일은 일대로 시키고 돈은 깎으려 한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 셋을 압도하는 기피 발주처가 따로 있답니다. 바로 정부입니다. 공사 기간은 짧고, 공사비는 부족하고, 책임은 건설사가 다 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대표 사례가 가덕도 신공항입니다. 처음 공사를 이끌기로 했던 현대건설이 사업을 포기했습니다. 그 뒤로 "가덕도 공사는 누구도 맡고 싶어하지 않는 사업"이라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어렵게 대우건설이 새 주관사가 됐습니다. 대우건설 컨소시엄은 작년 12월 홀로 입찰했고, 지난 3월 수의계약 대상자로 뽑혔습니다.
문제는 그 사이에 세상이 변했다는 것입니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기름값이 폭등했습니다. 나프타 공급이 막히면서 주요 자재값도 뛰었습니다. 그런데 사업비는 작년 12월 입찰공고 때 정한 약 10조7000억원 그대로입니다. 왜 못 올릴까요? 현행 제도가 '계약을 맺은 이후'의 물가 상승분만 보전해주기 때문입니다. 대우건설 컨소시엄은 아직 계약 전입니다. 그래서 입찰공고일부터 지금까지 쌓인 '어쩔 수 없는 비용 급등분'은 고스란히 건설사 몫이 됐습니다.
건설사들 사정은 어떨까요? 공사비를 올려달라고 탄원서를 낸 컨소시엄 건설사들의 작년 순이익을 보면 마이너스 136억원, 마이너스 63억원, 마이너스 3억원. 적자투성이입니다. 이대로면 공사 참여를 다시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억지로 공사를 밀어붙이면 어떻게 될까요? 모자란 공사비는 결국 부실 공사, 안전 사고, 개항 지연이라는 역풍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기자는 경고합니다.
다행히 국토교통부는 "증액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입장입니다. 국무조정실이 나서서 관계 부처끼리 협의도 할 예정입니다. 기자의 결론은 이렇습니다. 공공공사가 최고의 발주처일 필요는 없지만, 최악일 필요도 없다. 기업에 적절한 이익은 보장해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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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주처
공사를 "지어 주세요" 하고 주문하는 쪽입니다. 건물 주인이 발주처, 짓는 건설사가 시공사입니다. 🎒 음식점에 비유하면 발주처는 손님, 시공사는 주방입니다. 손님이 값은 안 올려주면서 재료값 오른 부담을 주방에 다 떠넘기면, 주방은 그 손님을 피하게 됩니다. 지금 정부가 딱 그런 손님 취급을 받고 있다는 게 이 기사의 핵심입니다.
컨소시엄
큰 공사를 따내기 위해 여러 회사가 한 팀으로 뭉친 연합체입니다. 10조원이 넘는 공사는 한 회사가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대우건설이 대표(주관사)를 맡고 여러 건설사가 지분을 나눠 함께 들어갑니다. 이익도 나누지만 손해도 나눠 지게 됩니다.
수의계약
여러 회사를 경쟁시켜 뽑는 게 아니라, 특정 상대와 바로 맺는 계약입니다. 원래 공공공사는 경쟁 입찰이 원칙입니다. 하지만 가덕도처럼 아무도 안 하겠다고 해서 한 곳만 입찰하면, 그 상대와 조건을 협의해 계약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인기 없는 사업이라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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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4오피니언
[기고] 병원 만큼 중요한 정원…서울의 '녹색 처방'
한 줄로 말하면
약 대신 정원을 처방하자 — 외로움과 고립이 병이 된 시대, 영국과 미국처럼 서울도 자연을 '공공 보건 서비스'로 만들자는 제안입니다.
최기홍 고려대 심리학부 교수
무슨 일이 있었나
숫자부터 보겠습니다. 지난해 고독사로 세상을 떠난 사람이 3900명입니다. 그중 784명이 서울시민이었습니다. 다섯 명 중 한 명꼴입니다. 성인의 33%는 아프거나 힘들 때 도움을 청할 곳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서울 1인 가구의 62.1%가 외로움을 호소합니다. 2025년 서울시 실태조사에서는 고립·은둔 청년이 2022년보다 약 12만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금까지의 대책은 위험한 사람을 찾아내 상담과 병원으로 연결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필요하지만 충분하지 않다고 필자는 말합니다. 병원 문턱을 넘기엔 애매하고, 그냥 버티기엔 힘든 사람들. 이들에게 필요한 건 '나갈 이유'와 '함께 할 일'이라는 것입니다.
해외는 그 답을 자연에서 찾았습니다. 영국 국가보건의료서비스(NHS)는 녹색 사회적 처방이라는 사업을 제도로 만들었습니다. 의사가 약만 주는 게 아니라, 링크워커라는 연결 담당자가 환자를 정원 가꾸기 같은 자연 활동에 이어주는 방식입니다. 약물 치료를 보완하면서 몸과 마음의 건강, 그리고 사람 사이의 연결까지 함께 챙기는 보건의료 모델로 자리 잡았습니다. 미국의 '파크 알엑스 아메리카'는 6000개가 넘는 공원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 의료진이 환자에게 아예 '공원 방문'을 처방하게 했습니다. 두 나라의 공통점이 뭘까요? 자연을 개인 취미가 아니라 공공보건 서비스로 제도화했다는 점입니다.
효과는 국내 연구로도 확인되고 있습니다. 필자의 연구실이 전국 10개 기관의 시민 111명에게 15주 동안 30회에 걸쳐 정원 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우울·불안 증상이 크게 좋아졌고 출석률은 87%에 달했습니다. 또 정원활동을 한 192명과, 비교 기준이 되는 대조군* 99명을 견줘봤더니 정원활동군의 외로움이 의미 있게 줄었습니다. 식물을 돌보며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자리, 그 '만남의 장' 자체가 효과를 만들었다는 해석입니다.
서울시도 이미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고립·은둔 청년 39명을 대상으로 11개 기관에서 서울둘레길 등을 활용한 6개 정원 처방 프로그램을 진행한 것입니다. 병원만큼 정원이 중요하다는 제목이 과장이 아닌 셈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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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사회적 처방
의사의 처방전에 약 이름 대신 '자연 활동'을 적는 제도입니다. 🎒 감기엔 감기약을 주듯, 외로움엔 '매주 화요일 동네 정원 가꾸기 모임'을 처방하는 것입니다. 핵심은 개인의 의지에 맡기지 않고 의료 시스템이 공식적으로 연결해준다는 점입니다. 외로움은 혼자 힘으로 벗어나기 가장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링크워커
환자와 지역사회 활동 사이를 잇는 '연결 노동자'입니다. 의사가 "이 분은 사회적 처방이 필요합니다" 하면, 링크워커가 그 사람의 사정을 듣고 맞는 모임이나 활동을 찾아 데려다 줍니다. 처방전이 약국으로 가는 대신 사람에게로 가는 셈입니다.
대조군
효과를 비교하기 위해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은' 집단입니다. 정원활동을 한 192명만 조사하면, 외로움이 준 게 정원 덕인지 그냥 시간이 지나서인지 알 수 없습니다. 아무것도 안 한 99명과 비교해야 "정원활동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과학 연구의 기본 장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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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4오피니언
[손현덕칼럼] 원전 옆 파크골프장
한 줄로 말하면
원전 돔을 보며 골프를 치는 영광 한빛원전 — 한국 원전의 영광과 상처가 다 깃든 이곳이, 호남 반도체클러스터를 앞두고 다시 '주민 신뢰'라는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손현덕 주필
무슨 일이 있었나
원전 돔을 바라보며 티샷을 하는 골프장이 있습니다. 전남 한빛원전 용지 안에 있는 36홀 규모의 파크골프장*입니다. 가장 긴 홀은 180미터로 전국 최고 수준입니다. 원전과 골프라는 엉뚱한 조합에는 사연이 있습니다. 24년 전 원전 반대 목소리가 워낙 높아, 주민들을 위해 10만평 규모의 공원을 만들고 '한마음'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몇 해 전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에서 퇴직한 배주섭 대외협력처장이 아이디어를 보탰습니다. 공원 절반을 파크골프장으로 만들자는 것. 원전을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하나의 풍경으로 만들겠다는 기획이었습니다.
한빛만큼 영광과 상처를 다 겪은 원전도 없습니다. 한빛 1호기(당시 이름은 영광)가 완공된 1986년은 공교롭게도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터진 해였습니다. 그때 한국에서는 오히려 "원전 기술을 우리 손으로"라는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연구원 44명이 설계기술을 배우겠다며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출정식 구호는 '필 기술자립', 반드시 기술을 자립하겠다는 뜻이었습니다. 2년 뒤 돌아온 이들이 한국형 원전 OPR1000을 만들어냅니다. 그게 지금의 한빛 3호기이고, 아랍에미리트에 수출한 원전 APR1400의 원형입니다. 땅 이름 '영광'에 말 그대로 빛나는 영광이 깃든 것입니다.
아픔도 있습니다. 3호기와 쌍둥이로 지어진 한빛 4호기. 문재인 대통령 집권 초, 방사능 누출을 막는 콘크리트 방호벽에서 빈틈이 발견됐습니다. 원전은 멈춰 섰습니다. 다시 돌리려면 주민 의견을 수렴하라는 조건이 붙었고, 재가동까지 5년 7개월이 걸렸습니다. 국내 최장 중단 기록입니다. 필자는 이렇게 짚습니다. 기술이 아니라 신뢰의 문제였다고.
그리고 지금, 이야기는 현재로 이어집니다. 호남에 반도체클러스터*를 짓겠다는 계획이 발표되자 많은 이들이 전력 걱정을 했습니다. 반도체 공장은 전기를 어마어마하게 먹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장담했습니다. 영광에 원전 2기를 추가로 지을 땅이 있다고요.
필자가 기대 반 우려 반으로 지난달 영광을 찾았습니다. 마침 호남 출신 원전본부장이 새로 임명된 다음날이라 환영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지 분위기는 만만치 않았습니다. "지금이야 조용하지만 프로젝트가 공식화된다면 탈원전*의 목소리를 잠재우는 게" 쉽지 않으리라는 걱정입니다. 40년 전에도, 지금도, 원전의 진짜 관건은 기술이 아니라 주민의 마음이라는 것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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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크골프
공원(파크)에서 즐기는 간소한 골프입니다. 일반 골프보다 코스가 짧고 장비가 단순해 어르신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습니다. 이 칼럼에서는 단순한 운동시설이 아니라, 원전을 '무서운 시설'에서 '일상의 풍경'으로 바꾸려는 주민 설득 장치로 등장합니다.
탈원전
원자력발전에서 벗어나 원전을 점차 줄여가자는 정책 방향입니다. 안전과 폐기물 문제가 근거입니다. 반대편에는 값싸고 탄소 배출 없는 전기를 위해 원전을 늘리자는 입장이 있습니다. 한빛 4호기가 5년 7개월 멈춘 사건처럼, 이 논쟁은 기술 논쟁이면서 동시에 지역 주민의 신뢰 문제입니다.
반도체클러스터
반도체 공장과 관련 기업, 연구시설을 한 지역에 모아 놓은 산업 집적지입니다. 🎒 맛집 골목처럼, 관련 업체가 한데 모이면 부품과 인력이 오가기 쉬워 경쟁력이 커집니다. 문제는 반도체 공장이 전기를 대량으로 쓴다는 것. 그래서 호남 클러스터 계획이 곧바로 '영광에 원전 2기 추가' 이야기로 이어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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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5오피니언
[필동정담] 초파리도 냉방 중
한 줄로 말하면
폭염을 피해 인간이 켠 에어컨 덕분에, 초파리가 우리 집에서 가장 살기 좋은 여름을 나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글쓴이가 휴가로 일주일간 집을 비웠습니다. 먹이 주는 사람이 없으면 초파리도 사라졌겠지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다용도실 문을 열자마자 10여 마리가 어지러이 춤을 추며 주인을 맞았습니다.
올여름 초파리는 유난히 극성입니다. 초파리 트랩이나 자동포집기 같은 퇴치용품이 팔려나갑니다. 한 유튜버가 '초파리는 저절로 생겨나는가'를 현미경으로 관찰한 영상은 11일 만에 조회 수 230만회를 기록했습니다. 그만큼 다들 궁금했던 것입니다. 아무리 잡아도 나타나는 이 생물의 고향은 어디인가.
초파리는 기온에 민감한 변온동물입니다. 서늘한 곳에서는 대사율이 낮아져 활동과 번식이 느려집니다. 반대로 25도 안팎에서는 알을 많이 낳고 성장도 빠릅니다. 알에서 어른벌레까지 열흘 안팎이면 자랍니다. 여름에 개체 수가 폭발하는 이유입니다. 다만 30도를 넘는 고온에서는 생식능력이 떨어집니다.
여기서 아이러니가 시작됩니다. 역대급 폭염이니 초파리도 '고온 스트레스'로 힘들어지지 않을까? 글쓴이도 잠시 그렇게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인간이 만든 피서지가 너무 쾌적했습니다. 20도 중반으로 시원하게 냉방되고 달콤한 여름 과일까지 쌓여 있는 집 안. 초파리 입장에서는 번식 최적의 낙원입니다. 더위를 피하려는 인간의 냉방 기술을 초파리가 덩달아 누리는 것입니다.
영상 속 초파리는 집요했습니다. 방충망 틈을 비집고 들어오고, 바나나 껍질에 알 형태로 붙어 잠입합니다. 밀봉한 음식에서는 안 생깁니다. 저절로 생겨나는 게 아니라, 인간의 빈틈을 타고 들어와 순식간에 불어나는 것입니다. 글쓴이 집 초파리의 고향도 곧 발각됐습니다. 다용도실 문 뒤에 흩어져 있던 좁쌀 크기의 갈색 알갱이들, 초파리 번데기였습니다. '저절로 생기나' 의심했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고 합니다. 저녁 식탁에서는 초파리 한 마리가 젓가락을 대기도 전에 음식에 먼저 앉았습니다. 임금님 수라상 음식을 먼저 맛보던 기미상궁이 따로 없다는 유쾌한 푸념으로 글은 끝납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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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온동물
스스로 체온을 만들지 못하고 주변 온도에 따라 몸 온도가 변하는 동물입니다. 곤충, 물고기, 개구리가 여기 속합니다. 🎒 사람은 몸 안에 보일러가 있어 겨울에도 36.5도를 유지하지만, 변온동물은 보일러가 없어 바깥 날씨가 곧 몸 상태입니다. 그래서 초파리에게 '25도 안팎의 냉방된 집'은 계절을 초월한 최적의 온실이 됩니다.
대사율
생물이 에너지를 태우는 속도입니다. 대사율이 높으면 활발히 움직이고 빨리 자라고 번식도 왕성합니다. 낮으면 모든 게 느려집니다. 초파리는 서늘하면 대사율이 떨어져 잠잠해지고, 25도 부근에서 대사율이 올라 열흘 만에 알에서 어른벌레가 됩니다. 에어컨이 초파리의 대사율을 '번식 모드'에 딱 맞춰준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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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5오피니언
헬기 타고 땅 찾겠다는 이재명 대통령, 이번엔 주택공급 결과로 보여야 [사설]
한 줄로 말하면
헬기에서 빈 땅은 보여도 주택 공급을 막는 진짜 병목은 안 보인다 — 절차·갈등·공사비 문제를 풀어야 집이 지어진다는 사설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이재명 대통령이 조만간 헬기를 타고 수도권을 돌아볼 예정입니다. 집을 지을 수 있는 땅을 직접 찾겠다는 것입니다. 지난달 23일에 이미 택지가 될 만한 곳은 "전부 다 찍어보겠다"고 밝혔습니다. 7박 11일 남미 순방에서 돌아온 지난 3일에도 청와대로 출근해 공급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공급을 늘리겠다는 의지는 분명하고, 사설도 이 점은 환영합니다.
그런데 사설의 핵심 질문은 이것입니다. 헬기를 타면 뭐가 안 보일까요? 주택 공급을 가로막는 '병목'들입니다. 지구 지정*에서 착공까지 한없이 늘어지는 절차, 택지 조성 협의 단계에서 발목을 잡는 이해당사자와 지방자치단체, 치솟는 공사비와 금융비용. 땅이 없어서가 아니라 이런 병목 때문에 곳곳에서 사업이 멈춰 있다는 것입니다.
증거는 많습니다. 3기 신도시 중 가장 빠르다는 인천 계양지구조차 지구 지정 후 7년이 지난 올해 말에야 입주가 시작됩니다. 서울 서초구 서리풀1·2지구, 경기 과천의 한국마사회 경마장 용지,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 용지는 주민 반대로 사업이 표류 중입니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처럼 정부가 땅을 찍고 밀어붙이는 시대도 아닙니다. 이제는 정부의 '갈등 조정 능력'이 주택 공급의 필수 조건이 됐습니다.
사설은 방향도 제시합니다. 서울에서 먼 땅은 개발이 쉬워도 집값을 잡는 효과가 제한적입니다. 수요가 몰린 서울과 1기 신도시의 재건축 규제 완화가 함께 가야 합니다. 재건축 부담금* 등을 줄여 사업의 수지가 맞게 해줘야 도심 공급에 숨통이 트인다는 것입니다.
세금 문제도 짚습니다. 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세제 개편안은 초고가 주택이나 살지 않는 집을 가진 1주택자를 겨냥한 증세입니다. 세금은 올려놓고 공급이 못 따라오면 집값은 더 오릅니다. 오른 집값은 공시가격을 끌어올리고, 세 부담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조세 저항이 격화됩니다. 사설의 마지막 문장은 이렇습니다. 대통령의 헬기가 보여주기식 전시행정으로 기억될지, 주택 공급 확대의 기폭제가 될지는 결국 성과로 판가름 난다는 것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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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지정
정부가 "이 땅에 신도시(택지)를 만들겠다"고 공식 도장을 찍는 첫 단계입니다. 그런데 도장을 찍었다고 집이 생기는 게 아닙니다. 보상, 협의, 조성, 착공, 건설을 다 거쳐야 합니다. 가장 빠른 인천 계양조차 지구 지정에서 입주까지 7년이 걸렸습니다. '땅을 찾는 것'과 '집이 지어지는 것' 사이가 그만큼 멀다는 뜻입니다.
재건축 부담금
낡은 아파트를 허물고 새로 지어 생긴 이익의 일부를 나라가 걷어가는 돈입니다. 이 부담금이 크면 조합원들은 "남는 게 없다"며 재건축을 포기하거나 미루게 됩니다. 사설이 부담금 완화를 요구하는 이유는, 도심에서 집을 늘릴 현실적인 방법이 재건축뿐이기 때문입니다.
공시가격
정부가 매년 정하는 부동산의 공식 가격표입니다. 재산세 같은 세금이 이 가격을 기준으로 매겨집니다. 시장에서 집값이 오르면 공시가격도 따라 오르고, 세금도 자동으로 불어납니다. 🎒 집을 팔지 않아 손에 쥔 돈은 그대로인데 청구서만 커지는 구조라, 조세 저항이 생기기 쉽습니다.
전시행정
실제 효과보다 '보여주기'에 치중한 행정을 비판하는 말입니다. 전시는 진열해서 보여준다는 뜻입니다. 대통령이 헬기를 타는 장면은 뉴스 화면으로는 강렬하지만, 병목을 풀지 못해 집이 안 지어지면 그 장면만 남습니다. 사설은 그 갈림길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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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5오피니언
국민 마음 대변한 '돌려차기' 피해자의 읍소, 무시한 정부·여당 [사설]
한 줄로 말하면
"보완수사권만은 남겨달라"는 범죄 피해자의 호소에도, 검사의 수사권을 폐지하는 법이 그대로 국무회의를 통과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보완수사권을 포함한 검사의 수사권을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결국 국무회의를 통과했습니다. 국무회의 하루 전, 경찰 부실 수사의 피해자까지 직접 나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눈물로 호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사설은 이 민의를 외면한 당정의 일방통행에 우려를 표합니다.
호소한 사람은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피해자 김진주 씨(가명)입니다. 2022년 한 남성이 김씨를 뒤쫓아가 성폭행과 살인을 시도한 강력범죄였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의 진실은 경찰 수사만으로는 다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검찰의 보완수사로 성범죄 혐의가 추가로 밝혀졌고, 가해자의 형량이 크게 무거워졌습니다. 보완수사가 없었다면 진실이 파묻혔을 사건입니다. 바로 그 피해자가 지난 3일 이재명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호소한 것입니다.
그럼에도 이 대통령은 4일 국무회의에서 이렇게 말하며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습니다.
"국회의 입법권을 침해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경찰이 수사권을 독점하고 권력이 비대해질 것이라는 우려에는, 앞으로 법령과 제도 정비 같은 후속 조치로 보완하겠다고 했습니다. 사설은 되묻습니다. 형사사법 체계를 되돌리기 어려운 수준으로 바꾸는 법을 그냥 통과시켜 놓고, 나중에 자잘한 보완을 하겠다는 말에 공감할 국민이 얼마나 되겠느냐고요.
주목할 대목이 있습니다. 반대 목소리가 특정 진영에서만 나온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김씨 같은 부실 수사 피해자, 한국성폭력상담소를 비롯한 여성·장애인 단체, 심지어 여당에 우호적인 시민단체까지 보완수사권 존치를 요구했습니다. 왜일까요? 사회적 약자와 범죄에 취약한 사람들에게 이것은 이념이 아니라 인권과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사설은 국민의 생명과 인권을 지키는 일은 어떤 정치적 명분과도 타협할 수 없는 대통령의 책무라며, 그 책무를 다시 살피라고 끝맺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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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완수사권
경찰이 수사해 넘긴 사건을 검사가 살펴보고, 빠지거나 부족한 부분을 다시 수사할 수 있는 권한입니다. 🎒 시험 답안을 한 사람만 채점하면 실수가 그대로 굳지만, 두 번째 채점자가 있으면 놓친 것을 잡아낼 수 있습니다. 돌려차기 사건에서 성범죄 혐의가 추가로 드러난 것이 바로 이 '두 번째 채점' 덕분이었습니다. 개정안은 이 권한을 없애는 내용입니다.
거부권
국회가 통과시킨 법률안에 대통령이 "다시 논의해달라"며 되돌려보낼 수 있는 헌법상 권한입니다. 입법 폭주를 견제하는 마지막 안전장치입니다. 피해자가 대통령에게 호소한 것도, 법을 멈출 수 있는 사람이 대통령뿐이었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쓰지 않으면 법안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확정됩니다.
형사소송법
범죄를 수사하고 재판하는 '절차'를 정한 법입니다. 누가 수사하고, 어떻게 기소하고, 재판은 어떤 순서로 하는지를 담습니다. 절차법이라서 별것 아닌 듯 보이지만, 수사가 부실해도 바로잡을 길이 있느냐 없느냐를 결정하기 때문에 국민의 기본권과 직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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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5오피니언
청년 재테크 의지에 찬물 끼얹는 ISA 만기 5년 제한 [사설]
한 줄로 말하면
848만명이 쓰는 '만능 절세 통장' ISA를 5년마다 강제 해지하게 바꾼 개편안은 청년의 자산 형성과 월급쟁이의 노후 준비를 무너뜨리는 개악이라는 사설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개정안에 청년층을 중심으로 반발이 커지고 있습니다. 국내 증시 투자 혜택을 강화한 새 상품을 내세우면서, 정작 기존 ISA의 핵심 장점을 대폭 깎았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이 변경을 기존 가입자에게까지 소급 적용해, 이미 계좌를 만들어 둔 사람들의 계획까지 흔들었다는 지적입니다.
ISA가 뭐길래 이 난리일까요? 정부가 10년 전 국민의 자산 증식을 돕겠다며 만든 세제 지원 상품입니다. 국내 상장 주식, 공모펀드, ETF, 예금과 적금을 한 계좌에 담을 수 있고 절세 혜택도 커서 '만능 절세 통장'으로 불렸습니다. 지난 2월 기준 가입자 848만명, 가입금액 59조원을 돌파했습니다. 청년에게는 장기 투자로 자산을 불리는 수단, 봉급생활자에게는 노후 준비 수단이었습니다.
이번 개정안은 그 장점을 정면으로 건드립니다. 첫째, 납부한도 이월제도 폐지. 지금까지는 연 2000만원 한도를 다 못 채우면 남은 금액이 이듬해로 넘어갔습니다. 증시 상황을 봐가며 유연하게 돈을 넣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 자율성이 사라집니다. 둘째, 더 심각한 것은 만기 5년 제한입니다. 지금은 의무가입 3년만 채우면 무제한 연장이 가능해, 1억원 한도까지 채우며 복리효과*를 누릴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5년 뒤 강제 해지되고 새 계좌를 다시 만들어야 합니다. 장기·복리 투자라는 ISA의 존재 이유를 정부 스스로 허문 셈입니다.
정부의 속내는 뭘까요? 사설은 새로 만든 '생산적금융 ISA'로 국민 돈을 국내 증시로 유도하려는 것 같다고 봅니다. 하지만 사설의 평가는 냉정합니다. 레버리지 ETF* 정책 실패로 투기판처럼 변질된 시장에 국민의 노후 자금까지 떠미는 것은 지극히 위험한 발상이라는 것입니다. 이재명 정부가 내건 '자본시장 선진화' 구호와도 어긋난다고 지적합니다.
결론은 단호합니다. 기존 ISA가 무력화되면 월급쟁이의 노후 설계도, 청년 세대의 자산 형성도 위협받습니다. 정권의 정책 목표를 위해 희생시켜서는 안 되며, 개정안을 즉각 백지화하고 원점에서 다시 논의하라는 것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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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A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주식, 펀드, ETF, 예금과 적금을 한 계좌에 모아 담고, 여기서 난 수익에 세금 혜택을 주는 계좌입니다. 🎒 여러 반찬을 한 도시락통에 담는데, 그 도시락통 자체에 할인 혜택이 붙어 있는 셈입니다. 848만명이 59조원을 넣었으니, 가입자 1인당 평균 700만원가량을 굴리고 있는 국민적 재테크 수단입니다.
복리효과
이자에 다시 이자가 붙는 효과입니다. 원금만 불어나는 게 아니라 '불어난 돈'도 함께 불어나기 때문에, 시간이 길수록 눈덩이처럼 커집니다. 🎒 눈사람을 만들 때 눈덩이를 오래 굴릴수록 한 바퀴에 붙는 눈이 많아지는 것과 같습니다. 5년마다 계좌를 강제로 깨면 눈덩이를 다시 주먹만 하게 뭉쳐서 시작해야 합니다. 만기 제한이 치명적이라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소급 적용
새 규칙을 규칙이 생기기 전의 사람에게까지 거슬러 적용하는 것입니다. "무제한 연장 가능"이라는 조건을 보고 가입한 기존 848만명에게 "이제 5년 만기입니다"라고 하면, 게임 도중에 규칙을 바꾼 셈이 됩니다. 반발이 유독 큰 이유입니다.
레버리지 ETF
지수 움직임의 2배 같은 배율로 손익이 커지도록 설계된 상장지수펀드입니다. 오를 때 2배 벌지만 내릴 때도 2배 잃습니다. 단기 투기에 쓰이기 쉬운 고위험 상품입니다. 사설은 이 상품 관련 정책 실패로 시장이 투기판처럼 변질됐는데, 그런 시장에 국민 노후 자금을 밀어 넣으려 한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 PART 9. 문화·스포츠
A2문화
AI가 매일 아침 퀴즈 … 매경 앱으로 '경제 문해력' 쑥
한 줄로 말하면
매일경제 앱이 인공지능으로 매일 경제 퀴즈를 내주는 '지식 놀이터'로 바뀌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출근길 지하철에서 매일경제 앱을 연 직장인 김 모씨의 하루를 볼까요? 그는 전날 읽은 반도체 기사로 만들어진 퀴즈를 풀었습니다. 기사 내용을 그대로 확인하는 문제만 나오는 게 아닙니다. 정부의 지원 정책이 기업 투자와 나라 살림에 어떤 영향을 줄지 묻는 문제도 나왔습니다. 오답 해설까지 읽은 김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기사를 읽을 때는 막연했던 경제 개념이 퀴즈를 풀면서 명확해졌다."
점심시간에는 앱에서 인공지능과 오목 한 판을 두며 머리를 식혔다고 합니다.
매일경제 포털과 앱이 이렇게 독자가 직접 참여하며 배우는 쌍방향 지식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핵심 기능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뉴스 퀴즈'이고, 다른 하나는 매경의 AI 에이전트* 'MAI'가 맡는 경제 학습 기능입니다. AI 에이전트란 사람이 시키는 일을 알아서 처리해 주는 인공지능 비서를 말합니다. 여기서는 독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맞춘 경제 선생님 역할을 합니다.
뉴스 퀴즈 코너에서는 매일 새로운 문제 5개가 나옵니다. AI가 매일경제의 최신 기사를 분석해 직접 문제를 만듭니다. 수준도 다양합니다. 시사 상식을 묻는 단답형부터, 정책 쟁점과 산업 구조를 종합해서 따져야 하는 고난도 분석형까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문제입니다. "가격 정보를 복잡하게 만들어 실질 가격이 왜곡되거나 숨겨지는 현상을 뜻하는 용어는?" 이런 문제를 풀며 '가격 왜곡' 같은 경제 개념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됩니다.
한 걸음 더 들어간 심층 문항도 있습니다. 정부가 예상보다 많은 세수*를 확보해서, 그 돈을 반도체·AI 데이터센터·피지컬 AI 같은 전략산업과 청년 인재 양성에 집중 투자하는 상황을 제시합니다. 세수란 나라가 세금으로 걷어 들이는 수입을 말합니다. 그리고 이 정책의 핵심 쟁점이 무엇인지 묻는 겁니다. 정답 해설에서는 좋은 점(성장 잠재력과 고용 확대)과 위험(경기·세수 전망이 빗나가거나 사업 집행 효율이 떨어질 가능성)을 함께 짚어줍니다.
🎒 문제집만 풀면 지루하지만, 어제 본 뉴스가 오늘 아침 퀴즈로 돌아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마치 드라마를 보고 나서 친구와 내용 맞히기 게임을 하는 것과 같아서, 머리에 훨씬 오래 남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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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에이전트
질문에 답만 하는 챗봇에서 한 단계 나아가, 스스로 판단하고 여러 단계의 일을 알아서 처리하는 인공지능입니다. 매경의 'MAI'처럼 독자의 수준과 관심사에 맞춰 학습을 도와주는 식으로, 사람마다 다른 '맞춤형 비서'가 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세수
나라가 국민과 기업에게서 세금으로 걷는 수입입니다. 🎒 가정의 월급과 같습니다. 월급(세수)이 예상보다 많이 들어오면 저축이나 투자를 늘릴 수 있지만, 다음 달 월급이 줄어들 수도 있는데 지출부터 늘리면 살림이 흔들립니다. 그래서 세수가 늘었을 때 어디에 쓸지가 늘 뜨거운 쟁점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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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1문화
푸른 바다에 풍덩 … 그림 속으로 떠나는 피서
한 줄로 말하면
마흔 살 한국화가 조은의 전시가 유료 티켓인데도 보름 만에 관람객 1만명을 넘겼습니다.
Shapes of a Season 2, 2026, 한지에 수묵채색, 145.5×112㎝. 아트사이드 갤러리
무슨 일이 있었나
초록 식물 사이를 거니는 산책자들, 네모난 수영장에서 물놀이하는 사람들.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그림들이 서울 광진구 이스트몰 2층 그라운드시소에 걸렸습니다. 한국화가 조은(40)의 '오늘의 정원' 전시입니다.
여기서 놀라운 대목이 하나 있습니다. 보통 갤러리 전시는 관람료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 전시는 티켓값이 1만8000원입니다. 그런데도 지난달 개막한 지 보름 만에 관람객 1만명을 넘겼습니다. 돈을 내고서라도 보러 오는 사람이 줄을 잇는다는 뜻입니다. 조용한 휴가지에 누워 초록빛 풍경을 멍하니 바라보는 듯한 평온함, 그게 사람들을 사로잡은 비결이라고 합니다.
이번 전시는 그라운드시소에게도 첫 시도입니다. 원래 미디어아트와 사진전을 주로 열던 곳인데, 처음으로 한국화 원화* 기획전을 열었습니다. 원화란 인쇄물이나 화면 복제본이 아니라 작가가 직접 그린 진짜 그림을 말합니다. 신작 30점을 포함해 총 80여 점의 실물 원화를 볼 수 있습니다. 컬렉터들에게 팔려 흩어졌던 수십 점도 이번 전시를 위해 다시 모였습니다.
조은 작가는 전남대에서 한국화를 전공하고 홍익대에서 동양화 석사를 받았습니다. 호남에서 활동한 화가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한지와 먹을 다뤄왔습니다. 데뷔는 늦은 편이었습니다. 30대 중반까지 혼자 작업에 몰두하다가 2022년 서촌 아트사이드 갤러리에서 첫 개인전을 열며 혜성처럼 등장했습니다. 작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혼자 작업하며 버틴다는 생각보다는 내 세상을 보여주려면 내가 만족할 만한 화면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후 행보는 눈부십니다. 매 전시가 거의 완판됐고, 아부다비를 비롯한 각종 아트페어*에 단골로 초청됩니다. 아트페어란 여러 갤러리가 한자리에 모여 그림을 사고파는 미술 장터입니다. 오는 9월에는 한국 최대 아트페어인 키아프(Kiaf)에도 참여합니다.
그의 그림이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다. 한지와 먹이라는 전통 재료를 쓰면서도, 그리는 대상은 옛날식 상상 속 산수화가 아닙니다. 뉴욕 맨해튼 주택가, 서울 골목 같은 현실의 풍경을 서양화 재료까지 섞어 세밀하게 담아냅니다. 🎒 한복 원단으로 청바지를 만드는 것처럼, 전통 재료로 지금 우리의 일상을 그리는 셈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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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작가의 손으로 직접 그린 단 하나뿐인 그림입니다. 화면으로 보는 이미지나 인쇄 포스터와 달리 붓질의 결, 재료의 질감까지 느낄 수 있습니다. 미디어아트 전시가 많아진 요즘, '진짜 그림 80여 점'을 건 이번 전시가 화제가 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아트페어
여러 갤러리가 부스를 차리고 소속 작가들의 작품을 파는 대형 미술 시장입니다. 🎒 미술계의 백화점 세일 기간 같아서, 컬렉터들이 한 번에 수많은 작품을 비교하고 삽니다. 여기에 단골로 초청된다는 것은 '팔리는 작가'로 인정받았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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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1문화
30년간 200권 … 한길그레이트북스의 뚝심
한 줄로 말하면
한 출판사가 30년 동안 인문 고전 200권을 꾸준히 펴냈고, 200번째 책으로 환경 파괴를 다룬 '인류세 시대의 자본주의'를 내놨습니다.
김언호 한길사 대표. 연합뉴스
무슨 일이 있었나
1996년, 한길사라는 출판사가 철학자 화이트헤드의 '관념의 모험'을 펴냈습니다. 그것이 '한길그레이트북스'라는 긴 여정의 시작이었습니다. 동서고금의 고전 명저를 번역하고 해설해 소개하는 프로젝트입니다. 두껍고 읽기 어려워서 '벽돌책'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합니다. 그 시리즈가 30년 만에 200권을 채웠습니다. 지금까지 투입된 번역자만 127명, 누적 판매는 100만권에 이릅니다.
김언호 한길사 대표는 4일 서울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한길그레이트북스는 천천히 만들어지고, 느리게 읽히지만 인공지능 시대에도 우리에게 변함없이 중요한 메시지를 주고 있는 책들입니다. 이제 200권이 됐고, 300권이 될 텐데, 더 내야 할 책이 참 많은 것 같아요."
그는 이 프로젝트가 오래 이어진 비결에 대해 "출판사뿐 아니라 번역자와 위대한 독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한 출판사의 역량이라기보다는 우리 국가사회의 역량"이라고 덧붙였습니다.
200번째 책의 주제도 눈에 띕니다. '인류세 시대의 자본주의'. 자본주의가 생태계를 파괴해 온 과정을 비판적으로 따져보는 책입니다. 여기서 인류세*라는 말이 나옵니다. 인간의 활동이 지구 환경을 통째로 바꿔놓을 만큼 커져서, 지질학의 시대 구분에 '인류의 시대'를 새로 만들어야 한다는 개념입니다.
그동안 가장 많이 팔린 책은 무엇이었을까요? 1위는 81번째 책,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입니다. 2위는 인류학자 클로드 레비스트로스의 '슬픈 열대', 3위는 역시 아렌트의 '인간의 조건'이었습니다. 마르크스주의 역사학의 대가 에릭 홉스봄의 '시대 3부작'이 4위, 알렉시 드 토크빌의 '미국의 민주주의'가 10위에 올랐습니다.
간담회에서는 생성형 인공지능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질문마저 AI에 맡기는 요즘 세태가, 고전을 곱씹으며 스스로 생각하는 과정을 빼앗을 것이라는 걱정입니다.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번역한 김선욱 숭실대 철학과 명예교수는 이를 사유의 외주화*라고 불렀습니다. 생각하는 일을 회사가 일감을 외부에 맡기듯 AI에 통째로 맡겨버린다는 뜻입니다.
"답할 수 없는 질문을 견디고 끊임없이 고민하고 생각하는 게 인문학이다. AI 시대에 사유의 외주화는 결국 질문의 외주화다."
🎒 AI가 답을 척척 내주는 시대에 일부러 벽돌책을 읽는 것은, 엘리베이터가 있는데 계단을 오르는 것과 같습니다. 느리지만, 그 과정에서만 생기는 근육이 있습니다.
용어
본문에서 만난 용어, 다시 정리
인류세
지질학자들은 지구의 역사를 '쥐라기', '홀로세'처럼 시대로 나눕니다. 인류세는 인간의 활동(탄소 배출, 플라스틱, 핵실험 등)이 지층에 흔적을 남길 만큼 지구를 바꿔놓았으니, 지금을 아예 '인류의 시대'로 불러야 한다는 제안입니다. 자본주의와 환경 파괴를 논할 때 자주 등장하는 핵심 개념입니다.
사유의 외주화
외주화란 회사가 직접 하던 일을 바깥 업체에 맡기는 것입니다. 사유의 외주화는 '생각하는 일' 자체를 AI에 맡겨버리는 현상을 가리킵니다. 답을 얻는 속도는 빨라지지만, 좋은 질문을 던지는 능력부터 사라진다는 것이 인문학자들의 경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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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1문화
AI 활용 음악도 저작권료 받는 길 열렸다
한 줄로 말하면
사람이 창작에 실질적으로 참여했다면, AI를 활용한 음악도 저작권을 등록하고 돈을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가 4일 중요한 발표를 했습니다. AI를 활용한 음악도 저작권* 등록을 받아주기로 한 것입니다. 저작권이란 노래·글·그림 같은 창작물을 만든 사람에게 주어지는 권리로, 남이 그 작품을 쓸 때마다 사용료(저작권료)를 받을 수 있게 해줍니다. 국내에서 AI 활용 음악의 등록·관리 기준을 문서로 명확히 정한 첫 사례입니다.
지금까지 음저협은 AI를 쓴 음악의 저작권 등록을 아예 막아왔습니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이미 AI로 작곡하고, 편곡하고, 노래까지 시키는 일이 빠르게 자리 잡았습니다. 문을 걸어 잠그고만 있으면 오히려 인간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할 방법이 없어지는 상황이 된 겁니다. 그래서 지난달 28일 제7차 이사회에서 규정 개정안을 의결하고, 이달 3일부터 새 기준을 시행했습니다.
핵심 기준은 하나입니다. "사람이 실질적으로, 주도적으로 창작에 참여했는가?" 그래서 단순히 프롬프트*만 입력해서 AI가 전부 만든 음악은 등록 대상에서 빠집니다. 프롬프트란 AI에게 입력하는 명령 문장을 말합니다. "신나는 여름 노래 만들어줘" 한 줄 치고 나온 결과물은 안 된다는 뜻입니다. 반면 AI를 도구로 쓰되 작사·작곡·편곡 과정에 사람이 실제로 손을 댔다면 등록할 수 있습니다. AI 보컬을 썼다는 이유만으로 막지도 않습니다.
절차는 이렇습니다. 창작자는 등록을 신청할 때 AI를 쓴 영역과 도구, 활용 방식, 그리고 자신이 직접 한 창작 내용을 신고하고 사실임을 보증해야 합니다. 음저협이 모든 작품을 일일이 기술 검증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신고 내용이 의심되면 증빙 자료를 요구하거나 내부 심의를 열 수 있습니다. 이때 당사자에게는 사유를 알리고 30일의 소명 기간을 줍니다. 창작자는 작업 프로그램(DAW) 프로젝트 파일, 미디(MIDI)·악보, 버전별 음원, 창작 메모, 프롬프트와 생성 기록 등을 증거로 낼 수 있습니다.
🎒 요리 대회에 비유하면 이렇습니다. 밀키트를 데우기만 한 요리는 출품할 수 없지만, 시판 소스를 쓰더라도 재료 손질과 조리를 직접 했다면 '내 요리'로 인정해 주는 것입니다. 대신 "정말 직접 만들었나요?"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게 조리 과정 사진(작업 기록)은 남겨둬야 합니다.
용어
본문에서 만난 용어, 다시 정리
저작권
창작물을 만든 사람이 갖는 법적 권리입니다. 노래가 방송·유튜브·노래방에서 쓰일 때마다 사용료가 발생하고, 음저협 같은 단체가 이를 걷어 창작자에게 나눠줍니다. AI 활용 음악이 등록되면 이 돈을 받을 자격이 생긴다는 것이 이번 결정의 핵심입니다.
프롬프트
AI에게 원하는 결과물을 설명해 입력하는 명령문입니다. 이번 기준에서 프롬프트는 두 얼굴을 갖습니다. '프롬프트만 넣어 만든 음악'은 등록 불가의 기준이 되고, 반대로 '프롬프트와 생성 기록'은 사람이 어떻게 작업했는지 보여주는 증거 자료로도 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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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1문화
[MBN] '무명전설' 톱7 가족 청백전
한 줄로 말하면
'무명전설' 톱7과 가족 32명이 팀을 나눠 노래 대결을 벌입니다. (5일 오후 9시 40분, '전설의 사내')
무슨 일이 있었나
'무명전설' 톱7과 가족 군단 32명이 한자리에 모여 팀별 노래 대결, '가족 청백전'을 펼칩니다. 볼거리가 줄줄이 예고됐습니다. 우승 특전으로 제주도 집을 계약하고 선상 크루즈 팬미팅까지 마친 성리의 화려한 근황이 공개됩니다. 이창민을 응원하러 조권이 깜짝 등장해 남다른 우정을 보여줍니다.
가족 무대도 다채롭습니다. 이루네는 12번째 막내누나와 장난기 넘치는 남매 호흡을 자랑하고, 장한별은 가수가 꿈이었던 어머니와 감동의 듀엣 무대를 꾸밉니다. 소유미는 "(황윤성이) 동료 가수 중에 제일 착하고 잘생겼다"며 핑크빛 기류를 만들고, 급기야 황윤성의 아버지와 소유미의 오빠 사이에 즉석 상견례 분위기까지 만들어집니다. 긴 머리를 자르고 꽃미남으로 변신한 이우중은 아버지 나당진과 함께 마커스강·우연 모자를 상대로 노래 설욕전에 나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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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1문화
[매일경제TV] 클래리티 법안 안갯속 코인시장 향방은
한 줄로 말하면
미국 가상자산 규제의 큰 그림을 그릴 '클래리티 법안'이 8월 통과가 무산될 위기에 놓이면서 코인 시장이 다시 안갯속에 빠졌습니다. (5일 오후 10시 30분, '월가월부')
무슨 일이 있었나
미국 디지털 자산 시장의 규제 틀을 새로 짜는 '클래리티 법안'이 좌초 위기입니다. 이 법안의 핵심은 교통정리입니다. 미국에는 금융시장을 감독하는 기관이 여럿인데, 그중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중 누가 어떤 코인을 관할할지를 명확히 나누는 법입니다. SEC는 주식 같은 증권을, CFTC는 원자재·선물 같은 상품을 감독하는 기관입니다. 지금까지는 코인이 증권인지 상품인지 애매해서 두 기관이 서로 다른 잣대를 들이댔습니다.
이 법안은 지난해 하원을 초당적*으로 통과했습니다. 초당적이란 여당·야당 구분 없이 함께 찬성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상원에서 논의가 꽉 막힌 교착 상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회기에 처리되지 못하면 논의는 9월 이후로 밀리고, 올해 안 입법도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왜 시장이 예민할까요? 투자자들은 "규칙이 명확해지면 마음 놓고 투자할 수 있다"는 기대로 법안 통과를 기다려왔습니다. 그 기대가 흔들리니 불확실성이 다시 커진 것입니다. 🎒 경기 규칙이 정해지지 않은 운동장과 같습니다. 심판이 둘인데 서로 다른 규칙집을 들고 있으면, 선수들은 마음껏 뛰기 어렵습니다. '글로벌 투자의 정석 월가월부'의 디지털 자산 코너 '코인이 머니'가 법안의 향방과 코인 시장에 미칠 파장을 심층 분석합니다.
용어
본문에서 만난 용어, 다시 정리
증권거래위원회(SEC) /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미국의 양대 금융 감독기관입니다. SEC는 주식·채권 같은 '증권'을, CFTC는 금·원유·선물 같은 '상품' 거래를 감독합니다. 코인이 증권으로 분류되면 훨씬 엄격한 규제를 받기 때문에, "누구 관할이냐"는 코인 업계의 생존이 걸린 문제입니다. 클래리티 법안이 바로 이 경계선을 긋는 법입니다.
초당적
정당의 벽을 넘어 여야가 함께 찬성하는 것을 말합니다. 초당적으로 하원을 통과했다는 것은 정치적 논란이 적은 법안이라는 신호인데, 그런데도 상원에서 막혀 있다는 점이 이번 상황의 아이러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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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3스포츠
[포토] 제31기 GS칼텍스배 프로기전 시상식
한 줄로 말하면
신민준 9단이 GS칼텍스배에서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하고 상금 7000만원을 받았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4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 12층 중강당에서 제31기 GS칼텍스배 프로기전* 시상식이 열렸습니다. 프로기전이란 프로 바둑기사들이 상금을 걸고 겨루는 공식 바둑 대회를 말합니다. 손현덕 매일경제신문 주필, 김정수 GS칼텍스 전략기획실장, 허세홍 GS칼텍스 부회장, 장승준 매경미디어 부회장, 양재호 한국기원 사무총장, 조한승 프로기사협회 회장 등이 참석해 우승자 신민준 9단, 준우승자 박정환 9단과 함께 기념촬영을 했습니다.
신민준 9단은 2024년 제29기 대회에 이어 두 번째로 정상에 올랐습니다. 우승상금은 7000만원. 그는 이렇게 소감을 밝혔습니다.
"이렇게 전통 깊은 대회에서 다시 우승할 수 있게 돼 정말 기쁘다. 위기를 딛고 반집 승을 거둔 1국과 우승을 확정한 3국이 기억에 남는다."
여기서 반집*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바둑에서 가장 아슬아슬한 승부의 단위입니다. 바둑은 집(확보한 영역)의 수로 승패를 가리는데, 무승부를 없애기 위한 계산 규칙 때문에 반 집, 즉 0.5집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보다 작은 차이로는 이길 수 없는, 말 그대로 최소 격차의 승리입니다.
준우승한 박정환 9단의 소감도 담담했습니다.
"결과는 아쉬웠지만 그래도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우승을 향해 계속 도전하겠다."
용어
본문에서 만난 용어, 다시 정리
프로기전
프로 바둑기사들이 출전하는 공식 대회입니다. 신문사나 기업이 후원하며 상금을 겁니다. GS칼텍스배는 31기를 맞은 전통 있는 국내 기전으로, 이번 우승상금은 7000만원이었습니다.
반집
바둑 승부의 최소 단위인 0.5집입니다. 🎒 축구로 치면 승부차기 끝에 골대 안쪽을 맞고 들어간 마지막 한 골 같은 것입니다. 수백 수를 두고 나서 겨우 반 집 차이라면, 그 판이 얼마나 팽팽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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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3스포츠
[GS칼텍스배 프로기전] 23년 만에
한 줄로 말하면
조훈현이 23년간 지켜온 '첫 우승과 마지막 우승 사이 최장 기간' 기록을 박정환이 15년으로 갈아치웠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이 기사는 GS칼텍스배 승자 4강전, 김승진 7단(백)과 박정환 9단(흑)의 대국 해설입니다. 해설과 함께 바둑사의 기록 하나가 소개됐습니다.
시간을 거슬러 1989년으로 가볼까요? 조훈현은 응씨배 결승에서 중국 1인자 녜웨이핑을 3대2로 꺾고 세계 1위에 올랐습니다. 상금 40만달러와 키만큼 큰 트로피, 그리고 오직 한 사람에게만 허락되는 '바둑황제'라는 명예가 따라왔습니다. 그때 그의 나이 36세였습니다. 그리고 2003년, 50줄에 들어선 조훈현은 제7회 삼성화재배 결승에서 젊은 중국 1위 왕레이를 2대0으로 꺾고 아홉 번째 세계대회 우승을 이뤘습니다. 첫 우승부터 마지막 우승까지 무려 14년. 이 '최장 기간' 기록이 23년 만에 2위로 내려갔습니다.
기록을 깬 사람이 바로 이날 대국의 주인공 박정환입니다. 그는 올해 2월 신한은행 세계기선전에서 우승했는데, 첫 우승부터 이 여섯 번째 우승까지 15년이 걸렸습니다. 🎒 100미터 달리기 기록이 아니라 '얼마나 오래 정상권에 머물렀나'를 재는 마라톤 같은 기록입니다. 반짝 스타는 세울 수 없고, 십수 년을 최정상에서 버틴 기사만 가질 수 있습니다.
바둑판 위 상황은 이렇습니다. 흑이 15로 끊었는데, 이 돌을 잡는 묘수는 없었습니다. 묘수란 보통 사람은 생각하기 어려운, 판을 뒤집는 절묘한 수를 말합니다. 그런 수가 없으니 백은 어느 한쪽 돌을 버려야 했습니다. 김승진은 백16부터 몰아 22까지 밀면서 아래쪽 여섯 점을 포기했습니다. 그 대가로 흑은 집을 더 챙겼고, 백은 세력을 가졌습니다. 세력이란 당장의 집은 아니지만 바둑판 중앙을 향해 뻗은 돌들의 힘, 즉 앞으로 큰 집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을 말합니다.
다른 길도 있었습니다. 백이 뛰고 나가는 수를 택하면 석 점만 잃는 대신 중앙 세력을 얻지 못합니다. 흥미롭게도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카타고는 제3의 길을 제시했습니다. 먼저 붙이는 수를 던진 다음 뛰어도 괜찮다는 겁니다. 프로 9단의 해설에 AI의 훈수가 나란히 실리는 시대입니다.
용어
본문에서 만난 용어, 다시 정리
묘수
위기를 한 수로 뒤집는 절묘한 수입니다. 반대로 묘수가 '없다'는 판정은, 지금 상황에서는 무리하지 말고 손해를 최소화하는 선택을 해야 한다는 뜻이 됩니다. 이 대국에서 백이 여섯 점을 버린 이유입니다.
세력
바둑에서 당장 확정된 집은 아니지만, 중앙을 향해 두터운 돌들이 만들어내는 영향력입니다. 🎒 현금(집)과 부동산(세력)의 관계와 비슷합니다. 지금 쓸 수 있는 돈은 아니지만, 잘 키우면 나중에 더 큰 가치가 됩니다. '집이냐 세력이냐'는 바둑에서 가장 오래된 선택의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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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3문화
HSAD 직원 AI작품 … 미국·프랑스 영화제 석권
한 줄로 말하면
광고회사 HSAD 직원이 만든 AI 단편영화가 미국과 프랑스 영화제에서 최우수 AI 영화상을 받았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광고회사 HSAD가 4일 반가운 소식을 전했습니다. 박찬수 HSAD AI디렉터스팀 크리에이티브디렉터*가 연출한 인공지능 단편영화 '이븐(EVEN)'이 미국 로스앤젤레스 무비&뮤직비디오 어워즈와 프랑스 월드 필름 페스티벌 인 칸, 두 영화제에서 최우수 AI 영화상을 받은 것입니다. 크리에이티브디렉터(CD)란 광고나 영상 제작에서 아이디어와 연출 방향을 총괄하는 책임자를 말합니다.
이번이 처음도 아닙니다. 박 CD는 지난 5월에도 AI 단편영화 '더 메신저'로 글로벌 영화제에서 5관왕을 달성했습니다. 그 성과에 이은 연속 수상입니다. 영화 전문 제작사가 아닌 광고회사의 직원이, AI라는 새 도구를 들고 해외 영화제를 잇달아 석권하고 있는 셈입니다.
용어
본문에서 만난 용어, 다시 정리
크리에이티브디렉터(CD)
광고·영상 업계에서 작품의 콘셉트부터 연출까지 창작 전반을 지휘하는 총감독입니다. 🎒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직접 악기를 연주하기보다 전체 그림을 설계하고 완성도를 책임집니다. AI 영상 시대에는 AI 도구를 어떻게 조합해 이야기를 만들지 설계하는 역할까지 맡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