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으로 잘라내지 않았습니다. 각 기사마다 실제 내용(수치·인용)을 먼저 싣고,
바로 아래에 그 기사에 나온 용어를 문맥과 함께 풀었습니다.
용어* 본문에 이렇게 별표가 붙은 말은 기사 끝에서 한 번 더 자세히 설명합니다.
100해설 기사
8파트
276학습 용어
지면 115건 중 본문이 있는 103건. 각 기사마다 ① 실제 기사 내용 → ② 그 기사에 나온 용어 순서입니다.
1A5부동산
정부 "세금만으론 집값안정 한계"…용산 국유지에 2만호 '닥공'
용산 어린이정원 잔디마당에서 바라본 모습.
왜 중요한가 서울 5만가구 공급 방향이 확정되면 집값·전월세·분양 전략 등 부동산 관련 모든 의사결정의 전제가 바뀝니다
한 줄로 말하면
세금으로 집값을 누르는 데 한계를 느낀 정부가, 용산 어린이정원 같은 나라 땅까지 탈탈 털어 서울에 집 5만가구 이상을 짓겠다고 나섰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정부가 서울 집값을 잡는 방법을 바꾸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세금과 대출 규제로 "집을 사려는 사람"을 줄이는 데 집중했습니다. 그런데 세제 개편안에 대한 민심이 싸늘했습니다. 전월세 시장이 불안해질 거라는 걱정도 커졌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반대쪽, 즉 "집 자체를 더 짓는" 공급 카드를 꺼냈습니다. 용산 등에서 '5만가구+α(알파)'를 만들겠다는 총력전입니다.
첫 번째 카드는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입니다. 나라와 공공기관이 주도해서 도심의 낡은 동네를 빠르게 아파트로 바꾸는 사업입니다. 국토교통부는 이 사업의 신규 후보지로 9개 지구, 총 1만가구 안팎을 새로 선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서울 16개 자치구에서 주민 제안 44곳을 접수한 지 약 3개월 만입니다. 후보지 발표를 앞두고는 국무조정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태스크포스를 꾸려 투기 조짐이 없는지 거래 동향을 살피고 있다고 합니다.
이 사업이 왜 '속도전'에 좋을까요? 보통 민간 재개발·재건축은 주민들이 조합을 만들고, 관리처분계획*이라는 복잡한 계획까지 세워야 합니다. 여기서 몇 년씩 걸립니다. 도심복합사업은 이 절차를 생략할 수 있습니다. 정부는 지난해 9·7 대책에서 제도를 손질해 2030년까지 이 방식으로 5만가구를 착공하겠다는 목표도 세웠습니다. 현재 정부가 관리 중인 기존 사업만 전국 49곳, 8만7000가구이고 이 중 서울 물량이 6만1000가구입니다.
지구별 크기는 어느 정도일까요? 1만가구를 9개 지구로 나누면 지구당 평균 1100가구가 넘습니다. 기존 사업인 용산구 효창공원앞역 일대를 보면 감이 옵니다. 약 6만㎡ 땅에 용적률* 499%를 적용해 약 2400가구를 짓고 있습니다. 역 근처는 높고 빽빽하게, 저층 주거지와 준공업지역은 상황에 맞게 조합해 1만가구를 채우는 방식이 될 전망입니다.
두 번째 카드는 나라가 가진 땅, 국유지입니다. 정부는 지난 1·29 대책에서 용산 일대에 총 1만3501가구를 공급하겠다고 이미 밝혔는데, 여기서 더 나아갑니다. 용산 어린이정원에는 5000가구를 지을 수 있다는 계산까지 나왔습니다. LH 여의도 사옥, 광진구청 옛 청사 같은 유휴용지*, 그러니까 지금 놀고 있거나 제 역할이 끝난 땅도 주택 부지로 끌어모읍니다.
🎒 냉장고에 새로 장을 봐 넣을 자리가 없어서, 구석에 처박아 둔 반찬통까지 다 꺼내 정리하는 셈입니다. 용산 어린이정원 같은 상징적인 공간까지 공급 명단에 올렸다는 것은, 서울에 새로 개발할 대규모 택지가 사실상 바닥났다는 위기감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용어
본문에서 만난 용어, 다시 정리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LH 같은 공공기관이 시행을 맡아 도심 역세권, 낡은 저층 주거지, 준공업지역을 아파트 단지로 바꾸는 사업입니다. 핵심 장점은 속도입니다. 민간 정비사업의 필수 관문인 조합 설립과 관리처분계획 수립을 건너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빨리 많이" 공급해야 할 때 즐겨 쓰는 도구이고, 이번 대책에서도 신규 1만가구를 이 방식으로 만듭니다.
관리처분계획
재개발·재건축에서 "누가 어떤 새 집을 받고, 돈은 얼마씩 더 내거나 돌려받는지"를 정하는 정산 계획입니다. 조합원들의 재산이 걸린 문제라 다툼이 많고, 이 단계에서 사업이 몇 년씩 멈추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절차를 생략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시간 단축이 됩니다.
용적률
땅 면적 대비 건물을 얼마나 크게(연면적 기준) 지을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비율입니다. 용적률 499%면 땅 면적의 약 5배 규모로 건물을 올릴 수 있다는 뜻입니다. 🎒 같은 크기의 도화지에 그림을 5장 겹쳐 그릴 수 있게 허락해 주는 것과 같습니다. 용적률이 높을수록 같은 땅에서 더 많은 가구가 나오므로, 공급 대책의 성패를 가르는 숫자입니다.
유휴용지
쓰임이 끝났거나 놀고 있는 땅을 말합니다. 옛 청사, 이전한 공공기관 부지 등이 대표적입니다. 새 땅을 만들 수 없는 서울에서는 이런 자투리 땅을 모으는 것이 사실상 유일한 신규 택지 확보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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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A10국제
베선트 "연준, 비상대출 늘려라"… 다카이치 "일본은행, 일본국채 사라"
왜 중요한가 미·일 정부가 중앙은행을 눌러 금리를 억제하면 환율과 국내 금리·자금조달 비용까지 연쇄적으로 흔들립니다
한 줄로 말하면
미국과 일본 정부가 엔화를 지키겠다며 각자 자기 나라 중앙은행의 팔을 비틀기 시작했고, 그 바람에 두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미국과 일본이 엔화 가치 방어를 명분으로 손을 잡았습니다. 그런데 그 방법이 문제입니다. 미국 정부는 연방준비제도(연준)에게, 일본 정부는 일본은행에게 각각 "이렇게 하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입니다.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로워야 할 중앙은행 독립성*이 양쪽에서 동시에 위협받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미국 쪽부터 볼까요.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4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연준이 레포(환매조건부채권) 규모 확대를 고려하는 것은 합리적이다. 이것이 바로 이런 상황을 위해 마련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말하는 제도가 FIMA 레포입니다. 해외 중앙은행이 자기가 가진 미국 국채를 담보로 맡기고 연준에서 달러를 빌려 가는 프로그램입니다. 2020년 3월 코로나19 사태 때 만들어졌습니다. 자국 통화를 맡기고 달러를 받아 가는 통화스왑과는 다른 제도입니다. 앞서 미국과 일본은 이례적으로 외환시장에 함께 개입해 추락하던 엔화 가치를 끌어올렸는데, 앞으로 개입할 때 이 FIMA 레포를 활용하겠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지금이 팬데믹 같은 '위기'냐는 점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3일 "2020년 달러 부족 사태에 대비해 만들어졌지만 거의 쓰이지 않던 연준의 안전장치가, 애초 목적과는 전혀 다른 일본의 엔화 방어용 자금 지원에 동원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 화재 진압용 소방호스를 정원에 물 주는 데 쓰는 격이라는 지적입니다.
베선트 장관은 한 걸음 더 나갔습니다. 현재 한 나라당 600억달러인 FIMA 레포 한도를 늘리라는 것입니다. 최근 일본이 외환시장 개입에 쏟아부은 돈만 600억달러를 웃돌기 때문에, 다음 개입을 대비해 한도를 키워 두자는 계산입니다. 그런데 이 한도를 올리는 것은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결 사항입니다. 가뜩이나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으로 독립성 논란에 시달리고, 금리 결정을 두고 내부 분열까지 드러낸 연준에게는 또 하나의 부담입니다.
일본 쪽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카이치 총리는 금리 상승을 억누르기 위해 일본은행에 노골적으로 국채 매입을 요청했습니다. 중앙은행이 국채를 사 주면 국채 가격이 받쳐지면서 장기 금리가 내려갑니다. 결국 미·일 두 정부가 "장기 금리를 억누른다"는 같은 목표를 위해 각자의 중앙은행을 동원하려는 그림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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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은행 독립성
중앙은행이 정부·정치권의 요구가 아니라 경제 상황만 보고 금리와 통화정책을 결정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왜 중요할까요? 정부는 늘 "경기를 띄우게 금리를 내려라, 국채를 사라"고 요구하고 싶어 하는데, 그 말을 다 들어주면 돈이 풀려 물가가 치솟은 역사가 여러 나라에 있기 때문입니다. 🎒 시험 감독관이 학생(정부) 부탁을 받고 채점을 바꿔 주기 시작하면 시험 전체의 신뢰가 무너지는 것과 같습니다.
FIMA 레포
'해외·국제통화당국 레포'의 약자로, 외국 중앙은행이 보유한 미국 국채를 담보로 연준에서 달러를 빌리는 제도입니다. 급하게 달러가 필요할 때 미국 국채를 시장에 내다 팔면 국채 금리가 요동치니, 팔지 말고 잠시 맡기고 달러를 빌려 가라는 취지입니다. 🎒 전당포에 시계를 맡기고 현금을 빌리는 것과 비슷합니다. 지금은 한 나라당 600억달러가 한도입니다.
통화스왑
두 나라 중앙은행이 서로 자국 통화를 맞바꿔 두고 필요할 때 상대 통화를 쓰는 약속입니다. FIMA 레포는 '미국 국채'를 담보로 맡기는 것이고, 통화스왑은 '자기 나라 돈'을 맡기는 것이라는 점이 다릅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연준 안에서 기준금리 등 통화정책을 표결로 결정하는 회의체입니다. FIMA 레포 한도를 올리는 것도 여기서 의결해야 합니다. 즉 베선트 장관의 요구는 사실상 "FOMC야, 이렇게 표결해라"라는 압박이어서 독립성 논란이 커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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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A1증권
"SK하이닉스ADR 사라" 월가 IB 11곳 '러브콜'
왜 중요한가 반도체발 증시 급등은 투자 포지션 조정과 관련 업종 매출 기대를 즉시 바꾸는 신호입니다
한 줄로 말하면
월가 투자은행 11곳이 일제히 "SK하이닉스를 사라"고 외치자, 코스피가 하루 만에 3.76% 뛰며 6598.26까지 올랐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5일 코스피가 전날보다 3.76% 오른 6598.26으로 마감했습니다. 급등 덕에 올해 들어 22번째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습니다. 주가가 너무 급하게 움직일 때 컴퓨터 프로그램 매매를 잠시 멈추는 안전장치인데, 올해만 22번이면 그만큼 시장이 자주 요동쳤다는 뜻입니다. 상승을 이끈 것은 외국인이었습니다. 코스피에서만 1조4463억원어치를 순매수했습니다. 산 금액에서 판 금액을 뺀 순수 매수가 그만큼이라는 얘기입니다.
불씨는 미국에서 날아왔습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고, 나스닥에 상장된 SK하이닉스 ADR*이 4일(현지시간) 8.17% 오른 154.38달러에 마감했습니다. ADR은 미국 주식예탁증서, 쉽게 말해 한국 주식을 미국 시장에서 사고팔 수 있게 만든 '대리 증서'입니다.
결정타는 월가 투자은행(IB) 11곳의 보고서였습니다. 이들이 SK하이닉스 ADR을 처음 분석하면서 일제히 '매수' 또는 '비중확대' 의견을 냈습니다. 특히 스티펠은 목표주가로 240달러를 제시하며 이렇게 전망했습니다.
"수요가 공급을 크게 초과하는 수급 불균형은 2027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본다."
이 한마디가 왜 중요할까요? 그동안 SK하이닉스 주가를 짓눌러 온 걱정이 바로 메모리 피크아웃* 논란, 즉 "반도체 호황이 이제 꼭지를 찍고 내려올 것"이라는 우려였기 때문입니다. 중국 창신메모리(CXMT)가 생산을 늘려 공급과잉이 올 거라는 걱정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내년까지도 메모리가 모자란다"는 진단이 나오면서 이 두 걱정이 한풀 꺾인 것입니다.
그 결과 5일 SK하이닉스는 5.77% 오른 166만8000원에, 삼성전자는 2.5% 오른 24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SK하이닉스는 이제 한 주에 약 167만원, 왕복 항공권 값에 가까운 주식이 됐습니다. 훈풍은 동아시아 전체로 퍼졌습니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소프트뱅크그룹(13.96%)과 키옥시아(4.24%) 강세에 힘입어 3.66% 올랐고, 대만 자취엔 지수도 2.88% 상승했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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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R(주식예탁증서)
외국 기업 주식을 미국 거래소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증서입니다. 미국 투자자는 한국 계좌를 만들 필요 없이 나스닥에서 SK하이닉스 ADR을 사면 됩니다. 🎒 해외 맛집의 음식을 국내 백화점 팝업스토어에서 사 먹는 것과 비슷합니다. 월가 투자은행들이 매수 보고서를 낸 대상도 서울의 원주(原주식)가 아니라 이 ADR이었고, 미국에서 오른 ADR 가격이 다음 날 한국 주가를 끌어올렸습니다.
사이드카
선물 가격이 급등하거나 급락할 때 프로그램 매매(컴퓨터가 자동으로 내는 대량 주문)의 효력을 5분간 정지시키는 장치입니다. 🎒 과열된 엔진을 잠깐 식히는 냉각수 같은 역할입니다. 올해 매수 사이드카만 22번째라는 것은, 시장이 그만큼 자주 '급등'했다는 기록이기도 합니다.
피크아웃
실적이나 업황이 정점(피크)을 찍고 꺾이는 것을 말합니다. 주가는 미래를 먼저 반영하기 때문에, 지금 돈을 잘 벌어도 "곧 꼭지"라는 전망이 퍼지면 주가는 먼저 떨어집니다. 이번에 IB들이 "부족은 2027년까지 간다"고 하면서 이 피크아웃 시점을 뒤로 밀어 준 것이 급등의 핵심 이유입니다.
순매수
일정 기간 산 금액에서 판 금액을 뺀 값입니다. 외국인 순매수 1조4463억원은 외국인이 판 것보다 1조4463억원어치를 더 사들였다는 뜻으로, 시장 방향을 읽는 대표적인 지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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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A10국제
미국 "이르면 오늘 호르무즈 개방 … 이란·오만과 협상중"
왜 중요한가 호르무즈 해협이 열리면 유가·물류비가 내려가 원가 부담과 물가 전반에 숨통이 트입니다
한 줄로 말하면
미국이 "핵 문제는 나중에, 기름길부터 먼저"라며 이란·오만과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여는 협상을 벌이고 있고, 이르면 하루 이틀 안에 합의가 나올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과의 긴장으로 막혀 있던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여는 합의가 곧 이뤄질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내비쳤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의 원유가 세계로 나가는 바닷길의 목구멍 같은 곳입니다. 여기가 막히면 유조선이 못 다니고, 전 세계 기름값이 바로 뜁니다. 미국 매체 액시오스는 4일(현지시간) 미국·이란·오만이 재개방을 위한 잠정 합의에 근접했으며, 미국이 5일 발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겸하고 있는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취재진에게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비핵화에 관한 장기적 협상을 진행하는 동안, 단기적으로 더 많은 선박이 안전하게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수 있는 방안과 관련해 우리가 관여 중인 오만과 이란 사이에 대화와 협상이 진행 중이다."
해협을 영해로 둔 오만과 이란이 선박 통행 문제를 협의하고 있고, 미국도 끼어 있다는 뜻입니다. 루비오 장관은 "협상에 진전이 있었지만 아직 최종 합의에 이르지 않았다"며 "매우 곧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했습니다.
여기서 눈에 띄는 것은 협상의 순서입니다. 루비오 장관은 "이란의 비핵화*가 궁극적인 목표"라면서도 "당면 과제이자 많은 관심이 쏠린 건 해협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이란이 핵무기를 만들지 못하게 하는 것, 즉 우라늄 농축 같은 문제는 시간이 오래 걸리니 뒤로 미루고, 국제유가에 직접 영향을 주는 해협 개방부터 먼저 풀겠다는 것입니다. 🎒 큰 수술은 날을 잡아 하되, 당장 피가 나는 상처부터 지혈하는 순서입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더 낙관적이었습니다. CNBC에 나와 "우리는 현재 이란과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오늘이나 내일 안으로 해협을 개방하고 이 분쟁을 좀 더 정상적인 국면으로 이끌어갈 합의가 이뤄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통행료를 물릴 것이냐는 질문에는 확답을 피하면서도 "자유롭게 통행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베선트 장관은 "지난 며칠간 그곳 상황이 다소 위험하긴 했지만 지금도 꽤 많은 선박이 빠져나오는 걸 보고 있다"며 "에너지 가격이 다시 안정될 것이며 이는 전 세계에 긍정적인 일"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기름 한 방울 안 나는 한국에게도 남의 일이 아닌 뉴스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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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페르시아만과 인도양을 잇는 좁은 바닷길로, 이란과 오만 사이에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산유국의 원유를 실은 유조선 상당수가 반드시 이곳을 지나야 합니다. 🎒 세계 석유 유통의 '외길 골목'이라, 여기서 사고가 나면 골목 뒤의 가게(전 세계 경제)가 전부 장사를 못 하게 됩니다. 그래서 해협 개방 소식 하나에 국제유가가 출렁입니다.
비핵화
핵무기를 만들지도, 갖지도 못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란의 경우 핵무기 원료가 될 수 있는 우라늄 농축을 어디까지 허용할지가 핵심 쟁점입니다. 이번 협상에서 미국은 이 어려운 문제를 '장기 과제'로 돌리고, 당장 급한 해협 문제부터 분리해 다루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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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A12경제
내년 최저임금 1만700원 확정
왜 중요한가 최저임금 3.7% 인상 확정으로 내년 인건비 예산과 고용 계획을 지금부터 다시 짜야 합니다
한 줄로 말하면
내년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700원으로 확정되자, 소상공인들이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정부를 상대로 곧바로 소송을 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고용노동부가 2027년도에 적용할 최저임금*을 시간당 1만700원으로 확정해 고시했다고 5일 밝혔습니다. 최저임금은 사장님이 아르바이트생에게든 직원에게든 최소한 이만큼은 줘야 한다고 법으로 정한 시급의 하한선입니다. 올해 1만320원보다 380원, 비율로는 3.7% 오른 금액입니다.
한 달 기준으로 환산하면 감이 더 옵니다. 주 40시간, 월 209시간 일한다고 치면 월급은 223만6300원입니다. 이 금액은 업종 구분 없이 내년 1월 1일부터 전국 모든 사업장에 똑같이 적용됩니다. 편의점이든 대기업 공장이든 하한선은 같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이 결정에 노동자와 사용자, 양쪽 모두 이의를 제기했었습니다. 노동자 쪽은 "너무 적게 올랐다", 사용자 쪽은 "너무 많이 올랐다"는 것이지요. 고용노동부는 양쪽 이의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고 그대로 확정했습니다. 🎒 양쪽 다 불만인 성적표를 그대로 도장 찍어 발표한 셈입니다.
소상공인들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기각 결정에 반발해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을 상대로 '내년도 최저임금 고시 취소' 행정소송* 소장을 즉각 제출했습니다. 정부의 결정 자체를 법원에서 취소해 달라고 다투는 것입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최저임금을 두고 행정소송까지 간 것은 2018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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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일하는 사람에게 반드시 지급해야 하는 시급의 법정 하한선입니다. 매년 노동자·사용자·공익위원이 참여하는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정하고 고용노동부 장관이 고시합니다. 너무 낮으면 저임금 노동자의 생계가 어려워지고, 너무 높으면 인건비 부담에 소상공인이 고용을 줄일 수 있어 매년 뜨거운 줄다리기가 벌어집니다. 내년에는 시간당 1만700원, 월 209시간 기준 223만6300원입니다.
행정소송
정부나 행정기관의 결정이 잘못됐다며 법원에 취소나 무효를 요구하는 소송입니다. 개인끼리 다투는 민사소송과 달리 상대가 '국가기관'입니다. 이번처럼 "최저임금 고시를 취소해 달라"는 소송이 대표적인데, 정부 고시를 법원이 뒤집는 일은 흔치 않아 실제 결과보다는 소상공인들의 강한 항의 표시라는 의미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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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A23부동산
"집 맞교환 할까요?"… 장특공제 한도 피하기 '꼼수' 나오나
왜 중요한가 장특공제 한도 신설로 고가주택 보유자의 양도세 부담이 급증해 매도·보유 전략을 재검토해야 합니다
한 줄로 말하면
초고가 아파트 세금이 확 늘어날 예정이 되자, "같은 단지 이웃끼리 집을 맞바꿔 세금 기준가를 미리 올려 두자"는 절세 아이디어까지 등장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정부의 내년 세제 개편안이 고가 아파트 소유자들을 술렁이게 하고 있습니다. 핵심은 장기보유특별공제*의 손질입니다. 집을 오래 보유하고 거주한 1가구 1주택자는 집을 팔 때 세금을 크게 깎아 주는 제도인데, 여기에 처음으로 '한도'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바뀌는 내용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공제율은 내년까지 현행대로 '보유 40%+거주 40%'가 유지되지만, 후년부터는 순차적으로 '거주 80%' 중심으로 바뀝니다. 진짜 문제는 새로 생기는 공제 한도입니다. 2028년에는 20억원, 2029년부터는 10억원이 적용됩니다. 양도차익*, 즉 산 가격과 판 가격의 차이가 수십억 원에 달하는 초고가 아파트는 공제율 80%를 다 채워도 이 한도에 걸립니다. 예를 들어 차익이 50억원이면 80%인 40억원을 깎아 줘야 하는데, 한도가 10억원이면 10억원까지만 깎아 줍니다. 세 부담이 급증하는 구조입니다.
그러자 절세 아이디어가 나왔습니다. 바로 교환거래입니다. 비슷한 상황의 같은 단지 이웃끼리 집을 서로 팔고 사는, 사실상 '맞교환'입니다. 왜 이게 절세가 될까요? 세법은 교환도 각자 집을 판 것(양도)으로 봅니다. 그래서 한도가 아직 없는 지금 교환을 마치면, 각자 80% 공제를 한도 없이 받아 세금을 한 번 정산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새로 받은 집의 취득가액, 즉 세금 계산의 출발점이 되는 '산 가격'이 교환 시점의 시세로 새로 잡힙니다.
매일경제 부동산 유튜브 채널 매부리TV에 출연한 이장원 세무사의 설명을 들어 보겠습니다.
"아파트 교환을 하면 각자 양도로 보는데 취득가액이 예전에 25억원이었어도 지금 90억원이면 90억원으로 리셋된다. 동일 단지 안에서 교환하는 사례가 나올 수 있다."
🎒 게임에서 저장(세이브) 지점을 지금 만들어 두는 것과 같습니다. 25억원에 산 집의 기준가가 90억원으로 저장되면, 나중에 진짜 팔 때는 90억원 이후에 오른 만큼만 차익으로 계산돼 세금이 확 줄어듭니다. 세무업계에서는 "실제 거래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물론 공짜는 아닙니다. 교환하는 순간 양도로 처리되니 양도세를 앞당겨 내야 하고, 중개비 같은 거래 비용도 듭니다. 미래의 큰 세금을 피하려고 오늘의 작은 세금과 비용을 먼저 내는 선택인 셈입니다. 세금을 무겁게 해서 시장을 안정시키려던 정책이, 시행도 전에 우회로 찾기 경쟁부터 부르고 있다는 점이 이 기사의 아이러니입니다.
용어
본문에서 만난 용어, 다시 정리
장기보유특별공제
1가구 1주택자가 집을 오래 보유·거주하다 팔면 양도차익에서 최대 80%를 빼 주고 남은 금액에만 세금을 매기는 제도입니다. "한 채 갖고 실제로 산 사람은 투기꾼이 아니다"라는 취지입니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공제 기준을 '거주' 중심으로 바꾸는 것(후년부터 거주 80%), 그리고 공제액 자체에 상한을 두는 것(2028년 20억원, 2029년부터 10억원)입니다.
양도차익
판 가격에서 산 가격(취득가액)과 필요경비를 뺀 이익입니다. 양도소득세는 이 차익에 매겨집니다. 차익이 클수록, 공제가 줄수록 세금이 커집니다.
취득가액
세금 계산에서 "얼마에 샀는가"의 기준이 되는 금액입니다. 이 숫자가 클수록 나중에 팔 때 차익이 작게 계산됩니다. 교환거래 절세안의 핵심이 바로 이 취득가액을 25억원에서 90억원으로 '리셋'하는 데 있습니다.
교환거래
돈을 주고 사는 대신 자산끼리 맞바꾸는 거래입니다. 세법은 이것도 각자 '양도'한 것으로 보기 때문에 세금 정산과 취득가액 갱신이 일어납니다. 같은 단지, 비슷한 가격의 집이라면 사실상 손바뀜 없이 세금 기준만 새로 잡는 효과가 나서 '꼼수' 논란이 붙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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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A12경제
'한국판 IRA' 빠진 전기차·그린철강 한숨
왜 중요한가 생산세액공제 대상에서 빠진 업종은 투자 수익성이 달라지므로 설비투자 계획을 세우기 전에 확인이 필요합니다
한 줄로 말하면
국내에서 만들면 세금을 깎아 주는 '한국판 IRA' 명단에서 전기차·저탄소 철강·재생플라스틱이 빠지자, 해당 업계가 "중국은 무섭게 크는데 우리만 빈손"이라며 한숨을 쉬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세제개편안에 생산세액공제가 담겼습니다. 국내에서 특정 품목을 생산하면 그 생산 실적에 따라 법인세를 깎아 주는 제도입니다. 미국이 자국 생산을 밀어주려고 만든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닮아 '한국판 IRA'로 불립니다. 정부가 고른 지원 대상은 반도체, 2차전지, 인공지능(AI) 로봇 부품, 핵심 소재, 태양광, 풍력의 6개 분야입니다.
문제는 명단에서 빠진 쪽입니다. 완성차업계는 전기차 완성차를, 철강업계는 저탄소 철강을, 석유화학업계는 재생 폴리에틸렌(PE)·폴리프로필렌(PP)을 넣어 달라고 요청했지만 최종안에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완성차업계의 사정부터 볼까요. 중국산 전기차가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습니다. 국내 신규 등록 전기차 중 중국산 비중은 2021년 1.1%에서 지난해 33.1%로 뛰었습니다. 이제 새로 등록되는 전기차 3대 중 1대가 중국산이라는 뜻입니다. 대수로는 1101대에서 7만2059대로, 3년 만에 65배 넘게 불었습니다. 업계는 내연기관차만 붙들고 있다가 전기차 주도권을 뺏긴 유럽 완성차의 사례를 들며 "생산 기반이 흔들리기 전에 선제 지원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실제로 일본은 자국에서 생산·판매한 전기차에 대당 40만엔을 공제해 주고 있고, 우리 정부도 이 사례를 검토했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왜 뺐을까요? 국내 전기차 생산 기반이 어느 정도 갖춰졌으니, 한정된 재원을 경제안보 측면에서 더 중요한 업종에 집중해야 한다는 판단이었다는 설명입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이렇게 반박했습니다.
"배터리 기업들도 최근까지 적자를 내 법인세 부담이 크지 않기 때문에 세액공제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 중국 전기차업체들은 정부의 막대한 지원을 바탕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뒤 국내 시장에 들어오고 있어 구매보조금만으로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 이미 잘 뛰는 선수(반도체·배터리)에게 영양제를 몰아주는 사이, 상대팀의 집중 견제를 받는 선수(전기차)는 빈손이라는 항변입니다. 철강업계가 요청한 저탄소 철강*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탄소를 덜 내뿜는 방식으로 철을 만들려면 설비 투자 부담이 큰데 지원 대상에서 빠졌습니다. 나프타를 대신할 재생PE도 마찬가지입니다. 경쟁국들이 지원을 확대하고 공급망 불안이 계속되는 만큼, 국회의 세법개정안 논의 과정에서 다시 따져 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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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세액공제
연구개발이나 시설 투자가 아니라 '생산량·생산 실적' 자체에 연동해 세금을 깎아 주는 제도입니다. 많이 만들수록 많이 깎아 주니, 기업이 국내 공장을 돌릴 직접적인 이유가 됩니다. 다만 본문 지적처럼 적자 기업은 낼 법인세 자체가 적어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는 한계도 있습니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
2022년 미국이 만든 법으로, 이름은 물가 잡기지만 실제로는 배터리·전기차 등을 미국 안에서 생산하면 보조금과 세액공제를 몰아주는 자국 산업 육성책입니다. 이 법이 전 세계 공장을 미국으로 끌어당기자, 각국이 비슷한 제도를 만들기 시작했고 한국의 생산세액공제도 그 흐름에서 나와 '한국판 IRA'라 불립니다.
저탄소 철강
철을 만들 때 나오는 탄소 배출을 크게 줄인 철강입니다. 전통 방식은 석탄을 태워 철광석을 녹이기 때문에 철강업이 대표적인 탄소 배출 산업인데, 이를 수소 등으로 대체하려면 막대한 설비 투자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업계는 세제 지원 없이는 전환이 어렵다고 호소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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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A12경제
김영훈 "주52시간 예외 없어도 반도체 이익 엄청나"
왜 중요한가 주52시간 예외 허용 여부가 반도체 특구 입주·R&D 인력 운용의 실익을 좌우합니다
한 줄로 말하면
"반도체 연구인력은 주 52시간 예외로 하자"는 여당의 구상에,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금 제도로도 충분하고, 이익도 엄청나게 내고 있지 않느냐"며 제동을 걸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5일 정부세종청사 인근 출입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 호남권 반도체 '메가특구'의 근로시간 규제 완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여당이 연구개발(R&D) 인력에 대해 주 52시간 근무제* 예외 적용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나선 상황에서, 근로시간 정책을 책임지는 장관이 신중론을 꺼낸 것입니다. 주 52시간 근무제는 한 주에 기본 40시간, 연장근로 12시간까지만 일할 수 있게 한 법정 상한입니다.
김 장관은 메가특구법에 대해 "정부 정책으로 확정된 것은 없고 지금은 논의를 숙성시키는 과정"이라며 "삽도 뜨지 않은 상황"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특히 특구 내 연구인력에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을 도입하는 방안에 부정적이었습니다. 일정 소득 이상의 전문직을 근로시간 규제 대상에서 아예 빼 주는 제도입니다.
그의 논리는 이렇습니다.
"반도체 특별법 논의 당시에도 주 52시간 근무제 예외 적용이 안 들어가면 '앙꼬 빠진 찐빵'이라고 했는데, 그게 아니어도 지금 엄청난 이익을 내고 있다. (경쟁국에) 따라잡히고 있는 것도 아니다."
이어 "이 문제가 마치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 것처럼 과잉 대표되면서 합리적인 토론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김 장관이 내세운 근거는 특별연장근로*입니다.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고용노동부 인가를 받아 주 52시간을 넘겨 일할 수 있게 해 주는 기존 제도입니다. 그는 "특별연장근로는 현재 6개월까지 가능하고, 경우에 따라 1년까지도 가능하다"며 "사실상 화이트칼라 이그젬션과 유사한 제도가 있는데도 SK하이닉스를 포함한 기업들의 신청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 냉장고에 음식이 있는데 손도 안 대면서 새 냉장고를 사 달라는 격 아니냐는 것입니다.
반도체업계는 즉각 반박했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R&D는 공부와 비슷해서 집중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한데 주 52시간은 R&D의 연속성을 저하한다"며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빠른 속도로 우리와 기술 격차를 좁히고 있는데 이는 주 52시간 제한과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주 52시간 제한은 지금 당장의 이익은 저해하지 않지만 장기적인 경쟁력을 저하하게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결국 양쪽은 같은 사실을 다르게 읽고 있습니다. 장관은 "지금 이익이 엄청나다 = 문제없다"로, 업계는 "지금 이익은 과거의 연구 덕분이고, 미래 이익은 지금의 연구에 달렸다"로 보는 것입니다. 이 시차가 논쟁의 핵심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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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2시간 근무제
법정 근로 40시간에 연장근로 12시간을 더해, 한 주 최대 52시간까지만 일할 수 있게 한 제도입니다. 과로를 막자는 취지지만, 연구개발처럼 몰아서 집중해야 성과가 나는 분야에서는 "시계를 보고 실험을 끊어야 하느냐"는 불만이 나옵니다. 반도체 특별법, 메가특구법 논의 때마다 예외 적용 여부가 최대 쟁점이 되는 이유입니다.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일정 소득 이상의 사무·전문직을 근로시간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제도로, 미국식 제도에서 온 개념입니다. 고소득 전문직은 시간이 아니라 성과로 일한다는 논리인데, 반대쪽에서는 "결국 장시간 노동을 합법화하는 통로가 된다"고 우려합니다.
특별연장근로
재난 대응, 연구개발 등 특별한 사유가 있을 때 고용노동부 인가를 받아 주 52시간 한도를 넘겨 일할 수 있게 하는 예외 제도입니다. 현재 6개월, 경우에 따라 1년까지 가능합니다. 장관은 "이미 이 길이 열려 있는데 기업들이 신청조차 안 한다"는 점을 규제 완화 반대의 핵심 근거로 삼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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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A1산업
GPU 위 HBM 쌓아 …'기술의 삼성' 컴백
왜 중요한가 삼성의 메모리 병목 해소 기술은 AI 반도체 경쟁 판도와 국내 소부장 밸류체인 수혜 지형을 바꿉니다
한 줄로 말하면
삼성전자가 AI 반도체의 최대 고민인 '메모리 병목'을 풀기 위해, GPU 위에 메모리를 직접 쌓아 올리는 차세대 메모리 'zHBM'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삼성전자가 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세계 최대 메모리·스토리지 콘퍼런스 'FMS 2026'에서 차세대 메모리 'zHBM'의 콘셉트 모델을 처음 공개했습니다. 핵심 아이디어는 단순하면서 대담합니다. 지금까지는 GPU(그래픽처리장치, AI 계산을 담당하는 두뇌 칩)와 HBM(고대역폭메모리,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공급하는 메모리)을 옆으로 나란히 놓는 2.5차원 구조였습니다. zHBM은 HBM을 GPU 바로 위에 직접 쌓아 올리는 3차원 구조입니다.
🎒 지금까지는 주방(메모리)과 홀(연산장치)이 복도로 이어진 식당이었다면, 이제 주방을 홀 바로 위층에 두고 음식을 아래로 바로 내려보내는 구조입니다. 데이터가 오가는 거리가 짧아지니 속도가 빨라지고 전기도 덜 씁니다. 삼성전자는 이 방식으로 2028년 이후 상용화 예정인 HBM5보다 최대 4~8배 높은 성능과 3배 이상의 전력 효율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발열도 50% 이상 줄어들 전망입니다.
왜 이런 시도를 할까요? AI 시대의 최대 난제가 메모리 병목* 현상이기 때문입니다. 연산장치는 빠른데 메모리가 데이터를 대 주는 속도가 못 따라가서, 전체 성능이 메모리에서 막히는 것입니다. 김경윤 삼성전자 D램개발실 상무는 기조강연에서 "삼성이 돌아왔다"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에이전틱 AI 확산으로 지난 2년간 추론 토큰 사용량이 100배 이상 증가하면서 메모리가 AI 시스템의 가장 큰 병목이 되고 있다. 새로운 구조의 메모리를 통해 이러한 병목현상을 해결할 수 있다."
그는 "기존 HBM은 메모리와 연산장치 사이에 물리적 거리를 줄이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며 "HBM을 프로세서 위에 직접 올리는 3D 구조로 전환해야 새로운 수준의 성능과 효율을 얻을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zHBM이 '기술의 삼성 컴백'으로 평가받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 제품은 메모리 기술만으로는 만들 수 없습니다. 메모리, 로직 반도체(연산 담당 칩), 첨단 패키징(칩을 쌓고 연결하는 기술), 그리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역량까지 모두 갖춰야 가능합니다. 이 네 가지를 한 회사가 다 가진 곳은 드물고, 삼성은 그 종합 역량을 한 제품에 집약해 보여 준 셈입니다.
이날 삼성은 덤도 풀었습니다. 업계 최초로 400단 이상을 쌓은 V10 V낸드*를 공개했습니다. 현재 업계 최고 수준이 200단인데 이를 단숨에 2배로 높인 것입니다. 또 온디바이스 AI용 'zNAND-O'도 선보였습니다. 대형 AI 모델 전체를 비싼 D램에 담는 대신, 자주 읽는 데이터를 낸드에 저장하는 새 구조로, 같은 AI 성능을 유지하면서 메모리 비용을 기존 D램 기반의 6분의 1로 낮출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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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U(그래픽처리장치)
원래는 게임 그래픽을 그리던 칩인데, 수천 개의 계산을 동시에 처리하는 능력 덕분에 AI 학습·추론의 핵심 두뇌가 됐습니다. 엔비디아가 이 시장의 대표 주자이고, GPU가 일을 잘하려면 옆에서(이제는 아래에서) 데이터를 쏟아부어 주는 HBM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HBM(고대역폭메모리)
D램 칩을 여러 층으로 쌓고 수직 통로로 연결해, 데이터를 한꺼번에 대량으로 주고받게 만든 메모리입니다. 🎒 일반 메모리가 1차선 도로라면 HBM은 수십 차선 고속도로입니다. AI 반도체의 필수 부품이라 SK하이닉스·삼성전자의 실적을 좌우하는 제품이 됐고, zHBM은 이 고속도로를 아예 GPU 위에 얹은 다음 세대 구조입니다.
병목
병의 목처럼 좁은 구간 하나가 전체 흐름의 속도를 결정하는 현상입니다. AI 시스템에서는 연산장치가 아무리 빨라도 메모리가 데이터를 대 주는 속도가 느리면 전체가 그 속도에 묶입니다. 추론 토큰 사용량이 2년 새 100배 이상 늘면서 이 병목이 AI 산업 전체의 최대 난제가 됐습니다.
파운드리
다른 회사가 설계한 반도체를 대신 생산해 주는 위탁생산 사업입니다. 대만 TSMC가 대표적입니다. zHBM처럼 메모리와 연산 칩을 한 몸으로 만드는 제품은 메모리 기술과 파운드리·패키징 기술이 한 지붕 아래 있어야 유리한데, 삼성이 바로 그 드문 경우입니다.
낸드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지워지지 않는 저장용 메모리입니다. 스마트폰 저장공간, SSD가 낸드로 만들어집니다. 용량을 늘리려고 칩을 아파트처럼 위로 쌓는데, 삼성이 이번에 400단 이상을 쌓은 제품을 업계 최초로 공개했습니다. 현재 최고 수준(200단)의 2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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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A10국제
HP 등 글로벌 PC업체 중국 CXMT칩 사용 시작
왜 중요한가 글로벌 PC업체의 중국산 D램 채택은 한국 메모리 독점 구도에 균열이 시작됐다는 공급망 경고입니다
한 줄로 말하면
메모리가 너무 귀해지자, HP 같은 글로벌 PC 회사들이 눈치를 보면서도 중국 창신메모리의 D램을 조금씩 쓰기 시작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글로벌 PC 제조사들이 중국 최대 D램 업체인 창신메모리(CXMT)의 제품을 사기 시작했다고 닛케이아시아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5일 보도했습니다. D램은 컴퓨터가 작업 중인 데이터를 잠시 올려놓고 쓰는 필수 메모리입니다. 세계적인 AI 붐으로 반도체 품귀가 이어지자, 사 올 곳을 늘리는 공급망 다변화에 나선 것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HP·에이수스·에이서 등 주요 PC 제조사들은 최근 CXMT D램의 품질 인증 절차를 마치고 일부 노트북 제품에 실제로 탑재했습니다. 이 제품들은 미국 외 시장에서 판매됩니다. 미국의 중국 반도체 견제를 의식한 배치로 읽히는 대목입니다.
다만 아직은 맛보기 수준입니다.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CXMT가 생산량의 상당 부분을 화웨이 등 자국 고객사에 먼저 배정하고 있어 살 수 있는 물량 자체가 적습니다. 둘째, PC 회사들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이라는 메모리 '빅3'의 눈치를 봅니다. 한 PC 제조사 임원의 말이 상황을 요약합니다.
"상위 3개 메모리 반도체 업체가 세계시장 점유율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지금은 완전히 판매자 우위 시장*이다. 그러다 보니 PC 제조사들은 CXMT 제품을 사용하는 데 있어 조심스럽게 행동할 수밖에 없다. CXMT 물량을 많이 들여올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물건이 모자라 파는 쪽이 갑인 시장에서, 빅3의 심기를 건드렸다가 물량 배정에서 밀리면 큰일이라는 것입니다. 🎒 단골 빵집 세 곳이 동네 빵의 90%를 쥐고 있는데, 새로 생긴 가게 빵을 사는 걸 들키고 싶지 않은 손님의 처지와 비슷합니다. 그런데도 굳이 CXMT 구매를 시작한 것은, 공급 부족 시대에 조달처를 하나라도 더 확보해 두려는 계산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HP와 에이수스에 부품을 대는 한 업체 관계자도 "현재는 CXMT D램을 저가형 모델에만 소량 사용하고 있지만, 공급 부족 상황에서는 잠재적으로 중요한 조달원을 확보하고 싶어한다"고 전했습니다.
그만큼 상황이 급하기도 합니다. PC 제조사들은 작년 말부터 앞다퉈 D램 확보전을 벌이고 있고, 시장조사업체 IDC는 전례 없는 반도체 부족으로 올해 전 세계 PC 시장이 11% 넘게 쪼그라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메모리가 없어서 완제품 시장 자체가 줄어드는, 흔치 않은 장면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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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컴퓨터·스마트폰이 지금 하는 작업의 데이터를 임시로 올려 두는 메모리입니다. 전원이 꺼지면 내용이 사라지는 대신 속도가 빠릅니다. 🎒 책상 위 작업 공간 같은 것으로, 넓을수록 여러 일을 동시에 벌일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빅3가 세계 시장의 90% 이상을 쥔 과점 시장인데, 여기에 중국 CXMT가 도전장을 내민 구도입니다.
공급망 다변화
부품이나 원료를 한두 곳에만 의존하지 않고 조달처를 여러 곳으로 넓히는 전략입니다. 한 곳이 막혀도 생산을 이어가기 위해서입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메모리 품귀에 몰린 PC 업체들이 '검증 안 된 신인'인 CXMT까지 조달 명단에 올린 것이 그 사례입니다.
판매자 우위 시장
물건이 모자라서 파는 쪽이 가격과 물량 배정의 주도권을 쥔 시장입니다. 반대는 구매자 우위 시장입니다. 지금 메모리 시장이 딱 이 상태라, 사는 쪽인 PC 업체들이 빅3의 반발을 살까 봐 중국산 구매조차 조심스러워하는 기묘한 풍경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11A10국제
중국, 미국 고강도 제재에 반격 "드론 부품 대미 수출 통제"
왜 중요한가 중국의 드론 부품 수출통제는 미·중 무역전쟁 확전 신호로, 부품 조달과 수출 기업에 직접 불똥이 튈 수 있습니다
한 줄로 말하면
미국이 중국산 드론과 로봇을 조이자, 중국이 "그럼 우리는 드론 부품을 안 팔겠다"며 맞받아쳤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미국과 중국이 또 한 번 주고받기 싸움에 들어갔습니다. 이번 무대는 드론입니다. 중국 상무부는 5일 이렇게 발표했습니다.
"국가 안보와 이익을 수호하고, 비확산 등 국제적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무인기 관련 이중 용도 물자의 대미 수출 통제를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서 이중 용도 물자*라는 말이 나옵니다. 하나의 물건이 민간용도 되고 군사용도 되는 물자를 말합니다. 드론이 딱 그렇습니다. 택배를 나를 수도 있지만, 무기를 실을 수도 있으니까요. 중국은 앞으로 이런 드론 부품과 기술을 미국에 팔 때 "건별로 엄격하게 심사하고, 허가 편의 조치는 적용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한마디로, 팔지 말라고는 안 했지만 하나하나 다 트집을 잡겠다는 뜻입니다.
수출 통제만이 아닙니다. 중국은 인증 협력도 끊었습니다. 중국에는 중국강제인증(CCC)*이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전기·가전제품, 컴퓨터, 통신장비, 자동차 같은 제품을 중국 안에서 팔려면 반드시 받아야 하는 인증입니다. 지금까지는 미국 인증 기관에 공장 검사를 맡기기도 했는데, 이날부터 그 절차를 중단했습니다.
미국 기업을 콕 집은 제재도 나왔습니다. 미국이 '위구르족 강제노동'을 이유로 중국 기업들을 제재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 기업 '어플라이드 DNA 사이언스'와 민간단체 '책임 있는 비즈니스연합(RBA)' 등 총 6곳을 제재하기로 했습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의 대중국 제재를 도왔다는 이유로 인증 업체 컴플라이언스테스팅은 아예 중국과 거래를 금지시켰습니다.
왜 이런 반격이 나왔을까요? 중국 주장에 따르면 미국이 먼저 때렸기 때문입니다. 미국 FCC가 통신 운영, 검사 시험실, 드론, 소비자용 라우터, 해저 광케이블 등에서 중국 관련 제재를 내놨고, 최근에는 첨단 로봇 장비와 전력 인버터까지 수입 제한을 걸었다는 것입니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경고도 잊지 않았습니다.
"미국이 관련 조치를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 미국이 새로운 대중국 제한 조치를 강행한다면 중국은 추가 반격에 나설 것이다."
🎒 마치 옆집끼리 "너희 집 애가 우리 마당에 못 들어오게 하면, 우리 집 사다리도 안 빌려줄 거야"라고 담을 쌓아 올리는 모양새입니다. 문제는 이 담이 높아질수록 두 나라와 거래하는 전 세계 기업들이 피곤해진다는 점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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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용도 물자
민간용과 군사용으로 모두 쓸 수 있는 물자입니다. 드론, 반도체, 특정 화학물질 등이 대표적입니다. 겉보기엔 평범한 상품이지만 전쟁 무기로 바뀔 수 있어서, 각국은 이런 물자의 수출을 특별히 관리합니다. 이번처럼 "이중 용도"라는 이름을 붙이면 '안보를 위한 조치'라는 명분이 생기기 때문에, 무역 전쟁에서 자주 등장하는 카드이기도 합니다.
중국강제인증(CCC)
중국 시장에서 물건을 팔려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국가 인증 제도입니다. 🎒 우리나라의 KC 인증과 비슷한 '중국 입장권'이라고 보면 됩니다. 이 인증 절차에서 미국 기관을 배제한다는 것은, 미국 기업이 중국 시장에 들어가는 문 앞에 줄을 하나 더 세운 셈입니다.
12A2국제
아마존서 쇼핑한 AI봇 … 미국 법원 "법적 문제 없어"
왜 중요한가 AI 에이전트의 대리 쇼핑이 법적으로 허용되면 온라인 판매·마케팅 방식 자체를 다시 설계해야 합니다
한 줄로 말하면
"치약 사줘" 한마디에 AI가 대신 쇼핑해도 된다고 미국 항소법원이 처음으로 길을 열어줬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사람 대신 AI가 아마존에 들어가 물건을 골라 주문합니다. 이게 합법일까요? 미국 법원의 1심과 2심이 정반대 답을 내놨고, 일단 2심이 AI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주인공은 AI 검색 스타트업 퍼플렉시티입니다. 퍼플렉시티의 AI 브라우저 '코멧'은 이용자가 자기 아마존 계정으로 로그인하면, 그다음부터는 AI 에이전트*가 상품 검색과 비교, 주문까지 알아서 해줍니다. AI 에이전트란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것을 넘어, 사람 대신 예약·쇼핑·결제 같은 일을 직접 수행하는 AI를 말합니다.
아마존은 이게 싫었습니다. 지난해 11월 "퍼플렉시티가 이용자의 계정 정보를 이용해 허가 없이 우리 시스템에 접근했다"며 소송을 걸었습니다. 그리고 재판이 끝나기 전에 먼저 이 기능부터 멈춰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습니다. 이렇게 본 재판 전에 임시로 상대의 행동을 멈추게 하는 결정을 가처분*이라고 합니다.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방법원은 지난 3월 아마존의 요청을 받아들여 코멧의 쇼핑 기능을 중단시켰습니다.
그런데 미국 제9연방순회항소법원이 4일(현지시간) 이 가처분을 취소했습니다. 재판부의 판단은 이랬습니다.
"가처분은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초기 단계 기술의 발전을 불필요하게 위축시킨다."
핵심 쟁점은 '아마존에 접속한 게 누구냐'였습니다. 아마존은 "퍼플렉시티라는 회사가 무단 침입했다"고 봤습니다. 하지만 항소심은 "접속한 건 이용자 본인"이라고 봤습니다. 이용자가 자기 계정으로 로그인했고, 퍼플렉시티는 그 결과를 전달받아 처리했을 뿐이라는 것입니다. 🎒 내가 심부름꾼에게 우리 집 열쇠를 주고 장을 봐 오라고 시킨 것이지, 심부름꾼이 남의 집에 몰래 들어간 게 아니라는 논리입니다.
다만 싸움이 끝난 건 아닙니다. 이번 결정은 임시 조치인 가처분에 대한 판단일 뿐이고, 아마존이 제기한 소송 자체는 계속 진행됩니다. 아마존도 판결 직후 "다음 단계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도 이 판결이 주목받는 이유가 있습니다. AI 에이전트가 이용자를 대신해 웹사이트에서 일을 처리하는 행위에 대해, 연방 항소법원이 처음으로 기준을 제시한 사례이기 때문입니다. AI가 대신 쇼핑하는 시대가 오면, 사람들에게 광고를 보여주고 돈을 버는 아마존 같은 커머스 기업의 광고 매출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이 싸움의 숨은 배경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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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에이전트
질문에 대답만 하는 챗봇에서 한 단계 나아가, 사람 대신 실제 행동까지 하는 AI입니다. 검색하고, 비교하고, 예약하고, 결제합니다. 🎒 챗봇이 '말 잘하는 비서'라면, AI 에이전트는 '심부름까지 다녀오는 비서'입니다. 이 비서가 남의 가게에 들어가도 되느냐가 이번 재판의 핵심이었고, 앞으로 전자상거래 판을 바꿀 수 있는 문제입니다.
가처분
재판은 보통 몇 년씩 걸립니다. 그동안 손해가 계속 쌓일 수 있으니, 법원이 "일단 그 행동부터 멈춰라"라고 임시로 명령하는 것이 가처분입니다. 최종 승패와는 별개입니다. 이번에 퍼플렉시티가 이긴 것도 '임시 중단이 풀렸다'는 것이지, 재판에서 이겼다는 뜻은 아닙니다.
13A30오피니언
[기고] 우버의 배민 인수 … '경쟁의 룰'부터 세워라
박경민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제43대 한국중소기업학회장
왜 중요한가 우버의 배민 인수는 배달 수수료와 점주 협상력 구조를 흔들어 자영업 비용에 직결됩니다
한 줄로 말하면
우버가 배달의민족을 품게 되는 지금, 정부가 할 일은 인수를 막는 게 아니라 점주가 당하지 않을 '경쟁의 규칙'을 세우는 것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우버가 배달의민족의 모회사 딜리버리히어로를 약 150억달러, 우리 돈으로 20조원이 넘는 돈에 인수하기로 했습니다. 당국의 승인을 거쳐 거래가 성사되면 배민은 글로벌 플랫폼 우버 산하로 들어갑니다. 이 기고문을 쓴 필자의 질문은 하나입니다. 자본력 큰 새 주인이 시장의 판을 흔들 텐데, "그 변화의 청구서가 누구에게 가느냐"는 것입니다.
배달 플랫폼은 양면 시장*입니다. 한쪽에는 음식점 점주, 반대쪽에는 소비자가 있고, 플랫폼이 그 가운데서 둘을 이어줍니다. 그동안 경쟁은 소비자 쪽에만 집중됐습니다. 무료 배달, 할인 쿠폰 같은 것들이죠. 소비자야 좋습니다. 하지만 그 비용이 수수료·광고비·배달비의 형태로 점주에게 넘어간다면 어떨까요? 실제로 배달 매출 비중이 커질수록 가게 매출은 늘어나는데 수익은 뒷걸음치는 '성장의 역설'이 현장에서 지적돼 왔습니다. 주문이 늘어도 마진은 줄고, 상당수 음식점은 사실상 앱 하나에 의존해 조건이 나빠져도 갈아탈 수가 없습니다.
필자의 처방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광범위한 최혜대우 요구의 금지입니다. 최혜대우란 플랫폼이 점주에게 "다른 곳에서 우리보다 싸게 팔지 말라"고 요구하는 조항입니다. 이게 왜 문제일까요? 경쟁 플랫폼이 수수료를 낮춰도 점주가 그만큼 소비자 가격을 낮출 수 없으니, 수수료를 내릴 이유 자체가 사라집니다. 사실상 시장 전체의 가격담합 같은 효과가 나는 것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미 배민·쿠팡이츠의 최혜대우 혐의를 심의했고, 지난 6월에는 동의의결을 기각했습니다. 동의의결이란 기업이 스스로 시정 방안을 내놓으면 제재 없이 사건을 끝내주는 제도인데, 이를 기각했다는 건 "그 정도로는 안 봐준다"는 뜻입니다.
둘째, 통합부담률* 공시입니다. 점주가 실제로 부담하는 돈은 중개수수료만이 아닙니다. 광고비, 결제수수료, 배달비가 다 얹힙니다. 그래서 이걸 전부 합산하고 지원금을 뺀 금액을 거래액으로 나눈 '통합부담률'을, 정부가 정한 동일한 계산식으로 산출해 점주 화면에 매달 보여주고 규모·업종별 평균까지 공시하자는 제안입니다. 🎒 휴대폰 요금제를 고를 때 기본료만 보지 말고 부가세·할부금까지 합친 '실제 월 납부액'을 비교하게 해주자는 것과 같습니다.
셋째, 플랫폼 간 이동성 보장입니다. 점주가 더 나은 플랫폼으로 쉽게 옮겨갈 수 있어야, 그 가능성 자체가 플랫폼을 함부로 굴지 못하게 만든다는 논리입니다. 필자는 강조합니다. 답은 외국 자본의 인수를 겁내거나 특정 기업을 겨냥하는 데 있지 않고, 시장에서 경쟁이 실제로 작동하게 만드는 데 있다고요.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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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면 시장
서로 다른 두 집단을 이어주면서 양쪽 모두에서 돈을 버는 시장입니다. 배달앱(점주-소비자), 신용카드(가맹점-소비자)가 대표적입니다. 핵심은 한쪽에 퍼주는 비용을 다른 쪽에서 걷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소비자에게 무료 배달을 주면서 점주에게 수수료를 더 걷는 구조가 가능한 이유입니다.
최혜대우
"다른 데서 더 좋은 조건으로 팔지 말라"는 요구입니다. 이름은 '가장 잘해준다(최혜)'처럼 들리지만, 실제 효과는 반대로 경쟁을 죽입니다. 어느 플랫폼이 수수료를 내려도 소비자 가격이 안 내려가니, 아무도 수수료를 내리지 않게 됩니다.
동의의결
공정위 조사를 받는 기업이 "저희가 이렇게 고치겠습니다"라고 시정안을 내면, 위법 여부를 따지지 않고 사건을 종결해 주는 제도입니다. 기업엔 빠른 출구, 소비자·점주엔 빠른 구제가 장점입니다. 공정위가 배민·쿠팡이츠의 신청을 기각했다는 것은 정식 제재 절차로 가겠다는 신호입니다.
통합부담률
점주가 플랫폼에 내는 모든 비용(중개수수료+광고비+결제수수료+배달비)에서 지원금을 뺀 뒤, 이를 거래액으로 나눈 비율입니다. '진짜 부담'을 한 숫자로 보여주자는 아이디어입니다. 아직 제도가 아니라 이 기고문이 내놓은 제안입니다.
14A3산업
"한국 메모리 2031년까지 최강 유지"
왜 중요한가 2031년까지 메모리 초과수요가 이어진다는 전망은 반도체 관련 투자·거래처 판단의 장기 근거가 됩니다
한 줄로 말하면
한국이 적어도 2031년까지는 메모리 반도체 세계 1등을 지키겠지만, 엔비디아 쏠림이 풀리고 중국이 쫓아오는 등 판은 움직이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프랑스 시장조사업체 욜그룹의 조제핀 라우 분석가가 4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FMS 2026' 행사에서 '메모리 시장의 리듬: 사이클과 변곡점, 다음 단계'라는 주제로 발표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한국은 적어도 2031년까지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선두를 지킬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근거 중 하나는 한국 정부의 계획입니다. 향후 5년간 웨이퍼* 생산능력을 2배로 확대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우위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웨이퍼는 반도체 칩을 만드는 바탕이 되는 얇은 원판입니다. 🎒 피자 도우가 2배가 되면 구울 수 있는 피자도 2배가 되듯, 웨이퍼 생산능력이 2배가 되면 만들 수 있는 칩의 양이 그만큼 늘어납니다.
시장의 흐름도 바뀌고 있습니다. AI 시장의 무게중심이 대규모 모델을 가르치는 '학습'에서, 다 배운 AI를 실제 서비스에 쓰는 추론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추론이란 이미 학습을 마친 AI가 질문에 답하고 그림을 그리는 등 실제로 일하는 단계를 말합니다. 이 변화 때문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사가는 손님도 다양해집니다. HBM은 데이터가 오가는 통로를 크게 넓혀 AI 칩 옆에서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공급하는 메모리인데, 지금까지는 엔비디아가 거의 독차지하다시피 사갔습니다.
그런데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의 에이브릴 우 수석연구부사장은 엔비디아가 차지하는 HBM 수요 비중이 지난해 66%에서 올해 58%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구글 같은 빅테크들이 자체 칩을 만들면서 HBM을 직접 사가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한국 메모리 회사 입장에서는 큰손 하나에 매달리던 장사에서 손님이 여럿으로 늘어나는 셈입니다.
물론 마음 놓을 상황은 아닙니다. 중국의 추격이 변수입니다. 욜그룹이 중국 창신메모리의 D램을 분석해 보니, 선두 업체들이 2019년에 확보한 10나노급 3세대 '1z' 공정 수준에 이미 도달한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격차가 대략 6~7년이라는 뜻인데, 이 격차가 유지될지 좁혀질지가 2031년 이후의 순위를 가를 것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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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퍼
반도체 칩의 원재료가 되는 동그란 실리콘 원판입니다. 이 판 위에 미세한 회로를 새긴 뒤 잘라내면 하나하나가 칩이 됩니다. '웨이퍼 생산능력'은 곧 그 나라 반도체 산업의 공장 규모를 뜻하는 지표입니다.
추론
AI의 일생은 두 단계입니다. 방대한 데이터로 공부하는 '학습', 그리고 공부한 것으로 실제 질문에 답하는 '추론'. 🎒 학습이 수험생활이라면 추론은 취직 후 실무입니다. 챗GPT에 질문할 때마다 일어나는 일이 추론이고, 사용자가 늘수록 추론용 반도체 수요는 계속 커집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D램을 여러 층으로 쌓아 데이터 통로(대역폭)를 확 넓힌 메모리입니다. AI 칩은 엄청난 데이터를 쉬지 않고 먹어야 하는데, 일반 메모리로는 공급이 달립니다. 🎒 일반 D램이 1차선 도로라면 HBM은 고층으로 쌓아 올린 다차선 고속도로입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이 시장의 주역이라, HBM 수요처가 넓어진다는 소식은 한국에 좋은 뉴스입니다.
15A23부동산
"당첨되면 수십억 차익" 반디클 로또청약 나온다
왜 중요한가 8월 분양 물량이 60% 급증하고 반포 대형 단지가 나와 청약·매수 타이밍을 잡을 기회가 열립니다
한 줄로 말하면
8월에 전국 2만8000가구가 분양되는데, 그중 서울 물량의 4분의 3을 차지하는 '반포디에이치클래스트'는 당첨만 되면 수십억 원 차익이 기대되는 로또 단지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이번 달 아파트 분양 시장이 크게 열립니다. 5일 직방에 따르면 8월 전국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은 33개 단지, 총 2만8015가구입니다. 지난해 8월 1만7759가구보다 1만256가구, 그러니까 58%나 늘었습니다. 이 가운데 조합원 몫을 빼고 일반인에게 파는 일반분양*은 1만8861가구로, 지난해 같은 달 1만3166가구보다 43% 증가할 예정입니다.
물량은 수도권에 쏠렸습니다. 서울·경기·인천 물량이 2만2492가구로 전국의 80.3%입니다. 경기가 14개 단지 1만626가구로 가장 많고, 서울 7개 단지 6770가구, 인천 3개 단지 5096가구 순입니다. 지방은 6개 지역을 다 합쳐 5523가구뿐입니다.
서울 안에서는 쏠림이 더 심합니다. 서초구 반포동의 반포디에이치클래스트 한 단지가 5002가구로, 서울 전체 예정 물량의 73.9%를 차지합니다.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를 재건축한 단지입니다. 왜 '로또'라고 부를까요? 새 아파트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훨씬 싸게 책정돼서, 당첨되는 순간 주변 시세와의 차이인 수십억 원이 사실상 내 이익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청약* 시장의 관심이 온통 이 단지에 쏠려 있습니다. 청약은 새 아파트를 분양받겠다고 신청하고 추첨·가점으로 당첨자를 가리는 제도입니다.
이 밖에 서울에서는 영등포구 신길동 써밋클라비온 812가구, 중구 중림동 충정로역자이르네 299가구, 중랑구 중화동 중화역라온프라이빗센트로 250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습니다. 경기에서는 부천 두산위브더제니스부천 2008가구와 평택 고덕동 3개 단지 2264가구, 인천에서는 산곡역자이힐스테이트&하늘채 2706가구와 시티오씨엘9단지오션파크뷰 1949가구가 예정돼 있습니다. 지방에서는 경남 1722가구, 충남 1438가구 등이 나옵니다.
다만 한 가지 조심할 점이 있습니다. '예정'은 어디까지나 예정이라는 것입니다. 지난 7월에도 2만9671가구가 나올 예정이었지만 실제 분양은 1만8227가구로 61%에 그쳤습니다. 일반분양도 2만1679가구 중 1만4869가구만 실제로 공급됐습니다. 🎒 시간표에 적힌 버스가 다 오는 건 아니듯, 시장 여건과 사업 사정에 따라 분양 일정은 얼마든지 밀릴 수 있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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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
새 아파트를 사고 싶은 사람이 "저 신청합니다" 하고 손을 드는 제도입니다. 청약통장 가입 기간, 무주택 기간 등으로 점수를 매기거나 추첨으로 당첨자를 뽑습니다. 분양가가 시세보다 싼 단지일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그 차이가 수십억 원이면 '로또 청약'이라는 별명이 붙습니다.
일반분양
재건축 아파트의 새 집은 먼저 기존 조합원(원래 그 아파트 주인들)에게 배정됩니다. 그러고 남는 물량을 일반인에게 청약으로 파는 것이 일반분양입니다. 같은 단지라도 일반분양 물량이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청약자에게 돌아갈 기회가 달라집니다.
16A21유통
대규모 과징금에 … 쿠팡, 영업적자 8350억
왜 중요한가 쿠팡의 1조원대 손실은 판촉·수수료 정책 변화로 이어져 입점업체와 이커머스 경쟁 구도에 영향을 줍니다
한 줄로 말하면
장사 자체는 그럭저럭 됐는데, 개인정보 유출 벌금 6247억원이 한 방에 반영되면서 쿠팡이 상장 이후 최대 적자를 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쿠팡이 올해 2분기에 835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영업적자란 본업으로 장사해서 번 돈보다 쓴 돈이 더 많았다는 뜻입니다. 2021년 뉴욕증시 상장 이후 최대 적자폭이고, 직전 분기보다도 적자가 136%나 불었습니다. 작년 2분기에는 209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회사입니다. 1년 만에 흑자에서 대규모 적자로 뒤집힌 것입니다.
범인은 명확합니다. 과징금입니다. 과징금은 법을 어긴 기업에 정부가 물리는 벌금 성격의 돈입니다. 쿠팡은 3750만여 명분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고를 냈고, 지난 6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624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이 돈이 이번 분기 판매관리비에 반영되면서 이익을 통째로 갉아먹었습니다. 판매관리비는 인건비·마케팅비처럼 장사에 들어가는 각종 비용 항목인데, 과징금이 여기에 잡히면서 회계상 비용이 급증한 것입니다. 유출 사고 후 고객을 다시 데려오기 위한 프로모션, 마케팅 확대, 보상 이용권 비용도 수익성에 부담을 줬습니다.
흥미로운 건 본업은 멀쩡하다는 점입니다. 5일(한국시간) 쿠팡Inc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 매출은 88억5600만달러, 약 13조3007억원으로 전년 대비 4% 늘었습니다. 로켓배송·로켓프레시가 포함된 프로덕트 커머스 매출은 11조1515억원으로 8% 증가했고, 활성 고객도 2470만명으로 유출 사고 이전 수준을 회복했습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 영향을 받았던 대부분 고객이 복귀했고 지출도 회복했다. 아직 돌아오지 않은 고객을 다시 확보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
그는 대만 새벽배송 시작, 쿠팡이츠의 비식품 배달 확대 등 성장 사업 투자도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문제는 아직 청구서가 남아 있다는 것입니다. 3분기 이후에는 인천 물류센터 화재 손실 3500억여 원, 국세청이 예고한 추가 과세 3000억원, 끼워팔기 등 혐의로 최대 2000억원 안팎이 예상되는 또 다른 과징금이 회계에 반영될 수 있습니다. 화재 손실과 과징금을 합치면 1조원이 넘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미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만 1조1895억원으로, 작년 한 해 679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회사가 반년 만에 지난 2년치 이익에 맞먹는 돈을 잃었습니다. 🎒 월급은 꼬박꼬박 오르는데 벌금 고지서가 연달아 날아와 통장이 비어가는 상황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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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적자(영업이익)
본업으로 번 매출에서 본업에 쓴 비용을 뺀 것이 영업이익이고, 이게 마이너스면 영업적자입니다. 매출이 늘어도 영업적자일 수 있습니다. 쿠팡이 딱 그런 경우입니다. 매출은 4% 늘었는데, 비용(특히 과징금)이 훨씬 크게 늘어 적자가 났습니다.
과징금
법 위반 기업에 정부가 부과하는 금전 제재입니다. 형사 벌금과 달리 행정기관(이번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이 직접 매깁니다. 6247억원은 웬만한 중견기업의 1년 매출과 맞먹는 규모로, 개인정보 유출의 대가가 얼마나 무거워졌는지 보여줍니다.
판매관리비
상품 원가를 뺀 나머지 운영 비용, 즉 인건비·광고비·마케팅비 등을 묶어 부르는 회계 항목입니다. 과징금처럼 갑작스러운 비용이 여기 반영되면, 장사를 잘하고도 장부상 큰 적자가 찍힐 수 있습니다.
17A16유통
홈플러스 13일부터 영업 재개
왜 중요한가 홈플러스 영업 재개로 납품업체 대금 회수와 유통 채널 정상화의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됩니다
한 줄로 말하면
돈줄이 막혀 한 달 가까이 문을 닫았던 홈플러스 67개 매장이 긴급자금 2000억원을 받아 다시 문을 엽니다. 앞으로 4주 장사가 회사의 생사를 가릅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홈플러스가 임시 휴업 중인 67개 매장의 영업을 다시 시작합니다. 7일 먼저 가오픈을 하고, 12일까지 운영 점검과 보완 작업을 한 뒤 13일에 정식 개장하는 일정입니다. 대형마트는 주말 매출 비중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주말인 7일에 맞춰 서둘러 가오픈부터 하는 모습입니다.
문을 다시 열 수 있게 된 건 돈이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5일 서울회생법원이 DIP 대출*을 허가하면서 2000억원이 이날 입금됩니다. DIP 대출이란 법원의 관리를 받으며 회생 절차를 밟는 기업에 긴급 운영자금을 빌려주는 대출입니다. 망해가는 회사에 누가 돈을 빌려주냐 싶지만, 법원이 보증하는 절차라 다른 빚보다 먼저 갚도록 보호받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홈플러스는 자금난으로 지난달 13일부터 전국 점포 영업을 중단했었는데, 이 돈으로 막바지 단계인 납품사·배송업체와의 협의를 서둘러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원래는 매장별로 순차적으로 여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회생계획안* 가결 시한까지 남은 기간을 고려해 모든 점포의 개장 시점을 맞추기로 했습니다. 회생계획안이란 빚을 어떻게 갚고 회사를 어떻게 살릴지 정리한 계획서로, 채권자들의 표결과 법원의 인가를 받아야 회사가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영업 재개 후에는 신선식품과 식료품 중심으로 마트를 운영하고, 이커머스(온라인 판매)도 배송 차량과 인력을 준비해 다시 시작할 계획입니다. 이미 전날부터 점포별로 일부 직원이 출근했고, 이날은 수십 명 규모 인력이 재개장 준비에 투입됐습니다.
왜 이번 재개장이 그렇게 중요할까요?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이 오는 9월 4일이기 때문입니다. 임시 개장일부터 딱 4주간의 영업 성적이 "이 회사, 살릴 가치가 있다"는 판단의 근거가 됩니다. 🎒 재시험을 앞둔 학생에게 주어진 마지막 4주의 벼락치기 기간인 셈입니다. 이 기간 장사가 안 되면 회생 자체가 흔들립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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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P 대출
회생 절차 중인 기업에 법원 허가를 받아 넣어주는 긴급 운영자금입니다. 'DIP(Debtor In Possession)'는 회생 중에도 기존 경영진이 회사를 계속 운영한다는 뜻에서 나온 말입니다. 다른 채권보다 우선 변제받는 지위가 붙기 때문에, 위기 기업에도 돈이 들어올 수 있습니다. 이 돈이 없으면 물건을 떼올 수도, 직원 월급을 줄 수도 없어서 회생의 산소호흡기로 불립니다.
회생계획안
법정관리(기업회생) 중인 회사가 "빚은 이렇게 갚고, 사업은 이렇게 살리겠습니다"라고 법원과 채권자에게 제출하는 계획서입니다. 채권자 표결로 가결되고 법원이 인가해야 효력이 생깁니다. 부결되면 회사는 청산, 즉 문을 닫는 길로 갈 수 있습니다. 홈플러스의 가결 기한이 9월 4일이라, 그 전 4주의 매출이 사실상 투표 자료가 됩니다.
18A14금융
정부가 대신 갚아준 청년정책대출, 3배 '쑥'
왜 중요한가 청년 정책대출 부실 급증은 청년층 소비 여력 악화와 정책금융 축소 가능성을 알리는 경기 경고등입니다
한 줄로 말하면
청년에게 빌려준 정책 대출을 정부가 대신 갚아주는 일이 4년 새 3배 넘게 늘었습니다. 취업난과 고물가에 청년들이 빚을 못 갚고 있다는 경고음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정부가 청년층의 주거·생활 안정을 위해 운영하는 정책금융*에 부실 신호가 커지고 있습니다. 정책금융이란 시중 은행 문턱을 넘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정부가 보증을 서거나 낮은 금리로 돈을 빌려주는 제도입니다. 5일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주택금융공사와 서민금융진흥원에서 받은 자료에 그 실태가 담겼습니다.
핵심 지표는 대위변제*입니다. 돈을 빌린 사람이 빚을 못 갚으면, 보증을 선 기관이 은행에 대신 갚아주는 것을 말합니다. 대신 갚아준 비율이 높다는 건 그만큼 못 갚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라, 보증상품의 부실 정도를 보여주는 대표 지표로 쓰입니다. 청년 생활자금 대출인 '햇살론유스'의 대위변제율은 2022년 4.8%에서 2023년 9.4%, 2024년 12.7%, 지난해 13.6%로 매년 뛰었고 올해 상반기에도 13.6%였습니다. 빌려간 청년 100명 중 13~14명의 빚을 정부가 대신 갚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더 눈에 띄는 대목이 있습니다. 새로 빌려주는 돈은 줄었는데 부실은 늘었다는 점입니다. 햇살론유스 취급액은 2022년 3094억원에서 2024년 1856억원으로 2년 만에 40% 줄었습니다. 그런데 같은 기간 대위변제 건수는 6733건에서 2만2826건으로 3배 이상 늘었습니다. 새 대출이 부실을 만든 게 아니라, 이미 빌려간 청년들의 갚을 힘이 무너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 새로 물을 붓는 양은 줄였는데 독의 구멍은 점점 커지는, 말 그대로 '밑 빠진 독' 상황입니다.
주거 대출도 마찬가지입니다. 저소득 청년을 위한 보금자리론(내 집 마련용 정책 주택담보대출)의 신규 연체자는 2023년 16명에서 2024년 103명, 지난해 234명으로 급증했고, 올해는 5월까지만 282명으로 벌써 작년 한 해 규모를 넘어섰습니다. 연체 잔액도 2023년 24억원에서 지난해 464억원, 올해 5월 571억원으로 불었습니다. 2년여 만에 24배 가까이 커진 것입니다.
세부적으로 보면 월세 사는 청년이 특히 위험합니다. 올해 1~5월 월세자금보증의 사고율*은 5.54%로, 전세자금보증 사고율 2.29%의 2.4배였습니다. 사고율은 보증을 서준 대출에서 문제(연체·미상환)가 터진 비율입니다. 2023년에는 월세보증 사고율이 10.85%까지 치솟아 전세보증(2.10%)의 5배 수준이었습니다. 목돈 없이 다달이 월세를 내는 청년일수록 형편이 더 어렵다는 뜻입니다. 기사가 짚는 결론은 이렇습니다. 안정적 일자리와 재정적 자립이라는 근본 변화 없이는, 청년 정책금융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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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금융
정부가 정책 목적을 위해 굴리는 금융입니다. 청년·서민·중소기업처럼 일반 은행이 잘 안 빌려주는 대상에게 정부가 보증을 서거나 싼 이자로 빌려줍니다. 대신 부실이 나면 그 손실은 결국 세금으로 메워집니다. 그래서 대위변제율 상승은 청년 개인의 문제이자 나라 재정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대위변제
'대신 자리를 바꿔 갚는다'는 뜻으로, 빌린 사람이 못 갚으면 보증기관이 은행에 대신 갚아주는 것입니다. 🎒 친구 빚보증을 섰다가 친구가 못 갚아 내가 갚게 된 상황과 같습니다. 정부 보증상품에서 이 비율이 오르면, 그 세대·계층의 살림살이가 나빠지고 있다는 신호로 읽습니다.
사고율
보증기관이 보증을 서준 대출 가운데 연체 등 '사고'가 난 비율입니다. 월세보증 사고율이 전세보증의 2.4배라는 건, 같은 청년이라도 월세로 사는 쪽의 가계가 훨씬 위태롭다는 것을 숫자로 보여줍니다.
19A8정치
청와대, 메가프로젝트 속도 … 10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만난다
왜 중요한가 메가프로젝트 전력·용수 지원과 특별법 논의는 특구 입지 기업과 연관 산업의 수주 기회를 가늠하게 합니다
한 줄로 말하면
반도체 공장과 AI 데이터센터를 지방에 짓는 초대형 프로젝트를 놓고, 대통령이 40일 만에 다시 부처 장관들과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불러 모읍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10일 청와대에서 제2차 메가프로젝트 민관합동 점검회의를 주재합니다. 지난 6월 29일 3대 메가프로젝트 발표회를 연 지 약 40일 만입니다. 산업통상부·국방부·국토교통부·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들이 참석하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 관계자들도 자리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먼저 3대 메가프로젝트가 뭔지 볼까요? 비수도권 곳곳에 AI 관련 첨단산업 단지를 짓는 계획입니다. 호남에는 반도체 팹*, 충청에는 첨단산업 단지, 영남에는 피지컬 AI 클러스터를 각각 만듭니다. 팹은 반도체를 실제로 생산하는 공장을 부르는 말입니다. 숫자가 어마어마합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서남권에 800조원을 투자해 팹 4기를 짓고, 충청권에는 81조원을 들여 대규모 고대역폭메모리(HBM) 패키징 팹을 세운다는 로드맵입니다. 🎒 800조원은 우리나라 1년 정부 예산을 훌쩍 넘는 규모의 돈을 한 지역 반도체 공장에 쏟아붓겠다는 얘기입니다.
여기에 SK·GS·네이버 등과 협력해 약 550조원을 투자, 울산·동해·세종 등에 2029년까지 총 8.4기가와트 규모의 AI 데이터센터(AIDC)*를 확보한다는 청사진도 있습니다. AI 데이터센터는 AI가 학습하고 답을 만들어내는 서버 컴퓨터 수만 대를 모아둔 시설로, 전기를 어마어마하게 먹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번 회의의 핵심 의제는 '전기와 물'입니다. 정부는 호남 팹이 들어설 자리로 광주 군공항을 골랐는데, 이 호남권 신규 반도체 산업단지에는 하루 65만t의 산업용수와 6.3기가와트의 전력이 필요합니다. 정부 구상은 영광 한빛원전의 기본 전력에 호남의 풍부한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를 연계해 확보한다는 것입니다. 회의에서는 구체적인 용지 조성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반도체 공장은 결국 전기와 물 싸움이라, 이 문제를 못 풀면 800조원 계획도 그림에 그칩니다.
법도 만듭니다. 정부는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충청권 첨단산업단지, 영남권 피지컬 AI 권역을 각각 메가특구*로 지정하기 위한 '메가특구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가칭)을 연내 제정할 방침입니다. 메가특구는 각종 규제를 한꺼번에 풀어주는 초대형 특별구역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다만 청와대 측은 "특별법 등 구체적 논의 내용은 정해진 바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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팹
반도체를 생산하는 공장(fabrication facility)의 줄임말입니다. 먼지 한 톨 없는 청정실에서 웨이퍼에 회로를 새기는 시설로, 한 기 짓는 데 수십조 원이 듭니다. '팹 4기에 800조원'이라는 숫자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물과 전기를 24시간 대량으로 써야 해서, 입지 선정에서 용수·전력 확보가 항상 최대 쟁점입니다.
AI 데이터센터(AIDC)
AI 학습·추론용 서버를 대규모로 모아둔 시설입니다. 8.4기가와트라는 목표치는 발전소 여러 기가 만드는 전력을 통째로 쓰는 수준의 규모입니다. 그래서 원전·재생에너지가 가까운 울산·동해·세종 같은 곳이 후보지로 꼽힙니다. AI 경쟁력이 곧 데이터센터 확보 경쟁이 된 시대의 인프라입니다.
메가특구
정부가 추진 중인 새 개념의 초대형 특별구역입니다. 특정 권역을 통째로 지정해 인허가·규제를 묶음으로 완화해 주자는 것으로, 이를 위한 특별법을 연내에 만들겠다는 게 정부 방침입니다. 아직 법이 제정되기 전이라 이름도 '가칭'입니다.
20A19증권
대주주 주식양도세, 이달 31일까지 납부해야
왜 중요한가 대주주 양도세 신고를 이달 말까지 놓치면 가산세를 물게 되므로 해당자는 즉시 챙겨야 합니다
한 줄로 말하면
상반기에 주식을 판 대주주 등 2만1822명은 이달 31일까지 양도소득세를 신고·납부해야 하고, 국세청은 "탈루 유형을 면밀히 검증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국세청이 올해 상반기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자 2만1822명에게 신고·납부 안내를 했다고 5일 밝혔습니다. 양도소득세란 주식이나 부동산 같은 자산을 팔아서(양도해서) 번 차익에 매기는 세금입니다. 산 값보다 비싸게 팔았다면 그 차익의 일부를 세금으로 내는 것입니다. 신고 기한은 이달 31일까지입니다.
누가 대상일까요? 세 부류입니다. 첫째, 상장주식을 판 대주주. 둘째, 상장주식을 장외거래한 소액주주. 셋째, 비상장주식을 판 주주입니다. 대주주는 아무나 되는 게 아닙니다. 양도일이 속한 사업연도의 직전 사업연도 종료일 기준으로, 보유 지분율이나 시가총액이 일정 요건을 넘는 큰손 주주를 말합니다. 일반 개미투자자가 증권시장 안에서 주식을 사고파는 것은 지금 양도세 대상이 아니지만, 시장 밖에서 개인끼리 직접 주고받는 장외거래를 하면 소액주주라도 세금을 내야 합니다. 다만 중소·중견기업 주식을 K-OTC 시장에서 거래한 소액주주는 신고 대상에서 빠집니다.
신고는 홈택스나 손택스(모바일)로 전자신고하거나, 주소지 관할 세무서에 서면으로 하면 됩니다. 국세청은 대상자 2만1822명 전원에게 신고 대상 여부와 방법을 안내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숫자는 지난 2월 안내 대상 1만5651명보다 6171명 늘어난 것입니다. 상반기에 주식을 판 과세 대상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뜻입니다.
국세청은 경고도 덧붙였습니다.
"무신고나 세율 오적용, 저가 양도 사례 등이 꾸준히 확인되고 있다. 지속적으로 세금탈루가 적발되는 유형에 대해서는 더욱 면밀히 검증할 계획이니 성실신고를 당부한다."
🎒 학교로 치면 "커닝 수법을 이미 다 알고 있으니 이번 시험은 정직하게 보라"는 사전 경고문인 셈입니다. 특히 가족에게 시세보다 싸게 넘기는 '저가 양도' 같은 단골 수법을 콕 집어 언급했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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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소득세
자산을 팔아 생긴 차익에 매기는 세금입니다. 1억원에 산 주식을 3억원에 팔았다면 차익 2억원이 과세 대상입니다. 주식의 경우 지금은 모든 투자자가 아니라 대주주, 장외거래자, 비상장주식 거래자 등이 대상입니다.
대주주
세법에서 말하는 대주주는 회사 오너만 뜻하는 게 아닙니다. 한 종목을 지분율 또는 시가총액 기준 이상으로 많이 들고 있으면 대주주로 분류돼, 그 주식을 팔 때 양도세를 냅니다. 판정 시점이 '직전 사업연도 종료일'이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연말에 얼마나 들고 있었느냐로 이듬해 과세 여부가 정해지기 때문에, 매년 연말이면 대주주 지정을 피하려는 매도 물량이 나오곤 합니다.
장외거래
증권거래소라는 공식 시장을 거치지 않고 당사자끼리 직접 주식을 사고파는 거래입니다. 시장 안 거래와 달리 소액주주라도 양도세 신고 대상이 됩니다. 세무서 입장에서는 가격이 투명하게 드러나지 않아 '저가 양도' 같은 꼼수가 끼어들기 쉬운 영역이라, 국세청이 특히 눈여겨보는 곳입니다.
📈 PART 2. 경제·증권
A4증권
스페이스X, 깜짝실적에도 주가는 '뚝' … 월가 "장기 성장 가능성 여전"
한 줄로 말하면
스페이스X가 상장 후 첫 성적표에서 시장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는데도, 투자자들은 "앞으로 돈을 얼마나 쓸 건데?"를 걱정하며 주식을 팔았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5일(현지시간) 2분기 실적을 내놨습니다. 지난 6월 기업공개(IPO)*를 한 뒤 처음 공개하는 성적표입니다. 기업공개란 회사 주식을 증권시장에 올려 누구나 사고팔 수 있게 하는 것을 말하는데, 스페이스X는 이때 사상 최대인 860억달러를 조달하며 화려하게 데뷔했습니다.
성적은 좋았습니다. 매출은 78억달러로, 월가가 예상한 68억1000만달러를 약 14% 웃돌았습니다. 인공지능(AI) 사업의 영업손실도 12억6000만달러에 그쳤습니다. 시장은 23억9000만달러의 적자를 각오하고 있었는데, 실제로는 그 절반 수준이었던 겁니다.
그런데 주가는 오히려 떨어졌습니다. 한국시간 5일 오전 5시 기준 시간외거래에서 약 3% 하락했습니다. 왜일까요? 투자자들의 눈은 이미 다음 걱정거리로 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는 자본지출*, 즉 회사가 공장·설비·데이터센터 같은 것을 짓는 데 쏟아붓는 돈입니다. 머스크는 AI 데이터센터를 우주에 짓겠다는 구상까지 하고 있는데, 돈은 엄청나게 들고 수익이 나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다른 하나는 이번주에 풀리는 1000억달러가 넘는 보호예수* 물량입니다. 보호예수란 상장 직후 대주주나 초기 투자자들이 일정 기간 주식을 못 팔게 묶어두는 장치인데, 이 자물쇠가 풀리면 잠겨 있던 주식이 한꺼번에 시장에 나올 수 있습니다.
🎒 목욕탕에 물이 가득 차 있는데, 곧 큰 마개가 열린다는 예고가 붙은 셈입니다. 물(주식)이 쏟아져 나오면 수위(주가)가 출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머스크는 자신만만합니다.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2030년에는 매출 1조달러를 달성하겠다고 낙관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람들이 스타링크를 과소평가하고 있다. 전 세계 인터넷 대부분을 스타링크가 제공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는 약 1조6000억달러로, 같은 머스크 회사인 테슬라를 넘어서는 수준입니다. 월가도 머스크가 기존 산업의 판을 바꿔온 경험을 근거로 장기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높게 봅니다.
용어
본문에서 만난 용어, 다시 정리
기업공개(IPO)
비상장 회사가 주식을 증권거래소에 상장해 일반 투자자에게 처음 파는 절차입니다. 회사는 이 과정에서 새 투자금을 크게 조달할 수 있습니다(스페이스X는 860억달러). 다만 상장하는 순간부터 분기마다 실적을 공개해야 하고, 이번처럼 실적이 좋아도 시장의 온갖 걱정에 따라 주가가 출렁이는 것을 감수해야 합니다.
자본지출
회사가 미래를 위해 설비·건물·장비에 쓰는 큰돈입니다. 당장의 비용이 아니라 투자이지만, 규모가 너무 크면 "이 돈을 언제 회수하지?"라는 불안을 낳습니다. 스페이스X처럼 우주 데이터센터 같은 초대형 프로젝트를 하는 회사는 실적이 좋아도 자본지출 계획 때문에 주가가 눌릴 수 있습니다.
보호예수
상장 직후 대주주·초기 투자자의 주식 매도를 일정 기간 금지하는 제도입니다. 이들이 상장하자마자 차익을 챙기고 떠나면 주가가 무너지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해제되는 날입니다. 스페이스X는 이번주 1000억달러어치가 풀리는데, 이 물량이 실제로 시장에 나오면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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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6경제
비자 심사 기다리다 입국 지연 … 의료관광비자 더 빨리 나와야
한 줄로 말하면
외국인 환자 200만명 시대가 열렸는데, 정작 환자들은 비자가 안 나와서 치료 시기를 놓칠 판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환자가 200만명을 돌파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의료 현장에서는 "이대로면 더 못 큰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무엇이 발목을 잡고 있을까요?
첫 번째는 비자입니다. 외국인 환자가 한국에 치료받으러 오려면 의료관광비자*가 필요합니다. 90일 이하의 짧은 치료에는 C-3-3 비자, 그보다 긴 치료와 요양에는 G-1-10(치료요양비자)이 발급됩니다. 문제는 정부가 불법체류를 막겠다며 심사를 엄격하게 하다 보니, 발급이 몇 주일씩 늦어지는 일이 잦다는 겁니다. 암 같은 중증 환자에게 몇 주는 생사를 가를 수 있는 시간입니다.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센터 관계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심사에 시간이 오래 걸리면서 입국이 지연되는 사례가 생긴다. 중증 환자는 치료 시기가 중요한 만큼 의료관광비자를 신속하게 발급해주는 별도 절차가 있으면 좋겠다."
두 번째는 머물 곳입니다. 외국인 암환자는 수술과 항암 치료, 추적 관찰까지 최소 몇 달은 한국에 있어야 합니다. 치료비만 해도 부담인데 몇 달치 숙박비까지 얹어지는 겁니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환자와 보호자가 안심하고 장기 체류할 수 있는 합리적인 비용의 숙소 등 인프라를 확충하면 좋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세 번째는 정부 안의 칸막이 행정*입니다. 지금은 환자 유치와 분쟁 조정은 보건복지부, 의료관광 상품 개발과 홍보는 문화체육관광부, 비자 발급은 법무부가 각각 따로 맡고 있습니다. 부처가 셋으로 쪼개져 있으니 정책이 엇박자를 내고, 제도 하나 고치는 데도 한참 걸립니다.
🎒 한 식당인데 주문은 A직원, 요리는 B직원, 계산은 C직원이 서로 대화 없이 일하는 것과 같습니다. 손님 입장에선 음식이 늦게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싱가포르는 보건부·관광청·경제개발청이 함께 참여하는 '싱가포르 메디슨'이라는 통합 조직으로 해외 홍보와 의료관광 정책을 한 곳에서 밀어붙입니다. 우리도 이런 범정부 전담 조직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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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관광비자
외국인이 치료 목적으로 한국에 입국할 때 받는 비자입니다. 기간에 따라 둘로 나뉩니다.
C-3-3 (의료관광비자) → 90일 이하 단기 치료
G-1-10 (치료요양비자) → 90일 초과 장기 치료·요양
불법체류 방지를 위한 엄격한 심사 자체는 이유가 있지만, 그 심사가 몇 주씩 걸리면 중증 환자는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습니다. '빨리 발급하는 별도 통로'를 만들자는 게 병원들의 요구입니다.
칸막이 행정
하나의 정책을 여러 부처가 조각조각 나눠 맡으면서 서로 조율이 안 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의료관광은 복지부·문체부·법무부 세 곳에 걸쳐 있어 일관된 정책을 펴기 어렵습니다. 싱가포르처럼 관련 부처를 한 팀으로 묶는 것이 해법으로 제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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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6경제
미국엔 한국형 검진, 우즈베크엔 병원…K의료, 패키지형 수출 확 늘어
한 줄로 말하면
이제 한국은 의사만 보내는 게 아니라, 병원 설계부터 운영 시스템까지 통째로 포장해서 수출합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병원 설계부터 진료 운영 체계, 의료진 교육 방식,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관리 시스템까지 전부 분당서울대병원처럼 멋지게 지어주세요."
해외에서 한국 병원에 실제로 들어오는 주문입니다. K의료 수출이 '의료진 파견'이나 '수술 교육' 수준을 넘어, 병원이라는 시스템 전체를 패키지로 넘겨주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자기 나라에 병원을 다 지어놓고 한국 병원에 위탁운영*을 맡기는 나라도 있습니다. 건물은 우리가 마련했으니 운영은 한국이 대신 해달라는 겁니다.
가장 눈에 띄는 프로젝트는 미국입니다.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 인근 세리토스에 미국 최초의 한국형 원스톱 건강검진센터*가 지어지고 있습니다. 미주 지역 첫 사례입니다. 지상 9층 로고스타워의 1~2층을 리모델링해 1200평 규모로 만들고, 내년 3월 개원이 목표입니다. 분당서울대병원이 설립·운영 자문을 맡고, 비용은 미국 내 한인 대상 의료상조회를 운영하는 로고스선교회 산하 에스엘(SL)재단이 댑니다.
왜 하필 미국일까요? 미국 병원에서는 엑스레이 검사 한 번 받기도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증상이나 가족력이 명확할 때만 제한적으로 검사해주는 방식이라, 병을 미리 발견하기 어렵고 진료 과목별로 여러 병원을 전전해야 하는 일도 잦습니다. 반면 한국식 검진은 한 건물 안에서 온몸을 한꺼번에 훑습니다. 조유환 분당서울대병원 대외협력실장의 말입니다.
"한국형 건강검진은 비용 부담이 크지 않고 한곳에서 온몸을 종합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다. 질환의 조기 발견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어 편의성과 예방 중심의 경쟁력이 미국 현지 수요를 파고들 수 있을 것이다."
병원 신축 수출도 활발합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에서 지하 1층~지상 5층, 총 3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 건립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2028년 상반기가 목표입니다. 라오스에는 그 나라 최초의 국립대 병원도 지었습니다.
🎒 예전에는 물고기(진료)를 줬다면, 그다음엔 낚시법(수술 교육)을 가르쳤고, 이제는 아예 양어장(병원 시스템 전체)을 지어주고 운영 노하우까지 파는 단계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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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탁운영
시설의 주인은 따로 있고, 운영은 전문성 있는 다른 기관에 맡기는 방식입니다. 병원 건물과 장비는 현지 정부가 마련하고, 진료 체계·인력 교육·관리 시스템은 한국 병원이 맡는 식입니다. 건물이 아니라 '운영 노하우'가 돈이 되는 시대라는 뜻이라 K의료 수출에서 중요한 모델입니다.
원스톱 건강검진
피검사·엑스레이·내시경 같은 여러 검사를 한 장소에서 하루 안에 몰아서 받는 한국 특유의 검진 모델입니다. 한국에선 당연해 보이지만, 검사마다 다른 병원을 예약해 몇 주씩 기다려야 하는 미국에서는 오히려 혁신 상품입니다. '병을 미리 찾아내는 예방 중심 의료'라는 점이 핵심 경쟁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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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8경제
"주가 누르기 방지하려면 정부 세제개편안 재검토를"
한 줄로 말하면
"주가가 낮을수록 상속세가 줄어드는" 이상한 구조를 고치자는 데는 정부와 여당 의원 생각이 같지만, 정부안엔 빠져나갈 구멍이 있다며 이훈기 의원이 별도 법안을 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먼저 배경부터 볼까요. 기업 오너가 자녀에게 주식을 물려줄 때 내는 상속·증여세는 주가를 기준으로 계산됩니다. 그러니 주가가 낮을수록 세금이 줄어듭니다. 여기서 이상한 유인이 생깁니다. 오너 입장에서는 물려주기 전까지 주가가 오르지 않는 편이 이득인 겁니다. 이렇게 상속세를 아끼려고 주가를 일부러 낮게 유지하는 행태를 '주가 누르기'라고 부르고, 이것이 한국 증시가 만성적으로 저평가되는 원인 중 하나로 꼽힙니다.
정부는 세제개편안에 이를 막을 장치를 담았습니다. 최대주주의 상장주식이 저평가된 경우 회사의 자산과 수익을 고려해 과세하겠다는 겁니다. '주가 누르기 기업'을 가려내는 기준은 이렇습니다. 최근 13개 반기 중 12개 반기 동안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코스피 업종별 하위 25%, 또는 코스닥 하위 10%에 해당하는 경우 등입니다. PBR은 회사가 가진 재산에 비해 주가가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이 숫자가 낮다는 건 주가가 회사 실제 재산값에도 못 미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이 정부안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정부안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에 역부족이다. 오히려 기업에 '주가 누르기 기업'이 되지 않을 수 있는 회피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무슨 회피 방법일까요? 몇몇 민주당 의원의 지적은 이렇습니다. 13개 반기 중 12개만 낮으면 걸리는 구조라면, 기업이 일부 기간에만 PBR 순위를 살짝 관리하면 그물을 빠져나갑니다. 또 정부안은 교환사채* 발행(회사가 가진 다른 주식으로 갚는 조건의 채권 발행)을 추정 요건에 넣었는데, 이는 상법에서 금지된 행위라 현실적으로 일어나기 어려운 조건이라는 겁니다. 사실상 걸릴 일 없는 요건을 세워둔 셈이죠. 여기에 주가 누르기 기업인지 아닌지를 법률이 아니라 국세청 평가심의위원회의 판단에 맡긴다는 점도 문제로 꼽혔습니다.
그래서 이 의원이 내놓은 대안은 기준 자체를 바꾸는 겁니다. 상속·증여세를 매길 때의 평가 하한선을 주가가 아니라 세법상 순자산가치*의 80%로 정하자는 것입니다. 순자산가치는 회사의 전체 재산에서 빚을 뺀 진짜 알짜 재산을 말합니다. 이렇게 하면 대주주가 아무리 주가를 눌러도, 세금은 회사의 실제 재산 기준으로 계산되니 줄어들지 않습니다.
🎒 집을 물려줄 때 "집 앞에 쓰레기를 쌓아 시세를 떨어뜨리면 세금이 준다"면 다들 쓰레기를 쌓겠죠. 이 의원 안은 "시세가 아무리 낮아도 땅값과 건물값 기준으로 세금을 매긴다"고 못 박는 방식입니다.
이 의원은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이 최대주주에게도 유리하도록 경제적 유인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용어
본문에서 만난 용어, 다시 정리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를 1주당 순자산으로 나눈 값입니다. PBR이 1보다 작으면 "회사를 지금 통째로 팔아 재산을 나눠 갖는 것보다 주가가 싸다"는 뜻으로, 심한 저평가 신호입니다. 정부는 이 지표가 업종 내 바닥권에 오래 머문 기업을 '주가 누르기 의심 기업'으로 보겠다는 것인데, 기간 요건에 빈틈이 있다는 게 이번 논쟁의 핵심입니다.
순자산가치
회사의 총재산에서 부채를 뺀 금액입니다. 주가는 시장 분위기나 대주주의 의도에 따라 출렁일 수 있지만, 순자산가치는 장부에 기록된 실제 재산이라 조작이 훨씬 어렵습니다. 이훈기 의원 안은 상속·증여세 평가액이 최소한 이 순자산가치의 80% 밑으로는 내려가지 못하게 바닥을 깔자는 것입니다.
교환사채
회사가 돈을 빌리면서 "만기에 현금 대신 우리가 보유한 다른 회사 주식으로 갚을 수 있다"는 조건을 붙인 채권입니다. 정부안은 이를 주가 누르기 추정 요건에 넣었지만, 상법상 금지된 형태라 실제로 발생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있으나 마나 한 조건이라는 비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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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2경제
한국서 지갑 연 외국인 관광객 코로나 이후 GDP 기여 4배로
한 줄로 말하면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에서 쓰는 돈이 이제 경제성장률을 매년 0.15%포인트씩 밀어 올리는, 어엿한 성장 엔진이 됐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5일 한국은행 조사국이 '서비스수출 관점에서 본 관광산업의 성장 효과와 정책 방향' 보고서를 내놨습니다. 제목에 힌트가 있습니다. 외국인이 한국에 와서 쓰는 돈은 통계상 관광수출*로 잡힙니다. 물건을 배에 실어 내보내지 않아도, 외국인의 지갑에서 나온 돈이 국내로 들어오니 수출과 똑같은 효과를 내는 겁니다.
보고서의 핵심 숫자는 이렇습니다. 관광수출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끌어올린 정도, 즉 성장률 기여도*는 2001~2025년 장기 평균으로 연 0.04%포인트였습니다. 그런데 방한 수요가 본격적으로 살아난 2022~2025년에는 연평균 0.15%포인트로 뛰었습니다. 최근 4년간의 기여도가 장기 평균의 4배가 된 겁니다.
0.15%포인트가 작아 보이나요? 이 기간 우리 경제의 연평균 성장률이 1.85%였습니다. 성장의 12분의 1 정도를 관광이 만들어낸 셈이니, 관광이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올 만합니다.
관광객 숫자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지난해 방한 관광객은 1894만명으로, 코로나 이전 최대였던 2019년의 1750만명을 140만명 이상 웃돌았습니다. 팬데믹의 골짜기를 지나 오히려 이전 정점을 넘어선 겁니다.
그럼 앞으로 얼마나 더 클 수 있을까요? 한국은행은 2003년부터 관광산업을 집중 육성해온 일본을 잣대로 삼았습니다. 한국의 GDP 대비 관광수출액 비율은 1.17%로, 일본의 2025년 수준인 1.46%보다 낮습니다. 이 비율을 일본만큼 올리려면 관광수출액이 지난해보다 55억6000만달러, 25.4% 늘어나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어떤 효과가 있을까요? 국내에서 새로 만들어지는 부가가치 유발액*이 44억달러, 우리 돈으로 약 6조3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지난해 명목GDP의 0.235%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 반도체 공장을 새로 짓지 않아도, 관광이라는 '굴뚝 없는 수출 공장'을 일본 수준으로만 키우면 매년 6조원짜리 공장 하나가 더 생기는 것과 비슷합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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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수출
외국인 관광객이 국내에서 쓰는 숙박비·음식값·쇼핑비 등을 수출로 집계한 것입니다. 돈의 방향을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자동차 수출은 물건이 나가고 외화가 들어오고, 관광은 사람이 들어와서 외화를 놓고 갑니다. 결과적으로 둘 다 나라 밖의 돈을 벌어오는 행위라 '서비스수출'로 분류됩니다.
성장률 기여도
경제성장률이라는 전체 성적에서 특정 산업이 몇 점을 보탰는지 떼어내 본 수치입니다. 연평균 성장률 1.85% 중 0.15%포인트가 관광 몫이라면, 관광이 없었을 경우 성장률이 그만큼 낮아졌을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부가가치 유발액
어떤 산업이 커질 때 그 산업만이 아니라 연결된 산업까지 포함해 국내에서 새로 만들어지는 가치의 총합입니다. 관광객이 늘면 호텔만 버는 게 아니라 식당, 교통, 면세점, 그 식당에 재료를 대는 농가까지 돈이 돕니다. 그 파급효과를 전부 더한 것이 44억달러(약 6조3000억원)라는 추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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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9증권
글로벌 기판수요 확인…삼성전기 4거래일만에 50% 급반등
한 줄로 말하면
반 토막 났던 삼성전기 주가가 일본 경쟁사 이비덴의 깜짝 실적 덕분에 나흘 만에 54% 튀어 올랐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삼성전기 주가는 지난달 내내 미끄러졌습니다. 7월 30일에는 87만9000원까지 떨어져 한때 고점 대비 반 토막이 났습니다. 그런데 반전이 시작됩니다. 코스피가 '역대급' 폭등을 기록한 7월 31일 상한가를 찍더니, 4거래일 연속 올라 무려 54.4% 반등했습니다. 5일에는 전일 대비 14.43% 오른 135만6000원에 장을 마쳤습니다.
싸다고 주워 담는 저가 매수세가 발판을 놓았고, 결정타는 바다 건너에서 왔습니다. 일본 기판 업체 이비덴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낸 겁니다. 어닝 서프라이즈란 기업 실적이 시장의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것을 말합니다. 이비덴의 이번 분기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52.4% 늘었고, 증권가 전망치 평균인 컨센서스와 비교해도 28.9%나 높았습니다.
왜 일본 회사 실적에 삼성전기가 뛸까요? 두 회사 모두 반도체 칩과 메인보드 사이를 연결해주는 '기판'을 만드는 동종 기업이기 때문입니다. AI 칩 수요가 폭발하면서 칩을 감싸는 패키징 수요가 급증했고, 이비덴의 기판 매출이 늘었다는 건 삼성전기의 주력 제품도 잘 팔리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신호입니다.
🎒 같은 골목에서 같은 메뉴를 파는 옆집 식당에 손님이 줄을 섰다면, 우리 가게 장사도 잘될 거라고 짐작할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
이비덴은 앞으로의 목표도 세게 불렀습니다. FC-BGA 사업이 포함된 일렉트로닉스 부문의 연간 영업이익률 가이던스(회사가 스스로 제시하는 실적 전망)를 29.3%로 제시했는데, 이는 당초 2030년에나 도달할 것으로 봤던 30%를 4년이나 앞당기는 목표입니다. FC-BGA는 고성능 반도체를 기판에 붙이는 고급 패키징 기판으로, AI 서버에 꼭 필요한 부품입니다.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실적과 가이던스에 이비덴 주가도 5일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삼성전기에 대한 기대도 구체적입니다. 고의영 iM증권 연구원은 이렇게 전망했습니다.
"삼성전기 FC-BGA의 영업이익률은 올 2분기 20%대 초반에서 하반기엔 이비덴과 비슷한 30%에 근접할 전망이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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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 서프라이즈
실적(어닝)이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돌아 깜짝 놀라게(서프라이즈) 하는 것입니다. 반대로 예상을 크게 밑돌면 '어닝 쇼크'라고 합니다. 주가는 '좋은 실적' 자체보다 '예상보다 좋은 실적'에 반응한다는 점이 포인트입니다.
컨센서스
여러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내놓은 실적 전망치의 평균입니다. 시장이 그 회사에 걸고 있는 기대치의 눈금이라고 보면 됩니다. 이비덴은 이 눈금보다 28.9% 높은 영업이익을 냈기에 어닝 서프라이즈가 된 것입니다.
FC-BGA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의 줄임말로, 고성능 반도체 칩을 메인보드에 연결해주는 고급 기판입니다. AI 서버용 칩은 성능이 높고 발열도 커서 이런 고급 기판이 필수입니다. AI 붐이 곧 FC-BGA 붐으로 이어지는 이유이고, 이 시장의 강자가 이비덴과 삼성전기입니다.
가이던스
기업이 스스로 발표하는 미래 실적 전망입니다. 애널리스트가 밖에서 추정하는 컨센서스와 달리, 회사 내부 사정을 가장 잘 아는 경영진의 공식 목표라서 시장에 주는 신호가 강력합니다. "2030년 목표를 4년 앞당기겠다"는 이비덴의 가이던스가 주가를 상한가로 밀어 올린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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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9증권
대형주도 종가 급등락 … '동시호가 주의보'
한 줄로 말하면
장 마감 10분 사이에 주가가 갑자기 튀거나 꺼지는 사례가 1년 전의 7배로 늘어, 마지막 순간까지 방심할 수 없는 시장이 됐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주식시장은 하루를 마칠 때 동시호가*라는 특별한 방식으로 마지막 가격, 즉 종가를 정합니다. 장 마감 직전 일정 시간 동안 주문을 실시간으로 체결하지 않고 모두 모아뒀다가, 마감 순간에 한 번에 맞춰 하나의 가격으로 체결하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바로 이 시간대에 주가가 갑자기 뛰거나 떨어지는 일이 부쩍 늘었습니다.
5일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KIND)에 따르면 올해 5~7월 유가증권시장에서 '종가 급변'을 사유로 투자주의 종목*에 지정된 사례는 총 29건입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은 4건이었으니 7.25배입니다. 2024년 같은 기간의 7건과 비교해도 4배가 넘습니다. 흐름도 심상치 않습니다. 5월 7건, 6월 9건, 7월 13건으로 석 달 연속 늘었습니다. 직전 석 달(2~4월)은 6건에 그쳤는데 말입니다.
여기서 '종가 급변'이 뭔지 짚고 갈까요? 하루 종일 많이 오르내렸다는 뜻이 아닙니다. 마감 순간에 정해진 종가가 직전 체결 가격보다 5% 이상 움직이고, 종가 거래량이 당일 전체 거래량의 5% 이상이며, 하루 거래량이 3만주 이상일 때 지정됩니다. 즉 마지막 한 방에 주문이 한쪽으로 쏠려 가격이 확 틀어진 종목을 투자자에게 경고하는 제도입니다.
놀라운 건 지정된 종목의 면면입니다. 보통 이런 일은 거래가 적은 소형주에서 생기는데, 이번엔 다릅니다. 5월에는 카카오페이·SK아이이테크놀로지·후성이, 6월에는 KT·두산·현대건설·한전KPS·한전기술·포스코DX가, 7월에는 삼성카드·한국항공우주·제일기획·에스원·에스엘이 명단에 올랐습니다. 누구나 아는 대형주까지 마감 순간에 출렁였다는 얘기입니다.
시장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증거는 또 있습니다.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의 올해 5~7월 평균은 80.22로, 지난해 같은 기간 22.15의 3.6배에 달했습니다. 자본시장연구원 분석에서도 올해 상반기 코스피의 일간 수익률 변동성은 3.6%로 지난해 1.4%의 두 배를 웃돌아, 이례적인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 마라톤 결승선 1미터 앞에서 갑자기 순위가 뒤바뀌는 일이 자주 일어나는 셈입니다. 기록(종가)은 그 마지막 순간으로 정해지니, 특정 시간에 몰리는 가격 충격을 줄이는 제도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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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호가
장 시작 전과 마감 직전에 주문을 모아뒀다가 단일 가격으로 한꺼번에 체결하는 방식입니다. 주문이 몰려도 공정한 하나의 가격을 찾기 위한 장치인데, 역설적으로 이 시간에 대량 주문이 한쪽으로 쏠리면 종가가 직전 가격과 크게 벌어질 수 있습니다. 종가는 펀드 평가, 각종 지수 산출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여기서 생기는 왜곡은 파장이 큽니다.
투자주의 종목
한국거래소가 "이 종목, 이상 징후가 있으니 조심하세요"라고 투자자에게 알리는 1단계 경고 딱지입니다. 종가 급변 외에도 여러 사유로 지정됩니다. 지정 자체가 거래를 막지는 않지만, 따라 사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라는 신호입니다.
변동성지수(VKOSPI)
코스피200이 앞으로 얼마나 출렁일지에 대한 시장의 예상을 숫자로 만든 지수로, '공포지수'라고도 불립니다. 수치가 높을수록 시장이 큰 변동을 각오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평균이 22에서 80으로 뛰었다는 건 시장의 불안 심리가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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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9증권
원화값 안정 수혜주로 주목 … 식음료·여행주 주가 기지개
한 줄로 말하면
원화가 강해지자, 수출주 잔치에서 소외됐던 여행주와 라면·식품주가 드디어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작년 하반기부터 증시의 주인공은 수출주였습니다. 실적 성장에 원화 약세까지 겹치며 수출 기업들이 랠리를 이어가는 동안, 국내에서 벌어 국내에서 쓰는 내수주는 철저히 소외됐습니다. 그런데 판이 바뀌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3년 6개월 만에 금리 인상을 재개하면서 원화값이 최근 한 달 새 달러 대비 8% 이상 절상됐기 때문입니다. 절상이란 우리 돈의 가치가 다른 나라 돈에 비해 올라갔다는 뜻입니다.
원화가 강해지면 누가 웃을까요? 달러로 물건을 사 와야 하는 기업들입니다.
첫 번째가 항공·여행주입니다. 항공사는 기름값과 비행기 관련 비용 상당 부분을 달러로 치릅니다. 5일 대한항공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07% 오른 2만6900원을 기록했습니다. 사실 대한항공은 올해 초 중국의 한일령에 따른 수혜 기대감으로 가파르게 올랐다가, 미국·이란 전쟁 발발로 국제유가와 환율이 동반 급등하자 상승분을 반납했던 종목입니다. 이제 유가와 환율이 함께 안정되면서 최근 2주 사이 대한항공은 6.11%, 에어부산은 8.25%, 제주항공은 4.92% 올랐습니다. 전쟁에 따른 여행 심리 악화로 급락했던 여행사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두투어는 2주 새 9.08% 오른 8890원, 하나투어도 4.48% 상승했습니다.
두 번째는 식료품주입니다. 밀가루·팜유 같은 원재료와 부자재를 수입에 의존하니, 원화가 강해지면 재료비가 그만큼 싸집니다. 여기에 7월 들어 CJ제일제당, 오뚜기 등 주요 식품 업체들이 원가 인상분을 반영해 줄줄이 제품 가격을 올리면서 하반기 이익 전망이 한층 밝아졌습니다. 재료비는 내려가는데 판매 가격은 올렸으니 이익이 양쪽에서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농심은 2주 새 8.03% 올라 6월 고점 대비 낙폭을 14.26% 되돌렸고, 내수 비중이 높은 빙그레와 오뚜기도 지난달 이후 꾸준히 반등 중입니다.
🎒 시소를 떠올리면 쉽습니다. 원화가 약할 땐 수출주 쪽이 올라가고 내수주 쪽이 내려앉습니다. 원화가 강해지면 시소가 반대로 기웁니다. 지금은 그 시소가 방향을 바꾸는 순간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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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주
국내 소비자에게 물건과 서비스를 팔아 돈을 버는 기업의 주식입니다. 식품·여행·유통 업종이 대표적입니다. 수출주와 달리 환율이 오르면(원화 약세) 수입 원가가 비싸져 손해를 보고, 원화가 강해지면 유리해집니다. 그래서 환율 방향이 바뀔 때마다 수출주와 내수주의 희비가 엇갈립니다.
절상
한 나라 돈의 가치가 다른 나라 돈에 비해 오르는 것입니다. 반대는 절하입니다. "원화가 달러 대비 8% 절상됐다"는 건 같은 달러를 사는 데 원화가 8% 덜 든다는 뜻입니다. 수입 기업엔 원가 절감이지만, 수출 기업엔 달러로 번 돈을 원화로 바꿀 때 손에 쥐는 금액이 줄어드는 양날의 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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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0증권
주춤한 우주ETF … 돈 되는 위성통신주식로 확장
한 줄로 말하면
로켓 쏘는 회사에 몰빵하던 우주 ETF들이 죽을 쑤자, 이번엔 "우주에서 실제로 돈 버는 곳"인 위성통신에 투자하는 상품이 나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스페이스X가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냈는데도 우주 산업을 보는 시장의 시선은 엇갈립니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서는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우주 투자의 지형이 세분화되고 있습니다. ETF란 여러 종목을 묶은 펀드를 주식처럼 거래소에서 사고팔 수 있게 만든 상품입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이 올해 들어 9번째 우주 테마 ETF인 'RISE 미국우주위성통신'을 오는 11일 상장합니다. 이름에서 보이듯 우주 산업 중에서도 위성통신에 집중한 상품입니다. 기존 우주 ETF들이 로켓을 쏘아 올리는 발사체 기업에 집중 투자했다면, 이 상품은 다릅니다.
스페이스X를 25%까지 편입*한다는 점은 기존 상품과 같습니다. 편입이란 펀드가 특정 종목을 담는 것을 말합니다. 다른 점은 나머지 주력입니다. 광통신 기업인 시에나와 루멘텀을 각각 15% 안팎으로 담아, 우주 산업의 수익화 구간을 발사체가 아닌 통신 인프라에서 찾겠다는 전략입니다. 육동휘 KB자산운용 ETF상품마케팅본부장의 설명입니다.
"우주 산업의 실질적인 수익 창출이 가장 먼저 나타나는 분야는 위성통신이라고 판단했다."
근거도 있습니다. 스페이스X가 공개한 첫 분기 실적에서 흑자를 낸 부문은 스타링크가 포함된 '연결성(Connectivity)' 부문뿐이었습니다. 로켓은 아직 돈 먹는 하마이고, 위성 인터넷이 실제 캐시카우라는 겁니다.
후발 주자의 뜻밖의 장점도 있습니다. 가격입니다. 기존 우주 ETF들은 지난 6월 상장 직후 160달러 안팎에서 스페이스X를 담았는데, 이후 주가가 약 22.3% 하락했습니다. 새 ETF는 그만큼 싸진 가격에 스페이스X를 담을 수 있어 장기 투자 매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겁니다.
🎒 같은 물건을 남들은 정가에 샀는데, 늦게 온 덕에 세일 가격표가 붙은 걸 사는 셈입니다.
다만 변수가 있습니다. 먼저 나온 우주 ETF들의 성적이 처참합니다. 최근 1개월 수익률이 KODEX 미국우주항공은 -31.2%,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는 -28.6%입니다. 투자자들의 관심 자체가 식었다는 점, 그리고 전문가들이 우주 산업 주가의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는 점은 부담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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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지수펀드(ETF)
특정 테마나 지수를 따라가도록 여러 종목을 바구니에 담고, 그 바구니를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사고팔 수 있게 만든 펀드입니다. 스페이스X 같은 개별 종목을 직접 고르기 어려운 개인 투자자가 '우주 산업 전체'에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게 해줍니다. 다만 같은 우주 ETF라도 바구니에 뭘 담았느냐(발사체냐 위성통신이냐)에 따라 성적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편입
펀드가 어떤 종목을 포트폴리오에 담는 것입니다. "스페이스X를 25%까지 편입한다"는 건 펀드 자산의 4분의 1을 스페이스X 주식으로 채운다는 뜻입니다. 편입 비중이 높은 종목이 오르내리면 ETF 가격도 그만큼 크게 따라 움직이므로, ETF를 고를 때는 이름보다 편입 종목과 비중을 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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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0증권
고난도ELS 원금손실 위험땐 알림 발송
한 줄로 말하면
원금을 잃을 위험선에 가까워지면 미리 알려주는 '경고 문자' 제도가 생겨, ELS 투자자가 손쓸 시간을 벌 수 있게 됩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금융감독원이 5일 서재완 금융투자 부원장보 주재로 금융투자협회, 주요 증권사 관계자들과 파생결합상품 제도 개선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주인공은 주가연계증권(ELS)*입니다. ELS는 특정 주가지수나 종목 가격에 연계해 수익이 정해지는 금융상품입니다.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범위 안에 머물면 약속된 수익을 주지만, 정해진 선 아래로 떨어지면 원금까지 잃을 수 있습니다.
그 운명을 가르는 선이 녹인배리어*입니다. 기초자산 가격이 이 기준선 아래로 떨어지면 원금 손실 가능성이 생깁니다. 이번 개선안의 핵심은 이렇습니다. 고난도 ELS의 기초자산 가격이 녹인배리어에 10%포인트 이내로 접근하면, 증권사가 투자자에게 최초 한 차례 'ELS 녹인 근접 알림'을 보내야 합니다.
🎒 배가 암초에 부딪히기 전에 "암초까지 얼마 안 남았습니다"라고 울리는 경보음을 다는 셈입니다.
이 알림이 왜 중요할까요? 안내를 받은 투자자는 선택할 수 있게 됩니다. 상품을 계속 보유하며 수익 상환을 기다릴지, 아니면 녹인이 실제로 발생하기 전에 중도상환*(만기 전에 상품을 해지하고 돈을 돌려받는 것)을 신청할지 판단할 수 있는 겁니다. 녹인이 일단 발생해버리면 중도상환으로 돌려받는 금액이 크게 줄어들 수 있는데, 그동안은 투자자가 위험을 미리 안내받지 못해 대응할 기회조차 없었다는 점을 반영했습니다.
상품을 만드는 단계의 안전장치도 강화됩니다. 증권사의 상품 설계와 승인 과정에 소비자 보호 부서가 의무적으로 참여하고, 금융소비자보호책임자(CCO)는 투자자 보호가 미흡하다고 판단한 상품의 출시를 보류할 수 있게 됩니다. 서 부원장보는 이렇게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홍콩 H지수 ELS 투자자 손실 사례와 시장 변동성 확대를 계기로 사전에 투자자를 보호하는 종합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홍콩 H지수 ELS는 지수 폭락으로 수많은 투자자가 큰 원금 손실을 본 사건입니다. 그 재발을 막겠다는 것이 이번 제도의 출발점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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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연계증권(ELS)
주가지수나 특정 종목의 가격 움직임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는 파생상품입니다. "지수가 일정 수준 아래로만 안 떨어지면 연 몇 %를 드립니다"라는 구조가 흔합니다. 평소엔 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주지만, 시장이 폭락하면 원금을 크게 잃을 수 있어 '고난도' 상품으로 분류됩니다.
녹인배리어
원금 손실 가능성이 켜지는 기준선입니다. 기초자산 가격이 이 선 아래로 한 번이라도 떨어지면(녹인 발생) 상품의 손실 구조가 작동하기 시작합니다. 이번 제도는 가격이 이 선에 10%포인트 이내로 다가오면 경고를 보내, 선을 넘기 전에 투자자가 판단할 시간을 주자는 것입니다.
중도상환
만기까지 기다리지 않고 중간에 상품을 해지해 돈을 돌려받는 것입니다. 녹인 발생 전에 중도상환하면 손실을 제한할 수 있지만, 녹인이 발생한 뒤에는 돌려받는 금액이 크게 줄어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언제 아느냐'가 손실 규모를 가르고, 사전 알림 제도가 의미를 갖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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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식 돋보기] 데이터 관리 36년 한우물… 'AI 수혜' 넷앱 주가 쑥쑥
한 줄로 말하면
AI 시대에 폭증하는 데이터를 저장하고 관리해주는 넷앱이, 30년 한우물의 보상을 받듯 연초 대비 79% 급등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AI 열풍의 수혜주라고 하면 반도체부터 떠올리기 쉽지만, 조용히 웃는 회사가 또 있습니다. 지능형 데이터 인프라 기업 넷앱입니다. 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넷앱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12% 오른 190.46달러에 마감했습니다. 연초 대비 상승률은 78.89%에 달합니다. 특히 최근 기술주들이 조정받는 국면에서도 오히려 소폭 오르는 안정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넷앱이 뭘 하는 회사일까요? 1992년 설립돼 창업 3년 만인 1995년 나스닥에 상장된, 미국의 대표적인 기업용 데이터 인프라 전문 기업입니다. 30년 넘게 '데이터 관리 및 스토리지*' 한 우물만 팠습니다. 스토리지란 기업의 데이터를 저장하는 장치를 말합니다. AI를 돌리려면 방대한 데이터를 쌓아두고 꺼내 써야 하니, AI가 확산될수록 스토리지 수요가 급증하는 구조입니다.
넷앱의 무기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결합입니다. 메모리 부품에 전용 소프트웨어를 더한 스토리지 제품과 관리 솔루션을 기업 고객에게 팝니다. 특히 운영체제(OS)인 온탭(ONTAP)은 하드웨어 스토리지를 제어하고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압축·보호하는 핵심 서비스입니다.
진짜 강점은 '어디에나 붙는다'는 점입니다. 기업의 데이터는 두 곳에 나뉘어 있습니다. 회사가 직접 서버를 운용하는 온프레미스* 환경과, 남의 서버를 빌려 쓰는 클라우드입니다. 넷앱은 데이터가 자체 서버에 있든 클라우드에 있든 한꺼번에 관리해주는 하이브리드·멀티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 구글 클라우드까지 클라우드 빅3와 모두 연동돼, 특정 클라우드에 묶이지 않고 유연하게 오가며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습니다.
🎒 어느 통신사 손님이든 다 받아주는 만능 수리점 같은 존재라, 빅테크들이 서로 자기 클라우드에 넷앱 소프트웨어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사업이 고르게 크는 중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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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지
데이터를 저장하는 장치와 그 관리 체계를 통칭합니다. AI 시대의 데이터는 석유에 비유되곤 하는데, 석유가 많아지면 기름 탱크가 필요하듯 데이터가 폭증하면 스토리지가 필요합니다. GPU 같은 화려한 부품이 아니어도 AI 인프라의 필수품이라, 넷앱처럼 이 분야만 판 회사가 조용한 수혜주가 됩니다.
온프레미스
기업이 클라우드를 빌리지 않고 자기 건물 안에 서버를 두고 직접 운용하는 방식입니다. 보안이나 규제 때문에 온프레미스를 고수하는 기업도 많아, 현실의 기업 데이터는 자체 서버와 여러 클라우드에 흩어져 있습니다. 이 흩어진 데이터를 하나로 묶어 관리해주는 것이 넷앱의 하이브리드·멀티 클라우드 전략이고, 클라우드 빅3 어디와도 연동된다는 점이 경쟁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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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0증권
중국산 금지 반사익 … 미국광통신주 훨훨
한 줄로 말하면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광통신 부품을 막으려 하자, 경쟁자가 사라질 미국 광통신주들이 나흘 새 최대 72%까지 폭등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미국 광통신 기업들의 주가가 연일 불을 뿜고 있습니다. 숫자부터 볼까요. 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루멘텀홀딩스는 8.92% 급등한 849.47달러에 마감했습니다. 지난달 30일 15.09%, 이달 3일 9.24% 치솟은 데 이어 4거래일 연속 강세로, 지난달 29일 대비 41.02% 올랐습니다. 경쟁사 코히런트도 이날 12.35% 급등했고, 4거래일 만에 45.79% 뛰었습니다. 어플라이드옵토일렉트로닉스(AAOI)는 이날 19.44% 급등을 포함해 4거래일 동안 무려 72.02% 치솟았습니다. 광트랜시버* 모듈 사업을 하는 시에나와 시스코시스템스도 각각 5.21%, 5.08% 올랐고, 시에나의 4거래일 등락률은 24.44%에 달했습니다.
광트랜시버가 뭐길래 이럴까요? 전기 신호를 빛 신호로 바꿔 광케이블로 쏘고 받는 부품입니다. AI 데이터센터 안에서 서버 수만 대가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주고받으려면 이 부품이 대량으로 필요합니다.
주가 급등의 배경은 두 겹입니다. 첫 번째는 AI 투자 불안의 해소입니다. 광통신주들은 작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반도체 못지않은 AI 수혜주로 고공행진을 하다가, "AI 투자가 계속될까"라는 의심이 커지며 조정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구글(알파벳),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같은 하이퍼스케일러*들이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AI 인프라 투자를 계속하겠다는 확고한 방침을 밝혔습니다. 하이퍼스케일러란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빅테크를 말합니다. 큰손들이 "돈 계속 쓴다"고 못 박자 투자심리가 확 살아난 겁니다.
두 번째가 결정타입니다. 미국 정부가 보안을 이유로 중국산 광통신 부품 수입 금지 법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로이터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광트랜시버 수입 금지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막강한 중국 경쟁사가 시장에서 배제되면, 그 빈자리를 미국 기업들이 차지하는 반사이익*을 얻게 됩니다.
🎒 시장에서 제일 값싸게 팔던 큰 가게가 영업정지를 당하면, 옆 가게들 손님이 저절로 늘어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수요는 폭발하는데(AI 투자 지속) 경쟁자는 빠진다(중국산 금지)는 두 재료가 겹치면서, 주가가 나흘 내내 달린 것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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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트랜시버
전기 신호와 빛 신호를 서로 바꿔주는 통신 부품입니다. 데이터를 빛으로 바꿔 광섬유로 보내면 전기보다 훨씬 빠르고 멀리 전송할 수 있습니다. AI 데이터센터는 서버끼리 주고받는 데이터량이 어마어마해서 이 부품을 수만 개 단위로 씁니다. AI 인프라 투자가 늘수록 같이 팔리는 '곡괭이' 같은 부품입니다.
하이퍼스케일러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처럼 전 세계에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짓고 운영하는 빅테크를 부르는 말입니다. 이들의 투자 계획 한마디에 부품·장비 업체들의 주가가 출렁입니다. AI 산업의 최상류에서 돈줄을 쥔 큰손들이기 때문입니다.
반사이익
내가 잘해서가 아니라, 경쟁자에게 생긴 악재 덕분에 굴러들어오는 이익입니다. 중국산 부품이 수입 금지되면 미국 기업들은 아무것도 안 해도 시장 점유율이 커질 수 있습니다. 다만 정책이 실제로 시행될지, 언제 시행될지에 따라 기대가 꺼질 수도 있는, 정책 의존적인 이익이라는 점은 유의해야 합니다.
🏦 PART 3. 금융·부동산
A1부동산
용산어린이정원에도 주택 … 서울에 5만 가구 +α 공급
한 줄로 말하면
정부가 서울 안의 나라 땅을 싹 긁어모아 "5만 가구 이상 짓겠다"는 대책을 다음 주에 내놓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서울에 집을 지으려면 땅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서울에는 빈 땅이 거의 없죠. 그래서 정부가 꺼낸 카드가 국공유지*입니다. 나라와 지방자치단체가 가진 땅이라 정부가 마음먹으면 바로 쓸 수 있는 땅입니다. 정부는 이 땅들을 총동원해 '5만 가구+α'를 공급하는 대책을 이르면 다음 주에 발표합니다.
후보지 명단이 화려합니다. 그동안 공급 대상에서 빠져 있던 용산 어린이정원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고, 서초 서울지방조달청 용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여의도 용지, 광진구청 옛 청사, 청담고·공항고 이전 용지까지 거론됩니다. 어린이정원에까지 아파트 얘기가 나온다는 건, 정부가 그만큼 "쓸 수 있는 땅은 다 쓰겠다"는 각오라는 뜻입니다.
땅만 찾는 게 아닙니다.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으로 서울에서 1만 가구를 더 짓는 방안도 담깁니다. 역세권이나 낡은 동네처럼 민간이 알아서 개발하기 어려운 곳을, 공공기관이 주도해서 주택으로 바꾸는 사업입니다. 이번에 사업지 9곳을 새로 지정한다는 계획입니다. 여기에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도 큰 축입니다. 도시가 무한정 커지는 걸 막으려고 개발을 금지해 둔 땅인데, 그 자물쇠를 일부 풀어 집을 짓겠다는 겁니다.
움직임도 긴박합니다. 5일에는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점심을 함께하며 공급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김 실장은 국공유지 활용과 도심복합사업, 준공업지역 공급 방안을 설명했고, 오 시장은 재건축·재개발 같은 정비사업을 활성화해 공급을 늘리자고 강조했다고 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일 김 실장,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등과 무려 7시간 넘게 공급 대책을 논의했습니다. 태릉 골프장과 과천 경마장 같은 기존 공급 사업은 "착공 시기를 앞당기라"고 주문했고, 7일에는 부동산정책 점검 2차 회의를 열어 대책을 직접 살펴볼 예정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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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공유지
나라(국유지)나 지방자치단체(공유지)가 소유한 땅입니다. 민간 땅에 집을 지으려면 땅 주인을 설득하고 사들이는 데 몇 년씩 걸리지만, 국공유지는 정부가 주인이라 결정만 하면 바로 개발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 남의 집 마당을 빌리려면 협상이 필요하지만, 우리 집 마당에 창고를 짓는 건 내 결심만 있으면 되는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공급을 '빨리' 늘려야 할 때 정부가 가장 먼저 뒤지는 곳이 국공유지입니다.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역 근처나 낡은 상가·주택 밀집 지역처럼 위치는 좋은데 민간 개발이 잘 안 되는 곳을, LH 같은 공공기관이 주도해 주택 단지로 바꾸는 사업입니다. 민간 재개발보다 절차가 빨라 도심 한복판에 집을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는 게 장점입니다. 이번 대책에서 신규 9곳, 1만 가구가 이 방식으로 나옵니다.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도시가 문어발처럼 무분별하게 커지는 걸 막고 녹지를 지키려고, 법으로 개발을 금지해 놓은 띠 모양의 구역입니다. 평소에는 건물을 거의 지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그린벨트 해제는 "환경보다 주택 공급이 급하다"는 정부의 판단을 보여주는 신호로 읽히며, 발표 때마다 논쟁이 따라붙는 민감한 카드입니다.
A5부동산
"전통시장 위에 아파트 짓자"…서울시 이색 공급카드
한 줄로 말하면
땅이 없는 서울시가 낡은 전통시장 위에 아파트를 얹어, 시장도 살리고 집도 4,435가구 짓는 방안을 밀고 있습니다.
길음시장 투시도. 서울시
무슨 일이 있었나
서울 도심에 아파트 지을 땅이 바닥나자, 서울시가 눈을 돌린 곳이 뜻밖에도 낡은 전통시장입니다. 1층 부근 저층에는 시장 점포를 그대로 유지하고, 그 위로 아파트를 올리는 방식입니다. 🎒 오래된 단층 가게를 헐고, 1층은 가게로 다시 열고 그 위에 집을 쌓아 올리는 '2층 도시락' 같은 구조입니다. 낡은 시장 정비와 주택 공급, 두 가지 숙제를 한 번에 푸는 셈이죠.
규모가 작지 않습니다. 서울 27곳에서 시장 정비사업*을 통해 총 4,435가구 공급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이 중 21곳은 사업추진계획 승인을 받아 다음 절차를 밟고 있고, 6곳은 계획을 세우는 중입니다. 시장 정비사업은 전통시장법에 따라 낡은 시장을 주거·상업 복합시설로 바꾸는 제도인데, 서울시가 계획을 승인·고시하면 곧바로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것으로 인정돼 재건축·재개발 절차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실제 사례를 볼까요. 금천구 중앙철재종합상가에는 판매시설과 아파트 891가구를 갖춘 복합개발이 추진됩니다. 1987년에 문을 연 이 상가는 39년이 지나 건물이 낡았고, 금속을 가공하는 상가 특성상 분진과 소음이 계속 나와 주변 주거지에도 부담을 줬다는 게 금천구의 설명입니다. 구로구 오류시장은 더 오래됐습니다. 1968년 개장해 58년 된 시장인데, 지난달 서울시 통합심의*를 통과했습니다. 최고 29층, 아파트 234가구짜리 주상복합을 짓고 저층부에 판매시설을 넣어 시장 기능은 그대로 살립니다.
왜 하필 전통시장일까요? 시장은 대개 지하철역이나 큰길 옆에 있어 높게, 빽빽하게 짓기 좋은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얼마나 높게 지을 수 있느냐를 정하는 기준이 용적률*인데, 서울에서 준주거지역은 최고 500%, 준공업지역은 최고 400%까지 허용됩니다. 게다가 낡은 시장 입장에서도 쿠팡 같은 온라인 플랫폼과 경쟁하려면 현대식 시설로 탈바꿈할 필요가 커진 상황입니다.
다만 문제는 속도입니다. 추진 중인 27곳 가운데 실제로 공사에 들어간 곳은 3곳뿐입니다. 아홉 곳 중 한 곳꼴이죠. 나머지 24곳은 아직 인허가 단계를 밟고 있습니다. 계획은 그럴듯한데, 삽을 뜬 곳은 아직 한 줌이라는 얘기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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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정비사업
전통시장법에 따라 낡은 시장을 허물고 주거·상업이 결합된 건물로 다시 짓는 제도입니다. 보통 재개발은 구역 지정부터 절차가 길고 복잡한데, 시장 정비사업은 서울시가 사업추진계획을 승인·고시하는 순간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것으로 봐 줍니다. 절차 하나를 건너뛰게 해 주는 셈이라, 낡은 시장을 가진 상인과 땅 주인에게는 개발의 지름길이 됩니다.
용적률
땅 면적 대비 건물 전체 바닥면적의 비율입니다. 용적률 500%면 100평짜리 땅에 각 층 바닥면적을 다 합쳐 500평까지 지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 같은 크기의 책상 위에 책을 5권까지 쌓아도 되느냐, 4권까지만 되느냐를 정하는 규칙이라고 보면 됩니다. 용적률이 높을수록 같은 땅에서 더 많은 집이 나오기 때문에, 개발 사업의 수익성을 좌우하는 핵심 숫자입니다.
통합심의
건축, 교통, 환경 등 원래는 따로따로 받아야 하는 여러 심의를 한 번에 묶어서 받는 절차입니다. 심의를 하나씩 통과하려면 몇 년씩 걸리기도 하는데, 이를 한 테이블에서 처리해 사업 속도를 높입니다. 오류시장이 지난달 이 관문을 통과했다는 건, 사업이 서류 단계에서 실행 단계로 성큼 다가섰다는 신호입니다.
A14금융
P2P 대출 17개월만에 뒷걸음 … 스톡론 규제 강화에 '직격탄'
한 줄로 말하면
주식 담보 대출에 브레이크가 걸리자, 잘 나가던 P2P 대출 전체가 1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뒷걸음질쳤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P2P)* 대출 잔액이 1년 5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온투업은 은행을 거치지 않고, 온라인 플랫폼에서 돈을 빌려주려는 투자자와 돈이 필요한 사람을 직접 연결해 주는 금융업입니다. 46개 온투업체의 7월 말 대출 잔액은 2조1,886억원으로, 6월 말보다 1,141억원(4.9%) 줄었습니다. 잔액이 전달보다 줄어든 건 지난해 2월 이후 17개월 만입니다.
그동안 성장세는 가팔랐습니다. 지난해 말 1조6,072억원이던 잔액이 올해 1분기 말 1조9,164억원, 상반기 말 2조3,027억원까지 꾸준히 불어났거든요. 그 상승 곡선이 7월에 처음 꺾인 겁니다.
범인은 분명합니다. 스톡론*입니다. 투자자가 가진 주식을 담보로 맡기고, 주식을 더 살 돈을 빌리는 상품이죠. 스톡론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타담보' 대출 잔액은 7월 말 7,915억원으로 한 달 새 2,092억원(20.9%)이나 급감했습니다. 다섯 중 하나가 한 달 만에 사라진 셈입니다. 재미있는 건, 기타담보를 뺀 나머지 대출은 오히려 1조3,020억원에서 1조3,971억원으로 951억원 늘었다는 점입니다. 스톡론만 아니었다면 7월에도 전체 잔액은 계속 늘었을 거라는 얘기죠.
왜 스톡론만 꺾였을까요? 규제 때문입니다. 스톡론은 올해 들어 폭증했습니다. 지난해 말 6,205억원이던 기타담보 잔액이 올 6월 말 1조7억원까지 치솟았죠. 반년 만에 잔액이 거의 두 배 가까이 된 겁니다. 🎒 빚내서 주식을 사는 건, 남의 돈으로 게임 아이템을 지르는 것과 같습니다. 주가가 오르면 좋지만, 떨어지면 담보로 맡긴 주식 가치까지 같이 떨어져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집니다. 이를 위험하게 본 금융당국은 지난달 16일부터 행정지도*를 통해 온투업체의 월 스톡론 신규 취급액을 직전 월 전체 신규 대출의 30% 이내로 묶고, 한 사람당 스톡론 잔액도 10억원 이내로 제한했습니다.
여기에 규제 이전부터 업계가 스스로 위험 관리를 강화한 것도 겹쳤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이렇게 전망합니다.
"증시 변동성 확대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까지 겹치며 스톡론 감소 추세가 이어질 것"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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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P2P)
Peer to Peer, 즉 '개인 대 개인' 금융입니다. 은행은 예금자의 돈을 모아 은행 판단으로 대출해 주지만, P2P는 온라인 플랫폼이 "이 사람이 돈이 필요하답니다"라고 공개하면 투자자들이 직접 골라서 빌려줍니다. 플랫폼은 중개 수수료를 받죠. 은행 대출이 어려운 사람에게 길을 열어 주지만, 빌려간 사람이 못 갚으면 손실은 투자자 몫이라는 점이 은행 예금과 결정적으로 다릅니다.
스톡론
가진 주식을 담보로 맡기고, 주식을 더 살 돈을 빌리는 대출입니다. 🎒 집을 담보로 돈을 빌려 그 돈으로 또 집을 사는 것과 비슷한 구조인데, 주식은 집보다 가격이 훨씬 빠르게 출렁입니다. 주가가 떨어지면 산 주식도 손해, 담보 가치도 하락이라 이중으로 얻어맞습니다. 그래서 시장이 과열될 때 스톡론이 폭증하면 당국이 긴장합니다.
행정지도
법을 새로 만들지 않고, 금융당국이 "이렇게 해 달라"고 업계에 요청하는 방식의 규제입니다. 법적 강제력은 약하지만, 감독 권한을 쥔 당국의 말이라 업체들이 사실상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법 개정은 국회를 거쳐야 해서 느리지만, 행정지도는 즉시 효과가 납니다. 이번에도 지난달 16일 시행 후 한 달 만에 스톡론 잔액이 20% 넘게 줄었죠.
A14금융
하나, 포용금융최고책임자 임명 … 업계 첫 시도
한 줄로 말하면
하나금융이 금융권 최초로 '포용금융 담당 최고책임자' 자리를 만들고, 5년간 16조원을 서민·소상공인 지원에 쓰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하나금융그룹이 금융권 최초로 포용금융최고책임자, 줄여서 CIFO라는 자리를 신설했습니다. 포용금융*이란 청년, 소상공인, 저신용자처럼 기존 금융에서 소외되기 쉬운 사람들을 금융의 울타리 안으로 끌어들이는 활동을 말합니다. 이 자리는 현재 지속성장·포용금융부문장인 이승열 부회장이 맡습니다.
눈에 띄는 대목은 '진심 인증' 장치입니다. 하나금융은 포용금융을 직원 성과 평가, 즉 핵심성과지표(KPI)*에 넣는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왜 이게 중요할까요? 금융회사 직원은 평가받는 대로 움직입니다. 대출 실적으로만 평가하면 포용금융은 뒷전이 되지만, 평가 항목에 들어가는 순간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일이 '해야 하는 일'로 바뀌죠. 회사 스스로 "시혜적 차원이 아니라 영업의 한 축으로 내재화하겠다"고 밝힌 이유입니다. 하나은행은 물론 그룹 전 계열사에 도입될 전망입니다.
구체적인 계획도 나왔습니다. 4대 중심축은 청년·소상공인 지원, 포용금융 내재화, 채무자 보호 및 금융범죄 예방, 사회금융연대 확산입니다. 청년에게는 전세사기 피해를 막는 '청년지킴이 전세사기 보장보험'을 활용하고, 전세대출을 새로 받는 청년 1만 명에게 보험료를 무료로 지원합니다. 소상공인 지원은 그룹 본사의 청라 이전과 연계해, 인천신용보증재단 특별출연으로 840억원 규모 보증대출을 지원하고 100억원 규모의 마이너스통장 방식 긴급 운영자금도 배정합니다.
채무자 보호를 위해서는 오래 연체된 빚을 아예 없애 주는 장기연체채권 소각과 자체 채무조정을 계속하고, 갈수록 교묘해지는 금융범죄에 맞서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과 보이스피싱 전담 대응체계도 업그레이드합니다.
돈의 규모도 큽니다. 올해 포용금융 집행 목표는 3조1,000억원이고, 2030년까지 5년간 총 16조원을 집행하겠다는 계획입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포용금융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금융그룹이 마땅히 짊어져야 할 기본 책무"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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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용금융
신용점수가 낮거나 담보가 없어서 은행 문턱을 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도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 키가 작아 담장 너머 경기를 못 보는 아이에게 발판을 놓아 주는 것과 같습니다. 방치하면 이들은 불법사금융 같은 위험한 돈으로 내몰리기 때문에, 최근 금융권에서는 '착한 일'이 아니라 '기본 책무'로 격이 올라가는 중입니다.
핵심성과지표(KPI)
직원이나 조직의 성과를 재는 핵심 잣대입니다. 영어로 Key Performance Indicator. 회사가 무엇을 KPI에 넣느냐가 곧 직원들이 무엇에 힘을 쏟느냐를 결정합니다. 포용금융이 KPI에 들어간다는 건, 은행원의 승진과 보너스에 포용금융 실적이 영향을 준다는 뜻이라 구호에 그치지 않게 만드는 강력한 장치입니다.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
평소와 다른 수상한 거래를 실시간으로 잡아내는 시스템입니다. 예를 들어 늘 서울에서 소액 결제만 하던 계좌에서 갑자기 새벽에 해외로 거액이 빠져나가면, 시스템이 이를 '이상 거래'로 감지해 막거나 확인 절차를 겁니다. 보이스피싱 피해를 줄이는 최전선 방어막입니다.
A14금융
카뱅도 역대 최대 상반기 실적 … 순이익 작년보다 24.4% 늘어
한 줄로 말하면
카카오뱅크가 상반기에만 3,280억원을 벌며 반기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새로 썼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카카오뱅크가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3,28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당기순이익은 번 돈에서 비용과 세금까지 다 빼고 최종적으로 손에 남은 이익을 말합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24.4% 늘어난 수치로, 반기 기준 역대 최대입니다.
비결은 '고르게 벌었다'는 데 있습니다. 대출 이자로 버는 이자 부문과, 수수료·플랫폼 같은 비이자 부문이 함께 성장했고 플랫폼 사업 확장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분석입니다. 🎒 한 과목만 잘 봐서 오른 성적이 아니라, 전 과목이 골고루 오른 성적표인 셈입니다.
하반기에도 확장을 이어갑니다. 8월 중 두 번째 PLCC(상업자표시신용카드)*를 출시하고, 9월에는 자동차 관련 대출을 한눈에 비교해 주는 오토금융 대출 비교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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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기순이익
일정 기간(당기) 동안 회사가 최종적으로 남긴 순수한 이익입니다. 매출에서 인건비, 마케팅비, 이자 비용, 세금까지 전부 빼고 남은 돈이죠. 🎒 용돈 30만원을 받아 쓸 것 다 쓰고 저금통에 실제로 들어간 돈이라고 보면 됩니다. 회사의 성적을 말할 때 가장 많이 쓰는 숫자입니다.
PLCC(상업자표시신용카드)
카드사가 특정 기업과 손잡고, 그 기업의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워 만드는 신용카드입니다. 예를 들어 특정 쇼핑몰 이름이 붙은 카드는 그 쇼핑몰에서 쓸 때 혜택이 집중되죠. 기업은 충성 고객을 붙잡고, 카드사는 그 기업의 고객을 데려오는 상부상조 구조라 최근 금융권에서 인기 있는 협업 방식입니다.
A23부동산
전세 4년씩 계약하는데…비거주 특례 3년뿐
한 줄로 말하면
전세 계약은 4년까지 늘어나는데 정부의 '집 비운 기간 인정'은 3년까지만이라, 애꿎은 1년이 세금 손해로 남을 수 있습니다.
5일 서울 송파구 한 상가 부동산에 아파트 전세 매물이 사라지고 매매 관련 안내문만 빼곡히 붙어 있다. 한주형 기자
무슨 일이 있었나
정부가 '2026년 세제 개편안'에서 집 한 채 가진 사람이 그 집에 살지 않으면 세 부담을 높이기로 했습니다. 대신 어쩔 수 없이 집을 비우는 경우는 봐주기로 했죠. 직장 이동, 자녀의 고교·대학 진학, 장기 치료, 해외 근무, 부모 봉양 같은 사유로 1년 이상 집을 떠난 경우, 최장 3년까지는 실제로 산 것으로 인정해 주는 특례입니다. 이 기간은 장기거주소득공제*를 계산할 때 거주 기간에 포함됩니다.
그런데 여기에 구멍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숫자가 어긋나기 때문입니다. 특례는 3년인데, 전세 계약은 4년으로 늘어날 수 있거든요. 주택 임대차계약은 보통 2년이고,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쓰면 2년이 더 붙어 총 4년이 됩니다. 세입자가 "2년 더 살겠습니다" 하면 집주인은 원칙적으로 거절할 수 없는 권리입니다.
물론 예외는 있습니다. 집주인이나 직계가족이 직접 들어와 살 계획이라면 갱신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타이밍입니다. 이미 갱신이 이뤄진 뒤에 실거주할 사정이 새로 생기면, 갱신된 계약이 끝날 때까지 집주인은 자기 집에 못 들어갑니다. 게다가 실거주 의사가 진짜라는 것도 집주인이 입증해야 합니다.
구체적인 예를 볼까요. 해외 근무로 집을 비운 집주인이 임대 3년째에 국내 복귀가 결정됐습니다. 그런데 세입자와의 갱신계약이 1년 남았다면? 집주인은 자기 뜻과 무관하게 총 4년간 자기 집에 살지 못합니다. 특례는 3년까지만 인정되니, 남은 1년은 양도세* 장기거주소득공제 계산에서 '안 산 기간'으로 처리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 지각 사유서는 3번까지만 받아 주는데, 버스 파업이 4일 계속된 것과 같은 상황입니다. 마지막 하루는 내 잘못이 아닌데도 지각 처리가 되는 거죠.
이번 세제 개편으로 거주 기간은 양도세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가 됐습니다. 그래서 "특례 기간도 전세 주기에 맞춰 4년으로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겁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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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갱신청구권
세입자가 "2년 더 살겠다"고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권리입니다. 세입자를 보호하려고 만든 제도로, 이 권리를 쓰면 전세 기간이 2+2, 총 4년이 됩니다. 집주인은 본인이나 직계가족이 실제로 들어와 살 경우 등에만 거절할 수 있습니다. 이번 기사는 세입자 보호 제도(4년)와 집주인 세금 특례(3년)의 기간이 어긋나면서 생기는 틈새를 짚은 겁니다.
장기거주소득공제
집을 팔 때 내는 세금을 계산하면서, 그 집에 오래 실제로 살았을수록 이익에서 더 많이 빼 주는 혜택입니다. '투기로 산 집'과 '실제로 살던 집'을 구분해, 실거주자에게 세금을 깎아 주려는 취지입니다. 거주 기간이 하루라도 모자라면 공제액이 달라질 수 있어, 이번 개편에서 '몇 년 살았느냐'가 세금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가 됐습니다.
양도세
집이나 주식 같은 자산을 팔아서 생긴 이익에 물리는 세금입니다. 정식 이름은 양도소득세. 5억원에 산 집을 8억원에 팔면 이익 3억원에 대해 세금을 내는 식입니다. 얼마나 오래 보유했는지, 얼마나 오래 거주했는지에 따라 공제가 달라져서, 같은 이익이라도 실제 내는 세금이 크게 차이 납니다.
A23부동산
금호건설, 영종하늘도시에… 703가구 아테라 단지 조성
한 줄로 말하면
금호건설이 인천 영종하늘도시에 2,149억원짜리 공사를 따내, 자사 브랜드 '아테라' 아파트 703가구를 처음 선보입니다.
영종하늘도시 A4·A6블록 조감도. 금호건설
무슨 일이 있었나
금호건설이 영종하늘도시 A4·A6블록 공동주택 신축공사를 수주했다고 5일 밝혔습니다. 인천 영종하늘도시에 지하 2층~지상 20층, 8개 동, 총 703가구를 짓는 프로젝트로, 총공사비는 2,149억원 규모입니다. 이 지역에 금호건설의 주거 브랜드 '아테라(ARTERA)'가 들어서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블록별로 보면 A4블록이 4개 동 335가구, A6블록이 4개 동 368가구입니다. 두 단지 모두 전용면적* 84㎡ 단일 평형으로만 구성됩니다. 전용면적은 현관문 안쪽, 우리 가족만 쓰는 실제 집 공간의 넓이를 말하는데, 84㎡는 방 3개짜리 국민 평형으로 통하는 크기입니다. 오는 12월에 착공해 2029년 6월 준공 예정이니, 공사 기간은 약 3년 반입니다.
설계에도 신경을 썼습니다. 전 가구를 남동·남서향 위주로 배치해 햇빛이 잘 들게 했고, 커튼월룩*과 유리난간을 적용해 외관 디자인을 차별화했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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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면적
아파트에서 우리 집 현관문 안쪽 공간, 즉 우리 가족만 독점적으로 쓰는 면적입니다. 복도, 엘리베이터, 계단 같은 공용 공간은 뺀 넓이죠. 분양 광고의 '84㎡'는 대부분 이 전용면적 기준입니다. 🎒 학교 전체 면적이 아니라 우리 반 교실 넓이만 재는 것과 같습니다. 집 크기를 비교할 때는 반드시 전용면적끼리 비교해야 정확합니다.
커튼월룩
건물 겉면을 유리 커튼으로 감싼 듯 매끈하게 보이게 하는 외관 디자인 기법입니다. 고급 오피스 빌딩처럼 세련된 인상을 주기 때문에, 최근 아파트들이 '우리 단지는 다르다'는 차별화 포인트로 즐겨 씁니다.
A29금융
"불법사금융 근절 … 저축은행 앞장설것"
한 줄로 말하면
저축은행중앙회장이 "서민이 불법 대출로 내몰리지 않게 저축은행이 빈틈을 메우겠다"며 릴레이 캠페인에 동참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이 서민금융진흥원의 '사람 살리는 금융' 릴레이 캠페인에 참여했다고 5일 밝혔습니다. 이 캠페인은 불법사금융*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을 보호하고, 금융의 공공성과 포용 가치를 사회에 퍼뜨리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불법사금융이란 등록도 안 하고 법정 한도를 훌쩍 넘는 살인적 이자를 받는 불법 대출업을 말합니다. 참여한 기관이 다음 주자를 지목하는 릴레이 방식으로 이어집니다.
김은경 서민금융진흥원장에게 지목받은 오 회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축은행이 금융의 빈틈을 촘촘하게 메워 서민들이 불법사금융에 내몰리지 않도록 포용금융의 가치를 실천해 나가겠다"
왜 하필 저축은행*이 나설까요? 저축은행은 시중은행보다 문턱이 낮아, 은행 대출이 어려운 서민이 그다음으로 찾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마저 거절당하면 갈 곳은 불법사금융뿐이죠. 저축은행이 '마지막 제도권 방어선'인 셈입니다. 오 회장은 다음 참여자로 정성웅 한국대부금융협회장과 김문석 SBI저축은행 대표를 지목했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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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사금융
당국에 등록하지 않고 돈을 빌려주거나, 법으로 정한 최고 금리를 넘는 이자를 받는 불법 대출입니다. 협박성 추심 같은 불법 행위가 따라붙는 경우가 많습니다. 🎒 제도권 금융이 구명조끼라면, 불법사금융은 물에 빠진 사람에게 돌덩이를 던져 주고 "잡으라"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급한 마음에 잡는 순간 더 깊이 가라앉죠. 그래서 정부와 금융권이 '여기까지 내몰리기 전에 잡아 주자'는 캠페인을 벌이는 겁니다.
저축은행
시중은행보다 대출 문턱이 낮은 서민 금융회사입니다. 은행보다 금리는 높지만, 법의 보호를 받는 제도권 금융이라는 점에서 불법사금융과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신용점수가 낮은 사람에게는 은행과 불법사금융 사이의 '중간 다리' 역할을 합니다. 이 다리가 튼튼해야 서민이 벼랑 끝까지 밀리지 않습니다.
🏭 PART 4. 산업·기업
A3산업
삼성전자, 온디바이스 AI에 집중 … 하이닉스, 데이터 처리용량 극대화
한 줄로 말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같은 '낸드 쌓기' 기술을 놓고, 한쪽은 스마트폰 속으로, 한쪽은 데이터센터 속으로 정반대 길을 골랐습니다.
FMS 2026 삼성전자 부스에 설치된 zNAND-O 모크업. 삼성전자
무슨 일이 있었나
반도체에는 크게 두 종류의 메모리가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낸드 플래시*입니다. 전원을 꺼도 데이터가 남아 있는 저장용 메모리입니다. 스마트폰이나 SSD에 들어가는 바로 그 부품입니다.
그런데 최근 반도체 업계에는 성공 공식이 하나 생겼습니다. D램을 여러 장 쌓아 만든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인공지능(AI) 붐의 주인공이 된 것입니다. 그러자 이런 생각이 나옵니다. "D램을 쌓아서 대박이 났다면, 낸드도 쌓으면 되지 않을까?" 지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동시에 이 길을 가고 있습니다. 다만 방향이 다릅니다.
삼성전자는 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서 열린 'FMS 2026'에서 'zNAND-O'라는 제품을 공개했습니다. 여러 개의 V낸드 칩을 실리콘관통전극(TSV)이라는 기술로 수직으로 쌓고, 3D 패키징을 적용해 저장 용량과 데이터를 읽어내는 속도를 함께 끌어올린 제품입니다. 이렇게 하면 거대언어모델(LLM), 그러니까 챗GPT 같은 AI의 두뇌를 통째로 스마트폰 같은 기기 안에 넣을 수 있습니다. 인터넷 클라우드에 접속하지 않고 기기 혼자서 AI를 돌리는 방식, 이것을 온디바이스 AI*라고 부릅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같은 행사에서 샌디스크와 손잡고 고대역폭플래시(HBF)*의 첫 표준 규격을 공개했습니다. HBM이 'D램을 쌓은 것'이라면, HBF는 '낸드를 쌓은 것'입니다. 이 제품은 스마트폰이 아니라 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가 HBM과 짝을 이뤄 일합니다. AI가 답을 내놓는 추론 작업이 폭증하면서 다뤄야 할 데이터가 급격히 늘었는데, 용량과 속도를 동시에 잡겠다는 것입니다.
왜 두 회사의 선택이 갈렸을까요? 답은 각자의 본업에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라는 자체 스마트폰 사업이 있으니 기기 쪽으로, SK하이닉스는 고성능컴퓨팅(HPC) 사업에 집중하고 있으니 데이터센터 쪽으로 간 것입니다.
🎒 같은 벽돌을 받아 들고 한 회사는 개인 주택을, 다른 회사는 대형 창고를 짓기로 한 셈입니다. 벽돌은 같아도 지을 건물은 자기 손님이 원하는 것이니까요.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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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드 플래시
전원을 꺼도 내용이 지워지지 않는 저장용 메모리입니다. 스마트폰 저장공간, USB, SSD가 모두 낸드로 만들어집니다. 반대로 D램은 전원을 끄면 내용이 사라지는 대신 속도가 빠른 '작업용' 메모리입니다. 🎒 D램이 공부할 때 펼쳐놓는 책상이라면, 낸드는 책을 보관하는 책장입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D램 칩을 아파트처럼 여러 층 쌓아 데이터가 오가는 통로(대역폭)를 확 넓힌 메모리입니다. AI 반도체 옆에 붙어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공급하는 역할을 하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실적을 좌우하는 핵심 제품이 됐습니다.
온디바이스 AI
클라우드 서버에 물어보지 않고 스마트폰·노트북 같은 기기 안에서 AI가 직접 작동하는 방식입니다. 인터넷이 없어도 되고, 내 데이터가 밖으로 나가지 않아 보안에도 유리합니다. 대신 작은 기기 안에 AI 모델을 담을 큰 저장공간이 필요한데, 그래서 낸드를 쌓는 기술이 중요해진 것입니다.
고대역폭플래시(HBF)
HBM의 낸드 버전입니다. 낸드 플래시를 수직으로 쌓아 큰 용량과 넓은 대역폭을 함께 확보한 차세대 저장장치로, SK하이닉스가 샌디스크와 함께 첫 표준 규격을 만들었습니다. 데이터센터에서 HBM과 역할을 나눠 AI 추론 효율을 높이는 것이 목표입니다.
A3산업
D램·파운드리·패키징 다 갖춘 삼성 …'AI칩 병목' 돌파구 찾았다
한 줄로 말하면
"삼성이 돌아왔다"는 선언과 함께, 삼성전자가 메모리와 AI 칩을 아예 한 몸으로 붙여버리는 'zHBM'을 공개했습니다.
Gemini
무슨 일이 있었나
"삼성이 돌아왔습니다(Samsung is back)."
4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메모리·스토리지 콘퍼런스 'FMS 2026'의 기조연설. 김경륜 삼성전자 D램개발실 상무는 이 한마디로 발표를 시작했습니다. 단순한 인사가 아니었습니다. 이날 공개된 차세대 메모리 'zHBM'은 신제품 소개를 넘어 "AI 반도체의 설계 방식 자체가 바뀐다"는 선언이었습니다.
배경부터 봅시다. AI 연산을 담당하는 칩이 그래픽처리장치(GPU)입니다. 원래 게임 그래픽용으로 태어났지만, 수많은 계산을 동시에 처리하는 능력 덕분에 AI 시대의 주력 엔진이 됐습니다. 그런데 AI가 진화하면서 일감이 폭증했습니다. 예전의 생성형 AI는 질문에 답을 만드는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의 에이전틱 AI는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정보를 찾고, 결과를 검증하는 과정을 반복합니다. AI가 '혼자 생각하는 단계'가 늘어난 것입니다.
AI가 글을 처리하는 최소 단위를 토큰*이라고 합니다. 대략 단어 조각 하나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김 상무는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지난 2년 동안 AI 추론 토큰 사용량이 100배 이상 증가했다."
문제는 여기서 생깁니다. GPU 성능은 계속 좋아지는데 메모리가 데이터를 대주는 속도가 못 따라갑니다. 계산 능력이 부족한 게 아니라, 재료 공급이 늦어 GPU가 놀게 되는 상황. 업계는 이를 메모리 월*, 즉 '메모리 장벽'이라고 부릅니다. 🎒 요리사(GPU)의 손은 점점 빨라지는데 재료를 나르는 통로(메모리)가 좁아서, 최고의 요리사가 팔짱 끼고 재료를 기다리는 주방과 같습니다.
삼성의 해법은 과감합니다. 문제의 원인을 메모리 자체가 아니라 'GPU와 메모리 사이의 거리'에서 찾은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GPU 옆에 HBM을 여러 개 늘어놓는 구조였고, 데이터가 그 사이를 계속 오가며 시간이 샜습니다. zHBM은 HBM과 GPU를 물리적으로 결합해 이 거리를 없애고, 차세대 HBM5보다 8배 높은 성능을 목표로 합니다. 이날 삼성은 업계 최초의 400단 V낸드도 발표했습니다. 낸드를 400층으로 쌓아 집적도를 높인 것입니다.
삼성이 반복해서 강조한 단어는 '3D'였습니다. 단순한 적층 기술 자랑이 아닙니다. D램과 파운드리(위탁생산), 패키징(칩 조립)을 모두 갖춘 회사만이 메모리와 GPU를 함께 설계하는 시대를 열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이날의 진짜 메시지였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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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처리장치(GPU)
수천 개의 계산을 동시에 처리하는 병렬 연산 칩입니다. AI 학습과 추론의 핵심 장비라서 엔비디아 같은 GPU 회사가 AI 시대의 최대 수혜자가 됐습니다. GPU가 아무리 빨라도 메모리가 데이터를 못 대주면 성능이 낭비되기 때문에, 메모리 회사들의 역할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에이전틱 AI
질문 하나에 답 하나를 내놓고 끝나는 게 아니라, 목표를 주면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필요한 정보를 찾고 결과를 검증하며 일을 완수하는 AI입니다. 🎒 "김밥 만들어줘"에 레시피만 읊는 게 아니라, 장을 보고 요리하고 맛까지 보는 비서인 셈입니다. 생각하는 단계가 많아지는 만큼 처리할 데이터가 폭증합니다.
메모리 월(Memory Wall)
GPU의 계산 속도와 메모리의 데이터 공급 속도 사이에 생긴 격차를 '벽'에 비유한 말입니다. AI 성능의 발목을 잡는 진짜 병목이 연산이 아니라 메모리라는 뜻으로, 삼성 zHBM 같은 신기술이 나오는 이유가 바로 이 벽을 허물기 위해서입니다.
토큰
AI가 글을 읽고 쓸 때 처리하는 최소 단위입니다. 토큰 사용량이 2년 새 100배 늘었다는 것은 AI가 해야 할 '생각의 양'이 100배 늘었다는 뜻이고, 그만큼 메모리 수요도 폭발한다는 의미입니다.
A4산업
머스크 "메모리 수요 매년 200% 증가"… 삼전닉스에 '힘' 실어
한 줄로 말하면
"AI 투자가 꺾이는 것 아니냐"던 걱정이 하루 만에 사라지고, 코스피가 3.76% 급등하며 6600선 문 앞까지 달려갔습니다.
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39.31포인트(3.76%) 오른 6598.26에 장을 마쳤다. 선물 가격이 뛰면서 올해 들어 22번째 매수 사
무슨 일이 있었나
5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39.31포인트(3.76%) 오른 6598.26에 마감했습니다. 지수가 너무 급하게 뛰자 사이드카*까지 발동됐습니다. 선물 가격이 급등할 때 프로그램 매매를 잠시 멈춰 세우는 장치인데, 올해 들어 벌써 22번째입니다. 코스닥도 2.42% 오른 799.59로 4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800선 회복을 눈앞에 뒀습니다.
무엇이 불을 붙였을까요? 핵심은 "메모리가 모자란다"는 확신입니다. 미국 빅테크의 장기 주문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요 메모리 업체들이 내년에 만들 D램·HBM 물량이 벌써 빠르게 팔려나가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여기에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공격적인 AI 투자 계획까지 확인됐습니다. 머스크는 "메모리 수요가 매년 200% 증가한다"고 했습니다. 매년 3배가 된다는 얘기입니다. 시장에서는 "수요가 공급을 크게 초과한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밤사이 미국 증시에서 마이크론과 샌디스크 등 메모리 주식이 급등한 흐름도 그대로 넘어왔습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보고서도 힘을 보탰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로 300만원을 제시했습니다. 이날 SK하이닉스가 5.77% 오른 166만8000원에 마감했으니, 지금보다도 80% 가까이 더 오를 수 있다고 본 것입니다. 삼성전자도 2.50% 오른 24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SK하이닉스 지분 가치가 부각된 SK스퀘어는 5.57%, 삼성물산은 7.75% 뛰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상승세가 번져나간 경로입니다. 반도체에서 시작된 매수세가 AI 인프라 부품주로 옮겨붙었습니다. 코리아써키트(14.94%), LG이노텍(14.48%), 삼성전기(14.43%)가 나란히 급등했고 대덕전자도 8.69% 올랐습니다. 반도체와 서버 투자가 늘면 기판과 전자부품도 같이 팔린다는 논리입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데이터센터는 전기 먹는 하마이니 전력기기주도 뛰었습니다. 효성중공업이 12.43% 급등했고 HD현대일렉트릭(7.82%), LS ELECTRIC(7.61%)도 올랐습니다. 데이터센터를 지을 건설주에도 돈이 몰려 현대건설이 8% 넘게 상승했습니다. 🎒 강 상류(반도체)에 비가 내리자 하류의 부품·전력·건설까지 물이 차오른 하루였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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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카
선물 가격이 급등하거나 급락할 때 프로그램 매매 주문의 효력을 5분간 정지시키는 장치입니다. 🎒 과속하는 차 옆에 붙는 경찰 오토바이(사이드카)처럼, 시장이 과열되면 잠깐 속도를 줄이게 만듭니다. 올해 22번이나 발동됐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이 큰 폭으로 출렁인 날이 많았다는 뜻입니다.
투자은행(IB)
기업 분석과 주식·채권 발행, 인수합병 등을 다루는 금융회사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같은 대형 IB가 내는 분석 보고서는 전 세계 투자자들이 참고하기 때문에, 보고서 하나가 주가를 움직이는 재료가 되곤 합니다.
목표주가
증권사나 IB가 "이 주식은 이 정도 가치가 있다"고 계산해 제시하는 예상 주가입니다. SK하이닉스 목표가 300만원은 현재 주가 166만8000원의 거의 두 배입니다. 물론 목표주가는 전망일 뿐 보장이 아니라는 점은 기억해야 합니다.
A15산업
돈 안되는 국내선, 3년새 160만석 줄였다
한 줄로 말하면
항공사들이 돈 안 되는 국내선 좌석을 3년 새 160만 석 빼서, 돈 되는 국제선에 몰아넣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김포에서 제주 가는 비행기표, 요즘 왜 이렇게 구하기 힘들까요? 통계에 답이 있습니다. 5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선 공급 좌석은 1652만석. 3년 전인 2023년 상반기 1812만석보다 약 160만석(8.8%) 줄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국적 항공사의 국제선 좌석은 2459만석에서 3952만석으로 60.8% 급증했습니다. 국내선은 줄이고 국제선은 1.6배로 늘린 것입니다.
누가 많이 줄였을까요? 저비용항공사(LCC), 그러니까 티웨이항공·진에어·에어부산처럼 서비스를 간소화해 싼값에 태우는 항공사들의 감축이 두드러졌습니다. 3년 전 대비 티웨이항공이 23.1%, 에어부산이 20.6%, 진에어가 14.8% 줄였습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같은 대형항공사(FSC) 중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16.8%, 대한항공이 3.9% 줄었습니다.
"올해 상반기는 작년보다 2.2% 늘었는데?"라고 반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엔 착시가 있습니다. 지난해 에어부산이 항공기 화재와 정비 지연으로 국내선을 대폭 줄였다가 올해 55만8000석을 다시 늘렸기 때문입니다. 비교 대상인 작년이 워낙 낮았던 탓에 늘어난 것처럼 보이는 기저 효과*라는 분석입니다.
항공사들이 국내선을 외면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돈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국내선은 비행 시간이 짧아 연료는 덜 쓰지만 좌석당 운임이 낮습니다. KTX나 고속버스와 경쟁해야 하니 요금을 올리기도 어렵습니다. 반면 미주·유럽 같은 장거리 국제선은 운임이 높은 데다 화물 수익까지 얹어집니다. 실제 대한항공의 올해 2분기 연료비는 1년 전보다 1조원 이상 늘었습니다. 매출 기여도가 4%뿐인 국내선을 줄이고, 그 비행기를 미주 노선에 다시 배치하는 게 대한항공의 전략입니다.
아이러니한 대목도 있습니다.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때 경쟁 보장을 위해 LCC들이 슬롯*, 즉 특정 시간대에 공항을 이착륙할 수 있는 권리를 넘겨받았습니다. 티웨이항공은 4~5월 김포~제주 노선에서 슬롯 재배정으로 61편을 추가 확보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그 LCC들이 국내선에 소극적입니다. 🎒 좋은 자리 식권을 받아놓고 식당에 안 가는 셈이라, 김포~제주 승객들만 표 구하기가 더 어려워졌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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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비용항공사(LCC)
기내식·수하물 같은 서비스를 줄이거나 유료화해 운임을 낮춘 항공사입니다. 티웨이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등이 해당합니다. Low Cost Carrier의 약자로, 원래 국내선·단거리의 주력이었는데 이들마저 수익성 좋은 국제선으로 옮겨가는 것이 이번 기사의 핵심입니다.
대형항공사(FSC)
기내식·마일리지·환승 서비스까지 모두 제공하는 풀서비스 항공사(Full Service Carrier)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슬롯
특정 시간대에 공항에서 이착륙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혼잡한 공항일수록 슬롯이 귀해서 항공사의 중요한 자산으로 취급됩니다.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때 독과점을 막으려고 일부 슬롯을 LCC에 나눠준 것인데, 받은 쪽이 제대로 안 쓰면 소비자 편익이라는 취지가 무색해집니다.
기저 효과
비교 기준이 되는 시점의 수치가 유난히 낮거나 높아서, 실제보다 변화가 커 보이거나 작아 보이는 착시입니다. 🎒 시험에서 30점 받은 다음에 60점을 받으면 "성적 2배 상승"이지만, 원래 실력이 늘어난 건지는 따로 봐야 하는 것과 같습니다.
A15산업
'중형차급 스펙' 8세대 아반떼…흥행몰이 나서
한 줄로 말하면
'국민 첫 차' 아반떼가 6년 만에 완전히 새로워졌는데, 몸집과 장비가 커진 만큼 가격도 처음으로 3000만원 벽을 넘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현대자동차가 5일 아반떼의 완전변경* 모델 '디 올 뉴 아반떼'의 계약을 시작했습니다. 완전변경은 부분적으로 디자인만 다듬는 게 아니라 차의 뼈대부터 새로 만드는 세대교체를 말합니다. 6년 만의 세대교체로, 이번이 8세대입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가격입니다. 가솔린 2.0 모델 기준으로 트림*별 가격은 모던 2398만원, 프리미엄 2771만원, 인스퍼레이션 3152만원입니다. 트림은 같은 차에서 옵션 구성에 따라 나뉘는 등급을 말합니다. 최고 등급인 인스퍼레이션이 가솔린 아반떼 역사상 처음으로 3000만원을 넘겼습니다. 직전 모델보다 300만원가량 오른 셈입니다. '준중형은 저렴하다'는 공식이 흔들리는 순간입니다.
왜 올랐을까요? 첨단 안전·편의사양을 대거 기본으로 넣었기 때문입니다. 에어백은 8개에서 10개로 늘었고,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 차로 유지 보조 2,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가 가장 싼 트림에도 기본 적용됩니다. 예전 같으면 윗급 차에서나 보던 장비들입니다.
몸집도 커졌습니다. 전장(길이) 4765㎜, 전폭(너비) 1855㎜에, 앞바퀴와 뒷바퀴 사이 거리인 휠베이스*는 2750㎜입니다. 휠베이스가 길수록 실내, 특히 뒷좌석 공간이 넓어집니다. 트렁크는 최대 479ℓ를 확보했습니다. '중형차급 스펙'이라는 제목이 붙은 이유입니다.
가솔린 모델은 3분기 중 고객에게 인도됩니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친환경차 고시가 끝난 뒤 세제 혜택을 반영한 가격을 공개하고 출고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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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변경
자동차의 플랫폼(뼈대)과 디자인, 파워트레인까지 통째로 바꾸는 세대교체입니다. 보통 5~7년 주기로 이뤄지며 '풀체인지'라고도 부릅니다. 헤드램프나 범퍼 정도만 다듬는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과 구분됩니다.
트림
같은 차종 안에서 옵션 구성에 따라 나뉘는 등급입니다. 이번 아반떼는 모던(2398만원)→프리미엄(2771만원)→인스퍼레이션(3152만원) 순으로 올라갑니다. 🎒 같은 햄버거도 단품·세트·라지세트가 있는 것과 비슷합니다.
휠베이스
앞바퀴 중심과 뒷바퀴 중심 사이의 거리입니다. 차의 전체 길이보다 실내 공간을 더 정직하게 보여주는 수치라서, 자동차 회사들이 신차를 낼 때 꼭 강조하는 항목입니다.
A15기업
두산퓨얼셀 창사후 최대 수출 … 독일기업에 1천억원 '스택'공급
한 줄로 말하면
두산퓨얼셀이 독일 기업에 1087억원어치 연료전지 핵심 부품을 수출하는, 창사 이래 최대 계약을 따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두산퓨얼셀이 독일 에너지 전문기업 리베리온과 7600만달러, 우리 돈 약 1087억원 규모의 부품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5일 공시했습니다. 2019년 회사가 세워진 뒤 가장 큰 수출 계약입니다. 얼마나 큰 규모냐면,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의 약 23.9%에 해당합니다. 계약 한 건이 1년 매출의 4분의 1을 채우는 셈입니다.
수출하는 제품은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의 핵심 부품인 스택입니다. 연료전지는 수소 같은 연료를 태우지 않고 화학반응으로 곧바로 전기를 만드는 장치인데, SOFC는 그중에서도 고체 세라믹을 전해질로 쓰는 고효율 방식입니다. 스택은 전기를 만드는 셀(전지)을 여러 장 쌓아 묶은 덩어리로, 연료전지의 심장에 해당합니다.
두산퓨얼셀은 2027년 하반기까지 스택을 차례로 납품합니다. 지난해 국내 최초로 SOFC 시스템 국산화와 양산에 성공했고, 이번 계약으로 다른 회사에 스택을 만들어 공급하는 '글로벌 스택 파운드리 사업'에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 완성차만 팔던 회사가 남의 차에 들어갈 엔진까지 수출하기 시작한 것과 비슷한 사업 확장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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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
수소나 천연가스를 연소 없이 화학반응시켜 전기를 뽑아내는 연료전지의 한 종류입니다. 고체 세라믹 전해질을 쓰고 고온에서 작동해 발전 효율이 높은 것이 특징이라, 건물·발전소용 친환경 전원으로 주목받습니다. 두산퓨얼셀은 이 시스템을 지난해 국내 최초로 국산화했습니다.
스택
전기를 만드는 셀을 수십~수백 장 쌓아 하나로 묶은 연료전지의 핵심 부품입니다. 🎒 건전지 한 개로는 손전등밖에 못 켜지만 여러 개를 직렬로 이으면 큰 기계를 돌릴 수 있듯이, 셀을 쌓아 필요한 출력을 만들어냅니다. 스택 기술력이 곧 연료전지 회사의 실력입니다.
A15산업
가격 올려도 '테슬라 독주' … 7월 수입차 판매 톱3 장악
한 줄로 말하면
테슬라가 차값을 최대 700만원 올리고도 수입차 시장 1위는 물론, 많이 팔린 차 1·2·3등까지 싹쓸이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값을 올리면 손님이 줄어드는 게 상식입니다. 그런데 테슬라는 그 상식을 비껴갔습니다. 5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테슬라는 7월 한 달간 1만237대를 팔아 수입 승용차 시장 점유율* 33.05%를 기록했습니다. 수입차 3대 중 1대가 테슬라였다는 뜻이고, 올해 2월부터 6개월 연속 1위입니다. BMW가 6533대(21.09%)로 2위, 메르세데스-벤츠가 3959대로 3위, 중국 BYD가 2846대로 4위, 렉서스가 1474대로 5위였습니다.
격차가 벌어지는 속도가 무섭습니다. 지난해 7월만 해도 테슬라 점유율은 27.1%, BMW는 23.96%로 차이가 3.14%포인트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1년 새 테슬라 판매는 39.1% 늘어난 반면 BMW는 0.7% 느는 데 그쳤습니다. 점유율 격차가 4배 가까이 벌어진 것입니다. 작년까지는 3파전이었다면 올해는 사실상 독주입니다.
더 황당한 대목은 이겁니다. 테슬라는 지난달 베스트셀링 1위인 모델Y 프리미엄을 뺀 일부 모델의 가격을 최대 700만원 올렸습니다. 그런데 가격을 올린 모델Y 프리미엄 롱레인지와 모델3 프리미엄 롱레인지가 각각 월간 판매 2위와 3위에 올랐습니다. 결국 7월 판매 상위 3개 모델을 테슬라가 전부 차지했는데, 이런 싹쓸이는 지난 3월 이후 4개월 만입니다.
시장 전체의 흐름도 주목할 만합니다. 수입차의 전동화*, 즉 엔진차에서 전기 기반 차로 넘어가는 흐름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7월 수입 전기차 등록은 1만5428대로 전체의 49.8%, 하이브리드는 41.5%였습니다. 둘을 합친 전동화 차량 비중이 91.3%. 수입차 10대 중 9대 이상이 전기 모터가 달린 차라는 얘기입니다. 반면 가솔린은 8.1%, 디젤은 겨우 0.6%였습니다. 한때 수입차의 대명사였던 디젤이 사실상 사라진 셈입니다.
7월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은 3만976대로 작년 같은 달보다 14.3% 늘었지만, 전월(3만8059대)보다는 18.6% 줄었습니다. 올해 1~7월 누적으로는 21만5008대로 작년보다 30.1% 늘어 성장세 자체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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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유율
전체 시장 판매량에서 특정 회사가 차지하는 비율입니다. 테슬라의 33.05%는 '7월에 팔린 수입차 100대 중 33대가 테슬라'라는 뜻입니다. 점유율은 절대 판매량보다 경쟁 구도를 잘 보여주는 지표라서, 1년 새 격차가 3.14%포인트에서 4배 가까이 벌어졌다는 대목이 이 기사의 핵심입니다.
전동화
휘발유·경유 엔진만으로 달리던 차가 전기 모터의 힘을 쓰는 차(전기차·하이브리드)로 바뀌는 흐름입니다. 수입차 시장은 이미 전동화 비중이 91.3%에 달해, 사실상 전환이 끝나가는 단계입니다. 자동차 산업의 부품·정비·주유 생태계까지 통째로 바꾸는 거대한 변화입니다.
A16산업
정유업계 효자 된 윤활유
한 줄로 말하면
이란 전쟁으로 글로벌 공급이 흔들리자, 정유사들의 조연이던 윤활유가 영업이익률 48.6%짜리 주연으로 떠올랐습니다.
GS칼텍스의 윤활유 Kixx 제품.
무슨 일이 있었나
정유회사 하면 휘발유·경유를 떠올리지만, 요즘 진짜 돈을 벌어주는 건 따로 있습니다. 기계의 마찰을 줄여주는 윤활유입니다.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그러니까 전쟁·분쟁 같은 국제 정세가 사업에 미치는 위험이 커지면서 뜻밖의 기회가 열렸습니다. 이란 전쟁을 거치며 글로벌 공급에 차질이 생기자, 윤활유의 원료인 윤활기유 수요가 급등했고 한국산을 찾는 손길이 늘어난 것입니다.
숫자가 이를 증명합니다. SK이노베이션에서 고부가가치 윤활유를 담당하는 SK엔무브는 올 2분기 영업이익 6919억원을 기록했습니다. 1년 전보다 414.4% 급등, 그러니까 5배 이상으로 뛴 것입니다. 에쓰오일은 2분기 영업이익 9650억원 중 절반에 가까운 4770억원을 윤활유 부문이 벌었습니다.
가장 놀라운 것은 HD현대오일뱅크입니다. 윤활기유 부문의 영업이익률*이 48.6%. 100원어치를 팔면 48.6원이 남는 장사라는 뜻입니다. 본업인 정유 부문의 3배가 넘는 수익률입니다. 🎒 식당으로 치면 메인 요리보다 사이드 메뉴가 3배 넘게 남는 상황인데, 그 사이드 메뉴 주문이 밀려들고 있는 셈입니다.
그러자 투자도 따라붙고 있습니다. GS칼텍스는 5일 인천 윤활유 글로벌 물류센터에 국내 위험물 취급 창고 최초로 '4방향 셔틀형 자동 입출고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밝혔습니다. 셔틀이 선반 사이를 앞뒤·좌우 4방향으로 오가며 팔레트를 자동으로 넣고 빼는 방식입니다. 밀려드는 글로벌 주문에 맞춰 공급 안정성과 납기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산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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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활기유
윤활유의 베이스가 되는 기초 원료입니다.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나오며, 여기에 첨가제를 섞으면 자동차용·선박용·산업용 윤활유 완제품이 됩니다. 🎒 밀가루(윤활기유)가 있어야 빵(윤활유)을 굽듯이, 글로벌 공급이 흔들리자 밀가루 값부터 뛴 것입니다.
영업이익률
매출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율로, 본업으로 얼마나 남는 장사를 하는지 보여줍니다. HD현대오일뱅크 윤활기유 부문의 48.6%는 제조업에서는 보기 드문 수준입니다. 정유 본업은 유가에 따라 이익이 크게 출렁이는데, 윤활유가 든든한 완충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정학적 리스크
전쟁, 분쟁, 제재처럼 국가 간 정치·군사 상황이 경제와 기업에 미치는 위험을 말합니다. 보통은 기업에 악재지만, 이번처럼 경쟁국의 공급이 막히면서 한국 기업에 반사이익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A16기업
미국잉걸스 조선소에 HD현대 용접시스템
한 줄로 말하면
HD현대의 지능형 용접 기술이 미국 최대 방산 조선소에 들어가며, 한미 조선 협력이 말에서 실행 단계로 넘어갔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HD현대가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인 헌팅턴 잉걸스 산하 잉걸스 조선소에서 생산성 향상 시범사업에 착수했다고 5일 밝혔습니다. 방산은 군함·무기 등 국방에 필요한 장비를 만드는 방위산업을 말합니다. 미 해군 함정을 만드는 핵심 조선소에 한국 기술이 들어가는 것입니다.
이번 사업은 갑자기 나온 것이 아닙니다. 양사는 지난해 4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해양항공우주 전시회(SAS 2025)에서 양해각서*를 맺었습니다. 양해각서는 정식 계약 전에 "이런 협력을 해보자"고 뜻을 모으는 약속인데, 이번 시범사업은 그 약속을 실제 행동으로 옮긴 후속 조치입니다.
첫 단계로 도입되는 것은 HD현대가 자체 개발한 지능형 용접 시스템입니다. 작업 대상과 조건을 자동으로 인식해 용접 위치를 실시간으로 보정하는 기술로, HD현대중공업·HD현대삼호 등 그룹 조선소에서 실제로 써온 '현장 검증형' 기술입니다. 🎒 실험실 시제품이 아니라, 이미 우리 조선소에서 배를 만들며 단련된 선수를 미국 무대에 보내는 셈입니다.
HD현대의 미국 조선 협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함정 유지·보수부터 연구개발, 조선소 현대화까지 판을 넓히고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지멘스와 '차세대 머린 플랫폼' 도입 본계약을, 프레이저 인더스트리와는 '조선소 현대화' 관련 업무협약을 맺었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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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
방위산업의 줄임말로, 군함·전투기·미사일 등 국방에 필요한 장비를 만드는 산업입니다. 미국은 자국 함정 건조 능력이 부족해 골머리를 앓고 있어서, 세계 최고 수준의 건조 능력을 가진 한국 조선업과의 협력에 적극적입니다. 이 기사가 '한미 조선 기술협력 가속'이라는 큰 그림 속에 있는 이유입니다.
양해각서
정식 계약 전에 협력의 뜻과 방향을 문서로 확인하는 약속입니다. 영어로 MOU라고 부릅니다. 법적 구속력이 약해 '보여주기'로 끝나는 경우도 많은데, 이번처럼 1년여 만에 실제 시범사업으로 이어지면 협력이 진짜로 굴러간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A16기업
파운드리 실적 탄탄 DB하이텍… 차세대 전력반도체 연말 양산
한 줄로 말하면
남의 반도체를 대신 만들어주는 DB하이텍이 AI 데이터센터·로봇 호황을 타고 상반기 영업이익 1721억원을 벌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DB하이텍은 파운드리* 기업입니다. 파운드리란 반도체를 직접 설계하지 않고, 설계도를 가져온 고객사를 대신해 생산만 전문으로 해주는 위탁생산 사업입니다. 🎒 레시피(설계)를 가진 손님을 위해 요리(생산)만 전문으로 해주는 주방인 셈입니다. DB하이텍은 8인치 웨이퍼 기반으로 400여 개 글로벌 고객사를 확보한 세계 10대 파운드리입니다.
실적이 탄탄합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매출 7740억원, 영업이익 1721억원, 순이익 245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22%, 36%, 132% 늘어난 수치입니다. 2분기만 떼어 봐도 매출 4145억원(+23%), 영업이익 1052억원(+43%)으로 성장세가 이어졌습니다.
비결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AI 데이터센터와 로봇 같은 새 시장에서 주문이 늘어난 것. 다른 하나는 제품 믹스 개선입니다. 파는 제품의 구성에서 이윤이 박한 제품 대신 부가가치 높은 자동차·산업용 전력반도체 비중을 키운 것입니다. 전력반도체는 전기의 흐름을 켜고 끄고 변환하는 반도체로, 전기가 쓰이는 모든 기기의 '전기 관리자' 역할을 합니다.
다음 승부수도 던졌습니다. 실리콘카바이드(SiC·탄화규소), 질화갈륨(GaN) 같은 화합물 반도체* 기반 전력반도체를 올해부터 차례로 양산할 계획입니다. 두 종류 이상의 원소를 결합해 만드는 이 반도체는 기존 실리콘(Si) 반도체보다 높은 전압과 열을 잘 견디고 저항을 줄일 수 있어, AI 데이터센터와 전기차 시대의 미래형 전력반도체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데이터센터가 전기 먹는 하마가 될수록, 전기를 덜 흘리고 관리하는 반도체의 몸값은 올라갑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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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
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입니다. 설계 전문 회사(팹리스)가 그린 설계도를 받아 생산만 해줍니다. 최첨단 미세공정으로 승부하는 TSMC·삼성 파운드리와 달리, DB하이텍은 8인치 웨이퍼 기반의 특화 공정(전력반도체 등)으로 틈새를 지키는 유형입니다.
전력반도체
전기의 흐름을 제어·변환하는 반도체입니다. 계산을 하는 CPU·GPU와 달리 전압을 바꾸고 전류를 켜고 끄는 '전기 교통경찰' 역할을 합니다. 전기차, 데이터센터, 로봇처럼 전기를 많이 쓰는 기기가 늘수록 수요가 함께 커집니다.
화합물 반도체
실리콘 한 가지가 아니라 두 종류 이상의 원소를 결합해 만든 반도체입니다. 기사에 나온 SiC(실리콘+탄소), GaN(갈륨+질소)이 대표적입니다. 고온·고전압에서 잘 버티고 전력 손실이 적어 전기차 충전·구동, 데이터센터 전원장치의 차세대 소재로 꼽힙니다.
제품 믹스
한 회사가 파는 여러 제품의 구성 비율입니다. 같은 매출이라도 마진 높은 제품의 비중을 늘리면 이익이 커지는데, 이를 '제품 믹스 개선'이라고 부릅니다. DB하이텍 순이익이 132%나 뛴 배경 중 하나입니다.
A16기업
"책임경영 강화"… 80년대생 오너 전면에
한 줄로 말하면
재벌 3·4세 승계의 공식이 '직함 물려받기'에서 '내 돈 넣고 성과로 검증받기'로 바뀌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국내 주요 대기업에서 1980년대생 오너들이 경영 전면에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방식이 예전과 다릅니다. 과거처럼 아버지에게 직함만 물려받는 게 아니라, 지분을 늘리고 미래 사업을 직접 맡아 시장의 평가를 받는 흐름입니다. 재계는 이를 책임경영*이라고 부릅니다. 오너가 자기 돈과 이름을 걸고 경영 결과에 책임을 지는 방식입니다.
한화그룹부터 봅시다.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1983년생 김동관 수석부회장은 이달 1일 부회장에서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했습니다. 방산·조선·우주항공·에너지 등 그룹 핵심 사업을 총괄해온 그는 지난달 31일 한화솔루션의 유상증자*에 약 5억원을 직접 투자했습니다. 유상증자는 회사가 새 주식을 발행해 돈을 받고 파는 자금 조달 방식인데, 총수 일가가 여기에 사재를 넣었다는 것은 "우리 회사 성장성을 나부터 믿는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HD현대는 규모가 더 큽니다. 1982년생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지난해 회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부친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으로부터 HD현대 지분 3.54%를 증여받기로 했습니다. 지난 4일 종가(20만8500원) 기준 5838억원어치입니다. 이로써 국민연금을 제치고 그룹 2대 주주로 올라섭니다. 그동안 조선·에너지·AI 등 미래 사업을 총괄해왔는데, 이제 경영권을 뒷받침할 지배력까지 갖추게 된 것입니다.
코오롱과 LX도 같은 길을 걷고 있습니다. 1984년생 이규호 코오롱 부회장은 코오롱티슈진 사내이사에 선임된 데 이어 약 2억원 규모의 주식을 장내에서 사들였습니다. LX그룹의 구형모 씨는 지주회사*의 최대주주에 올랐습니다. 지주회사는 다른 계열사들의 주식을 보유해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꼭대기 회사입니다. 🎒 지주회사를 잡는 것은 문어의 머리를 잡는 것과 같아서, 다리(계열사)들이 자연히 따라옵니다.
왜 이런 방식일까요? 이제 직함만 물려받아서는 시장과 주주들이 후계자로 인정해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증여로 지배력을 확보하고, 자기 돈으로 주식을 사고, 신사업 성과로 리더십을 증명하는 것. 이것이 달라진 승계의 공식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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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경영
오너 경영인이 직함만 갖는 게 아니라 자기 지분과 자금을 걸고 경영 성과에 책임을 지는 방식입니다. 주가가 떨어지면 오너 본인의 재산도 함께 줄어드는 구조를 만들어, 주주와 이해관계를 일치시킨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유상증자
회사가 새 주식을 찍어 투자자에게 돈을 받고 팔아 자금을 모으는 방법입니다. 기존 주주 입장에선 주식 수가 늘어 내 지분 가치가 희석될 수 있어 보통 악재로 읽히지만, 오너가 직접 참여하면 "회사의 미래에 내 돈을 건다"는 신뢰의 신호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지주회사
스스로 물건을 만들기보다 계열사들의 주식을 보유해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회사입니다. 지주회사의 최대주주가 되면 그룹 전체의 지배권을 사실상 확보하게 되므로, 승계의 '마지막 퍼즐'로 불립니다.
A17기업
LG CNS, 전국 14개 공항 AX 로드맵 설계한다
한 줄로 말하면
LG CNS가 김포·김해·제주 등 전국 14개 공항을 AI로 바꾸는 10년짜리 설계도를 그리는 사업을 따냈습니다.
서울 마곡에 위치한 LG CNS 본사. LG CNS
무슨 일이 있었나
LG CNS가 한국공항공사의 'KAC AI 중장기 마스터플랜(ISMP) 수립' 사업을 수주했다고 5일 밝혔습니다. 사업 금액은 26억7300만원, 기간은 착수일로부터 12개월입니다. 김포·김해·제주를 포함한 전국 14개 공항의 인공지능 전환(AX)* 전략을 설계하는 일입니다. AX란 회사나 기관의 일하는 방식 전반에 AI를 심어 운영 자체를 바꾸는 것을 말합니다. 단순히 AI 프로그램 하나 사는 게 아니라, 조직의 체질을 바꾸는 작업입니다.
한국공항공사는 지난해부터 'AI 혁신을 통한 미래 공항 구현'을 목표로 50개 AI 과제를 추진해왔습니다. 이번 사업은 그 50개 과제의 실행 순서를 정하고, 데이터와 시스템을 어떻게 구축할지 구체화하는 것입니다. LG CNS는 1차 연도 7개월간 공사의 AI 수준을 진단하고 2035년까지의 로드맵을 짭니다. 단기는 내년, 중기는 2030년, 장기는 2035년으로 나눠 단계별 목표와 투자 계획을 세우고, AI 정책·조직·교육 체계를 포함한 거버넌스*도 설계합니다. 거버넌스란 누가 어떤 권한과 규칙으로 AI와 데이터를 관리할지 정하는 운영 체계를 말합니다.
설계만 하는 게 아닙니다. 생산성·대국민 서비스·근로자 안전 분야에서 3건 이상의 기술검증(PoC)*도 직접 수행합니다. PoC는 본격 투자 전에 "이 기술이 실제로 되는지" 작게 만들어 시험해보는 절차입니다. 검토 대상에는 AI 이미지 기반 기내 반입 금지 물품 안내, 시설물 장애 예측, 실내 길 찾기, 항공기·차량 충돌 예방 등이 올라 있습니다.
대표 과제가 '현장 안전관리 AI 에이전트'입니다. 공항에서 이상 상황이 생기면 직원이 음성으로 상황을 남기고, AI가 내용을 정리해 보고서 초안을 만들고 대응 절차까지 안내하는 방식입니다. 🎒 현장 직원 옆에 서류 작업을 대신해주는 베테랑 당직 사수가 한 명씩 붙는 셈입니다.
AI를 돌릴 기반도 함께 설계합니다. 공항·부서별로 흩어진 데이터를 연결하고 소유권·접근 권한·품질관리·보안 기준을 마련합니다. 클라우드와 자체 구축형 인프라를 비교하고, 상용·오픈소스·소버린 AI* 모델 중 과제별로 맞는 기술을 고릅니다. 소버린 AI는 외국 빅테크에 의존하지 않고 자국이 주권을 갖고 통제하는 AI를 뜻합니다. 공항처럼 국가 기반시설을 다루는 곳이라 이 선택지가 검토되는 것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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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전환(AX)
디지털 전환(DX)의 다음 단계로, 조직의 업무·서비스·의사결정 전반에 AI를 내재화하는 것을 말합니다. 프로그램 도입이 아니라 일하는 방식의 개조라서, 이번 사업처럼 수년짜리 로드맵과 조직·데이터 정비가 함께 갑니다.
기술검증(PoC)
Proof of Concept, 즉 '개념 증명'입니다. 큰돈을 투자하기 전에 작은 규모로 만들어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는 절차입니다. 🎒 정식 계약 전의 시식 코너 같은 것으로, 여기서 통과해야 본사업 발주로 이어집니다.
거버넌스
데이터와 AI를 '누가, 어떤 권한으로, 어떤 규칙에 따라' 관리할지 정한 운영 체계입니다. 기술보다 덜 화려해 보이지만, 이것이 없으면 부서마다 데이터를 움켜쥐고 AI가 학습할 재료를 못 얻어 프로젝트가 실패합니다.
소버린 AI
'주권(sovereign) AI'라는 뜻으로, 외국 기업의 AI에 의존하지 않고 자국의 데이터와 인프라로 통제 가능하게 운영하는 AI를 말합니다. 공항·전력망 같은 국가 기반시설에서는 데이터가 해외로 나가는 것 자체가 위험이라, 소버린 AI가 진지한 선택지로 검토됩니다.
A17기업
아이티센클로잇, AX 경쟁력 강화
한 줄로 말하면
아이티센클로잇이 구글 클라우드로부터 AI 실력을 공식 보증받는 최상위 기술 인증 2종을 한꺼번에 따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클라우드·인공지능 전환(AX) 전문기업 아이티센클로잇이 구글 클라우드로부터 'AI 컴피턴시*'와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 컴피턴시'를 동시에 획득했다고 5일 밝혔습니다. 컴피턴시란 파트너사가 특정 기술 영역에서 깊이 있는 전문성과 성공적인 프로젝트 수행 실적을 입증했음을 구글 클라우드가 공식 보증하는 최상위 기술 인증 프로그램입니다.
🎒 말하자면 프랜차이즈 본사가 "이 가맹점은 이 요리를 확실히 잘한다"고 도장을 찍어주는 것입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어느 파트너에게 일을 맡길지 고를 때 믿을 만한 기준이 됩니다.
아이티센클로잇은 이미 구글 클라우드 최상위 등급인 프리미어 파트너*입니다. 여기에 AI 관련 컴피턴시 2종을 추가하면서, 클라우드 인프라를 넘어 엔터프라이즈 AI와 생성형 AI 분야에서도 검증된 실력을 입증했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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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피턴시
구글 클라우드가 파트너사의 특정 기술 분야 전문성과 실제 프로젝트 성공 실적을 심사해 부여하는 공식 기술 인증입니다. 자기 홍보가 아니라 플랫폼 사업자의 '제3자 보증'이라는 점에서 영업에 실질적인 무기가 됩니다.
프리미어 파트너
구글 클라우드 파트너 등급 중 최상위 단계입니다. 클라우드 사업은 구글·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빅테크가 직접 다 하는 게 아니라 지역별 파트너사가 구축·운영을 맡는 구조라서, 파트너 등급이 곧 그 회사의 시장 지위를 보여줍니다.
A17기업
'AI 기업' 선언 SKT, 2분기 영업이익 쑥
한 줄로 말하면
통신 본업이 주춤한 SK텔레콤을 AI 데이터센터가 끌어올려, 2분기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67% 뛰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SK텔레콤이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4조3591억원, 영업이익 5660억원을 기록했다고 5일 밝혔습니다. 매출은 1년 전보다 0.5% 늘어난 제자리걸음인데 영업이익은 67.3% 급증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요? 지난해 2분기에는 유심(USIM) 정보 유출 사고로 일회성 비용이 잔뜩 반영됐었습니다. 그 부담이 사라지면서 이번 분기 영업비용이 3조7930억원으로 5.2% 줄었습니다. 작년이 워낙 나빴던 기저 효과에 수익성 중심 경영이 더해진 결과입니다.
성장의 진짜 주인공은 AI 데이터센터(AIDC) 사업입니다. AI 학습·추론에 필요한 서버를 대규모로 모아놓고 그 인프라를 빌려주는 사업인데, 2분기 매출이 1362억원으로 1년 전의 2배 가까이(92.5%) 뛰었습니다. 데이터센터 가동 확대에 해저 케이블 매출까지 더해진 결과입니다. 기업과 소비자를 상대로 한 B2B·B2C AI 사업, 즉 클라우드와 AI 콘택트센터(AICC) 같은 사업의 매출도 24.5% 늘어난 61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반면 본업인 통신은 숨 고르기 중입니다. 이동통신 매출은 2조5634억원으로 1.9% 줄었는데, 회사는 가입자 수 감소를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다만 5G 보급률은 82%에 이르렀고 휴대폰 가입자는 2개 분기 연속 늘었습니다. 유선통신 매출은 3.8% 늘어난 2968억원이었지만 유료방송(4711억원)과 기업 대상 매출(2801억원)은 각각 0.8%, 3.6% 감소했습니다. 🎒 오래된 본점 매출은 정체됐는데 새로 낸 분점이 폭풍 성장하는 가게, 그것이 지금의 SK텔레콤입니다.
그래서 회사는 아예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습니다. AI 데이터센터 회사 'SK하이퍼'를 설립하고, 2035년까지 15기가와트(GW)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통신사가 아니라 'AI 인프라 사업자'가 되겠다는 선언입니다.
주주에게도 성과를 나눕니다. 2분기 배당*으로 주당 830원을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회사가 번 이익의 일부를 주주에게 현금으로 돌려주는 것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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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데이터센터(AIDC)
AI 학습·추론용 서버와 GPU를 대규모로 모아놓은 시설로, 이 인프라를 기업들에 빌려주고 돈을 받는 사업입니다. 전기와 냉각이 핵심이라 통신사·전력회사가 뛰어들기 유리합니다. SK텔레콤이 목표로 내건 15GW는 데이터센터 업계에서 전력 규모로 크기를 재는 관행을 보여주는데, 원전 여러 기에 해당하는 전력을 쓰는 초대형 규모입니다.
B2B·B2C
B2B는 기업 대상(Business to Business), B2C는 일반 소비자 대상(Business to Consumer) 사업을 뜻합니다. SK텔레콤의 AI 사업이 데이터센터(인프라)뿐 아니라 기업용 클라우드부터 소비자 서비스까지 여러 층으로 뻗어 있음을 보여주는 분류입니다.
배당
회사가 벌어들인 이익의 일부를 주주에게 현금이나 주식으로 나눠주는 것입니다. 주당 830원이면 1000주를 가진 주주는 83만원을 받습니다. 분기마다 배당하는 것은 "이익이 꾸준히 난다"는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A17산업
"바이브 코딩 편리하지만 사이버 보안 허점투성이"
한 줄로 말하면
AI에게 말만 하면 프로그램이 뚝딱 나오는 시대가 됐지만, 보안 전문가는 "AI는 시키지 않은 안전장치까지 챙겨주지는 않는다"고 경고합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누구나 인공지능(AI) 도구를 이용한 '바이브 코딩'으로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는 시대입니다. 그러나 편리해진 만큼 보안 허점도 커지고 있습니다."
강병탁 AI스페라 대표가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입니다. 바이브 코딩이란 개발자가 복잡한 코드를 직접 짜는 대신, AI와 대화하며 아이디어만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어내는 새로운 개발 방식입니다. AI스페라는 인터넷에 노출돼 해커의 통로가 될 수 있는 자산을 미리 찾아 관리하는 공격표면관리(ASM)와 해커의 수법·경로 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보안 기업입니다.
강 대표는 "AI는 시키는 대로 결과를 낼 뿐 보안까지 알아서 챙기지는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구체적인 예도 들었습니다. 바이브 코딩으로 짠 코드에서는 이용자 권한을 확인하는 기본 절차가 통째로 빠지기 쉽다는 것입니다.
"주소창 뒤에 붙는 이용자 번호만 다른 숫자로 바꿔도, 권한이 없어 안 나와야 할 남의 정보 화면이 그대로 열린다."
이런 기본기를 지키며 코드를 짜는 것을 시큐어 코딩*이라고 하는데, 이 기초 결함을 안은 서비스가 "사방팔방 늘고 있다"는 게 강 대표의 진단입니다. 사람 개발자라면 기본 보안을 체크하지만, AI는 안전 요건을 명시해 주지 않으면 취약점을 그대로 방치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발주 단계부터 형식적 점검이 아닌 실효성 있는 보안 검수와, 상시로 취약점을 찾아 관리하는 대응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보안 업계 전체를 향한 쓴소리도 있었습니다. 시스템의 약점을 찾아내는 모의 해킹 전문가를 화이트해커*라고 부르는데, 강 대표는 한국의 역량이 이 '공격' 쪽에만 쏠려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한국 화이트해커의 공격 실력은 최정상급이지만, 뚫린 구멍을 막는 방어 능력은 초등학생 수준이다. 축구로 치면 공격수인 손흥민만 6명 있고, 수비수는 초등학교 축구선수급인 셈이다."
공격과 방어 비중을 5대5로 맞춰 수비 인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강 대표는 AI를 적으로만 보지 않았습니다. "AI가 보안 실무자들이 기피하는 반복 작업을 자동화해주는 것이 보안의 핵심"이라는 게 그의 결론입니다. 문제를 만든 것도 AI, 해결을 도울 것도 AI인 셈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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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브 코딩
프로그래밍 언어를 몰라도 AI와 대화하며 "이런 앱 만들어줘"라는 아이디어만으로 소프트웨어를 구현하는 개발 방식입니다. 개발의 문턱을 획기적으로 낮췄지만, 만든 사람이 보안을 모르면 검증 없는 서비스가 대량으로 세상에 풀린다는 그림자가 있습니다.
공격표면관리(ASM)
회사가 인터넷에 노출해둔 서버·웹페이지·계정 같은 자산 전체를 '공격받을 수 있는 표면'으로 보고, 해커보다 먼저 찾아내 관리하는 보안 기법입니다. 🎒 도둑이 오기 전에 우리 집의 모든 문과 창문 목록을 만들어 잠금 상태를 상시 점검하는 것과 같습니다.
시큐어 코딩
처음 코드를 짤 때부터 권한 확인, 입력값 검증 같은 보안 원칙을 지켜 개발하는 것입니다. 기사 속 사례처럼 '주소창 숫자만 바꾸면 남의 정보가 열리는' 결함은 시큐어 코딩의 가장 기초가 빠진 경우입니다.
화이트해커
해킹 기술을 범죄가 아니라 보안 점검에 쓰는 전문가입니다. 기업의 허락을 받고 모의 해킹으로 약점을 찾아줍니다. 한국은 이 공격 역량은 세계 최정상급인데 방어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인터뷰의 핵심 지적입니다.
A18기업
알테오젠 피하주사 플랫폼 … 올 세번째 기술이전
한 줄로 말하면
정맥주사를 피하주사로 바꿔주는 알테오젠의 기술이 올해만 세 번째로 수출되며, 최대 5219억원짜리 계약을 추가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바이오 기업 알테오젠이 글로벌 제약사와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고 5일 밝혔습니다. 자기가 개발한 기술을 다른 회사가 쓰도록 넘기고 돈을 받는 기술수출*입니다. 올해 들어 벌써 세 번째입니다.
알테오젠의 무기는 'ALT-B4'라는 플랫폼 기술입니다. 병원 침대에 누워 몇 시간씩 정맥주사(IV)로 맞아야 하는 항암제 같은 바이오의약품을, 배나 팔뚝에 몇 분 만에 놓는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바꿔주는 기술입니다. 🎒 극장에 가야만 볼 수 있던 영화를 집에서 스트리밍으로 보게 해주는 것과 비슷한 편의성 혁명이라, 글로벌 제약사들이 줄을 서는 것입니다.
이번 계약 규모는 선급금과 마일스톤을 합쳐 최대 3억6500만달러, 약 5219억원입니다. 마일스톤은 개발·허가·상업화 같은 단계별 목표를 달성할 때마다 나눠 받는 성공보수입니다. 여기에 상업화 이후에는 순매출에 연동한 판매 로열티도 따로 받습니다. 계약 상대와 대상 품목은 비밀유지 조항으로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전태연 알테오젠 대표는 "올해는 계약 건수와 규모 측면에서 가장 성과가 큰 해가 될 가능성이 있다"며 항체약물접합체(ADC)에 이어 리보핵산(RNA) 분야에서도 협력이 논의되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 기술이 실제로 돈을 벌 수 있느냐는 의심은 이미 시장이 답했습니다. ALT-B4가 적용된 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피하주사 버전 '키트루다 큐렉스'는 올해 2분기 매출 4억6300만달러(약 6600억원)를 기록했습니다. 1분기보다 262% 급증한 수치이고, 상반기 누적 5억9000만달러(약 8400억원)로 시장 전망치를 64%나 웃돌았습니다.
키트루다 전체 매출에서 피하주사 버전이 차지하는 비중도 1분기 1.6%에서 2분기 5.5%로 커졌습니다. 알테오젠은 이 매출에 연동해 로열티를 받으니, 키트루다 큐렉스가 잘 팔릴수록 알테오젠 금고도 함께 차는 구조입니다. 이날 주가가 오른 이유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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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수출
신약이나 플랫폼 기술의 사용 권리를 해외 제약사에 넘기고 대가를 받는 계약입니다. 완제품 공장 없이도 기술 자체로 돈을 버는 한국 바이오의 대표 수익 모델로, '라이선스 아웃'이라고도 부릅니다.
피하주사(SC) 제형
피부 아래 지방층에 놓는 주사 형태입니다. 혈관에 직접 넣는 정맥주사(IV)는 병원에서 수 시간이 걸리지만, 피하주사는 몇 분이면 끝나고 자가 주사도 가능합니다. 같은 약이라도 제형을 바꾸면 특허 수명 연장과 환자 편의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어 제약사들이 큰돈을 씁니다.
마일스톤
계약금 외에 개발 진행·허가 획득·판매 개시 같은 단계별 이정표를 달성할 때마다 받는 성공보수입니다. '최대 5219억원'이라는 표현에 '최대'가 붙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모든 단계가 성공해야 전액을 받습니다.
로열티
기술을 쓴 제품이 팔릴 때마다 매출의 일정 비율을 받는 사용료입니다. 🎒 작곡가가 노래가 스트리밍될 때마다 저작권료를 받는 것과 같습니다. 일회성 계약금과 달리 제품이 팔리는 한 계속 들어오는 수익이라, 키트루다 큐렉스의 흥행이 알테오젠에 중요한 것입니다.
A18기업
코스맥스 '직무발명보상 우수기업' 인증
한 줄로 말하면
직원의 발명에 5년간 2억3000만원을 보상해 온 코스맥스가 정부의 '직무발명보상 우수기업' 인증을 받았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화장품 제조 기업 코스맥스가 지식재산처의 '직무발명보상 우수기업' 인증을 획득했다고 5일 밝혔습니다. 여기서 핵심 개념이 직무발명보상*입니다. 직원이 회사 일을 하다가 발명을 하면 특허 권리는 보통 회사가 갖는데, 그 대신 회사가 발명한 직원에게 정당한 보상금을 주는 제도입니다. 이 제도를 규정으로 갖추고 모범적으로 운영하는 기업에 지식재산처가 인증을 부여합니다.
코스맥스의 실적은 이렇습니다. 2021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특허·디자인·상표 등 총 1765건의 발명이 나왔고, 회사는 특허 출원·등록 보상과 사내 제안 제도를 통해 2억3000만원 이상을 임직원에게 지급했습니다. 🎒 5년간 1765건이면 대략 하루에 한 건꼴로 직원들의 아이디어가 발명으로 이어진 셈입니다.
코스맥스는 지식재산 전담 부서를 따로 두고 출원 전략 수립부터 권리 유지·활용까지 발명의 전 과정을 관리합니다. 임직원 누구나 아이디어를 발명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점이 이번 인증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인증에는 실질적인 혜택도 따라옵니다. 특허 출원 시 우선심사*가 가능해지고 등록료 감면 같은 행정 혜택을 받습니다. 우선심사란 보통 오래 걸리는 특허 심사를 순서를 앞당겨 빨리 받는 것을 말합니다. 회사 관계자는 "공정하고 실효성 있는 직무발명보상 제도를 통해 지속적인 기술 개발과 지식재산 창출에 힘쓰겠다"고 말했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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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발명보상
직원이 업무 중에 한 발명의 권리를 회사가 승계하는 대신, 발명자에게 금전 등으로 보상하는 제도입니다. 보상이 없으면 직원이 발명을 숨기거나 회사를 떠나는 유인이 생기기 때문에, 기술 기업일수록 이 제도의 설계가 중요합니다.
우선심사
특허 심사 대기 줄에서 순서를 앞당겨주는 제도입니다. 특허는 등록돼야 권리를 행사할 수 있으므로, 심사가 빨라지면 경쟁사보다 먼저 기술을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우수기업 인증의 혜택이 '현금'이 아니라 '속도'라는 점이 흥미로운 대목입니다.
A18기업
5400여 개 중소기업 네트워킹 플랫폼 만든다
한 줄로 말하면
"공장 지붕 빌려줄 회사, 태양광 깔아줄 회사"가 온라인에서 서로를 찾게 해주는 중소기업 5400곳의 장터가 10월에 문을 엽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이 이야기는 공장 지붕에서 시작합니다. 바닥재 제조 기업 선영의 김철환 대표는 약 4000평에 달하는 청주 공장 지붕을 어떻게 쓸지 고민하다가, 강원도 원주의 태양광 시공 기업 에타솔라의 한민 대표를 만났습니다. 두 사람은 놀리고 있던 지붕에 태양광 설비를 얹기로 했습니다. 선영은 좋은 설비를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받고, 에타솔라는 새 거래처를 얻었습니다. 두 사람의 인연은 메인비즈* 협회 임원사 활동에서 나왔습니다. 메인비즈는 중소벤처기업부가 경영혁신 능력을 인정한 중소기업에 주는 인증(경영혁신중소기업)입니다.
이런 만남을 우연에 맡기지 않겠다는 것이 이번 발표의 핵심입니다. 김명진 메인비즈협회 회장은 5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오는 10월 회원사 5400여 개를 잇는 '온라인 상생플랫폼'을 출범한다고 밝혔습니다.
"메인비즈협회는 회원사만 5400개가 넘고, 지회도 96곳에 달해 상생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회원사들이 서로 비즈니스를 알아보고 시너지를 내는 웹·모바일 기반 디지털 거점을 만들겠다."
플랫폼은 회원사 제품·서비스를 소개하는 '홍보관'과 거래·협업이 이뤄지는 '상생 비즈니스관'을 중심으로 만들어집니다. 제품 구매와 납품, 기술협력, 판로 개척까지 업종과 수요에 맞는 협력을 지원합니다. 김 회장은 정책 정보도 "기업이 찾아다니는 구조가 아니라 제때 받는 구조"로 바꾸겠다며 AI 추천 기능을 단계적으로 도입하겠다고 했습니다. 초기에는 회원사 대상으로 시작해 2만6000여 개 메인비즈 인증사 전체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왜 지금 이런 플랫폼이 필요할까요? 중소기업의 사정이 그만큼 어렵기 때문입니다. 고환율·고금리에 공급망 교란까지 겹치면서,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올해 2분기 말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 평균은 0.55%로 9년 만에 최고 수준입니다. 연체율은 대출을 제때 못 갚는 비율이니, 이 숫자가 오른다는 것은 한계에 몰린 기업이 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정부가 우수하다고 인증한 메인비즈 기업들도 사정은 매한가지라고 합니다.
협회는 기업들의 연구개발 부담을 덜어줄 R&D 세액공제* 개선도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연구개발에 쓴 돈의 일부만큼 세금을 깎아주는 제도인데, 혁신하려는 중소기업에는 사실상의 연구 지원금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 결국 이 플랫폼은 어려운 시기에 중소기업들끼리 서로의 우산이 되어주자는 시도인 셈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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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비즈
중소벤처기업부가 경영혁신 활동이 우수한 중소기업에 부여하는 인증(경영혁신형 중소기업)입니다. 인증을 받으면 금융·판로 등에서 우대를 받을 수 있고, 인증 기업들의 모임이 메인비즈협회(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입니다. 전국 인증사는 2만6000여 개에 달합니다.
연체율
전체 대출 중 원금이나 이자를 제때 갚지 못하고 있는 대출의 비율입니다. 0.55%라는 숫자가 작아 보여도 '9년 만에 최고'라는 맥락이 붙으면 얘기가 다릅니다. 은행 문턱이 높아지고 한계기업이 늘고 있다는, 중소기업 경기의 체온계 같은 지표입니다.
R&D 세액공제
기업이 연구개발(R&D)에 지출한 비용의 일정 비율만큼 내야 할 세금에서 빼주는 제도입니다. 현금 지원이 아니라 세금 감면 방식이라 정부 예산 부담이 적으면서도, 기업에는 연구개발 투자를 늘릴 직접적인 유인이 됩니다. 공제율과 대상을 어떻게 정하느냐가 중소기업계의 오랜 관심사입니다.
🛍️ PART 5. 유통
A21유통
역시 에이피알 … K뷰티 강자 입증
한 줄로 말하면
화장품 회사 에이피알이 2분기에 매출과 이익을 1년 만에 두 배 넘게 불리며 역대 최고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2분기 성적표를 발표하는 시즌이 왔습니다. 여러 회사가 한꺼번에 성적을 공개했는데요.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곳이 K뷰티 기업 에이피알입니다.
8월 5일 에이피알은 잠정 실적 공시를 냈습니다. 아직 최종 확정 전이지만, 미리 계산해 본 성적표를 공개한 것입니다. 내용이 놀랍습니다.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7,675억원, 영업이익* 1,906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둘 다 분기 기준으로 회사 역사상 최대입니다.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34.2%, 영업이익은 134.5% 늘었습니다.
🎒 134% 성장이란, 작년에 100만원어치 팔던 가게가 올해 234만원어치를 팔았다는 뜻입니다. 장사가 두 배 이상으로 커진 셈입니다.
비결은 해외입니다. 특히 미국·캐나다가 있는 북미와 유럽에서 잘 팔렸습니다. 해외 매출은 178% 늘어난 7,042억원이었습니다. 전체 매출 7,675억원 중 7,042억원이 해외에서 나왔으니, 해외 비중이 92%입니다. 1년 전 77%에서 더 커졌습니다. 이제 에이피알은 사실상 "한국에 본사를 둔 수출 기업"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입니다.
같은 날 다른 회사들 성적도 나왔습니다. 고려아연은 매출 6조3,730억원, 영업이익 5,870억원을 공시했습니다. 1년 전보다 매출은 66.6%, 영업이익은 126.8% 늘었습니다. 더 놀라운 건 기록입니다. 106분기 연속 영업 흑자, 그러니까 26년 넘게 단 한 분기도 손해를 본 적이 없다는 뜻입니다.
반면 현대백화점은 표정이 복잡합니다. 2분기 영업이익이 793억원으로 1년 전보다 8.7% 줄었고, 매출도 1조681억원으로 1.1% 감소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아이러니가 있습니다. 백화점 장사 자체는 역대 최고였다는 점입니다. 백화점 부문만 보면 매출 6,438억원으로 9.1% 늘어 2분기 기준 사상 최대였고, 영업이익도 1,101억원으로 58.6%나 뛰었습니다. 본업은 잘됐는데, 가구·매트리스를 파는 계열사 지누스의 부진이 전체 성적을 끌어내린 것입니다.
게임회사 넷마블은 매출 7,492억원으로 4.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801억원으로 20.8% 줄었습니다. 새 게임을 내놓아 매출은 커졌는데, 그 게임을 알리는 마케팅에 돈을 많이 쓰다 보니 남는 돈은 오히려 줄었습니다.
🎒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에이피알은 해외에서 날았고, 고려아연은 26년 무패 행진을 이어갔고, 현대백화점은 본업 최고 기록에도 가족(계열사) 때문에 웃지 못했고, 넷마블은 많이 팔았지만 광고비로 많이 썼습니다.
'잠정'은 "일단 지금까지 계산한 결과"라는 뜻입니다. 회사의 최종 성적표는 회계 전문가의 검토를 거쳐야 확정되는데, 그 전에 투자자들에게 빨리 알리려고 미리 발표하는 숫자가 잠정 실적입니다. 🎒 시험을 보고 나서 정식 성적표가 나오기 전에, 가채점한 점수를 부모님께 먼저 말씀드리는 것과 같습니다. 나중에 확정치와 조금 달라질 수는 있지만 큰 틀은 거의 같습니다.
연결 기준
회사 하나만 계산한 게 아니라, 그 회사가 거느린 자회사들의 성적까지 전부 합쳐서 계산했다는 뜻입니다. 현대백화점 사례가 왜 이 개념이 중요한지 보여줍니다. 백화점 본체는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지만, 연결 기준으로 자회사 지누스의 부진까지 합치니 전체 영업이익은 오히려 줄었습니다. 🎒 우리 반 성적이 아무리 좋아도, 학년 전체 평균을 낼 때는 다른 반 점수까지 합쳐지는 것과 같습니다.
영업이익
본업으로 벌어들인 돈에서 그 장사에 든 비용을 뺀, 진짜 남은 돈입니다. 매출이 "판 돈 전부"라면, 영업이익은 "재료비·인건비·광고비를 다 내고 손에 쥔 돈"입니다. 넷마블처럼 매출은 늘어도 마케팅비를 많이 쓰면 영업이익은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회사 실력을 볼 때는 매출보다 영업이익을 더 중요하게 봅니다. 고려아연의 "106분기 연속 영업 흑자"가 대단한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26년 넘게 매 분기 본업에서 돈을 남겼다는 뜻이니까요.
🌍 PART 6. 국제
A10국제
네타냐후, 트럼프와 또 엇박자 "하마스 무장해제 전 철군 안해"
한 줄로 말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가자지구 전쟁을 끝내는 합의가 됐다"고 발표했는데, 정작 이스라엘 총리가 "우린 동의한 적 없다"며 판을 다시 흔들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4일(현지시간) 다시 한 번 선을 그었습니다. 팔레스타인의 무장 정파 하마스가 완전히 무장해제를 하기 전까지는, 이스라엘군을 지금의 주둔선*에서 한 발짝도 빼지 않겠다는 겁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렇게 썼습니다.
"이스라엘군은 자신들과 우리 영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계속 취할 것"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합의안에 대해서도 대놓고 반대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우리에게 초안을 보냈지만 동의하지 않았다. 그것은 우리의 초안이 아니다. 우리는 우리의 의견을 전달했다. 이것이 우리의 입장이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뭐라고 발표했었을까요? 지난달 30일,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위원회와 하마스가 합의를 이뤘다고 밝혔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하마스가 무장해제에 착수합니다. 그와 동시에 이스라엘은 공격을 멈추고, 지금 통제 중인 가자지구 지역에서 철수를 시작합니다. 말하자면 "너희가 무기를 내려놓기 시작하면, 우리도 동시에 물러나기 시작한다"는 '동시 진행' 방식입니다.
네타냐후 총리의 입장은 순서가 다릅니다. "하마스가 무장해제를 완전히 끝낸 다음에야 우리가 물러난다"는 겁니다. 🎒 중고거래로 치면, 한쪽은 "돈과 물건을 동시에 주고받자"고 하는데, 다른 쪽은 "돈부터 다 입금해야 물건을 준다"고 버티는 셈입니다. 이 순서 싸움 때문에 가자지구 전쟁 종식은 다시 안갯속으로 들어갔습니다.
미국 대통령이 "합의됐다"고 발표한 안을, 가장 중요한 당사자인 이스라엘 총리가 "우리 초안이 아니다"라고 뒤집는 상황. 두 동맹국 정상이 같은 전쟁을 놓고 서로 다른 말을 하고 있다는 점이 이 기사의 핵심입니다.
용어
본문에서 만난 용어, 다시 정리
무장 정파
정파는 정치적 뜻을 같이하는 집단을 말합니다. 그 앞에 '무장'이 붙으면, 정당처럼 정치 활동도 하면서 동시에 총과 로켓 같은 무기를 갖춘 군사 조직도 함께 운영하는 세력이라는 뜻입니다. 하마스가 대표적입니다. 그냥 '테러 단체'나 '군대'라고 부르지 않는 이유는, 이들이 실제로 가자지구에서 행정과 통치까지 해온 정치 세력이기 때문입니다.
무장해제
가지고 있는 무기를 내려놓고 군사 조직을 해체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번 협상에서 가장 뜨거운 쟁점입니다. 하마스 입장에서 무기는 마지막 협상 카드이자 생존 수단이라서, '언제, 얼마나' 내려놓느냐를 놓고 밀고 당기기가 벌어집니다. 이스라엘은 "완전한 무장해제가 먼저", 트럼프 합의안은 "무장해제 착수와 철수를 동시에"입니다.
주둔선
군대가 진을 치고 머물러 있는 경계선입니다. 이스라엘군은 현재 가자지구 안쪽까지 들어가 일정 지역을 통제하고 있는데, 그 통제 범위의 앞선이 주둔선입니다. "주둔선에서 철수하지 않겠다"는 말은, 지금 차지하고 있는 땅에서 물러나지 않고 그대로 버티겠다는 뜻입니다.
A10국제
과테말라 화산 폭발 … 시속 100㎞로 파편 쏟아져내려
한 줄로 말하면
과테말라의 푸에고 화산이 터지면서 200도가 넘는 뜨거운 파편이 고속도로 자동차 속도로 쏟아져, 주민 1000여 명이 급히 몸을 피했습니다.
거대한 가스 기둥 치솟는 과테말라 화산 4일(현지시간) 중미 과테말라의 대표적 활화산인 푸에고 화산에서 용암과 화산가스 등이 분출되고 있다. 수도 과테말라시티에서 남서쪽으로 40㎞가량 떨어진 푸에고 화산은 중미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중미 과테말라의 대표적인 활화산인 푸에고 화산이 분화했습니다. 4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해발 3763m 높이의 이 화산은 전날부터 남서쪽 기슭의 세카와 세니사 계곡을 따라 용암 등을 쏟아내며 활발하게 분화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격렬했을까요? 과테말라 재난방재청(CONRED)에 따르면 화산재와 가스 기둥이 해발 6000m까지 치솟았습니다. 화산 자체 높이(3763m)보다 2000m 이상 더 높이 솟구친 겁니다. 당국은 예방 차원에서 인근 마을 주민 1000여 명을 대피시켰습니다.
이번 분화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화산쇄설류*입니다. 섭씨 200도가 넘는 뜨거운 가스와 재, 바위 파편이 한 덩어리가 되어 산비탈을 타고 흘러내리는 현상인데, 속도가 시속 100㎞를 넘습니다. 🎒 집채만 한 뜨거운 눈사태가 고속도로를 달리는 자동차 속도로 덮쳐온다고 상상하면 됩니다. 사람이 뛰어서는 절대 피할 수 없는 속도라서, 화산 재해 중에서도 가장 치명적인 피해를 줍니다.
과테말라 당국의 대응도 빨랐습니다. 에스쿠인틀라, 사카테페케스, 치말테낭고 등 화산 근처 3개 주에 적색경보*를 내리고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했습니다. 화산 인근을 지나는 주요 도로를 한때 통제했고, 영향권 안에 있는 자치시 학교들은 대면 수업을 멈췄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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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화산
지금도 살아서 활동하는 화산입니다. 화산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눠 부릅니다. 최근에도 분화하거나 분화 가능성이 있으면 활화산, 오랫동안 잠잠하지만 다시 터질 수 있으면 휴화산, 다시는 터질 가능성이 없다고 보면 사화산입니다. 푸에고 화산은 과테말라의 '대표적' 활화산이라고 불릴 만큼 자주 활동하는 곳입니다.
분화
화산이 땅속의 용암, 가스, 화산재 등을 밖으로 뿜어내는 것을 말합니다. 흔히 쓰는 '폭발'과 비슷하지만, 분화는 꽝 터지는 것뿐 아니라 용암이 조용히 흘러나오는 것까지 포함하는 더 넓은 말입니다.
화산쇄설류
'쇄설'은 부서진 조각이라는 뜻입니다. 즉, 고온의 가스·재·바위 파편이 뒤섞여 산비탈을 흘러내리는 흐름입니다. 왜 용암보다 무서울까요? 용암은 대체로 천천히 흘러서 피할 시간이 있지만, 화산쇄설류는 시속 100㎞ 이상으로 밀려오고 온도가 200도를 넘습니다. 닿는 순간 피할 수도, 견딜 수도 없기 때문에 화산 재해 사망자의 상당수가 이것 때문에 발생합니다.
적색경보
재난 경보 중 가장 높은 단계입니다. 신호등처럼 색으로 위험 수준을 표시하는데, 빨간색은 "위험이 눈앞에 닥쳤으니 즉시 대응하라"는 뜻입니다. 이 경보가 내려지면 이번처럼 주민 대피, 도로 통제, 학교 수업 중단 같은 실제 조치가 뒤따릅니다.
🏛️ PART 7. 사회·정치
A1정치
통일부 "북한 아닌 '조선'으로 불러야"
한 줄로 말하면
통일부 장관이 "북한을 '조선'이라고 불러주자"고 제안했는데, 대통령이 그 자리에서 "글쎄요, 신중하게 합시다"라며 브레이크를 걸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5일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색다른 제안을 내놨습니다. 북한을 공식 국호*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줄여서 '조선'으로 부르자는 것입니다. 국호란 나라의 공식 이름입니다. 우리의 국호가 '대한민국'이듯, 북한이 스스로 쓰는 이름은 '조선'입니다. 남북이 서로의 공식 이름을 불러주는 '서로 이름 부르기'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죠.
정 장관은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북한을) 조선이라고 부르는 것이 통일 포기라는 일각의 주장은 전적으로 사실관계 오인이다. 상대방의 이름을 불러주는 존중이 신뢰를 만들고 이를 통해 평화 공존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그런데 뜻밖에도 제동을 건 사람은 이재명 대통령이었습니다. 이 대통령은 "우리 선의대로 하는 게 과연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플러스인지 약간 의문이 든다"며 "좋은 가치와 이상을 가지고 있지만 정쟁으로 휘말리면 오히려 나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같은 정부 안에서 장관은 액셀을, 대통령은 브레이크를 밟은 셈입니다.
왜 이게 논란일까요? 우리 헌법 3조* 때문입니다. 헌법 3조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정해 놓았습니다. 북한 땅도 우리 영토라는 뜻이고, 그래서 북한을 별개의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 우리 헌법의 입장입니다. 그런데 북한을 공식 국호로 불러주면 사실상 국가로 인정하는 모양새가 되니, 헌법과 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여기엔 아이러니한 배경이 하나 있습니다. 정작 북한은 2023년 말 남북 관계를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로 선언하고, 우리를 '남조선'이 아니라 '대한민국' 또는 '한국'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북한이 먼저 "우리는 남남"이라고 선언한 상황에서, 우리가 존중의 표시로 '조선'이라 불러주는 게 맞느냐는 논쟁인 것입니다.
한편 이날 이 대통령은 "지금까지 대한민국에 군사 쿠데타가 몇 번 있었냐. 다 육군사관학교 출신들이 한 일인데, 거기에 대해 책임을 물은 일이 있냐"며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합치는 통합사관학교 추진에도 힘을 실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다음 A8면 기사에서 더 자세히 다룹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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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호
나라의 공식 이름입니다. 우리는 '대한민국', 북한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국호입니다. 서로 뭐라고 부르느냐는 단순한 호칭 문제가 아닙니다. 상대를 '국가'로 인정하느냐는 정치적 선언이 담겨 있기 때문에, 외교에서는 이름 하나가 큰 싸움거리가 됩니다.
헌법 3조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는 조항입니다. 🎒 우리 집 등기부에 '앞마당까지 전부 우리 집'이라고 적혀 있는데, 앞마당에 다른 사람이 살고 있는 상황과 비슷합니다. 헌법상 북한 지역도 우리 영토라서, 북한을 별도 국가로 인정하는 정책은 이 조항과 부딪힐 수 있습니다.
A1사회
[알립니다] '스타브랜드 대상' 공모
한 줄로 말하면
매경미디어가 혁신적인 브랜드를 뽑는 '2026 스타브랜드 대상' 참가 신청을 받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매경미디어가 제품과 서비스 혁신으로 새로운 가치를 만든 브랜드를 찾는 '2026 스타브랜드 대상'을 공모*합니다. 공모란 참가자를 공개적으로 모집한다는 뜻입니다.
응모 마감은 2026년 9월 15일이고, 기업·지방자치단체·공기업·공공 브랜드가 응모할 수 있습니다. 시상식은 11월 24일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열립니다. 접수와 문의는 매경AX 기획특집팀 (02)2000-5444, 2266-0033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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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
'공개 모집'의 줄임말입니다. 특정한 사람만 초대하는 게 아니라, 조건에 맞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게 문을 열어 놓고 뽑는 방식을 말합니다.
A2사회
"새벽 3시에 나와도 안심 못해" … 이런 열대야에 '소아과 오픈런'
한 줄로 말하면
아이 건강검진 하나 받으려고 부모들이 열대야 속에서 새벽 3시부터 150m 줄을 서는, 콘서트 티켓팅 같은 풍경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1일 오전 3시께 소아과가 있는 서울 노원구 한 상가 앞에서 사람들이 영유아 건강검진 예약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문소정 기자
무슨 일이 있었나
지난 1일 오전 3시 20분,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 상가 앞. 밤인데도 기온이 섭씨 25도를 웃도는 열대야였습니다. 그런데 약 140명이 간이 의자에 앉아 휴대용 선풍기를 들고 밤을 지새우고 있었습니다. 2층 소아과에서 시작된 줄은 계단을 타고 1층으로 내려와 상가를 한 바퀴 돌고 아파트 주차장까지, 길이만 약 150m였습니다. 오전 6시쯤 간호사가 선착순으로 나눠주는 번호표를 받아야 예약이 확정됩니다.
🎒 인기 아이돌 콘서트 티켓팅에서나 보던 '오픈런'이 소아과 앞에서 벌어진 것입니다. 오픈런이란 문 여는 시간(오픈)에 맞춰 달려가(런) 줄부터 서는 것을 말합니다. 이들이 기다린 건 콘서트 표가 아니라 영유아 건강검진 예약이었습니다. 영유아 건강검진은 어린 아이의 키·몸무게·발달 상태를 시기별로 확인하는 국가 검진 제도입니다. 이 병원은 매달 1일에 4개월 뒤 검진 예약을 현장에서 받습니다.
왜 이 병원 하나에 이렇게 몰릴까요? 부모들의 말에 답이 있습니다. 오전 1시 30분부터 줄을 선 류 모씨(36)는 "첫아이라 궁금한 게 많은데 1·2차 검진을 받은 병원은 유튜브를 보라고만 답해 답답했다"며 "이곳은 40분 가까이 아이를 꼼꼼하게 봐준다고 해서 줄을 섰다"고 했습니다. 경기 양주에서 차를 몰고 온 강 모씨(33)는 "다른 병원은 키와 몸무게, 검사지에 적힌 내용 정도만 확인해주는데 이곳은 교구까지 꺼내 발달 상태를 세심하게 살펴준다"고 했습니다.
이런 경쟁은 서울만의 일이 아닙니다. 천안·아산 지역 맘카페에는 "타이머까지 맞춰 예약창이 열리자마자 접속했는데 대기번호 200번대가 뜨더니 모든 시간대가 마감됐다"는 후기가 올라왔습니다. 경기 의정부에서 온 박 모씨(37)는 "일반 소아과 진료도 여전히 받기 어려워 유명한 동네 병원은 오전 6시부터 줄을 서는 게 일상"이라고 토로했습니다.
문제의 뿌리는 병원 쪽 사정에 있습니다. 소아청소년과 폐업이 늘면서 검진을 받을 곳 자체가 줄었고, 검진에 대한 보상체계*도 낮습니다. 즉 병원이 아이 한 명을 40분씩 꼼꼼히 봐줄수록 오히려 적자가 나는 구조라는 것입니다. 의료계가 "꼼꼼히 검진하면 적자"라고 말하는 이유입니다. 잘 봐주는 병원은 손해를 보고, 그래서 그런 병원이 귀해지고, 귀해진 병원 앞에 새벽 줄이 생기는 악순환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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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런
가게나 창구가 열리자마자 들어가려고 미리 달려가 줄 서는 행동입니다. 원래 명품 매장이나 콘서트에서 쓰던 말인데, 이제 병원 예약에까지 등장했습니다. 오픈런이 생긴다는 건 '공급이 수요보다 한참 모자라다'는 신호입니다.
영유아 건강검진
갓난아기부터 취학 전 아이까지, 성장 시기마다 발달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나라가 정한 일정에 따라 확인하는 검진입니다. 키·몸무게 같은 신체 측정뿐 아니라 말하기·움직임 같은 발달 상태도 봅니다.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는 게 목적이라, 얼마나 꼼꼼히 보느냐에 따라 검진의 가치가 크게 달라집니다.
보상체계
병원이 진료나 검진을 하고 받는 돈의 구조를 말합니다. 🎒 40분 걸리는 정성스러운 검진과 5분 만에 끝내는 검진의 값이 똑같다면, 어느 쪽이 살아남을까요? 정성을 들일수록 손해인 가격 구조에서는 좋은 검진이 시장에서 사라집니다. 새벽 줄의 진짜 원인이 여기에 있습니다.
A8정치
이 대통령 "10조 들여 평택기지 지어줬는데…미군 공여지 반환 너무 늦어"
한 줄로 말하면
이재명 대통령이 "새 집(평택기지)을 10조원 넘게 들여 지어줬는데 옛날 집(공여지)을 안 돌려준다"며 미군기지 반환 협상에 속도를 내라고 지시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외교부·통일부·국방부·국가보훈부 업무보고에서 주한미군 기지 반환 문제를 강하게 거론했습니다. 여기서 핵심 단어가 공여지*입니다. 공여지란 우리 정부가 주한미군에게 쓰라고 내어준 땅을 말합니다. 미군 부대들이 평택기지로 이사를 갔으니 원래 쓰던 땅은 돌려받아야 하는데, 이게 계속 늦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대통령은 "미군 공여지 반환 협상이 너무 늦어지는 것 같다"며 답답해했습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미군 측에서 약간 소극적인 자세가 있어 저희가 촉구하고 있다"고 하자, 이 대통령의 표현은 한층 더 세졌습니다.
"이래서 원래 선불(평택기지 선입주)을 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평택기지를 짓는 데 땅값을 빼고도 10조원 이상 들었다. 그런데도 아직도 거의 핑계에 가까운 이런저런 이유로 안 넘겨주고, 넘겨주고도 뭔가 하나씩 걸어놓고 쓰지 못하게 하는 건 진짜 문제다."
🎒 이사 갈 새 집을 상대방 돈으로 다 지어줬는데, 정작 이사 나간 옛집 열쇠를 안 돌려주는 상황에 비유한 셈입니다. 현재 미군이 반환하지 않은 곳은 동두천 캠프 케이시·호비, 용산기지 일부, 부산 55보급창 등입니다. 모두 도시와 붙어 있는 대규모 평지라서, 반환이 늦어지면 지역 개발과 부동산 공급에도 차질이 생깁니다. 경기도지사를 지낸 이 대통령이 이 문제를 잘 아는 배경이기도 합니다.
이날 이 대통령은 육군사관학교도 정면으로 겨냥했습니다. 5·16과 12·12 군사 쿠데타, 그리고 12·3 비상계엄까지 육사 출신들의 학연 조직이 실질적 기반이 됐다고 규정하면서 "다 육군사관학교 출신들이 한 일인데, 거기에 대해 책임을 물은 일이 있나"라고 반문했습니다. 그러면서 "(사관학교를) 통합하면 이런 가능성이 좀 줄어들지 않겠나"라며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합치는 통합 국군사관학교 추진에 힘을 실었습니다.
안보 분야에서는 또 하나 큰 발표가 있었습니다. 안규백 장관이 올해를 전시작전통제권 회복의 원년으로 삼고, 10월 SCM에서 전환 시기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것입니다. 전시작전통제권은 전쟁이 났을 때 우리 군을 지휘할 권한인데, 지금은 한미연합사령부(사령관은 미군)가 갖고 있습니다. SCM은 한국과 미국의 국방장관이 매년 만나 안보 현안을 결정하는 한미안보협의회의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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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여지
우리 정부가 주한미군에게 무상으로 제공한 땅입니다. 미군이 평택으로 모이는 대신 전국의 공여지를 돌려주기로 했는데, 반환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동두천·용산·부산의 해당 부지는 도심 한복판의 금싸라기 땅이라, 돌려받아야 개발도 주택 공급도 할 수 있습니다.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쟁이 벌어졌을 때 군대를 지휘·통제하는 권한입니다. 평시에는 우리가 우리 군을 지휘하지만, 전시에는 한미연합사령부로 지휘권이 넘어가는 구조입니다. 이걸 우리 군이 되찾아오는 것이 '전작권 전환'이고, 정부가 올해를 그 원년으로 삼겠다고 한 것입니다.
SCM(한미안보협의회의)
한국 국방부 장관과 미국 국방장관이 매년 만나는 최고위급 안보 회의입니다. 주한미군, 전작권 같은 한미 동맹의 굵직한 결정이 이 자리에서 이뤄집니다. 올해 10월 SCM에서 전작권 전환 시기가 논의될 예정이라 어느 때보다 주목받고 있습니다.
A8정치
"검경 수사 공조 끊길 수도" … 정성호, 형소법 대책 강조
한 줄로 말하면
오는 10월 검찰의 수사권이 폐지되는데, 정작 법무부 장관이 "이대로면 검경 합동수사가 멈출 수 있다"고 걱정하고 나섰습니다.
5일 행정안전부·경찰청·법무부·검찰청 등에 대한 부처 업무보고에 참석한 정성호 법무부 장관. 김호영 기자
무슨 일이 있었나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업무보고에서 뜻밖의 우려를 내놨습니다. 수사·기소 분리*로 인해 현재 운영 중인 9개 검찰·경찰 합동수사본부(합수본)가 중단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수사·기소 분리란 범인을 조사하는 일(수사)은 경찰이, 법원에 재판을 청구하는 일(기소)은 검찰이 맡도록 역할을 완전히 나누는 것을 말합니다. 오는 10월부터 검찰 수사권이 폐지되면서 이 분리가 현실이 됩니다.
문제는 지금까지 검찰과 경찰이 한 팀으로 뛰던 사건들입니다. 정 장관은 특히 마약 사건에서는 증거 능력이 없어질 수 있다며, 수사 공조가 끊기지 않도록 후속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마약범죄 전문 합동 수사기관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냈습니다.
흥미로운 장면은 이재명 대통령과 정 장관의 문답이었습니다. 이 대통령이 솔직하게 물었습니다.
"개정된 형소법을 저는 안 읽어봤다. 개정된 법에 의하면 검사는 (합수본에서) 수사하면 안 된다고 돼 있느냐. 금지되지 않았으면 (검사도 수사를)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정 장관의 답은 "그렇지 않다"였습니다. 그는 "검사가 수사에 참여하게 됐을 때 한계가 불명확한 것이고, 수사 준칙이라든지 명확하게 근거가 마련되지 않으면 공소 유지* 과정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공소 유지란 재판에서 검사가 피고인의 유죄를 끝까지 입증해내는 일입니다. 수사 단계에서 법적 근거가 애매하면, 나중에 재판에서 "그 증거는 절차가 잘못됐다"며 통째로 무효가 될 수 있다는 걱정입니다.
정 장관이 걱정한 것 중에는 보완수사권* 폐지도 있습니다. 보완수사권이란 경찰이 넘긴 사건에 부족한 부분이 있을 때 검사가 직접 추가로 수사해 메우는 권한입니다. 이게 사라지면 구멍 난 사건 기록을 메울 사람이 없어질 수 있다는 것이죠.
이날 법무부는 기업·민생 분야 과제로 배임죄 정비, 집단소송제 확대, 아파트가 아닌 주택(빌라·오피스텔 등)의 관리비 개선, 농어업 숙련 비자와 소상공인 외국인 고용 특례 도입 등도 보고했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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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기소 분리
'조사하는 사람'과 '재판에 넘기는 사람'을 나누는 것입니다. 🎒 축구로 치면 한 사람이 선수(수사)와 심판 보고서 작성(기소)을 겸하지 못하게 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권한이 한곳에 몰리는 걸 막자는 취지인데, 반대로 손발을 맞춰야 할 사건에서는 협업이 어려워지는 부작용이 걱정되는 상황입니다.
보완수사권
경찰이 수사해 넘긴 사건에 빈틈이 있을 때, 검사가 직접 보충 수사를 하는 권한입니다. 🎒 조별과제에서 팀원이 낸 초안에 빠진 부분이 있으면 발표자가 직접 채워 넣는 것과 같습니다. 이 권한이 10월에 폐지되는데, 뒤에 나올 여론조사 기사에서 국민 62.5%가 "그래도 필요하다"고 답한 바로 그 제도입니다.
공소 유지
검사가 법원에 재판을 청구한 뒤, 재판 내내 증거를 제시하며 유죄를 입증해 나가는 일입니다. 수사가 '재료 준비'라면 공소 유지는 '요리 완성'입니다. 재료(증거)를 모으는 절차에 흠이 있으면 요리 자체가 실패할 수 있어서, 정 장관이 근거 규정부터 만들자고 한 것입니다.
A8정치
여야, 선관위특검 추천위원에 3명씩 올려
한 줄로 말하면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수사할 특검을 뽑기 위해, 여야가 각각 3명씩 추천위원 명단을 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5일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조사할 특별검사(특검)* 선정을 위해 국민추천위원회 위원을 3명씩 추천했습니다. 특검이란 검찰 대신 독립적으로 임명되는 '1회용 수사 책임자'입니다. 기존 수사기관이 맡기 곤란하거나 공정성 시비가 있는 사건에서, 외부 인사에게 수사를 통째로 맡기는 제도입니다.
민주당은 조두현 전 춘천지검 속초지청장, 조기현 변호사, 하상웅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치개혁위원장을 추천했습니다. 국민의힘은 김용관·최창호 변호사와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올렸습니다.
이번에는 특검을 뽑는 방식이 독특합니다. 여야가 3명씩 추천해 만든 국민추천위원회*가 대한변호사협회와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로부터 특검 후보를 3명씩 추천받고, 그중 2명을 추려 대통령에게 올립니다. 🎒 심사위원단(추천위)을 먼저 꾸리고, 그 심사위원단이 후보들을 걸러 최종 결정권자에게 올리는 오디션 구조인 셈입니다.
용어
본문에서 만난 용어, 다시 정리
특별검사(특검)
특정 사건 하나만을 위해 임명되는 독립 수사 책임자입니다. 평소의 검찰 조직 바깥에서 수사팀을 꾸리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에서 "봐주기 수사" 논란을 줄이려고 씁니다. 사건이 끝나면 조직도 해산됩니다.
국민추천위원회
이번 특검 후보를 고르기 위해 여야 합의로 만드는 위원회입니다. 어느 한쪽이 특검을 마음대로 고르면 공정성 시비가 생기니, 여야 3명씩 동수로 위원회를 꾸려 균형을 맞추는 장치입니다.
A8정치
"김민석, 노무현 배신한 전력" vs "정청래, 검찰개혁 지연시켜"
한 줄로 말하면
민주당 대표 자리를 놓고 정청래·김민석·송영길 세 후보가 TV토론에서 '배신', '대선 패배 책임', '홍위병'까지 꺼내며 정면충돌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더불어민주당의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5일 KBS 주관 2차 TV토론이 열렸습니다. 전당대회란 당의 대표와 지도부를 뽑는 당의 최대 행사입니다. 대표 자리를 놓고 겨루는 정청래·김민석·송영길 세 후보가 이날 서로를 향해 날 선 공격을 주고받았습니다.
먼저 정청래 후보가 김민석 후보의 과거를 정조준했습니다. "김 후보는 2002년 노무현 대통령을 배신하고 정몽준으로 날아간 경험이 있다. 한 번 배신하면 또 배신할 수 있고, 한 번 탈당하면 또 탈당할 수 있다"고 직격한 것입니다. "2022년 지방선거 패배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을 공격하는 것으로 인터뷰를 했다"고도 몰아붙였습니다.
김 후보도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2022년 대선 당시 정 후보의 '봉이 김선달' 발언 실수(불교계와의 마찰)를 꺼내며 "사실상 대선 패배의 주책임이 있었던 것"이라고 반격했습니다. 또 정 후보가 전당대회에서 쓸 의제로 삼으려고 검찰개혁(보완수사권 폐지, 앞 기사에서 설명한 그 제도입니다) 속도를 일부러 늦췄다는 의혹도 제기했습니다. "전당대회까지 이 쟁점을 유지하려 한 것인지 의아하다"는 것입니다.
정 후보는 최근 증시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문제로 맞받았습니다. 김 후보가 총리 시절 이를 입법예고하고 4월 국무회의에서 통과시켰다며 "신중하지 못한 처리 때문에 많은 사람이 피눈물을 흘리고 멘붕이지만 사과 한마디 안 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한 종목의 주가 움직임을 2배로 따라가도록 설계된 투자상품입니다. 오르면 2배로 벌지만 떨어지면 2배로 잃는, 위험이 큰 상품이죠.
송영길 후보는 정 후보의 유세 방식을 겨냥했습니다. 정 후보가 '당원 민심의 향배가 의원들의 조직력을 이긴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을 두고 의원과 당원을 갈라친다며, "모택동(마오쩌둥) 시대의 홍위병*을 연상케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홍위병은 1960년대 중국 문화대혁명 때 마오쩌둥을 추종하며 반대파를 공격했던 청년 조직입니다. 열성 지지층을 동원해 내부 반대 세력을 몰아세운다는 뼈 있는 비유였습니다. 송 후보는 ETF 문제에 대해서도 "정청래 (당시 대표)가 얼마나 신뢰가 없었으면 당정 협의가 안 됐을까"라며 정 후보의 책임 전가를 꼬집었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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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대회
정당의 당원과 대의원이 모여 당 대표와 지도부를 뽑는 행사입니다. 🎒 학교로 치면 전교회장 선거인데, 당 대표는 공천(선거 후보 결정)에 영향력을 갖기 때문에 국회의원들의 정치 생명까지 좌우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그래서 경쟁이 이렇게 치열합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ETF는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는 묶음 투자상품인데, '단일종목 레버리지'형은 딱 한 종목의 등락을 2배로 증폭해 따라갑니다. 🎒 놀이공원의 롤러코스터를 2배 속도로 돌리는 것과 같아서, 수익도 손실도 두 배가 됩니다. 최근 증시 하락 국면에서 큰 손실을 본 투자자가 많아 정치 쟁점이 됐습니다.
홍위병
1960년대 중국 문화대혁명 시기, 마오쩌둥을 열렬히 추종하며 그의 반대파를 공격한 청년 조직입니다. 정치권에서 이 말은 '지도자의 열성 지지층을 동원해 내부 비판자를 찍어 누른다'는 강한 비난의 표현으로 쓰입니다.
A18사회
고관절 골절, 새 수술방법 제시… '정확한 뼈맞춤'이 성패 가르죠
한 줄로 말하면
부러진 고관절에서 떨어져 나온 뼛조각을 굳이 나사로 잡지 않아도, 뼈의 기둥만 정확히 맞추면 96.8%가 잘 붙는다는 연구가 나왔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이영균·박정위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팀이 5일 대퇴 전자간 골절* 수술에 대한 새 연구 결과를 내놨습니다. 대퇴 전자간 골절은 허벅지 뼈 맨 위쪽, 골반과 만나는 고관절 부위가 부러지는 골절입니다. 주로 고령층이 넘어졌을 때 잘 생깁니다.
이 골절이 까다로운 이유가 있습니다. 뼈가 부러질 때 안쪽 뒤편의 큰 뼛조각(후내측 골편)이 함께 떨어져 나오면, 체중을 받쳐주는 구조가 무너져 골절 부위가 주저앉기 쉽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임상 현장에서는 떨어진 뼛조각을 나사나 철사로 추가 고정하는 수술을 고려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이영균 교수는 다르게 물었습니다. 수술 범위를 넓혀서까지 그 조각을 잡는 게 맞을까? 그는 "뼛조각을 따로 고정하기 위해 절개 범위를 넓히면 수술 시간과 출혈량이 늘어나고 주변 조직 손상도 커진다"며 "고령 환자에게는 수술 시간이 길어지는 것 자체가 회복에 엄청난 신체적 부담이자 위험 요소"라고 지적했습니다.
교수팀은 뼛조각을 고정하지 않고 허벅지 뼛속에 금속막대를 넣는 금속정 수술만 받은 환자 157명을 6개월 이상 추적했습니다. 금속정이란 부러진 뼈의 속에 심는 금속 막대로, 🎒 무너진 기둥 속에 철심을 박아 세우는 것과 비슷합니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뼛조각을 따로 잡지 않았는데도 환자의 96.8%에서 골유합, 즉 부러진 뼈가 다시 하나로 붙는 데 성공했습니다. 재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3.2%뿐이었습니다.
성패를 가른 열쇠는 피질골 지지*였습니다. 피질골은 뼈의 단단한 겉껍질인데, 수술할 때 이 겉껍질끼리 서로 잘 맞물리게 해 기둥 역할을 하도록 만든 그룹은 골절 부위가 주저앉은 비율이 32.9%로, 그러지 못한 그룹(48.7%)보다 확연히 낮았습니다. 박정위 교수는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체중을 받쳐 주는 핵심은 작은 뼛조각이 아니라 잘 맞물린 뼈의 단단한 기둥이다. 떨어진 뼛조각은 수술 후 제자리 부근에 남아 있으면 자연스럽게 붙고, 체중은 잘 세워진 뼈 기둥을 따라 전달된다."
결국 수술의 성패는 조각을 붙잡는 데 있는 게 아니라, 부러진 뼈를 얼마나 정확하게 맞추느냐에 달려 있다는 결론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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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퇴 전자간 골절
허벅지 뼈 위쪽의 대전자와 소전자 사이가 부러지는 고관절 골절입니다. 골다공증이 있는 고령층이 넘어질 때 흔히 생기고, 걷지 못하게 되면 전신 건강이 급격히 나빠지기 때문에 노년 건강에서 매우 중요한 골절입니다.
금속정
부러진 뼈의 골수 공간에 삽입하는 금속 막대입니다. 뼈 바깥에 판을 대는 대신 뼈 속에 심어서, 부러진 부위를 안에서부터 지탱합니다. 절개를 크게 하지 않아도 돼 고령 환자에게 부담이 적습니다.
골유합
부러진 뼈가 다시 하나로 붙는 것입니다. 골절 치료의 최종 목표이며, 이번 연구에서는 뼛조각을 따로 고정하지 않고도 96.8%가 골유합에 성공했습니다.
피질골 지지
뼈의 단단한 겉껍질(피질골)끼리 서로 맞물려 체중을 버티는 기둥이 되도록 맞추는 것입니다. 🎒 무너진 돌담을 다시 쌓을 때, 잔돌 조각을 줍는 것보다 큰 돌들의 아귀를 정확히 맞추는 게 담의 튼튼함을 결정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A25사회
동남아 막자…중앙아시아 옮겨간 '온라인 스캠'
한 줄로 말하면
동남아 단속을 피해 카자흐스탄으로 도망간 한국인 온라인 사기 조직이, 한국·카자흐스탄 합동 작전에 결국 붙잡혔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동남아시아에서 단속이 심해지자 아예 대륙을 옮겨 중앙아시아로 숨어든 한국인 스캠 조직이 적발됐습니다. 스캠이란 메신저나 전화로 사람을 속여 돈을 뜯어내는 온라인 사기를 말합니다. 5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등으로 구성된 범정부 합동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태스크포스(TF)는 지난달 23일 카자흐스탄 알마티의 스캠 사무실과 은신처를 급습해 한국인 14명을 검거했습니다. 국내에 있던 조직원 5명도 함께 붙잡았습니다.
이 조직의 이동 경로가 흥미롭습니다. 당초 캄보디아에서 활동하다가 현지 단속이 강화되자 베트남으로, 다시 올해 4월 카자흐스탄으로 근거지를 옮겼습니다. 🎒 두더지 잡기 게임처럼 한 곳을 때리면 다른 곳에서 튀어나오는 식인데, 이번에는 중앙아시아까지 쫓아가 잡은 것입니다. 중앙아시아에 거점을 둔 한국인 스캠 조직을 현지에서 검거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16명, 피해액은 약 6억원입니다. 피해자 1명당 평균 3,700만원이 넘는 큰돈입니다. 이번 작전에는 경찰청·국가정보원·외교부·법무부가 참여했고, 카자흐스탄 국가안보위원회와 내무부도 조직원 추적·감시와 검거·송환 절차를 지원했습니다. 국경을 넘는 범죄는 국경을 넘는 공조로만 잡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사례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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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캠
'사기'를 뜻하는 영어 단어(scam)에서 온 말로, 요즘은 특히 메신저·SNS·투자 권유 등을 통한 조직적 온라인 사기를 가리킵니다. 해외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한국인을 상대로 전화·메신저 사기를 벌이는 조직형 범죄가 늘면서 국제 공조 수사의 주요 표적이 됐습니다.
태스크포스(TF)
특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조직에서 사람을 뽑아 한시적으로 꾸리는 특별팀입니다. 이번 건은 경찰청·국정원·외교부·법무부가 함께 참여한 '범정부' TF로, 한 부처의 힘만으로는 잡기 어려운 국경 넘는 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조직입니다.
A25사회
"폭염땐 작업 중지·휴식 보장" 경기도 비상근무 2단계 격상
한 줄로 말하면
경기도 7개 시군에 올해 첫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지자, 경기도가 공사장 작업 중지 권고와 비상근무 격상 등 고강도 대응에 나섰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경기도에 올해 처음으로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됐습니다. 5일 경기도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를 기해 오산·하남·여주·고양·안성·파주·용인 등 7개 시군에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졌고, 나머지 24개 시군에도 폭염경보가 발효됐습니다. 폭염중대경보는 일반 폭염경보보다 한 단계 더 위험한 상황임을 알리는 경보로, 사실상 도 전체가 찜통이 된 셈입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경보 발효 직후 31개 시군과 관계 부서에 긴급 공문을 보냈습니다. 공공이 발주한 공사 현장에서는 폭염 시간대 작업 중지 같은 근로자 보호 조치를 의무적으로 시행하도록 했고, 민간 사업장에도 폭염 시간대 작업 중지와 휴식 보장을 적극 권고했습니다. 야외에서 일하는 사람이 더위에 가장 취약하기 때문입니다.
경기도는 폭염 재난안전대책본부*의 비상근무도 2단계로 격상했습니다.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재난 상황에서 관련 부서를 한데 모아 지휘하는 비상 조직입니다. 총괄반과 지원 부서를 중심으로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재난상황실에서 합동근무를 하며, 온열질환자 발생 현황과 취약계층 보호, 농·축·수산업 피해를 집중 관리할 계획입니다. 폭염을 '더운 날씨'가 아니라 태풍이나 홍수 같은 '재난'으로 다루기 시작한 것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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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중대경보
폭염 경보 체계에서 한층 높은 단계의 경보입니다. 🎒 학교 화재경보로 치면 '대피 훈련'이 아니라 '실제 상황' 사이렌에 해당합니다. 이 경보가 뜨면 지자체는 야외 작업 중지 권고 같은 적극적 보호 조치에 들어갑니다.
재난안전대책본부
재난이 발생하거나 우려될 때 지자체가 꾸리는 비상 지휘 조직입니다. 평소에는 각자 일하던 부서들이 한 상황실에 모여 피해 현황을 모으고 대응을 지휘합니다. '비상근무 2단계 격상'은 이 조직의 근무 강도와 투입 인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뜻입니다.
A25사회
아내 가출에 성매매女와 술판… 3개월 아들 살해한 친부 중형
한 줄로 말하면
생후 3개월 아들을 폭행해 숨지게 한 30대 아버지에게 법원이 징역 10년을 선고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창원지법 형사2부(부장판사 김성환)가 아동학대살해* 혐의로 기소된 30대 A씨에게 최근 징역 10년을 선고했다고 5일 법조계가 전했습니다. 아동학대살해는 아동학대범죄 처벌 특례법에 있는 죄명으로, 아동을 학대해 숨지게 한 경우 일반 범죄보다 무겁게 처벌하도록 따로 만든 죄입니다.
A씨는 지난해 11월 24일 오전 2시께 경남 김해시 자신의 집에서 생후 3개월 된 친아들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조사 결과 A씨는 범행 이틀 전 아내와 음주 문제, 경제적 갈등으로 다퉜고 아내는 집을 나간 상태였습니다. 이후 A씨는 성매매 여성을 집으로 불러 함께 술을 마셨고, 여성이 돌아간 뒤 만취 상태에서 아내와의 불화 등에 화가 나 갓난아기를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자기 힘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생후 3개월 아기가, 어른들 갈등의 화풀이 대상이 된 것입니다.
재판부는 징역 10년과 함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 그리고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 10년도 명령했습니다. 취업제한은 형을 마친 뒤에도 일정 기간 어린이집·학교 같은 아동 관련 기관에서 일하지 못하게 막는 조치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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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살해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규정된 죄로, 아동을 학대해 살해한 경우에 적용됩니다. 스스로 저항하거나 도망칠 수 없는 아동을 대상으로 한 범죄라는 점에서, 법이 일반 범죄와 구분해 무겁게 다루도록 만든 것입니다.
취업제한
유죄가 확정된 사람이 일정 기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에 취업하지 못하게 하는 법원의 명령입니다. 처벌이 끝난 뒤에도 잠재적 피해자와의 접촉 자체를 차단하는, 재범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입니다.
A25사회
'탱크데이' 논란 두달만에 … 경찰, 스타벅스 압수수색
한 줄로 말하면
5·18 유공자 모욕 의혹을 받는 스타벅스 '탱크데이' 사건에 대해, 경찰이 수사 착수 76일 만에 본사와 전 대표 자택을 압수수색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공공범죄수사대가 5일 스타벅스코리아에 대한 첫 강제수사에 나섰습니다. 강제수사란 당사자의 동의 없이도 법원의 영장을 받아 증거를 확보하는 수사를 말하는데, 이날 이뤄진 압수수색이 대표적입니다. 수사관 40여 명이 오전 8시 50분부터 오후 6시 24분까지 약 10시간 동안 서울 강남구 역삼동 스타벅스코리아 본사와 손정현 전 대표 등 임직원 자택을 뒤졌습니다. 경찰이 사건을 배당받은 지 76일 만입니다.
발단은 지난 5월 18일이었습니다. 하필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스타벅스가 텀블러 행사를 하면서 '탱크데이', '책상에 탁' 같은 문구를 썼습니다. 5·18은 계엄군이 탱크를 앞세워 시민을 진압한 사건이고, '탁'은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표현이라, 유공자와 유족을 모욕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와 유공자들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관계자들을 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위반, 모욕,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고발했습니다.
논란을 키운 건 회사의 자체 감사였습니다. 신세계그룹은 5월 26일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탱크데이 담당팀 직원 5명 중 3명이 휴대전화 제출을 거부해 감사에 한계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조사한다면서 핵심 증거를 못 봤다고 스스로 인정한 셈이라 '부실감사' 의혹이 커졌습니다. 경찰은 지난 6월 17일 신세계그룹 감사팀장인 양종환 상무를 참고인*으로 조사하는 과정에서도 부실감사 정황을 일부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참고인이란 피의자는 아니지만 사건 내용을 아는 사람으로서 조사받는 사람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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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수수색
법원이 발부한 영장을 근거로, 수사기관이 사무실이나 집에 들어가 증거물을 찾아 가져가는 것입니다. 회사가 스스로 내놓지 않은 자료(예: 제출을 거부했던 휴대전화 속 기록)를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라, 자체 감사가 부실했다는 의혹이 있는 이번 사건에서 특히 의미가 큽니다.
강제수사
당사자의 협조 없이도 진행할 수 있는 수사를 통틀어 부르는 말입니다. 임의로 출석을 요청해 묻는 '임의수사'와 대비됩니다. 강제수사로 넘어갔다는 건 경찰이 이 사건을 그만큼 본격적으로 파기 시작했다는 신호입니다.
참고인
범죄 혐의를 받는 당사자(피의자)는 아니지만, 사건에 대해 아는 것이 있어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는 사람입니다. 신세계 감사팀장이 참고인으로 조사받았다는 건, 회사의 자체 감사 과정 자체가 수사의 관심사가 됐다는 뜻입니다.
A25사회
'재수 성공' 10명 중 6명 "SNS 줄였다"
한 줄로 말하면
재수로 수능 성적을 올린 학생들의 공통점은 공부법보다 '사람과 SNS를 끊은 것'이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진학사가 2027학년도 수능을 100여 일 앞둔 5일, 2026학년도 수능에서 성적이 오른 재수생 842명을 설문조사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결과의 핵심은 '무엇을 더 했나'가 아니라 '무엇을 줄였나'였습니다.
응답자의 83.7%(705명)는 재수 기간에 인간관계를 제한했다고 답했습니다. '필요한 연락만 유지했다'가 58.3%(491명)로 절반을 넘었고, '거의 차단했다'는 응답도 25.4%(214명)로 4명 중 1명꼴이었습니다. 반대로 '고3 때와 비슷하게 유지했다'는 답은 7.4%(62명)에 그쳤습니다.
SNS 등 미디어 사용도 마찬가지였습니다. 62.4%(525명)는 '최소한으로 사용했다', 12.6%(106명)는 '완전히 차단했다'고 답했습니다. 합치면 4명 중 3명이 미디어를 줄이거나 끊은 것입니다. '현역* 때와 비슷하게 사용했다'는 20.9%(176명), '오히려 더 많이 사용했다'는 4.2%(35명)였습니다. 현역이란 재수생과 구분해 고3 신분으로 수능을 치르는 수험생을 가리키는 입시 용어입니다.
진학사 측은 이 결과가 학습 계획뿐 아니라 공부를 방해하는 생활 요소를 함께 관리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습니다. 수능까지 100여 일 남은 지금, 갑자기 생활을 다 바꾸기는 어렵지만 과한 요소부터 줄여 나가라는 조언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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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입시에서 재수생·N수생과 구분해, 고등학교 3학년 신분으로 수능을 보는 수험생을 부르는 말입니다. '현역 때보다 성적을 올렸다'처럼 재수 성과를 비교하는 기준점으로 자주 쓰입니다.
A25사회
이 폭염에…노인은 탑골공원, 청년은 영화관
한 줄로 말하면
무더위쉼터가 4,000곳 넘게 있어도, 노인들은 눈치 안 보고 밥 먹고 얘기할 수 있는 탑골공원으로 돌고 돌아 모입니다.
그늘서 겨우 땀 닦는 노인들 폭염이 지속된 5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무료급식을 기다리는 노인들이 정자 아래에 앉아 햇볕을 피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무슨 일이 있었나
5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수도권에 이틀 연속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진 날인데도, 노인들은 나무 그늘에 앉아 손수건으로 땀을 닦으며 부채질을 하고 있었습니다. "더운디 뭐하러 나왔는가" "부채질하니 시원하네" 하는 말이 오갔습니다.
이들이 폭염에도 나온 이유는 절실합니다. 무료급식소를 기다리던 임 모씨(76)는 경기 양평에서 지하철로 2시간 걸려 왔습니다. 임씨는 "더워도 굶을 수는 없지 않으냐. 오전 8시 30분에 아침밥을 먹고 점심밥 배식까지 3시간을 그늘에서 기다린다"며 "경로당에 가면 애들 취급이나 받고 회비를 내라고 하니까 공원으로 온다"고 했습니다. 정오 무렵 무료급식이 시작되자 땡볕 아래 대기줄은 100m 넘게 이어졌습니다. 이날 서울노인복지센터가 나눠준 '폭염 대비 안심아리수' 생수는 1시간 만에 1,000개가 동났습니다.
이상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서울시는 올해 복지관·경로당·구청·은행 등 무더위쉼터*를 4,000곳 넘게 운영하고 있습니다. 무더위쉼터는 폭염 때 누구나 들어가 쉴 수 있게 지정한 냉방 공간입니다. 그런데 왜 노인들은 에어컨 없는 공원으로 올까요? 답은 '돈과 눈치'였습니다. A씨(81)는 "시립복지관이 시원하지만 식사비가 4,500원이라 안 가게 된다. 집에 혼자 있을 때 에어컨을 켜면 (자식들) 눈치가 보이니 이곳을 찾는다"고 했습니다. 황보욱 씨(73)는 "쉼터와 노인회관은 사람이 너무 많고, 은행은 오래 있으면 눈치가 보인다. 덥긴 해도 탑골공원에서 아는 사람들과 얘기 나누는 게 마음이 편하다"고 했습니다. 🎒 시원한 방이 4,000개 있어도 마음 편히 앉을 방석이 없으면 소용없는 셈입니다.
근처의 몇 안 되는 실내 공간인 낙원상가 1층 '탑골 어르신 문화 놀이터'와 4층 허리우드극장(실버영화관)도 붐볐습니다. 극장 직원은 "영화를 즐기기 위해서라기보다 갈 곳이 없어 쉬러 오는 손님이 더 많다"고 귀띔했습니다.
문제는 이게 위험하다는 것입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5월 15일부터 8월 4일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 2,441명 중 60대가 18.4%, 70대 이상이 24.8%였습니다. 온열질환자 10명 중 4명 이상이 60대 이상 고령층이라는 뜻입니다. 온열질환은 열사병·열탈진처럼 더위 때문에 몸에 이상이 생기는 병으로,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지는 노인에게 특히 치명적입니다. 허준수 숭실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생수 지원 같은 대책을 언급하며 노인들이 무더위에 온종일 노출되는 상황의 위험성을 지적했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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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쉼터
폭염 때 시민 누구나 들어가 쉴 수 있도록 지자체가 지정한 냉방 공간입니다. 경로당·복지관·은행·구청 등이 지정돼 있습니다. 서울에만 4,000곳이 넘지만, 이 기사는 '공간의 수'보다 '심리적 문턱'(회비, 식사비, 눈치)이 진짜 장벽임을 보여줍니다.
온열질환
열사병, 열탈진처럼 높은 기온 때문에 생기는 병을 통틀어 부르는 말입니다. 어지럼증과 근육 경련에서 시작해 심하면 의식을 잃고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몸의 체온 조절 기능과 갈증을 느끼는 감각이 둔해져서, 고령층이 통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A25정치
30대 10명중 7명 "李정부 부동산·주식 정책 잘못"
한 줄로 말하면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주식 정책에 대해 국민 절반 이상이 낙제점을 줬고, 특히 30대는 10명 중 7명이 "잘못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조사한 결과,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부정평가가 57.6%로 나타났습니다. '잘하고 있다'는 35.6%로, 부정평가가 22.0%포인트나 높았습니다. 🎒 학급 30명 중 17명이 "잘못한다", 11명만 "잘한다"고 손을 든 셈입니다.
가장 싸늘한 세대는 30대였습니다. 30대의 부정평가는 70.4%로 전 연령대 중 최고였고, 그중 62.2%는 '아주 잘못하고 있다'는 가장 강한 표현을 골랐습니다. 이어 18세~20대 61.5%, 40대 60.7%, 50대 57.7% 순이었습니다. 왜 30대일까요? 내 집 마련과 자산 형성이 가장 절실한 나이대이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입니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70.0%), 부산·울산·경남(62.0%), 서울(60.3%), 인천·경기(59.3%) 순으로 부정평가가 높았고, 호남권만 긍정 56.9%로 분위기가 달랐습니다.
주식시장 정책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잘못하고 있다' 54.2%, '잘하고 있다' 38.3%였고, 여기서도 30대의 부정평가가 69.3%로 가장 높았습니다. 앞의 전당대회 토론 기사에서 다룬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논란처럼, 증시 하락에 대한 불만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는 수치입니다.
주목할 결과가 하나 더 있습니다. 검사의 직접·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지난 4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는데, 응답자의 62.5%는 여전히 검찰의 보완수사권(경찰 수사의 빈틈을 검사가 메우는 권한)이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필요하지 않다'는 31.8%였습니다. 국무회의는 대통령과 장관들이 모여 법안과 주요 정책을 심의·의결하는 정부 최고 회의체입니다. 더 눈에 띄는 건,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지지 정당과 정치 성향에 관계없이 모두 과반이었다는 점입니다. 정부·여당이 밀어붙이는 정책과 여론 사이에 틈이 있다는 뜻입니다.
이번 조사는 유무선 임의전화걸기(RDD)* 방식으로 표본을 뽑아 3.6%는 유선 전화 면접, 96.4%는 무선으로 진행됐습니다. RDD는 전화번호를 무작위로 생성해 거는 방식으로, 특정 명단에 의존하지 않아 표본이 한쪽으로 쏠리는 것을 줄이는 조사 기법입니다.
용어
본문에서 만난 용어, 다시 정리
국무회의
대통령이 의장, 국무총리가 부의장을 맡고 각 부처 장관이 참여하는 정부 최고 심의 기구입니다. 법률 개정안, 예산안 같은 중요 안건이 국회로 가기 전 또는 시행되기 전에 이곳을 거칩니다. '국무회의 통과'는 정부 차원의 결정이 끝났다는 의미입니다.
임의전화걸기(RDD)
여론조사에서 전화번호를 무작위로 만들어 거는 표본 추출 방식입니다. 🎒 전교생 명단에서 특정 반만 뽑으면 결과가 왜곡되듯, 조사 대상이 쏠리면 여론을 잘못 읽게 됩니다. RDD는 번호 자체를 무작위로 생성해 이런 쏠림을 줄이려는 방법입니다.
A25사회
3세 유아도 내년부터 무상보육
한 줄로 말하면
내년부터 3세 아이도 나라가 보육·교육비를 대주고, 초등 방과후 이용권은 4학년까지 늘어나는 등 교육부가 '돌봄 확대' 보따리를 풀었습니다.
매경DB
무슨 일이 있었나
교육부가 5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내년부터 유아 무상교육·보육 지원 대상을 4세에서 3세로 낮추겠다고 밝혔습니다. 유치원이든 어린이집이든, 3세 아이를 보내는 가정도 나라의 지원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2025년 기준 45.8%인 공공보육* 이용률을 2030년 55%까지, 10%포인트 끌어올리는 게 목표입니다. 공공보육이란 국공립 어린이집처럼 나라와 지자체가 책임지고 운영하는 보육을 말합니다.
지역 대학 지원책도 담겼습니다. 청년이 지역에 정착하는 첫 단계인 지방 대학 입학을 돕기 위해 지방 국립대 학생 대상 국가장학금을 대폭 늘리고, 지역인재장학금을 개편해 지방 사립대에 가는 우수 학생에게도 장학금을 더할 계획입니다. 이 내용은 바로 다음 기사에서 자세히 다룹니다.
인공지능(AI)은 평가 제도와 연결됩니다. 서술·논술형 평가가 확대되는 추세에 맞춰 2029년까지 전국 시도교육청에 AI 평가 지원 시스템을 완성하고, 내신 평가 모니터링에도 AI를 활용할 방침입니다. 오는 10월 '2028~2037년 국가교육발전계획' 공개를 앞둔 국가교육위원회도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 전환과 수능 서술·논술형 도입을 고민 중입니다. 절대평가란 남과 비교한 등수가 아니라 정해진 기준을 넘었는지로 성적을 매기는 방식입니다. 국가교육위원회는 국민 의견을 반영해 내년 3월 확정한다는 방침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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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보육
국공립 어린이집 등 국가·지자체가 운영을 책임지는 보육 서비스입니다. 민간 시설보다 부모 부담이 적고 관리가 안정적이라 선호도가 높은데, 이용률이 아직 45.8%라 '가고 싶어도 자리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앞의 소아과 오픈런 기사처럼, 육아 인프라의 공급 부족은 이 시대의 공통 문제입니다.
절대평가
정해진 기준을 통과하면 누구나 좋은 등급을 받는 평가 방식입니다. 🎒 상대평가가 '달리기 등수'라면 절대평가는 '자격증 시험 합격선'입니다. 수능이 전 과목 절대평가로 바뀌면 옆 사람을 이겨야 하는 경쟁은 줄지만, 변별력 논란이 생길 수 있어 국가적 논의가 필요한 사안입니다.
A25사회
지방 국립대 등록금 이르면 내년부터 0원
한 줄로 말하면
이르면 내년부터 지방 국립대 신입생 6만 4,000여 명의 등록금이 사실상 0원이 되는데, "그럼 지방 사립대생은?"이라는 형평성 논란이 함께 붙었습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5일 교육부 업무보고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무슨 일이 있었나
교육부가 5일 청와대 영빈관 업무보고에서 '지역균형 장학금' 도입을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핵심은 지방 국립대 신입생에 대한 국가장학금* 전액 지원입니다. 국가장학금은 나라가 대학생의 등록금을 지원해주는 제도로, 지금은 주로 소득 수준에 따라 액수가 달라집니다. 이르면 내년 지방 국립대 신입생 6만 4,000여 명부터 등록금 전액을 지원하고, 이후 다른 학년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돈은 얼마나 들까요? 현재도 지방 국립대 학생의 60%가 국가장학금을 받고 있지만, 신입생 전체로 넓히면 약 1,000억원의 추가 예산이 필요합니다. 모든 학년에게 전액 장학금을 주려면 약 4,000억원 수준이 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교육부 관계자는 "재정 당국과 논의 중이며 이달 말 구체적인 지원 방식과 재원 등을 담은 방안을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정책의 목표는 청년의 지역 정주*입니다. 정주란 한 지역에 자리 잡고 계속 사는 것을 말합니다. 지역에서 자란 인재가 지역 대학에 가고, 졸업 후에도 지역에 남아 살게 하자는 것이죠. 그 첫 단추가 '지방 대학 입학의 문턱 낮추기'입니다.
다만 형평성 논란이 만만치 않습니다. 왜일까요? 두 집단이 서운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방에서 서울로 진학한 학생은 지역 정주는 아니지만 생활비 등 드는 돈이 더 큰데 혜택이 없습니다. 지역 사립대에 간 학생은 같은 지역에 남았는데도 국립대생만 혜택을 받으니 역차별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교육부는 이에 대해 지역인재장학금 개편으로 지방 사립대의 우수 학생에게도 장학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밖에도 기업이 요구하는 '5극3특* 지역인재'를 대학이 빨리 키울 수 있도록 '지역협약정원제'와 '인재양성신속트랙제'를 신설하고, '자격특화 특성화고'(가칭)를 만들어 고교 재학 중에도 산업기사 같은 상위 국가기술자격을 딸 수 있게 돕기로 했습니다. 5극3특은 전국을 수도권 외 5개 초광역권과 3개 특별자치 지역으로 나눠 키우는 균형발전 구상을 가리킵니다. 유아 무상보육 연령을 4세에서 3세로 낮추는 내용(앞 기사 참조)도 함께 보고됐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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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장학금
정부가 대학 등록금을 지원하는 장학금 제도입니다. 지금은 가구 소득에 따라 차등 지급되는데, 이번 정책은 여기에 '지역'이라는 새 기준을 더하는 것입니다. 소득이 아니라 '어느 지역 대학에 갔느냐'로 전액 지원이 결정되는 첫 사례가 될 수 있어 파급력이 큽니다.
정주
한 지역에 터를 잡고 계속 사는 것입니다. 지방 소멸 위기의 핵심은 청년이 진학·취업 때 수도권으로 떠나 돌아오지 않는 것인데, '입학(진학) → 취업 → 정착'의 첫 고리인 대학 입학부터 지역에 붙잡겠다는 게 이번 정책의 논리입니다.
5극3특
수도권 집중을 풀기 위해 전국을 5개의 초광역권(여러 시·도를 묶은 큰 권역)과 3개의 특별자치 지역으로 나눠 각각 성장 거점으로 키우자는 국가 균형발전 구상입니다. '5극3특 지역인재'는 이 권역별 산업에 필요한 인재를 그 지역 대학이 직접 길러낸다는 뜻입니다.
A29사회
인재에 최고예우…삼성호암상 총상금 30억으로
한 줄로 말하면
이병철 삼성 창업주 서거 40주기를 맞아, '한국의 노벨상 등용문'으로 불리는 삼성호암상 상금이 부문당 3억원에서 5억원으로 오릅니다.
이재용 회장
무슨 일이 있었나
호암재단이 5일 내년부터 삼성호암상 부문별 상금을 기존 3억원에서 5억원으로 올린다고 밝혔습니다. 과학상(물리·수학), 과학상(화학·생명과학), 공학상, 의학상, 예술상, 사회봉사상 등 6개 부문의 총상금은 18억원에서 30억원으로 늘어납니다. 증액은 삼성 창업주 호암 이병철 선생 서거 40주기인 내년, 제37회 시상부터 적용됩니다.
재단은 이번 인상이 단순히 상금 액수를 키우는 게 아니라고 설명합니다. 세계 각지에서 연구·창작·봉사 활동을 하는 한국계 인재들이 더 안정적으로 자기 분야에 매진하도록 지원을 확대한다는 취지입니다. 특히 기초과학* 연구와 순수예술, 사회봉사 분야를 더 강화하겠다고 했습니다. 기초과학이란 당장 돈이 되는 기술이 아니라 물리·수학·화학처럼 자연의 원리 자체를 탐구하는 학문입니다. 성과가 나오기까지 수십 년이 걸릴 수 있어, 이런 장기 지원이 특히 중요한 분야입니다.
삼성호암상의 위상은 최근 더 높아졌습니다. 수상자들이 노벨상, 필즈상* 등 세계적 권위의 상을 잇달아 받으면서입니다. 필즈상은 수학 분야에서 노벨상에 해당하는 최고 권위의 상입니다. 🎒 삼성호암상이 세계 최고 무대로 가는 '국가대표 선발전' 역할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김황식 호암재단 이사장은 "이번 상금 증액을 계기로 세계적 성취를 이루며 사회 각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우수한 후보자가 적극 추천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삼성호암상은 1990년 고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이병철 선생의 '인재제일'과 '사회공익' 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했고, 1991년 첫 시상 이후 올해 제36회까지 총 188명의 수상자를 배출했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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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
물리·수학·화학·생명과학처럼 자연의 근본 원리를 탐구하는 학문입니다. 🎒 응용 기술이 '요리'라면 기초과학은 '농사'입니다. 당장 식탁에 오르진 않지만 이게 없으면 요리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성과까지 오래 걸려서 민간 투자가 잘 안 붙기 때문에, 이런 상과 재단의 장기 지원이 큰 역할을 합니다.
필즈상
4년마다 뛰어난 젊은 수학자에게 주는, 수학계 최고 권위의 상입니다. 노벨상에 수학 분야가 없어서 '수학의 노벨상'으로 불립니다. 삼성호암상 수상자들이 이런 세계적 상을 잇달아 받으며, 호암상이 세계 무대의 '예고편' 같은 위상을 갖게 됐다는 게 기사의 맥락입니다.
A29사회
가족돌보는 청소년에 진로 찾아줘
한 줄로 말하면
SK이노베이션이 아픈 가족을 돌보느라 자기 미래를 고민할 틈이 없던 청소년 34명을 회사로 초대해 진로 탐색 캠프를 열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SK이노베이션이 지난 3일부터 1박 2일간 아동복지 전문기관 초록우산과 함께 가족돌봄아동* 대상 진로 탐색 캠프 '낙낙(Knock樂) 투어'를 열었다고 5일 밝혔습니다. 가족돌봄아동이란 질병이나 장애, 정신건강 문제가 있는 가족을 직접 돌보면서 생계·학업·진로 고민까지 함께 짊어진 아동·청소년을 말합니다. 보통은 어른이 아이를 돌보는데, 이 아이들은 거꾸로 아이가 어른을 돌보고 있는 것입니다.
SK이노베이션은 2024년부터 3년째 이 지원 사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재원이 특별합니다. 회사 구성원이 급여의 1%를 기부해 만든 '1%행복나눔기금'으로 교육비와 돌봄비를 지원하고, 미래 설계 역량을 키우는 프로그램도 제공합니다.
이번 낙낙투어는 아이들이 실제 기업 공간을 방문해 다양한 직무의 현업 직원들을 만나고, 직업 세계와 자신의 미래를 그려볼 수 있도록 기획됐습니다. 캠프 첫날에는 학생 34명이 SK서린사옥을 방문해 명예사원증 수여식에 참여했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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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돌봄아동
아픈 가족을 돌보는 역할을 떠맡은 아동·청소년입니다. 영어로는 '영 케어러(young carer)'라고도 부릅니다. 간병과 집안일, 때로는 생계까지 책임지느라 학업과 진로 준비에서 밀려나기 쉬워서, 돈 지원만이 아니라 이번 캠프처럼 '미래를 그려볼 기회'를 주는 지원이 함께 필요합니다.
A29사회
1951년 강원 창도리 … 피난민 캠프의 KIM을 찾습니다
한 줄로 말하면
6·25 때 미군 종군기자였던 아버지가 평생 그리워한 한국인 소년 'KIM'을, 그 아들이 74년 만에 찾아달라고 한국 정부에 요청했습니다.
KIM이 사진기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부대 보조원이었던 KIM은 모지어와 함께 사진 촬영을 다녔다. 국가보훈부
무슨 일이 있었나
6·25전쟁에 미군 종군기자*로 참전했던 고 로버트 H 모지어의 아들, 로버트 P 모지어가 최근 국가보훈부에 특별한 부탁을 전했습니다. 아버지가 전쟁 중 함께 지냈던 부대 보조원 'KIM'을 찾아달라는 것입니다. 종군기자란 군대를 따라다니며 전쟁 현장을 취재·기록하는 기자를 말합니다.
"생전 부친이 늘 KIM을 그리워했다. 아버지를 대신해 꼭 다시 만나고 싶다. 우리는 어떤 의미에서는 형제다."
아버지 모지어는 1951~1952년께 20대 후반의 미국 해병대 종군기자였습니다. 그는 전쟁의 참상을 기록한 사진과 글을 1953년 내셔널지오그래픽에 실었습니다. 제목은 '미국과 한국의 아이들: 미군이 전쟁으로 황폐해진 땅의 아이들과 음식, 옷, 거처를 나누다'. 이 출판물의 사실상 주인공이 KIM입니다.
둘의 만남은 1951년 겨울, 창도리(옛 강원도 김화군 창도면, 현재는 북한 지역) 인근 피난민 캠프에서였습니다. 관계의 문을 먼저 연 쪽은 15세가량의 소년 KIM이었습니다. 눈 오던 밤, KIM은 병영 텐트에서 나와 모지어에게 집안일을 돕는 '하우스 보이*'가 되고 싶다고 말을 걸었습니다. 하우스 보이는 당시 미군 부대에서 잡일을 돕던 한국인 소년을 부르던 말입니다. 단정한 행색의 KIM에게 모지어는 좋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KIM은 기독교 가정에서 자란 홍천 출신으로, 폭격으로 집을 잃었고 아버지는 이미 세상을 떠난 뒤였습니다. 1935~1937년생으로 추정됩니다.
모지어의 기록에는 뭉클한 대목이 있습니다. 그는 KIM을 거둬들였다면서도 "어쩌면 KIM이 자신을 거둔 것일 수도 있다"고 적었습니다. 이 부분의 소제목은 'KIM, 아빠를 찾다'. 아버지를 잃은 소년과 이국의 기자가 서로를 가족으로 여긴 것입니다. 둘은 함께 사진 촬영을 다니며 KIM은 영어를, 모지어는 한국어를 조금씩 배웠고, 서로의 음식에도 익숙해졌다고 합니다. 보훈부는 KIM에 대한 제보를 받기로 했습니다. 살아 있다면 90세 안팎일 KIM을 찾을 수 있을지, 시간과의 싸움이 시작됐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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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군기자
군대를 따라 전쟁터에 들어가 현장을 취재하고 기록하는 기자입니다. 이들의 사진과 글은 전쟁의 실상을 세계에 알리는 유일한 창이 되곤 합니다. 모지어의 기록이 70여 년 뒤 한 사람을 찾는 단서가 됐듯, 종군기자의 기록은 역사 그 자체가 됩니다.
하우스 보이
6·25전쟁 당시 미군 부대에서 빨래·청소 같은 집안일을 도우며 지내던 한국인 소년을 부르던 말입니다. 전쟁으로 부모와 집을 잃은 아이들에게는 먹을 것과 잠자리를 얻는 생존의 방편이기도 했습니다. 이 단어 하나에 전쟁고아들의 시대상이 담겨 있습니다.
A29사회
"60명이 만드는 하나의 소리"… 한화, 청소년 오케스트라 캠프
한 줄로 말하면
한화그룹이 클래식을 접하기 어려운 지역 청소년들을 모아 '하나의 소리'를 만드는 오케스트라 캠프를 열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한화그룹이 지난 3~4일 충북 충주 수안보면 한화손보 라이프캠퍼스에서 '2026 한화청소년오케스트라 음악캠프'를 열었다고 5일 밝혔습니다.
한화청소년오케스트라는 2014년부터 이어온 사회공헌* 활동입니다. 사회공헌이란 기업이 이익 일부를 사회에 돌려주는 활동을 말합니다. 충남 천안과 충북 청주 지역에서 클래식 음악을 접하기 어려운 청소년에게 정통 음악 교육을 제공해 왔고, 매년 약 60명이 교육을 받아 누적 단원이 약 800명에 이릅니다.
이번 캠프의 초점은 혼자 하는 연습이 아니었습니다. 파트별 연습에서 전체 합주로 이어지는 과정에 중점을 둬, 단원들이 자신의 역할을 이해하고 다른 단원과 호흡하는 법을 익히게 했습니다. 천안 안서초 채승한 학생은 "낯선 친구들과 연주하는 것이 처음엔 어색했지만 서로의 연주를 들으며 하나의 소리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자신감과 공동체 의식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캠프로 기량을 다진 단원들은 오는 11월 청주 정기연주회에서 실력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용어
본문에서 만난 용어, 다시 정리
사회공헌
기업이 번 이익의 일부를 기부·교육·복지 같은 형태로 사회에 되돌려주는 활동입니다. 앞 기사의 SK '1%행복나눔기금', 삼성호암상도 같은 범주입니다. 단발성 기부보다 이 오케스트라처럼 10년 넘게 이어지는 프로그램이 지역에 남기는 것이 훨씬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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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9|사회]의 [인사]와 [부음] 항목은 명단 나열이라 설명할 내용이 없어 다루지 않았습니다.
✍️ PART 8. 오피니언
A29오피니언
[매경춘추] 관광산업의 힘, 사람
한 줄로 말하면
관광객 3000만명을 모으겠다는 나라가, 정작 그 손님들을 맞이할 '사람'을 키우는 계획은 없다.
김영문 메이필드호텔 대표이사
무슨 일이 있었나
정부가 외래관광객* 3000만명 유치를 목표로 뛰고 있습니다. 외래관광객이란 외국에서 한국으로 놀러 오는 여행객을 말합니다. 숙박시설이 부족하다, 볼거리를 더 만들어야 한다, 지방 관광을 살려야 한다 같은 이야기는 활발합니다. 그런데 글쓴이는 정작 가장 중요한 질문이 빠졌다고 지적합니다.
"밀려오는 관광객을 누가 맞이할 것인가."
관광객은 빠르게 늘어나는데, 사람을 키우는 데는 훨씬 긴 시간이 걸립니다. 그래서 글쓴이는 관광산업 전체의 중장기 인력 수급* 계획부터 세우자고 제안합니다. 수급이란 '필요한 양(수요)과 채울 수 있는 양(공급)'을 함께 보는 말입니다. 산업이 얼마나 커질지 내다보고, 업종별로 사람이 몇 명 필요한지 계산하고, 그 사람을 어디서 구할지 정하자는 것입니다.
호텔업은 이미 현장 인력 부족이 오래된 숙제입니다. 글쓴이가 내놓는 대안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외국인 인력입니다. 빠르게 현장에 투입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인데, 그러려면 비자* 제도를 더 유연하게 운영해야 합니다. 비자는 외국인이 그 나라에 들어와 머물거나 일할 수 있게 해주는 허가증입니다. 둘째, 호텔 맞춤형 로봇입니다. 단순 반복 업무부터 맡기자는 것입니다.
셋째가 흥미롭습니다. 앞으로 더 중요해질 자원은 시니어(고령) 인력이라는 것입니다. 다만 조건이 붙습니다. 일하는 기술만 가르쳐서는 안 되고, 새로운 조직문화에 적응하는 교육이 함께 필요합니다.
"젊은 직원은 아들딸도, 과거의 부하직원도 아니다."
서로를 동료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고객도 달라져야 합니다. 호텔 직원은 마음대로 부리는 사람이 아니라 전문성을 갖춘 서비스 종사자라는 인식이 자리 잡아야, 시니어 인력도 현장에 안착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마지막으로 대학의 호텔경영 교육도 바뀌어야 한다고 짚습니다. 이론 수업과 현장 실습이 따로 놀아서는 산업이 원하는 인재를 길러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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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관광객
외국에서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관광객입니다. 반대로 우리 국민이 외국으로 나가면 '출국 관광객'입니다. 외래관광객이 늘면 숙박·식당·쇼핑에서 쓰는 돈이 모두 한국에 남기 때문에, 정부가 '3000만명'이라는 목표까지 세워가며 유치에 힘을 쏟는 것입니다.
인력 수급
'수요와 공급'을 사람에 적용한 말입니다. 🎒 식당을 열기 전에 "손님이 하루 100명 올 텐데 요리사와 서빙 직원이 몇 명 필요하지?"를 계산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 계산 없이 손님(관광객)만 늘리면, 음식은 늦게 나오고 서비스 질은 떨어집니다. 이 칼럼의 핵심 주장이 바로 "국가 단위의 이 계산을 지금 시작하자"입니다.
비자
외국인의 입국·체류·취업을 허가하는 증서입니다. 어떤 비자냐에 따라 '여행만 가능', '일도 가능' 등이 갈립니다. 외국인 직원을 호텔에 빨리 투입하고 싶어도 취업 가능한 비자가 잘 나오지 않으면 소용이 없기 때문에, 인력난 해소의 첫 단추로 비자 제도가 거론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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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0오피니언
[기자24시] 10만명 살린 K메디컬…국가가 판 키워야
한 줄로 말하면
한국 병원이 3년간 외국인 중증 환자 10만명을 살려냈는데, 정부는 이 엄청난 산업을 아직도 '복지'로만 보고 있다.
심희진 과학기술부 기자
무슨 일이 있었나
생사의 갈림길에서 '한국행'을 손꼽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인천국제공항에 내리자마자 서울의 빅5 병원*으로 달려가는 외국인 중증 환자들입니다. 빅5란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같은 국내 최대 규모의 5대 대형병원을 부르는 말입니다. 최근 3년간 치료를 받고 새 생명을 얻어 돌아간 외국인 환자만 10만명에 육박합니다.
사연도 영화 같습니다. 유럽의 심장외과 의사가 아버지의 간 이식을 위해 서울아산병원을 골랐습니다. 병명조차 몰랐던 카자흐스탄의 소아암 환자는 삼성서울병원에서 '완치'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들은 몇 달씩 한국에 머물며 가족과 함께 생활하기 때문에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을 쓰고 갑니다. 기자는 묻습니다. 이렇게 엄청난 국가 홍보가 어디 있느냐고요.
그런데 이 'K메디컬 신화'가 코로나19 이후 주춤합니다. 몇 년째 이어지는 두 개의 전쟁에 의정 갈등*까지 겹쳤기 때문입니다. 의정 갈등이란 의사 집단과 정부가 의대 정원 등 의료 정책을 놓고 맞서 온 다툼을 말하는데, 이 때문에 외국인 환자들 사이에 '한국 가도 제때 치료받기 어렵다'는 인식이 퍼졌습니다.
정부의 태도가 더 문제라고 기자는 꼬집습니다. 의료를 돈 버는 산업이 아니라 '복지'로만 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병원들도 눈치를 봅니다. 국내 환자도 빅5 진료를 몇 달씩 기다리는 판에 외국인 환자를 받는다고 눈총을 받을까 봐, 홍보 자체를 꺼립니다. 정부는 아예 외국인 환자 수에 상한선까지 정해뒀습니다.
여기서 아이러니가 하나 있습니다. 매일경제는 '줄기세포 맞으러 일본 가는 사람들' 때문에 매년 약 1조원의 국부 유출*이 일어난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국부 유출이란 나라의 재산, 즉 국민의 돈이 외국으로 빠져나가는 것입니다. 우리 환자는 일본에 돈을 쓰고 오는데, 우리 병원에 돈을 쓰러 오겠다는 외국 환자는 막고 있는 셈입니다.
희망은 있습니다. 보건복지부가 내년 5월 시행하는 의료 해외진출법 개정안입니다. 핵심은 외국인 환자에게 원격 진료*와 처방의 길을 열어주는 것입니다. 원격 진료란 환자가 병원에 오지 않아도 화상 등으로 의사의 진료를 받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되면 한 번 왔다 가는 수술에 그치던 서비스가, 입국 전 상담부터 귀국 후 경과 관찰까지 이어지는 전주기 관리로 넓어집니다.
"K메디컬은 세계로 나아갈 준비를 마쳤다. 정부만 준비하면 될 것 같다."
용어
본문에서 만난 용어, 다시 정리
빅5 병원
서울의 5대 초대형 병원(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을 묶어 부르는 별칭입니다. 이 기사에서는 외국인 중증 환자들이 공항에서 곧장 달려가는 목적지이자, 국내 환자도 몇 달을 기다려야 하는 곳으로 등장합니다. 그 '대기 줄' 때문에 외국인 환자 유치가 눈총받는 구조가 생긴 것입니다.
의정 갈등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을 줄인 말입니다. 의대 정원 확대 등을 둘러싸고 의사들이 병원을 떠나거나 정부와 대치하면서, 진료 차질이 길어졌습니다. 이 기사에서는 K메디컬의 발목을 잡은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됩니다.
국부 유출
나라 전체의 부(돈과 재산)가 외국으로 빠져나가는 현상입니다. 🎒 우리 동네 손님들이 전부 옆 동네 가게에서만 돈을 쓰면 우리 동네는 가난해지는 것과 같습니다. 반대로 외국인 환자가 한국 병원에 수억 원을 쓰고 가면, 그만큼 달러가 국내로 들어옵니다. 기자가 "달러 수입에 기여한다고 생각해주면 어떨까"라고 말한 이유입니다.
원격 진료
의사와 환자가 직접 만나지 않고 통신으로 진료하는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규제가 엄격했지만, 내년 5월부터는 외국인 환자에 한해 길이 열립니다. 카자흐스탄 환자가 귀국한 뒤에도 한국 의사의 관리를 계속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으로, 치료를 '일회성 이벤트'에서 '장기 서비스 상품'으로 바꾸는 열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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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0오피니언
[김세형칼럼] 1%로 국가 흔드는 다수의 폭정
한 줄로 말하면
유권자의 1%에 불과한 강성 당원의 표심 때문에, 국민 61%가 반대하는 검찰 수사권 폐지가 강행됐다는 통렬한 비판이다.
김세형 논설고문
무슨 일이 있었나
칼럼니스트는 한국이 선진국 가운데 검찰 수사권을 폐지한 이례적인 나라가 됐다고 진단합니다. 이른바 검수완박*,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줄인 말로, 검찰이 직접 수사하는 권한을 모두 없애는 것을 뜻합니다.
극적인 반전의 기회가 있었습니다. 장윤기 살인 사건입니다. 경찰이 밝혀내지 못한 강간살인 혐의를 검찰의 보완수사가 밝혀낸 것입니다. 보완수사란 경찰 수사에 부족한 부분이 있을 때 검찰이 추가로 보충해 수사하는 것을 말합니다. 여성단체와 민변 등 시민단체들이 "이 권한만은 남겨달라"며 간절한 SOS를 보냈고, 야당은 필리버스터로 최후의 저항을 했습니다. 필리버스터란 소수 야당이 법안 통과를 막기 위해 밤새워 연설을 이어가며 표결을 지연시키는 합법적 수단입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7월 마지막 날 국회에서 보완수사권을 끝내 폐기했습니다.
마지막 희망은 이재명 대통령의 거부권*이었습니다. 국회가 통과시킨 법을 대통령이 "다시 논의하라"며 되돌려보낼 수 있는 권한입니다. 그러나 대통령은 "입법권을 부정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며 국회 통과 사흘 만에 국무회의에서 번개처럼 의결해버렸습니다.
여론은 정반대였습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검찰 보완수사권 '유지' 61%, '반대' 32%. 심지어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유지가 46%로 반대 39%보다 많았습니다. 칼럼니스트는 1835년 알렉시 드 토크빌이 '미국 민주주의'에서 경고한 말을 소환합니다. 의회정치의 가장 큰 위험은 '다수의 폭정', 즉 다수 의석을 가진 쪽이 수를 앞세워 마음대로 하는 것이라는 경고입니다. 그리고 언론이 검수완박 주동자로 꼽는 정청래·추미애·서영교·김용민·한병도·박은정 의원을 '병오년(2026년) 6인방'으로 기억해두자고 씁니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이렇게 위험해 보이는 일을 밀어붙였을까요? 칼럼니스트의 답은 당대표 선거입니다. 강성 지지층의 표로 당권을 잡으면, 내후년 총선에서 공천권*을 쥐게 됩니다. 공천권이란 선거에 나갈 당의 후보를 정하는 권한입니다. 국회의원은 자기 공천을 좌우하는 권력 앞에서 쩔쩔매기 마련이고, 이 힘은 곧 차기 대선의 주도권으로 이어집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정청래가 당대표가 되면 바로 레임덕"이라고 여러 차례 말한 배경입니다.
숫자를 보면 제목의 '1%'가 이해됩니다. 민주당 강성 당원은 약 40만~50만명. 한국 전체 유권자는 4464만명입니다. 유권자 100명 중 1명꼴인 이들에게 휘둘려, 국민 여론도 야당의 반대도 약자의 인권도 위헌 논란도 모두 무시한 채 검찰 수사권 폐지를 감행했다는 것이 이 칼럼의 결론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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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수완박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의 줄임말입니다. 원래 한국에서는 경찰과 검찰이 모두 수사할 수 있었는데, 검찰의 수사 권한을 단계적으로 떼어내 없애는 것을 말합니다. 찬성 측은 "검찰 권력이 너무 비대하다"고 하고, 반대 측은 "범죄 대응에 구멍이 뚫린다"고 맞서 왔습니다.
보완수사
경찰이 1차 수사를 마친 사건에서 빠진 부분을 검찰이 보충해 수사하는 권한입니다. 🎒 1차 검진에서 의사가 놓친 병을 2차 정밀검진에서 잡아내는 것과 비슷합니다. 이 기사에서는 경찰이 못 밝힌 장윤기 사건의 강간살인 혐의를 검찰 보완수사가 밝혀낸 것이 대표 사례로 나옵니다. 이 권한마저 폐지됐다는 것이 칼럼의 분노 지점입니다.
필리버스터
의회에서 소수파가 무제한 토론으로 표결을 늦추는 합법적 저항 수단입니다. 다수당이 수로 밀어붙이는 것을 막을 물리적 힘이 없는 소수당의 '마지막 마이크'입니다. 다만 시간을 끌 수 있을 뿐, 다수당이 끝내 표결하면 막지 못합니다. 이번에도 그랬습니다.
거부권
국회가 통과시킨 법률안에 대통령이 서명을 거부하고 "다시 의논해 달라"며 국회로 돌려보내는 헌법상 권한입니다. 입법부의 폭주를 견제하는 마지막 브레이크인데, 이번에는 대통령이 같은 당 소속이라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다는 것이 칼럼의 지적입니다.
공천권
정당이 선거에 내보낼 후보를 공식 지명하는 권한입니다. 한국처럼 정당 간판이 당락을 크게 좌우하는 나라에서는 공천이 곧 당선과 직결됩니다. 그래서 공천권을 쥔 당대표는 소속 의원들의 생사여탈권을 쥔 것과 같고, 칼럼은 이번 검수완박 강행의 진짜 동기가 바로 이 권력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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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1오피니언
추미애 "경기도 재정 비상"…방만 복지 확대의 예정된 결말 [사설]
한 줄로 말하면
인구 1위 지자체 경기도가 "곳간이 바닥났다"고 공식 선언했는데, 사설은 그 원인이 세수 감소보다 눈덩이처럼 불린 복지 지출에 있다고 본다.
무슨 일이 있었나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5일 경기도 재정 비상 상황을 공식 선언했습니다. 표현이 절박합니다.
"마른 땅에 풀 한 포기조차 남지 않았다."
숫자를 보면 과장이 아닙니다. 경기도는 지난해 세 차례에 걸쳐 9430억원어치 지방채*를 발행했습니다. 지방채란 지방자치단체가 돈이 모자랄 때 발행하는 빚 문서, 쉽게 말해 경기도 이름으로 쓴 차용증입니다. 이 금액은 발행 한도의 99.6%. 빌릴 수 있는 한도가 100이라면 99.6까지 꽉 채워 빌린 셈입니다. 그러고도 모자라 각종 기금에 쌓아둔 5588억원까지 일반 살림살이 계좌로 옮겨 썼습니다.
결과는 참담합니다. 노인장기요양예산 1234억원 등 올해 각종 복지사업의 마지막 3개월분 예산은 아예 편성조차 못 했습니다. 추 지사는 올해 7700억원 규모의 감액 추경*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추경은 이미 짜놓은 예산을 연중에 고치는 것인데, 보통은 돈을 '더 얹는' 추경을 합니다. 감액 추경은 반대로 짜놓은 예산을 '깎는' 것입니다. 그만큼 상황이 나쁘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빚을 갚기 위해 2~3년 뒤 또 지방채를 발행해야 할지 모른다고 했습니다. 🎒 카드빚을 갚으려고 다른 카드로 돌려막기를 하는 것과 같은 구조입니다. 경기도의 채무는 원금과 이자를 합쳐 약 7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기도의 해명은 이렇습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취득세*가 급감했다는 것입니다. 취득세는 집이나 땅을 살 때 내는 세금인데, 경기도 지방세 수입의 절반가량을 차지합니다. 집이 안 팔리니 세금도 안 걷힌 것입니다. 서울시와 달리 지방소득세가 없는 세입 구조도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그러나 사설의 진단은 다릅니다. 예산이 세입을 따라가야지, 그 반대일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진짜 원인은 줄어든 세수가 아니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지출이라고 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지사이던 민선 7기에 경기도 예산은 24조원대에서 33조원대로 불었습니다. 김동연 지사의 8기에는 33조원에서 40조원으로 또 불었습니다. 7기에는 지역화폐·청년기본소득·재난기본소득처럼 매년 고정으로 돈이 나가는 사업이 대폭 늘었고, 8기에는 예술인·장애인·농어민 대상 '기회소득'까지 추가됐습니다.
사설의 결론은 경고입니다. 한번 늘린 복지 지출은 줄이기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세입은 불안정한데 사업만 계속 늘면 재정에 구멍 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리고 묻습니다. 이런 지자체가 과연 경기도뿐이겠느냐고요. 언제 끝날지 모르는 반도체 초과 세수만 믿고 돈 쓸 곳을 늘리는 중앙정부도 늦기 전에 정신 차리라는 일침으로 끝맺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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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채
지방자치단체가 발행하는 채권, 즉 지자체의 빚입니다. 도로나 복지에 쓸 돈이 모자랄 때 "나중에 이자 붙여 갚겠다"는 약속으로 돈을 빌리는 것입니다. 무한정 빌리지 못하도록 법으로 한도가 정해져 있는데, 경기도는 그 한도의 99.6%를 채웠습니다. 신용카드 한도를 꽉 채워 쓴 가계와 같은 상태입니다.
감액 추경
추경(추가경정예산)은 연초에 확정한 예산을 연중에 수정하는 절차입니다. 보통은 경기 부양 등을 위해 돈을 '늘리는' 추경이 많아서 뉴스에 자주 나옵니다. 감액 추경은 그 반대로, 이미 하기로 한 사업의 돈을 '줄이는' 것입니다. 약속했던 지출을 깎아야 할 만큼 곳간이 비었다는 신호라서, 지자체로서는 매우 아픈 선택입니다.
취득세
부동산·차량 등 재산을 '취득'할 때 내는 세금으로, 지방자치단체의 핵심 수입원입니다. 경기도는 지방세 수입의 절반가량이 취득세입니다. 🎒 부동산 거래가 곧 경기도의 월급인 셈이라, 집이 안 팔리면 경기도 월급이 반토막 나는 구조입니다. 세입이 이렇게 경기를 타는데 지출은 매년 고정으로 나가는 복지 위주로 늘린 것이 이번 위기의 뼈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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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1오피니언
북한을 조선이라 부르자니…헌법보다 북한 달래기가 중요한가 [사설]
한 줄로 말하면
통일부가 북한을 '조선'으로 부르자고 제안했는데, 사설은 이것이 단순한 호칭 문제가 아니라 헌법 위반이자 통일부의 자기부정이라고 비판한다.
무슨 일이 있었나
통일부가 5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조선)'으로 부르는 방안을 공론화하자고 제안했습니다. 한반도 평화공존을 위해 서로 이름을 불러주는 것부터 시작하자는 취지입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구상은 호칭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주적 같은 대결·혐오 용어를 바꾸고, 흡수통일론을 배제한 새 통일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주적이란 '주된 적', 즉 국방 문서에서 북한을 우리의 핵심 위협으로 규정하는 표현입니다. 흡수통일론은 한쪽 체제가 다른 쪽을 흡수하는 방식의 통일, 사실상 남한 주도의 통일을 말합니다. 정 장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국군통수권자가 나서서 북을 주적이라고 규정하는 섬뜩한 상황은 청산해야 한다."
윤석열 정부 국방백서의 '적'이라는 표현을 노무현·문재인 정부 때의 '위협'으로 되돌리자는 것입니다. 정 장관은 이미 공식 석상에서 '북한' 대신 '조선', '남북관계' 대신 '한조관계'라는 말을 쓰며 여러 차례 의지를 드러내 왔습니다.
사설은 여기에 정면으로 반박합니다. 왜 이것이 단순한 이름 문제가 아닐까요? 우리 헌법은 한반도 전체를 대한민국 영토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북한을 별도의 나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남북관계발전법*도 남북관계는 '국가 간의 관계가 아니다'라고 못 박고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을 '조선'이라는 나라 이름으로 불러주는 것은, '적대적 두 국가'를 선언하며 개헌까지 나선 북한의 주장에 동조하는 셈이 된다는 것입니다. 통일을 전제로 존재하는 통일부가 두 국가론에 동조한다면, 자기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아이러니가 됩니다.
주목할 대목이 하나 더 있습니다. 다른 사람도 아닌 이재명 대통령이 신중론을 폈다는 점입니다.
"우리의 선의대로 하는 게 과연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플러스인지, 결론적으로 약간 의문이 든다."
대통령조차 의문을 표한 사안을 국민적 합의 없이 장관 개인 판단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더욱 안 될 일이라는 게 사설의 지적입니다. 결론은 한 문장으로 요약됩니다. 남북대화가 필요하다고 국가 정체성까지 훼손하는 것은 외교가 아니라 자기부정이라는 것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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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적
국방 문서에서 우리나라의 '주된 적'을 가리키는 공식 표현입니다. 이 단어가 국방백서에 들어가느냐 빠지느냐는 정권의 대북 인식을 보여주는 상징이 돼 왔습니다. 노무현·문재인 정부는 '위협'이라는 완화된 표현을, 윤석열 정부는 '적'이라는 표현을 썼고, 이번에 다시 되돌리자는 논쟁이 벌어진 것입니다.
흡수통일론
한쪽 체제가 다른 쪽을 흡수하는 통일 방식입니다. 서독이 동독을 흡수한 독일 통일이 대표 사례로 꼽힙니다. 북한은 이 시나리오를 극도로 경계하며, 아예 "남과 북은 통일할 사이가 아닌 적대적인 두 개의 나라"라고 선언했습니다. 통일부가 흡수통일론을 공식적으로 배제하겠다는 것이 어떤 신호로 읽히는지가 이 논쟁의 핵심입니다.
남북관계발전법
남북관계의 성격과 발전 방향을 정한 법률입니다. 이 법은 남북관계를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가 아니라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생긴 잠정적 특수관계'로 규정합니다. 북한을 '조선'이라는 국호로 부르는 순간 이 법의 대전제와 충돌하기 때문에, 사설이 호칭 변경을 법적·헌법적 문제로 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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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1오피니언
N% 성과급에 삼성전자 대표 수사, 합의 종용 정부 책임 있다 [사설]
한 줄로 말하면
정부가 등 떠밀어 성사시킨 성과급 합의 때문에 삼성전자 대표이사가 경찰 수사 대상이 됐다 — 사설은 이 황당한 상황의 책임이 정부에 있다고 본다.
무슨 일이 있었나
대한민국에서 기업인으로 사는 게 얼마나 고달픈지 보여주는 사례가 또 나왔다고 사설은 시작합니다. 주주단체가 삼성전자 대표이사를 고발했고, 경기남부경찰청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문제가 된 것은 'N% 성과급', 즉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직원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한 노사 합의입니다. 영업이익이란 회사가 물건과 서비스를 팔아서 벌어들인 본업의 이익을 말합니다. 주주단체는 이 합의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이라고 주장합니다. 배임이란 회사를 위해 일해야 할 사람이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결정을 내리는 범죄입니다. 회사 이익을 주주 몫보다 직원 성과급에 먼저 떼어주기로 했으니 회사(주주)에 손해를 끼쳤다는 논리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황당한 반전이 있습니다. 그 합의를 종용한 것이 바로 현 정부라는 사실입니다. 삼성전자 노사가 합의한 날은 5월 20일, 장소는 경기지방고용노동청이었습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노사 대표를 양옆에 세우고 손을 맞잡은 사진까지 찍었습니다. 그 9일 전에는 "합의점을 찾을 수 있도록 노동부가 적극 지원한다"는 보도자료도 냈습니다. 규제 권한을 쥔 정부는 기업에 '갑'입니다. 정부가 합의하라고 밀면 기업이 버티기는 쉽지 않습니다. 정부 말을 들었더니 경영자가 배임죄 피의자가 될 처지가 된 것입니다.
배경에는 노란봉투법이 있습니다. 노동조합이 파업 등 쟁의 행위를 할 수 있는 범위를 넓힌 법으로,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경영상 결정'까지 쟁의 대상으로 규정했습니다. 쟁의란 노사가 대립할 때 노조가 파업 같은 실력 행사로 요구를 관철하려는 행위입니다. 이 법이 노조가 성과급을 놓고 파업을 압박하는 법적 근거가 됐다는 것입니다.
뒤늦게 이재명 대통령도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N% 성과급이 쟁의 대상에 포함되느냐는 물음에 "아닌 쪽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사설도 같은 논리를 폅니다. 영업이익은 이자와 세금을 낸 다음 투자와 주주 배당에 쓰는 재원인데, 그 돈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먼저' 가져가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는 것입니다.
사설의 요구는 명확합니다. 법 해석이 논란인 상황에서 해석은 안 해주고 합의만 종용한 정부가 반성하고, 지금이라도 해석을 명확히 하라는 것입니다. 고용노동부는 4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영업이익·성과급 관련 지침을 8월에 발표하겠다고 했습니다. 사설은 서두르라며, 지침에 담을 내용까지 못 박습니다. N% 성과급은 쟁의 대상이 아니고, 주주총회에서 의결할 사항임을 분명히 하라는 것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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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
매출에서 원가와 인건비 등 영업 비용을 뺀, 본업으로 번 이익입니다. 이 돈은 순서가 정해져 있습니다. 이자를 갚고, 세금을 내고, 남는 돈으로 미래 투자를 하고 주주에게 배당합니다. 'N% 성과급'은 이 순서 맨 앞에 직원 성과급을 끼워 넣는 것이라서, 주주 몫이 줄어든다는 반발이 나온 것입니다.
배임
남의 사무를 맡아 처리하는 사람이 그 임무를 저버리고 본인(회사)에 손해를 끼쳐 이득을 취하게 하는 범죄입니다. 🎒 친구 돈을 맡아 관리하던 사람이 그 돈을 다른 데 퍼준 것과 비슷한 구조입니다. 경영자는 회사와 주주를 위해 일할 의무가 있는데, 주주단체는 성과급 합의가 그 의무 위반이라고 고발한 것입니다. 액수가 크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으로 더 무겁게 처벌됩니다.
노란봉투법
노동조합의 쟁의 행위 범위를 넓히고 파업 노동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의 노동조합법 개정안을 부르는 별칭입니다. 이 기사에서 문제가 된 조항은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경영상 결정'도 쟁의 대상으로 삼은 부분입니다. 성과급 배분 같은 경영 판단까지 파업 대상이 되느냐가 해석 논란의 핵심입니다.
쟁의
노사 간 다툼에서 노조가 파업·태업 등 집단행동으로 요구를 관철하려는 행위입니다. 법이 정한 '쟁의 대상'에 해당해야 합법 파업이 됩니다. 무엇이 쟁의 대상인지가 애매하면, 이번처럼 기업은 파업 압박과 배임 고발 사이에 끼어버립니다. 그래서 사설이 정부에 "해석을 명확히 하라"고 요구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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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1오피니언
[필동정담] '비정상'인 정상화
한 줄로 말하면
정부가 부동산 증세를 '정상화'라고 부르지만, 정상의 기준은 원래 정해져 있지 않다 — '정상화'는 설명이 아니라 정치적 수사라는 지적이다.
무슨 일이 있었나
기업이 멈췄던 공장을 다시 돌리면 '조업 정상화'라고 합니다. 이 말에는 '비정상을 바로잡았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정상은 좋은 것, 비정상은 피해야 할 것으로 받아들입니다. 이 칼럼은 바로 그 언어의 힘을 파고듭니다.
지금 정부는 부동산 세제 개편에 '정상화'라는 프레임*을 씌우고 있습니다. 프레임이란 어떤 사안을 특정한 틀로 바라보게 만드는 말의 액자입니다. 같은 정책도 '증세'라고 부르면 반발이 일지만 '정상화'라고 부르면 당연한 일처럼 들립니다. 구윤철 부총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런데 시장의 반응은 '정상'과 거리가 멉니다. '고령층이 살던 집에서 내쫓길 판', '전월세 임차인에게 세금 전가' 같은 부정적 의견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다수입니다. 강남 3구와 용산뿐 아니라, 강북의 일부 여권 강세 지역에서도 집 한 채 가진 사람의 보유세*가 크게 오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보유세란 집을 사고팔 때가 아니라 그냥 '갖고 있는 것' 자체에 매년 매기는 세금입니다. 여론이 심상치 않자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대표 직무대행은 "실수요자는 보호하고 왜곡된 과세 구조를 바로잡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세제 정상화"라고 강조했습니다. 칼럼은 여기서 뼈 있는 한마디를 던집니다. '정상화'만으로는 설득이 부족했던지 '공정하고 합리적인'이라는 수식어까지 붙었다고요.
왜 국민에게 '정상화'가 와닿지 않을까요? 칼럼의 답은 간단합니다. 정상과 비정상은 애초에 고정된 기준이 없기 때문입니다. 시대와 상황, 권력 관계에 따라 달라지는 상대적 개념일 뿐입니다. 특히 정치권이 말하는 '정상'은 객관적 진리라기보다, 자기 정책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반대 의견을 '비정상'으로 몰아 공격하는 정치적 수사에 가깝다는 것입니다. 🎒 심판이 경기 중에 자기편에 유리하게 규칙서를 다시 쓰면서 "원래 규칙이 이랬다"고 말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리고 '정상화'는 세금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여론의 반발에도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하며 '사법체계 정상화'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칼럼은 이렇게 끝맺습니다. 다음은 또 무슨 '정상화'가 기다릴까. 불안하면서도, 한편 그 빈약한 논리 전개가 궁금해진다고요.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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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임
사안을 바라보는 틀을 미리 짜서 여론의 해석 방향을 유도하는 것입니다. '세금 인상'을 '과세 정상화'로, 법 개정 강행을 '사법체계 정상화'로 부르는 순간, 반대하는 사람은 자동으로 '비정상을 옹호하는 사람'이 됩니다. 이 칼럼 전체가 바로 이 프레임의 작동 방식을 해부하는 글입니다.
보유세
재산세·종합부동산세처럼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동안 매년 내는 세금입니다. 거래할 때 한 번 내는 취득세와 달리, 팔지 않아도 계속 나갑니다. 그래서 소득이 없는 고령층에게 보유세가 크게 오르면 '살던 집에서 내쫓길 판'이라는 반발이 나오는 것이고, 집주인이 세 부담을 전월세 세입자에게 떠넘길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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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1오피니언
[매경이코노미스트] '내신 이데아' 등돌리는 아이들
한 줄로 말하면
고1 중간고사 한 번 삐끗했다고 자퇴하고 다시 입학하는 '내신 리셋'이 유행하는 나라 — 미국식 입시제도가 한국에서 괴물이 된 과정을 추적한다.
박윤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
무슨 일이 있었나
요즘 고등학생들 사이에 '내신 리셋'이라는 말이 돕니다. 고1 내신 성적이 기대에 못 미치면 자퇴한 뒤, 이듬해 다시 고1로 입학해 성적을 초기화하는 입시 전략입니다. 학력고사나 수능 점수로 대학에 갔던 기성세대에게는 낯선 풍경입니다. 시험 한 번 망쳤다고 왜 학교까지 그만두는 걸까요?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봅니다. 과거 한국 입시는 전국 학생을 시험 점수 하나로 줄 세우는 방식이었습니다. 2000년대부터 이 줄 세우기에서 벗어나려는 시도가 시작됐습니다. 소수 특기자전형으로 출발한 수시모집은 이제 전체 모집 인원의 80%를 차지합니다. 수시모집이란 수능 점수가 아니라 학교생활 기록 등 다양한 자료로 학생을 뽑는 전형입니다. 그리고 수시에는 미국식 입학사정관제가 도입됐습니다. 전문 심사관(입학사정관)이 성적표 너머의 다양한 자료를 보고 학생의 잠재력을 평가하는 제도입니다. 흥미로운 건 이 제도의 계보입니다. 노무현 정부가 도입하고, 이명박 정부가 확대하고, 박근혜 정부에서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정착됐습니다. 학생부종합전형이란 학교생활기록부에 담긴 성적·활동·태도를 종합 평가하는 오늘날 수시의 대표 전형입니다.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점수 줄 세우기를 넘어서려는 방향만큼은 일관됐던 것입니다.
그런데 미국식 제도가 한국에서 전혀 다른 모습으로 진화했습니다. 공정성 논란이 터질 때마다 평가 자료가 하나씩 잘려나갔기 때문입니다. 먼저 교외 경시대회·논문·자격증 같은 학교 밖 자료가 빠졌습니다. 이어 교내 수상 실적과 교사 추천서 같은 학교 안 자료도 빠졌습니다. 마지막에는 출신 고등학교 이름까지 가려졌습니다. 미국에서는 출신 학교가 학생을 이해하는 중요한 정보지만, 한국에서는 후광효과를 낳는 요인으로 여겨진 탓입니다.
평가할 자료가 줄어들수록 남은 하나, 내신의 비중은 커졌습니다. 결국 수능 줄 세우기가 내신 줄 세우기로 바뀌었을 뿐입니다. 🎒 시험 과목을 하나씩 없앴더니 마지막 남은 한 과목이 당락을 100% 결정하게 된 셈입니다. 그런데 내신은 고1부터 3년 내내 누적됩니다. 한 번의 실수를 만회하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최근 내신이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바뀌면서, 한 등급 차이의 무게는 오히려 더 커졌습니다. 등급 칸이 줄어드니 한 칸 미끄러지는 타격이 커진 것입니다. '내신 리셋'은 이 구조가 만든 필연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왜 미국식 제도는 한국에 정착하지 못했을까요? 글쓴이는 노동시장에서 답을 찾습니다. 입학사정관제는 심사관의 주관적 평가를 사회가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전제 위에 서 있습니다. 노동시장이 유연한 미국에서는 경쟁이 입시에서 끝나지 않고 평생 이어집니다. 좋은 대학을 나와 좋은 직장을 얻어도, 성과가 부족하면 언제든 다시 평가받습니다. 반면 학벌이 직업까지 좌우하는 한국에서는 대학 입학이 사실상 인생의 큰 관문이 됩니다. 그러니 입시의 공정성에 온 사회가 목숨을 걸고, 주관적 평가는 살아남지 못한 것입니다. 글쓴이의 결론은 제목 그대로입니다. 이상만 좇을 게 아니라, 현실에 맞춰 입시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것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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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모집
수능 이전에 학교생활기록부 등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전형입니다. 처음엔 소수 특기자를 위한 좁은 문이었지만, 지금은 전체 모집 인원의 80%를 차지하는 대세가 됐습니다. 수시가 커질수록 수능보다 내신의 힘이 세지고, 그것이 이 기사에 나오는 '내신 리셋'까지 이어진 것입니다.
입학사정관제
성적표만이 아니라 활동·잠재력·성장 배경까지 전문 심사관이 종합적으로 보고 뽑는 미국식 선발 제도입니다. 취지는 '점수 한 줄로 사람을 판단하지 말자'였습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공정성 논란 속에 평가 자료가 계속 삭제되면서, 역설적으로 내신 점수 하나로 줄 세우는 제도로 변질됐습니다. 제도는 수입할 수 있어도 그 제도를 받치는 사회 조건까지 수입할 수는 없다는 것이 이 칼럼의 교훈입니다.
학생부종합전형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의 교과 성적과 비교과 활동을 종합 평가하는 수시 전형으로, 입학사정관제가 한국식으로 정착한 형태입니다. 흔히 '학종'이라 부릅니다. 경시대회·추천서·고교명이 차례로 평가에서 빠지면서, 이름은 '종합' 전형인데 실제로는 내신 성적이 좌우하는 전형이 됐다는 것이 글쓴이의 지적입니다.
🎭 PART 9. 문화·스포츠
A26스포츠
[GS칼텍스배 프로기전] 사활 문제 풀다가 잔다
한 줄로 말하면
세계적 기사 박정환 9단도 밤마다 태블릿으로 바둑 문제를 풀다 잠들 만큼, 요즘 바둑 공부는 AI와 함께하는 시대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바둑에서 초반은 왜 어려울까요? 둘 수 있는 곳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AI가 없던 시절에는 1인자가 혼자 궁리해 새로운 수를 두면, 나머지 기사들이 머리를 맞대고 연구했습니다.
알파고가 등장한 지 10년째인 지금은 다릅니다. 인터넷만 되는 컴퓨터에 카타고*라는 바둑 AI를 띄우고 궁금한 자리를 찍으면, 99점짜리 좋은 수들을 아낌없이 보여줍니다. 혼자 끙끙댈 필요가 없어진 것입니다.
박정환 9단도 AI를 끼고 공부합니다. 태블릿PC는 책 역할을 합니다. 그의 말이 재미있습니다.
"AI를 거의 여자 친구처럼 생각하고 같이 시간을 보낸다. 그렇게 끼고 살려고 노력하면 초반이 세지지 않을까 싶다. 잠들기 전에는 태블릿PC를 거치대에 놓고 사활 문제*를 풀다가 잔다."
정작 이날 대국에서는 반전이 있었습니다. 김승진 7단을 상대한 승자 4강전에서, 백을 쥔 쪽의 승률이 90%대까지 올랐다가 거꾸로 50% 아래로 떨어진 것입니다. 백 26, 28로 위쪽으로 향한 수가 초점에서 빗나갔고, 흑 31이 알맞은 자리에 놓였습니다. 이어진 흑 33, 35의 공격에 백이 혼쭐나게 생겼다는 게 김영환 9단의 해설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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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고
누구나 무료로 쓸 수 있는 공개 바둑 AI 프로그램입니다. 알파고 이후 등장한 후배 격으로, 각 수의 승률과 추천 수를 숫자로 보여줍니다. 🎒 예전에는 스승을 찾아가야 배울 수 있던 '족집게 과외'를, 이제는 집 컴퓨터가 24시간 해주는 셈입니다. 프로 기사들의 공부 방식 자체를 바꿔 놓았습니다.
사활 문제
바둑돌 무리가 사느냐 죽느냐를 가리는 연습 문제입니다. 수학으로 치면 계산 연습 같은 기본기 훈련이라, 프로 기사도 평생 풉니다. 박정환 9단이 잠들기 전까지 푸는 게 바로 이것입니다.
A26스포츠
'AT마드리드 7번' 이강인 "빨리 시작하고 싶다"
한 줄로 말하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이적한 이강인이 에이스의 상징인 등번호 7번을 달고, 데뷔 무대를 다름 아닌 서울에서 치릅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이강인은 지난달 25일 스페인 명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AT 마드리드)와 계약하며 익숙한 스페인 무대로 돌아왔습니다. 그가 받은 등번호는 7번. 이 팀에서 에이스를 상징하는 숫자입니다.
스페인 매체 마르카는 5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SNS에 올라온 이강인의 입단 소감 영상을 조명했습니다.
"이 위대한 클럽에 합류하게 돼 매우 기쁘고 행복하다. 동료들과 감독, 모든 코치진 그리고 세계 최고라고 들었던 팬들을 빨리 만나고 싶다. 며칠 남지 않았는데 당장에라도 시작하고 싶은 열망과 기대감이 크다."
그런데 재미있는 상황이 하나 있습니다. 이강인은 아직 새 팀 동료들을 직접 만나지 못했습니다.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받은 병역특례* 관련 행정절차 때문에 출국이 늦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첫 만남이 스페인이 아니라 한국에서 이뤄집니다. AT 마드리드가 오는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잉글랜드의 맨체스터 시티와 프리시즌* 친선경기를 치르는데, 이강인은 이 방한 경기에서 새 팀과 처음 합류하게 됩니다. 🎒 전학 간 학교 친구들을, 그 학교가 우리 동네로 수학여행 왔을 때 처음 만나는 격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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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특례
올림픽 메달이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딴 운동선수에게 군 복무 대신 다른 방식(체육 분야 봉사 등)으로 병역을 마치게 해주는 제도입니다. 혜택을 받으려면 행정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이강인은 이 절차 때문에 출국이 늦어졌습니다.
프리시즌
정규 시즌이 시작되기 전, 몸을 만들고 전술을 점검하는 준비 기간을 말합니다. 이 기간에 치르는 친선경기는 승패보다 손발 맞추기가 목적이라, 구단들이 해외 투어를 돌며 마케팅 무대로도 활용합니다. AT 마드리드의 방한 경기가 바로 그 경우입니다.
A26스포츠
김민솔 vs 서교림 "토종 골프퀸은 나"
한 줄로 말하면
상금 1위 김민솔과 상반기 2승의 서교림이 하반기 첫 대회인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올해의 골프퀸' 자리를 놓고 맞붙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2026시즌 하반기 첫 대회, 제주삼다수 마스터스가 6일 제주 서귀포시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에서 개막합니다. 지난달 롯데오픈 이후 한 달여 만에 다시 만나는 두 주인공이 김민솔과 서교림입니다.
먼저 김민솔. 올해 성적표가 압도적입니다. 메르세데스-벤츠 한국여자오픈을 포함해 세 번 우승했고, 단 한 번도 컷 탈락하지 않았습니다. 톱10에 다섯 번 들며 상금 9억8452만원을 벌어 상금랭킹 1위입니다. 대상 포인트도 313점으로 선두, 평균 타수와 신인상 포인트까지 1위입니다. 이 순위를 하반기에도 지키면 주요 부문 전관왕이 됩니다.
좋은 징크스도 있습니다. 지난 6월 미국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에 나갔다가, 바로 다음 주 한국에서 열린 메르세데스-벤츠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한 경험입니다. 이번에도 미국 메이저인 AIG 여자오픈을 치르고 곧바로 한국 대회에 나서는 똑같은 흐름입니다.
"지난주 AIG 여자오픈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제주삼다수 마스터스가 제주도에서 열리는 만큼 바람과 코스에 빠르게 적응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이전보다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김민솔)
추격자는 서교림입니다. 6월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서 데뷔 첫 우승을 맛본 뒤 인카금융 더헤븐 마스터즈에서 또 우승, 지난주 오로라월드 챔피언십에서는 공동 3위에 올랐습니다. 올해 벌어들인 상금은 7억9146만원. 김민솔과의 격차는 1억9306만원 정도입니다. 큰 대회 하나로 뒤집힐 수도 있는, 손에 잡히는 거리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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컷 탈락
골프 대회는 보통 나흘간 열리는데, 이틀을 치른 뒤 성적이 나쁜 절반가량은 집에 갑니다. 이 탈락선을 '컷'이라고 합니다. 컷 탈락이 한 번도 없다는 것은 매 대회 끝까지 살아남아 상금을 챙겼다는 뜻으로, 꾸준함의 증거입니다.
대상 포인트
매 대회 성적에 따라 점수를 쌓아, 시즌이 끝났을 때 가장 많은 선수에게 '올해의 선수' 격인 대상을 주는 제도입니다. 상금은 큰 대회 한 방으로도 벌 수 있지만, 대상 포인트는 시즌 내내 잘해야 쌓입니다. 그래서 진짜 1인자를 가리는 지표로 통합니다.
메이저 대회
투어의 수많은 대회 중에서도 역사와 권위가 특별히 높은 최상위 대회를 말합니다. 🎒 시험으로 치면 중간고사가 아니라 수능입니다. US여자오픈, AIG 여자오픈이 여기에 속하고, 여기서의 성적이 선수의 급을 결정합니다.
A26스포츠
[MK 대한민국 골프장 평가] 다도해 품은 금잔디·남도의 맛 '오감 만족'
한 줄로 말하면
땅끝마을 해남의 파인비치가 4년간 공들인 '금잔디' 승부수로 전국 대중제 골프장 1위에 올랐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전남 해남의 끝자락, 다도해 해안 절벽을 품은 파인비치 골프링크스가 매일경제와 한국리서치가 공동 조사한 '제4회 MK 대한민국 골프장 평가'에서 대중제* 부문 전체 1위에 올랐습니다. 전국 대중제 골프장 중 유일하게 800점을 넘기며 코스 품질, 운영, 미관, 시설 전 부문에서 압도적인 점수를 받았습니다.
'한국의 페블비치'로 불리는 이곳을 정상에 올린 사람은 골프선수 출신인 허명호 대표입니다.
"골프장에서 가장 중요한 본질은 결국 '코스'입니다. 바다와 맞닿은 천혜의 자연 위에 한여름에도 카펫 같은 잔디를 입히고, 모든 골퍼에게 여행을 온 것처럼 잊지 못할 여운을 주고자 한 노력이 결실을 본 것 같습니다."
비결의 핵심은 '금잔디'입니다. 기존 양잔디는 여름철에 녹아내리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허 대표는 페어웨이* 전체를 금잔디로 갈아엎었습니다. 금잔디는 잎이 가늘고 촘촘해 양탄자처럼 짧게 깎을 수 있고, 해풍과 염분, 고온과 가뭄에 버티는 힘이 가장 뛰어납니다. 바닷가 골프장에 딱 맞는 잔디인 셈입니다.
그런데 왜 다른 골프장들은 안 썼을까요? 치명적 단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자라는 속도가 너무 느립니다. 교체에만 4년 넘게 걸렸고, 주변에서는 "위험 부담이 너무 크다. 다른 데서 쓰지 않는 이유가 있지 않느냐"며 반대가 거셌습니다. 허 대표는 '직접 보여주겠다'는 일념으로 밀어붙였고, 결과가 이번 1위입니다.
운영 철학도 남다릅니다. 내장객 숫자를 늘리기보다 한 사람의 만족에 집중하고, AI 카트를 도입해 혼자 치는 골프나 걸어서 도는 골프도 가능하게 했습니다. 남도 특산물로 미각까지 챙기며, 서울에서 멀다는 지리적 약점을 '일부러 찾아가는 코스'라는 강점으로 뒤집었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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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제
회원권을 사야 이용할 수 있는 '회원제' 골프장과 달리, 누구나 예약하면 칠 수 있는 골프장을 말합니다. 🎒 회원제가 멤버십 전용 클럽이라면 대중제는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 일반 식당입니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서, 이 부문 1위는 '아무나 가도 최고 경험을 주는 골프장'이라는 뜻이 됩니다.
페어웨이
티샷을 한 뒤 공이 떨어지도록 잘 다듬어 놓은 잔디밭 구역, 즉 코스의 '큰길'입니다. 골퍼가 라운드 내내 밟고 치는 곳이라, 이 잔디 상태가 골프장 평가를 좌우합니다. 파인비치는 이 큰길 전체를 금잔디로 바꾸는 데 4년을 쏟았습니다.
A26스포츠
살인 더위에 프로야구 올스톱 … 이틀간 멈춘다
한 줄로 말하면
관중이 의식을 잃고 쓰러질 정도의 폭염에, 프로야구가 사상 처음으로 이틀 연속 전 경기를 멈췄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한국야구위원회(KBO)가 5일과 6일 이틀간 1군과 2군의 모든 경기를 취소했습니다. 폭염 때문에 이틀 연속 전 경기가 멈춘 것은 KBO 역사상 처음입니다. 이로써 올 시즌 폭염으로 취소된 경기는 15경기로 늘었습니다.
결정의 계기는 아찔했습니다. 5일 인천 경기에서 20대 남성 관중이 8회 말에 온열질환*으로 의식을 잃은 것입니다. 심폐소생술과 자동심장충격기까지 동원한 끝에 의식을 되찾았습니다. 이날 하루 온열질환 의심 환자는 25명이나 나왔습니다.
사실 하루 전에도 조짐이 있었습니다. KBO는 지난 4일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진 지역의 경기만 취소할 수 있도록 기준을 정하고 잠실과 광주 경기를 취소했습니다. 그런데 그보다 한 단계 낮은 폭염경보 지역에서는 경기를 그대로 진행하게 했고, 곧바로 안전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 우려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진 것입니다.
결국 KBO는 6일 각 구단 단장과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긴급 대책회의를 엽니다. 폭염 대응 기준, 경기 운영 방식, 관중과 선수 안전 대책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할 예정입니다. 새 방침이 나오기 전까지는 경기를 아예 멈추기로 한 것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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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열질환
높은 기온에 몸이 견디지 못해 생기는 병을 통틀어 부르는 말입니다. 어지럼증 정도로 끝나기도 하지만, 심하면 의식을 잃고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인천에서 쓰러진 관중처럼 몇 시간씩 뙤약볕 야외 관중석에 앉아 있으면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어서, 야구장 안전 문제의 핵심이 됐습니다.
폭염중대경보
일반적인 폭염경보보다 한 단계 더 심각한 수준의 더위 경보입니다. KBO는 처음에 이 최고 단계일 때만 경기를 취소하도록 선을 그었는데, 바로 아래 단계인 폭염경보에서도 관중이 쓰러지면서 그 기준 자체가 너무 느슨했다는 게 드러났습니다. 이번 대책회의에서 손보게 될 대상입니다.
A27문화
"꿈은 이뤄진다"…청주 극단이 일으킨 파란
한 줄로 말하면
청주의 작은 극단 늘품이 '모스크바의 바다'로 국내 최대 연극축제 대상인 대통령상을 받았습니다. 충북 극단으로는 20년 만입니다.
연극 '모스크바의 바다' 관계자들이 지난달 30일 서울 예술가의집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송갑석 연출, 박현순 한국연극협회 이사장, 천은영 극단 늘품 대표. 이승환 기자
무슨 일이 있었나
지난달 26일 제44회 대한민국연극제 부산 폐막식. 대상인 대통령상 수상 극단으로 '늘품'이 호명됐습니다.
"꿈인가, 생시인가. 시상식장 걸어 나가면서 계속 그 생각만 했어요." (천은영 대표)
충북 청주의 극단 늘품이 '모스크바의 바다'로 국내 최대 연극축제의 정상에 오른 것입니다. 충북 극단이 대통령상을 받은 것은 2007년 이후 20년 만입니다. 1983년 시작된 대한민국연극제는 전국 시도 대표 극단이 예선을 거쳐 본선에서 최고의 연극을 가리는 무대로, 올해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통합 브랜드 '2026 아르코 썸 페스타'의 하나로 열렸습니다.
'모스크바의 바다'는 2025년 제3회 청주창작희곡공모에서 전국 77편 중 대상을 받은 이홍이 작가의 창작 희곡*입니다. 제목은 달 뒷면의 어두운 지형이 바다처럼 보여 붙은 이름입니다. 지구에서는 볼 수 없지만 달 뒷면이 분명히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아도 존재하는 마음을 다룹니다.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수능을 앞둔 8월, 고3 준수가 시험 당일 미국 플로리다로 떠나겠다고 선언합니다. 이유를 묻는 담임과 어머니에게 준수는 답하지 못합니다. 상담 끝에 드러난 사연은, 2년 전 갑자기 세상을 떠난 같은 반 혜미. 우주를 좋아했던 혜미의 유해를 로켓에 실어 보내는 우주장* 발사일이 하필 수능 당일, 플로리다로 잡힌 것입니다. 준수는 그 장례식에 가려 합니다.
혜미는 준수의 연인도, 가장 친한 친구도 아니었습니다. 생일 선물을 받고 고맙다는 말을 전하지 못한 사이였을 뿐입니다. 그 마음이 왜 수능과 맞바꿀 만큼 무거운지 준수 자신도 설명하지 못합니다. 이름을 얻지 못했지만 2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 마음. 작품은 그것을 달의 뒷면에 빗댑니다.
"잔잔한 일본 영화 같은 정서지만, 상실과 이별의 아픔을 너무 빨리 잊어버리는 우리의 이야기를 건드린 작품." (송갑석 연출)
천 대표는 희곡을 읽자마자 무대화를 결정했다고 합니다. 극단은 앙코르 공연과 서울 공연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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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희곡
번역극이나 기존 작품 각색이 아니라, 작가가 처음부터 새로 쓴 연극 대본을 말합니다. 공모전으로 발굴한 창작 희곡이 전국 최고상까지 갔다는 것은, 지역에서 '대본 발굴 → 무대화 → 수상'의 선순환이 만들어졌다는 뜻이라 연극계에서 의미가 큽니다.
우주장
고인의 유해 일부를 로켓에 실어 우주로 보내는 장례 방식입니다. 실제로 존재하는 서비스로, 이 작품에서는 우주를 좋아했던 혜미를 우주로 떠나보내는 장치이자 '수능 당일 플로리다'라는 갈등의 방아쇠가 됩니다.
A27문화
일본서 환수한 안중근 유묵 13일 공개
한 줄로 말하면
안중근 의사가 순국 직전 감옥에서 남긴 글씨 "국제법이 대포만 못하다"가 일본에서 돌아와 국민에게 공개됩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독립운동가 안중근(1879~1910) 의사가 뤼순 감옥에서 남긴 글씨가 최근 일본에서 돌아왔습니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5일 청와대에서 열린 업무보고에서 "일본에서 환수된 안중근 의사 유묵*을 8월 중 국민에게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첫 공개는 오는 13일 덕수궁 중명전 2층에서 이뤄집니다.
이번 유묵의 내용은 '만국공법불여대포'. '만국공법*, 즉 국제법이 대포만 못하다'는 뜻입니다. 국제법과 외교적 정의를 아무리 외쳐도 강한 군사력 앞에서는 힘을 쓰지 못한다는, 약육강식의 냉혹한 국제 정세를 꿰뚫어 본 말입니다. 나라를 빼앗기던 시대의 통찰이 100년이 지난 지금 읽어도 서늘합니다.
안 의사는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역에서 한반도 식민지화를 주도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했고, 이듬해 2월 사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이 유묵은 순국일인 1910년 3월 26일을 며칠 앞두고 쓴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형 집행까지 약 40일 동안 옥중에서 많은 글씨를 남겼다고 전해집니다. 그 가치가 어느 정도냐면, 지난 6월 케이옥션 경매에서 안중근 유묵 '백인당중유태화'는 경합 끝에 27억원에 낙찰되며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이날 업무보고에는 관람객들이 신경 쓸 소식도 하나 있었습니다. 국가유산청이 "11월 중 새로운 궁·능 관람료 기준을 발표하고 2027년 1월 1일부터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힌 것입니다. 경복궁을 비롯한 조선왕릉 관람료 인상을 사실상 예고한 셈인데, 인상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현재 궁궐 관람료는 2005년 이후 20년 넘게 그대로입니다. 경복궁과 창덕궁이 성인 1명당 3000원, 창경궁과 덕수궁은 1000원. 🎒 커피 한 잔 값도 안 되는 돈으로 조선의 정궁을 둘러보는 셈입니다. 올해 1~6월 4대 궁과 종묘를 찾은 관람객은 741만여 명, 하루 평균 4만 명꼴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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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묵
세상을 떠난 사람이 생전에 남긴 글씨나 그림을 말합니다. 안중근 의사의 유묵은 사형 집행을 기다리는 40일 동안 쓴 것이라, 글씨 자체가 유언이자 역사 기록입니다. 경매에서 27억원에 팔릴 만큼 문화재로서의 가치도 인정받고 있습니다.
만국공법
'모든 나라에 적용되는 법'이라는 뜻으로, 당시 국제법을 부르던 말입니다. 조선은 국제법이 나라를 지켜줄 것이라 기대했지만, 현실은 군함과 대포가 모든 것을 결정했습니다. 안 의사의 "만국공법이 대포만 못하다"는 그 배신감과 현실 인식을 여덟 글자에 눌러 담은 것입니다.
A27문화
SNS 뒤덮은 소년의 거짓말 … 그 끝에 발견한 위로의 진실
한 줄로 말하면
죽은 동급생의 친구인 척한 외톨이 소년의 거짓말이 SNS를 타고 전국으로 퍼지는 이야기, 뮤지컬 '디어 에반 핸슨'이 2년 만에 돌아왔습니다.
뮤지컬 '디어 에반 핸슨'의 2024년 초연 공연 사진. 에스앤코
무슨 일이 있었나
지난 1일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뮤지컬 '디어 에반 핸슨'이 막을 올렸습니다. 외로움은 혼자만의 고통이 아니며, 누구나 공감받고 이해받을 수 있다는 위로를 건네는 작품입니다.
주인공 에반은 외톨이입니다. 학교 복도를 바닥만 보며 지나고, 식당에서는 혼자 밥을 먹습니다. 그런 그가 어느 날, 세상을 떠난 또 다른 외톨이 동급생 코너의 '하나뿐인 친구'였다는 오해를 받습니다. 우물쭈물하는 사이 슬퍼하는 유족과 마주하게 됐고, 코너와의 추억을 더 들려달라는 부탁까지 받습니다. 차마 아니라고 말하지 못한 에반은 그 자리에서 아름다운 우정 이야기를 꾸며냅니다.
한 가족을 위로하려던 선의의 거짓말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집니다. 거짓 우정이 전국적인 외로움 예방 캠페인의 근간이 되고, SNS를 타고 세상으로 번져나갑니다. 에반은 그토록 원하던 관심을 얻지만, 거짓 위에 세워진 새 삶 때문에 고민은 깊어집니다. 관심을 얻으려던 거짓말이 관심 때문에 무너질 위기에 놓이는, 얄궂은 구조입니다.
이 작품, 이력이 화려합니다. 2016년 브로드웨이 개막 후 토니상에서 최우수작품상 포함 6개 부문을 휩쓸었고, 그래미상 최고 뮤지컬 앨범상까지 받았습니다. 2021년에는 줄리앤 무어, 에이미 애덤스가 출연한 동명 영화로도 만들어졌습니다. 한국에서는 2024년 아시아 최초 라이선스 공연으로 초연돼 제9회 한국뮤지컬어워즈 작품상과 프로듀서상을 받았고, 이번 재연에서는 박강현, 임규형, 나현우가 에반 역을 맡습니다.
박소영 연출의 무대도 볼거리입니다. 무대를 뒤덮은 수많은 LED 패널이 쉴 새 없이 흘러가는 SNS 피드와 휴대전화 알림창을 실감나게 구현했습니다. 하지만 가장 강력한 무기는 음악입니다. 영화 '라라랜드'로 유명한 파섹 앤드 폴 콤비가 작곡·작사를 맡았고, 대표 넘버* 'Waving Through a Window'에서 에반은 이렇게 노래합니다.
"누군가 날 알아볼 거라 믿고 한참을 그저 기다려봐도 모두 나를 지나쳐 갈 뿐. 보이지 않나요 날 알아봐 줄 사람."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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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
뮤지컬에 나오는 노래 한 곡 한 곡을 부르는 말입니다. 대본의 대사가 못다 한 감정을 노래가 대신 전하기 때문에, 히트 넘버 하나가 작품 전체의 흥행을 끌고 가기도 합니다. 'Waving Through a Window'가 이 작품의 그런 곡입니다.
라이선스 공연
해외 원작의 판권을 정식으로 사서, 한국 배우와 한국어로 다시 올리는 공연 방식입니다. 🎒 해외 인기 예능의 '한국판 정식 리메이크'와 같은 구조입니다. '아시아 최초 라이선스'라는 것은 브로드웨이가 이 작품의 첫 아시아 무대로 한국을 골랐다는 뜻입니다.
토니상
미국 브로드웨이 연극·뮤지컬 분야 최고 권위의 상입니다. 영화의 아카데미상에 해당하는 무대판 최고 영예로, 여기서 6관왕을 했다는 것은 작품성이 검증됐다는 보증서와 같습니다.
A27문화
[매일경제TV]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의 새 도전 · [MBN] 가수 정삼·방은희의 사모곡
한 줄로 말하면
6일 밤 TV에서는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의 우주 이후의 삶과, 가수 정삼·배우 방은희의 어머니를 향한 애틋한 사연이 방송됩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먼저 매일경제TV '이야기를 담다'(6일 오후 11시 20분). 한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 박사가 2008년 우주인이 되기까지의 과정과 그 이후의 삶을 들려줍니다. 당시 경쟁률은 무려 3만6000대 1. 🎒 잠실야구장을 가득 채운 관중보다 많은 사람 중에 단 한 명이 뽑힌 셈입니다. 그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다양한 과학 실험을 수행하며 한국 우주 개발의 새 역사를 썼습니다.
우주에 다녀온 뒤의 이야기가 더 흥미롭습니다. 이 박사는 현재 국내 우주 기술 기업과 함께 초분광 기술*과 우주 데이터 활용 분야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위성 데이터로 농업을 돕고, 위장된 군사 시설을 가려내는 정밀 관측 기술까지, 우주 기술이 일상과 산업에 쓰이는 사례를 방송에서 소개합니다.
같은 날 MBN '특종세상'(오후 9시 10분)은 가수 정삼의 사연을 다룹니다. 그는 15년 전 아버지가 남긴 4억원의 빚과 이혼의 아픔 속에서 두 남매를 홀로 키웠습니다. 손주들을 품어준 어머니가 과로로 뇌경색*까지 겪자 불효를 자책합니다. 4년 만에 마련한 보금자리로 어머니를 모시려 하지만, 어머니는 짐이 되고 싶지 않다며 거절합니다. 남동생의 중재로 겨우 마음을 열어도, 펜션 일을 돕겠다는 어머니와 아들은 또 부딪힙니다.
두 번의 이혼을 겪은 배우 방은희의 이야기도 이어집니다. 6년 전 이혼 후 극심한 생활고에 1년간 어머니를 찾지 못했던 사이, 어머니는 목욕 중 넘어져 홀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방은희는 그 빈자리를 마주하며 눈물과 함께 죄책감을 털어놓습니다.
용어
본문에서 만난 용어, 다시 정리
국제우주정거장
여러 나라가 함께 만들어 지구 궤도에 띄워 놓은 거대한 우주 실험실입니다. 영어 약자로 ISS라고 부릅니다. 우주인들이 몇 달씩 머물며 무중력 환경에서만 가능한 실험을 하는 곳으로, 이소연 박사가 한국인 최초로 이곳에서 실험을 수행했습니다.
초분광 기술
사람 눈이 보는 색보다 훨씬 잘게 쪼갠 수백 개의 빛 파장으로 사물을 촬영·분석하는 기술입니다. 겉보기엔 똑같은 초록색이라도 진짜 숲과 위장막은 빛 반사 특성이 달라 구분됩니다. 그래서 농작물 상태 진단부터 위장 군사시설 탐지까지 쓰임새가 넓습니다.
뇌경색
뇌로 가는 혈관이 막혀 뇌세포가 손상되는 병입니다. 과로와 스트레스가 위험을 키우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삼의 어머니가 손주들을 돌보다 이 병을 얻으면서, 아들의 자책이 시작됩니다.
A29문화
MBC 대주주 방문진 … 신임 이사장에 강형철
한 줄로 말하면
MBC의 최대 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새 이사장에 언론학자 강형철 숙명여대 교수가 뽑혔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문화방송(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가 새 이사장으로 강형철 이사를 선출했습니다. 방문진은 지난 4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재적 위원 과반의 표를 얻은 강 이사를 신임 이사장으로 호선했다고 5일 밝혔습니다.
강 신임 이사장은 현재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로, 연합뉴스와 YTN 기자 출신입니다. 2016년 한국방송학회장, 2018년 KBS 이사, 2022년 MBC 시청자위원회 위원장을 지냈습니다. 언론 현장과 학계, 방송사 감독 기구를 두루 거친 이력입니다.
왜 이 인사가 문화면 뉴스가 될까요? 방문진은 MBC의 최대 주주로서 MBC 사장 선임 등에 영향력을 가진 기구이기 때문입니다. 그 수장이 바뀌는 것은 곧 MBC의 방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일입니다. 강 이사장의 임기는 2029년 7월 9일까지입니다.
용어
본문에서 만난 용어, 다시 정리
대주주
회사의 주식을 가장 많이 가진 주주를 말합니다. 주식이 많을수록 회사 경영에 대한 발언권이 커집니다. MBC의 대주주는 개인이나 기업이 아니라 방송문화진흥회라는 공적 기구인데, 이는 방송사가 특정 자본에 휘둘리지 않도록 만든 장치입니다.
호선
외부에서 뽑아오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끼리 자기들 중 한 명을 대표로 뽑는 방식입니다. 🎒 반장 선거를 반 학생들끼리 치르는 것과 같습니다. 방문진 이사들이 이사회에서 투표해 이사 중 한 명인 강형철 이사를 이사장으로 뽑은 것이 바로 호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