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2026년 8월 5일 수요일지면 해설

오늘 신문, 기사 그대로 읽고
용어까지 함께 익히기

요약으로 잘라내지 않았습니다. 각 기사마다 실제 내용(수치·인용)을 먼저 싣고, 바로 아래에 그 기사에 나온 용어를 문맥과 함께 풀었습니다.

용어* 본문에 이렇게 별표가 붙은 말은 기사 끝에서 한 번 더 자세히 설명합니다.

98해설 기사
9파트
261학습 용어

지면 111건 중 본문이 있는 101건. 각 기사마다 ① 실제 기사 내용 → ② 그 기사에 나온 용어 순서입니다.

🗞️ PART 1. 오늘 꼭 봐야 할 뉴스 20

1A1부동산

강북 비거주 1주택도 내년 보유세 두 배로

왜 중요한가 비강남 1주택까지 보유세가 두 배로 뛰면 매물·전월세 시장과 자산가 세금 전략이 전면 재조정됩니다

한 줄로 말하면

강남 얘기인 줄 알았던 세금 인상이, 마포·동작의 집 한 채 가진 사람에게도 '두 배 청구서'로 날아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정부가 부동산 세금 제도를 크게 손봤습니다. 처음엔 "강남 초고가 아파트를 겨냥한 것"이라는 인식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계산해 보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마포·성동·동작처럼 강남이 아닌 지역의 똘똘한 한 채*, 그러니까 좋은 동네에 있는 비싼 집 한 채까지 세금이 확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세금은 보유세*입니다. 집을 팔아서 번 돈에 매기는 세금이 아니라, 집을 갖고 있기만 해도 해마다 내야 하는 세금입니다. 매일경제신문이 4일 우병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세무사)에게 의뢰해 2027년 보유세를 계산해 봤습니다. 그 결과 본인은 살지 않고 전세나 월세를 준 1주택자들의 세금이 법이 허용하는 최대치 근처까지 치솟았습니다.

세금이 아무리 올라도 무한정 오르지는 못합니다. 세 부담 상한선*이라는 장치가 있어서입니다. 올해 낼 세금이 작년 세금의 일정 비율을 넘지 못하게 막는 안전판입니다. 그런데 정부는 이번 개편에서 이 비율을 150%에서 200%로 올렸습니다. 쉽게 말해, 예전엔 "작년의 1.5배까지만"이었는데 이제 "작년의 2배까지" 오를 수 있게 문을 넓힌 겁니다.

실제 사례를 볼까요? 동작구 흑석동 흑석 센트레빌 전용면적 84㎡. 집주인이 세를 주고 본인은 다른 곳에 살면, 보유세가 올해 306만원에서 내년 601만원이 됩니다. 거의 정확히 두 배입니다. 상한선이 612만원인데 601만원이니, 상한선의 98.2%까지 꽉 채워 오른 셈입니다. 마포구 염리동 마포자이 전용 84㎡도 353만원에서 686만원으로 뛰어 상한선(706만원)의 97.2%에 달했습니다.

🎒 천장을 150cm에서 200cm로 높였더니, 세금이 곧바로 새 천장에 머리가 닿을 만큼 올라온 상황입니다. 천장이 없었다면 더 올랐을 거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상황이 이렇자 정부·여당 안에서도 걱정이 나옵니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민주당은 국회 심의 과정에서 필요한 지원을 두껍게 하고 보완할 부분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겠다"

민주당 서울 지역구 의원들은 6일 부동산 정책 간담회를 엽니다. 반면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개편의 정당성을 강조했습니다.

"투자용으로 사서 수십억 원을 버는데 세금을 거의 안 낸다면 노동자의 근로소득과 너무 형평이 안 맞는다"

용어

본문에서 만난 용어, 다시 정리

보유세

집을 '팔 때'가 아니라 '갖고 있는 동안' 매년 내는 세금입니다. 집값이 오르면 세금 계산의 기준 금액도 올라가서, 집을 안 팔아도 세금이 늘어납니다. 그래서 "번 돈도 없는데 세금만 는다"는 불만과 "비싼 집을 가진 만큼 내는 게 맞다"는 반론이 늘 부딪히는 세금입니다.

세 부담 상한선

올해 보유세가 작년 세금의 일정 배율을 넘지 못하게 막는 브레이크입니다. 집값이 갑자기 뛰어도 세금이 한 해에 몇 배씩 폭등하는 걸 막으려는 장치죠. 이번에 그 배율이 150%→200%로 올랐다는 건, 브레이크를 느슨하게 풀었다는 의미입니다. 기사 속 아파트들이 상한선의 97~98%까지 차오른 건, 브레이크가 없었다면 세금이 그 이상 올랐을 거라는 신호입니다.

똘똘한 한 채

여러 채를 가지면 세금이 무거우니, 여러 채 대신 좋은 입지의 비싼 집 '한 채'에 집중하는 전략, 또는 그런 집을 부르는 말입니다. 그동안 다주택자 규제의 피난처처럼 여겨졌는데, 이번 개편은 그 한 채에도 세금을 무겁게 매기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

2A1금융

고삐풀린 가계대출, 한도 2조 초과

왜 중요한가 은행들이 연간 대출 목표를 이미 초과해 하반기 대출 조이기가 불가피하고 사업·부동산 자금 조달이 어려워집니다

한 줄로 말하면

5대 은행이 '1년 치 대출 한도'를 7개월 만에 다 쓰고도 2조원을 초과해, 하반기엔 대출받기가 훨씬 어려워집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시중은행이 올해 늘릴 수 있는 가계대출에는 상한이 있습니다. 금융당국이 지난 4월 정해준 가계대출 총량관리* 목표치입니다. 전 금융권은 1년에 잔액을 1.5%까지만 늘릴 수 있고, 5대 은행에는 더 빡빡한 목표가 떨어졌습니다. 국민은행 9092억원(0.59%), 신한은행 8500억원(0.70%), 하나은행 8805억원(0.70%), 우리은행 8266억원(0.71%), 농협은행 8700억원(0.70%). 다 합치면 4조3363억원(0.67%)입니다.

그런데 7월 말 기준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650조2636억원. 작년 말(643조8815억원)보다 6조3821억원 늘었습니다. 1년 치 한도가 4조3363억원인데 7개월 만에 6조원 넘게 는 겁니다. 이미 한도를 2조원 이상 넘어섰습니다.

🎒 한 달 용돈을 20일 만에 다 쓴 정도가 아니라, 다음 달 용돈까지 미리 당겨 쓴 셈입니다.

특히 7월 한 달에만 2조6853억원이 급증했습니다. 올해 1~7월 전체 증가액의 42%가 이 한 달에 몰렸습니다. 왜일까요? 두 가지 수요가 겹쳤습니다. 하나는 '막차 수요'. 부동산 세금이 강화되기 전에 서둘러 집을 사려는 사람들입니다. 다른 하나는 빚투, 즉 빚을 내서 주식에 투자하려는 수요입니다.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자 "지금이 싸게 살 기회"라며 대출을 받은 겁니다.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줄이는 등 관리를 강화했는데도 이 흐름을 막지 못했습니다.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은행들은 연말까지 총량 목표를 맞춰야 하니, 하반기엔 대출 문턱을 확 높일 수밖에 없습니다. 정말 집이 필요해서 대출을 받으려는 실수요자가 은행 문 앞에서 돌아서게 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한 금융권 관계자의 말입니다.

"대출 실수요자들이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는지가 갈수록 불투명해지면서 선의의 피해자들이 속출할 수 있다"

용어

본문에서 만난 용어, 다시 정리

가계대출 총량관리

정부가 은행별로 "올해 가계대출을 이만큼까지만 늘려라" 하고 상한을 정해주는 규제입니다. 가계 빚이 너무 빨리 불어나면 나라 경제 전체가 흔들릴 수 있어서입니다. 다만 부작용이 있습니다. 한도가 차면 은행은 '누가 더 급한가'를 따지지 않고 대출 창구를 좁혀버립니다. 그래서 투기꾼과 실수요자가 같이 문전박대당하는 일이 생깁니다.

빚투

'빚내서 투자'의 줄임말입니다. 대출받은 돈으로 주식 등에 투자하는 행위죠. 투자가 성공하면 이자를 내고도 남지만, 실패하면 원금 손실에 이자 부담까지 이중으로 얻어맞습니다. 이번 기사처럼 빚투가 몰리면 은행 대출 한도를 잡아먹어서, 엉뚱하게 집 사려는 실수요자의 대출 기회까지 줄이는 연쇄 효과가 생깁니다.

주택담보대출

집을 담보로 잡히고 받는 대출입니다. 못 갚으면 은행이 그 집을 처분해 돈을 회수할 수 있어서, 신용대출보다 금리가 낮고 금액이 큽니다. 가계대출의 가장 큰 덩어리라서, 정부가 가계 빚을 조일 때 제일 먼저 손대는 항목이기도 합니다.

---

3A3부동산

청와대, 부동산 증세 논란에 '닥공 드라이브'… 이재명 대통령 "물량 다 끌어와라"

왜 중요한가 세금에서 공급으로 정책 무게가 옮겨가면 택지·분양·건설 시장의 판이 바뀌어 부동산 투자 타이밍 판단이 달라집니다

한 줄로 말하면

세금 인상으로 여론이 술렁이자, 대통령이 7시간 반 회의 끝에 "집을 지을 수 있는 물량은 다 끌어오라"며 공급 카드를 꺼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세금만으로는 집값을 못 잡는다 — 청와대와 정부가 이 문제의식으로 4일 부동산 공급 총력전에 나섰습니다. 남미 3국 순방에서 전날 귀국한 이재명 대통령은 돌아오자마자 7시간 30분짜리 부동산·주식시장 점검회의를 열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지시했습니다.

"가용한 공급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고 모든 행정조치·금융·재정·규제 완화 등 방법을 찾으라"

청와대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대통령은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여유가 남아 있지 않겠냐며 죄다 끌어오라"고까지 말했습니다. 회의에서는 신규 택지*, 그러니까 집을 지을 새 땅을 마련하는 방안에 논의가 집중됐다고 합니다.

다음 날 국무회의에서도 대통령은 부동산 얘기를 이어갔습니다. "세금을 얘기하면 정부로서도 어렵고, 인기 있는 일도 아니다"라고 증세 논란을 의식하면서도, 물러서지는 않았습니다.

"근로소득세는 여러 가지를 가산하면 최고 49.5%까지 되는데 부동산은 양도소득이 100억원대에 달해도 세금은 몇억 원밖에 안 된다"

왜 이 비교를 했을까요? 월급쟁이는 번 돈의 절반 가까이를 세금으로 내는데, 부동산으로 100억원을 벌면 몇억원만 낸다면 공평하지 않다는 논리입니다.

동시에 다주택자에게는 출구를 열어줬습니다. 집을 팔 때 번 차익에 매기는 세금이 양도소득세인데, 다주택자에게는 이 세금을 더 무겁게 물리는 양도소득세 중과 제도가 있습니다. 대통령은 "다주택자에게 퇴로를 열어준다"며 "중과를 다 폐지하지는 말고 절반만 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새 땅에 집을 짓는 데는 몇 년씩 걸리니, 우선 다주택자들이 세금 무서워 집을 못 파는 매물 잠김부터 풀어 시장에 매물이 돌게 하겠다는 계산입니다.

한 가지 해명도 있었습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연장했다"는 주장에 대해 대통령은 "5월 초에 연장은 없다고 해놓고서 왜 연장하느냐, 정책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도 있는데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용어

본문에서 만난 용어, 다시 정리

신규 택지

아파트 등 주택을 지을 수 있게 새로 지정·조성하는 땅입니다. 공급 대책의 출발점이지만 약점이 뚜렷합니다. 땅을 정하고, 보상하고, 기반시설을 깔고, 집을 짓기까지 보통 수년이 걸립니다. 그래서 "공급하겠다"는 발표와 실제 입주 사이의 시차 동안 집값이 먼저 움직이는 일이 반복됩니다.

양도소득세 중과

집을 팔아 번 차익에 매기는 세금이 양도소득세인데, 집을 여러 채 가진 사람에게는 세율을 더 얹어 무겁게 물리는 것이 '중과'입니다. 투기를 막자는 취지지만 역설이 있습니다. 세금이 너무 무거우면 다주택자가 "차라리 안 팔고 버틴다"를 택해서, 시장에 매물이 오히려 마릅니다. 정부가 중과를 '절반만' 남기기로 한 건 이 역설을 풀려는 시도입니다.

매물 잠김

팔 집은 있는데 세금 등 이유로 아무도 내놓지 않아, 시장에 나오는 매물이 말라붙는 현상입니다. 🎒 창고에 쌀이 쌓여 있어도 시장에 안 풀리면 쌀값이 오르는 것과 같습니다. 공급 부족과 똑같은 효과를 내기 때문에, 정부는 새 집을 짓는 것 못지않게 잠긴 매물을 푸는 데 신경을 씁니다.

---

4A8금융

미국 재무장관 "원화 변동성 과해…엔화 약세 다른 통화에 영향"

왜 중요한가 미·일 공조에도 엔저가 안 잡혀 일본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 원화 환율과 수출입 채산성이 흔들립니다

한 줄로 말하면

미국과 일본이 28년 만에 손잡고 엔화를 사들였는데, 시장은 "그걸로는 부족하고 결국 일본이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엔화 가치가 너무 떨어지자, 미국과 일본이 28년 만에 공동으로 엔화를 사들이는 외환시장 개입*에 나섰습니다. 정부가 직접 시장에 뛰어들어 자국 돈을 사거나 팔아 환율을 움직이는 조치입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4일(현지시간) CNBC 방송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엔화가 상당히 약세를 보인다면 다른 통화들도 그 뒤를 따라갈 것" "우리는 원화의 과도한 변동성을 목격해왔다"

한국 원화까지 콕 집어 언급한 겁니다. 엔화가 흔들리면 원화 같은 아시아 통화들이 줄줄이 흔들린다는 얘기죠. 그는 "안정적인 엔화 가치는 미국뿐 아니라 아시아 지역 전체에 매우 중요하다"며 추가 개입에 대해서도 "일본을 지원하기 위해 어떤 일이든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일본 시장의 반응이 묘합니다. 엔화 값은 잠깐 반등했지만, 일본 국채 시장은 싸늘했습니다. 국채는 나라가 돈을 빌리면서 발행하는 차용증인데, 4일 일본 재무성의 10년 만기 국채 입찰이 1년여 만에 가장 부진했습니다. 입찰 인기를 재는 지표가 응찰률입니다. "사겠다"고 몰린 돈을 실제 판 금액으로 나눈 배율로, 숫자가 낮을수록 사려는 사람이 적다는 뜻입니다. 지난달 3.13배였던 응찰률이 이번엔 2.56배로, 작년 5월 이후 최저였습니다. 소식이 알려지자 10년물 국채 금리는 장중 2.87%까지 뛰며 약 한 달 만의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왜 국채를 외면했을까요? 시장의 계산은 이렇습니다. "정부가 돈으로 엔화를 떠받치는 건 오래 못 간다. 결국 일본은행이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 금리가 오르면 지금 산 국채는 손해다." 그러니 미리 국채를 피한 겁니다. 🎒 물이 새는 배에서 바가지로 물을 퍼내는 것(개입)보다, 구멍 자체를 막는 것(금리 인상)을 시장은 기다리고 있는 셈입니다.

실제로 금융회사들이 미래 금리를 놓고 거래하는 파생상품 시장인 OIS(익일물 금리스왑) 시장에서, 일본은행이 9월에 기준금리를 올릴 확률은 47%까지 올라왔습니다. 지난달 금융정책결정회의 전에는 약 25%였으니, 두 배 가까이 뛴 겁니다. 외신들도 "금리 인상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짚고 있습니다.

용어

본문에서 만난 용어, 다시 정리

외환시장 개입

정부나 중앙은행이 환율을 움직이려고 직접 외환시장에서 통화를 사고파는 것입니다. 엔화가 너무 싸지면 달러를 팔고 엔화를 사서 값을 끌어올리는 식이죠. 효과는 보통 단기에 그칩니다. 나라의 실탄(외환보유액)에는 한계가 있고, 시장이 "금리 같은 근본 조건이 안 바뀌었다"고 판단하면 다시 원래 방향으로 밀어붙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기사가 딱 그 사례입니다.

국채

정부가 돈을 빌리며 발행하는 채권, 쉽게 말해 나라의 차용증입니다. 핵심은 '가격과 금리가 반대로 움직인다'는 것입니다. 사려는 사람이 적어 국채값이 떨어지면, 같은 돈을 빌리기 위해 나라가 약속해야 하는 이자, 즉 금리는 올라갑니다. 이번에 입찰이 부진하자 금리가 2.87%로 치솟은 게 바로 이 원리입니다.

응찰률

국채 입찰에서 "사겠다"고 들어온 돈을 실제 낙찰된 금액으로 나눈 배율입니다. 3배면 파는 물량의 3배만큼 사자는 주문이 몰렸다는 뜻이죠. 🎒 아파트 청약 경쟁률과 비슷합니다. 경쟁률이 뚝 떨어지면 인기가 식었다는 신호인 것처럼, 응찰률 3.13배→2.56배는 "일본 국채, 지금은 사기 싫다"는 투자자들의 투표 결과입니다.

---

5A10경제

석유류 가격 주춤하자… 7월 물가 3% 아래로

4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농산물 코너에서 시민이 채소를 고르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이날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8% 올라 상승률이 석 달 만에 2%대로 낮아
4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농산물 코너에서 시민이 채소를 고르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이날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8% 올라 상승률이 석 달 만에 2%대로 낮아

왜 중요한가 물가가 2%대로 내려오면 금리 인하 여지가 생겨 대출 이자와 자금 조달 비용 부담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한 줄로 말하면

두 달 연속 3%를 넘던 물가 상승률이 기름값 진정 덕에 2.8%로 내려왔는데, 그 뒤에는 정부의 가격 통제가 있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8%를 기록했습니다. 3개월 만에 2%대로 돌아온 겁니다. 4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9.77이었습니다. 이 지수는 2020년 물가를 100으로 놓고 지금 물가가 얼마나 올랐는지 재는 잣대입니다. 119.77이라는 건 2020년에 100만원어치이던 장바구니가 지금은 약 119만8000원 든다는 뜻입니다.

흐름을 보면 이렇습니다. 중동전쟁 발발 직후엔 2%대(3월 2.2%, 4월 2.6%)였는데, 유가 상승과 공급망 차질이 본격화하면서 5월 3.1%, 6월 3.2%로 두 달 연속 3%를 넘었습니다. 그러다 7월에 2.8%로 꺾인 겁니다.

일등공신은 기름값입니다. 석유류 가격은 7월에도 15.5% 올랐지만, 6월의 24.7%보다는 상승폭이 크게 줄었습니다. 석유류가 전체 물가를 끌어올린 정도를 뜻하는 물가 상승 기여도*도 6월 0.93%포인트에서 7월 0.60%포인트로 낮아졌습니다. 경유와 휘발유 모두 오름폭이 작아졌습니다.

여기엔 국제유가 하락과 함께 정부 정책이 작용했습니다. 전쟁 발발 이후 정부는 석유 최고가격제*를 운영해 왔습니다. 기름값에 "이 이상 받으면 안 된다"는 상한선을 정부가 정해버리는 제도입니다. 재정경제부는 이 제도가 7월 물가 상승률을 0.3%포인트 낮췄다고 추정했습니다. 최고가격제가 없었다면 7월 물가도 3.1%, 여전히 3%대였을 거라는 계산입니다.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의 설명입니다.

"국제유가나 환율 인하에 최고가격제 등 정부의 시장 안정화 정책 효과가 가시화하면서 오름세가 둔화됐다"

먹거리도 한숨 돌렸습니다. 농축수산물은 7월 0.9% 올라 6월(3.2%)보다 상승폭이 크게 줄었고, 기여도도 0.07%포인트로 낮아졌습니다. 특히 농산물 물가는 2.2% 하락으로 돌아섰습니다. 다만 전부 내린 건 아닙니다. 파는 18.3%나 올랐고, 쌀 7.9%, 수입 쇠고기 8.7%, 달걀 7.5%, 고등어 7.0%, 국산 쇠고기 5.7% 등 밥상 단골 품목은 여전히 오름세였습니다. 통계상 물가는 진정됐는데 장바구니 체감은 다를 수 있는 이유입니다.

용어

본문에서 만난 용어, 다시 정리

소비자물가지수

우리가 자주 사는 상품·서비스 수백 개의 가격을 묶어 하나의 숫자로 만든 지표입니다. 기준연도(2020년)를 100으로 놓고 비교합니다. 뉴스에 나오는 "물가 상승률 2.8%"는 이 지수가 1년 전보다 2.8% 올랐다는 뜻입니다. 주의할 점 하나. '상승률이 낮아졌다'는 건 물가가 내렸다는 게 아니라, 오르는 속도가 느려졌다는 뜻입니다.

최고가격제

정부가 특정 상품에 가격 상한선을 정해 그 이상 못 받게 하는 제도입니다. 소비자를 보호하는 효과는 즉각적입니다. 이번에도 물가를 0.3%포인트 끌어내렸죠. 다만 경제학 교과서는 부작용도 경고합니다. 상한선이 시장가격보다 낮으면 파는 쪽이 공급을 줄이거나, 물건이 부족해지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 열이 나는 환자에게 해열제를 준 것과 비슷합니다. 당장 열은 내리지만, 병의 원인(국제유가)이 나은 건 아닙니다.

물가 상승 기여도

전체 물가 상승률 가운데 특정 품목이 얼마나 몫을 차지했는지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7월 물가가 2.8% 올랐는데 석유류의 기여도가 0.60%포인트라면, 2.8% 중 0.6%포인트는 기름값 때문이라는 뜻입니다. 어떤 품목이 물가의 '주범'인지 찾아낼 때 쓰는 도구입니다.

---

6A8국제

"강제노동 관세 위법"…미국 민주당 소속 25개주 법원에 소송 걸었다

왜 중요한가 미국 25개 주가 관세 위법 소송에 나서면서 한국산 12.5% 관세가 뒤집힐 수 있어 수출기업 가격 전략에 직결됩니다

한 줄로 말하면

미국 안에서 25개 주가 "트럼프의 새 관세는 대통령 권한 밖"이라며 자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냈고, 한국에 매겨진 12.5% 관세도 그 대상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뉴욕, 캘리포니아 등 미국 민주당 소속 주지사가 이끄는 25개 주가 3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문제 삼은 것은 '무역법 301조* 강제노동 관세'입니다. 무역법 301조는 상대국의 불공정한 무역 행위에 미국이 보복 조치를 할 수 있게 한 법 조항입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24일 이 조항을 꺼내 들며 "강제노동이 문제"라는 이유로 한국에 12.5%를 비롯해 주요 무역상대국에 10~12.5%의 관세를 새로 부과했습니다.

25개 주는 미국 연방국제통상법원에 낸 소장에서, 이 관세가 대통령의 과세 권한을 넘어선 위법한 조치라며 중단을 요청했습니다.

이 소송에는 앞선 이야기가 하나 깔려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전에 부과했던 상호관세*, 즉 "상대국이 우리에게 매기는 만큼 우리도 매기겠다"는 관세는 연방대법원 판결로 이미 무효가 됐습니다. 25개 주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대법원에서 막힌 관세를 되살리려고, 이번엔 무역법 301조라는 다른 문을 위법하게 이용했다는 겁니다.

왜 미국의 주들이 자기 나라 정부를 상대로 소송까지 낼까요? 관세는 결국 수입품 가격을 올려 그 주의 기업과 소비자가 부담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러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은 성명에서 이렇게 못 박았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어떻게 정당화하려 하든 법률과 우리 헌법은 대통령이 전면적인 관세를 부과할 권한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한국 입장에서는 남의 나라 소송이 아닙니다. 재판 결과에 따라 한국 수출품에 붙은 12.5% 관세가 사라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용어

본문에서 만난 용어, 다시 정리

무역법 301조

미국 무역법에서 "상대국이 불공정한 무역을 하면 대통령(행정부)이 관세 등 보복 조치를 할 수 있다"고 정한 조항입니다. 원래는 특정 국가의 특정 불공정 행위를 겨냥하는 도구인데, 이번엔 '강제노동'을 이유로 여러 나라에 한꺼번에 관세를 매기는 데 쓰였습니다. 25개 주는 바로 이 지점, "조항의 용도를 벗어났다"를 공격하고 있습니다.

상호관세

"너희가 우리 물건에 10% 매기면, 우리도 너희 물건에 10% 매긴다"는 식의 맞대응 관세입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밀어붙였지만 연방대법원 판결로 무효가 됐습니다. 이번 소송의 핵심 논리는, 죽은 상호관세를 무역법 301조라는 껍데기만 바꿔 부활시켰다는 것입니다. 🎒 정문이 잠기자 뒷문으로 들어온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인 셈입니다.

---

7A5부동산

[단독] 건설업계 "공급 위해 대출규제 풀어야" … 금융당국, 부동산PF 보증확대 등 검토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기조에 은행권이 한도를 축소하고 금리를 인상하고 있지만 주택담보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모두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의 대출 창구 모습. 김재훈 기자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기조에 은행권이 한도를 축소하고 금리를 인상하고 있지만 주택담보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모두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의 대출 창구 모습. 김재훈 기자

왜 중요한가 PF 보증 확대와 이주비·잔금대출 완화가 현실화되면 얼어붙은 건설·분양 자금줄이 풀립니다

한 줄로 말하면

"집을 빨리 지어라"는 대통령 지시가 떨어지자, 금융당국이 건설사 돈줄과 입주자 대출을 함께 풀어주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4일 금융위원회가 신진창 사무처장 주재로 주요 건설사·시행사 임원, 주택 유관 협회 관계자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부동산 점검회의에서 "신속한 주택 공급을 위해 부처가 다 함께 움직여라"라고 강조한 데 따른 후속 조치입니다. 앞 기사에서 본 대출 조이기(총량 규제)와 정반대 방향의 논의가 같은 날 벌어진 겁니다. 가계 빚은 조이면서, 집 짓는 돈은 풀어야 하는 딜레마죠.

건설업계가 첫손에 꼽은 것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지원입니다. PF는 아파트 사업처럼 큰 개발 사업에서, 지금 가진 담보가 아니라 '완공 후 분양 수익'을 믿고 돈을 빌려주는 방식입니다. 미래 수익이 담보이다 보니 위험이 크고, 시장이 얼어붙으면 돈줄이 뚝 끊깁니다. 업계는 여기에 공적 보증을 확대해 달라고 건의했습니다. 공공기관이 "이 대출, 문제가 생기면 우리가 책임진다"고 보증을 서서 은행이 안심하고 돈을 빌려주게 하는 장치입니다. 실제로 한국주택금융공사(HF)의 건설사업자 특례 보증 확대나 보증료율 인하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HF는 이미 '건축공사비 플러스 PF 보증' 상품의 공급 한도를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4조원으로 늘려둔 상태입니다.

재개발·재건축 쪽에서는 이주비 대출 완화 요구가 나왔습니다. 낡은 집을 허물려면 살던 주민이 먼저 이사를 나가야 하는데, 그 이사 자금을 빌려주는 대출입니다. 당국은 집값 대비 대출 비율 상한인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의 담보 기준을 손보는 방안을 논의 테이블에 올렸습니다. 지금은 헐릴 낡은 집의 감정가 기준으로 대출이 나오는데, 이걸 정비사업 후 들어설 신축 주택 가격 기준으로 바꿔 대출 한도를 키워주자는 겁니다.

입주 단계의 돈 문제도 다뤘습니다. 새 아파트를 지어도 잔금대출*이 안 나오면 입주를 못 합니다. 잔금대출은 분양받은 집에 입주할 때 마지막 남은 대금을 치르려고 받는 대출로, 보통 공사 중에 받았던 중도금 대출을 갈아타면서 받습니다. 그런데 이 잔금대출도 앞 기사에서 본 은행 가계대출 총량 한도에 묶여 있습니다. 당국은 잔금대출을 총량 관리에서 예외로 빼주는 방안을 고민 중이고, 실제 순증가액이 얼마나 되는지 따져보고 있습니다.

다만 조건이 붙을 수 있습니다. 완화 대상을 지난해 6·27 대출 규제 이전에 청약한 입주 예정자로 제한하자는 관측이 나옵니다. 규제 발표를 보고도 집을 산 사람까지 도와주는 게 맞느냐는 문제의식 때문입니다.

용어

본문에서 만난 용어, 다시 정리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개발 사업의 '미래 수익'을 보고 돈을 빌려주는 금융입니다. 🎒 학생에게 지금 재산이 아니라 "졸업 후 취직하면 갚겠다"는 약속만 믿고 학비를 빌려주는 것과 비슷합니다. 분양이 잘되면 모두가 웃지만, 미분양이 나면 건설사·은행이 연쇄로 흔들립니다. 그래서 부동산 경기가 식으면 PF가 경제 뇌관으로 지목되곤 합니다.

공적 보증

주택금융공사 같은 공공기관이 대출의 보증인이 되어주는 것입니다. 돈을 못 갚는 사태가 나면 공공기관이 대신 물어주기로 약속하니, 은행은 위험 부담 없이 대출을 내줄 수 있습니다. 공급을 빠르게 늘리는 촉진제지만, 사업이 실패하면 그 부담이 결국 공공, 즉 세금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양면성이 있습니다.

이주비 대출

재개발·재건축 구역 주민이 공사 기간에 다른 곳에 살 집을 구하도록 빌려주는 돈입니다. 이 대출이 막히면 주민이 이사를 못 나가고, 이사를 못 나가면 철거도 착공도 못 합니다. 대출 하나가 사업 전체의 속도를 좌우하는 병목인 셈입니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집값 대비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최대 비율입니다. LTV 50%면 10억원짜리 집으로 5억원까지 빌릴 수 있습니다. 이번 논의의 포인트는 비율 자체가 아니라 '집값을 무엇으로 보느냐'입니다. 헐릴 낡은 집 값이 아니라 새로 지어질 아파트 값을 기준으로 잡으면, 같은 비율로도 대출 한도가 훌쩍 커집니다.

잔금대출

분양 아파트 대금은 보통 계약금→중도금→잔금 순서로 나눠 냅니다. 잔금대출은 입주 직전 마지막 남은 대금을 치르는 대출로, 공사 중 받았던 중도금 대출을 갚으면서(갈아타면서) 받는 게 일반적입니다. 이게 총량 규제에 막히면, 다 지어진 아파트에 돈이 없어 입주를 못 하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집니다. 그래서 예외 적용이 논의되는 겁니다.

---

8A4증권

ISA 5년만기 도입에 … "장투·복리기회 사라져" 투자자 분통

왜 중요한가 ISA 만기 5년 제한으로 장기 복리·과세이연 전략이 막혀 개인·법인 대주주의 자산관리 설계를 다시 짜야 합니다

한 줄로 말하면

사실상 평생 굴릴 수 있던 절세 계좌 ISA에 '최장 5년' 시한이 생기면서, 장기 투자자들의 복리 전략이 제도적으로 막혔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정부가 3일 발표한 세법 개정안에 개인투자자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대상은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입니다. ISA는 이 계좌 안에서 주식·펀드 등에 투자해 번 이익에 세금 혜택을 주는 '절세 통장'입니다. 이익 중 200만~400만원까지는 세금을 아예 안 매기고, 그걸 넘는 이익에도 9.9%의 낮은 세율로 따로 떼어 계산(분리과세)해 줍니다. 총 납입한도는 1억원입니다.

지금까지 일반 ISA의 진짜 매력은 따로 있었습니다. 의무가입기간 3년만 채우면 계약을 몇 번이고 연장할 수 있어, 사실상 만기가 없었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내년부터는 '최초 3년+연장 2년', 최장 5년까지만 유지할 수 있습니다. 5년이 지나면 계좌를 해지하고 새로 만들어야 합니다. 게다가 만기 때마다 정산하고 소득세를 내야 하며, 쓰지 않은 연간 납입한도를 다음 해로 넘기는 것도 금지됩니다.

왜 투자자들이 이렇게 화가 났을까요? 핵심은 과세이연복리효과입니다. 과세이연은 세금 내는 시점을 뒤로 미루는 것입니다. ISA 안에서 번 이익은 만기까지 세금을 안 뗍니다. 세금으로 나갈 돈까지 계속 굴러가니, 이익이 이익을 낳는 복리효과가 극대화됩니다. 만기를 무한정 연장하면 이 눈덩이를 수십 년 굴릴 수 있었죠. 🎒 눈덩이를 산 아래까지 굴려야 커지는데, 이제 5년마다 눈덩이를 부수고 세금을 뗀 뒤 처음부터 다시 뭉치라는 얘기입니다.

특히 인기 전략이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은 나스닥·S&P500을 따라가는 국내 상장 해외 ETF를 ISA에 1억원 한도로 모으며 만기를 계속 연장해 왔습니다. 이 ETF의 시세차익은 '배당소득'으로 분류되는데, 2000만원을 넘으면 다른 소득과 합산해 최대 49.5% 세율이 매겨지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됩니다. ISA 안에 두면 만기 연장으로 이 세금을 계속 미룰 수 있었는데, 그 길이 막힌 겁니다.

정부 입장은 단호합니다. 무기한 과세이연은 과도한 세제 혜택이며, 이를 정상화하는 조치라는 겁니다. 대신 만기 10년에 2억원까지 넣을 수 있고 이자·배당소득이 전액 비과세인 '생산적금융 ISA'를 새로 만들었습니다. 다만 함정이 있습니다. 이 새 계좌로는 국내 상장 해외 ETF에 투자할 수 없고, 국내 주식·펀드만 담을 수 있습니다. 미국 지수에 투자하던 사람들에게는 대안이 못 되는 셈입니다. 국회 세법 논의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됩니다.

용어

본문에서 만난 용어, 다시 정리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한 계좌에서 예금·주식·펀드·ETF를 함께 굴리며 세금 혜택을 받는 만능 절세 통장입니다. 정부가 국민의 자산 형성을 돕겠다며 만들었습니다. 이익 200만~400만원까지 비과세, 초과분은 9.9%로 낮게 분리과세. 이번 개정의 핵심은 이 통장에 '5년 시한'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과세이연

세금 내는 시점을 미래로 미루는 것입니다. 면제가 아니라 '나중에 내기'인데도 효과가 큽니다. 세금으로 냈어야 할 돈이 그동안 투자 원금으로 계속 일하기 때문입니다. 미루는 기간이 길수록 유리해서, '무기한 연장'이 가능했던 일반 ISA는 최고의 과세이연 도구였습니다.

복리효과

원금이 낳은 이익이 다시 원금에 합쳐져 또 이익을 낳는 구조입니다. 🎒 눈덩이 굴리기와 같아서, 시간이 길수록 커지는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집니다. 복리의 연료는 '시간'과 '중간에 빼가지 않기'인데, 5년 만기 정산은 이 두 연료를 모두 줄입니다. 투자자들이 "복리 기회가 사라졌다"고 반발하는 이유입니다.

금융소득종합과세

이자·배당 같은 금융소득이 연 2000만원을 넘으면, 월급 등 다른 소득과 합산해 높은 세율(최대 49.5%)로 과세하는 제도입니다. 금융소득이 큰 사람일수록 무섭게 불어나는 세금이라, 투자자들은 이 기준선을 넘지 않으려 ISA 같은 절세 수단을 총동원합니다. 이번 개편이 아프게 다가오는 배경입니다.

---

9A4부동산

부부 공동명의 주택 … 양도세 공제한도 10억

왜 중요한가 부부 공동명의 양도세 공제가 총 10억으로 묶여 고가주택 매도 시점과 명의 전략을 재검토해야 합니다

한 줄로 말하면

부부 명의를 나눠도 양도세 공제는 합쳐서 10억원까지, 그리고 실거주 2년을 안 채운 집주인은 다주택자 취급을 받게 됩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집을 팔 때 내는 양도소득세에는 큰 할인 제도가 있습니다. 집을 오래 보유하고 오래 거주할수록 양도차익에서 일정 비율을 빼주는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입니다. 4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이 공제의 한도가 주택당 총 10억원(2029년 기준)으로 묶입니다.

여기서 부부 공동명의의 꼼수가 차단됐습니다. 양도세는 사람별로 따로 계산하는 인별 과세*입니다. 그래서 "부부가 지분을 나누면 각자 10억원씩, 합쳐서 20억원을 공제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답은 '안 된다'입니다. 한도 10억원을 지분 비율대로 나눕니다. 각자 50%씩이면 공제 한도도 5억원씩입니다. 종합부동산세(집을 보유하는 동안 내는 세금)에서는 공동명의로 기본공제를 키울 수 있지만, 양도세에서는 그 전략이 통하지 않는 겁니다.

더 큰 충격은 실거주 요건입니다. 현행 제도에서 1가구 1주택자는 2년 이상 실제로 거주해야 최대 80% 공제를 받습니다. 거주기간이 2년에 못 미치면 15년을 보유했어도 최대 30%까지만 공제됩니다. 그런데 이 30%마저 사라집니다. 2028년에 최대 15%로 반 토막 나고, 2029년부터는 아예 폐지됩니다. 집을 사서 세만 주고 본인은 거주한 적 없는 1주택자, 이른바 갭투자*(전세를 낀 채 집을 사는 투자)를 한 사람은 아무리 오래 보유해도 공제율이 0%가 되는 겁니다. 사실상 다주택자와 똑같은 취급입니다.

여기서 황당한 시간표가 만들어집니다. 15년 이상 보유했지만 거주는 안 한 '순수 갭투자' 집주인의 경우, 2027년까지 팔면 최대 30%를 공제받습니다. 그런데 지금이라도 그 집에 들어가 2년을 채우고 2029년에 팔면 공제율이 16%로 오히려 낮아집니다. 성실하게 실거주 요건을 채우려는 사람이 그냥 빨리 파는 사람보다 손해를 보는 역설입니다.

결론은 명확합니다. 이 제도는 "실거주 안 한 고가 1주택자여, 늦기 전에 팔아라"라는 신호입니다. 앞 기사(A3)에서 본 '매물 잠김 해소'와 같은 방향으로, 조기 매각 압력을 제도로 만든 셈입니다.

용어

본문에서 만난 용어, 다시 정리

장기보유특별공제

집을 오래 보유·거주한 사람이 팔 때, 양도차익에서 최대 80%까지 빼주고 세금을 계산하는 할인 제도입니다. "오래 실거주한 집은 투기가 아니다"라는 철학이 깔려 있습니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보유'만 한 사람의 할인은 없애고(0%), '거주'한 사람의 할인만 남기는 것입니다. 할인의 기준이 보유 기간에서 거주 여부로 옮겨간 겁니다.

인별 과세

세금을 가구 합산이 아니라 사람별로 따로 매기는 방식입니다. 부부가 명의를 나누면 각자 세금이 계산되니 보통 유리해집니다. 그래서 공동명의가 대표적인 절세 전략이 됐는데, 이번 양도세 공제 한도는 '주택당 10억원'으로 묶어 이 통로를 막았습니다.

갭투자

전세 세입자가 있는 집을, 집값과 전세금의 차액(갭)만 내고 사는 투자입니다. 🎒 10억원짜리 집에 7억원 전세가 들어 있으면 내 돈 3억원으로 집주인이 되는 방식입니다. 적은 돈으로 집값 상승에 올라탈 수 있어 유행했지만, 이번 개편은 갭투자로 산 집에 끝까지 거주하지 않으면 공제 혜택을 완전히 끊는 방식으로 압박하고 있습니다.

---

10A27부동산

정부 믿고 등록했는데…임대사업자 '날벼락'

기사 사진

왜 중요한가 장특공제 폐지로 등록임대사업자가 연내 못 팔면 세 감면이 사라져 임대주택 매물과 전월세 공급이 요동칠 수 있습니다

한 줄로 말하면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세금을 깎아주겠다"던 정부가 혜택을 거둬들이는데, 정작 규제에 묶여 집을 팔 수도 없는 사람들이 생겼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60대 A씨의 사연부터 보겠습니다. 2018년, 정부가 양도세 감면 혜택을 준다고 하자 A씨는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를 사서 8년 장기임대주택으로 등록했습니다. 오는 9월이면 임대의무기간이 끝납니다. 그런데 이번 세제 개편으로 혜택이 사라질 처지가 됐습니다. 문제는, 팔고 싶어도 팔 수가 없다는 겁니다.

왜일까요? 은마아파트가 2023년 재건축 조합설립 인가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강남구는 투기과열지구입니다. 집값 과열이 심해 정부가 특별 규제를 겹겹이 적용하는 지역이죠. 이런 곳에서는 조합설립 인가 이후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이 걸립니다. 재건축 아파트를 팔 때 새 아파트를 받을 조합원 자격까지 넘기려면, 10년 보유·5년 실거주·1주택 조건을 채워야만 합니다. 세를 줘온 A씨는 실거주 요건을 채울 수 없으니, 사실상 매각이 막힌 상태입니다.

시간을 되돌려 보면 아이러니가 선명해집니다. 2017년 12월 정부는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며 집주인들을 적극 끌어들였습니다. 임대료를 5% 이내로만 올리며 세입자와 상생하면,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오래 보유한 집의 양도세를 깎아주는 제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배제, 지방세 감면 확대를 주겠다고 공언했습니다. 그 말을 믿고 민간 임대주택은 2017년 180만가구에서 2018년 212만1000가구, 2019년 220만5000가구로 불어났습니다.

그런데 3일 발표된 '2026 세제 개편안'은 방향을 뒤집었습니다.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보다 한 단계 낮은 규제지역) 매입임대 아파트의 양도세 혜택을 단계적으로 폐지한다는 내용입니다. 시간표는 이렇습니다. 내년까지 팔면 기존 혜택 유지. 2028년부터는 다주택자 양도세가 절반 부과되고 장특공제 혜택이 30%로 축소. 2029년부터는 사실상 혜택 종료입니다.

정리하면 정부의 메시지는 "혜택 받고 싶으면 기한 내에 팔아라"입니다. 그런데 A씨 같은 재건축 아파트 임대사업자는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때문에 그 기한 내에 팔 수가 없습니다. 🎒 "이 문으로 나가면 상품을 주겠다"고 해놓고, 다른 손으로는 그 문을 잠가둔 셈입니다. 정부 말을 믿고 등록한 사람일수록 출구가 없다는 것, 이것이 임대사업자들이 "날벼락"이라며 반발하는 이유입니다.

용어

본문에서 만난 용어, 다시 정리

투기과열지구

집값 과열이 심하다고 정부가 지정하는 최고 등급의 규제지역입니다. 지정되는 순간 대출·청약·전매(되팔기)·조합원 지위 양도까지 여러 규제가 한 묶음으로 적용됩니다. 강남구가 대표적입니다. 같은 아파트라도 어느 지역에 있느냐에 따라 팔 수 있는 자유 자체가 달라집니다.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재건축 조합원 자격은 '헌 집을 새 아파트로 바꿔 받을 권리'입니다. 투기과열지구에서는 조합설립 인가 이후 이 권리를 함부로 남에게 넘기지 못하게 막습니다. 예외적으로 10년 보유·5년 실거주·1주택 같은 까다로운 조건을 채운 사람만 팔 수 있습니다. 재건축 막바지에 웃돈을 노리고 사고파는 투기를 막자는 취지지만, 이번 기사처럼 선의의 집주인까지 묶어버리는 부작용이 드러났습니다.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보다 한 단계 낮은 규제지역입니다. 그래도 세금·대출·청약에서 일반 지역보다 무거운 규제를 받습니다. 이번 개편안이 조정대상지역의 매입임대 아파트를 콕 집어 혜택 폐지 대상으로 삼으면서, 규제지역에 임대주택을 등록해 둔 집주인들이 직접 영향권에 들었습니다.

11A3경제

삼성발 성과급 분쟁에 노란봉투법 지침 내놓는다

왜 중요한가 성과급·경영판단이 노동쟁의 대상이 되는 범위를 정부 지침이 정하면 기업 인사·노무 리스크의 경계가 달라집니다

한 줄로 말하면

"성과급을 얼마 줄지 같은 회사의 경영 결정을 놓고도 파업할 수 있나?" — 이 질문에 정부가 8월 안에 공식 답안을 내놓기로 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발단은 삼성전자였습니다. 성과급 지급 문제, 그리고 호남 반도체 공장 문제를 놓고 노동조합과 회사가 부딪혔습니다. 여기서 핵심 질문이 하나 튀어나왔습니다. 회사가 투자를 어디에 할지, 이익을 얼마나 나눌지 같은 '경영 판단'도 노조가 다툴 수 있는 대상일까요? 이런 다툼을 법에서는 노동쟁의*라고 부릅니다. 노동자와 회사가 임금이나 근로조건을 놓고 벌이는 공식적인 분쟁 상태를 말하는데, 여기에 해당해야 파업 같은 단체행동도 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이 논란의 배경에는 노란봉투법*이 있습니다. 노조의 파업 범위를 넓히고, 파업 노동자에게 회사가 거액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을 제한하는 법입니다. 이 법이 통과된 뒤 "그럼 어디까지가 정당한 쟁의냐"를 놓고 현장 혼선이 커졌습니다. 고용노동부는 4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기업 투자·영업이익·성과급을 둘러싼 갈등을 줄이기 위한 지침을 8월에 발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고용노동부가 "이번 논란이 노란봉투법 때문에 생긴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그 혼선을 정리하는 지침은 내놓는다는 것입니다. 법을 고치는 게 아니라 해석 기준만 명확히 하겠다는 겁니다.

반면 이날 업무보고에서 빠진 것도 있습니다. 반도체 같은 국가전략산업에 주 52시간제 예외를 주는 방안입니다. 고소득 사무직에게 근로시간 규제를 면제해 주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지역·산업별 근로시간 특례 같은 여러 방안을 논의 중이긴 하지만, 아직 정부안으로 확정되지 않았다는 게 고용노동부의 설명입니다.

청년을 위한 새 제도도 나왔습니다. 35세 미만 청년이 고용보험에 일정 기간 가입한 뒤라면, 스스로 회사를 그만두더라도 평생 한 번은 구직급여 성격의 지원금을 주겠다는 겁니다. 지금까지는 원칙적으로 해고 등 비자발적으로 일을 잃어야 받을 수 있었으니 꽤 큰 변화입니다.

정년연장도 추진됩니다. 이름이 '세대 상생형' 정년연장입니다. 왜 이런 이름이 붙었을까요? 정년을 늘리면 회사가 신입을 덜 뽑아 청년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업이 청년을 의무적으로 고용하게 하는 청년고용의무제 강화를 함께 묶기로 했습니다.

하반기에는 노사가 정면으로 부딪힐 만한 법안이 줄줄이 예고돼 있습니다. 배달기사 같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 플랫폼 노동자, 프리랜서를 보호하는 '일하는 사람 권리 기본법', 그리고 근로자추정제*를 오는 12월 패키지로 입법할 계획입니다.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같은 가치의 일을 하면 같은 임금을 주는 것) 법제화도 예고됐습니다.

용어

본문에서 만난 용어, 다시 정리

노란봉투법

파업한 노동자들에게 회사가 수십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해 노조를 무너뜨리는 일을 막고, 하청 노동자가 원청과도 교섭할 수 있게 하는 등 쟁의의 범위를 넓힌 법입니다. 이름은 과거 한 시민이 해고 노동자를 돕겠다며 노란 봉투에 성금을 담아 보낸 데서 나왔습니다. 노조에는 방패가, 기업에는 부담이 되는 법이라 노사 갈등의 한복판에 있습니다.

노동쟁의

노동자와 회사가 임금·근로시간 같은 근로조건을 놓고 합의하지 못해 다투는 상태를 가리키는 법률 용어입니다. 어떤 사안이 노동쟁의로 인정되느냐가 중요한 이유는, 인정돼야 파업이 '합법'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번 지침의 핵심은 성과급·투자 같은 경영 판단이 이 범위에 들어가는지 기준을 세우는 것입니다.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일정 소득 이상의 사무직·전문직에게는 근로시간 규제(주 52시간제)를 적용하지 않는 제도입니다. 미국에서 시행 중인 방식입니다. 🎒 시급 아르바이트는 일한 시간만큼 돈을 받지만, 고연봉 전문가는 "시간이 아니라 성과로 일한다"고 보고 시간 규제를 풀어주자는 발상입니다.

근로자추정제

지금은 배달기사나 프리랜서가 "나는 사실상 직원처럼 일했다"고 주장하려면 스스로 그것을 입증해야 합니다. 근로자추정제는 이 순서를 뒤집어, 민사 분쟁이 생기면 일단 근로자로 추정하고 아니라는 것을 회사가 입증하게 하는 제도입니다. 입증 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가 재판의 승패를 가르기 때문에, 작아 보여도 파장이 큰 제도입니다.

12A3경제

지역투자 기업 전기료 더 감면 … 연내 '메가특구' 1호 지정

왜 중요한가 지역 투자기업 전기료 감면과 수도권·지방 요금 차등은 공장 입지와 원가 구조를 좌우하는 변수입니다

한 줄로 말하면

정부가 "지방에 투자하면 전기료 깎아주고 돈도 보태주겠다"며 15조원 펀드와 특구 카드를 한꺼번에 꺼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4일 산업통상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지역 균형'과 '동반 성장'을 앞세운 계획을 내놨습니다. 핵심은 간단합니다. 지방에 투자하는 기업에게 확실한 당근을 주겠다는 겁니다.

첫 번째 당근은 '메가특구'입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권역별 성장엔진 산업에 대한 투자는 메가특구법과 7대 패키지를 통해 전폭적인 지원을 해 나가겠다. 연내 메가특구법을 제정하고 제1호 메가특구를 지정할 것"

메가특구법은 산업부가 주도하고 재정경제부·고용노동부 등이 함께 준비하는 법입니다. 지역에 투자하는 기업에 특별보조금을 주고, 직원들이 살기 좋은 여건(정주여건)을 지원할 근거를 만듭니다. 심지어 일정 소득 이상 근로자에게는 주 52시간제 적용을 예외로 하는 파격적인 방안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두 번째 당근은 돈입니다. 민간과 정부가 함께 총 15조원 규모의 펀드를 만듭니다. 5년간 5조원 규모의 '산업 생태계 함께 성장 프로젝트'에는 정부가 1조8000억~2조원을, 앵커기업이 2조원 정도를 넣습니다. 앵커기업은 배를 고정하는 닻(앵커)처럼 한 산업 생태계의 중심을 잡아주는 대기업을 말합니다. 이 프로젝트는 기업 간 기술이전, 실증, 구매 확약 같은 상생 협력을 지원합니다. 나머지 10조원짜리 '산업성장펀드'에는 앵커기업들이 기관투자자(LP), 즉 펀드에 돈을 대는 출자자로 참여합니다. 에너지 특별회계 일부를 활용한 산업자원안보기금 신설 계획도 세웠습니다.

세 번째 당근은 전기료입니다. 기후부는 산업용 전기요금 차등요금제*를 통해 지역 투자 기업의 전기료를 깎아주기로 했습니다. 지금은 전국 어디서나 산업용 전기요금이 같지만, 앞으로는 지역에 따라 요금이 달라진다는 뜻입니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이달에 초안을 발표하고 공청회를 열겠다면서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송전선로 이용 비용, 전력 자립도, 국가균형발전 등 세 가지 변수를 적절히 반영해 잠정적으로 네 분야로 나눠 차등하려고 한다"

🎒 발전소 옆에 사는 사람과 멀리 떨어져 사는 사람이 같은 배달비를 내는 게 지금이라면, 앞으로는 '가까운 집'의 배달비를 깎아주겠다는 겁니다. 발전소가 많은 지방으로 공장을 끌어들이는 효과를 노린 것이죠.

에너지 쪽 큰 그림도 움직입니다. 기후부는 나라의 중장기 전기 계획인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될 새 원자력발전소와 소형모듈원자로(SMR)에 대해 이달부터 공론화 절차, 즉 국민 의견을 듣는 절차를 시작합니다. 계획의 윤곽은 10월께 나옵니다.

용어

본문에서 만난 용어, 다시 정리

앵커기업

닻(앵커)이 배를 붙잡아 주듯, 한 지역·산업의 생태계를 붙잡아 주는 중심 대기업입니다. 앵커기업이 들어오면 부품업체, 협력사, 일자리가 따라옵니다. 그래서 정부는 앵커기업을 지방으로 끌어들이는 데 지원을 집중합니다.

기관투자자(LP)

펀드에 돈을 대는 큰손 출자자입니다. LP(Limited Partner)는 돈은 대지만 운용에는 직접 나서지 않는 투자자를 뜻합니다. 🎒 식당으로 치면 주방(운용사)에는 안 들어가고 개업 자금만 대는 동업자입니다. 이번에는 대기업들이 이 역할을 맡아 10조원 펀드의 돈줄이 됩니다.

차등요금제

지역에 따라 전기요금을 다르게 매기는 제도입니다. 전기를 만드는 곳(주로 지방)에서 쓰는 곳(주로 수도권)까지 보내려면 송전선로 비용이 듭니다. 이 비용과 지역별 전력 자립도, 균형발전까지 반영해 요금을 네 단계로 나누겠다는 것입니다. 전기 많이 쓰는 공장·데이터센터의 입지를 바꿀 수 있는 강력한 카드입니다.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존 대형 원전을 작게 줄여 공장에서 부품(모듈)처럼 만들어 조립하는 차세대 원자로입니다. 작아서 건설 기간이 짧고 입지 선택이 자유로운 게 장점으로 꼽힙니다. 다만 새 원전과 마찬가지로 안전성 논의가 필요해 정부가 공론화부터 시작하는 것입니다.

전력수급기본계획

앞으로 전기가 얼마나 필요하고, 그 전기를 원전·석탄·재생에너지 등 무엇으로 만들지 정하는 국가의 중장기 전기 설계도입니다. 2년마다 새로 만들며 이번이 12번째입니다. 여기에 어떤 발전소가 담기느냐에 따라 에너지 산업 전체의 방향이 정해집니다.

13A1경제

비수도권 '성장엔진' 25곳 뽑는다

왜 중요한가 비수도권 25개 성장엔진과 앵커기업 특별보조금이 이달 확정돼 지역 기업엔 대형 지원금 기회가 열립니다

한 줄로 말하면

수도권 빼고 전국 7개 권역마다 "이 지역은 이 산업으로 먹고산다"는 대표 산업 25개를 이달 안에 확정합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정부가 이달 안에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에서 25개의 '성장엔진'을 뽑습니다. 성장엔진이란 각 지역 경제를 끌고 갈 핵심 산업을 말합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4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이렇게 밝혔습니다.

"그간 지방정부, 앵커기업 등과 지속적인 협의를 거쳐 권역별 성장엔진 산업을 3~4개씩 압축했다. 향후 지방시대위원회에서 논의한 뒤 이달 말 대통령 주재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권역별 성장엔진을 선정해 발표할 예정"

이 성장엔진은 5극3특* 권역 구상을 이끌 핵심 산업입니다. 수도권 외 7개 지역에서 3~4개씩 정해지고, 산업마다 생태계의 중심을 잡는 대기업인 앵커기업이 성장을 이끌게 됩니다.

돈 얘기도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산업부와 기획예산처는 앵커기업에 줄 '성장엔진 특별보조금'을 신설하기 위해 실무 논의를 진행 중입니다. 규모가 정해지면 청와대에 보고해 속도감 있게 추진한다는 방침입니다.

여기서 헷갈리기 쉬운 점 하나. 전날 재정경제부가 세제개편안에서 발표한 국내생산촉진세제*, 이른바 '한국판 IRA'와 이 특별보조금은 별개입니다. 세금을 깎아주는 카드와 보조금을 직접 주는 카드, 두 개를 따로 준비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왜 이렇게까지 할까요?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에 답이 있습니다.

"집값 등 모든 문제의 근원에는 수도권 집중이라는 뿌리가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지역균형 발전, 특히 지방 우대 산업·경제정책이 매우 중요하다"

집값 문제까지 수도권 집중에서 나온다고 본 겁니다. 사람과 기업이 서울로만 몰리니 서울 집값은 뛰고 지방은 비어가는 악순환을, 산업을 지방에 심는 방식으로 끊어보겠다는 구상입니다.

용어

본문에서 만난 용어, 다시 정리

5극3특

전국을 5개의 큰 경제권(극)과 3개의 특별자치권(특)으로 나눠 각자 자립적으로 성장하게 하자는 국토 재편 구상입니다. 🎒 서울이라는 하나의 심장에 온몸의 피가 몰리는 대신, 심장을 여러 개 만들어 전국에 피를 돌게 하자는 발상입니다. 이번 성장엔진 25곳은 그 심장들에 달아줄 엔진인 셈입니다.

국내생산촉진세제

국내에서 생산하는 기업에게 세금을 깎아주는 제도로, 미국이 자국 생산 기업에 보조금·세제 혜택을 몰아준 IRA(인플레이션 감축법)를 본떠 '한국판 IRA'로 불립니다. 해외로 나가려는 공장을 국내에 붙잡아 두려는 유인책입니다. 이번 기사의 특별보조금과는 별개 카드라는 점이 포인트입니다.

14A20경제

중소기업 지원 중복·낭비 막아 4.2조원 절감한다

왜 중요한가 흩어진 중기 지원사업이 통폐합되고 창업·AI에 재투자돼 기존에 받던 지원이 끊기거나 새 기회가 생길 수 있습니다

한 줄로 말하면

17개 부처에 흩어져 겹치고 새던 중소기업 지원금 4조2000억원을 아껴서, 될 만한 곳에 몰아주기로 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중소기업 지원사업은 중소벤처기업부만 하는 게 아닙니다. 무려 17개 부·처·청에 흩어져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비슷한 사업이 겹치고, 소액을 여기저기 '뿌려주기식'으로 나눠주는 낭비가 생겼습니다. 4일 중기부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이걸 대대적으로 손질해 4조2000억원 규모의 예산을 줄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방법은 세 가지입니다. 유사·중복 사업은 합치고, 소액 뿌려주기식 사업은 없애고, 성과가 낮은데 관행적으로 계속돼 온 사업은 퇴출합니다. 예를 들어 예비창업패키지를 비롯한 각종 예비창업 지원사업은 '모두의 창업' 하나로 합쳐 764억원을 아낍니다. 모든 업종을 지원하던 사업은 인공지능(AI)·반도체 업종에 집중해 127억원을 줄입니다.

관리 체계도 조입니다. 중앙·지방정부가 중소기업 예산을 새로 만들거나 바꿀 때 중기부와 미리 협의해야 하는 대상을 광역지방자치단체(도·광역시)에서 기초지방자치단체(시·군·구)까지 넓힙니다. 중소기업 정책을 조정하는 회의체인 중소기업정책심의회는 장관 주재에서 경제부총리 주재로 격상합니다. 회의를 주재하는 사람의 직급이 올라간다는 건, 그만큼 다른 부처를 움직일 힘이 세진다는 뜻입니다.

그럼 아낀 4조2000억원은 어디로 갈까요? 신안보·제약바이오·기후테크·K소비재·제조AI, 이렇게 5대 신성장 분야입니다. 연간 400개의 혁신기업을 뽑아 성장 단계를 달성할 때마다 기업당 최대 5년간 400억원 이상의 정책 패키지를 지원합니다. 🎒 반에서 골고루 나눠주던 간식비를 아껴서, 전국대회 나갈 선수들의 훈련비로 몰아주는 셈입니다.

1인 소상공인을 위한 안전망도 검토합니다. 소상공인*은 직원이 거의 없는 작은 가게·사업체 주인을 말하는데, 혼자 일하는 사장님은 아이가 아파도, 본인이 건강검진을 받으려 해도 가게 문을 닫아야 합니다. 그래서 1인 소상공인 육아지원금, 그리고 건강검진 때문에 휴업하면 손실을 메워주는 건강돌봄비 신설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전통시장 상품권도 손봅니다. 전통시장에서 쓰는 온누리상품권 앱에서 각 지역의 지역화폐를 쓸 수 있게 연계하고, 온누리상품권으로 소비하면 일정 비율을 지역화폐로 돌려주는 시범사업도 추진합니다.

용어

본문에서 만난 용어, 다시 정리

소상공인

동네 식당, 카페, 미용실처럼 직원 수가 적은 소규모 사업자를 가리킵니다. 중소기업 중에서도 가장 작은 단위입니다. 혼자 일하는 '1인 소상공인'은 아프거나 아이를 돌봐야 하면 곧바로 수입이 끊기기 때문에, 이번에 육아지원금과 휴업 손실 보전 같은 안전망이 검토되는 것입니다.

온누리상품권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에서 쓸 수 있도록 정부가 발행하는 전국 공통 상품권입니다. 보통 액면가보다 싸게 살 수 있어, 그 차액만큼 전통시장 소비를 유도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지역화폐

특정 지역 안에서만 쓸 수 있는 상품권·카드형 화폐입니다. 서울에서 번 돈이 서울에서만 돌지 않고, 각 지역 가게에서 소비되게 묶어두는 장치입니다. 🎒 물이 빠져나가지 않게 논에 둑을 쌓는 것과 비슷합니다. 온누리상품권(전국 공통)과 지역화폐(지역 한정)를 연계하면 두 제도의 장점을 합칠 수 있다는 게 정부 구상입니다.

15A10금융

지방 중소기업, 한국은행 저금리 대출에 목맨다

왜 중요한가 한은 저리대출에 한도의 7배가 몰릴 만큼 지방 중기 자금난이 심각해 금리 인상 전 자금 확보 경쟁이 붙었습니다

한 줄로 말하면

한국은행이 준비한 싼 대출의 한도는 5조9000억원인데, 지방 중소기업의 신청은 그 7.4배인 43조원이 몰렸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지방 중소기업을 위한 한국은행의 싼 대출에 신청이 폭주하고 있습니다. 올해 6월 기준 신청액이 43조4761억원. 한은이 정해둔 지원 한도 5조9000억원의 7.4배입니다. 🎒 정원 100명인 장학금에 740명이 줄을 선 셈입니다.

증가 속도도 가파릅니다. 지난해 말 신청액 39조6702억원을 반년 만에 넘어섰고, 2024년 말 31조181억원과 비교하면 12조4580억원, 40.2%나 늘었습니다. 이 수치는 한은이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로 확인됐습니다.

이 대출의 정식 이름은 금융중개지원대출*입니다. 한국은행이 시중은행에 싼 이자로 돈을 공급하면, 은행이 그 돈으로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에게 대출해 주는 제도입니다. 은행을 '중개인'으로 세워 중소기업의 이자 부담을 덜어주는 구조죠. 지방 중소기업 지원뿐 아니라 신성장·일자리 지원, 무역금융 지원 등을 다 합친 전체 신청액은 107조5698억원으로, 전체 한도 30조원의 3.6배에 달합니다.

지역별로 보면, 한은 15개 지역본부에 배정된 자금은 6월 기준 총 17조1098억원입니다. 경기본부가 3조7707억원으로 가장 많고, 대구경북본부 2조3121억원, 부산본부 1조8702억원, 인천본부 1조6486억원 순입니다.

왜 이렇게 몰릴까요? 금리가 더 오를 것 같아서입니다. 한국은행이 정하는 나라의 기본 이자율, 즉 기준금리*가 오르면 시중 대출금리도 따라 오릅니다. 실제로 이 지원 프로그램의 은행 대출금리조차 올해 6월 신규 취급 기준 연 3.81%로 지난해 말보다 0.09%포인트 올랐습니다. 금리가 더 뛰기 전에 싼 돈을 미리 확보해 두려는 지방 중소기업들이 창구로 몰려든 것입니다.

한은도 움직입니다. 지난달 대출 한도와 금리를 탄력적으로 조정하고 지방 중소기업 지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편하겠다고 밝혔고, 2014년 이후 5조9000억원에 묶여 있던 한도를 내년 상반기부터 늘리기로 했습니다. 10년 넘게 그대로였던 한도가 드디어 움직이는 겁니다.

용어

본문에서 만난 용어, 다시 정리

금융중개지원대출

한국은행 → 시중은행 → 중소기업으로 이어지는 2단계 대출 제도입니다.

한국은행 ──(싼 이자로 자금 공급)──> 시중은행 ──(저금리 대출)──> 중소기업

한은은 원래 개인이나 기업에 직접 돈을 빌려주지 않습니다. 대신 은행에 싼 자금을 주면서 "이 돈은 중소기업에 빌려줘라"라고 조건을 다는 방식으로 정책 목표를 이룹니다. 한도가 정해져 있어서, 신청이 한도의 7.4배라는 건 그만큼 지방 기업들의 자금 사정이 절박하다는 신호입니다.

기준금리

한국은행이 정하는 나라 전체 이자의 기준점입니다. 🎒 기준금리는 수도꼭지와 같습니다. 조이면(인상) 시중의 돈줄이 마르며 대출이자가 오르고, 열면(인하) 돈이 풀리며 이자가 내립니다. 기사 속 기업들은 이 수도꼭지가 더 조여지기 전에 물을 받아두려고 줄을 선 것입니다.

16A14산업

황당한 일본 관세폭탄 … K철강 반발

왜 중요한가 일본의 최고 43% 반덤핑 관세로 철강 수출길이 좁아지면 관련 공급망과 내수 가격에도 연쇄 영향이 옵니다

한 줄로 말하면

한국 철강사들은 일본에서 국내보다 '더 비싸게' 팔았는데, 일본은 "싸게 팔아 시장을 망쳤다"며 최고 43% 관세를 매겼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일본 경제산업성이 지난달 24일 포스코, KG스틸, 동국씨엠, 세아씨엠 등이 만든 한국산 도금 강판에 32.49~42.69%의 반덤핑 관세 예비 판정을 내렸습니다. 덤핑이란 자기 나라보다 싸게 외국에 물건을 팔아 그 나라 산업에 피해를 주는 행위이고, 반덤핑 관세는 그 벌로 물리는 세금입니다. 이달 8일부터 잠정 관세가 부과되고, 최종 판정은 오는 12월에 나옵니다.

그런데 국내 철강 업계가 "덤핑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며 반발합니다. 숫자를 보면 이유가 보입니다. 조사 대상 기간인 2024년 기준, 도금 강판의 국내 평균 가격은 t당 111만8000원입니다. 반면 일본에 수출된 한국산 도금 강판의 평균 가격은 116만7584원입니다. 국내보다 일본에서 t당 약 5만원 더 비싸게 팔았다는 겁니다. 싸게 팔아야 덤핑인데, 비싸게 팔았는데 덤핑 판정이 나온 셈입니다. 기사 제목의 '황당한'이라는 표현이 여기서 나옵니다.

업계는 조사 과정도 문제 삼습니다. 한국 기업들이 낸 거래 원가 소명 자료를 일본 당국이 인정하지 않고, 자국 조사기관이나 제소자(관세를 매겨달라고 신고한 일본 기업)에게 유리한 정보만 골라 쓰는 '이용 가능한 사실'* 규정을 일방적으로 적용했다는 겁니다. 🎒 심판이 한쪽 팀의 증거는 안 받아주고 자기 팀 기록지만 보고 판정한 격이라는 게 한국 업계의 주장입니다.

타격은 작지 않습니다. 도금 강판은 한국이 일본에 수출하는 철강의 약 25%를 차지하는 주력 품목입니다. 올해 상반기 대일 수출량이 35만9000t으로 이미 줄어든 상황에서, 100만원어치 강판에 세금이 최대 43만원 붙게 되면 추가 위축이 불가피합니다.

용어

본문에서 만난 용어, 다시 정리

반덤핑 관세

외국 기업이 자국 시장 가격보다 싸게 물건을 수출하는 '덤핑'으로 수입국 산업이 피해를 봤다고 판단될 때, 수입국이 벌칙으로 물리는 추가 관세입니다. 핵심 판단 기준은 '수출 가격이 자국 판매 가격보다 싼가'입니다. 이번 사건이 논란인 이유는 그 기준으로 보면 한국산이 일본에서 오히려 더 비쌌기 때문입니다.

이용 가능한 사실

덤핑 조사에서 조사받는 기업이 자료를 안 내거나 협조하지 않을 때, 조사 당국이 '확보 가능한 다른 정보'로 판정할 수 있게 한 규정입니다. 원래는 조사 방해를 막는 장치인데, 당국이 기업이 낸 자료를 "믿을 수 없다"며 밀어놓고 자기 쪽에 유리한 정보만 채택하는 무기로 쓰일 수 있습니다. 한국 업계가 지적하는 게 바로 이 지점입니다.

도금 강판

철판에 아연 등을 얇게 입혀 녹슬지 않게 만든 철강 제품입니다. 자동차, 가전, 건축자재에 널리 쓰입니다. 한국의 대일 철강 수출에서 4분의 1을 차지하는 효자 품목이라, 이번 관세의 충격이 큰 것입니다.

17A2산업

AI 투자 출혈 경쟁에 … 미국 빅테크 5곳 내년엔 현금 마른다

왜 중요한가 미 빅테크 5곳의 현금흐름이 내년 마이너스로 돌아서면 AI 투자 붐과 관련 주식·수출 수요가 꺾일 수 있습니다

한 줄로 말하면

아마존·구글·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돈방석 기업들이 AI에 돈을 쏟아붓다가, 내년엔 5곳 합쳐 178조원의 현금이 '마이너스'가 될 판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세계에서 돈을 제일 잘 버는 기업들의 곳간이 비어가고 있습니다. 3일(현지시간) S&P 글로벌마켓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인공지능(AI) 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미국 빅테크 5곳 — 아마존·구글·마이크로소프트(MS)·메타·오라클 — 의 잉여현금흐름*이 올해 사실상 '제로'까지 떨어지고, 내년에는 5곳 합산 마이너스 1250억달러(약 178조7000억원)를 기록할 전망입니다. 잉여현금흐름이란 영업으로 벌어들인 현금에서 설비투자 등을 빼고 실제 손에 남는 '찐현금'으로, 기업의 투자 여력과 재무 건전성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 월급에서 월세·공과금·생활비를 다 내고 통장에 남는 돈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게 마이너스라는 건, 버는 것보다 쓰는 게 많아 저축을 헐거나 빚을 내야 한다는 뜻입니다. 178조원이면 대한민국 국민 한 사람당 350만원씩 나눠줄 수 있는 규모입니다.

돈은 어디로 새고 있을까요? AI입니다. AI 서비스를 돌리려면 데이터센터를 지어야 하고,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같은 고가 AI 반도체를 대량으로 사들여야 합니다. 이 전망치는 불과 며칠 전보다도 더 나빠졌는데, 아마존이 지난주 실적 발표에서 "AI 데이터센터와 인프라 투자를 더 늘리겠다"고 밝힌 탓입니다. 실제 최근 3개월간 아마존과 구글은 미국 주요 상장기업 중 현금을 가장 많이 소진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렇게 보도했습니다.

"이번주 실적 발표를 앞둔 우주 기업 스페이스X 역시 AI 관련 투자를 확대한 영향으로 이보다 더 큰 현금 유출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

흥미로운 건 월가(미국 금융투자 업계)의 시선 변화입니다. 지금까지는 기업이 공장·장비에 쓰는 큰돈, 즉 자본지출(CAPEX)*을 얼마나 공격적으로 늘리는지가 관심사였습니다. "투자 많이 한다 = AI 경쟁에서 안 밀린다"는 논리였죠. 그런데 최근에는 반대로 '그렇게 쓰고도 현금을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느냐'가 핵심 평가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투자 규모 자랑의 시대에서, 체력 검증의 시대로 넘어간 겁니다.

이 기준으로 벌써 성적표가 갈렸습니다. MS는 AI 투자를 늘리면서도 클라우드 사업 성장 덕에 탄탄한 현금 창출력을 유지해 시장의 긍정적 평가를 받았습니다. 반면 메타는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잉여현금흐름이 크게 줄면서 투자 부담 우려가 커졌습니다. 같은 AI 투자인데 한쪽은 박수를, 한쪽은 걱정을 받은 것입니다.

이게 빅테크만의 문제일까요? 워싱턴포스트는 "AI 투자가 전기요금과 전자제품 가격을 끌어올리는 등 미국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데이터센터가 전기를 빨아들이면 일반 가정의 전기요금까지 오르고, 반도체 수요가 몰리면 전자제품값도 뜁니다. 빅테크의 출혈 경쟁 청구서가 미국 경제 전반으로 날아가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용어

본문에서 만난 용어, 다시 정리

잉여현금흐름

영업활동으로 번 현금에서 설비투자 같은 필수 지출을 뺀 뒤 남는 현금입니다. 영어로 FCF(Free Cash Flow)라고 합니다.

영업으로 번 현금 - 설비투자 등 = 잉여현금흐름(찐현금)

이익(회계상 숫자)과 달리 실제 현금이 얼마나 남는지를 보여줘서, 배당·자사주 매입·신사업의 밑천이 됩니다. 이게 마이너스면 아무리 이익이 나도 곳간은 비어간다는 뜻이라, 투자자들이 예민하게 봅니다.

자본지출(CAPEX)

공장, 데이터센터, 장비처럼 미래를 위해 사들이는 큰 자산에 쓰는 돈입니다. 🎒 식당 주인이 매달 식재료 사는 돈이 아니라, 새 지점을 내려고 건물을 사는 돈입니다. 빅테크의 자본지출이 폭증한 만큼 잉여현금흐름이 쪼그라든 것이 이번 기사의 핵심 구조입니다.

18A13산업

SK하이닉스 "데이터 병목 해결"…HBF 표준 공개

기사 사진

왜 중요한가 SK하이닉스 주도의 HBF 표준화는 HBM 이후 메모리 판도를 정하는 싸움이라 반도체 밸류체인 투자 방향을 가릅니다

한 줄로 말하면

SK하이닉스가 AI 메모리의 '속도는 빠르게, 용량은 크게'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새 기술 HBF의 세계 첫 표준을 내놨고, 구글까지 판에 올라탔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4일 SK하이닉스가 미국 샌디스크와 함께 만든 고대역폭플래시(HBF)*의 첫 표준 규격을 공개했습니다. 발표 무대는 6일(현지시간)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서 열리는 메모리 업계 행사 'FMS 2026'입니다. SK하이닉스는 기조연설과 패널 토의에서 HBF를 AI 시대 메모리 병목을 풀어낼 핵심 기술로 소개할 계획입니다.

HBF가 뭔지 이해하려면 먼저 고대역폭메모리(HBM)을 알아야 합니다. HBM은 메모리 칩을 아파트처럼 여러 층으로 쌓아 데이터가 오가는 통로, 즉 대역폭을 극단적으로 넓힌 초고속 메모리입니다. AI 반도체의 필수 짝꿍이지만 비싸고 용량을 키우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HBF는 바로 이 틈을 노립니다. HBM과 저장장치(SSD) 사이에 놓이는 새로운 메모리 계층으로, HBM처럼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받으면서도 낸드*라는 저장용 반도체를 기반으로 해 용량을 훨씬 크게 키울 수 있고 전력도 적게 씁니다.

왜 지금 이 기술이 뜰까요? AI의 무게중심이 '학습'에서 '추론'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학습이 AI를 공부시키는 단계라면, 추론은 공부를 마친 AI가 실제로 질문에 답하는 단계입니다. 챗봇을 쓰는 사람이 폭증하면서 추론 단계에서 다뤄야 할 데이터가 급격히 늘었고, 속도와 용량을 동시에 잡는 메모리가 절실해진 겁니다. 중요한 건 HBF가 HBM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함께 쓰이며 추론 효율을 높이는 보완재라는 점입니다.

이번 규격의 내용을 보면, 낸드를 8단과 16단으로 쌓는 두 가지 구성으로 용량은 최대 512기가바이트(GB)까지 정의했습니다. 대역폭은 세 등급으로 나눠 1초당 0.4테라바이트(TB)에서 3.0TB까지 규정했습니다. 🎒 초당 3TB면, 고화질 영화 수백 편 분량을 1초 만에 옮기는 속도입니다. 연산장치와의 연결에는 업계 표준인 UCIe를 채택해, GPU든 CPU든 종류가 다른 프로세서에 유연하게 붙일 수 있게 했습니다.

판이 커지는 신호도 나왔습니다. 규격 공개가 세계 최대 개방형 데이터센터 기술 협력체인 OCP를 통해 이뤄져 특정 기업의 전유물이 아닌 업계 전체의 개방형 표준이 됐고, 무엇보다 구글과 텐스토렌트가 컨소시엄에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미래의 큰손 고객이 될 수 있는 빅테크가 직접 판에 들어온 만큼 상용화 가능성이 커진 것입니다. 지난해 8월 샌디스크와 표준화 협력을 시작해 올해 2월 컨소시엄을 출범한 지 약 6개월 만의 결과물이며, 상용화 목표 시점은 2030년입니다.

용어

본문에서 만난 용어, 다시 정리

고대역폭메모리(HBM)

D램 칩을 수직으로 쌓고 그 사이를 수천 개의 통로로 연결해 데이터 전송 속도를 극대화한 메모리입니다. AI 반도체(GPU) 바로 옆에 붙어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공급하는 역할을 하며, SK하이닉스가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품목입니다. 단점은 비싼 가격과 용량 한계입니다.

고대역폭플래시(HBF)

HBM의 '쌓아서 빠르게' 방식을 낸드에 적용한 차세대 기술입니다. 메모리 계층으로 보면 이렇습니다.

빠름·비쌈·소용량 HBM ← AI 반도체 옆 초고속 작업대
 ↕ HBF ← 새로 생기는 중간 계층 (빠르면서 대용량)
느림·쌈·대용량 SSD ← 대형 창고

🎒 요리사(AI 반도체) 바로 옆 도마가 HBM, 주방 뒤 창고가 SSD라면, HBF는 도마 옆에 새로 놓는 대형 준비 테이블입니다. 창고까지 왔다 갔다 하는 시간, 즉 데이터 병목이 확 줄어듭니다.

낸드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지워지지 않는 저장용 반도체입니다. 스마트폰 저장공간과 SSD의 재료가 바로 낸드입니다. 속도는 D램보다 느리지만 같은 값에 훨씬 큰 용량을 담을 수 있어, HBF는 이 장점을 속도와 결합한 것입니다.

대역폭

데이터가 한 번에 오갈 수 있는 통로의 폭입니다. 🎒 도로의 차선 수와 같습니다. 차선(대역폭)이 좁으면 아무리 좋은 차(프로세서)도 정체에 갇힙니다. AI 시대의 성능 경쟁은 사실상 이 차선을 얼마나 넓히느냐의 경쟁이고, '병목 해결'이라는 기사 제목도 여기서 나온 말입니다.

19A22증권

코스닥 반등 선봉에 바이오주 …1조 정책펀드 훈풍

왜 중요한가 1조원대 바이오 정책펀드가 코스닥 반등을 이끌고 있어 정책 수혜 업종 중심의 투자 기회가 열립니다

한 줄로 말하면

정부의 1조원 바이오 펀드 기대감에 코스닥이 사흘간 21% 치솟아, 사상 처음으로 3일 연속 '과열 브레이크'가 걸렸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4일 코스닥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43.37포인트(5.88%) 오른 780.72에 마감했습니다. 지난달 31일부터 3거래일 연속 상승이고, 이 사흘간 상승률이 약 21%입니다. 🎒 100만원을 넣어뒀다면 사흘 만에 121만원이 된 셈입니다. 오르는 속도가 너무 빨라, 이날 오전 10시 47분께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습니다. 주가가 급등할 때 프로그램 매수 주문을 5분간 멈춰 세우는 과열 방지 브레이크인데, 올해 들어 17번째이고, 3거래일 연속 발동은 사상 처음입니다.

주인공은 바이오주였습니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알테오젠이 9.29% 올랐고, HLB 11.17%, 리가켐바이오 15.20%, 디앤디파마텍 14.29% 등 줄줄이 급등했습니다. 바이오만이 아닙니다. 2차전지주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이 각각 5.94%, 5.89% 올랐고,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종목인 주성엔지니어링(6.42%), 리노공업(4.89%)도 힘을 보탰습니다.

누가 산 걸까요? 기관투자자입니다. 기관은 이날 코스닥에서 5430억원어치를 순매수*했습니다. 산 금액이 판 금액보다 5430억원 많았다는 뜻입니다. 반면 개인은 2590억원, 외국인은 2760억원 순매도하며 오른 김에 파는 차익 실현에 나섰습니다. 기관이 사고 개인·외국인이 파는 대비 구도가 뚜렷했습니다.

바이오주에 불을 붙인 건 정부 돈입니다. 보건복지부가 최근 임상 3상* 특화펀드의 운용사로 한국투자파트너스를 선정했는데, 당초 목표 1500억원을 웃도는 1700억원 규모로 결성을 추진합니다. 임상 3상은 신약 개발의 마지막이자 돈이 가장 많이 드는 관문이라, 여기에 돈을 대주는 펀드는 바이오 업계에 단비입니다.

이 펀드까지 합치면 그림이 커집니다. 기존 K-바이오·백신 펀드 1~6호 5796억원, 조성 중인 7호 2000억원, 여기에 1700억원을 더하면 정책펀드 전체가 9496억원. 정부가 2027년까지 목표로 내건 1조원 바이오 메가펀드가 사실상 막바지에 온 것입니다. 한편 이날 장 초반 주춤하던 코스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막판에 낙폭을 만회하면서 6300선을 가까스로 회복했습니다.

용어

본문에서 만난 용어, 다시 정리

매수 사이드카

선물 가격이 급등하면 주식시장의 프로그램 매수 주문을 5분간 정지시키는 장치입니다. 🎒 과속하는 차 옆에 붙는 경찰 오토바이(사이드카)처럼, 시장이 과속할 때 잠깐 속도를 줄이게 합니다. 급등 때는 매수 사이드카, 급락 때는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됩니다. '사상 첫 3일 연속 발동'은 이번 상승이 그만큼 이례적으로 가팔랐다는 증거입니다.

시가총액

주가 × 발행 주식 수, 즉 그 회사 주식을 전부 사는 데 드는 돈입니다. 회사의 '몸값'이자 시장 내 서열이기도 해서, '코스닥 시총 1위 알테오젠'은 코스닥에서 가장 몸값이 큰 회사라는 뜻입니다.

순매수

산 금액에서 판 금액을 뺀 값입니다. 기관 순매수 5430억원이면 기관이 그만큼 주식을 더 담았다는 뜻입니다. 기관·외국인·개인 중 누가 사고 누가 파는지를 '수급'이라고 하는데, 덩치 큰 기관·외국인의 수급 방향이 지수를 움직이는 경우가 많아 투자자들이 매일 확인하는 숫자입니다.

임상 3상

신약 후보물질을 사람에게 시험하는 마지막 단계로, 수백~수천 명의 환자에게 효과와 안전성을 최종 검증합니다. 1상(소수, 안전성) → 2상(수십~수백 명, 효과 탐색) → 3상(대규모 최종 검증)을 통과해야 판매 허가를 받습니다. 비용이 가장 많이 들어 여기서 자금이 끊기는 기업이 많기 때문에, 임상 3상에 돈의 60% 이상을 대는 특화펀드는 바이오주 투자심리를 직접 자극합니다.

20A35오피니언

[글로벌포커스] 유럽 AI법 시행, 한국 기업의 생존법

왜 중요한가 EU AI법 집행이 시작돼 유럽에 제품·서비스를 파는 기업은 투명성 요건을 못 맞추면 시장에서 배제됩니다

한 줄로 말하면

"얼마나 똑똑한 AI냐"의 경쟁이 끝나고, "얼마나 투명하고 책임지는 AI냐"의 경쟁이 유럽에서 시작됐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유럽연합(EU)의 인공지능(AI)법이 본격적인 집행 단계에 들어갔습니다. 이제 유럽에서 챗봇은 이용자에게 "당신은 지금 AI와 대화 중"이라고 알려야 합니다. AI가 만든 이미지·음성·영상에는 AI 생성물이라는 표시가 붙어야 합니다. 실제 인물처럼 꾸며낸 가짜 영상, 즉 딥페이크* 같은 공공의 관심사에 관한 AI 생성물에도 그 사실을 밝혀야 합니다.

"유럽 법인데 우리랑 무슨 상관?"이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이 법은 기업의 국적이나 개발 장소를 따지지 않습니다. 유럽 시장에 AI 시스템을 공급하거나 그 결과물을 유럽에서 활용하면 적용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전례도 있습니다. 유럽의 개인정보보호법 GDPR*이 전 세계 기업의 데이터 처리 방식을 바꿔놓았듯, 유럽 AI법도 글로벌 AI 제품·서비스의 설계 기준으로 퍼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유럽의 전략은 흥미롭습니다. 유럽은 미국처럼 거대 AI 플랫폼을 쥐고 있지도, 중국처럼 방대한 데이터와 내수시장을 갖고 있지도 못합니다. 그래서 기술 대신 '규칙'을 무기로 삼았습니다. 인간의 권리와 안전, 투명성과 책임이라는 규칙을 앞세워 시장 질서를 만들고, 기술 경쟁의 열세를 시장 진입 조건과 국제표준으로 메우려는 전략입니다. 🎒 달리기로는 못 이기니, 경기장의 규칙을 자기가 쓰겠다는 겁니다.

법의 핵심 설계는 '위험에 따라 의무를 다르게' 매기는 것입니다. 일상적인 추천이나 보조 기능에는 규제가 적습니다. 반면 채용, 신용평가, 생체인식처럼 개인의 권리와 기회에 직접 영향을 주는 AI에는 데이터 품질, 위험관리, 기록 보존, 인간의 감독을 요구합니다. 어떤 데이터로 만들어졌는지, 문제가 생기면 원인을 추적하고 인간이 개입할 수 있는지를 기업이 입증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럼 한국 기업은 뭘 해야 할까요? 글쓴이의 처방은 의외로 기본부터입니다. 우선 회사 안에서 어떤 AI를 개발하고 쓰는지부터 파악하라는 겁니다. 고객 상담, 인사평가, 금융심사, 마케팅 중 어디에 어떤 AI가 쓰이는지 알아야 위험을 분류할 수 있습니다. 직접 개발했는지, 외부 범용 모델을 결합했는지, 단순 이용자인지 공급자인지에 따라 책임도 달라집니다. 그리고 투명성은 서비스 출시 직전에 고지문 한 줄 붙이는 식으로는 확보되지 않습니다. 의사결정 전 과정을 공개하고, 이용자가 이의를 제기하고 구제받을 절차까지 갖춰야 합니다. 그것이 곧 경쟁력이라는 게 이 칼럼의 결론입니다.

용어

본문에서 만난 용어, 다시 정리

GDPR

2018년부터 시행된 유럽연합의 개인정보보호법(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입니다. 유럽 사람의 개인정보를 다루면 세계 어느 기업이든 적용받고, 위반하면 천문학적 과징금을 물립니다. 그 결과 전 세계 웹사이트에 '쿠키 동의' 창이 생기는 등 지구촌 표준이 됐습니다. 이렇게 유럽의 규제가 세계 표준이 되는 현상 때문에, 유럽 AI법도 같은 길을 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겁니다.

딥페이크

AI로 실제 인물의 얼굴·목소리를 합성해 진짜처럼 만든 가짜 이미지·영상·음성입니다. 유명인 가짜 발언 영상처럼 여론을 속이는 데 악용될 수 있어, 유럽 AI법은 이런 생성물에 'AI가 만든 것'이라는 표시를 의무화했습니다. 🎒 가공식품에 원재료 표시를 붙이듯, 콘텐츠에도 '제조 방법 표시'를 붙이게 한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