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으로 잘라내지 않았습니다. 각 기사마다 실제 내용(수치·인용)을 먼저 싣고,
바로 아래에 그 기사에 나온 용어를 문맥과 함께 풀었습니다.
용어* 본문에 이렇게 별표가 붙은 말은 기사 끝에서 한 번 더 자세히 설명합니다.
98해설 기사
8파트
204학습 용어
지면 111건 중 본문이 있는 101건. 각 기사마다 ① 실제 기사 내용 → ② 그 기사에 나온 용어 순서입니다.
📈 PART 1. 경제·증권
A1경제
비수도권 '성장엔진' 25곳 뽑는다
한 줄로 말하면
정부가 수도권을 뺀 전국 25곳에서 지역을 먹여 살릴 대표 산업을 골라, 그 산업의 대장 기업에 돈을 몰아줍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정부가 이달 안에 수도권을 뺀 전국 25개 지역에서 각각 '성장엔진'을 뽑습니다. 성장엔진은 그 지역을 먹여 살릴 핵심 산업이라는 뜻입니다.
8월 4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간 지방정부, 앵커기업 등과 지속적인 협의를 거쳐 권역별 성장엔진 산업을 3~4개씩 압축했다."
방식은 이렇습니다. 수도권 말고 7개 권역에서 각각 산업을 3~4개씩 정합니다. 그리고 산업마다 대장 기업, 즉 앵커기업*을 세웁니다. 이 대장 기업이 주변 협력사들까지 끌고 성장하도록 만드는 그림입니다.
이 7개 권역을 정부는 5극3특*이라고 부릅니다. 나라를 몇 개의 큰 덩어리로 나눠 균형 있게 키우자는 구상입니다.
정부는 대장 기업에 '성장엔진 특별보조금'이라는 새 지원금도 만듭니다. 산업부와 기획예산처가 규모를 놓고 실무 논의 중이고, 정해지면 청와대에 보고해 빠르게 추진할 방침입니다.
한 가지 헷갈리기 쉬운 대목이 있습니다. 이 특별보조금은 전날 재정경제부가 세제개편안에서 발표한 국내생산촉진세제*와는 별개입니다. 국내생산촉진세제는 '한국판 IRA'라고도 불립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이렇게 말했습니다.
"집값 등 모든 문제의 근원에는 수도권 집중이라는 뿌리가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지역균형 발전, 특히 지방 우대 산업·경제정책이 매우 중요하다."
용어
본문에서 만난 용어, 다시 정리
앵커기업
배가 항구에 닻(앵커)을 내리면 배가 떠내려가지 않죠. 지역 산업에서 그 닻 역할을 하는 큰 기업이 앵커기업입니다. 이 기업 하나가 자리를 잡으면 부품·소재·서비스 협력사들이 그 주변에 모여들고, 일자리와 세금이 따라옵니다. 정부가 이 기업을 콕 집어 지원하는 이유입니다.
5극3특
전국을 '5개의 큰 축(극)'과 '3개의 특별한 구역'으로 나눠 균형 있게 키우겠다는 지역 발전 구상입니다. 서울·수도권 한 곳에 사람과 돈이 몰리는 문제를 풀려고, 지방에도 각자의 성장 거점을 만들자는 것입니다.
국내생산촉진세제 (한국판 IRA)
🎒 미국이 자기 나라 안에서 물건을 만드는 기업에 세금을 깎아준 법이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입니다. 이걸 본떠 우리도 국내에서 생산하는 기업의 세금을 덜어주자는 게 국내생산촉진세제입니다. 기사에서 강조하는 핵심은, 이건 위의 '성장엔진 특별보조금'과 완전히 다른 별개의 지원책이라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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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경제
AI가 매일 아침 퀴즈 … 매경 앱으로 '경제 문해력' 쑥
한 줄로 말하면
매일경제 앱이 AI로 매일 아침 경제 퀴즈 5개를 내주는 '경제 학습터'로 변신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출근길 지하철에서 매일경제 앱을 연 직장인 김 모씨. 그는 전날 읽은 반도체 기사와 관련한 뉴스 퀴즈를 풀었습니다. 단순히 기사 내용을 확인하는 문제뿐 아니라, 정부 지원 정책이 기업 투자와 국가 재정에 어떤 영향을 줄지 묻는 문제도 나왔습니다.
오답 해설까지 읽은 김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기사를 읽을 때는 막연했던 경제 개념이 퀴즈를 풀면서 명확해졌다."
점심시간엔 앱에서 AI와 오목 한 판을 두며 머리를 식혔습니다.
매일경제 포털과 앱이 독자가 능동적으로 읽고 배우고 즐기는 '쌍방향 지식 플랫폼'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뉴스 퀴즈, 그리고 AI 에이전트 'MAI'의 경제학습 기능을 강화했습니다.
핵심은 매일 아침 나오는 경제 퀴즈 5개입니다. AI가 그날의 최신 기사를 분석해 문제를 만듭니다. 문제 수준이 다양합니다. 시사 상식을 묻는 단답형부터, 정책 쟁점과 산업 구조를 종합해야 풀리는 고난도 분석형까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문제입니다. '가격 정보를 복잡하게 만들어 실질 가격이 왜곡되거나 숨겨지는 현상을 뜻하는 용어는?' 이 문제로 가격 왜곡*이라는 개념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합니다.
정책의 효과와 위험을 동시에 따져야 하는 문제도 있습니다. 정부가 예상보다 많은 세금을 걷어 반도체,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같은 전략산업과 청년 인재 양성에 집중 투자하는 상황을 던져준 뒤, 핵심 쟁점을 묻는 식입니다. 해설에서는 그 투자가 성장과 고용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경기와 세수 전망이 빗나가면 위험할 수 있다는 양면을 짚어줍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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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왜곡
🎒 통신요금제를 떠올려 보세요. 기본료 따로, 데이터 따로, 할인 조건 따로. 이렇게 가격을 복잡하게 쪼개 놓으면 내가 실제로 얼마를 내는지 알기 어렵죠. 이렇게 진짜 가격이 흐려지거나 숨겨지는 현상이 가격 왜곡입니다. 소비자가 손해를 봐도 알아채기 힘들어 문제가 됩니다.
피지컬 AI
화면 속에서 글이나 그림만 만드는 AI가 아니라, 로봇처럼 실제 몸을 가지고 현실 세계에서 움직이고 일하는 AI를 말합니다. 공장 로봇, 자율주행차, 물류 로봇 등이 여기에 들어갑니다. 정부가 미래 전략산업으로 꼽는 분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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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경제
지역투자 기업 전기료 더 감면 … 연내 '메가특구' 1호 지정
한 줄로 말하면
지방에 투자하는 기업엔 전기요금을 깎아주고, 앞으로 산업용 전기료는 지역에 따라 4단계로 다르게 매깁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산업통상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가 하반기 업무보고에서 '지역 균형'과 '동반 성장'을 앞세웠습니다. 지방에 투자하는 기업 혜택을 늘리고, 수도권과 지방의 전기요금을 다르게 매기는 계획까지 구체화했습니다.
8월 4일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이렇게 밝혔습니다.
"연내 메가특구법을 제정하고 제1호 메가특구를 지정할 것이다."
메가특구*는 지방에 투자하는 기업에 특별보조금과 생활 여건(정주여건)을 지원하는 특별 구역입니다. 심지어 일정 소득을 넘는 근로자에게는 주 52시간제를 예외로 적용하는 파격안까지 검토 중입니다.
산업부는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이 함께 크도록 민관 합동으로 총 15조원 펀드도 만듭니다. 5년간 5조원 규모의 '산업 생태계 함께 성장 프로젝트'와, 10조원 규모의 '산업성장펀드'로 구성됩니다. 함께 성장 프로젝트에는 정부가 1조8000억~2조원을 넣고, 앵커기업이 2조원가량을 투자합니다.
기후부는 지방 투자 기업의 전기료를 깎아줍니다. 방법은 차등요금제*입니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이달에 초안을 발표하고 공청회를 열겠다고 했습니다. 그는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송전선로 이용 비용, 전력 자립도, 국가균형발전 등 세 가지 변수를 적절히 반영해 잠정적으로 네 분야로 나눠 차등하려고 한다."
또 기후부는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넣을 신규 원전과 소형모듈원자로(SMR)에 대해 이달부터 공론화 절차를 밟습니다. 계획의 윤곽은 10월께 나올 전망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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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특구
지방에 기업 투자를 끌어오기 위해 파격 혜택을 몰아주는 특별 구역입니다. 보조금과 생활 인프라 지원은 물론, 고소득 근로자에겐 주 52시간 근무 규정을 빼주는 방안까지 검토됩니다. 정부는 올해 안에 관련 법을 만들고 1호 구역을 지정하겠다고 했습니다.
산업용 전기요금 차등요금제
🎒 지금은 전국 어디서나 산업용 전기료가 비슷합니다. 앞으로는 지역에 따라 요금을 다르게 매기겠다는 게 차등요금제입니다. 발전소에서 멀어 송전선을 많이 써야 하는 곳, 전기를 스스로 못 만드는 곳은 더 비싸게 매기는 식입니다. 지방에 발전소와 공장을 분산시키려는 유도책입니다.
소형모듈원자로 (SMR)
기존 원자력발전소는 축구장 여러 개 크기의 거대 시설입니다. SMR은 이걸 훨씬 작게 모듈(조립 부품)처럼 만든 소형 원전입니다. 공장에서 미리 만들어 필요한 곳에 옮겨 설치할 수 있어 건설이 빠르고, 안전성도 높다고 평가받는 차세대 원전입니다.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나라 전체가 앞으로 전기를 얼마나 쓸지 예측하고, 그 전기를 어디서 어떻게 만들지(원전·태양광·가스 등) 짜는 정부의 중장기 청사진입니다. 2년마다 새로 짜며, 지금은 12번째 계획을 준비 중입니다. 신규 원전을 몇 기 지을지가 이 계획에 담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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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경제
삼성발 성과급 분쟁에 노봉법 지침 내놓는다
한 줄로 말하면
기업의 경영 판단을 놓고 노사가 어디까지 다툴 수 있는지 헷갈려지자, 고용노동부가 8월에 기준을 정리한 지침을 내놓기로 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삼성전자 성과급 지급과 호남 반도체 공장 문제를 계기로 갈등이 커졌습니다. 기업의 경영 판단이 어디까지 노사가 다툴 수 있는 대상인지가 쟁점입니다. 고용노동부가 이걸 정리할 별도 지침을 내놓기로 했습니다.
8월 4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고용노동부는 기업 투자, 영업이익, 성과급을 둘러싼 현장 갈등을 줄일 지침을 8월에 발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서 배경이 되는 게 노란봉투법입니다. 다만 고용노동부는 이번 논란을 노란봉투법 개정의 직접적 결과로 보긴 어렵다고 했습니다. 법을 또 고치는 게 아니라, 지침으로 해석 기준만 명확히 하겠다는 취지입니다. 핵심은 어디까지가 노동쟁의의 대상인지를 분명히 하는 데 있습니다.
반도체 같은 국가전략산업과 특정 지역에 주 52시간제 예외를 주는 방안은 이날 보고에서 빠졌습니다. 이른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과 지역·산업별 근로시간 특례를 논의는 하고 있지만, 아직 정부안으로 확정하지 않았다는 설명입니다.
이 밖에도 고용노동부는 여러 안을 예고했습니다. 35세 미만 청년이 일정 기간 고용보험에 가입한 뒤 스스로 그만둬도, 평생 1번은 구직급여 성격의 지원금을 주는 방안을 추진합니다. 또 '세대 상생형' 정년연장을 법으로 만들되, 청년 일자리가 줄까 봐 청년고용의무제 강화도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하반기엔 노사가 부딪칠 법안이 몰려 있습니다. 특수형태근로종사자·플랫폼 노동자·프리랜서를 보호하는 '일하는 사람 권리 기본법', 그리고 근로자추정제*를 12월에 패키지로 입법할 계획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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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봉투법
노동조합의 파업 등으로 회사가 손해를 봤을 때, 회사가 노동자 개인에게 무는 손해배상 책임을 제한하는 법입니다. '노란봉투'는 과거 손배소에 시달린 노동자들에게 시민들이 노란 봉투에 성금을 담아 보낸 데서 유래한 이름입니다. 노사 양쪽 이해가 첨예하게 갈리는 법입니다.
노동쟁의
임금, 근로시간, 복지처럼 근로 조건을 놓고 노사가 의견이 갈려 다투는 상태를 말합니다. 파업 같은 단체행동은 이 노동쟁의 상태에서만 정당하게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성과급 규모 같은 경영 판단이 노동쟁의 대상이 되느냐'가 이번 갈등의 핵심 질문입니다.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 '사무직(화이트칼라)은 예외(이그젬션)'라는 뜻입니다. 일정 소득 이상 사무직 근로자에겐 주 52시간 같은 근로시간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 제도입니다. 일한 시간이 아니라 성과로 평가받는 직군에 유연성을 주자는 취지지만, 장시간 노동을 부추길 수 있다는 반대도 큽니다.
근로자추정제
배달기사, 프리랜서처럼 '근로자냐 아니냐'가 애매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법적 다툼(민사 분쟁)을 할 때, 일단 근로자인 것으로 '추정'하고 시작하자는 제도입니다. 그러면 근로자로서 보호받기가 훨씬 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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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4증권
ISA 5년만기 도입에 … "장투·복리기회 사라져" 투자자 분통
한 줄로 말하면
세금을 오래 미룰 수 있던 ISA 계좌의 만기가 내년부터 최장 5년으로 묶이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장기 투자 전략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정부가 일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만기를 내년부터 최장 5년으로 제한하기로 했습니다. 개인투자자 불만이 큽니다.
이번 논란의 중심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입니다. 한 계좌 안에서 예금·펀드·주식 등을 굴리면서 세금 혜택을 받는 만능 통장입니다.
8월 4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정부는 일반 ISA 계약 기간을 '최초 3년+연장 2년'으로 제한하는 세법 개정안을 발표했습니다. 지금은 의무가입 3년을 채운 뒤 계약을 계속 연장할 수 있어 사실상 무기한 굴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최장 5년까지만 유지하고, 그다음엔 기존 계좌를 해지하고 새로 열어야 합니다. 총 납입한도 1억원은 그대로 유지됩니다.
왜 투자자들이 화가 났을까요? 핵심은 두 가지 혜택에 있습니다.
첫째는 과세이연*입니다. ISA는 계좌 안에서 난 이익에 대해 만기까지 세금을 미뤄줍니다. 둘째는 200만~400만원을 뺀 나머지 이익에 9.9%만 떼는 분리과세입니다.
그래서 투자자들은 이런 전략을 썼습니다. 나스닥·S&P500을 따르는 국내 상장 해외 ETF를 1억원 한도로 모으며 만기를 계속 연장한 겁니다. 이 ETF의 시세차익은 '배당소득'으로 분류되는데, 이게 2000만원을 넘으면 금융소득종합과세*(최대 49.5%) 대상이 됩니다. 하지만 ISA 안에서 굴리며 만기를 미루면, 당장 이 무거운 세금을 안 내도 됩니다.
그런데 만기가 5년으로 묶이면 초장기 투자의 복리효과*를 누릴 수 없게 됩니다. 대신 정부는 만기 10년에 2억원까지 넣고 이자·배당을 전액 비과세하는 '생산적금융 ISA'를 새로 만들었습니다. 다만 이건 국내 상장 해외 ETF에는 투자할 수 없고, 국내 주식·펀드에만 넣을 수 있습니다.
정부는 무기한 과세이연이 과도한 세제 혜택이라 정상화하는 것이라고 밝혔지만, 국회 세법 논의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됩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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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ISA)
🎒 예금, 펀드, 주식을 한 바구니(계좌)에 담아 굴리는 '만능 통장'입니다. 여기서 난 이익은 일정액까지 세금을 깎아주고, 나머지도 낮은 세율(9.9%)로 따로 매겨줍니다. 세금을 아끼며 재산을 불리라고 나라가 만든 절세 계좌인데, 이번에 그 혜택이 줄어드는 겁니다.
과세이연
세금을 '지금' 안 내고 '나중'으로 미뤄주는 것입니다. 당장 세금으로 나갈 돈까지 계속 투자에 굴릴 수 있으니, 눈덩이가 더 크게 불어납니다. ISA의 만기가 사라지면 이 미루기를 사실상 무기한 할 수 있었는데, 5년으로 묶이면 그 이점이 사라집니다.
금융소득종합과세
이자·배당 같은 금융소득이 한 해 2000만원을 넘으면, 그 소득을 다른 소득과 합쳐 최고 49.5%까지 높은 세율로 매기는 제도입니다. 절반 가까이 세금으로 나갈 수 있어, 큰손 투자자들이 가장 피하고 싶어 하는 세금입니다. ISA는 이걸 피하는 통로였습니다.
복리효과
🎒 이자가 원금에 붙고, 그 불어난 돈에 다시 이자가 붙는 '이자가 이자를 낳는' 효과입니다. 눈사람을 굴리듯 굴릴수록 가속이 붙어, 시간이 길수록 위력이 폭발적으로 커집니다. 그래서 만기를 짧게 묶으면 이 눈덩이를 오래 굴릴 수 없게 돼 투자자들이 반발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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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0경제
석유류 가격 주춤하자… 7월 물가 3% 아래로
한 줄로 말하면
급등하던 기름값이 최고가격제 등으로 잦아들면서,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석 달 만에 2%대(2.8%)로 내려왔습니다.
4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농산물 코너에서 시민이 채소를 고르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이날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8% 올라 상승률이 석 달 만에 2%대로 낮아
무슨 일이 있었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개월 만에 2%대로 내려왔습니다. 중동전쟁 여파로 급등했던 기름값이 잦아든 게 주된 이유입니다.
8월 4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9.77로 1년 전보다 2.8% 올랐습니다.
흐름을 보면 이렇습니다. 3월 2.2%, 4월 2.6%로 2%대였다가, 유가 상승이 본격화하며 5월 3.1%, 6월 3.2%로 두 달 연속 3%를 넘었습니다. 그러다 7월에 다시 2%대로 복귀한 겁니다.
이유는 국제유가 하락과, 정부가 전쟁 이후 계속 시행해온 석유 최고가격제입니다. 석유류 가격은 7월에 15.5% 올랐지만, 6월의 24.7%보다 상승 폭이 크게 줄었습니다. 물가를 끌어올린 정도, 즉 물가 상승 기여도도 0.60%포인트로, 6월의 0.93%포인트보다 낮아졌습니다.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국제유가나 환율 인하에 최고가격제 등 정부의 시장 안정화 정책 효과가 가시화하면서 오름세가 둔화됐다."
특히 재정경제부는 최고가격제가 7월 물가 상승률을 0.3%포인트 낮췄다고 추정했습니다. 이 제도가 없었다면 물가 상승률은 3.1%로 다시 3%대였을 거란 분석입니다.
농축수산물도 한몫했습니다. 7월 상승률이 0.9%로 6월(3.2%)보다 크게 줄었고, 농산물은 아예 2.2% 하락으로 돌아섰습니다. 다만 국산 쇠고기(5.7%), 쌀(7.9%), 수입 쇠고기(8.7%), 달걀(7.5%), 고등어(7.0%), 파(18.3%)는 값이 올랐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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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지수
🎒 우리가 흔히 사는 물건과 서비스 수백 개를 장바구니에 담아, 그 값이 얼마나 변했는지 하나의 숫자로 만든 것입니다. 기준 시점(2020년)을 100으로 놓고 잽니다. 지수가 119.77이라는 건, 2020년에 100원이던 장바구니가 지금은 약 120원이 됐다는 뜻입니다.
최고가격제
'이 값보다 비싸게 팔면 안 된다'고 정부가 상한선(천장 가격)을 정하는 제도입니다. 전쟁으로 기름값이 치솟자, 정부가 석유 가격에 천장을 씌워 더 오르지 못하게 막은 겁니다. 정부 추정으로 이 조치가 7월 물가를 0.3%포인트나 낮췄습니다.
물가 상승 기여도
전체 물가가 오른 폭 중에서 특정 품목이 '몇 %포인트 만큼 밀어 올렸는지'를 나타내는 숫자입니다. 예컨대 석유류의 기여도가 0.60%포인트라면, 전체 물가 상승분 중 0.60%포인트는 기름값 탓이라는 뜻입니다. 어떤 품목이 물가를 흔드는 주범인지 콕 집어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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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4경제
전미경영학회 '2035년 서울 개최' 추진
한 줄로 말하면
세계 최대 경영학 행사인 전미경영학회 연례회의를 2035년(혹은 2032년) 서울로 유치하려는 도전이 시작됐습니다.
양희동 위원장
무슨 일이 있었나
한국 경영학계가 세계 최대 경영학 행사인 전미경영학회(AOM)* 연례회의의 서울 유치에 본격 나섰습니다. 목표는 2035년이지만, AOM 방침에 따라 2032년으로 앞당겨질 수도 있습니다.
지난 2일(현지시간) 제86회 연례회의가 열린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국내 경영학계는 'AOM 서울 유치위원회' 발대식을 열었습니다.
양희동 공동유치위원장(전 한국경영학회장)은 이렇게 강조했습니다.
"한국이 연례회의를 유치할 경우 아시아 첫 개최지라는 의미가 있다. 한국 경영학의 학문적 위상은 물론이고 산업 경쟁력과 K브랜드를 전 세계에 알리는 국가적 프로젝트가 될 것이다."
일정은 이렇습니다. 차기 개최지는 2030년까지 확정돼 있고, 보통 6~7년 전에 개최지를 정합니다. 2031년은 미국 도시가 유력하고, 2032년은 아직 미정입니다. 만약 AOM이 2032년에 아시아 개최를 결정하면, 유치위는 도전 시기를 앞당길 방침입니다.
1차 후보 도시는 서울과 함께 싱가포르, 홍콩, 도쿄가 뽑혔습니다. AOM 집행부는 오는 12월 서울을 찾아 현장 실사*를 진행하고, 최종 선정은 내년 하반기에 이뤄질 전망입니다. 서울대·고려대·KAIST 등 8개 대학이 유치전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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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경영학회 (AOM)
전 세계 경영학자들이 모이는 세계 최대 규모의 경영학 학술단체이자 행사입니다. 매년 연례회의에 수천~수만 명이 참가합니다. 이 행사를 서울에 유치하면, 아시아 첫 개최지가 되고 한국 경영학의 위상과 K브랜드를 세계에 알리는 무대가 됩니다.
현장 실사
서류만 보는 게 아니라, 심사하는 쪽이 직접 현장에 와서 두 눈으로 확인하는 절차입니다. AOM 집행부가 12월 서울을 찾아 회의장, 교통, 숙박 같은 개최 여건을 실제로 점검하는 것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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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0경제
중소기업 지원 중복·낭비 막아 4.2조원 절감한다
한 줄로 말하면
여러 부처에 흩어져 겹치던 중소기업 지원사업을 정리해 4조2000억원을 아끼고, 그 돈을 AI·바이오 같은 미래 분야에 다시 넣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정부가 17개 부·처·청에 흩어진 중소기업 지원사업을 대대적으로 손질해 4조2000억원 규모의 예산을 줄입니다. 아낀 돈은 창업·AI 대전환 등 이재명 정부 역점 분야에 다시 투자합니다.
8월 4일 중소벤처기업부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중소기업 지원사업 효율화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다른 부처에는 겹치는 사업을 통폐합하고, 이른바 뿌려주기식* 소액 사업에서 벗어나며, 성과 낮은 사업을 퇴출하라고 요구할 방침입니다.
구체적으로 보겠습니다. 예비창업패키지 등 각종 예비창업 지원사업은 '모두의 창업'으로 하나로 합쳐 764억원을 아낍니다. 모든 업종을 지원하던 사업은 AI·반도체에 집중해 127억원을 절감합니다.
관리 방식도 조입니다. 중앙·지방정부가 중소기업 예산을 새로 만들거나 바꿀 때 중기부와 미리 협의해야 하는 대상을, 광역지자체에서 기초지자체로 넓힙니다. 정책 조정에 힘을 싣기 위해, 중소기업정책심의회는 장관 주재에서 경제부총리 주재 회의로 격상합니다.
아낀 돈은 신안보·제약바이오·기후테크·K소비재·제조AI의 5대 신성장 분야에 집중 투입합니다. 연간 400개 혁신기업을 뽑아, 기업당 최대 5년간 400억원 이상 규모의 정책 패키지를 지원할 방침입니다.
또 온누리상품권과 지역화폐의 연계도 강화합니다. 온누리상품권 앱에서 지역화폐를 쓸 수 있게 하고, 온누리상품권으로 소비하면 일정 비율을 지역화폐로 돌려주는 시범사업도 추진합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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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려주기식 사업
🎒 한 그릇에 담아야 배가 부른데, 여러 그릇에 국물만 조금씩 나눠 담는 격입니다. 지원금을 수십·수백 곳에 소액으로 잘게 쪼개 나눠주면, 정작 어느 기업도 제대로 크지 못합니다. 정부가 이런 방식을 없애고 될 만한 곳에 집중하겠다는 것입니다.
온누리상품권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가게에서 쓰라고 정부가 발행하는 상품권입니다. 대형마트 대신 골목상권에서 돈이 돌게 하려는 취지입니다.
지역화폐
특정 지역 안에서만 쓸 수 있게 지방정부가 발행하는 화폐입니다. 그 지역 가게에서만 통용돼, 돈이 동네 밖으로 새 나가지 않고 지역 경제 안에서 돌게 만듭니다. 정부는 이 지역화폐와 온누리상품권을 서로 연결해 시너지를 내려 합니다.
정부의 제약·바이오 정책펀드*가 1조원 규모에 육박하면서 바이오주 기대감이 커졌습니다. 바이오주를 중심으로 코스닥 지수는 최근 3거래일간 21%가량 급등했습니다.
특히 눈길을 끈 건, 사상 처음으로 3거래일 연속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된 일입니다.
8월 4일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43.37포인트(5.88%) 오른 780.72에 마감했습니다. 지난달 31일부터 3거래일 연속 상승세입니다. 이날 오전 10시 47분께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는데, 올해 들어 17번째입니다.
상승은 바이오주가 이끌었습니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알테오젠이 9.29% 올랐고, HLB는 11.17%, 리가켐바이오는 15.20%, 디앤디파마텍은 14.29% 뛰었습니다. 2차전지주 에코프로(5.94%)·에코프로비엠(5.89%)과 반도체 소부장* 종목인 주성엔지니어링(6.42%)·리노공업(4.89%)도 힘을 보탰습니다.
수급을 보면 기관이 지수를 끌어올렸습니다. 기관은 코스닥에서 5430억원을 순매수했습니다. 반면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2590억원, 2760억원을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습니다.
정책펀드는 '1조원 시대'를 눈앞에 뒀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임상 3상* 특화펀드 주관 운용사로 한국투자파트너스를 선정했습니다. 이 회사는 목표액 1500억원을 웃도는 1700억원 규모로 펀드를 만들 계획입니다. 기존 K-바이오·백신 펀드 1~6호(5796억원)와 조성 중인 7호(2000억원)를 합하면, 전체 정책펀드는 9496억원에 이릅니다. 정부가 2027년까지 목표한 1조원 바이오 메가펀드 조성이 사실상 막바지에 접어든 셈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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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펀드
민간 자금만으로는 위험해서 잘 안 모이는 분야에, 정부가 마중물 돈을 넣어 만드는 투자 펀드입니다. 바이오는 신약 개발에 오래 걸리고 실패 위험도 커서 투자를 꺼리는 분야인데, 정부가 앞장서 1조원 규모 펀드를 만들어 자금을 대주는 것입니다.
매수 사이드카
🎒 자동차 옆에 붙은 보조 좌석처럼, 시장이 너무 급하게 오르내릴 때 잠깐 속도를 늦추는 안전장치입니다. 선물 가격이 급등하면 프로그램 매수 주문을 5분간 멈춥니다. 매수 사이드카가 걸렸다는 건 그만큼 주가가 급하게 치솟았다는 신호입니다. 코스닥에서 사흘 연속 걸린 건 사상 처음입니다.
소부장 (소재·부품·장비)
완성품이 아니라 그것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소재), 부품, 그리고 생산 장비를 만드는 기업들을 묶어 부르는 말입니다. 반도체 소부장이라면, 반도체 자체가 아니라 반도체를 만들 때 쓰는 소재·부품·장비를 공급하는 회사들입니다.
임상 3상
신약이 실제로 팔리려면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1상→2상→3상 순서로 통과해야 합니다. 3상은 마지막 단계로, 수백~수천 명에게 시험해 효과와 안전성을 최종 확인합니다. 돈이 가장 많이 들지만 통과하면 시판이 코앞이라, 정부가 이 단계에 특화된 펀드를 만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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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2증권
이번 순환매는 태양광·우주 … OCI홀딩스 4일새 32% '쑥'
한 줄로 말하면
반도체가 주춤한 사이 투자금이 태양광·우주로 옮겨붙으면서, OCI홀딩스가 나흘 만에 32% 급등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반도체 주가가 주춤한 사이, 증시에서 순환매* 장세가 펼쳐졌습니다. 반도체 조정에 지친 투자자들이 다른 성장 섹터로 눈을 돌린 겁니다. 이번 수혜는 우주·태양광 업종이 받았습니다.
8월 4일 OCI홀딩스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4.27% 오른 22만5000원에 마감했습니다. 최근 4거래일간 32.28%나 뛴 겁니다.
이 종목의 롤러코스터를 보겠습니다. 올해 초 10만원 선이던 OCI홀딩스는 스페이스X와의 협력 기대감에 5월 말 38만원 선까지, 무려 4배 가까이 급등했습니다. 그런데 반도체로 돈이 쏠리는 사이, 스페이스X 상장 이후 호재가 소진되며 셀 온* 매물이 나왔습니다. 그 결과 최근 두 달 새 주가가 50% 이상 폭락했습니다.
🎒 좋은 소식을 기다리며 샀다가, 막상 그 소식이 현실이 되는 순간 팔아치우는 게 셀 온입니다.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판다'는 증시 격언 그대로입니다.
반등의 발판은 실적 발표였습니다. 앞서 OCI홀딩스는 지난달 콘퍼런스콜에서 신규 폴리실리콘 장기공급계약(LTA)* 체결과 증설 결정을 발표했습니다. 여기에 스페이스X 협업 기대감이 다시 모이며 주가가 튀어 오른 것으로 풀이됩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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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매
🎒 잔칫상에서 젓가락이 한 접시에만 머물지 않고 이 반찬 저 반찬 옮겨 다니듯, 투자금이 한 업종에 몰렸다가 다음 업종으로 돌아가며 사는 흐름입니다. 반도체가 많이 올라 부담스러워지자, 투자금이 아직 덜 오른 태양광·우주로 옮겨간 것이 이번 순환매입니다.
셀 온 (Sell on news)
'뉴스가 나오면 판다'는 뜻입니다. 호재를 기대하며 미리 주식을 사둔 사람들이, 정작 그 호재가 실제로 발표되는 순간 차익을 챙기려 팔아버리는 현상입니다. 그래서 좋은 뉴스가 나왔는데도 주가가 오히려 떨어지는 일이 벌어집니다.
장기공급계약 (LTA)
'앞으로 몇 년간 이 물건을 이만큼 계속 사겠다'고 미리 못 박는 계약입니다. OCI홀딩스로선 폴리실리콘(태양광 소재)을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팔 곳이 확보되니, 실적이 예측 가능해지고 증설 결정도 내릴 수 있게 됩니다.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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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3증권
아마존도 '3조弗 클럽' 가입… 애플은 시총 3위로 밀려나
한 줄로 말하면
아마존이 AI 투자에 대한 신뢰로 시가총액 3조달러를 처음 넘어 세계 5번째가 됐고, AI에 뒤처진 애플은 3위로 밀렸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아마존이 시가총액* 3조달러를 처음 돌파하며,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3조달러 클럽'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반면 애플은 3위로 밀리며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아마존닷컴은 4.58% 오른 284.02달러에 마감했습니다. 시총은 약 3조500억달러(4360조원)입니다. 앞서 3조달러를 넘은 기업은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애플, 네 곳뿐이었습니다.
상승을 이끈 건 2분기 실적과 아마존웹서비스(AWS)의 가파른 성장세입니다. AWS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7% 늘어난 422억달러(약 60조원)로, 18분기 만에 가장 빠른 성장률을 보였습니다. 아마존은 AI 수요에 대응하려 올해 자본적지출(CapEx)*로 약 2200억달러를 쏟아부을 계획입니다.
맷 가먼 AWS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이렇게 강조했습니다.
"AWS의 AI 사업이 현재 연간 매출 환산 기준 250억달러 규모로 성장했다."
반면 애플은 1.78% 하락한 303.42달러에 마감하며 4거래일 연속 내렸습니다. 시총 4조4300억달러(약 6332조원)로, 엔비디아와 알파벳에 이어 3위로 내려앉았습니다. 지난달 27일 종가 기준으로 엔비디아를 제치고 1위를 탈환했지만, 일주일도 안 돼 두 계단이나 뒷걸음질했습니다.
아이러니한 대목이 있습니다. 애플의 실적 자체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2026회계연도 3분기(4~6월) 매출은 1094억2000만달러(약 157조원)로 전년보다 16.4% 늘어 예상치(1086억5000만달러)를 웃돌았습니다. 아이폰 매출도 542억5000만달러(약 78조원)로 약 22% 늘었습니다. 그런데도 주가가 빠진 건, 투자자들이 과거의 실적보다 'AI 투자가 보수적'이라는 미래 전망을 더 걱정했기 때문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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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총액
🎒 회사 주식을 전부 사려면 얼마가 드는지를 나타내는 '회사의 몸값'입니다. 주가 × 총 주식 수로 계산합니다. 아마존의 몸값이 3조달러(4360조원)라는 건, 이 회사 전체를 사는 데 그만큼 든다는 뜻입니다. 우리나라 1년 예산의 몇 배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자본적지출 (CapEx)
공장, 데이터센터, 설비처럼 미래에 돈을 벌기 위해 미리 투자하는 큰 지출입니다. 아마존이 AI 데이터센터에 올해만 2200억달러를 쏟겠다는 게 대표적입니다. 당장은 비용이지만, 시장이 이 투자를 '미래를 위한 씨앗'으로 신뢰하면 주가는 오릅니다. 애플은 반대로 이 투자가 소극적이라 평가받아 주가가 밀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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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3증권
"반도체 주가 향방 미국 장기 금리에 달렸죠"
한 줄로 말하면
반도체 주가의 방향은 8월 미국이 장기 국채를 얼마나 찍어내 금리가 오르느냐에 달려 있으니, 당분간은 위험 관리가 먼저라는 진단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KB증권 전문가들이 하반기 투자 전략을 제시했습니다. 핵심 메시지는 이렇습니다.
"진짜 메인은 시장의 방향성을 가를 8월에 있다. 미국 재무부가 장기 국채 발행을 늘리면 금리가 오르면서 반도체와 인공지능(AI) 같은 성장주에 다시 부담이 될 수 있다."
'매경·KB증권 재테크 콘서트'에 나온 민재기 팀장, 유영화·박건희 차장의 진단입니다.
핵심 논리는 장기 국채 발행*입니다. 미국이 장기 국채를 많이 찍으면 금리가 오릅니다. 금리가 오르면 성장주에 부담이 됩니다. 반대로 단기채 중심으로 찍으면 주가에 호재입니다.
전문가들은 상반기 상승 동력으로 AI·반도체·국내 유동성을 꼽았습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늘고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커지며 반도체 실적 전망이 빠르게 높아졌습니다. 외국인은 대규모로 팔았지만, 개인과 국내 펀드 자금이 그 빈자리를 채웠습니다. 박 차장은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상반기는 한마디로 AI·반도체·자금의 흐름이었다. 외국인은 팔았지만 금융 투자와 개인 자금이 유입돼 지수가 상승했다."
그런데 6월 이후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코스닥 신용융자 잔액*은 5월부터, 코스피 신용잔액도 6월 하순부터 줄기 시작했습니다. 외국인 매물을 받아내던 개인과 국내 자금까지 물러서면서, 강하게 살 주체가 약해진 겁니다. 민 팀장의 진단입니다.
"이제 개인도 유동성에서 한발 물러서고 있다. 레버리지 자금의 청산도 이뤄지고 있어 지금은 누구 하나 강한 매수 주체가 보이지 않는 구간이다."
급락 과정에서는 기관의 손절매, 외국계 펀드의 마진콜* 청산, 개인의 반대매매, 펀드 환매가 한꺼번에 나타났습니다. 다만 AI·HBM 기대는 여전히 유효해, 추세가 정상화되면 기회가 다시 올 것이라고 봤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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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국채 발행과 금리
🎒 나라가 돈을 빌리려고 발행하는 차용증이 국채입니다. 갚는 기간이 긴 게 장기 국채입니다. 이걸 시장에 많이 내다 팔면, 사줄 사람을 끌어들이려 이자(금리)를 높여야 합니다. 그러면 시중 금리가 전반적으로 올라, 미래 성장에 기대는 반도체·AI 주식엔 부담이 됩니다. 그래서 8월 발행 방식이 반도체 주가의 갈림길입니다.
유동성
시장에 얼마나 많은 돈이 돌고 있는지를 뜻합니다. 돈이 넉넉하게 풀려 있으면 그 돈이 주식으로 흘러들어 주가를 밀어 올립니다. 상반기엔 개인과 국내 펀드 자금이 풍부해 지수가 올랐는데, 6월 이후 이 돈이 빠지기 시작한 게 문제입니다.
고대역폭메모리 (HBM)
여러 개의 메모리 반도체를 위로 쌓아 데이터를 한꺼번에 아주 빠르게 주고받게 만든 고성능 메모리입니다. AI가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필수라, AI 붐과 함께 수요가 폭발했습니다. 국내 반도체 기업 실적 전망을 끌어올린 핵심입니다.
신용융자 잔액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산 금액의 총합입니다. 이 잔액이 늘면 '빚내서 사는' 열기가 뜨겁다는 뜻이고, 줄면 그 열기가 식는다는 신호입니다. 5~6월부터 이 잔액이 줄었다는 건, 공격적으로 살 주체가 약해졌다는 경고입니다.
마진콜과 반대매매
🎒 빚내서 산 주식이 크게 떨어지면, 증권사가 "담보가 부족하니 돈을 더 채우라"고 요구합니다. 이게 마진콜입니다. 투자자가 못 채우면 증권사가 그 주식을 강제로 팔아버리는데, 이게 반대매매입니다. 급락장에서 이 강제 매도가 한꺼번에 쏟아지면 주가가 더 빠르게 무너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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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4증권
제이알리츠 개미의 힘 … 추천후보 이사회 진입
한 줄로 말하면
소액주주 1990명이 뭉쳐 추천한 후보 2명이 표 대결로 상장 리츠 이사회에 진입한, 국내 첫 사례가 나왔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소액주주연대가 내세운 후보 2명이 제이알글로벌리츠 이사회에 들어가는 데 성공했습니다. 개인 소액주주연대 후보가 표 대결을 거쳐 상장사 이사회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첫 사례입니다.
여기서 리츠(REITs)*부터 짚겠습니다. 여러 사람의 돈을 모아 빌딩 같은 부동산에 투자하고, 거기서 나온 임대료를 나눠 갖는 부동산 투자 회사입니다.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습니다.
8월 4일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기타비상무이사 3인 선임 안건을 논의했습니다. 소액주주연대가 추천한 3인 중, 조효승 케이루멘파트너스 고문과 이승규 법무법인 YK 전문위원의 선임안이 통과됐습니다.
주목할 대목은 그 과정입니다. 소액주주연대가 개인주주 1990명의 지분 약 16%를 직접 모아 주총을 성사시켰습니다. 최대주주는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를 운용하는 미래에셋자산운용(지분 10%)이고, 2대 주주는 삼성자산운용(5%)입니다. 이번엔 개인주주에 더해 이 두 대주주의 찬성표까지 더해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이 리츠가 위기에 빠졌기 때문입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 타워, 뉴욕 맨해튼 타워 등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유로존 금리 인상과 유럽 상업용 부동산 가치 하락이 겹치면서, 임대료 흑자에도 불구하고 캐시트랩*이 발동됐습니다. 결국 올해 4월 국내에서 발행한 전자단기사채 400억원을 갚지 못했습니다.
현재 이 리츠는 자율구조조정지원(ARS) 프로그램을 진행 중입니다. 새로 진입한 조 고문과 이 위원은 캐시트랩을 풀기 위해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 유상증자 등을 검토할 계획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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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츠 (REITs)
🎒 빌딩 한 채는 수천억원이라 개인이 통째로 사기 어렵죠. 그래서 여러 사람의 돈을 모아 부동산을 사고, 임대료 수익을 지분만큼 나눠 갖는 회사가 리츠입니다. 주식처럼 거래돼, 소액으로도 대형 빌딩의 주인이 될 수 있습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벨기에·뉴욕 빌딩에 투자합니다.
캐시트랩 (Cash trap)
'현금 덫'이라는 뜻입니다. 건물에서 임대료가 잘 들어와도, 대출 조건이 나빠지면 그 돈을 주주에게 나눠주지 못하고 대출 갚는 데 묶어두게 됩니다. 돈이 있어도 못 쓰는 상태입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임대료 흑자에도 이 덫에 걸려 사채조차 못 갚았습니다.
자율구조조정지원 (ARS)
법원이 곧바로 강제 회생 절차에 넣는 대신, 회사와 채권자들이 스스로 협의해 빚 문제를 풀도록 시간을 주고 지원하는 제도입니다. 강제 청산까지 가기 전에 자율적으로 살길을 찾아보라는 취지입니다.
상환전환우선주 (RCPS)
나중에 돈으로 되돌려 받거나(상환), 보통주로 바꿀 수 있는(전환) 특별한 우선주입니다. 회사 입장에선 급한 자금을 끌어오는 수단이고, 투자자 입장에선 선택지가 많아 안전한 편입니다. 캐시트랩에 빠진 리츠가 자금을 마련하려 검토하는 방안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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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4증권
국민연금, 급락장서 셀트리온 담았다
한 줄로 말하면
국민연금이 7월 하락장에서 실적 좋은 바이오주와 배당 두둑한 경기방어주를 사 모으며 방어에 나섰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증시가 부진했던 지난 7월, 연기금의 대표 격인 국민연금공단은 실적이 탄탄한 바이오주와 배당률 높은 경기방어주를 사들이며 대응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8월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달 31일부터 18개 종목의 지분 보유 상황을 공시했습니다. 이는 5% 룰*에 따른 것입니다.
가장 많이 늘린 종목은 셀트리온입니다. 지분율이 2024년 6월 6.24%에서 지난달 27일 7.28%로 1.04%포인트 올랐습니다. 국민연금이 주축인 연기금은 지난달 셀트리온을 1982억원어치 사들였습니다. 왜 담았을까요? 셀트리온은 올 2분기 매출 1조3937억원으로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경신했습니다. 실적이 탄탄한 바이오주를 하락장에 담은 겁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지분율이 6.68%에서 6.88%로 늘었습니다. 이 회사는 2분기 매출 1조3209억원, 영업이익 5864억원으로 역대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냈습니다.
통신주 SK텔레콤도 국민연금의 선택을 받았습니다. 지분율이 7.45%에서 8.46%로 1.01%포인트 늘었습니다. KT·LG유플러스와 함께 고배당을 주는 대표 통신주입니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지난해 4분기 배당은 못 줬지만, 올해 1·2분기 배당은 정상 지급됐습니다. 삼양식품에도 매수세가 유입됐습니다. 반면 현대로템과 LG화학은 팔았고, SK하이닉스는 1조원가량 사들인 것으로 추산됩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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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
🎒 국민이 다달이 낸 연금 보험료를 모아 굴리는 거대한 돈주머니입니다. 국민연금이 대표적입니다. 굴리는 돈이 워낙 커서, 이들이 어떤 종목을 사고파느냐가 시장 전체 흐름에 영향을 줍니다. 하락장에서 이들이 무엇을 담았는지가 개인투자자들의 참고 지표가 되는 이유입니다.
경기방어주
경기가 나빠져도 실적이 크게 흔들리지 않는 업종의 주식입니다. 통신·전기·생필품처럼 경기와 상관없이 사람들이 계속 쓰는 것들입니다. 배당도 꾸준한 편이라, 시장이 흔들릴 때 안전판 삼아 담습니다. 국민연금이 하락장에서 SK텔레콤을 늘린 것이 전형적인 방어 전략입니다.
5% 룰
어떤 상장사 지분을 5% 이상 갖게 되거나, 5% 넘게 가진 종목의 지분이 1%포인트 이상 바뀌면 반드시 공개(공시)해야 하는 규칙입니다. 큰손이 몰래 회사 지분을 사 모으는 것을 막고, 시장에 투명하게 알리기 위한 장치입니다. 덕분에 우리는 국민연금이 무엇을 샀는지 알 수 있습니다.
🏦 PART 2. 금융·부동산
A1금융
고삐풀린 가계대출, 한도 2조 초과
한 줄로 말하면
나라가 "올해는 여기까지만 빌려주라"고 정한 선을, 은행들이 7월에 벌써 2조원이나 넘겨버렸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이 다섯 곳을 5대 시중은행이라고 부릅니다. 우리가 아는 큰 은행들이죠. 이 은행들이 개인들에게 빌려준 돈, 즉 가계대출 잔액이 지난 7월 말 기준으로 650조2636억원이 됐습니다.
작년 말에는 643조8815억원이었어요. 반년 조금 넘는 사이에 6조3821억원이 늘었습니다.
문제는 속도입니다. 이 늘어난 금액 중 무려 42%가 7월 딱 한 달에 몰렸어요. 7월에만 2조6853억원이 불어난 겁니다.
왜 이렇게 갑자기 돈을 빌렸을까요? 두 가지 때문입니다. 하나는 정부가 부동산 세금을 더 올리기 전에 얼른 집을 사두려는 '막차 수요'입니다. 세금 오르기 전에 막차 타듯 서두른 거죠. 다른 하나는 빚투*, 즉 빚내서 주식에 투자하려는 수요였습니다.
여기서 진짜 문제가 드러납니다. 금융당국은 지난 4월, 온 나라 금융권이 1년간 늘릴 수 있는 가계대출을 딱 1.5%로 묶었습니다. 이게 가계대출 총량관리*입니다. 5대 은행에는 더 빡빡한 숙제를 줬어요. 다섯 은행이 올 한 해 늘릴 수 있는 대출을 다 합쳐도 4조3363억원(0.67%)뿐이었습니다.
그런데 7월까지 이미 이 한도를 2조원가량 넘겨버린 겁니다.
🎒 1년 치 용돈을 정해줬는데, 7월에 벌써 다 쓰고 카드빚까지 2조원어치 당겨 쓴 셈입니다. 남은 다섯 달은 어떻게 버틸까요?
버티는 방법은 하나뿐입니다. 하반기에 대출 문을 더 꽉 잠그는 것.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렇게 걱정했습니다.
"대출 실수요자들이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는지가 갈수록 불투명해지면서 선의의 피해자들이 속출할 수 있다."
진짜 집이 필요해서 대출받으려는 사람들이 애꿎게 막힐 수 있다는 뜻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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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총량관리
집값이 오르는 큰 원인 중 하나가 '너도나도 빚내서 집 사기'입니다. 그래서 정부는 은행별로 "올해 늘릴 수 있는 대출은 여기까지"라고 총액에 뚜껑을 씌웁니다. 개인 한 명 한 명의 사정을 보는 게 아니라, 은행 전체가 굴리는 대출 '덩어리 크기'를 통째로 관리하는 방식이라 '총량'이라는 말이 붙었어요. 이 방식의 부작용이 바로 이번 기사입니다. 한도가 다 차면, 그다음에 온 사람은 아무리 조건이 좋아도 문 앞에서 막힙니다.
빚투
'빚내서 투자'의 줄임말입니다. 내 돈이 아니라 빌린 돈으로 주식이나 코인에 투자하는 걸 말해요. 오르면 대박이지만, 떨어지면 원금 손실에 이자까지 이중으로 물립니다. 주가가 조정받을 때 오히려 "지금이 쌀 때"라며 빚투가 늘어나는 게 이번 7월 상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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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부동산
강북 비거주 1주택도 내년 보유세 두 배로
한 줄로 말하면
강남 초고가 아파트만 세금 폭탄인 줄 알았더니, 마포·성동 '똘똘한 한 채'도 내년 보유세가 두 배로 뜁니다. 단, 그 집에 안 살고 세를 준 경우에요.
무슨 일이 있었나
집을 가지고 있으면 매년 내는 세금이 있습니다.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합쳐 보유세*라고 부릅니다. 이번 세제 개편으로 이 보유세가 강남뿐 아니라 마포·성동·동작 같은 비강남권까지 확 오르게 됐습니다.
핵심 대상은 좋은 동네에 집 한 채만 제대로 가진 사람들,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소유자입니다. 그중에서도 그 집에 직접 안 살고 전월세를 준 1주택자가 직격탄을 맞습니다.
매일경제가 세무사인 우병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에게 2027년 보유세 계산을 의뢰했습니다. 결과가 놀라웠어요.
동작구 흑석동 '흑석 센트레빌' 전용 84㎡. 집주인이 여기 안 살고 세를 주면, 내년 보유세가 올해 306만원에서 601만원으로 뜁니다. 거의 두 배죠.
그런데 왜 딱 두 배 근처에서 멈췄을까요? 여기에 안전장치가 하나 있습니다. 세 부담 상한선*입니다. 올해 세금이 작년보다 정해진 배율 이상은 못 오르게 막는 장치예요. 정부는 이 배율을 원래 150%에서 200%로 올렸습니다. 즉 "작년의 두 배까지는 걷어도 된다"는 뜻이죠.
흑석 센트레빌의 상한선은 612만원인데, 실제 세금이 601만원. 상한선의 98.2%까지 꽉 찼습니다. 마포구 염리동 '마포자이' 전용 84㎡도 353만원에서 686만원으로 올라 상한선(706만원)의 97.2%에 달했어요.
여당도 불안해합니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민주당은 국회 심의 과정에서 필요한 지원을 두껍게 하고 보완할 부분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겠다."
민심을 좀 반영하겠다는 신호입니다. 반면 이재명 대통령은 세금 인상이 정당하다고 못 박았어요.
"투자용으로 사서 수십억 원을 버는데 세금을 거의 안 낸다면 노동자의 근로소득과 너무 형평이 안 맞는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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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세
집을 '가지고 있다는 것' 자체에 매기는 세금입니다. 집을 팔 때 내는 양도세와 다릅니다. 팔든 안 팔든, 매년 6월 기준으로 집을 소유하고 있으면 냅니다. 재산세(모든 집주인)와 종합부동산세(비싼 집을 가진 사람만 추가로)를 합친 게 보유세예요.
세 부담 상한선
작년 세금 300만원
│
├─ 150% 상한 → 최대 450만원까지만
└─ 200% 상한 → 최대 600만원까지만 ← 정부가 여기로 올림
세금이 하루아침에 서너 배 뛰면 집주인이 감당을 못 합니다. 그래서 "작년의 몇 배 이상은 안 걷는다"는 뚜껑을 씌워둡니다. 정부가 이 뚜껑을 150%에서 200%로 올렸다는 건, 걷을 수 있는 세금의 천장 자체를 높였다는 뜻이에요. 그래서 많은 집들의 세금이 정확히 '두 배 근처'에서 멈춘 겁니다.
똘똘한 한 채
여러 채를 가지면 세금 부담이 커지니, 차라리 집 여러 채 팔고 가장 좋은 동네(강남·마포 등)에 값나가는 한 채만 남기자는 흐름에서 나온 말입니다. '똘똘한'은 '값이 잘 오르고 안 떨어지는'이라는 뜻이에요. 그동안은 이 전략이 세금 회피에 유리했는데, 이번 개편으로 똘똘한 한 채도 세금을 피하기 어려워졌다는 게 기사의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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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부동산
청와대, 부동산 증세 논란에 '닥공 드라이브'… 이 "물량 다 끌어와라"
한 줄로 말하면
대통령이 남미 순방에서 돌아오자마자 7시간 반 회의를 열고 "집 지을 땅, 있는 대로 다 끌어와라"고 지시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세금만으로는 집값을 못 잡는다. 청와대와 정부의 문제의식은 여기서 출발합니다. 그래서 세제 개편에 이어 이번엔 '공급 총력전'에 나섰어요.
이재명 대통령은 남미 3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무려 7시간 30분짜리 부동산·주식시장 점검회의를 열었습니다. 여기서 나온 지시가 "가용 공급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라"였어요.
다음 날 국무회의에서도 부동산을 꺼냈습니다. 대통령은 세금 인상이 정부 입장에서도 부담스럽다는 걸 인정했어요.
"세금을 얘기하면 정부로서도 어렵고, 인기 있는 일도 아니다."
그러면서도 형평성 문제를 강하게 짚었습니다.
"근로소득세는 여러 가지를 가산하면 최고 49.5%까지 되는데 부동산은 양도소득이 100억원대에 달해도 세금은 몇억 원밖에 안 된다."
🎒 월급쟁이는 번 돈의 절반을 세금으로 떼는데, 부동산으로 100억을 벌어도 세금은 몇억뿐이라는 겁니다. 이 대비가 대통령이 증세를 밀어붙이는 명분입니다.
동시에 다주택자에게는 도망갈 길을 열어주겠다고 했습니다. 여기서 나온 말이 양도소득세 중과*입니다. 집을 여러 채 가진 사람이 팔 때 세금을 더 무겁게(중과) 매기는 제도인데, 이걸 완전히 없애진 않고 절반만 하기로 했다는 겁니다.
"(양도소득세) 중과를 다 폐지하지는 말고 절반만 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왜 도망갈 길을 열까요? 다주택자가 세금이 무서워 집을 안 파는 '매물 잠김'* 현상을 풀기 위해서입니다. 새 땅에 집을 짓는 건 시간이 걸리니, 일단 시장에 이미 있는 집들이 매물로 나오게 하려는 거죠.
대통령은 양도세 중과 유예를 연장했다는 일부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바로잡았습니다.
"5월 초에 연장은 없다고 해놓고서 왜 연장하느냐, 정책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도 있는데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의 전언이 이 회의의 분위기를 잘 보여줍니다.
"이 대통령은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여유가 남아 있지 않겠냐며 죄다 끌어오라고 지적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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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소득세 중과
'양도'는 집을 남에게 넘기는 것, 즉 파는 걸 말합니다. 팔아서 남긴 이익(양도소득)에 매기는 세금이 양도세예요. '중과'는 무겁게 매긴다는 뜻입니다. 집을 여러 채 가진 사람이 팔면 일반 세율에 세금을 얹어 더 걷습니다. 투기를 막으려는 장치인데, 역설적으로 세금이 무서워 안 팔게 만드는 부작용이 있어요. 그래서 정부가 중과를 '절반만' 적용해 매물을 유도하려는 겁니다.
매물 잠김
팔 물건(매물)이 시장에 안 나오고 잠겨 있는 상태입니다. 다주택자가 지금 팔면 양도세를 많이 내야 하니 "안 팔고 버티자"가 되면, 시장에 나오는 집이 줄어듭니다. 사려는 사람은 많은데 나온 집이 없으니 값은 더 오릅니다. 공급을 늘리는 방법이 꼭 새 집을 짓는 것만은 아니에요. 이미 있는 집이 시장에 나오게 잠긴 매물을 푸는 것도 공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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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4부동산
강북 중산층도 '타격'…17억 마포자이 보유세 353만원→686만원
한 줄로 말하면
안 살고 세만 주면 세금 폭탄, 실제로 들어가 살면 감세. 정부가 '거주'와 '비거주'를 세금으로 확실히 갈라놓았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앞선 A1 기사의 상세판입니다. 세무사 우병탁 위원이 서울 비강남권 아파트 8곳의 2027년 보유세를 계산했더니, 안 살고 세를 준 1주택자는 8곳 모두 세 부담 상한선의 80%를 넘겼습니다.
세금이 이렇게 갈리는 핵심 열쇠가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입니다. 종부세를 매길 때 "이 금액까지는 세금 계산에서 빼준다"는 공제선인데, 정부가 이걸 거주 여부에 따라 다르게 만들었어요.
1가구 1주택자 종부세 기본공제
실거주하면 → 12억 → 14억원 (더 빼줌 = 세금 ↓)
거주 안 하면 → 12억 → 9억원 (덜 빼줌 = 세금 ↑)
🎒 시험에서 기본점수를 주는데, 그 집에 사는 사람은 14점, 안 사는 사람은 9점부터 시작하는 셈입니다. 시작점이 5점 차이 나면 최종 점수는 크게 벌어지죠.
흥미로운 건 반대 시나리오입니다. 만약 상한선이 옛날 150%로 유지됐다면? 8곳 모두 상한에 걸려 오히려 세금이 깎였을 대상이었습니다. 상한선을 200%로 올린 게 이번 세금 인상의 진짜 방아쇠였던 셈이죠.
전문가는 뜻밖의 부작용을 경고했습니다. 세금을 피하려고 집주인들이 너도나도 실거주에 들어가면, 세놓던 집이 사라져 전월세난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겁니다. 세입자가 살던 집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뜻이에요.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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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
종합부동산세(종부세)는 비싼 집을 가진 사람에게 재산세와 별도로 더 걷는 세금입니다. 그런데 집값 전부에 매기면 부담이 너무 크니, "이 금액까지는 계산에서 빼준다"는 선을 둡니다. 그게 기본공제예요. 공제선이 높을수록 세금 계산 대상 금액이 줄어 세금이 낮아집니다. 정부가 이 선을 '실거주 14억 vs 비거주 9억'으로 벌려놓아, 같은 집이라도 사느냐 마느냐로 세금이 확 갈리게 됐습니다.
공시가격
정부가 매년 정하는 '세금 매길 때 쓰는 공식 집값'입니다. 실제 사고파는 시세와는 다르고, 보통 시세보다 낮게 책정돼요. 재산세·종부세 같은 보유세는 실거래가가 아니라 이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계산합니다. 그래서 공시가격이 얼마나 오르느냐가 내 세금을 좌우합니다. 이 기사도 "2027년 공시가격이 올해 상승률의 절반만큼 오른다"는 가정 위에서 세금을 계산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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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4부동산
부부 공동명의 주택 … 양도세 공제한도 10억
한 줄로 말하면
부부 이름으로 반씩 나눠 가지면 세금 혜택을 두 배로 받을 줄 알았는데, 양도세 쪽에선 그 꼼수가 막혔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집을 팔 때 오래 가지고 있었거나 오래 살았으면 세금을 깎아줍니다. 이걸 장기보유특별공제*(줄여서 '장특공')라고 합니다. 오래 보유·거주한 집주인에게 주는 세금 할인이에요.
부부가 집을 반반씩 공동명의로 가진 경우, 사람들은 이렇게 기대했습니다. "양도세는 사람별로 매기니까, 나 10억, 배우자 10억, 합쳐서 20억 공제받겠지?"
그런데 재정경제부가 4일 선을 그었습니다. 안 됩니다. 공동명의 주택의 장기거주소득공제 한도는 부부 합쳐서 총 10억원(2029년 기준)으로 묶입니다. 지분이 각각 50%면 5억원씩 나눠 적용돼요. 종부세에서는 공동명의로 공제를 늘릴 수 있지만, 양도세 장특공에서는 그게 안 되는 겁니다.
🎒 쿠폰을 부부가 한 장씩 두 장 쓰려고 했는데, "이 쿠폰은 세대당 한 장, 나눠 쓰세요"라고 못 박은 셈입니다.
더 아픈 건 실거주 2년을 못 채운 초고가 1주택자입니다. 원래 1주택자는 2년 이상 살아야 최대 80%까지 장특공을 받을 수 있어요. 2년을 못 채우면 15년 넘게 보유해도 최대 30%까지만 깎아줍니다. 즉 실거주 안 한 1주택자는 갭투자*한 다주택자와 똑같이 취급되는 겁니다.
앞으로는 더 조여집니다. 실거주 없이 세만 놓은 이런 '순수 갭투자'의 보유 공제율은 2028년 최대 15%로 낮아지고, 2029년부터 아예 0%가 됩니다.
여기서 황당한 역전이 생깁니다. 15년 넘게 보유했지만 안 산 집을 2027년까지 팔면 최대 30% 공제. 그런데 지금 부랴부랴 입주해 2년을 채운 뒤 2029년에 팔면? 공제율이 오히려 16%로 낮아집니다. 지금 팔라는 조기 매각 압력이 생기는 구조죠.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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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보유특별공제 (장특공)
집을 오래 가지고 있다가 팔면 그동안 물가도 오르고 시세도 올랐을 텐데, 그 이익 전부에 양도세를 매기면 억울합니다. 그래서 보유·거주 기간이 길수록 세금 매길 이익을 특별히 깎아주는 게 장특공이에요. 최대 80%까지 깎이니 엄청난 혜택입니다. 단, 이 혜택의 문이 점점 '실제로 그 집에 살았는가'로 좁아지고 있다는 게 이 기사의 핵심입니다.
갭투자
전세를 낀 채 집을 사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10억짜리 집에 전세 7억이 들어 있으면, 내 돈 3억(갭, 즉 차이)만 있으면 집을 살 수 있어요. 세입자 전세금을 지렛대 삼아 적은 돈으로 집을 사는 겁니다. 그 집에 내가 살지 않고 세를 준다는 게 특징이라, 정부가 실거주자와 구별해 세금 혜택을 빼는 대상으로 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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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5부동산
[단독] 건설업계 "공급 위해 대출규제 풀어야" … 금융당국, 부동산PF 보증확대 등 검토
한 줄로 말하면
한쪽에선 가계대출을 조이는데, 다른 한쪽에선 집을 지으려면 대출을 풀어달라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금융당국이 고민에 빠졌습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기조에 은행권이 한도를 축소하고 금리를 인상하고 있지만 주택담보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모두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의 대출 창구 모습. 김재훈 기자
무슨 일이 있었나
대통령이 "공급을 늘려라"고 지시하자, 금융위원회가 곧바로 움직였습니다. 신진창 사무처장 주재로 건설·시행사 임원, 주택 관련 협회 관계자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열었어요.
건설업계가 요청한 첫 번째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지원 확대입니다. 아파트 같은 대형 개발사업은 돈이 어마어마하게 들어갑니다. 이 사업 자체의 미래 수익성을 보고 돈을 빌려주는 게 부동산 PF예요. 건설사는 여기에 나라의 보증을 더 붙여달라고 했습니다.
실제로 산하기관인 한국주택금융공사(HF)는 '건축공사비 플러스 PF 보증' 상품의 한도를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4조원으로 늘려둔 상태입니다. 이 기간을 연장하거나 보증료를 낮출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두 번째는 이주비 대출 완화입니다. 재개발을 하려면 살던 사람들이 일단 집을 비우고 나가야 하는데, 그때 필요한 돈이 이주비예요. 당국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기준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지금은 살던 헌 집의 감정가를 기준으로 대출해주는데, 이걸 재개발 후 새 집 값을 기준으로 바꿔 더 많이 빌려주자는 아이디어입니다.
🎒 헌 집 5억을 기준으로 빌려주던 걸, 다 지어질 새 집 10억을 기준으로 빌려주자는 겁니다. 대출이 두 배로 늘어날 수 있죠.
세 번째는 잔금대출* 예외입니다. 새 아파트를 다 지어도, 입주자가 마지막 잔금을 못 치르면 분양이 안 됩니다. 그래서 당국은 이 잔금대출만큼은 가계대출 총량관리에서 예외로 빼주는 방안을 고민 중이에요. 다만 혜택 대상이 작년 6·27 대출 규제 이전에 청약한 입주 예정자로만 제한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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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PF)
'프로젝트 파이낸싱'은 사업 그 자체를 담보로 돈을 빌리는 방식입니다. 보통 대출은 빌리는 사람의 재산이나 신용을 봅니다. 하지만 PF는 "이 아파트를 지어 분양하면 이만큼 벌 테니, 그 미래 수익을 믿고 빌려달라"는 구조예요. 사업이 잘되면 문제없지만, 분양이 안 되면 돈을 못 갚아 건설사와 금융사가 함께 위험해집니다. 그래서 나라가 보증을 서주면 대출이 수월해지는 거죠.
주택담보대출비율 (LTV)
집을 담보로 돈을 빌릴 때, 집값의 몇 %까지 빌려주느냐를 정한 비율입니다. LTV가 70%면 10억짜리 집으로 7억까지 빌릴 수 있어요. 이 비율을 '어떤 집값'으로 계산하느냐가 관건입니다. 헌 집 기준이냐, 새로 지을 집 기준이냐에 따라 빌릴 수 있는 돈이 크게 달라집니다.
잔금대출
아파트 분양 대금은 보통 계약금 → 중도금 → 잔금 순서로 나눠 냅니다. 마지막에 치르는 큰 목돈이 잔금인데, 이때 받는 대출이 잔금대출이에요. 보통 그전에 받았던 중도금 대출을 잔금대출로 갈아타며(대환) 처리합니다. 이걸 총량관리에서 빼주면 실입주자의 부담이 줄어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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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5금융
대출 잠그기에도 주담대 2.8조 폭증 … '마통' 한도까지 끌어다 영끌
한 줄로 말하면
은행이 대출 문을 잠그는데도 7월에만 하루 1000억원씩 대출이 늘었습니다. 사람들이 마이너스통장 한도까지 싹싹 긁어 집을 산 겁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앞선 A1 금융 기사가 "왜 한도를 넘겼나"를 파고든 후속입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7월 한 달에만 2조6853억원 늘었어요. 연초부터 7월까지 늘어난 6조3821억원 중 41.8%가 7월에 몰린 겁니다. 하루 평균 1000억원 넘게 불어났어요.
가장 큰 원인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입니다. 지난 5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끝나기 전, 사람들이 서둘러 집을 샀어요. 그때 계약한 사람들이 잔금을 치르느라 신청한 주담대가 7월에 우르르 실행된 겁니다. 주택 관련 대출 잔액이 6월 1조7576억원에서 7월 2조7955억원으로 급등한 게 그 증거입니다.
은행들도 손 놓고 있지 않았습니다. KB국민은행은 최대 6억원이던 주담대 한도를 3억원으로 반토막 냈어요. 다른 은행들도 대출모집인 접수 중단, 우대금리 축소에 나섰습니다. 여기서 모기지보험(MCI·MCG)* 가입 제한도 등장합니다. 이 보험은 집값 일부를 더 빌릴 수 있게 해주는 장치인데, 이걸 막으면 대출 한도가 줄어듭니다.
그런데도 왜 대출이 늘었을까요? 시차 때문입니다. 대출을 신청한 시점과 실제 돈이 나가는 시점 사이에 몇 달 텀이 있어요. 한 은행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접수 시점과 대출이 실제 실행되는 시점과의 시간 차를 고려하면 9월은 돼야 잔액이 감소세로 돌아설 것."
주식 투자도 한몫했습니다. 오르락내리락하는 '홀짝 장세'를 노린 투자자들이 마이너스통장* 한도까지 끌어다 썼어요. 그래서 은행들의 남은 마이너스통장 미사용 한도 52조원마저 곧 바닥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 대출이라는 수도꼭지를 잠갔는데도, 잠그기 전에 이미 파이프 안으로 밀려 들어온 물이 7월에 쏟아진 셈입니다. 물이 진짜 줄어드는 건 9월부터라는 얘기죠.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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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통장
통장 잔고가 0원이어도 미리 약속한 한도까지 마이너스(-)로 돈을 쓸 수 있는 대출입니다. 예를 들어 한도 5000만원짜리 마통이 있으면, 통장에 돈이 없어도 5000만원까지 꺼내 쓸 수 있어요. 필요할 때 바로 쓰고 이자는 쓴 만큼만 냅니다. 편하다 보니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의 마지막 실탄으로 자주 동원됩니다. 이 미사용 한도까지 바닥난다는 건, 사람들이 빌릴 수 있는 돈을 남김없이 끌어 쓰고 있다는 신호예요.
모기지보험 (MCI·MCG)
집을 담보로 대출받을 때, 원래는 세입자 보증금 같은 몫을 빼고 빌려줍니다. 그만큼 대출 한도가 줄어요. 그런데 이 모기지보험에 가입하면 그 빠지는 몫까지 채워 더 많이 빌릴 수 있습니다. 은행이 이 보험 가입을 제한한다는 건, 대출 한도를 조용히 줄이는 조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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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0금융
지방 중소기업, 한국은행 저금리 대출에 목맨다
한 줄로 말하면
금리가 더 오를까 무서운 지방 중소기업들이, 한국은행의 싼 이자 대출에 한도의 7.4배나 몰려들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지방 중소기업을 위한 한국은행의 저리(낮은 이자) 대출 신청액이 43조4761억원을 넘어섰습니다. 올해 6월 기준인데, 벌써 작년 말(39조6702억원)을 넘겼어요. 2024년 말 31조181억원과 비교하면 12조4580억원, 40.2%나 늘었습니다.
문제는 이게 한국은행이 정한 지원 한도의 7.4배라는 점입니다. 신청은 폭주하는데 나눠줄 돈은 한정돼 있는 거죠.
이 제도의 이름이 금융중개지원대출*입니다. 한국은행이 시중은행에 싼 이자로 돈을 대주고, 은행은 그 돈을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에게 대출해주는 구조예요. 은행이 중간에서 다리(중개) 역할을 하니 '중개지원대출'입니다.
🎒 도매상(한국은행)이 소매상(시중은행)에게 물건을 싸게 넘기고, 소매상이 그걸 손님(중소기업)에게 싸게 파는 구조입니다. 손님은 이자 부담을 덜죠.
왜 이렇게 몰릴까요? 기준금리* 인상 우려 때문입니다.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르면 대출 이자도 뛸 테니, 싼 이자로 미리 자금을 확보해두려는 겁니다. 실제 지방 중소기업 지원 프로그램의 은행 대출금리는 올해 6월 연 3.81%로, 작년 말보다 0.09%포인트 올랐어요.
지역별로는 경기본부가 3조7707억원으로 가장 많고, 대구경북본부(2조3121억원), 부산본부(1조8702억원), 인천본부(1조6486억원) 순입니다.
수요가 이렇게 넘치자 한국은행도 움직입니다. 2014년 이후 5조9000억원으로 묶여 있던 한도를, 내년 상반기부터 늘리기로 했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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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중개지원대출
한국은행은 개인이나 기업에 직접 대출해주지 않습니다. 대신 시중은행에 아주 싼 이자로 돈을 공급하고, 은행이 그 돈을 특정 대상(중소기업, 소상공인)에게 낮은 이자로 빌려주게 합니다. 은행이 자기 돈과 한국은행의 싼 돈을 섞어 쓰니, 그 대상 기업은 이자 부담을 덜 수 있어요. 정책적으로 도와야 할 곳에 돈이 흘러가도록 만드는 통로입니다.
기준금리
한국은행이 정하는 '나라의 기준이 되는 이자율'입니다. 모든 대출·예금 금리가 이 기준금리를 바탕으로 오르내려요. 기준금리가 오르면 시중은행 대출 이자도 따라 오릅니다. 그래서 기업들이 "기준금리가 더 오르기 전에 싼 대출을 미리 받아두자"며 서두르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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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2금융
교통사고 '나이롱환자' 막는다… 8주초과 치료땐 정부기관 검증
한 줄로 말하면
교통사고 경상환자가 8주 넘게 치료받으려면, 이제 전문 의료인의 검증 도장을 받아야 합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가벼운 교통사고를 당하고도 오래 병원에 눌러앉아 보험금을 타내는 사람들, 이른바 '나이롱환자'가 있습니다. 진짜 아픈 게 아니라 '나일론(가짜)'처럼 아픈 척한다는 데서 나온 말이에요. 정부가 이걸 막는 규칙을 만들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4일 국무회의에서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령 개정안이 통과됐다고 밝혔습니다. 다음 달 10일부터 시행돼요. 이른바 '8주룰'입니다. 경상환자가 8주를 넘겨 치료받으려면,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자배원)의 전문 의료인 검토를 추가로 거쳐야 합니다.
대상은 모든 경상환자가 아니라 염좌(삔 것)와 타박상 환자로 한정됐어요. 원래는 전체 경상환자를 넣으려 했지만, 한의업계 반발을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임산부와 만 7세 이하 영유아는 이 절차 없이 계속 치료받을 수 있습니다.
왜 이런 규칙이 필요했을까요? 숫자가 말해줍니다. 경상환자 수는 2019년 155만4000명에서 2024년 148만8000명으로 오히려 줄었어요. 그런데 이들의 치료비는 같은 기간 1조원에서 1조4100억원으로 늘었습니다.
🎒 손님 수는 줄었는데 매출은 4000억원 늘었다? 뭔가 이상하죠. 한 사람당 치료비가 부풀려지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이렇게 새는 보험금을 막으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될지 주목됩니다. 종합병원 10년 경력 이상의 의과·한의과 전문의 200여 명이 심사위원으로 위촉될 예정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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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율
보험사가 거둔 보험료 중에서, 사고가 나 실제로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입니다. 손님 100명에게 100만원을 받아 80만원을 보험금으로 내줬다면 손해율은 80%예요. 이 비율이 높을수록 보험사는 손해를 봅니다. 나이롱환자에게 새는 보험금이 줄면 지급액이 줄어 손해율이 낮아지고, 장기적으로는 우리가 내는 자동차보험료 인상 압력도 줄어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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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2금융
20년 수성 신한 vs 청라상륙 하나, 인천 혈투
한 줄로 말하면
인천시의 17조원 돈주머니를 누가 4년간 맡느냐. 20년 지켜온 신한과 본사를 옮겨온 하나가 정면충돌합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인천시의 재정 17조원을 관리하는 시금고* 자리를 놓고 5대 은행이 뛰어들 전망입니다. 시금고는 시청의 세금과 돈을 보관·관리하는 '지자체 전용 은행'이에요. 선정되면 2027년부터 2030년까지 4년간 인천시 곳간지기를 맡습니다.
입찰은 두 개로 나뉩니다. 일반회계·공기업특별회계·기금 등 약 15조원을 관리하는 1금고, 그리고 기타 특별회계 약 2조원을 맡는 2금고입니다.
관전 포인트는 1금고를 둘러싼 신한 대 하나의 양강 구도입니다.
신한은행은 '20년 금고지기'입니다. 2007년부터 인천시 1금고를 맡아왔어요. 전략은 '검증된 안정성'입니다. 특히 지난 7월 인천시 행정체제 개편으로 4개 구가 새로 출범할 때, 서비스 중단이나 오류 없이 전산 전환을 끝낸 사례를 내세웁니다. 당시 인천시·한국지역정보개발원·신한은행 IT 인력이 24시간 협업체계를 가동했어요.
하나은행의 무기는 '지역 밀착'입니다. 하나금융 본사가 9월 인천 청라로 이전합니다. 본사가 인천에 오면 고용도 늘고 세금도 인천에 내니, 지역경제에 기여한다는 논리죠.
🎒 신한은 "20년간 사고 한 번 안 냈다"는 경력증명서를, 하나는 "제가 이 동네로 이사 왔습니다"라는 주민등록증을 들고 붙는 셈입니다.
KB국민·우리은행도 1금고 참여를 검토 중이고, 2금고를 운영 중인 NH농협은행은 수성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인천시는 이달 중 입찰 공고를 낼 예정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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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금고
지방자치단체(시·도)의 돈을 보관하고 관리하는 은행을 말합니다. 세금이 들어오고, 공무원 월급·각종 사업비가 나가는 거대한 자금이 이 금고를 거쳐요. 은행 입장에선 수조 원의 돈이 통장에 머무는 데다, 그 지역 공무원·시민 고객을 끌어올 수 있어 놓칠 수 없는 자리입니다. 그래서 4년마다 은행들이 총력전을 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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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2금융
"돈 묶이는건 싫어"… 식어가는 적금 인기
한 줄로 말하면
이자는 적금이 더 높은데도, 사람들이 적금을 외면합니다. "언제든 주식에 넣게 돈을 묶어두기 싫다"는 거죠.
무슨 일이 있었나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적금 이자율이 정기예금보다 대체로 높은데도, 오히려 적금이 외면받고 있어요. 5대 은행의 7월 말 적금 잔액은 45조23억원으로, 한 달 새 1조9179억원이나 빠졌습니다.
먼저 적금과 예금의 차이를 볼까요. 적금은 매달 일정 금액을 꼬박꼬박 넣고 만기 때 원금+이자를 받습니다. 예금은 목돈을 한 번에 넣고 만기까지 두는 방식이에요. 최근 정기예금 이자율이 3%대 초중반인데, 적금은 보통 이보다 높습니다.
그런데 왜 더 높은 이자를 마다할까요? 두 가지 이유입니다.
첫째, 적금의 조건이 까다롭습니다. 급여통장 이체, 계열사 카드 실적 같은 조건을 다 채워야 높은 금리를 줘요. 게다가 만기 전에 깨면 우대금리*가 통째로 사라집니다. 만기까지 못 버티면 높은 이자는 그림의 떡인 거죠.
둘째, 지금은 환금성*이 왕입니다. 코스피가 7월 이후 강하게 조정받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언제든 증시에 들어갈 대기자금"을 손에 쥐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적금은 돈이 묶이는 상품이라 즉시 꺼내 쓰기 어려워요. 그래서 회피 현상이 커진 겁니다.
🎒 적금은 이자를 더 준다지만, 대신 '만기까지 문 잠금'입니다. 지금 투자자들에게는 그 잠금장치가 이자보다 더 싫은 거예요.
실제 흐름을 보면, 작년 말 46조4572억원이던 적금 잔액이 올 6월 46조9202억원으로 늘었다가, 7월에 2조원 가까이 빠져나갔습니다. 6월 만기가 돌아온 돈이 적금으로 재예치되지 않고 정기예금이나 대기자금으로 빠진 겁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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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대금리
기본 이자에 얹어주는 추가 이자입니다. 은행이 원하는 조건(급여이체, 카드 사용, 자동이체 등)을 채우면 "잘하셨으니 이자 더 드릴게요" 하고 붙여줘요. 광고에 나오는 '최고 연 5%' 같은 숫자는 이 우대금리를 다 채웠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문제는 만기 전에 해지하면 이 우대금리가 싹 사라져, 쥐꼬리만 한 기본금리만 받게 된다는 점이에요.
환금성
가지고 있는 자산을 얼마나 빨리, 손해 없이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가입니다. 통장의 예금은 환금성이 높고(바로 뺄 수 있음), 만기가 있는 적금이나 부동산은 환금성이 낮습니다(당장 못 뺌). 증시가 출렁일 때 '기회가 오면 바로 사겠다'는 사람들은 환금성 높은 곳에 돈을 둡니다. 이자를 조금 포기하더라도 언제든 움직일 수 있는 자유를 택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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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2금융
이자를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SC제일은행, 제휴 예금 출시
한 줄로 말하면
예금 이자를 현금 대신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받는 상품이 시중은행 최초로 나왔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SC제일은행이 대한항공과 손잡고 'SC제일 대한항공 마일리지 예금'을 출시했습니다. 시중은행 중 처음이에요.
핵심은 이자를 받는 방식입니다. 만기에 세금을 뗀 이자를 1만원 단위까지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바꿔줍니다. 현금이 아니라 항공 마일리지로 받는 거죠.
가입은 6개월 또는 12개월 만기로 할 수 있고, 기본 이율은 각각 연 3.15%, 3.55%입니다. 가입액이 1억원 이상이거나 자산관리(PB) 고객 등급 이상이면 0.1%포인트를 더 얹어줍니다.
여기에 10월 말까지 출시 기념 이벤트도 붙였어요. 최대 1만5000마일리지와 왕복 항공권을 경품으로 줍니다.
🎒 앞선 기사에서 사람들이 "돈 묶이기 싫다"며 적금을 떠났죠. 은행 입장에선 예금을 붙잡아둘 당근이 필요합니다. '이자를 여행 마일리지로'는 그 당근인 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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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7부동산
[단독] 대출 끊겨도 '갈아타기'… 서울선 주식·코인 팔아 집 샀다
한 줄로 말하면
서울 사람들은 대출이 막히자 집·주식·코인을 팔아 집을 삽니다. 지방은 여전히 은행 대출에 매달립니다. 같은 나라, 다른 자금줄이에요.
무슨 일이 있었나
정부가 대출을 강하게 조이자, 서울에서는 '자산 갈아타기'가 확산됐습니다. 대출 대신 이미 가진 자산을 팔아 집을 사는 거예요.
근거는 주택취득자금 조달계획서*입니다. 집을 살 때 "이 돈을 어디서 마련했는지" 정부에 제출하는 서류인데, 이걸 분석하면 사람들이 어떻게 집값을 마련하는지 훤히 보입니다.
국토교통부 자료를 보면, 올해 1~5월 서울 개인 매수자의 자금 중 부동산 처분대금 비중이 32.6%로 가장 높았습니다. 기존 집을 팔아 다음 집을 산 거죠. 반면 금융기관 대출은 22.7%에 그쳤어요. 서울에선 대출보다 '집 팔아 집 사기'가 더 큰 자금원이 된 겁니다.
전국에서 부동산 처분대금이 대출을 앞선 지역은 서울·경기·세종·전북 네 곳뿐이었습니다. 그중 서울의 격차가 9.9%포인트로 가장 컸어요.
더 눈에 띄는 건 주식·코인과 가족 돈의 등장입니다. 주식·채권·가상화폐를 팔아 마련한 돈의 비중이 2021년 2.9%에서 올해 7.6%로 뛰었습니다. 증여·상속 자금도 3.8%에서 6.4%로 늘었어요. 두 항목 모두 전국에서 서울 비중이 가장 높았습니다.
🎒 서울에선 대출 문이 막히니, 주식 팔고 코인 팔고 부모 도움까지 받아 상급지로 올라탑니다. 대출에 안 기대니 정부의 대출 규제가 잘 안 먹히는 구조죠.
반면 지방은 다릅니다. 울산(36.5%), 대구(36.1%), 부산(35.8%) 등 대부분 지역에서 금융기관 대출 비중이 30%를 웃돌았어요. 부동산 처분대금은 모두 대출보다 낮았습니다. 경북은 대출 비중이 33.6%인데 처분대금은 16.0%에 불과했어요. 지방은 대출과 금리 변화에 훨씬 취약한 구조라는 뜻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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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취득자금 조달계획서
집을 사면 "이 돈을 어떻게 마련했나요?"를 항목별로 적어 정부에 내는 서류입니다. 내 예금 얼마, 대출 얼마, 기존 집 판 돈 얼마, 부모님께 받은 돈 얼마… 이런 식으로 자금 출처를 밝혀야 해요. 원래는 탈세나 편법 증여를 잡으려는 감시 장치인데, 이 서류들을 모아 분석하면 지역별로 사람들이 어떤 돈으로 집을 사는지가 통계로 드러납니다. 이 기사는 그 통계로 서울과 지방의 자금 구조 차이를 짚어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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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7부동산
부천, 20년만에 새단장 … 1.2만가구 공급 러시
한 줄로 말하면
낡은 아파트가 61%였던 부천이, 재건축과 재개발을 앞세워 수도권 서남권 대표 주거지로 변신을 준비합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경기 부천에서 새 아파트 공급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서울 서남부와 붙어 있고 인프라도 좋지만, 그동안 낡은 아파트가 많았던 동네예요.
숫자로 보면 심각합니다. 부천 아파트 16만7724가구 중 준공 20년이 넘은 단지가 10만3362가구, 무려 61.1%입니다. 경기도 평균(43.3%)을 훌쩍 넘어요. 1990년대 중동신도시, 2000년대 상동지구 개발 이후로 새 아파트가 별로 안 들어선 탓입니다.
여기서 잠깐. 중동신도시는 1기 신도시*입니다. 1980년대 말 서울의 집 부족을 풀려고 정부가 수도권에 계획적으로 지은 첫 번째 신도시 묶음(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이에요. 지은 지 30년이 넘어 지금 대대적인 재건축 대상이 됐습니다.
부천의 변신은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중동신도시 재건축, 다른 하나는 소사·역곡 일대 원도심 재개발*입니다.
🎒 재건축은 멀쩡한 동네에 낡은 아파트만 허물고 새로 짓는 것, 재개발은 도로·상하수도까지 낡은 동네 전체를 갈아엎어 새로 만드는 것. 몸만 고치느냐, 동네째 고치느냐의 차이입니다.
재건축 쪽에선 은하마을이 가장 빠릅니다. 지난달 특별정비구역*으로 지정됐어요. 대우동부·효성쌍용·은하주공1·2단지 등 4개 단지 2387가구를, 최고 49층 3432가구 규모로 다시 짓는 사업입니다. 예비 사업시행자는 한국토지신탁이에요.
재개발 쪽은 부천역~소사역~역곡역을 잇는 '1호선 라인'이 중심축입니다. 소사3구역은 'e편한세상 부천 어반스퀘어'로 2029년 준공 예정이고, 소사본1-1구역도 속도가 빠릅니다. 올해 들어 상동역 롯데캐슬 시그니처(1859가구) 청약 등 분양이 줄줄이 대기 중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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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 신도시
1980년대 후반, 서울 집값이 폭등하자 정부가 서울 주변에 계획적으로 지은 첫 번째 대규모 신도시들입니다. 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다섯 곳이에요. 당시엔 새 도시였지만 이제 30년이 넘어 노후화됐습니다. 그래서 이곳들을 한꺼번에 재건축하는 게 요즘 부동산 정책의 큰 축이고, 부천 중동이 그중 하나입니다.
재건축과 재개발
둘 다 낡은 걸 새로 짓는 사업이지만 범위가 다릅니다. 재건축은 도로·상하수도 같은 기반시설은 멀쩡하고 '건물(아파트)'만 낡았을 때, 그 건물만 허물고 새로 짓습니다. 재개발은 도로도 좁고 하수도도 낡은 '동네 전체'가 열악할 때, 기반시설까지 통째로 갈아엎어 새 동네를 만드는 사업이에요.
특별정비구역
1기 신도시처럼 통째로 재건축해야 할 큰 지역을, 정부·지자체가 "여기는 특별히 빠르고 크게 정비하겠다"고 지정한 구역입니다. 지정되면 각종 규제 완화와 절차 단축 혜택을 받아 사업 속도가 붙어요. 은하마을이 지난달 이 구역으로 지정돼 부천에서 가장 빠르게 움직이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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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7부동산
정부 믿고 등록했는데…임대사업자 '날벼락'
한 줄로 말하면
"임대사업 등록하면 세금 깎아준다"던 정부가 이제 그 혜택을 없앱니다. 그런데 규제에 묶여 팔고 싶어도 못 파는 집주인들이 억울함을 호소합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2018년, 60대 A씨는 정부 말을 믿었습니다. "임대사업으로 등록하면 양도세를 깎아준다." 그래서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를 사서 8년 장기임대주택으로 등록했어요. 임대료를 5% 이내로만 올리며 세입자와 상생하면 혜택을 준다는 약속이었죠.
그런데 지금 A씨는 혜택이 통째로 사라질 위기에 놓였습니다. 왜일까요?
오는 9월이면 8년 임대의무기간이 끝납니다. 그런데 이 은마아파트가 2023년 재건축 조합설립 인가를 받았어요. 강남구는 투기과열지구입니다. 이곳에선 조합설립 인가 이후엔 '10년 보유·5년 실거주·1주택' 조건을 다 채워야만 조합원 지위 양도, 즉 재건축 조합원 자격을 남에게 넘기며 집을 팔 수 있습니다. A씨는 이 조건을 못 채웠어요.
🎒 정부가 "팔면 혜택 지켜줄게" 하며 뒷문을 열어줬는데, 그 문 앞에 '재건축 규제'라는 또 다른 자물쇠가 걸려 있는 겁니다. 팔고 싶어도 못 파는 거죠.
전날 발표된 '2026 세제 개편안'이 방아쇠였습니다. 조정대상지역 매입임대 아파트의 양도세 혜택을 단계적으로 없애기로 했거든요. 구체적으로 내년까지 팔면 기존 혜택이 유지되지만, 2028년부터는 다주택자 양도세가 절반 부과되고 장특공 혜택이 30%로 줄어듭니다. 2029년부터는 혜택이 완전히 사라져요.
문제의 뿌리는 오락가락한 정책입니다. 2017년 정부는 임대주택 등록을 독려하며 양도세 장특공, 다주택 양도세 중과 배제 등 각종 혜택을 내걸었어요. 그러자 민간 임대주택이 2017년 180만가구에서 2019년 220만5000가구로 늘었습니다. 정부 말을 믿고 등록한 사람이 그만큼 많았다는 뜻이죠. 그런데 이제 정부가 혜택에 기한을 정하면서, 규제에 묶여 기한 안에 못 파는 사람들이 강제로 혜택에서 밀려나게 됐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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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과열지구
집값이 과열되거나 투기 우려가 큰 지역을, 정부가 콕 집어 지정한 곳입니다. 강남 같은 곳이 대표적이에요. 이 지구로 지정되면 대출·청약·전매(되팔기) 등에 강한 규제가 걸립니다. 특히 재건축 조합원 자격을 남에게 넘기는 데도 까다로운 조건이 붙어, 집을 자유롭게 팔기 어려워집니다.
조합원 지위 양도
재건축을 하려면 집주인들이 '재건축 조합'을 만들어 조합원이 됩니다. 이 조합원 자격에는 새 아파트를 받을 권리가 딸려 있어 값이 나가요. 집을 팔 때는 이 조합원 지위까지 함께 넘겨야 하는데, 투기과열지구에서는 이걸 아무나 넘기지 못하게 '10년 보유·5년 실거주' 같은 조건을 걸어둡니다. 투기 목적으로 사고파는 걸 막으려는 장치인데, A씨처럼 이 조건에 걸려 팔지 못하는 선의의 피해자도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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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7부동산
철거 현장에 살수드론 떴다…로봇 투입 늘리는 현대건설
한 줄로 말하면
위험한 철거 현장에 사람 대신 물 뿌리는 드론이 떴습니다. 현대건설이 건설현장에 로봇을 늘리고 있어요.
현대건설이 과천주공 8·9단지 재건축 정비사업 현장에서 살수드론을 활용해 비산먼지 저감 작업을 실증하고 있다. 현대건설
무슨 일이 있었나
현대건설이 안전과 환경관리를 위해 무인 로봇 도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대표 사례가 살수드론이에요.
현대건설은 최근 과천주공 8·9단지 재건축 현장에서 살수드론으로 비산먼지* 줄이기 실증을 마쳤다고 밝혔습니다. 비산먼지는 철거 현장에서 흩날리며 공중으로 떠오르는 먼지예요. 이걸 가라앉히려면 물을 뿌려야 하는데, 그 물 뿌리기를 드론이 맡은 겁니다.
왜 하필 드론일까요? 철거 현장이 위험하기 때문입니다. 물을 뿌리다 보면 미끄러짐, 감전, 중장비 충돌 위험이 따릅니다. 게다가 높은 층이나 무너질 듯 불안정한 구간은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워요.
🎒 사람이 물총을 들고 위태로운 폐건물을 오르내리는 대신, 드론이 대신 날아가 물을 뿌리는 겁니다. 위험한 일을 기계가 떠맡는 거죠.
성능도 구체적입니다. 살수드론은 무풍 기준 최대 12~15m 반경에 분당 50리터의 물을 살포했습니다. 드론에 전원 케이블과 급수 호스를 직접 연결해 비행시간과 물 공급 제약을 줄였어요. 먼지 나는 위치가 바뀌면 살수 범위도 원격으로 즉시 조정할 수 있습니다. 기존 살수차가 못 닿던 구간까지 관리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설명입니다.
로봇 확대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의 통합 연구조직 HMG건설기술연구원은 인공지능·로보틱스로 안전·품질을 높이고 사람 실수(휴먼에러)를 줄이는 연구를 핵심으로 삼고 있어요. 서울 서초구 반포동 '디에이치 클래스트' 현장에서는 스마트 자재 운반 로봇이 실증 중이고, 무거운 걸 들 때 어깨를 보조하는 웨어러블 로봇 '엑스블 숄더'도 도입했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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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산먼지
'비산'은 흩날려 오른다는 뜻입니다. 건물을 부수거나 흙을 파낼 때 공중으로 풀풀 날리는 먼지가 비산먼지예요. 그냥 먼지가 아니라 주변 주민의 호흡기 건강과 대기질에 나쁜 영향을 줘서, 건설현장은 법적으로 이걸 줄일 의무가 있습니다. 가장 흔한 방법이 물을 뿌려 먼지를 가라앉히는 살수 작업인데, 그 위험한 작업을 드론에 맡긴 것이 이 기사의 핵심입니다.
🏭 PART 3. 산업·기업
A2산업
AI 투자 출혈 경쟁에 … 미국빅테크 5곳 내년엔 현금 마른다
한 줄로 말하면
미국 최강 기업들이 AI에 돈을 쏟아붓느라, 버는 돈보다 쓰는 돈이 더 많아지는 상황이 눈앞에 왔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미국 빅테크의 곳간이 빠르게 비고 있습니다. AI 주도권을 잡으려는 경쟁 때문입니다. 벌어들이는 현금보다 쓰는 돈이 더 많아지는 구조가 현실이 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핵심은 이 숫자입니다. 아마존·구글·마이크로소프트(MS)·메타·오라클 다섯 곳의 잉여현금흐름(FCF)\*이 올해 사실상 '0'까지 떨어집니다. 그리고 내년에는 다섯 곳을 합쳐 마이너스 1250억달러, 우리 돈으로 약 178조7000억원을 기록할 전망입니다. S&P 글로벌마켓 인텔리전스가 3일(현지시간) 내놓은 예측입니다.
🎒 회사를 지갑에 비유하면, 월급이 들어와도 카드값·투자비를 빼고 나면 지갑에 남는 돈이 '찐현금'입니다. 다섯 회사의 이 지갑이 내년엔 아예 마이너스로 뒤집힌다는 뜻입니다.
이 전망은 며칠 전보다도 더 나빠졌습니다. 아마존이 지난주 실적 발표에서 "AI 데이터센터와 인프라 투자를 더 늘리겠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AI 서비스를 키우려면 데이터센터를 짓고,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같은 비싼 AI 반도체를 대량으로 사야 합니다. 이 돈이 계속 불어나고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3개월간 현금을 가장 많이 쓴 미국 상장기업이 아마존과 구글이었습니다.
월가의 눈도 달라졌습니다. 예전엔 "누가 자본지출(CAPEX)\*을 더 공격적으로 늘리나"를 봤습니다. 지금은 다릅니다. "투자를 저렇게 하고도 현금을 충분히 벌 수 있느냐"가 핵심 기준이 됐습니다.
성적표도 갈렸습니다. MS는 AI 투자를 늘리면서도 클라우드 사업이 잘 돼 현금을 튼튼하게 벌어들여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반면 메타는 AI 인프라에 돈을 쏟느라 잉여현금흐름이 크게 줄어 우려를 키웠습니다. 워싱턴포스트(WP)는 "AI 투자가 전기요금과 전자제품 가격을 끌어올리는 등 미국 경제 전반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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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여현금흐름(FCF)
회사가 영업으로 번 현금에서 설비투자 같은 돈을 빼고 실제로 손에 남는 '찐현금'입니다. 회사가 앞으로 투자할 여력이 있는지, 재무가 튼튼한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이익(수익)과는 다릅니다. 회계 장부상 이익이 나도 실제 통장에 남는 현금은 마이너스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투자자들이 특히 눈여겨봅니다.
자본지출(CAPEX)
공장·건물·설비처럼 '오래 쓸 자산'을 사들이는 데 쓰는 돈입니다. 빅테크에게는 데이터센터 건설과 AI 반도체 구매가 대표적입니다. 미래를 위한 투자라 많이 쓸수록 성장 기대가 커지지만, 그만큼 당장 통장에서 현금은 빠져나갑니다. 이 기사가 말하는 '출혈'이 바로 이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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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0산업
'자연 ESS' 양수발전 속도 … 설비용량 4배로 확대
한 줄로 말하면
낮에 남는 태양광·풍력 전기로 물을 퍼올렸다가, 밤에 그 물을 떨어뜨려 전기를 만드는 '거대한 물탱크 배터리'를 4배로 키웁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재생에너지가 늘면서 양수발전\*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을 비롯한 한국전력공사 자회사들이 양수발전 설비를 지금의 약 4배로 늘리려고 새 용지를 찾아 나섰습니다.
숫자로 보겠습니다. 지금 이들이 새로 개발 중인 양수발전 입지는 총 9.5GW(기가와트) 규모입니다. 이게 다 완성되면 국내 양수발전 설비는 현재 4.7GW에서 17.9GW로 약 280% 늘어납니다. 지금 짓고 있는 3.7GW까지 더한 수치입니다.
이건 정부 계획보다도 훨씬 많습니다. 지난해 확정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2038년까지 양수발전 10.4GW를 짓겠다고 했는데, 지금 개발 중인 규모가 여기서 70%가량 더 큽니다. 다음 계획(제12차)에서 양수발전이 크게 늘어날 거란 신호입니다.
원리는 단순합니다. 위쪽 댐과 아래쪽 댐, 두 개의 저수지를 씁니다. 전기가 남아도는 낮에는 태양광·풍력 전기로 모터를 돌려 물을 위로 끌어올립니다. 전기가 부족한 저녁에는 반대로 물을 아래로 흘려보내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듭니다.
🎒 스마트폰 보조배터리와 똑같습니다. 남을 때 충전(물 올리기)하고, 필요할 때 방전(물 내리기)합니다. 다른 점은 배터리 대신 '물과 중력'을 쓴다는 것뿐입니다.
그래서 별명이 '자연 에너지저장장치(ESS)\*'입니다. 재생에너지는 해가 나고 바람이 불 때만 전기를 만들어 들쭉날쭉한데, 양수발전이 그 남는 전기를 저장했다 꺼내주는 완충 역할을 합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도 지난 4월 "ESS, 양수발전 같은 유연성 자원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영동(500㎿)·홍천(600㎿)·포천(700㎿)에서 짓고 있고, 합천(900㎿)·영양(1000㎿)도 계획 중입니다.
문제도 있습니다. 산을 깎고 댐을 만들어야 해 환경 훼손 논란이 생깁니다. 한수원이 짓고 있는 홍천 양수발전소는 주민 반대로 지난달 중순부터 한 달간 공사가 멈추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앞으로 새로 파기보다 기존 댐을 최대한 활용할 계획입니다.
용어
본문에서 만난 용어, 다시 정리
양수발전
'양수'는 물을 끌어올린다는 뜻입니다. 낮에 남는 전기로 물을 높은 곳에 올려뒀다가, 필요할 때 떨어뜨려 발전하는 방식입니다. 전기를 '물의 위치'라는 형태로 저장해두는 셈입니다. 배터리보다 오래 쓰고 대용량이라 국가 전력망의 든든한 완충장치 역할을 합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Energy Storage System. 전기가 남을 때 저장했다가 부족할 때 꺼내 쓰는 장치를 통틀어 부릅니다. 보통은 대형 배터리를 떠올리지만, 양수발전처럼 물을 이용하는 방식도 넓게 보면 ESS입니다. 재생에너지가 늘수록 '언제 만드느냐'와 '언제 쓰느냐'의 시차를 메워줄 ESS가 중요해집니다.
전력수급기본계획
정부가 앞으로 전기를 얼마나 쓰고, 그만큼 어떤 발전소로 어떻게 공급할지를 짜는 국가의 장기 전력 설계도입니다. 보통 2년마다 새로 만들고 번호를 붙입니다(11차, 12차…). 여기에 어떤 발전원이 얼마나 담기느냐가 곧 그 분야의 미래 규모를 좌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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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0산업
산업부 "AI 전환 사업장, 생산성 30% 증가"
한 줄로 말하면
공장에 AI를 도입했더니 생산성이 30% 오르고 불량품은 15% 줄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정부가 밀고 있는 제조업 인공지능 전환 사업, 이름은 엠엑스(M.AX)\*입니다. 여기 참여한 42개 사업장의 성적표가 나왔습니다. 결과는 뚜렷했습니다.
산업통상부는 4일 업무보고에서 이 성과를 발표했습니다. 이 42곳은 사업에 일찍 뛰어들어 효과가 나오기 시작한 곳들입니다. 점검 결과 생산성은 평균 30.1% 높아졌고, 불량률은 15.5% 낮아졌습니다.
🎒 하루에 100개 만들던 공장이 130개를 만들게 됐고, 그중 버리던 불량품도 확 줄었다는 얘기입니다. 같은 사람, 같은 공장에서요.
산업부는 그동안 'AI 팩토리 선도 프로젝트'로 반도체·자동차·조선 등 170여 개 사업장의 AI 전환을 도왔습니다. 앞으로 이 AI 팩토리를 2030년까지 500개로 늘립니다. 여기에 더해 풀스택 AI 팩토리\* 핵심 기술도 직접 개발할 계획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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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엑스(M.AX)
제조업(Manufacturing)에 AI를 붙여 최대치로 끌어올린다는 뜻을 담은 정부의 '제조업 인공지능 전환' 사업 이름입니다. 공장의 기계·데이터·작업 과정에 AI를 심어, 사람의 감으로 하던 일을 데이터로 판단하게 바꾸는 게 목표입니다.
풀스택 AI 팩토리
'풀스택(full-stack)'은 밑바닥부터 꼭대기까지 전부 갖췄다는 IT 용어입니다. 공장에 AI를 부분적으로 얹는 게 아니라, 데이터 수집·분석·판단·제어까지 공정 전체를 AI로 한 벌 완성한 공장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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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3기업
"우주산업 이끌 경력 뽑아요" 한화시스템 세자릿수 채용
한 줄로 말하면
한화시스템이 우주사업 인재를 100명 단위로 뽑습니다. 55조원짜리 'AI 우주 강국' 계획의 첫 실행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한화시스템이 2026년 하반기 우주사업부 경력사원을 세 자릿수 규모로 채용한다고 4일 밝혔습니다. 지난달 김동관 한화그룹 수석부회장이 발표한 55조원 규모 'AI 우주 강국' 중장기 전략의 후속 조치입니다.
뽑는 분야가 곧 한화의 우주 지도입니다.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 우주 AI 데이터센터, 저궤도 위성통신\, 위성용 태양전지, 위성 서비스 운영·영업·전략 등입니다. 근무지는 서울사업장, 판교연구소, 제주우주센터 등입니다. 지원 자격은 석·박사 기간을 포함해 실무 경력 5년 이상입니다. 채용 전용 마이크로사이트도 열어 온라인으로 지원서를 받습니다.
한화시스템은 중장기 전략에 따라 초저궤도 SAR 위성, 우주 AI 데이터센터 등 우주 분야에 약 20조원을 투입할 계획입니다. 회사 관계자는 "도전적이고 역량 있는 인재들의 많은 관심을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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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이 전파를 쏘아 땅에서 튕겨 돌아오는 신호로 지표를 촬영하는 레이더입니다. 카메라와 결정적 차이는, 전파를 쓰기 때문에 구름이 끼거나 캄캄한 밤에도 지상을 훤히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군사 정찰·재난 감시에 특히 강합니다.
저궤도 위성통신
지구 표면에서 비교적 가까운(보통 2000㎞ 이내) 낮은 궤도에 위성을 띄워 인터넷·통신을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위성이 가까우니 신호가 오가는 시간이 짧아 통신이 빠르고 지연이 적습니다. 일론 머스크의 스타링크가 대표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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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3산업
SK하이닉스 "데이터 병목 해결" … HBF 표준 공개
한 줄로 말하면
SK하이닉스가 'HBM처럼 빠르면서 용량은 훨씬 큰' 새 메모리 규격을 공개했고, 구글까지 손을 들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SK하이닉스가 차세대 저장장치 기술인 고대역폭플래시(HBF)\*의 첫 표준 규격을 공개했습니다. 특히 앞으로 큰 고객이 될 수 있는 구글과 텐스토렌트가 컨소시엄에 함께하기로 해, 상용화 가능성이 부쩍 커졌습니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샌디스크와 만든 이 규격을 6일(현지시간)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리는 'FMS 2026' 행사에 맞춰 공개한다고 4일 밝혔습니다. 회사는 이 자리에서 HBF를 "AI 시대 메모리 병목을 풀 핵심 기술"로 소개할 계획입니다.
HBF의 자리를 이해하면 쉽습니다. 지금 AI 반도체에는 빠르지만 용량이 작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용량은 크지만 상대적으로 느린 저장장치(SSD)가 따로 있습니다. HBF는 그 사이에 끼는 새 계층입니다. HBM처럼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받으면서, 낸드를 기반으로 해 용량을 크게 키운 게 특징입니다.
왜 필요할까요? AI가 학습을 넘어 '추론'(실제로 답을 만들어내는 단계)으로 넘어가면서 다뤄야 할 데이터가 폭발적으로 늘었기 때문입니다. 속도와 용량을 동시에 잡아야 하는데, HBF가 그 답이 될 수 있습니다. HBF는 HBM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함께 쓰이며 효율을 높이는 역할입니다.
규격 내용도 구체적입니다. 낸드 다이를 8단·16단으로 쌓아 용량은 최대 512GB까지 정의했습니다. 대역폭\*은 세 등급으로 나눠 1초당 0.4TB에서 3.0TB까지 구현할 수 있게 규정했습니다. 이번 규격은 지난해 8월 샌디스크와 협력을 시작하고 올해 2월 컨소시엄을 꾸린 지 약 6개월 만의 결과물입니다. 공개는 세계 최대 개방형 데이터센터 협력체인 OCP를 통해 이뤄져, 특정 회사만이 아니라 업계 전체가 함께 쓸 수 있습니다. 상용화 목표는 2030년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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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역폭플래시(HBF)
High Bandwidth Flash. 데이터를 오래 저장하는 '낸드 플래시'를 여러 층으로 쌓아, HBM 같은 빠른 속도까지 노린 새 메모리입니다. 빠른 메모리는 용량이 작고, 큰 저장장치는 느린 오랜 딜레마를 절충하려는 시도입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High Bandwidth Memory. 메모리 칩을 위로 여러 층 쌓아 데이터가 오가는 통로를 확 넓힌 초고속 메모리입니다. AI 반도체(GPU) 옆에 붙어 데이터를 순식간에 퍼주는 역할을 하며, SK하이닉스가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효자 제품입니다.
대역폭
1초에 데이터를 얼마나 많이 실어나를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통로의 넓이'입니다. 🎒 고속도로 차선 수를 떠올리면 됩니다. 차선이 넓을수록(대역폭이 클수록) 같은 시간에 더 많은 차(데이터)가 지나갑니다. AI는 데이터를 엄청나게 오가게 해야 해서 대역폭이 성능을 좌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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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3산업
"OLED 기술 넘보지마" 중국과 글로벌 특허전쟁
한 줄로 말하면
중국이 한국의 화면 기술을 베끼려 들자, LG·삼성이 세계 법정에서 정면으로 맞붙어 이겼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이 액정(LCD)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중심으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그러자 기술 격차를 지키려는 싸움이 격해졌습니다. 후발주자인 중국이 특허 침해와 인재 빼가기에 나서자,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가 특허 전쟁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LG디스플레이와 중국 톈마의 소송입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6월 "톈마가 LCD·OLED 기술을 침해했다"며 미국과 독일 법원에 소송을 냈습니다. 톈마는 반격했습니다. 미국 특허심판원(PTAB)에 "그 특허는 무효"라며 심판을 청구하고, 독일 법원에는 가처분 소송을 냈습니다.
결과는 LG디스플레이의 완승이었습니다. 미국 PTAB는 톈마의 무효 심판 개시를 거부했고, 독일 법원도 톈마의 소송을 기각했습니다. 보통 몇 년씩 끄는 글로벌 특허 분쟁이 1년도 안 돼 끝난 겁니다. 압도적 기술 격차 덕분이란 평가입니다. 그 결과 톈마가 LG디스플레이에 줄 로열티\*는 업계 추산 5000억원 규모로 알려졌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더 먼저 시작했습니다. 2022년 12월부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중국 법원 등에 BOE를 상대로 OLED 특허·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여러 건 냈습니다. ITC는 지난해 7월 BOE의 영업비밀 침해를 인정하고, 관련 제품을 약 14년 8개월간 미국에 들이지 못하게 하는 제한적 수입 금지를 권고했습니다. 결국 두 회사는 지난해 11월 합의서를 내며 분쟁을 끝냈습니다.
중국이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뭘까요? 아직 세계 소비자를 만족시킬 만한 기술을 스스로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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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화소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내는 화면 기술입니다. 뒤에서 빛을 쏴줘야 하는 LCD와 달리, 검은색을 표현할 땐 아예 불을 꺼버려 완벽한 검정과 얇은 두께를 만듭니다. 스마트폰·TV의 고급 화면에 쓰이며, 한국이 세계 최고 기술을 가진 분야입니다.
로열티
남의 특허·기술을 쓴 대가로 내는 사용료입니다. 이번엔 톈마가 LG디스플레이의 특허를 침해한 값을 치르는 형태입니다. 기술을 가진 쪽은 제품을 팔지 않아도 특허만으로 돈을 벌 수 있습니다. '기술 초격차'가 곧 현금이 되는 셈입니다.
영업비밀
회사가 몰래 지켜온 핵심 기술·노하우·데이터입니다. 특허처럼 공개해 등록하는 게 아니라 '숨겨서' 보호합니다. 그래서 인재를 빼가며 이걸 훔치면 무거운 제재를 받습니다. BOE가 미국 시장 수입 금지 권고까지 받은 이유가 바로 이 영업비밀 침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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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3산업
"볼보 EX90보다 승차감 좋아" 독일매체 '아이오닉9' 극찬
한 줄로 말하면
현대차 대표 전기 SUV 아이오닉9이 독일 유명 매체 비교평가에서 볼보를 17점 차로 눌렀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현대자동차의 플래그십\* 전동화 럭셔리 SUV '아이오닉9'이 볼보 'EX90'을 이겼습니다. 무대는 독일 유력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 모토어 운트 슈포르트'의 비교평가였습니다. 이 매체의 비교평가는 독일 소비자들이 차를 살 때 참고하는 주요 지표입니다.
평가는 두 차의 대표 사양을 놓고 진행됐습니다. 차체, 안전성, 편의성, 파워트레인\*, 주행 성능, 친환경성, 경제성 등 7개 항목입니다. 결과는 아이오닉9 총점 572점, 볼보 EX90 555점. 17점 차이로 아이오닉9이 앞섰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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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그십
원래는 함대를 이끄는 '기함(대장 배)'을 뜻합니다. 여기선 한 브랜드가 기술과 자존심을 모두 쏟아부어 만든 최고급 대표 모델을 가리킵니다. 아이오닉9은 현대차 전기차 라인업의 맨 윗자리 차라는 뜻입니다.
파워트레인
엔진(또는 전기차의 모터)에서 만든 힘을 바퀴까지 전달하는 부품 전체를 묶어 부르는 말입니다. 자동차의 '심장과 근육'에 해당합니다. 전기차에서는 모터·배터리·감속기 등이 여기에 들어가며, 얼마나 힘있고 효율적으로 달리느냐를 좌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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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4기업
"이젠 CEO의 AI 전략이 기업 생존 좌우"
한 줄로 말하면
"AI 시대엔 사장이 AI를 어떻게 쓰느냐가 회사의 생사를 가른다"고 세계적 경영 석학이 짚었습니다.
3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전미경영학회(AOM) 연례회의에서 타메르 차우스길 미국 조지아주립대 교수(오른쪽)가 송재용 서울대 경영학과 석좌교수와 대담하고 있다. 차우스길 교수는 제5회 현대차 우수 국제
무슨 일이 있었나
AI가 세계 경제뿐 아니라 기업의 생존 방식까지 바꾸고 있습니다. 기업가정신·스타트업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타메르 차우스길 미국 조지아주립대 교수가 대대적인 경영 모델 재편을 주문했습니다.
3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전미경영학회(AOM) 연례회의에서, 그는 매일경제 주최로 송재용 서울대 경영학과 석좌교수와 대담했습니다. 차우스길 교수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는 결과물에 기반한 AI 비용 산정과 AI 자원 배분에 나서야 한다. AI에 맞게 비즈니스 모델은 물론 운영, 거버넌스\*, 인력, 기술 모델 등을 개편해야 한다."
기회는 숫자로 확인됩니다. 지난해 반도체·데이터센터 등 AI 관련 상품 무역은 전년보다 20% 늘었습니다. 세계 상품 무역의 15%를 차지하는데, 지난해 전체 성장의 절반을 이 분야가 도맡았습니다. 그는 AI 에이전트\* 기반 조직을 "산업·디지털 혁명 이후 가장 큰 조직 패러다임 변화"라고 표현했습니다.
위기도 분명했습니다. 그는 "AI 지출이 수익으로 이어지는 명확한 흐름을 추적할 수 있는 기업이 없다"며 "자본 배분이 지금은 증거 없는 확신의 영역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규제도 변수입니다. 미국·EU·중국·한국이 규제 환경이 다 달라, 글로벌 기업은 여러 규제 아래서 AI 자산을 굴려야 합니다.
조언은 명쾌했습니다. 라이선스 수나 사용자 수에 매달리지 말고, "종결된 업무, 출하된 디자인, 해결된 분쟁"처럼 실제로 '완료된 결과물'의 비용을 재라는 것입니다. 참고로 차우스길 교수는 이번 회의에서 제5회 현대차 우수 국제경영학자상(IMD)을 받았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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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에이전트
사람이 매번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목표를 나눠 계획하고, 도구를 써서 일을 끝까지 처리하는 AI를 말합니다. 질문에 답만 하는 챗봇과 다릅니다. 예를 들어 "이 분쟁 해결해줘"라고 하면 자료 조사·초안 작성·처리까지 이어서 하는 식입니다. 그래서 '직원 한 명'처럼 조직 구조를 바꿀 존재로 봅니다.
거버넌스
누가 무엇을 결정하고 책임지는지를 정하는 '의사결정과 통제의 틀'입니다. 회사로 치면 지배구조·의사결정 체계입니다. AI가 판단을 대신하기 시작하면 "AI의 결정을 누가 검증하고 책임지나"라는 새로운 거버넌스 문제가 생깁니다. 교수가 이걸 콕 집은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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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4산업
황당한 일본관세폭탄 … K철강 반발
한 줄로 말하면
한국이 일본에 더 비싸게 팔았는데도 일본이 "싸게 덤핑했다"며 최고 43% 관세를 매겨, 한국 철강업계가 반발합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일본 정부가 한국산 철강에 반덤핑 관세\*를 매기자 국내 철강업계가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논리가 앞뒤가 안 맞는다는 겁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달 24일 포스코·KG스틸·동국씨엠·세아씨엠 등 한국산 도금 강판에 32.49~42.69%의 반덤핑 예비 판정을 내렸습니다. 이달 8일부터 잠정 관세가 부과되고, 최종 판정은 오는 12월에 나옵니다.
여기서 황당한 대목이 나옵니다. 덤핑은 '싸게 판다'는 게 핵심인데, 실제 가격은 반대였습니다. 조사 대상 기간인 2024년 기준으로 국내 시장의 도금 강판 평균 가격은 t당 111만8000원, 그런데 일본에 판 한국산 평균 수입가는 t당 116만7584원이었습니다.
🎒 집 근처에서 111만원에 파는 물건을 일본에는 116만원에 팔았는데, 일본이 "너무 싸게 팔았다"고 우기는 격입니다.
업계는 조사의 객관성도 문제 삼았습니다. 한국 기업이 낸 원가 소명 자료를 부인하고, 자국 조사기관이나 제소자에게 유리한 정보만 골라 쓰는 '이용 가능한 사실'\* 규정을 일방적으로 적용했다는 겁니다. 타격은 큽니다. 도금 강판은 한국의 대일 철강 수출 중 약 25%를 차지하는 주력 품목입니다. 올 상반기 대일 수출량은 35만9000t으로 이미 줄었는데, 잠정 관세까지 붙으면 더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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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덤핑 관세
'덤핑'은 자기 나라에서 파는 값보다 싸게 수출해 상대국 시장을 흔드는 행위입니다. 이걸 막으려고 상대국이 매기는 징벌성 세금이 반덤핑 관세입니다. 문제는 이번처럼 실제로는 더 비싸게 팔았는데도, 원가 계산 방식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덤핑'으로 몰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용 가능한 사실'
덤핑 조사에서 상대 기업이 자료를 안 냈거나 불충분하다고 판단되면, 조사 당국이 '입수 가능한 다른 자료'로 대신 판정할 수 있게 한 규정입니다. 원래는 자료 제출을 회피하는 걸 막기 위한 장치입니다. 하지만 한국 기업이 낸 자료를 부인하고 제소자에게 유리한 정보만 골라 쓰는 데 악용되면, 결과가 한쪽으로 기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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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4기업
정몽준, HD현대 지분 3.5% … 아들 정기선 회장에게 증여
한 줄로 말하면
정몽준 이사장이 아들 정기선 회장에게 5838억원어치 주식을 넘겨, '정기선 시대' 그룹 지배력이 본격화합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이 HD현대 주식 280만주를 장남 정기선 HD현대 회장에게 넘깁니다. 이번 주식 이동으로 정 회장의 그룹 지배력이 한 단계 올라섭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정 이사장은 다음달 3일 HD현대 보통주 280만주를 정 회장에게 증여\*한다고 공시했습니다. 이날 종가(20만8500원)로 단순 계산하면 약 5838억원 규모입니다.
지분율 변화를 보겠습니다. 정 이사장은 지난 3월 말 기준 HD현대 주식 2101만주(26.60%)를 갖고 있었습니다. 증여가 끝나면 1821만주로 줄어 지분율은 23.05%가 됩니다. 3.55%포인트 낮아지는 겁니다. 반면 정 회장의 지분율은 기존 6.12%에서 약 9.67%로 올라섭니다. 6%대에서 단숨에 10% 문턱까지 온 셈입니다.
다만 정 이사장은 증여 후에도 23%가 넘는 지분을 유지해 최대주주\* 자리는 그대로입니다. 이번 증여는 정 회장이 지난해 10월 사장단 인사에서 회장으로 올라 37년 만에 오너 경영 체제를 연 뒤 처음 이뤄지는 실질적 지분 이동입니다.
재계 관계자는 이렇게 평했습니다.
"보유 지분을 공개적으로 증여하고 이에 따른 세금을 정상적으로 부담하는 방식은 승계 과정에서 가장 정공법에 가까운 선택이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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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여
살아있는 사람이 재산을 공짜로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는 것입니다. 사망 후 물려주는 '상속'과 짝을 이룹니다. 넘겨받는 쪽은 증여세를 내야 합니다. 오너 일가가 미리 지분을 넘기며 세금을 정상적으로 내는 건, 경영권 승계 중 가장 '정공법'으로 꼽힙니다.
최대주주
회사 주식을 가장 많이 가진 주주입니다. 주식회사는 지분이 많을수록 발언권(의결권)이 커지므로, 최대주주가 사실상 경영의 주도권을 쥡니다. 정 이사장은 아들에게 지분을 나눠주면서도 최대주주 자리는 유지해, 넘겨줄 건 넘겨주되 지배의 뿌리는 지킨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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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6기업
카카오 음성 AI, 사투리까지 표현
한 줄로 말하면
"경상도 사투리로 읽어줘"라고 말로 시키면 그대로 읽어주는 카카오의 음성 AI가 나왔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카카오가 자체 AI 모델 '카나나-오(Kanana-o)'의 음성 생성 기능을 크게 끌어올렸습니다. 말투·감정·억양까지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게 됐다고 4일 카카오가 밝혔습니다.
핵심은 '제어'입니다. 그냥 텍스트를 매끄럽게 읽는 걸 넘어, 어떻게 읽을지를 사람이 말로 지시할 수 있습니다. "아주 빠르게 읽어줘" "경상도 사투리로 읽어줘"처럼 자연어로 시키면, AI가 속도·음량·음높이는 물론 감정·억양·강도까지 반영해 음성을 만들어냅니다.
실력은 점수로 나옵니다. 발화 지시를 얼마나 잘 따르는지 재는 벤치마크\ 'InstructTTSEval'의 한국어 부문에서 카나나-오는 94.50점을 받았습니다. 오픈AI의 GPT-4o-미니-tts\(91.10점)를 앞섰고, 구글 제미나이 2.5 플래시 프리뷰 TTS(95.38점)에 바짝 다가섰습니다. 카카오는 앞으로 웃음·한숨·감탄 같은 비언어적 표현까지 자연스럽게 만드는 기술도 개발할 계획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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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치마크
AI들의 성능을 같은 시험지로 겨루게 하는 '표준 시험'입니다. 여기서는 "말로 시킨 대로 음성을 잘 만드느냐"를 재는 시험이었습니다. 점수가 있어야 오픈AI·구글 같은 경쟁자와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어, AI 업계에선 성적표 역할을 합니다.
tts(음성 합성)
Text To Speech, 글자를 사람 목소리로 바꿔주는 기술입니다. 예전엔 딱딱한 기계 음성이었지만, 지금은 감정·말투·사투리까지 입힐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했습니다. 카나나-오가 겨룬 상대들(GPT-4o-미니-tts, 제미나이 TTS)이 모두 이 기술의 최전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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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6산업
AI로 공공기관 업무 더 쉽게
한 줄로 말하면
회사·공공기관마다 제각각인 업무 용어를 AI가 알아듣게 정리해주는 협력이 시작됩니다.
정석찬 한국빅데이터학회장(오른쪽)과 이상수 스마트마인드AI 대표. 한국빅데이터학회
무슨 일이 있었나
한국빅데이터학회와 스마트마인드AI가 손을 잡았습니다. 기업과 공공기관의 업무 용어·데이터 기준을 AI가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 온톨로지\* 기반 AI 생태계를 함께 구축하기로 한 겁니다. 두 곳은 최근 여수 디오션컨벤션센터에서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4일 밝혔습니다.
스마트마인드AI는 기업용 AI 플랫폼 '큐리파이(Qurify)'를 이 협력에 씁니다. 큐리파이는 회사의 데이터·문서·업무 기준을 온톨로지로 연결합니다. 그래서 권한이 있는 사용자가 일상적인 문장으로 질문하면, 답과 함께 그 답에 쓰인 자료·기준까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학회는 빅데이터·AI 연구 역량과 전문가 네트워크, 학술·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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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톨로지
용어와 개념들이 서로 어떤 관계인지를 정리해둔 '지식의 지도'입니다. 예를 들어 '매출'과 '판매액'이 같은 뜻이고, '고객'은 '개인고객'과 '법인고객'을 포함한다는 식의 관계를 컴퓨터가 알아듣게 정의합니다. 🎒 회사마다 말이 달라 생기는 오해를, AI에게 미리 '통역 사전'을 쥐여주는 셈입니다. 이게 있어야 AI가 엉뚱한 답을 덜 내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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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6기업
'시큐어 AI' 특명 LG유플러스 … 보안기업 파고네트웍스 인수
한 줄로 말하면
LG유플러스가 새 대표 취임 후 첫 인수로 보안 회사를 사들이며 "AI 시대엔 보안이 기본기"라고 선언했습니다.
홍범식 대표
무슨 일이 있었나
LG유플러스가 보안 사업을 키우려고 회사를 하나 사들였습니다. 대상은 운영형 보안 서비스 기업 파고네트웍스입니다. 이번 인수·합병(M&A)\*은 2019년 LG헬로비전 인수 이후 7년 만이자, 홍범식 대표 취임 후 첫 M&A라 의미가 큽니다.
4일 LG유플러스는 국내 운영형 보안 서비스(MDR)\* 전문기업 파고네트웍스를 인수했다고 밝혔습니다. 인수금액과 지분율은 두 회사 간 비밀 유지 조항에 따라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MDR이 뭐가 다를까요? 기존 보안 제품은 악성코드나 이상 징후를 '찾아서 알려주는' 데 집중했습니다. MDR은 여기서 한 발 더 갑니다. 보안 전문인력이 그 위협을 24시간 점검하고, 분석하고, 실제로 막아내는 '대응'까지 맡습니다. 발견에서 그치지 않고 끝까지 처리하는 겁니다.
이번 인수는 홍 대표의 '시큐어 AI(Secure AI)' 전략의 하나입니다. AI 서비스와 이를 받치는 데이터·네트워크·클라우드 인프라 전반의 보안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입니다. 홍 대표는 취임 후 보안·품질·안전을 전사 3대 기본기로 내세워 왔습니다. 파고네트웍스는 자체 개발한 보안 운영 플랫폼 '딥액트(DeepACT)'로 금융·제조·IT 기업에 MDR 서비스를 제공하며, 말레이시아·필리핀 등 동남아 7개국에도 진출해 있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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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합병(M&A)
Mergers & Acquisitions. 한 회사가 다른 회사를 사서(인수) 자기 것으로 합치는(합병) 것을 통틀어 부릅니다. 기술·인력·시장을 한 번에 얻는 성장 방식입니다. 새 경영자가 취임 후 첫 M&A로 어떤 회사를 고르느냐를 보면, 그가 앞으로 어디에 힘을 실을지 알 수 있습니다.
운영형 보안 서비스(MDR)
Managed Detection and Response. 기업의 IT 환경을 24시간 대신 지켜보며 위협을 탐지(Detection)하고 대응(Response)까지 해주는 서비스입니다. 보안 장비만 팔고 마는 게 아니라, 사람이 붙어 실제 방어를 대신해준다는 게 핵심입니다. 🎒 경보기만 설치하는 게 아니라, 경비원이 상주하며 침입까지 막아주는 서비스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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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6기업
1분에 140대 … 갤럭시 Z8 사전판매 돌풍
한 줄로 말하면
삼성 새 접는 폰이 일주일 만에 144만대 예약되며 7년 묵은 역대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삼성전자의 새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8 시리즈가 국내 사전판매 일주일 만에 140만대 넘게 팔렸습니다. 역대 갤럭시 스마트폰 중 사전판매 신기록입니다.
숫자로 보면 이렇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3일까지 7일간 '폴드8 울트라·폴드8·플립8' 사전판매에서 총 144만대를 팔았습니다. 1분당 140대가 팔린 셈입니다. 2019년 8월 '갤럭시 노트10'이 세운 종전 기록(11일간 138만대)을 7년 만에 깼습니다. 올해 2월 나온 'S26' 시리즈(7일 135만대)와 지난해 '폴드7·플립7'(7일 104만대)도 앞질렀습니다.
주역은 '폴드8'입니다. 사전판매의 70%를 이 모델이 차지했습니다. 접으면 5.5형 커버, 펼치면 7.6형 대화면입니다. 특히 삼성이 폴드 시리즈에 여권을 펼친 듯한 4대3 화면 비율을 적용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세로로 길쭉했던 기존 폴더블과 달리 영상 볼 때 위아래 여백을 줄여 콘텐츠 시청에 최적화했습니다. 티타늄을 결합한 '플렉스 티타늄' 기술도 처음 적용해, 폴더블의 약점이던 화면 주름도 개선했습니다.
고객층도 넓어졌습니다. 삼성닷컴 사전예약 고객 중 1030세대 비중이 절반에 달했습니다. 폴드8 울트라·폴드8을 산 1030 여성 고객은 전작 폴드7보다 2배 이상 늘었습니다. 남성 중심이던 전작과 달라진 대목입니다. 이통 3사에서도 흐름은 같았습니다. SK텔레콤은 자사 채널 사전판매에서 2040세대 비중이 전작보다 10%포인트 오른 65%를 기록했고, 일반 폰에서 폴더블로 갈아탄 고객도 62%였습니다.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대중화의 새 역사를 썼다"고 자평했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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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더블
화면이 접히는(foldable) 스마트폰입니다. 평소엔 작게 접어 들고 다니다가, 펼치면 태블릿급 큰 화면이 됩니다. 접히는 부분의 '주름'과 내구성이 오랜 약점이었는데, 삼성이 티타늄 소재로 이를 개선했습니다. 남성·마니아 위주였던 시장이 1030 여성까지 넓어졌다는 게 이번 흥행의 핵심 포인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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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8산업
한일 'K반지' 동맹 … "13억명 혈압 재겠다"
한 줄로 말하면
반지처럼 끼면 24시간 혈압을 재는 한국 기기가, 세계 1위 일본 혈압계 회사의 130개국 판매망을 타고 세계로 나갑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반지형 혈압계'로 유명한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스카이랩스가 세계 시장에 진출합니다. 파트너는 세계 가정용 혈압계 1위인 일본 오므론입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두 회사는 최근 반지형 혈압계 '카트 비피'의 일본 공급·유통을 위한 실무 논의에 들어갔습니다.
카트 비피는 세계 최초로 개발된, 손가락에 끼는 반지형 의료기기입니다. 손가락 혈관의 미세한 혈류 변화를 감지해 광혈류측정(PPG)\ 신호를 모으고, AI 딥러닝으로 분석합니다. 덕분에 기존 공기주머니형(커프형\) 혈압계로는 재기 어려웠던 것들을 잡아냅니다. 잘 때 오르는 '야간고혈압', 아침 혈압 급상승, 진료실 밖 일상에서 나타나는 '가면고혈압'\* 같은 것들입니다.
인증도 착실히 쌓았습니다. 2023년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 허가를 받았고, 올해 1월·5월엔 EU의 'CE-MDR'과 영국 MHRA 승인을 각각 받았습니다. 이병환 스카이랩스 대표는 "손목시계형 등 여러 기기가 나오지만, 정식 의료기기로 승인받고 보험 급여까지 등재된 연속 혈압계는 카트 비피가 유일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파트너 오므론의 위력이 이 동맹의 핵심입니다. 오므론은 세계 가정용 혈압계 시장 점유율 50%의 절대강자입니다. 1973년 세계 최초로 전자식 가정용 혈압계를 상용화한 뒤 50년 넘게 시장을 이끌었고, 누적 판매량만 3억대가 넘습니다. 이 대표는 "오므론은 130여 개국에 탄탄한 판매망을 갖췄고, 나라별 인허가와 사업화 역량도 세계 수준"이라며 "최적의 파트너"라고 말했습니다. 우선 소비자용 웰니스 제품으로 시작한 뒤 정식 의료기기 절차를 밟을 계획인데, 일본에서 정식 품목허가·보험 등재까지는 보통 1~2년이 걸립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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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혈류측정(PPG)
빛을 피부에 비춰, 혈관을 지나는 피의 양이 변할 때 빛이 흡수·반사되는 정도로 혈류를 재는 기술입니다. 바늘 없이 손가락 하나로 심장 박동과 혈압 변화를 잡아냅니다. 스마트워치의 심박 측정도 이 원리입니다. 카트 비피는 여기에 AI를 붙여 혈압까지 계산합니다.
커프형 혈압계
팔이나 손목에 감아 공기주머니(커프)를 부풀렸다 빼면서 혈압을 재는, 병원과 가정에서 흔히 쓰는 방식입니다. 정확하지만 잴 때마다 조여야 해서, 잠자는 동안이나 하루 종일 연속 측정은 어렵습니다. 반지형이 이 빈틈을 노린 겁니다.
가면고혈압
병원에서 재면 정상인데, 일상생활에서는 혈압이 높게 나오는 상태입니다. '가면을 써서' 진료실에서만 정상인 척한다는 뜻입니다. 정기 검진에서 놓치기 쉬워 위험한데, 24시간 재는 반지형 혈압계라면 이런 숨은 고혈압을 잡아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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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0기업
중국공장 인수 … 자동차 디스플레이 원스톱 생산
한 줄로 말하면
탑런토탈솔루션이 LG디스플레이 중국 공장을 1000억원에 사들여, 차량용 화면 부품을 한 공장에서 다 만들 채비를 갖췄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차 안 디스플레이는 점점 커지는데, 너무 크면 운전자 시야를 방해해 안전에 위협이 됩니다. 그래서 화면은 크게 하되 운전자는 못 보게 하는 기술이 필요해집니다. 경기 성남 탑런토탈솔루션 본사엔 이 문제를 푼 신제품 '스위처블 프라이버시 모듈(SPM)'이 전시돼 있었습니다.
스위처블 프라이버시 모듈(SPM)\*은 특정 방향에서만 화면이 보이게 하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부품입니다. 얇고 투명한 사각형 판인데, 아크릴 계열 도광판 표면에 육안으론 안 보이는 미세한 광학 패턴이 새겨져 있습니다. 박영근 대표는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이 제품은 조수석 디스플레이 화면이 운전자 시야에서 보이지 않도록 설계됐다. 조수석 승객은 영상을 볼 수 있지만 운전자는 화면을 인식하지 못해 주행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
원리는 두 개 층의 평면 렌즈로 빛의 확산과 집중을 정교하게 제어하는 것입니다. 주행 중엔 빛이 운전자 쪽으로 퍼지지 않게 하고, 일반 모드에선 넓은 시야각을 줍니다.
2004년 설립된 탑런토탈솔루션은 차량용 디스플레이 핵심 부품인 백라이트유닛(BLU)\* 전문기업입니다. LCD 패널은 스스로 빛을 못 내기 때문에 화면 뒤에서 빛을 넣어주는 장치가 필요한데, 그 역할을 BLU가 합니다. 회사는 계기판·헤드업디스플레이(HUD)·내비게이션 화면 부품을 만들며, 최근엔 디스플레이 모듈과 OLED 소재·장비로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이번 기사의 핵심은 인수입니다. 탑런토탈솔루션은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공장을 1000억원에 사들였습니다. 이로써 부품 생산부터 조립까지 한 공장에서 끝내는 체제를 갖췄고, 생산원가를 10% 이상 줄일 것으로 기대합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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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처블 프라이버시 모듈(SPM)
'스위처블(switchable)'은 켜고 끌 수 있다는 뜻, '프라이버시'는 사생활 보호입니다. 상황에 따라 화면을 특정 방향에서만 보이게 했다가, 모두에게 보이게 전환할 수 있는 부품입니다. 차에서는 조수석 영상이 운전자를 방해하지 않게 막아 안전을 지킵니다.
백라이트유닛(BLU)
LCD 화면 뒤에서 빛을 쏴주는 '조명 장치'입니다. LCD는 스스로 빛을 못 내는 화소라, 뒤에서 빛을 비춰줘야 화면이 보입니다. 반면 OLED는 화소가 스스로 빛을 내 BLU가 필요 없습니다. 탑런토탈솔루션은 이 BLU를 만드는 회사이며, 차량용 화면 시장의 숨은 핵심 부품업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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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0기업
코아스, 탄소저장량 인증 사무가구 출시
한 줄로 말하면
산불에 탄 나무를 되살려 만든 사무가구가, 기업의 ESG 보고서에 쓸 수 있는 '탄소 저장 증명서'까지 달고 나왔습니다.
코아스가 산불피해목을 활용해 출시한 사무가구 세트. 코아스
무슨 일이 있었나
사무가구 전문기업 코아스가 산불피해목으로 만든 사무가구를 내놨습니다. '인스파이어 코어 시리즈' 45종입니다. 특징은 이 제품이 탄소저장량\*을 증빙할 수 있게 설계됐다는 점입니다.
이 제품은 산림청의 '목재제품 탄소저장량 측정결과 통지서'로 탄소 저장 실적을 인정받았습니다. 그래서 이 가구를 들이면 별도 측정 없이도 ESG\* 보고서나 공공조달 심사에서 탄소 저장 실적을 객관적 수치로 제시할 수 있습니다. 1인 오피스세트 기준 탄소 저장량은 약 30.4㎏CO2로, 연간 30㎏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하는 효과를 냅니다.
기술도 눈에 띕니다. 코아스와 동화기업이 함께 출원·등록한 '화상목(산불피해목)을 이용한 가구용 부재 제조방법'을 적용했습니다. 산불에 탄 나무의 탄화층과 수피를 벗겨낸 뒤, 생분해성 접착제를 써서 가구용 목질 부재로 되살리는 방식입니다. 버려질 산림자원을 가구로 다시 쓰는 셈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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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저장량
나무는 자라면서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여 몸속에 붙잡아 둡니다. 그 나무로 만든 목재 제품 안에도 탄소가 계속 갇혀 있는데, 그 양이 탄소저장량입니다. 🎒 가구 한 세트가 이산화탄소를 담아두는 작은 창고 역할을 하는 셈입니다. 이걸 공식 수치로 인정받으면 '탄소 감축 실적'으로 쓸 수 있습니다.
ESG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의 앞글자입니다. 회사가 돈만 잘 버는 게 아니라 환경을 지키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투명하게 경영하는지를 함께 평가하는 기준입니다. 요즘 기업은 ESG 보고서를 내야 하고 공공 입찰에서도 점수를 받는데, 이 가구가 그 실적을 손쉽게 채워준다는 게 판매 포인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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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0기업
에이치엔에스하이텍, 상반기 매출액 450억원
한 줄로 말하면
디스플레이를 이어 붙이는 초정밀 접착소재 강자가, 반기 사상 최대 매출을 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디스플레이 본딩 소재·전자부품 전문기업 에이치엔에스하이텍이 좋은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올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크게 올랐습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22% 늘어난 450억원, 영업이익은 43% 늘어난 50억원입니다. 매출은 반기 실적 사상 최대 기록입니다. 회사는 하반기엔 글로벌 모바일 제조사의 프리미엄 제품 매출이 몰리면서 주력 제품인 ACF\* 공급이 더 늘 것으로 봤습니다. 실제로 이 회사는 국내 LCD·PCB용 ACF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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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F
Anisotropic Conductive Film, 이방성 도전 필름입니다. 디스플레이 같은 미세한 전자 부품들을 정밀하게 이어 붙이는 초정밀 접착소재입니다. 🎒 눈에 안 보일 만큼 작은 부품들 사이를 정확히 '납땜 대신' 붙여주는 접착 테이프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스마트폰 화면을 몸체에 연결할 때 꼭 필요해, 프리미엄 폰 출시가 몰리면 수요가 함께 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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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0산업
오이 따고 상추 수확하는 로봇 … 일손 없어 버리는 농작물 줄여
한 줄로 말하면
사람 손이 없어 밭에서 썩던 오이·토마토를, 상처 없이 따내는 로봇이 대신 수확합니다.
메타파머스의 농작업 로봇이 스마트팜에서 딸기꽃을 솎고 있다. 메타파머스
무슨 일이 있었나
서울 관악구 메타파머스 사무실에선 오이를 따는 로봇팔이 좌우로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이 로봇은 '그리퍼'(로봇의 손 부분)로 오이 상단을 잡고 옆으로 돌려 따냅니다. 이규화 대표는 "자체 개발 그리퍼 덕분에 상처 없이 오이를 수확할 수 있다"며 "우리는 다른 농업 자동화 기업과 달리 농작업 전용 도구를 직접 설계·제작하는 게 강점"이라고 말했습니다.
메타파머스는 2022년 설립된 피지컬 인공지능(AI)\ 기반의 애그테크\ 기업입니다. 서울대 기계공학과 박사과정에 있던 이 대표가 기업형 스마트팜에서 로봇 자동화 수요를 보고 창업했습니다. 지금은 온실·스마트팜에서 기르는 상추 같은 잎채소, 방울토마토 같은 과채류를 대상으로 자동화 로봇과 솔루션을 개발합니다.
문제의식은 현실에서 나왔습니다. 농촌은 만성적인 일손 부족으로 농작물을 그냥 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수시로 따지 않으면 상품성이 떨어지는 오이·토마토·딸기 같은 과채류에서 피해가 잦았습니다. 이 대표는 "이젠 외국인 노동자도 농업을 외면한다"며 "일손 부족은 식량안보로도 이어지는 사회문제"라고 말했습니다.
로봇의 눈썰미도 정밀합니다. 컴퓨터 비전 기술로 오이 길이를 ㎝ 단위로 재서 따고, 딸기는 1g 단위로 재서 수확합니다. 메타파머스는 농작업 피지컬 AI 학습 데이터를 모으는 국가 연구개발(R&D) 사업도 하고 있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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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컬 AI
'물리적(physical)' AI, 즉 화면 속에서 글·그림만 다루는 게 아니라 실제 몸(로봇)을 갖고 현실 세계에서 물건을 만지고 움직이는 AI입니다. 오이를 상처 없이 잡아 따려면, 힘 조절과 각도까지 스스로 판단해야 합니다. 그게 피지컬 AI의 영역입니다.
애그테크
농업(Agriculture)과 기술(Technology)을 합친 말입니다. 로봇·AI·센서 같은 첨단 기술로 농사의 문제를 푸는 분야입니다. 메타파머스처럼 일손 부족을 로봇으로 메우는 게 대표적입니다. 식량안보와 직결돼 국가 R&D 지원도 붙는 유망 분야입니다.
발목을 잡은 건 건설 부문입니다. 건설 매출은 5774억원, 영업이익은 584억원으로 각각 22%, 30% 감소했습니다.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건축·개발 대형 사업이 준공되면서 매출이 줄었고, 지난해 대형 프로젝트 도급 정산에 따른 기저효과\*로 영업이익도 감소했습니다.
글로벌 부문은 엇갈렸습니다. 매출은 3535억원으로 7% 늘었습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으로 석유화학 제품 가격이 올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49억원으로 29% 줄었습니다. 질산·초안·화약 등 주요 제품의 제조원가 부담 탓입니다. 한화는 최소 주당 배당금으로 1000원을 정했고, 향후 배당 재원이 늘면 추가 배당을 적극 검토할 계획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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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 기준
자회사 실적을 뺀, 그 회사 '혼자만'의 성적표입니다. 자회사까지 합친 '연결 기준'과 짝을 이룹니다. 그룹 전체가 아니라 ㈜한화라는 모회사 하나의 장사가 어땠는지를 보려면 별도 기준을 봐야 합니다.
기저효과
비교 대상이 되는 '지난해 숫자'가 유난히 좋았거나 나빴을 때, 그 탓에 올해 변화폭이 실제보다 크게 보이는 착시입니다. 여기선 지난해 대형 프로젝트 정산으로 이익이 컸던 게 기준점이라, 올해가 상대적으로 더 부진해 보이는 효과입니다. 🎒 지난 시험을 100점 맞았으면 이번 80점이 크게 떨어져 보이는 것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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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2기업
자산관리 급성장 … 삼성證 상반기 순익 1조 육박
한 줄로 말하면
증시 호황을 타고 삼성증권이 두 분기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며 상반기 순익 1조원에 육박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삼성증권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습니다. 상반기 순이익이 1조원에 육박했습니다. 국내 증시 호조로 고객 기반이 넓어지면서 자산관리(WM)\ 부문이 성장을 이끌었고, 기업금융(IB)\ 부문도 호실적을 냈습니다.
숫자를 보겠습니다. 삼성증권의 2분기 영업이익은 6758억원, 당기순이익은 4882억원입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은 119%, 당기순이익은 108.1% 늘었습니다. 역대 최대였던 1분기보다도 각각 10.9%, 8.3% 더 늘었습니다. 매출은 2분기 9조6639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35.7%, 지난해 동기보다 111.6% 급증했습니다.
상반기로 묶으면 더 뚜렷합니다.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9331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했고, 영업이익은 1조2853억원으로 1조원을 훌쩍 넘겼습니다. 특히 2분기 WM 부문은 고객 기반 확대와 금융상품 판매수익 증가로 성장세를 이어갔습니다. 리테일 고객 자산은 전 분기보다 31.6% 늘어난 652조4000억원으로 불었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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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관리(WM)
Wealth Management. 고객의 돈을 대신 굴려주고 펀드·상품을 팔아 수수료를 버는 사업입니다. 증시가 좋으면 고객이 몰리고 상품이 잘 팔려 수익이 커집니다. 이번 삼성증권 실적의 일등공신입니다. 주식을 사고팔며 버는 수익과 달리, 고객 자산이 쌓일수록 꾸준히 나오는 안정적 수익원입니다.
기업금융(IB)
Investment Banking. 기업이 돈을 조달하거나 사업을 사고팔 때 다리를 놓아주는 사업입니다. 회사채 발행, 인수·합병 자문, 부동산·프로젝트에 자금을 구조화해 대는 일 등이 여기 들어갑니다. 삼성증권은 특히 '구조화 금융' 중심의 IB에서 호실적을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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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2기업
고려아연 주총 취소소송 … 영풍·MBK, 취하하기로
한 줄로 말하면
경영권 다툼 중이던 MBK·영풍이 고려아연을 상대로 낸 주총 취소소송을 "목적을 달성했다"며 거둬들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이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 결의 취소소송을 취하하기로 했다고 4일 입장문으로 밝혔습니다. 이유는 "소송을 낸 목적을 이미 달성했다"는 판단입니다.
이 소송의 뿌리는 지난해 1월 고려아연 임시 주총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고려아연은 총회 하루 전, 해외 계열사인 선메탈코퍼레이션(SMC)을 통해 영풍 지분 10% 이상을 사들이게 했습니다. 그러자 상법상 '상호주'\ 관계가 생겼다는 이유로, 최대주주인 영풍이 가진 고려아연 주식 전부의 의결권\을 제한한 채 주총을 진행했습니다. 영풍 입장에선 주총에서 목소리를 낼 권리를 통째로 막힌 셈이라 소송을 냈던 겁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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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주
A회사가 B회사 주식을 갖고, B회사도 A회사 주식을 서로 갖고 있는 관계입니다. 상법은 이런 경우 일정 조건에서 서로에 대한 의결권을 제한합니다. 서로 표를 몰아주며 경영권을 방어하는 걸 막기 위해서입니다. 고려아연은 이 규정을 역이용해, 상대(영풍)의 의결권을 묶는 카드로 썼습니다.
의결권
주주가 주주총회에서 안건에 찬성·반대 표를 던질 수 있는 권리입니다. 주식 수가 많을수록 표도 많아 경영권 다툼의 핵심 무기가 됩니다. 최대주주 영풍의 의결권이 통째로 제한되면, 아무리 지분이 많아도 그 주총에서는 목소리를 낼 수 없게 됩니다. 이번 분쟁의 뇌관이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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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8산업
해남 '국가AI센터' 첫 삽 떴다 … 2.5조 투입
한 줄로 말하면
전남 해남에 2조5000억원짜리 국가 AI 컴퓨팅센터가 착공해, 나라가 직접 AI 연산 자원을 대주는 시대가 열립니다.
지난 3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해남 솔라시도 데이터센터 파크에서 열린 국가 AI 컴퓨팅센터 착공식에서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한준호·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배경훈
무슨 일이 있었나
생성형 AI 시대의 핵심 경쟁력인 초고성능 컴퓨팅 인프라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잇따라 들어섭니다. 해남에는 총사업비 2조5000억원 규모의 국가 AI 컴퓨팅센터가, 장성에는 20㎿ 규모 민간 AI 데이터센터가 추진됩니다.
4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따르면, 지난 3일 해남 솔라시도 데이터센터 파크에서 국가 AI 컴퓨팅센터 착공식이 열렸습니다. 이 센터는 AI 모델 개발과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그래픽처리장치(GPU)\* 같은 초고성능 컴퓨팅 자원을 국가가 직접 구축하는 사업입니다. 기업·대학·연구기관이 안정적으로 연산 자원을 쓸 수 있게 돕는 게 목적입니다.
규모를 보겠습니다. 정부는 2028년까지 첨단 AI 반도체 1만5000장 규모의 인프라를 갖춥니다. 센터 완공 전인 2027년부터 일부 자원을 먼저 공급합니다. 올해부터 2030년까지 2조원 이상이 투입되며, 앞으로 80㎿ 규모까지 단계적으로 키웁니다. 80㎿는 일반 가정 약 8만~10만가구가 동시에 쓸 수 있는 전력량입니다.
운영 주체가 눈에 띕니다. 민관 합작 특수목적법인(SPC)\*인 한국AI컴퓨팅센터(KOACC)가 센터 구축과 운영을 맡습니다. 삼성SDS를 비롯해 네이버클라우드·삼성전자·삼성물산·카카오·KT·전남광주통합특별시 등이 참여합니다.
같은 날 무안청사에선 장성군과 미국 AI 인프라 전문기업 AI 패브릭, 에이파사드가 장성 AI 데이터센터(20㎿) 구축 업무협약(MOU)을 맺었습니다. 국가와 민간이 AI 인프라를 동시에 늘려, 이 지역을 아시아 AI컴퓨팅 허브로 키우겠다는 구상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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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처리장치(GPU)
원래는 게임 화면 같은 그래픽을 그리는 반도체였습니다. 그런데 수많은 계산을 한꺼번에 처리하는 구조가 AI 학습·추론에 딱 맞아, 지금은 AI 시대의 '심장'이 됐습니다. 이 GPU를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가 곧 AI 경쟁력이라, 나라가 직접 1만5000장을 사서 나눠 쓰겠다고 나선 겁니다.
특수목적법인(SPC)
Special Purpose Company. 딱 하나의 사업(여기선 AI 컴퓨팅센터 구축·운영)을 위해 별도로 세우는 회사입니다. 여러 기관이 함께 돈을 대고 위험도 나눠 지기 위해 만듭니다. 🎒 큰 프로젝트를 하려고 관계자들이 돈을 모아 차린 '공동 통장 겸 전담 회사'라고 보면 됩니다. 삼성·네이버·카카오·KT 등이 함께 KOACC라는 SPC로 뭉친 이유입니다.
🛍️ PART 4. 유통
A21유통
편의점도 외국인 관광객 특화 매장 '확' 늘린다
한 줄로 말하면
이제 편의점은 삼각김밥만 파는 곳이 아닙니다. 통역·환전·기념품까지 갖춘 '외국인 관광 안내소'로 변신 중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편의점과 대형마트가 외국인 관광객을 노린 매장을 빠르게 늘리고 있습니다. 라면·과자 같은 K푸드를 파는 데서 그치지 않습니다. 관광 기념품을 놓고, 인공지능(AI) 통역기를 두고, 돈을 바꿔주고 세금을 돌려주는 서비스까지 붙였습니다. 편의점 하나가 '관광 거점'이 된 셈입니다.
숫자가 이 변화를 보여줍니다. 올해 1~7월 GS25 명동점의 외국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3.2% 늘었습니다. 광화문점은 269.9% 뛰었습니다. CU도 광화문·성수·서울역 인근 점포의 외국인 매출이 102.6% 증가했습니다.
🎒 그냥 '많이 팔렸다'가 아닙니다. 명동역점은 전체 매출의 53%가 외국인 지갑에서 나왔습니다. 성수디저트파크점은 35%였습니다. 손님 절반이 외국인인 편의점이라니, 동네 편의점이라는 말이 무색해집니다.
그래서 편의점들은 관광 특화점을 공격적으로 늘립니다. GS25는 외국인 인기 상품만 모아놓은 'K스테이션' 특화 매대를 지금 87곳에서 연내 100여 곳으로 늘립니다. CU는 관광상품 특화점을 지금 500여 곳에서 연말까지 800여 곳으로 확대합니다. 부산과 경주 같은 새 관광지까지 넓힐 계획입니다. 세븐일레븐은 먹거리에 패션·뷰티까지 더한 '뉴웨이브' 매장을 앞세워, 명동·해운대·제주 등 70여 곳을 연내 250여 곳으로 늘립니다.
서비스 경쟁도 뜨겁습니다. CU는 70여 개 점포에 38개 언어를 알아듣는 AI 통역 서비스를 넣었습니다.
CU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오는 입지를 중심으로 점차 확대해 연내 100여 개 점포에 도입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대형마트도 서울역·용산 같은 관광 길목 점포를 강화 중입니다.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의 상반기 외국인 매출은 13.2%, 이마트 용산점은 약 10% 늘었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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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특화점 / 특화 매대
'특화'는 한쪽으로 콕 집어 전문화했다는 뜻입니다. 관광 특화점은 외국인 관광객만 겨냥해 상품 구성과 서비스를 통째로 맞춘 점포입니다. 특화 매대는 그중에서도 '외국인 인기 상품 코너' 하나를 따로 차린 것입니다. 매장 전체를 바꾸는 것(특화점)과, 진열대 한 줄만 바꾸는 것(특화 매대)의 차이라고 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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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외국인 매출 증가율 '부산' 돋보였다
한 줄로 말하면
외국인 쇼핑의 중심이 서울 명동에서 부산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증가율만 보면 부산이 명동을 앞질렀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면서 백화점 주요 점포의 외국인 매출이 지난해의 2~3배로 뛰었습니다. 그런데 그 상승세가 서울이 아니라 부산에서 유독 가팔랐습니다.
롯데를 볼까요. 올해 1~7월 외국인 매출 증가율(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이 부산본점 160%, 기장군 롯데몰 동부산점은 180%였습니다. 서울 명동의 본점(140%)을 크게 앞섰습니다.
🎒 더 놀라운 건 속도입니다. 작년 부산본점과 동부산점의 증가율은 각각 50%, 75%였습니다. 1년 만에 오르막 경사가 3배쯤 급해진 셈입니다.
신세계도 비슷합니다. 본점 증가율이 238%, 부산 센텀시티점이 183%였습니다. 센텀시티점의 작년 증가율이 116%였던 걸 생각하면 상승세가 확 빨라졌습니다. 특히 상반기만 떼어 보면 센텀시티점 증가율이 230%로, 명동 본점(220%)을 앞서기도 했습니다.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과 강남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각각 138%, 134% 늘었습니다.
왜 부산일까요?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명동은 이미 외국인 쇼핑 수요가 큰 상권인 반면, 부산은 크루즈와 개별 관광객이 늘면서 성장 여력이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즉 명동은 이미 꽉 찬 시장이라 더 늘릴 여지가 적고, 부산은 이제 막 뜨는 시장이라 늘어날 폭이 크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부산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부산을 찾은 외국인은 242만629명으로 지난해보다 43.9% 늘었습니다. 이들이 쓴 돈도 5914억원으로 63% 증가해, 전국 평균 증가율(55%)을 웃돌았습니다. 크루즈선과 항공 노선이 늘고 해양 관광·미식 콘텐츠가 퍼진 덕입니다.
쇼핑 방식도 바뀌고 있습니다. 예전엔 면세점*에서만 사던 외국인들이, 이제 시내로 들어와 백화점에서 패션·식품·명품을 직접 사고 있습니다. 이에 백화점 3사는 외국인 전용 멤버십을 넓히고 해외 간편결제(페이) 혜택을 늘리며 유치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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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면세'는 세금을 면제한다는 뜻입니다. 물건값에는 원래 세금이 붙는데, 면세점은 그 세금을 빼고 파는 가게입니다. 그래서 같은 명품이라도 더 쌉니다. 대신 아무나, 아무 데서나 못 삽니다. 공항이나 지정된 시내 면세점에서 여권을 내고 사야 합니다. 기사의 핵심은 이겁니다. 예전 외국인은 '싼 면세점'에서만 샀는데, 지금은 세금이 붙는 시내 백화점으로까지 발걸음이 넓어졌다는 것. 그만큼 한국에서 쓰는 돈이 늘었다는 신호입니다.
전년 동기 대비
이 기사에 계속 나오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라는 말입니다. 왜 굳이 '같은 기간'과 비교할까요? 백화점 매출은 계절을 탑니다. 설·추석·연말 세일이 있는 달은 원래 잘 팔립니다. 그러니 올해 7월을 작년 12월과 비교하면 엉터리가 됩니다. 그래서 '올해 1~7월'은 반드시 '작년 1~7월'과 견줍니다. 계절 효과를 지우고 순수한 성장만 보려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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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 뷰티, 상반기 거래액 2.5배 증가
한 줄로 말하면
무신사가 직접 만든 저가 화장품이 반년 만에 매출을 2.5배로 키우고, 호주에 이어 중국까지 노립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패션 플랫폼 무신사의 화장품 사업인 '무신사 뷰티'가 잘 팔리고 있습니다. 특히 자기네가 직접 만든 브랜드, 즉 자체브랜드(PB) '무신사 스탠다드 뷰티'가 효자입니다. 값싼 스킨케어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올해 상반기 거래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2.5배로 뛰었습니다.
숫자로 보면 올해 상반기(1~6월) 온·오프라인 거래액이 지난해보다 약 153% 늘었습니다.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입니다.
🎒 100원어치 팔던 걸 반년 만에 253원어치 파는 셈입니다. 그것도 '초저가 스킨케어', 즉 싼 제품으로 이만큼 키웠다는 게 핵심입니다. 개당 이익은 적어도 물건이 워낙 많이 나갔다는 뜻이니까요.
무신사 뷰티는 해외로도 나갑니다. 이달 호주 유통사 '더블유코스메틱'을 통해 시드니·멜버른 등 주요 도시의 대형 쇼핑몰 50곳에 들어갑니다. 이어 연내 중국 시장에도 진출합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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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브랜드(PB)
PB는 'Private Brand'의 줄임말입니다. 유통회사가 남의 물건을 떼다 파는 게 아니라, 자기 이름을 걸고 직접 만든 상품입니다. 편의점 '노브랜드' 라면, 마트 자체 생수 같은 것들이죠. 왜 직접 만들까요? 중간에 남 브랜드에 줄 몫이 없으니 더 싸게 팔 수 있고, 잘되면 이익도 온전히 자기 몫이기 때문입니다. 무신사가 '무신사 스탠다드 뷰티'를 저가로 밀 수 있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거래액
가게에서 팔린 물건값을 전부 더한 금액입니다. 플랫폼 업계가 즐겨 쓰는 지표입니다. 주의할 점은, 거래액이 곧 회사가 번 돈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100만원짜리가 팔려도 플랫폼이 챙기는 수수료는 그중 일부일 뿐입니다. 그래도 거래액을 보는 이유는, 이 판(플랫폼)에서 얼마나 많은 돈이 오가는지, 즉 사업의 덩치와 성장 속도를 한눈에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롯데백화점 노원점이 1년 5개월에 걸친 대공사를 끝내고 새 단장을 마쳤습니다. 이 대대적인 매장 개조를 리뉴얼*이라고 합니다. 노원점은 지난해 3월부터 전체 영업면적의 80%, 약 1만 평을 차례로 뜯어고쳤습니다.
무엇을 바꿨을까요? 지난해 11월 상권 최대 규모의 K패션 전문관을 먼저 열었습니다. 이어 스포츠 메가숍, 뷰티·주얼리 전문관을 갖췄습니다. 술을 전문으로 파는 공간과 프리미엄 식료품점 '레피세리'도 선보이며, 동북 상권에서 가장 큰 프리미엄 식품관을 완성했습니다. 마지막 퍼즐은 1632㎡(약 500평) 규모의 프리미엄 푸드홀이었습니다. 전국 유명 맛집 브랜드 25개가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습니다. 노원점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신장*했습니다. 신규 고객도 5만 명 넘게 늘었습니다.
🎒 특히 눈에 띄는 건 젊은 손님입니다. 늘어난 매출 중 2030세대(20~30대) 매출이 25% 이상 증가했습니다. '어르신 백화점'이라는 이미지를 젊은 층이 찾는 곳으로 바꿔낸 셈입니다.
새로 만든 공간들도 제 몫을 했습니다. 상반기 K패션 전문관 매출은 35% 이상 올랐고, 프리미엄 식료품점 레피세리도 리뉴얼 뒤 매출이 20% 이상 늘었습니다. 노원점은 다음 달 6일까지 축하 행사를 단계적으로 이어갑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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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뉴얼
영어 'renewal', 즉 '다시 새롭게 함'입니다. 백화점에서는 매장 구성과 인테리어를 대대적으로 뜯어고치는 것을 뜻합니다. 왜 멀쩡한 매장을 17개월씩 공사할까요? 공사 기간엔 손님이 줄어 손해를 봅니다. 그런데도 하는 이유는, 낡은 매장을 그대로 두면 손님이 서서히 빠져나가기 때문입니다. 잠깐의 손해를 감수하고 매장을 확 바꿔 새 손님, 특히 이 기사의 2030처럼 젊은 층을 끌어오려는 승부수입니다.
신장
'늘어나 커졌다'는 뜻의 유통·경제 용어입니다. "매출이 15% 신장했다"는 "매출이 15% 늘었다"와 같은 말입니다. 신문이 '증가' 대신 '신장'을 자주 쓰다 보니 어렵게 느껴지지만, 뜻은 단순합니다. 커졌다, 그겁니다.
🌏 PART 5. 국제
A6국제
일본방위백서 "독도는 일본땅"…외교부, 주한일본공사 초치
한 줄로 말하면
일본이 올해도 방위백서에 "독도는 우리 땅"이라 써넣자, 한국 정부가 일본 외교관을 불러 세워 항의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일본 정부가 4일 새 방위백서*를 내놨습니다. 여기에 또 문제의 문장이 들어갔습니다. "일본 고유 영토인 북방영토와 다케시마 영토 문제가 여전히 미해결 상태로 존재한다"는 대목입니다.
여기서 '다케시마'는 일본이 독도를 부르는 이름입니다. '북방영토'는 러시아와 다투는 쿠릴열도 4개 섬을 일본식으로 지칭한 것이고요. 쉽게 말해 일본이 "독도는 아직 우리 것인데 결론이 안 났다"고 공식 문서에 박아 넣은 겁니다.
한국 외교부는 곧바로 반발했습니다. 주한일본대사관 인사를 초치*했습니다. 초치란 상대국 외교관을 정부로 불러들여 얼굴을 맞대고 항의하는 외교 절차입니다.
국방부도 가만있지 않았습니다. 나가요시 다케시 주한일본대사관 방위주재관(항공자위대 자위관)을 불러들여 "잘못된 방위백서를 즉각 고치라"고 촉구했습니다. 외교부와 국방부가 같은 날 나란히 일본 외교관을 불러 세운 셈입니다.
🎒 매년 여름 일본이 방위백서를 낼 때마다 이 장면이 반복됩니다. 계절이 바뀌면 돌아오는 연례행사처럼, 일본이 같은 문장을 쓰고 한국이 같은 방식으로 항의하는 일이 되풀이되는 겁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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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백서
한 나라 국방부가 매년 펴내는 '국방 종합 보고서'입니다. 우리 군은 얼마나 강한지, 주변 나라의 위협은 어떤지, 앞으로 국방을 어떻게 할지를 담습니다. 일본이 여기에 독도를 자기 영토라고 적는 것이 문제인 이유는, 백서가 그 나라의 '공식 입장'이기 때문입니다. 개인 발언이 아니라 정부가 도장 찍은 문서라는 뜻이죠.
초치
상대국 외교관을 자기 나라 외교당국으로 불러들여 직접 항의하는 절차입니다. 전화나 서면으로 끝내지 않고 굳이 얼굴을 보고 말한다는 건, 그만큼 강한 불만을 나타내는 외교 신호입니다. 한 단계 더 세면 대사를 직접 부르고, 가장 센 건 대사를 자기 나라로 소환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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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8국제
"강제노동 관세 위법"…미국민주 소속 25개주 법원에 소송 걸었다
한 줄로 말하면
트럼프가 한국 등에 매긴 '강제노동 관세'를 두고, 미국 안에서 25개 주가 "대통령이 권한을 넘었다"며 소송을 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미국이 미국을 상대로 소송을 걸었습니다. 뉴욕, 캘리포니아 등 민주당 소속 주지사가 이끄는 25개 주가 3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를 법원에 세웠습니다.
문제가 된 건 트럼프가 꺼내 든 무역법 301조*입니다. 이건 미국이 "저 나라가 불공정한 무역을 한다"고 판단하면 상대국 물건에 관세를 매길 수 있게 한 미국 국내법 조항입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24일 이 조항을 근거로, 강제노동을 문제 삼아 한국에 12.5% 관세를 물렸습니다. 다른 무역상대국에도 10~12.5%의 새 세금을 붙였고요.
25개 주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대통령한테는 이렇게 전면적으로 관세를 매길 권한이 없다." 이들은 소장에서 트럼프가 앞서 연방대법원 판결로 이미 무효가 된 상호관세*를 되살리려고, 무역법 301조를 위법하게 끌어다 썼다고 지적했습니다.
러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은 성명을 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어떻게 정당화하려 하든, 법률과 우리 헌법은 대통령이 전면적인 관세를 부과할 권한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왜 이게 흥미로울까요? 관세를 매기고 걷는 건 원래 나라를 대표하는 대통령의 일처럼 보이는데, 미국 헌법상 세금을 정하는 권한은 원칙적으로 의회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주들은 "대통령이 의회 몫을 함부로 가져갔다"고 따지는 겁니다. 이 소송은 미국 연방국제통상법원에 접수됐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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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법 301조
미국이 "저 나라가 불공정하게 장사한다"고 판단하면 그 나라 물건에 보복성 관세를 매길 수 있게 한 미국 국내법입니다. 상대국이 잘못했다는 걸 국제기구에서 인정받지 않고도, 미국이 스스로 판단해 때릴 수 있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이번엔 '강제노동'을 명분으로 한국에 12.5%를 물렸습니다.
상호관세
"네가 우리 물건에 10% 매기면, 우리도 네 물건에 10% 매긴다"는 식으로 맞불을 놓는 관세입니다. 트럼프가 즐겨 쓴 방식인데, 이번 기사에서는 이 상호관세가 미국 연방대법원 판결로 이미 무효가 된 상태였습니다. 25개 주는 "무효가 된 걸 되살리려고 301조를 편법으로 썼다"고 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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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8국제
트럼프 그린란드 압박에 덴마크, 징병제 대폭 확대 '왕위 2순위' 공주도 입대
한 줄로 말하면
러시아 위협과 트럼프의 그린란드 압박에 맞서 덴마크가 군대를 키우자, 왕위 2순위 공주까지 배낭을 메고 입대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덴마크가 3일(현지시간) 확 뜯어고친 징병제*를 시행했습니다. 이날 약 1600명의 신병이 새 제도에 따라 군 복무를 시작했습니다.
무엇이 바뀌었을까요? 세 가지입니다. 첫째, 복무 기간이 4개월에서 11개월로 늘었습니다. 거의 3배입니다. 둘째, 만 18세 이상 여성도 징병 대상에 넣었습니다. 셋째, 연간 징집 인원을 지금 약 5000명에서 2033년까지 7500명으로 늘립니다.
덴마크가 왜 이렇게 군대를 키울까요? 두 가지 위협 때문입니다. 하나는 러시아입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안보 불안이 커졌습니다. 다른 하나는 뜻밖에도 동맹국인 미국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덴마크령인 그린란드를 미국이 병합하겠다고 압박해 왔거든요.
이날 눈길을 끈 사람이 있습니다. 프레데리크 10세 국왕과 호주 출신 메리 왕비의 장녀, 그러니까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이사벨라 공주(19)입니다. 독일 dpa통신은 공주가 배낭을 멘 채 밝은 표정으로 슬라겔세의 병영에 도착했다고 전했습니다.
공주는 근위 후사르 연대 소속으로 11개월간 복무합니다. 다만 일반 징집병에게 주는 급여와 수당은 받지 않기로 했습니다. 복무 기간 생활비는 부모가 대줄 예정입니다. 왕실 특혜가 아니라 오히려 반대인 셈이죠. 공주의 오빠이자 왕위 서열 1위인 크리스티안 왕세자도 이미 징집병으로 복무를 마치고, 지난해 육군 소위 양성 과정을 시작했습니다.
덴마크는 이달 말부터 사상 처음으로 징집병을 그린란드에 배치합니다. 100여 명 규모의 중대가 한 달간 현지에서 작전 임무를 맡고 기존 직업군인과 교대할 예정입니다. 트럼프가 탐내는 바로 그 땅에, 덴마크가 자국 군대를 더 깊이 심는 모양새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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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병제
나라가 일정 나이의 국민을 의무적으로 군대에 불러들이는 제도입니다. 한국의 군 복무와 같은 원리죠. 덴마크가 눈길을 끄는 건, 복무 기간을 3배로 늘리고 여성까지 대상에 넣었다는 점입니다. 유럽의 여러 나라가 러시아 위협 이후 이렇게 군대를 다시 키우고 있습니다.
왕위 계승 서열
왕이 자리를 비웠을 때 누가 그 자리를 이어받는지 정해 놓은 순서입니다. 서열 1위가 가장 먼저, 그다음이 2위입니다. 이사벨라 공주는 2위인데도 일반 병사와 똑같이 배낭을 메고 입대했습니다. 유럽 왕실에는 구성원이 일정 기간 군 복무를 하는 전통이 있어서, 지위가 높다고 빠지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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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8국제
중국베이다이허 회의 개막 "과학기술 강국 건설하자"
한 줄로 말하면
중국 지도부가 여름휴가 겸 비공개로 국가 대사를 논의하는 '베이다이허 회의'가 열렸고, 올해 화두는 '과학기술 강국'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중국 공산당의 전·현직 지도부가 매년 여름 한자리에 모입니다. 겉으로는 여름휴가이지만, 실은 나라의 주요 현안을 비공개로 논의합니다. 이것이 이른바 베이다이허 회의*입니다. 4일 신화통신 보도로 올해 회의가 시작된 것으로 보입니다.
신호탄은 한 인물의 방문이었습니다. 중국 공산당 권력 서열 5위인 차이치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전날 베이다이허에서 휴가 중인 전문가들을 찾아 격려했습니다. 이 자리엔 스타이펑 중앙조직부장, 우정룽 국무원 비서장도 함께했습니다. 최고위 인사가 움직였다는 것 자체가 회의 개막을 알리는 관례적 신호로 읽힙니다.
차이 서기가 던진 메시지의 핵심은 '인재'와 '과학기술'입니다.
"당 중앙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과 대변혁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입각해 '신시대 인재강국 전략'을 심도 있게 시행하고 있다"
그는 특히 다가올 15차 5개년 계획*을 콕 집었습니다.
"'15차 5개년(2026~2030년) 계획'은 과학기술·인재 강국 건설에서 난관을 돌파하고 장애를 극복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
올해 회의 주제도 '15차 5개년 계획을 위한 전진'입니다. 전략적 첨단기술 분야 전문가들이 초청됐고, 중국중앙TV(CCTV) 화면엔 세계적 기후학자인 천더량 칭화대 교수의 모습도 잡혔습니다.
이 회의가 왜 중요할까요? 오는 10월 열릴 5중전회*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5중전회의 주요 의제가 '중앙정치국 업무 보고'와 '엄격한 당 관리'인 만큼, 이번 베이다이허에서 당 운영과 인사에 대한 물밑 의견 교환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많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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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다이허 회의
중국 공산당 전·현직 지도부가 매년 여름 허베이성 친황다오시의 휴양지 '베이다이허'에 모여, 휴가를 겸해 비공개로 국가 대사를 논의하는 자리입니다. 공식 회의가 아니라 겉모습은 피서지만, 실제로는 굵직한 방향과 인사가 여기서 조율됩니다. 그래서 언론은 지도부의 동선 하나하나로 회의 개막을 추측합니다.
15차 5개년 계획 / 5중전회
중국은 5년 단위로 나라 경제·사회의 큰 목표를 짜는데, 이걸 '5개년 계획'이라 합니다. 이번은 15번째(2026~2030년)입니다. '5중전회'는 이 계획을 공식 확정하는 큰 회의(제20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를 줄인 말로, 오는 10월 열립니다. 즉 여름의 베이다이허가 밑그림을 그리고, 가을의 5중전회가 도장을 찍는 흐름입니다.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중국 공산당의 최고 권력 핵심 인물들입니다. 14억 인구의 나라를 사실상 이끄는 소수의 최고위 지도부로, 서열이 매겨져 있습니다. 이번에 움직인 차이치는 그중 서열 5위입니다. 이런 최고위급이 직접 전문가를 찾아갔다는 것이 뉴스가 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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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8국제
트럼프 "이란, 참수 전 마지막 기회 … 오늘 안에 해협 완전 개방하라"
한 줄로 말하면
트럼프가 '참수'라는 표현까지 쓰며 이란을 압박했습니다. "먼저 호르무즈 해협을 열고, 다음은 핵을 포기하라"는 겁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이란을 강하게 몰아붙였습니다.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문답을 하며 그는 이란과 지금 대화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란과 현재 대화 중이며, 우리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의 지지 속에서 이란의 요청으로 논의를 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못 박았습니다.
"이것이 그들이 좋은 합의를 이룰 수 있는 마지막 기회"
트럼프가 내건 협상은 두 단계입니다. 1단계는 호르무즈 해협*을 여는 것입니다.
"내일(4일)까지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는 것이 1단계"
2단계는 이란의 비핵화*, 즉 핵무기 포기입니다.
"2단계는 핵 능력, 즉 이란의 비핵화에 대해 이야기할 것"
그는 "이란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으며, 나는 그 점에 있어 결코 입장을 바꾼 적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비핵화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습니다.
가장 섬뜩했던 건 압박의 수위입니다. 트럼프는 합의가 안 되면 다시 공격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치며 참수(decapitation)*라는 표현까지 꺼냈습니다.
"'참수' 전에 마지막 기회를 주고 싶다. 여전히 계획은 그대로다.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할 것"
여기엔 아이러니가 있습니다. 트럼프는 "대화 중"이라는데, 이란은 그렇지 않다고 말합니다. 트럼프는 이란이 협상 중이면서도 협상 사실을 부인한다며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그들은 때때로 몇 시간이고 대화를 나누고 있음에도 이를 부인하곤 한다"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는 더 날을 세웠습니다. "이란 지도부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이중적"이라고 했습니다. 이런 압박에도 이란의 태도는 쉽게 바뀌지 않는 모습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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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페르시아만과 바깥 바다를 잇는 좁은 바닷길입니다. 전 세계 원유의 상당량이 이 길로 실려 나갑니다. 이란은 이 해협 옆에 있어서, 마음만 먹으면 배가 못 지나가게 막을 수 있습니다. 🎒 세계 기름 물류의 '좁은 목'인 셈이라, 여기가 막히면 국제 유가가 출렁입니다. 트럼프가 "먼저 해협부터 열라"고 요구하는 이유입니다.
비핵화
한 나라가 핵무기를 만들지도, 갖지도 못하게 하는 것입니다. 트럼프의 협상 2단계 목표가 바로 이겁니다. 핵은 한 번 손에 넣으면 협상 카드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미국은 이란이 핵무기를 갖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참수(decapitation)
원래는 목을 벤다는 무서운 단어지만, 안보·군사 맥락에서는 '적국의 최고 지도부를 직접 겨냥해 제거하는 작전'을 뜻합니다. 트럼프가 이 표현을 쓴 건, 합의가 깨지면 이란 지도부 자체를 노릴 수도 있다는 극단적 경고를 던진 것입니다. 협상장에서 나오기엔 매우 이례적이고 강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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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8국제
미국재무 "원화 변동성 과해…엔화약세 다른 통화에 영향"
한 줄로 말하면
미국과 일본이 28년 만에 손잡고 엔화를 떠받쳤지만 시장은 냉담했고, 미국 재무장관은 한국 원화까지 콕 집어 "변동성이 과하다"고 말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미국과 일본이 28년 만에 함께 엔화 사들이기에 나섰습니다. 이를 외환시장 개입*이라 합니다. 자기 나라 돈 가치가 너무 떨어지면, 정부가 직접 시장에서 그 돈을 사들여 값을 떠받치는 조치입니다.
이 대목에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한국을 언급했습니다. 4일(현지시간) CNBC 방송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엔화가 상당히 약세를 보인다면 다른 통화들도 그 뒤를 따라갈 것이며, 우리는 원화의 과도한 변동성을 목격해왔다"
엔화가 흔들리면 원화 같은 아시아 통화도 덩달아 흔들린다는 논리입니다. 그러면서 "일본을 지원하기 위해 어떤 일이든 할 것"이라며 추가 개입 가능성도 열어뒀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미·일이 힘을 합쳐 개입했는데도 일본 채권시장은 오히려 싸늘했습니다. 엔화 값은 잠깐 반등했지만, 투자자들은 장기 국채를 외면했습니다.
그 증거가 4일 일본 재무성의 10년 만기 국채 입찰입니다. 결과는 1년여 만에 가장 부진했습니다. 여기서 나오는 지표가 응찰률*입니다.
응찰률은 국채 수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수다. 숫자가 낮을수록 투자 수요가 약하다는 의미다.
이번 응찰률은 2.56배로,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낮았습니다. 지난달만 해도 3.13배였는데 한 달 만에 3배 아래로 뚝 떨어진 겁니다. 입찰이 부진하자 시장은 즉각 반응했습니다. 신규 10년물 국채 금리는 장중 2.87%까지 치솟아 약 한 달 만에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왜 이렇게 됐을까요? 시장이 "개입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돈을 사들이는 것만으로는 엔화 강세를 오래 유지하기 어렵고, 결국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논리가 퍼진 겁니다. 금리를 올리면 그 나라 돈에 붙는 이자가 커져 통화 가치가 오르는 효과가 있거든요.
이 기대는 숫자로도 나타납니다. 금융 파생상품시장인 OIS(익일물 금리스왑)* 시장이 반영하는 일본은행의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47%까지 올랐습니다. 지난달 금융정책결정회의 이전의 약 25%에서 두 배 가까이 뛴 것입니다.
🎒 정부가 물을 퍼서 엔화라는 배를 띄우려 했지만, 시장은 "노를 젓지 않으면(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이 배는 다시 가라앉는다"며 냉정하게 등을 돌린 셈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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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시장 개입
자기 나라 돈 가치가 너무 떨어지거나 너무 오르면, 정부·중앙은행이 직접 시장에 뛰어들어 조절하는 조치입니다. 이번엔 엔화가 너무 약해서 미국과 일본이 함께 엔화를 사들여 값을 떠받쳤습니다. 다만 이 기사가 보여주듯, 개입은 단기 효과에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근본 원인(금리)이 그대로면 시장이 다시 원래 방향으로 밀어붙이기 때문입니다.
응찰률
정부가 국채(나라가 돈을 빌리려고 발행하는 채권)를 팔 때, 사겠다고 몰려든 돈이 실제 팔린 양의 몇 배였는지를 나타내는 숫자입니다. 높을수록 "서로 사겠다"며 인기가 많다는 뜻이고, 낮을수록 인기가 없다는 뜻입니다. 이번 2.56배는 지난달 3.13배보다 크게 낮아, 투자자들이 일본 국채를 꺼렸다는 신호입니다.
기준금리와 OIS(익일물 금리스왑)
기준금리는 중앙은행이 정하는 '돈값의 기준'입니다. 이걸 올리면 그 나라 돈의 이자 매력이 커져 통화 가치가 오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OIS는 앞으로 금리가 어떻게 될지를 놓고 사고파는 금융 상품인데, 여기 붙는 가격을 보면 시장이 금리 인상을 얼마나 확신하는지 읽을 수 있습니다. 이번에 그 확률이 25%에서 47%로 뛰었다는 건, "일본은행이 곧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예상이 급격히 커졌다는 뜻입니다.
⚖️ PART 6. 사회·정치
A1정치
검수완박 형소법 국무회의 통과…이 대통령 "사필귀정 필연적 조치"
한 줄로 말하면
검찰이 70여 년간 쥐고 있던 '수사하는 힘'을 떼어내는 법이 통과됐습니다. 앞으로 검사는 재판만, 수사는 경찰이 맡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8월 4일,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통과됐습니다. 형사소송법은 '누가 어떻게 죄를 수사하고 재판에 넘기느냐'를 정해놓은 법입니다.
이 개정안을 흔히 검수완박\*이라고 부릅니다.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줄인 말입니다. 검찰이 직접 죄를 파고드는 권한을 없애자는 뜻이지요.
핵심은 검사에게서 보완수사권\*을 빼앗는 것입니다. 원래 경찰이 사건을 수사해 검찰로 넘기면(송치), 검사가 "이 부분이 부족하니 더 조사하라"고 다시 손보는 권한이 있었습니다. 이걸 보완수사권이라 합니다. 이 법정 근거가 사라집니다.
그래서 검사의 역할은 죄를 재판에 넘기고(공소 제기) 그 재판을 끌고 가는 일(공소 유지)로 좁아집니다. 수사는 경찰로 한 갈래로 모입니다. 70여 년 형사사법 체계가 통째로 바뀌는 겁니다.
이 대통령은 강하게 말했습니다.
"수십 년 동안 검찰은 비정상적 시스템 아래 무소불위로 권한을 악용하며 별건수사·표적수사를 관행처럼 되풀이했다."
그러면서 수사와 기소를 나누는 것은 "모든 권력 기관을 국민의 통제 아래 두겠다는 사필귀정의 필연적 조치"라고 했습니다. 야당의 거부권 행사 요구에는 "위헌이라거나 행정부 권한을 침해할 만큼 심각하다고 보기 힘들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같은 날, 검찰이 놓게 된 수사를 넘겨받을 새 조직도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입니다. 정원은 2,874명으로 정해졌고, 수사관 2,567명과 일반직 공무원 307명으로 채워집니다. 직제와 임용 규칙은 5일부터 10일까지 입법예고에 들어갑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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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수완박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의 줄임말입니다. 원래 우리나라 검사는 특이하게도 직접 수사하는 힘과 재판에 넘기는 힘을 둘 다 가졌습니다. 이 두 힘이 한 손에 있으면 견제가 안 된다는 지적이 오래 있었지요. 그래서 수사는 경찰에게 맡기고 검사는 재판 쪽에 집중하게 만들자는 것이 이 개혁의 뼈대입니다.
🎒 한 사람이 축구 심판이면서 동시에 한 팀 감독까지 맡고 있었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 감독 역할을 떼어내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 것이 검수완박입니다.
보완수사권
경찰이 수사해 넘긴 사건을 검사가 "여기가 비었으니 더 채워 오라"고 되돌리거나 직접 보충 조사하는 권한입니다. 검찰이 경찰 수사를 최종적으로 검증하는 안전장치 역할을 했는데, 이번에 그 법적 근거가 사라졌습니다. 그래서 "경찰 수사를 누가 걸러 주느냐"는 걱정이 뒤 기사들에서 계속 나옵니다.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검찰이 손을 놓게 된 부패·경제·마약 같은 큰 범죄 수사를 대신 맡을 새 국가기관입니다. 올해 10월 2일 문을 엽니다. 정원 2,874명 규모로, 검찰의 수사 기능이 이곳으로 옮겨 온다고 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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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6사회
"경찰 수사 독점·비대화 우려 … 제도 정비 등 후속조치 필요"
한 줄로 말하면
검찰 힘을 빼서 경찰에 몰아줬더니, 대통령이 곧바로 "이번엔 경찰이 너무 세지는 게 걱정"이라고 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같은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개혁을 밀어붙이면서도 묘한 말을 남겼습니다.
"한 번의 제도 변경으로 쉽게 종결되는 개혁은 없다."
변경된 시스템이 취지대로 작동하는지 세심히 점검하고, 잘못된 부분은 과감하게 보완하겠다는 겁니다. 형사소송법을 한 번 더 고칠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무엇이 걱정일까요? 바로 경찰의 수사권 독점\*입니다. 이제 수사는 경찰 한 곳으로 모입니다. 견제할 곳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지요.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제 경찰이 엄청난 권한을 갖게 되는데, 과연 앞으로 안전할까 하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경찰이 커지는 것(비대화)에 대비해 제도 정비 같은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문했습니다. 배경에는 최근 '장윤기 사건' 같은 경찰 내부 감싸기, 수사 뭉개기 논란이 깔려 있습니다.
대통령은 변호사 시절 경험까지 꺼냈습니다.
"검찰은 물론이고 경찰 수사도 못 믿겠더라.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거나, 반대로 피해자가 가해자처럼 돼 감옥에 가는 경우도 있더라."
그러면서 수사 비리를 저지른 경찰은 "최소한 해임 혹은 파면을 하거나 영구적으로 수사를 못 하게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징계 강화를 요구했습니다.
흥미로운 대목도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원래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남겨야 한다는 쪽이었습니다. 이번 개정안이 본인 생각과 완전히 같지는 않다는 취지의 말도 했지요. 다만 삼권분립\* 원칙을 근거로 국회의 입법권을 존중하겠다고 했습니다.
"상대의 권한 행사 자체가 삼권분립에 위배된다고 해야 상대의 권능을 부정할 수 있다는 게 헌법학계의 의견이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직무대행은 "국민의힘은 새 형사사법 체계가 첫발을 떼기도 전부터 재를 뿌리는 데 급급하다"고 야당을 비판했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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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권 독점
어떤 사건이든 처음 파헤치는 힘을 한 기관이 통째로 쥐는 것을 말합니다. 검찰이 힘을 놓으면서 그 힘이 경찰 한 곳으로 쏠리게 됐지요. 잘 쓰면 효율적이지만, 경찰이 자기 식구를 봐주거나 권력이 시키는 수사만 하려 들 때 막아 세울 손이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그래서 대통령조차 개혁을 통과시키자마자 "경찰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한 것입니다.
삼권분립
나라의 힘을 법 만드는 곳(국회·입법), 나라 살림하는 곳(정부·행정), 재판하는 곳(법원·사법) 셋으로 갈라 서로 견제하게 하는 원칙입니다. 대통령은 "국회가 만든 법이 이 균형을 대놓고 깨뜨리는 게 아니라면, 행정부(정부)가 함부로 거부할 수 없다"는 논리로 야당의 거부권 요구를 물리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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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6사회
경찰수뇌부에도 수사권 부여 … 법조계 "공룡경찰 견제수단 만들어야"
한 줄로 말하면
야당이 조문을 들여다볼 틈도 없이, 경찰 '윗선'까지 직접 수사할 수 있게 하는 조항이 슬쩍 끼어 들어갔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이번 개정안에는 야당이 미처 못 챙긴 대목이 하나 숨어 있었습니다. 경찰 사법경찰관\* 자격, 즉 정식으로 수사할 수 있는 권한의 범위가 확 넓어진 것입니다.
원래는 경찰 중간 간부들에게만 수사권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바뀐 형사소송법 제197조\*는 '경위 계급 이상 모든 간부'에게 수사권을 줍니다. 경찰 수뇌부, 즉 최고위층까지 직접 수사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왜 이게 문제일까요? 경찰 고위 간부 출신인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의 설명을 들어보죠.
"경무관 이상은 인사를 청와대가 직접 한다. 대통령이 인사권을 쥔 최고위급 간부에게는 수사 권한을 맡기지 말자는 뜻이었다."
즉, 대통령이 자리를 좌우하는 사람에게 수사까지 맡기면, "대통령이나 여당이 시키는 수사를 경찰이 나서서 하게 될 수도 있다"는 걱정입니다.
법조계도 역사를 짚습니다. 1954년 법을 처음 만들 때는 경찰 최고위 간부가 정치권 입김을 받아 수사하는 것을 막으려고, 일부러 경무관 이하만 수사를 맡게 했다는 겁니다. 이번 개정이 그 취지를 거꾸로 뒤집었다는 지적이지요.
조항이 들어간 방식도 도마에 올랐습니다.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의 말입니다.
"3박 4일 동안 97개 조문을 개정하면서 요구했던 게 '제발 조문을 검토할 시간을 달라'는 것이었다."
반면 여당은 필요한 조치였다고 반박합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존 경무관·총경 등만 인정하던 것을 '경위 이상'으로 바꾼 것은, 국가수사본부 등에서 지휘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현장 목소리를 수용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경찰은 "없던 권한이 새로 생긴 게 아니다"라는 입장입니다.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는 10월부터 시행됩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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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경찰관
법으로 '수사할 자격'을 인정받은 경찰관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모든 경찰이 아무 사건이나 정식 수사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이 자격이 있는 사람만 조서를 꾸미고 사건을 처리할 수 있습니다. 이번 개정으로 그 자격 범위가 '경위 이상 전 간부'로 넓어져, 경찰 수뇌부까지 포함된 것이 논란의 핵심입니다.
형사소송법 제197조
누구를 사법경찰관으로 볼지 정해놓은 조항입니다. 딱 한 줄, '경무관·총경 등'을 '경위 계급 이상'으로 바꾼 것뿐인데, 그 파장은 '경찰 최고위층도 수사 가능'으로 이어집니다.
🎒 명단에 이름 한 줄 바꿔 넣었을 뿐인데, 출입증을 가진 사람이 몇 배로 늘어난 셈입니다. 작은 글자 수정이 큰 권한 이동을 만든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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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6정치
야당 "세금으로 집값 못잡고 국민만 잡아"… 여당 일각도 우려
한 줄로 말하면
정부가 집을 사도 세금, 팔아도 세금, 갖고 있어도 세금을 매기겠다는 개편안을 내놓자 야당은 물론 여당 일부까지 술렁였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정부가 발표한 2026년도 세제개편안이 후폭풍을 일으켰습니다. 국민의힘은 "세금으로 집값을 잡을 수 없다"며 총공세에 나섰습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을 직접 겨냥했습니다.
"대통령은 장기보유특별공제\* 등 온갖 세제 혜택을 다 받고 분당 아파트를 29억원에 팔았다. 그래놓고 무주택자가 되자마자 국민에게 세금 폭탄을 안겼다."
장기보유특별공제는 집 같은 부동산을 오래 갖고 있다가 팔면, 세금을 매기는 기준이 되는 이익을 상당 부분 깎아 주는 제도입니다. 장 대표는 이 개편안을 "헌법이 보장하는 거주 이전의 자유에 족쇄를 채운 이사금지법"이라고 불렀습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세금 구조 자체를 문제 삼았습니다. 이번 논란의 중심에는 보유세와 거래세\*가 있습니다. 집을 갖고 있는 동안 매년 내는 세금이 보유세, 집을 사고팔 때 내는 세금이 거래세입니다.
"보유세를 높이려면 거래세는 낮춰야 한다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권고마저 무시하고, 둘을 동시에 강화한 최악의 증세다."
박수영 의원은 조세 지출\*을 줄인 대목을 파고들었습니다. 조세 지출은 나라가 특정 사람들의 세금을 깎아 주는 것을 말합니다. 걷을 세금을 안 걷으니 '숨은 지출'이라 부르지요.
"청년·중산층·중소기업에 주던 세금 감면을 대거 삭제하고, 정권이 세금을 걷어 배급하겠다는 사회주의식 발상이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집을 사도 세금, 팔아도 세금인 '세금 지옥'만 심해질 것"이라고 거들었습니다.
주목할 점은 여당 안에서도 걱정이 나왔다는 겁니다. 민주당 서울 지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부동산 민심 악화 우려가 번졌고, 이소영 의원은 "나쁜 법안"이라고까지 했습니다. 지도부는 "성장과 민생을 위한 조세 정상화"라면서도 신중했습니다. 한병도 원내대표 직무대행은 "정부안은 국회 논의의 출발점"이라며 "보완할 부분을 정교하게 다듬겠다"고 밝혔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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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보유특별공제
부동산을 오래 보유했다가 팔 때, 세금 계산의 바탕이 되는 '판 이익'을 크게 깎아 주는 제도입니다. 오래 가진 사람일수록 물가 상승분 등을 감안해 세금을 덜 물리자는 취지입니다. 야당은 "대통령 본인은 이 혜택을 다 받고 팔았으면서 남에게는 세금을 늘렸다"고 공격했습니다.
보유세와 거래세
집에 붙는 세금은 크게 둘입니다. 갖고 있는 동안 매년 내는 것이 보유세, 사고팔 때 한 번 내는 것이 거래세입니다. OECD는 "보유세를 올리려면 거래세는 내려서 집이 잘 돌게 하라"고 권합니다. 야당은 정부가 둘 다 올려 "집을 살 때도, 팔 때도, 갖고 있을 때도 세금"인 구조를 만들었다고 비판합니다.
조세 지출
나라가 세금을 깎아 주거나 면제해 주는 것을 말합니다. 겉으로 돈을 쓰는 건 아니지만, 받을 세금을 포기하니 결국 나라 곳간에서 돈이 빠지는 것과 같아 '지출'이라 부릅니다. 청년·중소기업 감면 축소가 이 조세 지출을 줄이는 것에 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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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6정치
스틸 주한미국대사, 조현 장관 만나 한미 현안 논의
한 줄로 말하면
새로 부임한 미국 대사가 첫 공식 일정으로 외교부를 찾았습니다. 단, 아직 '진짜 대사' 절차는 남아 있어 말을 아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미셸 스틸 주한미국대사가 서울 부임 뒤 처음으로 외교부를 방문했습니다. 8월 4일, 그는 서울 세종로 외교부 청사에서 강상욱 의전장에게 신임장\* 사본을 제출했습니다.
신임장은 "이 사람을 우리나라 대사로 보냅니다"라고 본국(미국)이 써 준 공식 문서입니다. 대사가 정식으로 일을 시작하려면 이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이어 스틸 대사는 조현 외교부 장관을 예방해 부임 인사를 하고 한미 관계 발전 방안을 논의하는 상견례를 가졌습니다. 부임 당시 함께 입국한 남편 숀 스틸 변호사가 동행해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다만 그는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았습니다. 왜일까요? 아직 이재명 대통령에게 신임장을 정식으로 제정(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전까지는 구체적인 현안 언급을 자제하는 게 외교 관례입니다.
이날 회동에서는 개별 현안보다 한미 관계 강화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한미 관세·안보 협상 △한국의 대미투자 전략 △쿠팡 사태 △기업인·유학생 미국비자 문제 같은 양국 현안이 거론됐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박두순 외교부 대변인은 "스틸 대사는 한미동맹에 대한 이해와 식견을 갖고 있어 한미 관계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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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장
"이 사람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사로 임명해 보냅니다"라고 대사를 보내는 나라의 정상이 써 주는 공식 임명장입니다. 대사는 부임국(여기선 한국)의 대통령에게 이 신임장을 정식으로 제출해야 비로소 온전한 대사로 활동할 수 있습니다. 스틸 대사가 외교부에는 '사본'만 냈고 대통령에게 정식 제출은 아직인 것이, 그가 말을 아낀 이유입니다.
🎒 새 회사에 첫 출근했지만 아직 사장 앞에서 정식 임명장을 못 받은 상태와 비슷합니다. 자리에 앉긴 했어도 공식 발언은 미루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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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6정치
정 "명청대전 프레임은 비겁" … 김 "6·3지선 공천서 잡음 많아"
한 줄로 말하면
민주당 대표 자리를 놓고 세 후보가 최대 텃밭 호남에서 사활을 건 표심 잡기에 나섰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들이 8·17 전당대회의 최대 승부처인 호남으로 향했습니다. 순회경선\*, 즉 지역을 돌며 차례로 투표하는 방식으로 대표를 뽑는데, 앞선 충청·부울경(부산·울산·경남) 경선에서 정청래·김민석 후보가 초박빙을 벌였기 때문입니다. 15일 호남 경선에 승부를 건 것이지요.
호남이 왜 중요할까요? 당원의 30%가 몰려 있는 민주당 최대 텃밭이기 때문입니다.
정청래 후보는 8월 4일 광주 북구 말바우시장에서 김민석 후보를 겨냥했습니다.
"있지도 않은 '명청대전'이라는 프레임을 씌워 상대 후보를 공격하는 것은 대단히 비겁한 행위다."
'명청대전'은 김민석과 정청래의 이름 글자를 딴 표현으로, 둘의 갈등 구도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정 후보는 김 후보가 제기한 '신천지 전당대회 개입설'에 대해서도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김민석 후보는 인천 일정을 취소하고 이틀째 전북에 머무는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남원·정읍·김제·부안·익산을 연이어 돌며 형사소송법 개정 논란에 집중 대응했습니다.
"보완수사권 폐지가 불가피하다고 일찍부터 생각했고, 지난 5월 이전에 끝내려고 노력했다."
그는 6·3 지방선거 공천 문제로 정 후보를 겨냥해 "이번에는 소리가 좀 많이 났던 케이스인 것 같다"고 꼬집었습니다.
송영길 후보는 화순·나주를 돌며 "정청래·김민석 갈등 구도가 소모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화순에서 "정청래 후보가 출마하지 않았다면 굳이 나와야 할까 고민했을 텐데, 나온다는 바람에 출마했다"고 말했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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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회경선
당 대표나 대선 후보를 뽑을 때, 전국을 한 번에 투표하지 않고 지역을 돌아가며 차례로 투표하는 방식입니다. 초반 지역에서 이긴 후보가 기세를 타는 '컨벤션 효과'가 생겨, 순서와 텃밭 승부가 매우 중요해집니다. 그래서 세 후보 모두 당원이 가장 많은 호남에 화력을 집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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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8사회
"기초학력부터 다시 세워 경남교육 살릴 것"
한 줄로 말하면
12년 만에 나온 보수 경남교육감이 "AI보다 읽기·쓰기가 먼저"라며 무너진 기초부터 다시 세우겠다고 했습니다.
권순기 경남교육감이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교육 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경남교육청
무슨 일이 있었나
권순기 경남교육감(67)이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교육의 방향을 밝혔습니다. 12년 만에 당선된 보수 교육감입니다. 서울대 화학교육과를 나와 경상국립대 교수와 총장을 지냈습니다.
그의 진단은 분명합니다.
"인공지능과 미래 교육도 중요하지만, 읽기·쓰기와 사고력 같은 기본기를 다시 세우는 일이 더 시급하다. 무너진 기초학력을 바로잡는 것이 교육의 출발점이다."
특히 그는 학생들의 문해력\* 저하를 가장 큰 문제로 꼽았습니다. 문해력은 글을 읽고 그 뜻을 제대로 이해하는 능력입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했는데도 문해력이 과거 초등학생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초등학교 기초학력이 부족하면 중학교 수업을 못 따라가고, 그 결손이 고등학교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
해법으로 그가 내세운 것이 경남형 기초학력 보장제\*입니다. 학생마다 성취 수준을 정밀 진단해 맞춤 학습을 지원하고, 전담교사와 AI 진단평가로 학습 결손을 일찍 찾아내겠다는 구상입니다. 부진 학생에게는 '100시간 몰입캠프'도 운영합니다.
"기초학력은 학생을 줄 세우기 위한 게 아니라, 모든 아이가 다음 단계로 나아가게 하는 최소한의 교육 안전망이다."
그는 교사에게 부담을 떠넘기지 않고 전담 인력을 확보하겠다고 했습니다. AI에 대해서도 "교육의 목적이 아니라 학습과 사고력을 높이는 도구"라고 선을 그으며, 전임 교육감 시절 만든 AI 플랫폼 '아이톡톡'을 생성형 AI 기반으로 전면 개편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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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해력
단순히 글자를 읽는 것을 넘어, 문장의 뜻과 맥락을 이해하는 능력입니다. 예를 들어 '사흘'을 '4일'로 잘못 알거나 안내문의 조건을 못 읽어내는 것이 문해력 저하의 신호입니다. 교육감이 "고등학생 문해력이 옛날 초등학생 수준"이라고 걱정한 것은, 학년이 올라가도 이 결손이 저절로 메워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경남형 기초학력 보장제
읽기·쓰기·셈하기 같은 기본 학력이 부족한 학생을 일찍 찾아내 맞춤 지원하겠다는 경남교육청의 제도입니다. 전담교사와 AI 진단평가로 '어디서 막혔는지'를 정밀하게 짚어내고, 몰입캠프로 따라잡게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뒤처진 학생을 골라내 벌주는 게 아니라, 낙오하지 않도록 받쳐 주는 그물이라는 점을 교육감은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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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8사회
부산시 팔 걷었지만 … 청년 일자리 사업 쉽지않네
한 줄로 말하면
부산시가 청년 일자리 사업에 29억원을 걸었지만, 정작 청년을 받아줄 기업이 안 나타나 목표의 38%만 채웠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부산시가 청년에게 일 경험을 쌓게 해주려 시범사업을 열었지만, 기업들의 외면 속에 참여 청년을 절반도 못 채웠습니다.
시는 올해 6~12월 국비·시비 29억원을 들여 '사회연대경제\* 청년 일 경험 시범사업'을 진행합니다. 만 19~39세 미취업 청년 189명이 대상입니다.
조건은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참여 청년에게는 주 40시간 기준 월 최대 234만원이 지급됩니다. 기업에는 청년 고용에 따른 4대 보험료와 운영비 일부를 지원합니다.
그런데 실제 참여 청년은 목표의 약 38%인 73명에 그쳤습니다. 왜일까요? 청년을 받아줄 기업, 즉 마을기업·협동조합이 나서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숫자를 보면 황당할 정도입니다. 지난해 말 기준 부산에는 마을기업 61곳, 협동조합 1,190곳이 있습니다. 그런데 두 번이나 기간을 연장했는데도 참여 기업은 겨우 35곳이었습니다. 1,251곳 중 35곳, 3%도 안 참여한 셈입니다.
왜 기업들이 등을 돌렸을까요? 부산 A협동조합이 참여를 검토하다 포기한 이유가 답이 됩니다.
"인건비를 지원받아도, 참여 청년에게 적극적인 업무를 요구하기가 어려웠다. 지난해 비슷한 사업에서 오히려 업무 부담만 커졌다."
A협동조합 대표는 "부산시가 기업에 필요한 인력 수요부터 조사해, 기업 친화적으로 사업을 짜 달라"고 했습니다. 지역 수요를 제대로 살피지 않은 채 정부 예산이 내려오자 서둘러 사업을 밀어붙인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옵니다.
이광국 사회연대경제 부산협의회 공동대표는 "사업 기간이 반년뿐이라 기업은 신규 인력 교육비를 감안하면 손해고, 청년도 사회연대경제 업체보다 다른 곳을 선호하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부산시는 "참여 기업을 재모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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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연대경제
돈을 많이 버는 것 자체보다, 지역·이웃·공동체에 도움이 되는 것을 앞세우는 경제 활동을 묶어 부르는 말입니다. 마을기업(주민이 함께 만든 기업), 협동조합(여럿이 돈을 모아 함께 운영하는 조직) 같은 곳이 여기에 속합니다.
🎒 큰 슈퍼마켓 대신 동네 주민들이 십시일반으로 차린 반찬가게를 떠올리면 됩니다. 이런 곳에 청년을 취업시켜 경험을 쌓게 하자는 게 이번 사업이었는데, 정작 이 가게들이 "우리는 사람 교육시킬 여력이 없다"며 손사래를 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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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9사회
검찰 수사 노하우 사장될판…대형사건 처리 공백 우려
한 줄로 말하면
검찰이 수십 년 쌓은 수사 실력이 새 조직으로 옮겨가지 못하고 그냥 사라질 수 있다는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정부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의 조직 규모를 확정했지만, 검찰과 경찰 안에서는 "숙련된 사람과 수사 기법이 제대로 넘어갈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나옵니다.
문제는 큰 사건을 다루는 실력이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검찰은 검사들을 이렇게 키워 왔습니다. 형사부에서 경찰이 넘긴 사건과 다양한 범죄를 다루고, 공판\ 부서에서 재판을 유지하는 경험을 쌓은 뒤에야 특수·공안·강력부 같은 인지수사\ 부서로 보냈습니다.
공판은 법정에서 검사가 죄를 입증하고 재판을 끌고 가는 일이고, 인지수사는 남이 넘겨준 사건이 아니라 검찰이 스스로 냄새를 맡아 파고드는 큰 수사를 말합니다.
그런데 중수청 직제안에는 신규 수사관을 어떻게 교육·훈련할지가 구체적으로 담기지 않았습니다. 이런 밑바탕 없이 외부에서 뽑은 신규 수사관을 부패·경제·마약 같은 고난도 수사에 곧바로 투입하기는 어렵다는 겁니다. 한 현직 검사의 말입니다.
"형사사건 처리와 공판 경험이 없는 수사관에게 대형 인지수사를 맡기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불명확한 인사 체계도 걸림돌입니다. 중수청으로 옮긴 검사는 일반직 수사관으로 신분이 바뀌는데, 내년 4월 특례가 끝난 뒤 직급·보직·승진 경로가 아직 안 정해졌습니다. 한 검찰 관계자는 이렇게 경고했습니다.
"조직만 비대해져 성과를 못 내면 막대한 예산을 삼키는 '세금 먹는 공룡'으로 전락할 수 있다."
경찰 쪽에서는 다른 걱정이 나옵니다. 중수청이 경찰 수사를 다시 들여다보는 기관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직제에 '다른 수사기관이 1차 수사한 사건의 보완수사'를 맡는 조직이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부패·경제·마약·사이버 범죄는 지금도 경찰이 전문 인력을 굴리는 분야라, 어느 기관이 어떤 사건을 맡을지 역할 분담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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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수사
남이 넘겨준 사건을 처리하는 게 아니라, 수사기관이 스스로 단서를 잡아 "여기 뭔가 있다"며 직접 파고드는 수사입니다. 부패·비리처럼 겉으로 잘 안 드러나는 큰 사건이 주로 여기에 해당합니다. 경험과 감이 특히 많이 필요해, 신규 인력을 곧바로 투입하기 어렵다는 게 이번 걱정의 핵심입니다.
공판
법정에서 열리는 재판 과정을 말합니다. 검사가 "이 사람이 이런 죄를 지었다"고 증거를 대며 입증하고, 판사가 유무죄를 가리는 자리입니다. 검사가 수사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법정에서 그 결과를 방어해 본 경험이 있어야 큰 사건을 감당한다는 논리로 이 용어가 등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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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9사회
두달 전에야 윤곽 드러낸 중수청…인력 충원도 청사도 '벼락치기'
한 줄로 말하면
10월 문 여는 중수청이 정작 일할 사람도, 들어갈 건물도 아직 못 정해 '벼락치기'라는 말이 나옵니다.
정부가 10월 출범하는 중대범죄수사청의 직제와 수사관 임용령 제정안을 오는 10일까지 입법예고한다. 사진은 서울 대검찰청 모습. 연합뉴스
무슨 일이 있었나
정부가 10월 2일 중대범죄수사청 개청을 앞두고 인력 확보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개청까지 두 달도 안 남은 상황이라 준비가 촉박합니다.
8월 4일 행정안전부 개청준비단이 내놓은 직제\ 및 수사관 임용령\을 볼까요. 직제는 조직의 부서 구성과 정원을, 임용령은 사람을 어떻게 뽑고 어떤 계급을 줄지 정한 규칙입니다.
현직 검사가 중수청 수사관으로 오면 공무원 계급 최소 4급을 보장받습니다. 지검장급은 1급, 차장·부장검사급은 2급, 법조 경력 10년 이상은 3급, 10년 미만은 4급입니다. 검사나 검찰수사관은 본인이 원하면 별도 시험 없이 넘어올 수 있습니다. 다만 이 파격 조건은 내년 4월 30일까지만 유효합니다.
준비단은 "핵심 수사 인력을 옮겨 오는 게 중요하니, 지금보다 처우가 불리하지 않도록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우수 수사관에게는 특별승진 길도 열어, 6급 이하는 특별승진 비율을 30% 이상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검사들 반응은 냉소적입니다. 왜일까요? 신임 검사도 관행적으로 중앙부처 3급 과장급 대우를 받는데, 더 낮은 처우에 일까지 힘든 중수청으로 굳이 옮길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시점 문제도 있습니다. 개청은 올해 10월 2일인데, 검찰 인력에 주는 인센티브는 내년 4월 30일까지입니다. 이러면 개청 시점에 정원을 못 채울 수 있습니다. 김민재 준비단장의 말입니다.
"검찰 유인책에 너무 큰 특혜를 주면 불편하게 보는 의견도 있다. 최대한 노력하겠다."
조직은 본청과 6개 지방청으로 구성되고, 마약 등 합동수사과 5개와 보완수사 전담 조직이 새로 생깁니다. 정원은 2,874명. 청사는 민간 건물을 빌리기로 했는데, 개청 이후에도 공사가 이어질 예정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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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제
어떤 기관에 무슨 부서를 두고, 인원을 몇 명으로 하며, 누가 누구를 지휘하는지를 정해놓은 조직 설계도입니다. 중수청 직제가 정해졌다는 것은 이제 '뼈대'는 그려졌다는 뜻입니다. 문제는 그 뼈대에 채워 넣을 '사람'이 아직 모이지 않았다는 것이죠.
임용령
공무원을 어떤 절차로 뽑고, 어떤 계급과 대우를 줄지 정한 규칙입니다. 이번 임용령의 핵심은 '검사가 오면 최소 4급 보장, 시험 면제' 같은 유인책인데, 그마저 기간이 짧고 처우가 아쉬워 검사들이 시큰둥하다는 것이 이 기사의 아이러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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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9사회
돼지고기 1.2조원 담합 … 재판 넘겨진 유통사 6곳
한 줄로 말하면
대형마트에 삼겹살을 대던 업체들이 6년간 서로 가격을 짜맞춘 사실이 드러나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대형마트에 돼지고기를 납품하며 값을 짜고 친 유통업체들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8월 4일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이정호)는 돼지고기 유통 1·2위 업체를 포함한 6개사와 임직원 12명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이들의 혐의는 담합\*입니다. 담합은 경쟁해야 할 회사들이 몰래 손잡고 가격이나 물량을 미리 맞추는 행위입니다. 소비자는 더 비싼 값을 치르게 되니 법으로 금지돼 있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이마트에 돼지고기를 납품하는 모든 유통업체가 매주 가격 정보를 주고받는 방식으로 짜맞췄습니다. 기간은 2017년부터 6년간, 규모는 무려 1조 2,000억원에 달합니다.
🎒 시장 상인들이 뒤에서 "우리 오늘부터 다 같이 삼겹살 100g에 얼마 받자"고 입을 맞춘 셈입니다. 손님은 어느 가게를 가도 같은 비싼 값을 내니 선택의 여지가 없어집니다. 그게 6년간 1조원 넘게 쌓인 것이죠.
검찰은 3개월간 수사해 이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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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합
서로 경쟁 관계인 기업들이 몰래 짜고 가격을 올리거나 물량을 나누는 행위입니다. 경쟁이 사라지니 값이 비싸지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갑니다. 그래서 '공정거래법'으로 엄격히 금지합니다. 이번처럼 매주 가격 정보를 교환한 것도 명백한 담합에 해당합니다.
불구속 기소
검찰이 "이 사람을 재판에 넘기겠다"고 결정하는 것이 기소입니다. 이때 피의자를 구치소에 가두지 않고(불구속) 재판을 받게 하는 것이 불구속 기소입니다. 도망이나 증거인멸 우려가 크지 않다고 판단되면 이렇게 처리합니다. 죄가 없다는 뜻이 아니라, 몸은 자유로운 상태로 재판을 받는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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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9사회
"당근하다 마약사범 될 뻔"…경찰, 해외조미료 거래 차단
한 줄로 말하면
미국 여행 기념품으로 인기던 베이글 조미료가, 알고 보니 한국에선 마약류라 중고거래가 막혔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미국 대형마트 '트레이더 조'에서 파는 조미료 '에브리띵 벗 더 베이글 세서미'. 유튜브에서 "미국 가면 꼭 사와야 할 기념품"으로 입소문을 탄 제품입니다. 그런데 이 조미료가 당근마켓에서 병당 4,000~8,000원에 거래되다가 경찰에 막혔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제품에 든 양귀비 씨앗이 한국에서는 마약류\* 성분으로 분류되기 때문입니다. 마약류는 법으로 관리·금지되는 마약 성분을 통틀어 이르는 말입니다. 실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에서 마약류인 모르핀·코데인 성분이 검출됐습니다. 그래서 국내 반입 자체가 금지돼 있습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8월 4일 이 사실을 밝히며, 당근마켓에 협조를 구했습니다. 지난달 27일부터 관련 게시글을 일괄 비노출 처리했고, 앞으로 이 품목을 등록하면 '거래 제한 안내 팝업'이 뜨도록 했습니다.
🎒 무심코 여행 기념품을 되팔았을 뿐인데, 법으로는 마약 거래가 될 뻔한 아찔한 상황입니다. 나라마다 '허용되는 것'의 기준이 다르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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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류
법(마약류관리법)으로 관리하고 통제하는 마약·향정신성물질·대마 등을 통틀어 부르는 말입니다. 여기 속하는 성분이 든 물건은 사고파는 것은 물론 국내로 들여오는 것도 금지됩니다. 이 베이글 조미료의 양귀비 씨앗에서 나온 모르핀·코데인이 바로 마약류 성분이라, 평범한 조미료가 거래 금지 대상이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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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9사회
'생명위협' 폭염 지속…서울서만 온열질환 하루 23명
한 줄로 말하면
뜨거운 고기압 두 개가 한반도를 이불처럼 덮으면서, 하루 만에 서울에서만 23명이 더위로 쓰러졌습니다.
4일 서울 탑골공원에서 무료급식을 기다리는 노인들이 무더위를 견디고 있다. 이승환 기자
무슨 일이 있었나
전국이 펄펄 끓고 있습니다. 8월 4일 수도권과 전남권에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되며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의 극단적 더위가 나타났습니다.
원인은 이중 고기압\*입니다. 지금 우리나라 위로는 대기 상층에 티베트고기압, 중·하층에 북태평양고기압이 겹쳐 있습니다. 뜨거운 공기 덩어리 두 개가 위아래로 눌러 열기를 가둔 것이지요.
이 때문에 5일 아침 최저기온은 23~27도, 낮 최고기온은 30~38도입니다. 전국 대부분에서 체감온도\*가 35도를 넘습니다. 체감온도는 실제 기온에 습도·바람을 더해 '몸이 실제로 느끼는 더위'를 나타낸 값입니다. 습하면 같은 기온이라도 훨씬 더 덥게 느껴지지요.
피해는 숫자로 나타났습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8월 3일 서울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23명. 올해 최다 기록입니다.
밤도 문제입니다. 낮에 쌓인 열기가 밤에 식지 않는 열대야\*가 이어집니다. 열대야는 밤사이 기온이 25도 아래로 안 내려가는 현상입니다. 기상청 관계자는 당부했습니다.
"실내외 작업장, 논밭 등은 기상장비가 있는 곳보다 체감온도가 더 높을 수 있으니 온열질환 예방에 각별히 주의해 달라."
열대야 지역에서는 에어컨·선풍기로 실내를 시원하게 유지하고, 잠들기 전 카페인·술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특히 혼자 사는 어르신과 만성질환자는 야간 더위에 더 취약하니 주변에서 안부를 살펴야 합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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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고기압
뜨겁고 건조한 고기압(티베트고기압)과 뜨겁고 습한 고기압(북태평양고기압)이 위아래로 겹쳐 한반도를 두 겹으로 덮은 상태입니다.
🎒 한여름에 두꺼운 이불을 두 장 덮고 자는 것과 같습니다. 열이 빠져나갈 틈이 없으니 낮에도 밤에도 계속 덥습니다. 이번 폭염이 유독 길고 독한 이유입니다.
체감온도
온도계가 가리키는 숫자가 아니라, 습도와 바람까지 반영해 사람 몸이 실제로 느끼는 더위·추위를 나타낸 값입니다. 습도가 높으면 땀이 잘 안 마르고 열이 빠지지 않아, 같은 33도라도 체감은 35도를 훌쩍 넘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기상청은 기온보다 체감온도로 위험을 알립니다.
열대야
밤(오후 6시~다음 날 오전 9시)의 최저기온이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현상입니다. 낮에 달궈진 열기가 밤에 식지 않아 잠을 설치게 만들고, 몸이 회복할 시간을 뺏어 온열질환 위험을 키웁니다. 혼자 사는 어르신에게 특히 위험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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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9사회
경영위기 '좀비 대학' 퇴로 열린다 … 보유 재산 처분·적립금 규제 완화
한 줄로 말하면
학생이 안 와 문 닫기 직전인 부실 대학들이, 스스로 정리할 수 있게 나라가 퇴로를 터줍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신입생 모집이 안 돼 사실상 굴러가지 못하는 대학을 흔히 '좀비 대학'이라 부릅니다. 죽은 것도 산 것도 아닌 상태라는 뜻이지요. 앞으로 이런 부실 사립대가 정리에 나서면, 나라가 규제를 풀어 퇴로를 열어 줍니다.
교육부는 8월 4일 국무회의에서 사립대학구조개선법\* 관련 시행령을 의결했습니다. 이 법은 부실 대학을 정리하고 구조를 바꾸는 절차를 담은 법으로, 오는 15일 시행됩니다.
핵심은 두 갈래입니다.
첫째, 자발적으로 개선에 나선 대학에는 당근을 줍니다. 대학이 이행계획을 지키면 보유자산 처분 기준, 교원 확보율 기준, 적립금\* 사용 목적 제한 등을 완화해 줍니다. 적립금은 대학이 미래를 대비해 모아둔 돈인데, 원래는 정해진 용도로만 쓸 수 있습니다. 이 빗장을 풀어 대학이 스스로 살길을 찾게 하는 겁니다.
둘째, 말을 안 들으면 채찍입니다. 교육부는 부실 대학에 모집정지·폐교 처분 명령을 내릴 수 있습니다. 구조 개선이 필요한 대학·법인에는 개선 내용과 이행기간을 명시해 지시하게 됩니다.
문을 닫는 과정에서 피해를 줄이는 장치도 있습니다. 대학이 청산할 때 남은 재산은 폐교로 일자리를 잃은 직원의 면직보상금·퇴직위로금에 먼저 쓰고, 학생에게는 다른 학교로 옮기는 편입을 지원합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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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대학구조개선법
학생 수가 줄어 경영난에 빠진 사립대를 질서 있게 정리하거나 되살리기 위한 법입니다. 잘 정리하려는 대학에는 규제를 풀어 주는 당근을, 버티는 대학에는 모집정지·폐교 명령이라는 채찍을 함께 쥐여 줍니다. 학령인구가 급감하는 현실에서 "부실 대학의 연착륙"을 유도하는 장치라고 보면 됩니다.
적립금
대학이 건물 신축이나 장학, 연구 등 미래를 대비해 쌓아둔 돈입니다. 원래는 정해진 목적 외에는 쓰기 어렵게 묶여 있습니다. 이번 시행령은 구조 개선에 나선 대학에 한해 이 돈을 좀 더 자유롭게 쓸 수 있게 풀어, 스스로 정리·회생할 여력을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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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9사회
퇴임 앞둔 이흥구 대법관 후임 4명 압축
한 줄로 말하면
9월 퇴임하는 대법관의 뒤를 이을 후보가 4명으로 좁혀졌습니다. 이름은 공교롭게도 모두 '김'씨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오는 9월 7일 퇴임하는 이흥구 대법관(63·사법연수원 22기)의 후임 후보가 4명으로 압축됐습니다.
절차는 이렇게 흘러갑니다.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가 8월 4일 회의를 열어, 심사 대상 28명 중 이 4명을 골라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추천했습니다. 조 대법원장은 7일까지 법원 안팎 의견을 들은 뒤 최종 1명을 골라 이재명 대통령에게 제청\*합니다.
제청은 "이 사람을 임명해 주십시오"라고 대통령에게 공식 요청하는 절차입니다. 대법관은 대법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합니다.
주목할 점이 있습니다. 지난 3월 퇴임한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 제청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대법관 후보 2명이 한꺼번에 제청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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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청
윗사람이나 임명권자에게 "이 사람을 이 자리에 앉혀 주십시오"라고 공식적으로 후보를 올리는 것을 말합니다. 대법관은 대법원장이 후보를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구조입니다. 즉, 대법원장이 먼저 골라 올리고 대통령이 최종 도장을 찍는 것이지요. 이렇게 두 단계를 둔 것은 한 사람이 대법관을 마음대로 뽑지 못하게 서로 견제하기 위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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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3사회
과기정통부·신한금융 "취약계층 AI 역량 강화"
한 줄로 말하면
어르신 같은 디지털 약자들이 AI 시대에 뒤처지지 않도록, 정부와 신한금융이 손잡고 교육에 나섭니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오른쪽)과 배경훈 부총리. 신한금융지주
무슨 일이 있었나
신한금융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디지털 취약계층의 인공지능(AI) 교육에 나섭니다.
8월 4일 신한금융그룹은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과기정통부와 업무협약을 맺었습니다. AI와 디지털 기술이 빠르게 퍼지는 과정에서 고령층 같은 취약계층의 정보 격차\*를 줄이자는 취지입니다. 정보 격차는 디지털 기기와 정보에 익숙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의 벌어진 틈을 말합니다.
특히 금융사기 대응과 모바일 금융 이용의 어려움을 덜어주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스마트폰 뱅킹이 어렵거나 보이스피싱에 취약한 분들을 돕겠다는 것이지요.
신한금융은 디지털 금융교육센터 '신한 학이재', 금융교육 플랫폼 '신한 콘솔' 등 그룹 인프라를 활용합니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말입니다.
"온·오프라인 금융교육 인프라를 활용해 누구도 디지털 변화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과기정통부와 긴밀히 협력하겠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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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격차
디지털 기기와 인터넷·AI를 잘 다루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에 벌어지는 차이를 말합니다. 단순히 불편한 정도가 아닙니다. 은행 창구가 앱으로, 정보가 온라인으로 옮겨가면서 디지털에 약한 사람은 금융·행정 서비스에서 밀려나고 사기의 표적이 되기 쉽습니다. 이 틈을 메우는 것이 이번 협약의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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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3사회
해사 1호 여생도, 여성 1호 독도함장 됐다
한 줄로 말하면
해군사관학교가 처음 여학생을 뽑던 해 입교한 사람이, 26년 뒤 여군 최초로 대령급 군함의 함장이 됐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해군 역사에 새 기록이 쓰였습니다. 함장 중 가장 높은 계급인 '대령급' 군함의 함장으로 여군이 처음 발탁된 것입니다.
주인공은 배선영 대령입니다. 5일 대형수송함(강습상륙함) 독도함(1만 4,500t급)의 함장으로 취임합니다.
그의 이력에는 상징성이 담겨 있습니다. 배 대령은 해군사관학교가 처음 여생도를 뽑은 1999년에 해사 57기로 입교해 2003년 임관했습니다. 첫 여생도가 26년 만에 첫 여성 대령급 함장이 된 것이지요. 이후 참수리-282호정 정장, 독도함 갑판사관, 남원함 작전관, 원산함 함장 등을 거치며 역량을 검증받았습니다.
그는 상징성보다 실력을 강조했습니다.
"최초의 대령 지휘 함정 여군 함장이라는 상징성보다, 언제 어떤 임무가 부여되더라도 완벽하게 완수하는 독도함을 만들겠다."
그가 지휘할 독도함은 독도급 대형수송함의 '1번함'입니다. 상륙작전은 물론 기동부대의 기함\* 역할도 맡습니다. 기함은 함대를 지휘하는 사령관이 타는, 무리의 중심이 되는 배입니다. 승조원 300여 명과 상륙군 700여 명, 헬기 7~12대, 전차와 상륙돌격장갑차 6대 등을 실을 수 있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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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함
여러 척으로 이뤄진 함대에서, 지휘관(사령관)이 올라타 함대 전체를 지휘하는 중심 배를 말합니다. 옛날 전투에서 대장 깃발을 단 배가 기함이었던 데서 온 말입니다.
🎒 오케스트라로 치면 지휘자가 서 있는 무대 한가운데 자리와 같습니다. 그만큼 크고 중요한 배를, 여군이 처음으로 이끌게 됐다는 점에서 이번 취임이 의미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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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33|사회] [인사], [A33|사회] [부음]은 명단·부고 항목으로, 따로 풀어 설명할 내용이 없어 제외했습니다.)
🗣️ PART 7. 오피니언
A33오피니언
[매경춘추] 비만약 시대 다이어트
한 줄로 말하면
살은 쫙 빠지는데 몸속 영양은 텅 비는 것 — 요즘 비만약의 숨은 함정입니다.
조영민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
무슨 일이 있었나
요즘 비만약 열기가 한여름 무더위보다 뜨겁습니다. 위고비와 마운자로 같은 약은 두 자릿수, 그러니까 체중이 10% 넘게 빠질 정도로 효과가 셉니다. 인기가 너무 많아서 구하기도 어려운 품귀 현상까지 벌어졌습니다. '비만약 성지'라 불리는 의원에서 마구잡이로 처방하는 행태가 연일 보도되고, 정부도 오남용을 막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필자는 또 다른 큰 문제를 짚습니다. 바로 영양 결핍입니다. 이 약은 식욕을 줄이고 배부른 느낌을 키우는 힘이 워낙 세서, 식사를 대충 하거나 아예 끼니를 거르는 사람이 많다는 겁니다.
🎒 살이 찐 사람은 영양이 넘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인 경우가 있습니다. '풍요 속의 빈곤'이라는 말 그대로입니다. 밥은 많이 먹었어도 질이 나쁘고, 밖에 안 나가 햇빛을 못 쬐면 비타민D가 부족해집니다. 이런 상태에서 비만약까지 쓰면 체중은 만족스럽게 줄어도 단백질, 철분, 비타민, 수분이 죄다 모자라게 됩니다.
그래서 지난 7월 초 유럽비만학회가 유럽영양사협회, 유럽비만환자단체와 함께 합의문을 냈습니다. 강력한 비만약을 쓰는 사람은 영양·운동·심리 세 가지를 동시에 챙기라는 내용입니다.
첫째, 칼로리는 줄이되 영양소는 골고루 먹어야 합니다. 필자도 환자들에게 "잘 챙겨 드시되 양만 적게 드시라"고 말합니다. 적게 먹을수록 한 끼의 질이 더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순서도 있습니다. 배가 금방 부르니, 부족해지기 쉬운 것부터 먼저 먹으라는 겁니다. 생선·닭고기·두부 같은 단백질을 먼저 챙기고, 그다음 채소와 통곡물을 먹으라고 권합니다. 하루 1200㎉ 미만으로 먹는 사람에겐 멀티비타민도 추천합니다.
둘째, 근육량과 근력을 지키려면 규칙적으로 운동해야 합니다. 거창하게 말고 "일단 시작하고 보라"는 겁니다. 안 하던 사람을 움직이게 만드는 게 제일 어렵기 때문입니다. 시작한 뒤 조금씩 강도를 올리고, 근육에 힘을 주는 저항 운동(웨이트 트레이닝)을 곁들이라고 합니다. 셋째, 마음의 변화도 잘 살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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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비·마운자로
둘 다 원래는 당뇨 치료 계열에서 출발한 최신 비만 치료 주사제입니다. 뇌에 '배부르다'는 신호를 보내는 호르몬을 흉내 내서 식욕을 확 눌러줍니다. 효과가 커서 체중이 10% 넘게 빠지기도 하지만, 그만큼 안 먹게 되니 영양 관리가 필수라는 게 이 글의 핵심입니다.
영양 결핍
몸을 굴러가게 하는 재료(단백질·철분·비타민·수분)가 부족한 상태입니다. 🎒 자동차 연료(칼로리)는 줄여도 엔진오일·부동액(영양소)까지 빼면 차가 망가지는 것과 같습니다. 살이 빠져도 몸속은 고장 날 수 있다는 경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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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4오피니언
[기자24시] 가덕도 신공항 공사 기피하는 이유
한 줄로 말하면
나라가 발주한 대형 공항 공사인데, 건설사들이 "이건 하면 손해"라며 도망치고 있습니다.
진영화 부동산부 기자
무슨 일이 있었나
건설사가 싫어하는 발주처(공사를 맡기는 쪽)로 학교, 병원, 종교시설이 꼽힌다고 합니다. 공통점은 짓기 어려운데 공사비 정산은 까다롭다는 것. 일은 일대로 시키고 돈은 깎으려 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 셋을 압도하는 최악의 발주처가 따로 있습니다. 바로 정부 사업입니다. 공사기간은 짧고 돈은 부족한데 책임은 건설사가 다 져야 해서, 장사로 따지면 도무지 수지가 안 맞는다는 겁니다. 대표 사례가 가덕도 신공항 건설공사입니다. 처음 맡았던 현대건설이 발을 빼자 "가덕도는 아무도 맡고 싶어 하지 않는 사업"이라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어렵게 대우건설이 다시 주관사로 뽑혔습니다. 대우건설 컨소시엄은 작년 12월 단독으로 입찰했고, 지난 3월 수의계약* 대상자로 선정됐습니다. 그런데 그사이 세상이 바뀌었습니다. 미국·이란 전쟁이 터져 기름값이 폭등했고, 나프타 공급이 막히면서 주요 자재값도 급등했습니다. 하지만 사업비는 작년 12월 입찰 당시의 약 10조7000억원 그대로입니다.
문제는 이걸 올려줄 방법이 현행 제도상 없다는 겁니다. 지금 제도는 계약을 맺은 이후의 물가 인상분만 보전해줍니다. 그런데 대우건설 컨소시엄은 아직 계약을 안 맺었습니다. 입찰공고일부터 지금까지 벌어진 '불가항력적 비용 급등분'은 고스란히 시공사가 떠안게 된 겁니다.
🎒 가격표 붙여놓고 물건을 안 산 사이 원재료값이 폭등했는데, "네가 아직 계약서에 도장을 안 찍었으니 오른 값은 네가 물어라"라는 셈입니다. 실제로 탄원서를 낸 컨소시엄 건설사들의 작년 순이익은 -136억원, -63억원, -3억원 등 적자투성이입니다. 사업비가 현실화되지 않으면 공사 참여를 다시 생각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억지로 공사를 강행해도 결과는 뻔합니다. 턱없이 모자란 공사비는 결국 부실 공사, 안전 사고, 개항 지연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옵니다.
다행히 국토교통부는 "증액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입장입니다. 국무조정실 주도로 관계 부처 협의도 예정돼 있습니다. 물론 정부로서는 특혜 논란도 신경 써야 합니다. 필자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공공공사가 최고의 발주처일 필요는 없지만, 최악일 필요도 없다고요. 기업에 적절한 이익은 보장돼야 한다는 겁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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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계약
경쟁 입찰 없이, 발주처가 특정 업체 한 곳과 바로 맺는 계약입니다. 보통은 여러 업체가 경쟁해 가장 싼 값을 부른 곳이 따가는데, 가덕도는 경쟁자가 없어 대우건설 컨소시엄 단독으로 입찰했기 때문에 수의계약 방식이 된 겁니다. 아무도 안 하려 한다는 사실 자체가 이 공사의 어려움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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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4오피니언
[기고] 병원 만큼 중요한 정원…서울의 '녹색 처방'
한 줄로 말하면
외로운 사람에게 약 대신 "정원에서 흙 만지며 사람 만나기"를 처방하자는 이야기입니다.
최기홍 고려대 심리학부 교수
무슨 일이 있었나
고독사와 외로움이 큰 사회문제로 떠올랐습니다. 지난해 고독사로 숨진 사람은 3900명, 그중 784명이 서울시민이었습니다. 성인의 33%는 아프거나 힘들 때 도움을 청할 곳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서울 1인 가구의 62.1%는 외로움을 호소합니다. 2025년 서울시 실태조사를 보면, 집에서 잘 안 나오는 고립·은둔 청년은 2022년보다 약 12만명이나 늘었습니다.
필자는 지금까지의 대처가 부족하다고 봅니다. 기존 방식은 위험한 사람을 찾아 상담·의료로 연결하는 것이었습니다. 꼭 필요하지만 충분하진 않다는 겁니다. 병원 갈 정도는 아닌데 그냥 버티기엔 힘든 사람들에게, '나갈 이유'와 '함께 할 일'을 주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거죠. 즉 예방의 관점을 더하자는 제안입니다.
해외는 그 답을 자연에서 찾았습니다. 영국 국가보건의료서비스(NHS)는 녹색 사회적 처방(GSP)*을 제도화했습니다. '링크워커'라는 연결 담당자가 시민을 정원 가꾸기 활동에 이어주는 방식입니다. 약이나 병원 치료를 보완해, 환자를 자연 속 지역 활동에 연결함으로써 몸과 마음의 건강, 그리고 사람 사이 연결을 키우는 모델입니다.
미국의 '파크 알엑스 아메리카'는 한발 더 나갔습니다. 6000개가 넘는 공원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 의사가 진짜 처방전처럼 "공원에 다녀오세요"라고 처방하게 했습니다. 두 사례의 공통점은 자연을 개인 취향이 아니라 공공보건 서비스로 제도화했다는 점입니다.
국내 연구도 효과를 입증합니다. 필자의 연구실은 전국 10개 기관 시민 111명을 대상으로 15주(30회기)에 걸쳐 정원 치유 프로그램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우울·불안 증상이 크게 좋아졌고, 출석률도 87%에 달했습니다. 또 정원활동군(192명)과 아무것도 안 한 대조군(99명)을 비교했더니, 활동군의 외로움이 뚜렷하게 줄었습니다. 식물을 매개로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사회적 장'이 효과를 냈다는 해석입니다. 서울시도 고립·은둔 청년 39명을 대상으로 11개 기관에서 서울둘레길 등 6개 정원 처방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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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사회적 처방(GSP·Green Social Prescribing)
의사가 약이나 주사만 처방하는 게 아니라, "정원 가꾸기", "공원 산책" 같은 자연 활동을 정식으로 처방해주는 제도입니다. 🎒 감기엔 감기약을 주듯, 외로움엔 '흙 만지고 사람 만나기'를 처방전에 적어주는 셈입니다. 개인이 알아서 하라고 방치하는 대신, 나라가 공공 서비스로 챙긴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고립·은둔 청년
사회적 관계가 끊기거나(고립), 집 밖으로 거의 나오지 않는(은둔) 청년을 말합니다. 서울에서만 2022년 대비 약 12만명 늘었다는 통계가 나올 만큼 규모가 커졌습니다. 이들이 병원 문턱을 넘기 전에 미리 손을 내밀자는 게 이 글의 문제의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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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4오피니언
[손현덕칼럼] 원전 옆 파크골프장
한 줄로 말하면
원전을 두려움이 아닌 '풍경'으로 만들려 골프장을 지은 영광 한빛, 이제 다시 주민 신뢰를 시험받습니다.
손현덕 주필
무슨 일이 있었나
원전 돔을 바라보며 티샷을 하는 골프장이 있습니다. 전남 한빛원전 부지 안에 있는 36홀 규모의 파크골프장입니다. 가장 긴 홀은 180m, 전국 최고 수준입니다. 원전과 골프. 이 엉뚱한 조합엔 사연이 있습니다.
24년 전, 원전 반대 목소리가 워낙 높아 주민들을 위해 10만평짜리 공원을 만들었습니다. 이름은 '한마음'. 몇 해 전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을 퇴직한 배주섭 대외협력처장이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공원 절반을 파크골프장으로 만들자는 것. 원전을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하나의 풍경으로 바꾸겠다는 의도였습니다.
한국 원전 중 한빛만큼 영광과 아픔을 함께 겪은 곳도 없습니다. 한빛(당시 이름은 영광) 1호기가 준공된 건 1986년. 하필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터진 해였습니다. 이때 한국에선 "우리 기술로 원전을 짓자"는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원전 연구원 44명이 설계기술을 배우겠다며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출정식 구호는 '필 기술자립' — 반드시 기술을 우리 것으로 만들겠다는 뜻입니다. 2년 뒤 돌아온 이들이 한국형 원전 OPR1000을 만들어냅니다. 지금의 한빛 3호기이자, 아랍에미리트에 수출한 원전(APR1400)의 초기 모델입니다.
아픔도 있습니다. 3호기와 짝으로 세운 한빛 4호기 이야기입니다. 문재인 대통령 집권 초, 방사능 누출을 막는 콘크리트 방호벽에서 빈틈이 발견됐습니다. 원전은 멈춰 섰습니다. 주민 불안을 풀기 위해 "재가동하려면 의견 수렴을 거치라"는 조건이 붙었습니다. 다시 돌아가기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5년 7개월. 원전 최장 중단 기록입니다. 필자는 이렇게 짚습니다.
기술이 아니라 신뢰의 문제였다.
이제 새 시험대가 놓였습니다. 호남에 반도체클러스터를 짓겠다는 계획이 나오자 많은 이가 전력 걱정을 했습니다. 그때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영광에 원전 2기를 더 지을 땅이 있다"고 장담했습니다. 기대 반 우려 반, 필자가 지난달 영광을 찾았습니다. 마침 호남 출신 원전본부장이 새로 임명된 다음 날, 곳곳에 환영 현수막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현지 목소리는 녹록지 않았습니다. "지금이야 조용하지만, 프로젝트가 공식화되면 탈원전 목소리가 다시 커질 것"이라는 겁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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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노빌 원전 사고
1986년 옛 소련(지금의 우크라이나)에서 원자로가 폭발해 방사능이 대량 유출된, 역사상 최악의 원전 사고입니다. 이 사고가 전 세계에 원전 공포를 퍼뜨린 바로 그해에 한빛 1호기가 준공됐다는 점이 이 칼럼의 아이러니입니다. 공포와 기술 자립 열망이 같은 해에 함께 시작된 셈입니다.
OPR1000 / APR1400 (한국형 원전)
외국 기술에 기대지 않고 한국이 독자 설계한 원전 모델입니다. OPR1000이 초기 모델(한빛 3호기)이고, 이를 발전시킨 APR1400은 아랍에미리트에 수출까지 했습니다. 🎒 남의 설계도를 빌려 짓던 나라가, 자기 설계도로 지어 외국에 되파는 나라가 된 것 — 그 출발점이 영광 한빛이라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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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5오피니언
[글로벌포커스] 유럽 AI법 시행, 한국기업의 생존법
한 줄로 말하면
유럽이 만든 AI 규칙이 한국 기업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 이제 'AI를 투명하게 쓰는 법'이 곧 경쟁력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유럽연합(EU)의 인공지능(AI)법*이 본격 집행 단계에 들어갔습니다. 앞으로 챗봇은 이용자에게 "지금 AI와 대화 중"이라고 알려야 합니다. AI가 만든 이미지·음성·영상에는 'AI 생성물'임을 식별할 수 있는 표시가 필요합니다. 딥페이크처럼 공공의 관심사에 관한 AI 생성물도 그 사실을 밝혀야 합니다. 이제 "AI가 무엇을 할 수 있나"를 넘어, "어떻게 쓰이고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 것인가"의 경쟁이 시작된 겁니다.
이걸 유럽만의 문제로 보면 안 됩니다. 기업의 국적이나 개발 장소와 상관없이, 유럽 시장에 AI를 공급하거나 그 결과물을 유럽에서 활용하면 적용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 예전에 유럽이 개인정보보호법 GDPR*을 만들자, 유럽에 서비스하는 전 세계 기업이 데이터 처리 방식을 죄다 바꿔야 했습니다. 필자는 유럽 AI법도 똑같이 글로벌 표준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왜 유럽이 이런 카드를 꺼냈을까요? 유럽은 미국처럼 거대 AI 플랫폼을 주도하지도, 중국처럼 방대한 데이터와 내수시장을 가지지도 못했습니다. 그래서 기술 경쟁의 열세를 '규칙'으로 뒤집으려는 겁니다. 인간의 권리·안전·투명성·책임이라는 규칙을 앞세워 시장의 새 질서를 만들고, 시장 진입 조건과 국제표준으로 승부하려는 전략입니다.
유럽 AI법의 핵심은 위험도에 따라 의무를 다르게 매기는 것입니다. 일상적인 추천이나 보조 기능에는 규제가 적습니다. 반면 채용, 신용평가, 생체인식처럼 개인의 권리와 기회에 직접 영향을 주는 AI에는 엄격합니다. 데이터 품질, 위험관리, 기록 보존, 인간의 감독을 요구합니다. 어떤 데이터로 만들었는지, 문제가 생겼을 때 원인을 추적하고 사람이 개입할 수 있는지를 증명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럼 한국 기업은 뭘 해야 할까요? 필자는 우선 "우리가 어떤 AI를 쓰는지부터 파악하라"고 조언합니다. 고객 상담, 인사평가, 금융심사, 마케팅 등 어느 업무에 어떤 AI를 쓰는지 알아야 위험을 분류할 수 있습니다. 직접 만든 시스템인지, 외부 범용 모델을 갖다 붙인 건지, 단순 이용자인지 공급자인지에 따라 책임도 달라집니다. 투명성도 서비스 출시 직전에 고지문 한 줄 붙이는 식으로는 확보되지 않는다고 강조합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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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AI법
AI를 위험한 정도에 따라 등급을 나눠, 위험할수록 더 엄격한 의무를 지우는 유럽연합의 법입니다. 채용·신용평가·생체인식처럼 사람 인생을 좌우하는 AI엔 데이터 검증과 인간 감독을 요구하고, 단순 추천 기능엔 느슨하게 적용합니다. 핵심은 "AI가 만든 결과는 반드시 AI가 만들었다고 밝혀라"는 투명성입니다.
GDPR (개인정보보호법)
2018년 유럽이 만든 강력한 개인정보 보호법입니다. 유럽 사람의 데이터를 다루면 어느 나라 기업이든 이 법을 지켜야 했기에, 전 세계 기업의 데이터 관리 방식을 바꿔놓았습니다. 이 칼럼은 "GDPR이 그랬듯, AI법도 글로벌 표준이 될 것"이라며 GDPR을 미리 보여주는 예고편처럼 인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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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5오피니언
[필동정담] 초파리도 냉방 중
한 줄로 말하면
폭염에 초파리가 죽길 바랐지만, 인간이 만든 시원한 냉방 집이 초파리에겐 완벽한 피서지였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필자는 휴가로 일주일간 집을 비웠습니다. 먹이 줄 사람이 없으니 초파리도 사라졌을 거라 기대했죠. 그런데 다용도실 문을 열자 '휘이잉', 10여 마리 초파리가 어지럽게 춤추며 주인을 맞았습니다.
올여름 초파리가 유난히 극성입니다. 지친 사람들이 늘면서 초파리 트랩, 자동포집기 같은 퇴치용품이 팔립니다. 한 유튜버가 초파리가 자연 발생하는지 현미경으로 관찰한 영상은 11일 만에 조회수 230만회를 기록했습니다. 아무리 잡아도 계속 나타나는 이 생물의 고향이 궁금하던 차였습니다.
여기서 과학이 등장합니다. 초파리는 기온에 민감한 변온동물*입니다. 서늘한 곳에선 대사율이 낮아져 활동과 번식이 둔해집니다. 반대로 25도 안팎에선 알을 많이 낳고 성장도 빠릅니다. 적정 온도에선 알에서 성충까지 열흘 안팎이면 자랍니다. 여름에 개체 수가 폭증하는 이유입니다. 대신 30도를 넘는 고온에선 생식능력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필자는 역대급 폭염에 '고온 스트레스'를 받은 초파리가 단명하길 잠시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반전이 있습니다.
🎒 인간이 만들어둔 여름 피서지가 초파리에게도 너무 쾌적했던 겁니다. 20도 중반으로 산뜻하게 냉방되고, 달콤한 여름 과일까지 쌓여 있는 집 안은 초파리가 번식하기에 최고의 환경입니다. 더위를 피하려는 인간의 냉방 기술을 초파리도 덩달아 누리고 있는 셈입니다.
영상 속 초파리는 집요했습니다. 방충망 틈을 비집고 들어오고, 바나나 껍질에 알 형태로 붙어 집에 잠입합니다. 밀봉한 음식에선 생기지 않지만, 인간의 빈틈을 놓치지 않고 실내로 들어와 순식간에 번식합니다. 결국 필자네 집 초파리의 고향도 밝혀졌습니다. 다용도실 문 뒤에 흩어진 좁쌀 크기의 갈색 물체들이 초파리 번데기였던 겁니다. 자연발생설까지 의심했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고 합니다. 늦은 저녁 식탁, 젓가락을 대기도 전에 음식에 앉는 초파리를 두고 필자는 "기미상궁이 따로 없다"며, 주말 대청소 전까진 별수 없이 동거해야겠다고 마무리합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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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온동물
스스로 체온을 조절하지 못하고 주변 온도에 따라 몸 상태가 바뀌는 동물입니다. 초파리가 여기 속합니다. 그래서 서늘하면 굼떠지고, 25도쯤 되면 왕성해집니다. 🎒 사람은 더우나 추우나 체온이 36.5도로 일정하지만, 초파리는 '방 온도가 곧 내 컨디션'인 셈입니다. 이 때문에 냉방된 집이 초파리에게 최적의 번식처가 된다는 게 글의 반전 포인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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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 타고 땅 찾겠다는 이 대통령, 이번엔 주택공급 결과로 보여야 [사설]
한 줄로 말하면
대통령이 헬기로 집 지을 땅을 찾겠다지만, 진짜 문제는 땅이 아니라 사업을 막는 '병목'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이재명 대통령이 조만간 헬기를 타고 수도권을 돌아본다고 합니다. 주택을 지을 수 있는 땅을 찾겠다는 겁니다. 지난달 23일엔 택지가 될 만한 곳을 "전부 다 찍어보겠다"고 했고, 7박11일 남미 순방에서 귀국한 지난 3일에도 청와대로 출근해 공급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공급을 늘리겠다는 의지는 분명해 보입니다. 사설은 이를 "환영할 일"이라고 평가합니다.
그런데 사설은 곧바로 반문합니다. 헬기를 타도 눈에 안 보이는 것들이 있다는 겁니다. 바로 주택 공급을 가로막는 병목들입니다. 지구 지정에서 착공까지 늘어지는 절차, 땅 조성 협의 단계에서 발목 잡는 이해당사자와 지방자치단체, 치솟는 공사비와 금융비용 등입니다.
숫자가 이를 증명합니다. 3기 신도시 중 사업이 가장 빠른 인천 계양지구조차 지구 지정 이후 7년이 지난 올해 말에야 입주가 시작됩니다. 서울 서초구 서리풀1·2지구, 경기 과천 한국마사회 경마장 용지,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 용지 등은 주민 반대로 난항입니다. 사설은 "이제는 과거 권위주의 정권처럼 정부가 밀어붙이는 시대가 아니다"라며, 정부의 갈등 조정 능력이 주택 공급의 필수 조건이 됐다고 짚습니다.
서울에서 먼 지역은 땅을 사들여 사업을 진행하기가 상대적으로 쉽지만, 집값을 낮추는 효과는 제한적입니다. 결국 수요가 몰린 서울과 1기 신도시의 재건축 규제 완화가 함께 가야 한다는 겁니다. 특히 재건축 부담금을 완화해 사업성을 높여야 도심 주택 공급에 숨통이 트인다고 주장합니다.
사설은 마지막으로 세금 문제를 겨냥합니다. 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세제 개편안은 초고가·비거주 1주택 보유자를 겨냥한 증세입니다. 사설은 이렇게 경고합니다.
세금은 올려놓고 공급이 따라오지 못하면 집값은 더 오를 것이다.
오른 집값은 공시가격을 끌어올리고, 그러면 세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지며 조세 저항이 격화된다는 논리입니다. 대통령이 헬기 타고 땅을 찾는 모습이 보여주기식 전시행정으로 기억될지, 공급 확대의 기폭제가 될지는 결국 성과로 판가름 난다고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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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목
병의 목처럼 좁아서 전체 흐름을 막는 지점을 뜻합니다. 🎒 넓은 고속도로도 톨게이트 한 곳이 막히면 뒤가 전부 정체되듯, 땅이 아무리 많아도 절차·주민 반대·공사비라는 좁은 목이 막히면 집을 못 짓는다는 겁니다. 사설의 핵심 주장이 여기에 담겨 있습니다.
재건축 부담금
낡은 아파트를 헐고 새로 지으면(재건축) 집값이 크게 오릅니다. 그렇게 번 이익 중 일정 기준을 넘는 부분을 나라가 걷어 가는 돈이 재건축 부담금입니다. 부담금이 크면 조합이 얻을 이익이 줄어 사업할 맛이 안 납니다. 그래서 사설은 이 부담금을 완화해 '사업성'을 높여야 도심에 새 아파트가 늘어난다고 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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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5오피니언
국민 마음 대변한 '돌려차기' 피해자의 읍소, 무시한 정부·여당 [사설]
한 줄로 말하면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사라졌습니다 — 부실 수사 피해자가 막아달라 호소했지만, 대통령은 거부권을 쓰지 않았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검사의 수사권을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결국 국무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여기엔 보완수사권도 포함됩니다. 국무회의 하루 전, 경찰 부실 수사 피해자까지 나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읍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사설은 민의를 외면한 당정의 일방통행에 우려를 감출 수 없다고 밝힙니다.
사설은 형사소송법이 국민의 기본권과 직결되는 대표적인 절차법이라고 설명합니다.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경찰의 부실 수사를 견제할 최소한의 안전장치마저 사라진다는 겁니다. 이에 반대하며 나선 사람이 바로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피해자 김진주 씨(가명)입니다. 그는 지난 3일 이재명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호소했습니다.
이 사건이 왜 특별할까요? 2022년 한 남성이 김씨를 뒤쫓아 성폭행과 살인을 시도한 강력범죄입니다. 당시 검찰의 보완수사로 성범죄 혐의가 추가로 밝혀졌고, 가해자의 형량이 크게 무거워졌습니다. 즉 보완수사가 아니었다면 진실이 파묻혔을 사건이라는 겁니다. 그렇기에 피해자 본인의 호소가 각별한 울림을 줬습니다.
그럼에도 이 대통령은 4일 국무회의에서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를 이렇게 밝혔습니다.
국회의 입법권을 침해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경찰이 수사권을 독점해 권력이 비대해질 우려에 대해서는, 앞으로 법령과 제도를 손봐 보완하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사설은 이 말에 공감할 국민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고 반박합니다. 형사사법 체계를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바꿔놓고, 나중에 자잘한 손질로 메우겠다는 말이나 다름없다는 겁니다.
사설은 반대 목소리가 폭넓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부실 수사 피해자는 물론, 한국성폭력상담소를 비롯한 여성·장애인 단체, 심지어 친여 성향 시민단체까지 보완수사권을 남겨달라고 했다는 겁니다. 사회적 약자와 범죄 취약계층에게 이는 이념이 아니라 인권과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사설은 여당이 강성 지지층에만 매달렸고, 거부권이라는 장치를 가진 대통령과 정부마저 손을 놓았다고 비판하며 글을 맺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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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완수사권
경찰이 넘긴 사건을 검찰이 다시 들여다보며 부족한 부분을 더 파헤칠 수 있는 권한입니다. 🎒 초벌 검사에서 놓친 걸 잡아내는 '2차 정밀 검진' 같은 역할입니다. '돌려차기 사건'에서 바로 이 보완수사가 숨겨진 성범죄 혐의를 찾아내 형량을 높였습니다. 이게 사라지면 부실 수사를 걸러낼 안전장치가 없어진다는 게 사설의 핵심 우려입니다.
거부권
국회가 통과시킨 법안에 대해 대통령이 "다시 논의하라"며 거부할 수 있는 권한입니다. 이번엔 피해자와 여러 단체가 이 거부권을 써달라고 호소했지만, 대통령은 "입법권 침해가 심각하지 않다"며 쓰지 않았습니다. 대통령에게 법안을 막을 수단이 있었는데도 쓰지 않았다는 점을, 사설은 강하게 비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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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5오피니언
청년 재테크 의지에 찬물 끼얹는 ISA 만기 5년 제한 [사설]
한 줄로 말하면
'만능 절세 통장' ISA의 최대 장점인 무제한 장기 투자가 5년으로 잘렸습니다 — 그것도 기존 가입자에게까지 소급 적용됩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정안을 두고 청년층을 중심으로 반발이 커지고 있습니다. 국내 증시 투자 혜택을 강화한 새 상품을 내세우면서, 정작 기존 ISA의 핵심 장점은 대폭 깎아냈기 때문입니다. 특히 기존 가입자에게까지 소급 적용해, 월급쟁이의 노후 준비 수단을 사실상 봉쇄했다는 지적입니다.
ISA가 뭘까요? 정부가 국민의 자산 증식을 돕겠다며 10년 전 도입한 세제 지원 상품입니다. 국내 상장 주식, 공모펀드, ETF, 예·적금을 한 계좌에 담을 수 있고 절세 혜택도 커서 '만능 절세 통장'으로 불려왔습니다. 인기도 대단했습니다. 지난 2월 기준 가입자 848만명, 가입금액 59조원을 돌파했습니다. 청년층에겐 장기 투자로 자산을 불리는 수단, 봉급생활자에겐 노후 준비의 최상책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 개정안이 이 장점을 무력화한다는 게 사설의 비판입니다. 두 가지가 핵심입니다.
첫째, 연간 납부한도 이월제도를 폐지했습니다. 지금까진 연 2000만원 한도를 다 못 채우면 남은 금액을 이듬해로 넘겨(이월), 증시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굴릴 수 있었습니다. 이 자율성이 사라집니다.
둘째, 더 심각한 건 만기 제한입니다. 지금까진 의무가입 3년만 채우면 무제한으로 연장해 1억원 한도까지 채우며 복리효과*를 누릴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5년 뒤 강제로 해지되고, 새 계좌를 다시 만들어야 합니다.
🎒 눈덩이는 오래 굴릴수록 커집니다. 그런데 5년마다 굴리던 눈덩이를 부수고 처음부터 다시 굴리라는 격입니다. 사설은 "장기·복리 투자라는 ISA 본래 취지를 정부 스스로 허물어버린 셈"이라고 꼬집습니다.
정부의 속내는 무엇일까요? 사설은 새로 만든 '생산적금융 ISA'로 국민 자금을 국내 증시로 유도하려는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여기에 강하게 반대합니다. 레버리지 ETF 정책 실패로 투기판처럼 변질된 시장에 국민의 노후 자금까지 떠미는 건 위험한 발상이며, 이재명 정부가 내건 '자본시장 선진화' 구호와도 어긋난다는 겁니다. 사설은 개정안을 즉각 백지화하고 원점에서 재논의하라고 촉구하며 마무리합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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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주식·펀드·ETF·예적금 등 여러 상품을 한 계좌에 담고, 거기서 난 수익에 세금을 깎아주는 절세 통장입니다. 그래서 '만능 절세 통장'이라 불립니다. 가입자 848만명, 가입금액 59조원이 몰릴 만큼 인기였는데, 이번 개정안이 그 매력을 크게 줄였다는 게 사설의 요지입니다.
소급 적용
새로 바뀐 규칙을 과거에 이미 가입한 사람에게까지 거슬러 올라가 적용하는 것입니다. 🎒 게임 도중에 규칙을 바꾸고, 이미 뛰고 있던 선수에게도 그 규칙을 강제하는 셈입니다. 기존 가입자들이 특히 반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믿고 가입했는데 조건이 뒤바뀌었다"는 겁니다.
복리효과
이자에 다시 이자가 붙어, 시간이 갈수록 자산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효과입니다. 오래 묵힐수록 위력이 커지기 때문에 '장기 투자'가 생명입니다. 그런데 5년 만기 제한은 이 장기 투자를 끊어버리므로, 복리의 핵심 무기를 빼앗는 것과 같다는 게 사설의 비판입니다.
🎬 PART 8. 문화·스포츠
A31문화
푸른 바다에 풍덩 … 그림 속으로 떠나는 피서
한 줄로 말하면
그림 한 점으로 휴가를 대신하는 전시가, 보름 만에 관람객 1만 명을 끌어모았습니다.
Shapes of a Season 2, 2026, 한지에 수묵채색, 145.5×112㎝. 아트사이드 갤러리
무슨 일이 있었나
초록 식물 사이를 한가롭게 걷는 사람들. 네모난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 이런 그림만 봐도 더위가 가시는 전시가 서울 광진구 이스트몰 2층 그라운드시소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한국화가 조은(40) 씨의 '오늘의 정원'전입니다.
보통 갤러리는 공짜인데, 이 전시는 입장권이 1만8000원입니다. 그런데도 사람이 끊이질 않습니다. 지난달 문을 연 지 보름 만에 관람객 1만 명을 넘겼습니다. 조용한 휴가지에 누워 초록 풍경을 멍하니 바라보는 듯한 평온함. 그게 인기 비결입니다.
작가 조은 씨는 전남대에서 한국화를 전공하고 홍익대에서 동양화 석사를 받았습니다. 호남 화단에서 활동한 아버지 덕에 어릴 때부터 한지와 먹을 가까이했습니다. 데뷔는 늦었습니다. 30대 중반까지 혼자 작업에 몰두하다, 2022년 서촌 아트사이드 갤러리에서 첫 개인전을 열며 혜성처럼 나타났습니다.
"혼자 작업하며 버틴다는 생각보다는, 내 세상을 보여주려면 내가 만족할 만한 화면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의 작품은 매 전시 거의 완판됐습니다. 아부다비를 비롯한 여러 아트페어에 단골로 초청받았습니다. 아트페어는 화랑들이 한곳에 모여 그림을 사고파는 큰 장터입니다. 오는 9월에는 아트사이드 갤러리 소속으로 국내 최대 미술장터인 키아프(Kiaf)에도 참여합니다.
이번 전시에는 신작 30점을 포함해 실물 원본 그림 80여 점이 걸렸습니다. 컬렉터들에게 흩어졌던 수십 점도 다시 불러 모았습니다. 미디어아트와 사진전을 주로 열던 그라운드시소가 처음 시도한 한국화 기획전이라는 점도 화제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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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페어
화랑 여러 곳이 한 공간에 부스를 차리고 작품을 사고파는 미술 장터입니다. 백화점에 여러 브랜드 매장이 모이듯, 갤러리들이 모여 컬렉터에게 직접 그림을 파는 자리라고 보면 됩니다. 작가 입장에선 여기에 자주 초청받는다는 건 '시장이 인정한다'는 신호입니다.
키아프(Kiaf)
'한국국제아트페어'의 줄임말로,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미술 장터입니다. 🎒 국내 화가에게 키아프 참여는 축구선수가 국가대표에 뽑히는 것과 비슷합니다. 여기 소속 작가로 나간다는 것 자체가 실력을 공인받았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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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1문화
30년간 200권 … 한길그레이트북스의 뚝심
한 줄로 말하면
천천히 만들고 느리게 읽히는 '벽돌책' 시리즈가 30년 만에 200권, 누적 100만 권을 찍었습니다.
김언호 한길사 대표. 연합뉴스
무슨 일이 있었나
"한길그레이트북스는 천천히 만들어지고, 느리게 읽히지만, 인공지능(AI) 시대에도 우리에게 변함없이 중요한 메시지를 주는 책들입니다. 이제 200권이 됐고, 300권이 될 텐데, 더 내야 할 책이 참 많은 것 같아요."
김언호 한길사 대표가 4일 서울 김대중도서관에서 한 말입니다. '인류세 시대의 자본주의' 출간 기념 간담회 자리였습니다. 그는 이 프로젝트가 30년 이어진 비결을 이렇게 짚었습니다.
"한 출판사의 역량이라기보다는 우리 국가사회의 역량입니다."
출판사만이 아니라 번역자와 독자가 함께 만든 결과라는 뜻입니다.
한길그레이트북스는 1996년 화이트헤드의 '관념의 모험'으로 시작했습니다. 동서고금의 고전 명저를 번역하고 해설해 국내에 소개하는 장기 프로젝트입니다. 두껍고 어려워서 흔히 벽돌책*이라 불립니다. 벽돌책은 벽돌처럼 두껍고 무거운 책, 읽는 데 각오가 필요한 학술·교양서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200번째 책은 '인류세 시대의 자본주의'입니다. 인류세*라는 말이 붙었습니다. 인간이 지구 환경을 망가뜨린 정도가 지질 시대를 새로 나눌 만큼 크다는 뜻의 개념입니다. 이 책은 자본주의가 어떻게 생태를 파괴하는지 비판적으로 들여다봅니다. 시리즈 전체에 번역자 127명이 투입됐고, 누적 판매량은 100만 권에 이릅니다.
가장 많이 팔린 책은 81번째로 나온 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입니다. 2위는 인류학자 레비스트로스의 '슬픈 열대', 3위는 아렌트의 '인간의 조건'입니다. 홉스봄의 '시대 3부작'(4위), 토크빌의 '미국의 민주주의'(10위)도 10위권에 들었습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생성형 AI를 향한 경계의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아이히만을 번역한 김선욱 숭실대 철학과 명예교수의 말이 인상적입니다.
"답할 수 없는 질문을 견디고 끊임없이 고민하고 생각하는 게 인문학입니다. AI 시대에 사유의 외주화는 결국 질문의 외주화입니다."
질문마저 AI에 맡기면, 스스로 고민하는 힘을 잃는다는 경고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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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돌책
벽돌처럼 두껍고 무거운 책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보통 수백 페이지가 넘는 학술서나 고전을 부를 때 씁니다. 🎒 다 읽으면 벽 한 장 쌓은 듯한 뿌듯함이 남지만, 시작하려면 마음의 준비부터 해야 하는 책이죠. 한길그레이트북스가 딱 그런 시리즈입니다.
인류세
지구 역사를 나누는 지질 시대에 인간이 새 이름을 붙일 정도가 됐다는 개념입니다. 공룡 시대, 빙하기처럼 시대를 가르는데, 지금은 인간의 활동이 기후·바다·땅을 통째로 바꿔놨다는 겁니다. 왜 중요할까요? 환경 파괴가 '실수' 수준이 아니라 '지구의 나이테를 바꾼 사건'이라는 무거운 문제 제기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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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1문화
AI 활용 음악도 저작권료 받는 길 열렸다
한 줄로 말하면
AI로 만든 음악도, 사람이 진짜로 창작에 참여했다면 저작권료를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그동안 AI로 만든 음악은 저작권 등록 자체가 막혀 있었습니다. 이제 길이 열렸습니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가 4일, AI를 활용한 음악의 새 등록 기준을 시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28일 이사회에서 규정을 고쳐, 이달 3일부터 적용했습니다.
핵심은 하나입니다. 저작권*을 인정받으려면 사람이 실질적으로, 주도적으로 창작에 참여해야 합니다. 저작권은 창작물을 만든 사람에게 주어지는 권리이고, 남이 그 음악을 쓰면 돈(저작권료)을 받을 수 있게 해주는 장치입니다.
반대로 인정 안 되는 경우도 분명합니다. 프롬프트*만 입력해 AI가 통째로 만들어낸 음악은 등록 대상에서 빠집니다. 프롬프트는 AI에게 "이런 느낌의 곡을 만들어줘"라고 던지는 명령어 문장입니다. 명령 한 줄 넣고 나온 결과물은 사람의 창작이라 보기 어렵다는 겁니다.
그럼 뭘 해야 인정받을까요? 창작자는 등록 신청 때 이렇게 신고해야 합니다. AI를 어느 부분에, 어떤 도구로, 어떻게 썼는지. 그리고 자기가 직접 한 창작은 무엇인지. 이걸 사실대로 확인하고 보증해야 합니다.
작사·작곡·편곡에 사람이 실제로 참여했다면 등록할 수 있습니다. AI 보컬을 썼다는 이유만으로 막지는 않습니다. 다만 작사와 작곡 각 영역에서 사람이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봅니다.
음저협이 모든 작품을 다 검사하진 않습니다. 신고를 바탕으로 등록을 진행하되, 의심스러우면 증빙을 요구합니다. 심의 대상이 되면 사유를 알리고 30일의 소명 기간을 줍니다. 이때 DAW 프로젝트 파일(음악을 만드는 컴퓨터 작업 파일), MIDI·악보, 버전별 음원, 창작 메모, 프롬프트 기록 등을 근거로 낼 수 있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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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창작물을 만든 사람에게 주어지는 '내 것'이라는 권리입니다. 이 권리가 있어야 남이 내 음악을 방송이나 매장에서 쓸 때 사용료(저작권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번 결정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AI를 썼다는 이유로 이 권리를 못 받으면, AI 시대의 음악가는 돈 벌 길이 막히기 때문입니다.
프롬프트
AI에게 무엇을 만들라고 지시하는 명령어 문장입니다. "여름밤 감성의 잔잔한 발라드 만들어줘" 같은 한 줄이 프롬프트입니다. 🎒 요리에 비유하면, 프롬프트만 넣은 건 식당에 "파스타 주세요" 하고 주문한 것과 같습니다. 주문한 손님을 '요리사'라고 부르진 않죠. 그래서 프롬프트만으로 나온 곡은 저작권에서 빠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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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1문화
[MBN] '무명전설' 톱7 가족 청백전
한 줄로 말하면
무명 가수들과 그 가족 32명이 한자리에 모여, 팀을 나눠 노래로 겨룹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5일 오후 9시 40분 방송되는 '전설의 사내' 이야기입니다. '무명전설' 톱7과 가족 군단 32명이 모여 팀별 노래 대결, '가족 청백전'을 펼칩니다.
우승 특전으로 제주도 집을 계약하고 선상 크루즈 팬미팅까지 마친 성리의 근황이 공개됩니다. 이창민을 응원하러 조권이 깜짝 등장해 우정을 보여줍니다. 이루네는 12번째 막내누나와 남매 같은 호흡을 자랑하고, 장한별은 가수가 꿈이었던 어머니와 감동적인 듀엣 무대를 선보입니다.
소유미는 황윤성을 두고 "동료 가수 중에 제일 착하고 잘생겼다"며 핑크빛 기류를 만듭니다. 이 말에 황윤성의 아버지와 소유미의 오빠 사이에 즉석 상견례 분위기까지 조성됩니다. 긴 머리를 자르고 꽃미남으로 변신한 이우중은 아버지 나당진과 함께, 마커스강·우연이 모자를 상대로 노래 설욕전에 나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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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1문화
[매일경제TV] 클래리티 법안 안갯속 코인시장 향방은
한 줄로 말하면
미국 가상자산 규제의 판을 새로 짤 법안이 8월 통과 무산 위기에 놓였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5일 오후 10시 30분 방송되는 '월가월부' 이야기입니다. 미국 디지털 자산 시장의 규제 체계를 새로 짤 클래리티 법안*이 8월 통과 무산 위기에 빠졌습니다. 클래리티 법안은 가상자산을 누가, 어떻게 관리할지를 명확히 정하려는 미국의 법입니다.
이 법안의 핵심은 관할권 정리입니다. 증권을 감독하는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을 감독하는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두 기관 중 누가 코인을 담당할지 경계를 확실히 긋는 겁니다.
지난해 하원은 여야가 함께 이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그런데 상원에서 꽉 막혔습니다. 규제가 명확해질 거라 기대했던 시장은 다시 불확실성에 빠졌습니다. 이번 회기에 처리되지 못하면 논의는 9월 이후로 넘어가고, 연내 입법도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방송의 디지털 자산 코너 '코인이 머니'가 그 향방을 분석합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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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리티 법안
'클래리티(Clarity)'는 '명확함'이라는 뜻입니다. 이름 그대로, 뒤죽박죽인 미국 가상자산 규제를 깔끔하게 정리하려는 법입니다. 왜 시장이 목을 맬까요? 규칙이 흐릿하면 기업은 사업을 벌이기 겁납니다. 규칙이 분명해져야 마음 놓고 투자하고 상품을 내놓기 때문입니다.
SEC와 CFTC
둘 다 미국의 금융 감독 기관입니다. SEC(증권거래위원회)는 주식 같은 '증권'을, CFTC(상품선물거래위원회)는 곡물·원유 같은 '상품 선물'을 감독합니다. 🎒 코인은 성격이 애매해서, 주식 담당과 상품 담당이 서로 "이건 네 담당" 하고 미루는 상태입니다. 클래리티 법안이 그 경계선을 그어주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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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3스포츠
[포토] 제31기 GS칼텍스배 프로기전 시상식
한 줄로 말하면
신민준 9단이 2년 만에 다시 GS칼텍스배 정상에 올라 우승상금 7000만원을 받았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4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 12층 중강당에서 제31기 GS칼텍스배 프로기전 시상식이 열렸습니다. 우승자는 신민준 9단, 준우승자는 박정환 9단입니다.
신민준 9단은 2024년 제29기 대회에 이어 두 번째로 정상에 올랐습니다. 우승상금 7000만원을 받은 뒤 소감을 밝혔습니다.
"이렇게 전통 깊은 대회에서 다시 우승할 수 있게 돼 정말 기쁘다. 위기를 딛고 반집 승을 거둔 1국과, 우승을 확정한 3국이 기억에 남는다."
여기서 반집 승*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바둑에서 가장 아슬아슬한 승부입니다. 집(둘러싼 땅)의 차이가 딱 반 집, 즉 더는 나눌 수 없는 최소 차이로 이겼다는 뜻입니다.
준우승한 박정환 9단도 각오를 전했습니다.
"결과는 아쉬웠지만 그래도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우승을 향해 계속 도전하겠다."
시상식에는 손현덕 매일경제신문 주필, 허세홍 GS칼텍스 부회장, 장승준 매경미디어 부회장, 양재호 한국기원 사무총장, 조한승 프로기사협회 회장 등이 참석했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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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집 승
바둑은 서로 둘러싼 집(땅)의 크기로 승부를 가립니다. 그런데 집은 홀수가 될 수 있어서, 마지막에 반 집 차이로 갈리는 경우가 생깁니다. 반 집은 더 쪼갤 수 없는 가장 작은 차이입니다. 🎒 축구로 치면 승부차기 마지막 키커가 넣어 1점 차로 이긴 것과 같습니다. 그만큼 손에 땀을 쥐는 승부라, 신민준 9단이 1국을 특별히 기억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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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3문화
"AI시대 차별화, 엉뚱한 짓 할수록 좋다"
한 줄로 말하면
AI 시대에 살아남는 비결은 '삽질', 즉 쓸모없어 보이는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해보는 것이랍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인공지능(AI)은 평균적인 답을 가장 잘합니다. 그런데 새로운 가치는 평균에서 나오지 않죠. 결국 AI답지 않은 사람, 비정상적인 경험을 많이 한 사람이 살아남을 겁니다."
인지과학자이자 경영학자인 김상균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의 말입니다. 그는 AI 시대에 인간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으로 '삽질'을 꼽습니다. 실패를 감수하며 이것저것 해보는 과정 자체가, AI가 흉내 낼 수 없는 경쟁력이 된다는 겁니다.
본인이 삽질의 산증인입니다. 김 교수는 자기 삶을 "누더기 같은 경로"라고 표현했습니다. 로봇을 만들고 싶어 공대에 갔고, 게임이 좋아 직접 개발하고 창업도 했습니다. 회사를 운영하다 조직 관리가 궁금해져 산업공학 석사를 땄습니다. 이후엔 사람의 마음이 궁금해져 인지과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인지과학은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고 판단하는지, 그 마음의 작동 원리를 파는 학문입니다.
학사·석사·박사 전공이 모두 다른 그는 지금 '잘나가는 컨설턴트'로 통합니다. 기업이 AI를 도입하도록 조직 운영 방식을 바꾸는 일을 돕습니다. AI 전문성, 창업 경험, 인간 심리에 대한 이해가 뒤섞여 만든 그만의 고유 영역입니다.
AI 시대 인재상으로 꼽히는 T자형 인재*가 되려 해도 삽질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T자형 인재는 한 분야는 깊게 파고(세로줄), 여러 분야도 두루 아는(가로줄) 사람을 말합니다. 김 교수의 설명이 이걸 잘 살립니다.
"창의성은 머릿속 부품이 다양해야 가능한 것입니다. 남들과 같은 레고 블록을 가지고 완전히 다른 것을 만들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AI를 이기는 묘책도 여기 있습니다. AI는 삽질을 안 합니다. 언제나 가장 효율적인 경로만 찾습니다. 반대로 인간은 엉뚱한 곳을 돌아본 경험이 있어야, AI가 못 만드는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겁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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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과학
사람이 어떻게 보고, 기억하고, 판단하고 생각하는지를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심리학·뇌과학·컴퓨터공학·언어학이 뒤섞여 있습니다. 김 교수가 AI 컨설턴트로 통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AI를 이해하려면 '사람의 생각'을 알아야 하는데, 그 밑천을 인지과학에서 쌓은 겁니다.
T자형 인재
알파벳 T 모양처럼, 한 분야를 깊이 파면서(세로) 여러 분야도 폭넓게 아는(가로) 사람입니다. 🎒 레고에 비유하면, 남들과 똑같은 블록만 가진 사람은 뻔한 걸 만듭니다. 하지만 온갖 색깔과 모양의 블록(다양한 경험)을 가진 사람은 남이 못 만드는 걸 조립합니다. 김 교수가 '삽질'을 강조하는 건, 그 낯선 블록을 모으라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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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3스포츠
[GS칼텍스배 프로기전] 23년 만에
한 줄로 말하면
조훈현이 세운 '첫 우승과 마지막 우승 사이 14년' 기록이, 23년 만에 박정환에게 밀려 2위로 내려갔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GS칼텍스배 4강, 김승진 7단(백)과 박정환 9단(흑)의 대국을 해설한 김영환 9단의 글입니다. 바둑판 위 이야기에 앞서, 한국 바둑의 역사가 먼저 펼쳐집니다.
1989년, 조훈현이 세계 1위에 올랐습니다. 응씨배 결승에서 중국 1인자 녜웨이핑을 3대 2로 꺾고, 상금 40만달러와 키만큼 큰 트로피를 들어 올렸습니다. 오직 한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바둑황제'라는 명예가 따라왔습니다. 그때 36세였습니다.
2003년, 50줄에 들어선 조훈현은 삼성화재배 결승에서 젊은 중국 1위 왕레이를 2대 0으로 이겼습니다. 아홉 번째 세계대회 우승이었습니다. 첫 우승과 마지막 우승 사이에 14년이 들어 있었습니다. 이 기록이 오래 1등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기록이 23년 만에 2위로 내려갔습니다. 박정환이 올해 2월 신한은행 세계기선전에서 우승하며, 첫 우승부터 여섯 번째 우승까지 15년을 채웠기 때문입니다. 조훈현의 14년을 넘어선 셈입니다.
바둑판으로 돌아옵니다. 흑15로 끊은 돌을 잡는 묘수는 없었습니다. 묘수란, 보통은 떠올리기 힘든 절묘한 한 수를 말합니다. 백은 어느 한쪽 돌을 포기해야 했습니다. 김승진은 백16부터 몰아가 22까지 밀며 아래 여섯 점을 버렸습니다. 그 대가로 흑은 집을 더 얻었고, 백은 세력을 가졌습니다. 세력은 당장의 집(땅)은 아니지만, 앞으로 크게 키울 수 있는 두터운 힘을 뜻합니다.
참고로 다른 길도 있었습니다. 인공지능 카타고는, 백1로 먼저 붙인 다음 3에 뛰는 수도 괜찮다고 알려줬습니다.
용어
본문에서 만난 용어, 다시 정리
묘수
누구나 두는 뻔한 수가 아니라, 보통은 생각하기 어려운 절묘한 한 수입니다. 🎒 막힌 미로에서 아무도 못 본 숨은 통로를 찾아낸 것과 같습니다. 이 대국에서는 그런 묘수가 없어서, 백이 돌 일부를 순순히 내줄 수밖에 없었습니다.
세력
바둑에서 당장 둘러싼 '집(땅)'과 대비되는 개념입니다. 지금은 점수가 아니지만, 두텁게 쌓아두면 나중에 크게 벌 수 있는 잠재력입니다. 이 판에서 백은 여섯 점을 버리는 대신 세력을 택했습니다. 눈앞의 땅보다 미래의 가능성에 건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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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3문화
HSAD 직원 AI작품 … 미국·프랑스 영화제 석권
한 줄로 말하면
광고회사 직원이 AI로 만든 단편영화가, 미국과 프랑스 영화제에서 최우수 AI 영화상을 받았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광고대행사 HSAD가 4일, 반가운 소식을 전했습니다. 박찬수 HSAD AI디렉터스팀 크리에이티브디렉터(CD)가 연출한 AI 단편영화 '이븐(EVEN)'이 상을 받았다는 겁니다.
수상한 곳은 두 군데입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무비&뮤직비디오 어워즈, 그리고 프랑스 월드 필름 페스티벌 인 칸. 두 영화제 모두에서 최우수 AI 영화상을 받았습니다.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5월에도 박 CD가 연출한 AI 단편영화 '더 메신저'가 글로벌 영화제에서 5관왕을 차지한 바 있습니다. 광고회사 직원이 회사 밖 국제 무대에서 AI 영상 실력을 잇따라 인정받고 있는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