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2026년 8월 6일 목요일지면 해설

오늘 신문, 기사 그대로 읽고
용어까지 함께 익히기

요약으로 잘라내지 않았습니다. 각 기사마다 실제 내용(수치·인용)을 먼저 싣고, 바로 아래에 그 기사에 나온 용어를 문맥과 함께 풀었습니다.

용어* 본문에 이렇게 별표가 붙은 말은 기사 끝에서 한 번 더 자세히 설명합니다.

100해설 기사
8파트
276학습 용어

지면 115건 중 본문이 있는 103건. 각 기사마다 ① 실제 기사 내용 → ② 그 기사에 나온 용어 순서입니다.

1A5부동산

정부 "세금만으론 집값안정 한계"…용산 국유지에 2만호 '닥공'

용산 어린이정원 잔디마당에서 바라본 모습.
용산 어린이정원 잔디마당에서 바라본 모습.

왜 중요한가 서울 5만가구 공급 방향이 확정되면 집값·전월세·분양 전략 등 부동산 관련 모든 의사결정의 전제가 바뀝니다

한 줄로 말하면

세금으로 집값을 누르는 데 한계를 느낀 정부가, 용산 어린이정원 같은 나라 땅까지 탈탈 털어 서울에 집 5만가구 이상을 짓겠다고 나섰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정부가 서울 집값을 잡는 방법을 바꾸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세금과 대출 규제로 "집을 사려는 사람"을 줄이는 데 집중했습니다. 그런데 세제 개편안에 대한 민심이 싸늘했습니다. 전월세 시장이 불안해질 거라는 걱정도 커졌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반대쪽, 즉 "집 자체를 더 짓는" 공급 카드를 꺼냈습니다. 용산 등에서 '5만가구+α(알파)'를 만들겠다는 총력전입니다.

첫 번째 카드는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입니다. 나라와 공공기관이 주도해서 도심의 낡은 동네를 빠르게 아파트로 바꾸는 사업입니다. 국토교통부는 이 사업의 신규 후보지로 9개 지구, 총 1만가구 안팎을 새로 선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서울 16개 자치구에서 주민 제안 44곳을 접수한 지 약 3개월 만입니다. 후보지 발표를 앞두고는 국무조정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태스크포스를 꾸려 투기 조짐이 없는지 거래 동향을 살피고 있다고 합니다.

이 사업이 왜 '속도전'에 좋을까요? 보통 민간 재개발·재건축은 주민들이 조합을 만들고, 관리처분계획*이라는 복잡한 계획까지 세워야 합니다. 여기서 몇 년씩 걸립니다. 도심복합사업은 이 절차를 생략할 수 있습니다. 정부는 지난해 9·7 대책에서 제도를 손질해 2030년까지 이 방식으로 5만가구를 착공하겠다는 목표도 세웠습니다. 현재 정부가 관리 중인 기존 사업만 전국 49곳, 8만7000가구이고 이 중 서울 물량이 6만1000가구입니다.

지구별 크기는 어느 정도일까요? 1만가구를 9개 지구로 나누면 지구당 평균 1100가구가 넘습니다. 기존 사업인 용산구 효창공원앞역 일대를 보면 감이 옵니다. 약 6만㎡ 땅에 용적률* 499%를 적용해 약 2400가구를 짓고 있습니다. 역 근처는 높고 빽빽하게, 저층 주거지와 준공업지역은 상황에 맞게 조합해 1만가구를 채우는 방식이 될 전망입니다.

두 번째 카드는 나라가 가진 땅, 국유지입니다. 정부는 지난 1·29 대책에서 용산 일대에 총 1만3501가구를 공급하겠다고 이미 밝혔는데, 여기서 더 나아갑니다. 용산 어린이정원에는 5000가구를 지을 수 있다는 계산까지 나왔습니다. LH 여의도 사옥, 광진구청 옛 청사 같은 유휴용지*, 그러니까 지금 놀고 있거나 제 역할이 끝난 땅도 주택 부지로 끌어모읍니다.

🎒 냉장고에 새로 장을 봐 넣을 자리가 없어서, 구석에 처박아 둔 반찬통까지 다 꺼내 정리하는 셈입니다. 용산 어린이정원 같은 상징적인 공간까지 공급 명단에 올렸다는 것은, 서울에 새로 개발할 대규모 택지가 사실상 바닥났다는 위기감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용어

본문에서 만난 용어, 다시 정리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LH 같은 공공기관이 시행을 맡아 도심 역세권, 낡은 저층 주거지, 준공업지역을 아파트 단지로 바꾸는 사업입니다. 핵심 장점은 속도입니다. 민간 정비사업의 필수 관문인 조합 설립과 관리처분계획 수립을 건너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빨리 많이" 공급해야 할 때 즐겨 쓰는 도구이고, 이번 대책에서도 신규 1만가구를 이 방식으로 만듭니다.

관리처분계획

재개발·재건축에서 "누가 어떤 새 집을 받고, 돈은 얼마씩 더 내거나 돌려받는지"를 정하는 정산 계획입니다. 조합원들의 재산이 걸린 문제라 다툼이 많고, 이 단계에서 사업이 몇 년씩 멈추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절차를 생략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시간 단축이 됩니다.

용적률

땅 면적 대비 건물을 얼마나 크게(연면적 기준) 지을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비율입니다. 용적률 499%면 땅 면적의 약 5배 규모로 건물을 올릴 수 있다는 뜻입니다. 🎒 같은 크기의 도화지에 그림을 5장 겹쳐 그릴 수 있게 허락해 주는 것과 같습니다. 용적률이 높을수록 같은 땅에서 더 많은 가구가 나오므로, 공급 대책의 성패를 가르는 숫자입니다.

유휴용지

쓰임이 끝났거나 놀고 있는 땅을 말합니다. 옛 청사, 이전한 공공기관 부지 등이 대표적입니다. 새 땅을 만들 수 없는 서울에서는 이런 자투리 땅을 모으는 것이 사실상 유일한 신규 택지 확보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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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A10국제

베선트 "연준, 비상대출 늘려라"… 다카이치 "일본은행, 일본국채 사라"

기사 사진

왜 중요한가 미·일 정부가 중앙은행을 눌러 금리를 억제하면 환율과 국내 금리·자금조달 비용까지 연쇄적으로 흔들립니다

한 줄로 말하면

미국과 일본 정부가 엔화를 지키겠다며 각자 자기 나라 중앙은행의 팔을 비틀기 시작했고, 그 바람에 두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미국과 일본이 엔화 가치 방어를 명분으로 손을 잡았습니다. 그런데 그 방법이 문제입니다. 미국 정부는 연방준비제도(연준)에게, 일본 정부는 일본은행에게 각각 "이렇게 하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입니다.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로워야 할 중앙은행 독립성*이 양쪽에서 동시에 위협받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미국 쪽부터 볼까요.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4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연준이 레포(환매조건부채권) 규모 확대를 고려하는 것은 합리적이다. 이것이 바로 이런 상황을 위해 마련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말하는 제도가 FIMA 레포입니다. 해외 중앙은행이 자기가 가진 미국 국채를 담보로 맡기고 연준에서 달러를 빌려 가는 프로그램입니다. 2020년 3월 코로나19 사태 때 만들어졌습니다. 자국 통화를 맡기고 달러를 받아 가는 통화스왑과는 다른 제도입니다. 앞서 미국과 일본은 이례적으로 외환시장에 함께 개입해 추락하던 엔화 가치를 끌어올렸는데, 앞으로 개입할 때 이 FIMA 레포를 활용하겠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지금이 팬데믹 같은 '위기'냐는 점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3일 "2020년 달러 부족 사태에 대비해 만들어졌지만 거의 쓰이지 않던 연준의 안전장치가, 애초 목적과는 전혀 다른 일본의 엔화 방어용 자금 지원에 동원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 화재 진압용 소방호스를 정원에 물 주는 데 쓰는 격이라는 지적입니다.

베선트 장관은 한 걸음 더 나갔습니다. 현재 한 나라당 600억달러인 FIMA 레포 한도를 늘리라는 것입니다. 최근 일본이 외환시장 개입에 쏟아부은 돈만 600억달러를 웃돌기 때문에, 다음 개입을 대비해 한도를 키워 두자는 계산입니다. 그런데 이 한도를 올리는 것은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결 사항입니다. 가뜩이나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으로 독립성 논란에 시달리고, 금리 결정을 두고 내부 분열까지 드러낸 연준에게는 또 하나의 부담입니다.

일본 쪽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카이치 총리는 금리 상승을 억누르기 위해 일본은행에 노골적으로 국채 매입을 요청했습니다. 중앙은행이 국채를 사 주면 국채 가격이 받쳐지면서 장기 금리가 내려갑니다. 결국 미·일 두 정부가 "장기 금리를 억누른다"는 같은 목표를 위해 각자의 중앙은행을 동원하려는 그림입니다.

용어

본문에서 만난 용어, 다시 정리

중앙은행 독립성

중앙은행이 정부·정치권의 요구가 아니라 경제 상황만 보고 금리와 통화정책을 결정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왜 중요할까요? 정부는 늘 "경기를 띄우게 금리를 내려라, 국채를 사라"고 요구하고 싶어 하는데, 그 말을 다 들어주면 돈이 풀려 물가가 치솟은 역사가 여러 나라에 있기 때문입니다. 🎒 시험 감독관이 학생(정부) 부탁을 받고 채점을 바꿔 주기 시작하면 시험 전체의 신뢰가 무너지는 것과 같습니다.

FIMA 레포

'해외·국제통화당국 레포'의 약자로, 외국 중앙은행이 보유한 미국 국채를 담보로 연준에서 달러를 빌리는 제도입니다. 급하게 달러가 필요할 때 미국 국채를 시장에 내다 팔면 국채 금리가 요동치니, 팔지 말고 잠시 맡기고 달러를 빌려 가라는 취지입니다. 🎒 전당포에 시계를 맡기고 현금을 빌리는 것과 비슷합니다. 지금은 한 나라당 600억달러가 한도입니다.

통화스왑

두 나라 중앙은행이 서로 자국 통화를 맞바꿔 두고 필요할 때 상대 통화를 쓰는 약속입니다. FIMA 레포는 '미국 국채'를 담보로 맡기는 것이고, 통화스왑은 '자기 나라 돈'을 맡기는 것이라는 점이 다릅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연준 안에서 기준금리 등 통화정책을 표결로 결정하는 회의체입니다. FIMA 레포 한도를 올리는 것도 여기서 의결해야 합니다. 즉 베선트 장관의 요구는 사실상 "FOMC야, 이렇게 표결해라"라는 압박이어서 독립성 논란이 커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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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A1증권

"SK하이닉스ADR 사라" 월가 IB 11곳 '러브콜'

왜 중요한가 반도체발 증시 급등은 투자 포지션 조정과 관련 업종 매출 기대를 즉시 바꾸는 신호입니다

한 줄로 말하면

월가 투자은행 11곳이 일제히 "SK하이닉스를 사라"고 외치자, 코스피가 하루 만에 3.76% 뛰며 6598.26까지 올랐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5일 코스피가 전날보다 3.76% 오른 6598.26으로 마감했습니다. 급등 덕에 올해 들어 22번째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습니다. 주가가 너무 급하게 움직일 때 컴퓨터 프로그램 매매를 잠시 멈추는 안전장치인데, 올해만 22번이면 그만큼 시장이 자주 요동쳤다는 뜻입니다. 상승을 이끈 것은 외국인이었습니다. 코스피에서만 1조4463억원어치를 순매수했습니다. 산 금액에서 판 금액을 뺀 순수 매수가 그만큼이라는 얘기입니다.

불씨는 미국에서 날아왔습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고, 나스닥에 상장된 SK하이닉스 ADR*이 4일(현지시간) 8.17% 오른 154.38달러에 마감했습니다. ADR은 미국 주식예탁증서, 쉽게 말해 한국 주식을 미국 시장에서 사고팔 수 있게 만든 '대리 증서'입니다.

결정타는 월가 투자은행(IB) 11곳의 보고서였습니다. 이들이 SK하이닉스 ADR을 처음 분석하면서 일제히 '매수' 또는 '비중확대' 의견을 냈습니다. 특히 스티펠은 목표주가로 240달러를 제시하며 이렇게 전망했습니다.

"수요가 공급을 크게 초과하는 수급 불균형은 2027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본다."

이 한마디가 왜 중요할까요? 그동안 SK하이닉스 주가를 짓눌러 온 걱정이 바로 메모리 피크아웃* 논란, 즉 "반도체 호황이 이제 꼭지를 찍고 내려올 것"이라는 우려였기 때문입니다. 중국 창신메모리(CXMT)가 생산을 늘려 공급과잉이 올 거라는 걱정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내년까지도 메모리가 모자란다"는 진단이 나오면서 이 두 걱정이 한풀 꺾인 것입니다.

그 결과 5일 SK하이닉스는 5.77% 오른 166만8000원에, 삼성전자는 2.5% 오른 24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SK하이닉스는 이제 한 주에 약 167만원, 왕복 항공권 값에 가까운 주식이 됐습니다. 훈풍은 동아시아 전체로 퍼졌습니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소프트뱅크그룹(13.96%)과 키옥시아(4.24%) 강세에 힘입어 3.66% 올랐고, 대만 자취엔 지수도 2.88% 상승했습니다.

용어

본문에서 만난 용어, 다시 정리

ADR(주식예탁증서)

외국 기업 주식을 미국 거래소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증서입니다. 미국 투자자는 한국 계좌를 만들 필요 없이 나스닥에서 SK하이닉스 ADR을 사면 됩니다. 🎒 해외 맛집의 음식을 국내 백화점 팝업스토어에서 사 먹는 것과 비슷합니다. 월가 투자은행들이 매수 보고서를 낸 대상도 서울의 원주(原주식)가 아니라 이 ADR이었고, 미국에서 오른 ADR 가격이 다음 날 한국 주가를 끌어올렸습니다.

사이드카

선물 가격이 급등하거나 급락할 때 프로그램 매매(컴퓨터가 자동으로 내는 대량 주문)의 효력을 5분간 정지시키는 장치입니다. 🎒 과열된 엔진을 잠깐 식히는 냉각수 같은 역할입니다. 올해 매수 사이드카만 22번째라는 것은, 시장이 그만큼 자주 '급등'했다는 기록이기도 합니다.

피크아웃

실적이나 업황이 정점(피크)을 찍고 꺾이는 것을 말합니다. 주가는 미래를 먼저 반영하기 때문에, 지금 돈을 잘 벌어도 "곧 꼭지"라는 전망이 퍼지면 주가는 먼저 떨어집니다. 이번에 IB들이 "부족은 2027년까지 간다"고 하면서 이 피크아웃 시점을 뒤로 밀어 준 것이 급등의 핵심 이유입니다.

순매수

일정 기간 산 금액에서 판 금액을 뺀 값입니다. 외국인 순매수 1조4463억원은 외국인이 판 것보다 1조4463억원어치를 더 사들였다는 뜻으로, 시장 방향을 읽는 대표적인 지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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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A10국제

미국 "이르면 오늘 호르무즈 개방 … 이란·오만과 협상중"

왜 중요한가 호르무즈 해협이 열리면 유가·물류비가 내려가 원가 부담과 물가 전반에 숨통이 트입니다

한 줄로 말하면

미국이 "핵 문제는 나중에, 기름길부터 먼저"라며 이란·오만과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여는 협상을 벌이고 있고, 이르면 하루 이틀 안에 합의가 나올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과의 긴장으로 막혀 있던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여는 합의가 곧 이뤄질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내비쳤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의 원유가 세계로 나가는 바닷길의 목구멍 같은 곳입니다. 여기가 막히면 유조선이 못 다니고, 전 세계 기름값이 바로 뜁니다. 미국 매체 액시오스는 4일(현지시간) 미국·이란·오만이 재개방을 위한 잠정 합의에 근접했으며, 미국이 5일 발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겸하고 있는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취재진에게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비핵화에 관한 장기적 협상을 진행하는 동안, 단기적으로 더 많은 선박이 안전하게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수 있는 방안과 관련해 우리가 관여 중인 오만과 이란 사이에 대화와 협상이 진행 중이다."

해협을 영해로 둔 오만과 이란이 선박 통행 문제를 협의하고 있고, 미국도 끼어 있다는 뜻입니다. 루비오 장관은 "협상에 진전이 있었지만 아직 최종 합의에 이르지 않았다"며 "매우 곧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했습니다.

여기서 눈에 띄는 것은 협상의 순서입니다. 루비오 장관은 "이란의 비핵화*가 궁극적인 목표"라면서도 "당면 과제이자 많은 관심이 쏠린 건 해협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이란이 핵무기를 만들지 못하게 하는 것, 즉 우라늄 농축 같은 문제는 시간이 오래 걸리니 뒤로 미루고, 국제유가에 직접 영향을 주는 해협 개방부터 먼저 풀겠다는 것입니다. 🎒 큰 수술은 날을 잡아 하되, 당장 피가 나는 상처부터 지혈하는 순서입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더 낙관적이었습니다. CNBC에 나와 "우리는 현재 이란과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오늘이나 내일 안으로 해협을 개방하고 이 분쟁을 좀 더 정상적인 국면으로 이끌어갈 합의가 이뤄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통행료를 물릴 것이냐는 질문에는 확답을 피하면서도 "자유롭게 통행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베선트 장관은 "지난 며칠간 그곳 상황이 다소 위험하긴 했지만 지금도 꽤 많은 선박이 빠져나오는 걸 보고 있다"며 "에너지 가격이 다시 안정될 것이며 이는 전 세계에 긍정적인 일"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기름 한 방울 안 나는 한국에게도 남의 일이 아닌 뉴스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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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페르시아만과 인도양을 잇는 좁은 바닷길로, 이란과 오만 사이에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산유국의 원유를 실은 유조선 상당수가 반드시 이곳을 지나야 합니다. 🎒 세계 석유 유통의 '외길 골목'이라, 여기서 사고가 나면 골목 뒤의 가게(전 세계 경제)가 전부 장사를 못 하게 됩니다. 그래서 해협 개방 소식 하나에 국제유가가 출렁입니다.

비핵화

핵무기를 만들지도, 갖지도 못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란의 경우 핵무기 원료가 될 수 있는 우라늄 농축을 어디까지 허용할지가 핵심 쟁점입니다. 이번 협상에서 미국은 이 어려운 문제를 '장기 과제'로 돌리고, 당장 급한 해협 문제부터 분리해 다루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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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A12경제

내년 최저임금 1만700원 확정

왜 중요한가 최저임금 3.7% 인상 확정으로 내년 인건비 예산과 고용 계획을 지금부터 다시 짜야 합니다

한 줄로 말하면

내년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700원으로 확정되자, 소상공인들이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정부를 상대로 곧바로 소송을 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고용노동부가 2027년도에 적용할 최저임금*을 시간당 1만700원으로 확정해 고시했다고 5일 밝혔습니다. 최저임금은 사장님이 아르바이트생에게든 직원에게든 최소한 이만큼은 줘야 한다고 법으로 정한 시급의 하한선입니다. 올해 1만320원보다 380원, 비율로는 3.7% 오른 금액입니다.

한 달 기준으로 환산하면 감이 더 옵니다. 주 40시간, 월 209시간 일한다고 치면 월급은 223만6300원입니다. 이 금액은 업종 구분 없이 내년 1월 1일부터 전국 모든 사업장에 똑같이 적용됩니다. 편의점이든 대기업 공장이든 하한선은 같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이 결정에 노동자와 사용자, 양쪽 모두 이의를 제기했었습니다. 노동자 쪽은 "너무 적게 올랐다", 사용자 쪽은 "너무 많이 올랐다"는 것이지요. 고용노동부는 양쪽 이의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고 그대로 확정했습니다. 🎒 양쪽 다 불만인 성적표를 그대로 도장 찍어 발표한 셈입니다.

소상공인들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기각 결정에 반발해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을 상대로 '내년도 최저임금 고시 취소' 행정소송* 소장을 즉각 제출했습니다. 정부의 결정 자체를 법원에서 취소해 달라고 다투는 것입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최저임금을 두고 행정소송까지 간 것은 2018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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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일하는 사람에게 반드시 지급해야 하는 시급의 법정 하한선입니다. 매년 노동자·사용자·공익위원이 참여하는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정하고 고용노동부 장관이 고시합니다. 너무 낮으면 저임금 노동자의 생계가 어려워지고, 너무 높으면 인건비 부담에 소상공인이 고용을 줄일 수 있어 매년 뜨거운 줄다리기가 벌어집니다. 내년에는 시간당 1만700원, 월 209시간 기준 223만6300원입니다.

행정소송

정부나 행정기관의 결정이 잘못됐다며 법원에 취소나 무효를 요구하는 소송입니다. 개인끼리 다투는 민사소송과 달리 상대가 '국가기관'입니다. 이번처럼 "최저임금 고시를 취소해 달라"는 소송이 대표적인데, 정부 고시를 법원이 뒤집는 일은 흔치 않아 실제 결과보다는 소상공인들의 강한 항의 표시라는 의미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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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A23부동산

"집 맞교환 할까요?"… 장특공제 한도 피하기 '꼼수' 나오나

기사 사진

왜 중요한가 장특공제 한도 신설로 고가주택 보유자의 양도세 부담이 급증해 매도·보유 전략을 재검토해야 합니다

한 줄로 말하면

초고가 아파트 세금이 확 늘어날 예정이 되자, "같은 단지 이웃끼리 집을 맞바꿔 세금 기준가를 미리 올려 두자"는 절세 아이디어까지 등장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정부의 내년 세제 개편안이 고가 아파트 소유자들을 술렁이게 하고 있습니다. 핵심은 장기보유특별공제*의 손질입니다. 집을 오래 보유하고 거주한 1가구 1주택자는 집을 팔 때 세금을 크게 깎아 주는 제도인데, 여기에 처음으로 '한도'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바뀌는 내용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공제율은 내년까지 현행대로 '보유 40%+거주 40%'가 유지되지만, 후년부터는 순차적으로 '거주 80%' 중심으로 바뀝니다. 진짜 문제는 새로 생기는 공제 한도입니다. 2028년에는 20억원, 2029년부터는 10억원이 적용됩니다. 양도차익*, 즉 산 가격과 판 가격의 차이가 수십억 원에 달하는 초고가 아파트는 공제율 80%를 다 채워도 이 한도에 걸립니다. 예를 들어 차익이 50억원이면 80%인 40억원을 깎아 줘야 하는데, 한도가 10억원이면 10억원까지만 깎아 줍니다. 세 부담이 급증하는 구조입니다.

그러자 절세 아이디어가 나왔습니다. 바로 교환거래입니다. 비슷한 상황의 같은 단지 이웃끼리 집을 서로 팔고 사는, 사실상 '맞교환'입니다. 왜 이게 절세가 될까요? 세법은 교환도 각자 집을 판 것(양도)으로 봅니다. 그래서 한도가 아직 없는 지금 교환을 마치면, 각자 80% 공제를 한도 없이 받아 세금을 한 번 정산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새로 받은 집의 취득가액, 즉 세금 계산의 출발점이 되는 '산 가격'이 교환 시점의 시세로 새로 잡힙니다.

매일경제 부동산 유튜브 채널 매부리TV에 출연한 이장원 세무사의 설명을 들어 보겠습니다.

"아파트 교환을 하면 각자 양도로 보는데 취득가액이 예전에 25억원이었어도 지금 90억원이면 90억원으로 리셋된다. 동일 단지 안에서 교환하는 사례가 나올 수 있다."

🎒 게임에서 저장(세이브) 지점을 지금 만들어 두는 것과 같습니다. 25억원에 산 집의 기준가가 90억원으로 저장되면, 나중에 진짜 팔 때는 90억원 이후에 오른 만큼만 차익으로 계산돼 세금이 확 줄어듭니다. 세무업계에서는 "실제 거래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물론 공짜는 아닙니다. 교환하는 순간 양도로 처리되니 양도세를 앞당겨 내야 하고, 중개비 같은 거래 비용도 듭니다. 미래의 큰 세금을 피하려고 오늘의 작은 세금과 비용을 먼저 내는 선택인 셈입니다. 세금을 무겁게 해서 시장을 안정시키려던 정책이, 시행도 전에 우회로 찾기 경쟁부터 부르고 있다는 점이 이 기사의 아이러니입니다.

용어

본문에서 만난 용어, 다시 정리

장기보유특별공제

1가구 1주택자가 집을 오래 보유·거주하다 팔면 양도차익에서 최대 80%를 빼 주고 남은 금액에만 세금을 매기는 제도입니다. "한 채 갖고 실제로 산 사람은 투기꾼이 아니다"라는 취지입니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공제 기준을 '거주' 중심으로 바꾸는 것(후년부터 거주 80%), 그리고 공제액 자체에 상한을 두는 것(2028년 20억원, 2029년부터 10억원)입니다.

양도차익

판 가격에서 산 가격(취득가액)과 필요경비를 뺀 이익입니다. 양도소득세는 이 차익에 매겨집니다. 차익이 클수록, 공제가 줄수록 세금이 커집니다.

취득가액

세금 계산에서 "얼마에 샀는가"의 기준이 되는 금액입니다. 이 숫자가 클수록 나중에 팔 때 차익이 작게 계산됩니다. 교환거래 절세안의 핵심이 바로 이 취득가액을 25억원에서 90억원으로 '리셋'하는 데 있습니다.

교환거래

돈을 주고 사는 대신 자산끼리 맞바꾸는 거래입니다. 세법은 이것도 각자 '양도'한 것으로 보기 때문에 세금 정산과 취득가액 갱신이 일어납니다. 같은 단지, 비슷한 가격의 집이라면 사실상 손바뀜 없이 세금 기준만 새로 잡는 효과가 나서 '꼼수' 논란이 붙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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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A12경제

'한국판 IRA' 빠진 전기차·그린철강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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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중요한가 생산세액공제 대상에서 빠진 업종은 투자 수익성이 달라지므로 설비투자 계획을 세우기 전에 확인이 필요합니다

한 줄로 말하면

국내에서 만들면 세금을 깎아 주는 '한국판 IRA' 명단에서 전기차·저탄소 철강·재생플라스틱이 빠지자, 해당 업계가 "중국은 무섭게 크는데 우리만 빈손"이라며 한숨을 쉬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세제개편안에 생산세액공제가 담겼습니다. 국내에서 특정 품목을 생산하면 그 생산 실적에 따라 법인세를 깎아 주는 제도입니다. 미국이 자국 생산을 밀어주려고 만든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닮아 '한국판 IRA'로 불립니다. 정부가 고른 지원 대상은 반도체, 2차전지, 인공지능(AI) 로봇 부품, 핵심 소재, 태양광, 풍력의 6개 분야입니다.

문제는 명단에서 빠진 쪽입니다. 완성차업계는 전기차 완성차를, 철강업계는 저탄소 철강을, 석유화학업계는 재생 폴리에틸렌(PE)·폴리프로필렌(PP)을 넣어 달라고 요청했지만 최종안에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완성차업계의 사정부터 볼까요. 중국산 전기차가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습니다. 국내 신규 등록 전기차 중 중국산 비중은 2021년 1.1%에서 지난해 33.1%로 뛰었습니다. 이제 새로 등록되는 전기차 3대 중 1대가 중국산이라는 뜻입니다. 대수로는 1101대에서 7만2059대로, 3년 만에 65배 넘게 불었습니다. 업계는 내연기관차만 붙들고 있다가 전기차 주도권을 뺏긴 유럽 완성차의 사례를 들며 "생산 기반이 흔들리기 전에 선제 지원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실제로 일본은 자국에서 생산·판매한 전기차에 대당 40만엔을 공제해 주고 있고, 우리 정부도 이 사례를 검토했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왜 뺐을까요? 국내 전기차 생산 기반이 어느 정도 갖춰졌으니, 한정된 재원을 경제안보 측면에서 더 중요한 업종에 집중해야 한다는 판단이었다는 설명입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이렇게 반박했습니다.

"배터리 기업들도 최근까지 적자를 내 법인세 부담이 크지 않기 때문에 세액공제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 중국 전기차업체들은 정부의 막대한 지원을 바탕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뒤 국내 시장에 들어오고 있어 구매보조금만으로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 이미 잘 뛰는 선수(반도체·배터리)에게 영양제를 몰아주는 사이, 상대팀의 집중 견제를 받는 선수(전기차)는 빈손이라는 항변입니다. 철강업계가 요청한 저탄소 철강*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탄소를 덜 내뿜는 방식으로 철을 만들려면 설비 투자 부담이 큰데 지원 대상에서 빠졌습니다. 나프타를 대신할 재생PE도 마찬가지입니다. 경쟁국들이 지원을 확대하고 공급망 불안이 계속되는 만큼, 국회의 세법개정안 논의 과정에서 다시 따져 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용어

본문에서 만난 용어, 다시 정리

생산세액공제

연구개발이나 시설 투자가 아니라 '생산량·생산 실적' 자체에 연동해 세금을 깎아 주는 제도입니다. 많이 만들수록 많이 깎아 주니, 기업이 국내 공장을 돌릴 직접적인 이유가 됩니다. 다만 본문 지적처럼 적자 기업은 낼 법인세 자체가 적어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는 한계도 있습니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

2022년 미국이 만든 법으로, 이름은 물가 잡기지만 실제로는 배터리·전기차 등을 미국 안에서 생산하면 보조금과 세액공제를 몰아주는 자국 산업 육성책입니다. 이 법이 전 세계 공장을 미국으로 끌어당기자, 각국이 비슷한 제도를 만들기 시작했고 한국의 생산세액공제도 그 흐름에서 나와 '한국판 IRA'라 불립니다.

저탄소 철강

철을 만들 때 나오는 탄소 배출을 크게 줄인 철강입니다. 전통 방식은 석탄을 태워 철광석을 녹이기 때문에 철강업이 대표적인 탄소 배출 산업인데, 이를 수소 등으로 대체하려면 막대한 설비 투자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업계는 세제 지원 없이는 전환이 어렵다고 호소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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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A12경제

김영훈 "주52시간 예외 없어도 반도체 이익 엄청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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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중요한가 주52시간 예외 허용 여부가 반도체 특구 입주·R&D 인력 운용의 실익을 좌우합니다

한 줄로 말하면

"반도체 연구인력은 주 52시간 예외로 하자"는 여당의 구상에,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금 제도로도 충분하고, 이익도 엄청나게 내고 있지 않느냐"며 제동을 걸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5일 정부세종청사 인근 출입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 호남권 반도체 '메가특구'의 근로시간 규제 완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여당이 연구개발(R&D) 인력에 대해 주 52시간 근무제* 예외 적용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나선 상황에서, 근로시간 정책을 책임지는 장관이 신중론을 꺼낸 것입니다. 주 52시간 근무제는 한 주에 기본 40시간, 연장근로 12시간까지만 일할 수 있게 한 법정 상한입니다.

김 장관은 메가특구법에 대해 "정부 정책으로 확정된 것은 없고 지금은 논의를 숙성시키는 과정"이라며 "삽도 뜨지 않은 상황"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특히 특구 내 연구인력에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을 도입하는 방안에 부정적이었습니다. 일정 소득 이상의 전문직을 근로시간 규제 대상에서 아예 빼 주는 제도입니다.

그의 논리는 이렇습니다.

"반도체 특별법 논의 당시에도 주 52시간 근무제 예외 적용이 안 들어가면 '앙꼬 빠진 찐빵'이라고 했는데, 그게 아니어도 지금 엄청난 이익을 내고 있다. (경쟁국에) 따라잡히고 있는 것도 아니다."

이어 "이 문제가 마치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 것처럼 과잉 대표되면서 합리적인 토론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김 장관이 내세운 근거는 특별연장근로*입니다.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고용노동부 인가를 받아 주 52시간을 넘겨 일할 수 있게 해 주는 기존 제도입니다. 그는 "특별연장근로는 현재 6개월까지 가능하고, 경우에 따라 1년까지도 가능하다"며 "사실상 화이트칼라 이그젬션과 유사한 제도가 있는데도 SK하이닉스를 포함한 기업들의 신청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 냉장고에 음식이 있는데 손도 안 대면서 새 냉장고를 사 달라는 격 아니냐는 것입니다.

반도체업계는 즉각 반박했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R&D는 공부와 비슷해서 집중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한데 주 52시간은 R&D의 연속성을 저하한다"며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빠른 속도로 우리와 기술 격차를 좁히고 있는데 이는 주 52시간 제한과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주 52시간 제한은 지금 당장의 이익은 저해하지 않지만 장기적인 경쟁력을 저하하게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결국 양쪽은 같은 사실을 다르게 읽고 있습니다. 장관은 "지금 이익이 엄청나다 = 문제없다"로, 업계는 "지금 이익은 과거의 연구 덕분이고, 미래 이익은 지금의 연구에 달렸다"로 보는 것입니다. 이 시차가 논쟁의 핵심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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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2시간 근무제

법정 근로 40시간에 연장근로 12시간을 더해, 한 주 최대 52시간까지만 일할 수 있게 한 제도입니다. 과로를 막자는 취지지만, 연구개발처럼 몰아서 집중해야 성과가 나는 분야에서는 "시계를 보고 실험을 끊어야 하느냐"는 불만이 나옵니다. 반도체 특별법, 메가특구법 논의 때마다 예외 적용 여부가 최대 쟁점이 되는 이유입니다.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일정 소득 이상의 사무·전문직을 근로시간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제도로, 미국식 제도에서 온 개념입니다. 고소득 전문직은 시간이 아니라 성과로 일한다는 논리인데, 반대쪽에서는 "결국 장시간 노동을 합법화하는 통로가 된다"고 우려합니다.

특별연장근로

재난 대응, 연구개발 등 특별한 사유가 있을 때 고용노동부 인가를 받아 주 52시간 한도를 넘겨 일할 수 있게 하는 예외 제도입니다. 현재 6개월, 경우에 따라 1년까지 가능합니다. 장관은 "이미 이 길이 열려 있는데 기업들이 신청조차 안 한다"는 점을 규제 완화 반대의 핵심 근거로 삼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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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A1산업

GPU 위 HBM 쌓아 …'기술의 삼성' 컴백

왜 중요한가 삼성의 메모리 병목 해소 기술은 AI 반도체 경쟁 판도와 국내 소부장 밸류체인 수혜 지형을 바꿉니다

한 줄로 말하면

삼성전자가 AI 반도체의 최대 고민인 '메모리 병목'을 풀기 위해, GPU 위에 메모리를 직접 쌓아 올리는 차세대 메모리 'zHBM'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삼성전자가 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세계 최대 메모리·스토리지 콘퍼런스 'FMS 2026'에서 차세대 메모리 'zHBM'의 콘셉트 모델을 처음 공개했습니다. 핵심 아이디어는 단순하면서 대담합니다. 지금까지는 GPU(그래픽처리장치, AI 계산을 담당하는 두뇌 칩)와 HBM(고대역폭메모리,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공급하는 메모리)을 옆으로 나란히 놓는 2.5차원 구조였습니다. zHBM은 HBM을 GPU 바로 위에 직접 쌓아 올리는 3차원 구조입니다.

🎒 지금까지는 주방(메모리)과 홀(연산장치)이 복도로 이어진 식당이었다면, 이제 주방을 홀 바로 위층에 두고 음식을 아래로 바로 내려보내는 구조입니다. 데이터가 오가는 거리가 짧아지니 속도가 빨라지고 전기도 덜 씁니다. 삼성전자는 이 방식으로 2028년 이후 상용화 예정인 HBM5보다 최대 4~8배 높은 성능과 3배 이상의 전력 효율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발열도 50% 이상 줄어들 전망입니다.

왜 이런 시도를 할까요? AI 시대의 최대 난제가 메모리 병목* 현상이기 때문입니다. 연산장치는 빠른데 메모리가 데이터를 대 주는 속도가 못 따라가서, 전체 성능이 메모리에서 막히는 것입니다. 김경윤 삼성전자 D램개발실 상무는 기조강연에서 "삼성이 돌아왔다"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에이전틱 AI 확산으로 지난 2년간 추론 토큰 사용량이 100배 이상 증가하면서 메모리가 AI 시스템의 가장 큰 병목이 되고 있다. 새로운 구조의 메모리를 통해 이러한 병목현상을 해결할 수 있다."

그는 "기존 HBM은 메모리와 연산장치 사이에 물리적 거리를 줄이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며 "HBM을 프로세서 위에 직접 올리는 3D 구조로 전환해야 새로운 수준의 성능과 효율을 얻을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zHBM이 '기술의 삼성 컴백'으로 평가받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 제품은 메모리 기술만으로는 만들 수 없습니다. 메모리, 로직 반도체(연산 담당 칩), 첨단 패키징(칩을 쌓고 연결하는 기술), 그리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역량까지 모두 갖춰야 가능합니다. 이 네 가지를 한 회사가 다 가진 곳은 드물고, 삼성은 그 종합 역량을 한 제품에 집약해 보여 준 셈입니다.

이날 삼성은 덤도 풀었습니다. 업계 최초로 400단 이상을 쌓은 V10 V낸드*를 공개했습니다. 현재 업계 최고 수준이 200단인데 이를 단숨에 2배로 높인 것입니다. 또 온디바이스 AI용 'zNAND-O'도 선보였습니다. 대형 AI 모델 전체를 비싼 D램에 담는 대신, 자주 읽는 데이터를 낸드에 저장하는 새 구조로, 같은 AI 성능을 유지하면서 메모리 비용을 기존 D램 기반의 6분의 1로 낮출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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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U(그래픽처리장치)

원래는 게임 그래픽을 그리던 칩인데, 수천 개의 계산을 동시에 처리하는 능력 덕분에 AI 학습·추론의 핵심 두뇌가 됐습니다. 엔비디아가 이 시장의 대표 주자이고, GPU가 일을 잘하려면 옆에서(이제는 아래에서) 데이터를 쏟아부어 주는 HBM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HBM(고대역폭메모리)

D램 칩을 여러 층으로 쌓고 수직 통로로 연결해, 데이터를 한꺼번에 대량으로 주고받게 만든 메모리입니다. 🎒 일반 메모리가 1차선 도로라면 HBM은 수십 차선 고속도로입니다. AI 반도체의 필수 부품이라 SK하이닉스·삼성전자의 실적을 좌우하는 제품이 됐고, zHBM은 이 고속도로를 아예 GPU 위에 얹은 다음 세대 구조입니다.

병목

병의 목처럼 좁은 구간 하나가 전체 흐름의 속도를 결정하는 현상입니다. AI 시스템에서는 연산장치가 아무리 빨라도 메모리가 데이터를 대 주는 속도가 느리면 전체가 그 속도에 묶입니다. 추론 토큰 사용량이 2년 새 100배 이상 늘면서 이 병목이 AI 산업 전체의 최대 난제가 됐습니다.

파운드리

다른 회사가 설계한 반도체를 대신 생산해 주는 위탁생산 사업입니다. 대만 TSMC가 대표적입니다. zHBM처럼 메모리와 연산 칩을 한 몸으로 만드는 제품은 메모리 기술과 파운드리·패키징 기술이 한 지붕 아래 있어야 유리한데, 삼성이 바로 그 드문 경우입니다.

낸드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지워지지 않는 저장용 메모리입니다. 스마트폰 저장공간, SSD가 낸드로 만들어집니다. 용량을 늘리려고 칩을 아파트처럼 위로 쌓는데, 삼성이 이번에 400단 이상을 쌓은 제품을 업계 최초로 공개했습니다. 현재 최고 수준(200단)의 2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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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A10국제

HP 등 글로벌 PC업체 중국 CXMT칩 사용 시작

왜 중요한가 글로벌 PC업체의 중국산 D램 채택은 한국 메모리 독점 구도에 균열이 시작됐다는 공급망 경고입니다

한 줄로 말하면

메모리가 너무 귀해지자, HP 같은 글로벌 PC 회사들이 눈치를 보면서도 중국 창신메모리의 D램을 조금씩 쓰기 시작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글로벌 PC 제조사들이 중국 최대 D램 업체인 창신메모리(CXMT)의 제품을 사기 시작했다고 닛케이아시아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5일 보도했습니다. D램은 컴퓨터가 작업 중인 데이터를 잠시 올려놓고 쓰는 필수 메모리입니다. 세계적인 AI 붐으로 반도체 품귀가 이어지자, 사 올 곳을 늘리는 공급망 다변화에 나선 것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HP·에이수스·에이서 등 주요 PC 제조사들은 최근 CXMT D램의 품질 인증 절차를 마치고 일부 노트북 제품에 실제로 탑재했습니다. 이 제품들은 미국 외 시장에서 판매됩니다. 미국의 중국 반도체 견제를 의식한 배치로 읽히는 대목입니다.

다만 아직은 맛보기 수준입니다.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CXMT가 생산량의 상당 부분을 화웨이 등 자국 고객사에 먼저 배정하고 있어 살 수 있는 물량 자체가 적습니다. 둘째, PC 회사들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이라는 메모리 '빅3'의 눈치를 봅니다. 한 PC 제조사 임원의 말이 상황을 요약합니다.

"상위 3개 메모리 반도체 업체가 세계시장 점유율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지금은 완전히 판매자 우위 시장*이다. 그러다 보니 PC 제조사들은 CXMT 제품을 사용하는 데 있어 조심스럽게 행동할 수밖에 없다. CXMT 물량을 많이 들여올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물건이 모자라 파는 쪽이 갑인 시장에서, 빅3의 심기를 건드렸다가 물량 배정에서 밀리면 큰일이라는 것입니다. 🎒 단골 빵집 세 곳이 동네 빵의 90%를 쥐고 있는데, 새로 생긴 가게 빵을 사는 걸 들키고 싶지 않은 손님의 처지와 비슷합니다. 그런데도 굳이 CXMT 구매를 시작한 것은, 공급 부족 시대에 조달처를 하나라도 더 확보해 두려는 계산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HP와 에이수스에 부품을 대는 한 업체 관계자도 "현재는 CXMT D램을 저가형 모델에만 소량 사용하고 있지만, 공급 부족 상황에서는 잠재적으로 중요한 조달원을 확보하고 싶어한다"고 전했습니다.

그만큼 상황이 급하기도 합니다. PC 제조사들은 작년 말부터 앞다퉈 D램 확보전을 벌이고 있고, 시장조사업체 IDC는 전례 없는 반도체 부족으로 올해 전 세계 PC 시장이 11% 넘게 쪼그라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메모리가 없어서 완제품 시장 자체가 줄어드는, 흔치 않은 장면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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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컴퓨터·스마트폰이 지금 하는 작업의 데이터를 임시로 올려 두는 메모리입니다. 전원이 꺼지면 내용이 사라지는 대신 속도가 빠릅니다. 🎒 책상 위 작업 공간 같은 것으로, 넓을수록 여러 일을 동시에 벌일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빅3가 세계 시장의 90% 이상을 쥔 과점 시장인데, 여기에 중국 CXMT가 도전장을 내민 구도입니다.

공급망 다변화

부품이나 원료를 한두 곳에만 의존하지 않고 조달처를 여러 곳으로 넓히는 전략입니다. 한 곳이 막혀도 생산을 이어가기 위해서입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메모리 품귀에 몰린 PC 업체들이 '검증 안 된 신인'인 CXMT까지 조달 명단에 올린 것이 그 사례입니다.

판매자 우위 시장

물건이 모자라서 파는 쪽이 가격과 물량 배정의 주도권을 쥔 시장입니다. 반대는 구매자 우위 시장입니다. 지금 메모리 시장이 딱 이 상태라, 사는 쪽인 PC 업체들이 빅3의 반발을 살까 봐 중국산 구매조차 조심스러워하는 기묘한 풍경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11A10국제

중국, 미국 고강도 제재에 반격 "드론 부품 대미 수출 통제"

왜 중요한가 중국의 드론 부품 수출통제는 미·중 무역전쟁 확전 신호로, 부품 조달과 수출 기업에 직접 불똥이 튈 수 있습니다

한 줄로 말하면

미국이 중국산 드론과 로봇을 조이자, 중국이 "그럼 우리는 드론 부품을 안 팔겠다"며 맞받아쳤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미국과 중국이 또 한 번 주고받기 싸움에 들어갔습니다. 이번 무대는 드론입니다. 중국 상무부는 5일 이렇게 발표했습니다.

"국가 안보와 이익을 수호하고, 비확산 등 국제적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무인기 관련 이중 용도 물자의 대미 수출 통제를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서 이중 용도 물자*라는 말이 나옵니다. 하나의 물건이 민간용도 되고 군사용도 되는 물자를 말합니다. 드론이 딱 그렇습니다. 택배를 나를 수도 있지만, 무기를 실을 수도 있으니까요. 중국은 앞으로 이런 드론 부품과 기술을 미국에 팔 때 "건별로 엄격하게 심사하고, 허가 편의 조치는 적용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한마디로, 팔지 말라고는 안 했지만 하나하나 다 트집을 잡겠다는 뜻입니다.

수출 통제만이 아닙니다. 중국은 인증 협력도 끊었습니다. 중국에는 중국강제인증(CCC)*이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전기·가전제품, 컴퓨터, 통신장비, 자동차 같은 제품을 중국 안에서 팔려면 반드시 받아야 하는 인증입니다. 지금까지는 미국 인증 기관에 공장 검사를 맡기기도 했는데, 이날부터 그 절차를 중단했습니다.

미국 기업을 콕 집은 제재도 나왔습니다. 미국이 '위구르족 강제노동'을 이유로 중국 기업들을 제재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 기업 '어플라이드 DNA 사이언스'와 민간단체 '책임 있는 비즈니스연합(RBA)' 등 총 6곳을 제재하기로 했습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의 대중국 제재를 도왔다는 이유로 인증 업체 컴플라이언스테스팅은 아예 중국과 거래를 금지시켰습니다.

왜 이런 반격이 나왔을까요? 중국 주장에 따르면 미국이 먼저 때렸기 때문입니다. 미국 FCC가 통신 운영, 검사 시험실, 드론, 소비자용 라우터, 해저 광케이블 등에서 중국 관련 제재를 내놨고, 최근에는 첨단 로봇 장비와 전력 인버터까지 수입 제한을 걸었다는 것입니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경고도 잊지 않았습니다.

"미국이 관련 조치를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 미국이 새로운 대중국 제한 조치를 강행한다면 중국은 추가 반격에 나설 것이다."

🎒 마치 옆집끼리 "너희 집 애가 우리 마당에 못 들어오게 하면, 우리 집 사다리도 안 빌려줄 거야"라고 담을 쌓아 올리는 모양새입니다. 문제는 이 담이 높아질수록 두 나라와 거래하는 전 세계 기업들이 피곤해진다는 점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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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용도 물자

민간용과 군사용으로 모두 쓸 수 있는 물자입니다. 드론, 반도체, 특정 화학물질 등이 대표적입니다. 겉보기엔 평범한 상품이지만 전쟁 무기로 바뀔 수 있어서, 각국은 이런 물자의 수출을 특별히 관리합니다. 이번처럼 "이중 용도"라는 이름을 붙이면 '안보를 위한 조치'라는 명분이 생기기 때문에, 무역 전쟁에서 자주 등장하는 카드이기도 합니다.

중국강제인증(CCC)

중국 시장에서 물건을 팔려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국가 인증 제도입니다. 🎒 우리나라의 KC 인증과 비슷한 '중국 입장권'이라고 보면 됩니다. 이 인증 절차에서 미국 기관을 배제한다는 것은, 미국 기업이 중국 시장에 들어가는 문 앞에 줄을 하나 더 세운 셈입니다.

12A2국제

아마존서 쇼핑한 AI봇 … 미국 법원 "법적 문제 없어"

왜 중요한가 AI 에이전트의 대리 쇼핑이 법적으로 허용되면 온라인 판매·마케팅 방식 자체를 다시 설계해야 합니다

한 줄로 말하면

"치약 사줘" 한마디에 AI가 대신 쇼핑해도 된다고 미국 항소법원이 처음으로 길을 열어줬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사람 대신 AI가 아마존에 들어가 물건을 골라 주문합니다. 이게 합법일까요? 미국 법원의 1심과 2심이 정반대 답을 내놨고, 일단 2심이 AI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주인공은 AI 검색 스타트업 퍼플렉시티입니다. 퍼플렉시티의 AI 브라우저 '코멧'은 이용자가 자기 아마존 계정으로 로그인하면, 그다음부터는 AI 에이전트*가 상품 검색과 비교, 주문까지 알아서 해줍니다. AI 에이전트란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것을 넘어, 사람 대신 예약·쇼핑·결제 같은 일을 직접 수행하는 AI를 말합니다.

아마존은 이게 싫었습니다. 지난해 11월 "퍼플렉시티가 이용자의 계정 정보를 이용해 허가 없이 우리 시스템에 접근했다"며 소송을 걸었습니다. 그리고 재판이 끝나기 전에 먼저 이 기능부터 멈춰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습니다. 이렇게 본 재판 전에 임시로 상대의 행동을 멈추게 하는 결정을 가처분*이라고 합니다.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방법원은 지난 3월 아마존의 요청을 받아들여 코멧의 쇼핑 기능을 중단시켰습니다.

그런데 미국 제9연방순회항소법원이 4일(현지시간) 이 가처분을 취소했습니다. 재판부의 판단은 이랬습니다.

"가처분은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초기 단계 기술의 발전을 불필요하게 위축시킨다."

핵심 쟁점은 '아마존에 접속한 게 누구냐'였습니다. 아마존은 "퍼플렉시티라는 회사가 무단 침입했다"고 봤습니다. 하지만 항소심은 "접속한 건 이용자 본인"이라고 봤습니다. 이용자가 자기 계정으로 로그인했고, 퍼플렉시티는 그 결과를 전달받아 처리했을 뿐이라는 것입니다. 🎒 내가 심부름꾼에게 우리 집 열쇠를 주고 장을 봐 오라고 시킨 것이지, 심부름꾼이 남의 집에 몰래 들어간 게 아니라는 논리입니다.

다만 싸움이 끝난 건 아닙니다. 이번 결정은 임시 조치인 가처분에 대한 판단일 뿐이고, 아마존이 제기한 소송 자체는 계속 진행됩니다. 아마존도 판결 직후 "다음 단계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도 이 판결이 주목받는 이유가 있습니다. AI 에이전트가 이용자를 대신해 웹사이트에서 일을 처리하는 행위에 대해, 연방 항소법원이 처음으로 기준을 제시한 사례이기 때문입니다. AI가 대신 쇼핑하는 시대가 오면, 사람들에게 광고를 보여주고 돈을 버는 아마존 같은 커머스 기업의 광고 매출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이 싸움의 숨은 배경입니다.

용어

본문에서 만난 용어, 다시 정리

AI 에이전트

질문에 대답만 하는 챗봇에서 한 단계 나아가, 사람 대신 실제 행동까지 하는 AI입니다. 검색하고, 비교하고, 예약하고, 결제합니다. 🎒 챗봇이 '말 잘하는 비서'라면, AI 에이전트는 '심부름까지 다녀오는 비서'입니다. 이 비서가 남의 가게에 들어가도 되느냐가 이번 재판의 핵심이었고, 앞으로 전자상거래 판을 바꿀 수 있는 문제입니다.

가처분

재판은 보통 몇 년씩 걸립니다. 그동안 손해가 계속 쌓일 수 있으니, 법원이 "일단 그 행동부터 멈춰라"라고 임시로 명령하는 것이 가처분입니다. 최종 승패와는 별개입니다. 이번에 퍼플렉시티가 이긴 것도 '임시 중단이 풀렸다'는 것이지, 재판에서 이겼다는 뜻은 아닙니다.

13A30오피니언

[기고] 우버의 배민 인수 … '경쟁의 룰'부터 세워라

박경민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제43대 한국중소기업학회장
박경민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제43대 한국중소기업학회장

왜 중요한가 우버의 배민 인수는 배달 수수료와 점주 협상력 구조를 흔들어 자영업 비용에 직결됩니다

한 줄로 말하면

우버가 배달의민족을 품게 되는 지금, 정부가 할 일은 인수를 막는 게 아니라 점주가 당하지 않을 '경쟁의 규칙'을 세우는 것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우버가 배달의민족의 모회사 딜리버리히어로를 약 150억달러, 우리 돈으로 20조원이 넘는 돈에 인수하기로 했습니다. 당국의 승인을 거쳐 거래가 성사되면 배민은 글로벌 플랫폼 우버 산하로 들어갑니다. 이 기고문을 쓴 필자의 질문은 하나입니다. 자본력 큰 새 주인이 시장의 판을 흔들 텐데, "그 변화의 청구서가 누구에게 가느냐"는 것입니다.

배달 플랫폼은 양면 시장*입니다. 한쪽에는 음식점 점주, 반대쪽에는 소비자가 있고, 플랫폼이 그 가운데서 둘을 이어줍니다. 그동안 경쟁은 소비자 쪽에만 집중됐습니다. 무료 배달, 할인 쿠폰 같은 것들이죠. 소비자야 좋습니다. 하지만 그 비용이 수수료·광고비·배달비의 형태로 점주에게 넘어간다면 어떨까요? 실제로 배달 매출 비중이 커질수록 가게 매출은 늘어나는데 수익은 뒷걸음치는 '성장의 역설'이 현장에서 지적돼 왔습니다. 주문이 늘어도 마진은 줄고, 상당수 음식점은 사실상 앱 하나에 의존해 조건이 나빠져도 갈아탈 수가 없습니다.

필자의 처방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광범위한 최혜대우 요구의 금지입니다. 최혜대우란 플랫폼이 점주에게 "다른 곳에서 우리보다 싸게 팔지 말라"고 요구하는 조항입니다. 이게 왜 문제일까요? 경쟁 플랫폼이 수수료를 낮춰도 점주가 그만큼 소비자 가격을 낮출 수 없으니, 수수료를 내릴 이유 자체가 사라집니다. 사실상 시장 전체의 가격담합 같은 효과가 나는 것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미 배민·쿠팡이츠의 최혜대우 혐의를 심의했고, 지난 6월에는 동의의결을 기각했습니다. 동의의결이란 기업이 스스로 시정 방안을 내놓으면 제재 없이 사건을 끝내주는 제도인데, 이를 기각했다는 건 "그 정도로는 안 봐준다"는 뜻입니다.

둘째, 통합부담률* 공시입니다. 점주가 실제로 부담하는 돈은 중개수수료만이 아닙니다. 광고비, 결제수수료, 배달비가 다 얹힙니다. 그래서 이걸 전부 합산하고 지원금을 뺀 금액을 거래액으로 나눈 '통합부담률'을, 정부가 정한 동일한 계산식으로 산출해 점주 화면에 매달 보여주고 규모·업종별 평균까지 공시하자는 제안입니다. 🎒 휴대폰 요금제를 고를 때 기본료만 보지 말고 부가세·할부금까지 합친 '실제 월 납부액'을 비교하게 해주자는 것과 같습니다.

셋째, 플랫폼 간 이동성 보장입니다. 점주가 더 나은 플랫폼으로 쉽게 옮겨갈 수 있어야, 그 가능성 자체가 플랫폼을 함부로 굴지 못하게 만든다는 논리입니다. 필자는 강조합니다. 답은 외국 자본의 인수를 겁내거나 특정 기업을 겨냥하는 데 있지 않고, 시장에서 경쟁이 실제로 작동하게 만드는 데 있다고요.

용어

본문에서 만난 용어, 다시 정리

양면 시장

서로 다른 두 집단을 이어주면서 양쪽 모두에서 돈을 버는 시장입니다. 배달앱(점주-소비자), 신용카드(가맹점-소비자)가 대표적입니다. 핵심은 한쪽에 퍼주는 비용을 다른 쪽에서 걷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소비자에게 무료 배달을 주면서 점주에게 수수료를 더 걷는 구조가 가능한 이유입니다.

최혜대우

"다른 데서 더 좋은 조건으로 팔지 말라"는 요구입니다. 이름은 '가장 잘해준다(최혜)'처럼 들리지만, 실제 효과는 반대로 경쟁을 죽입니다. 어느 플랫폼이 수수료를 내려도 소비자 가격이 안 내려가니, 아무도 수수료를 내리지 않게 됩니다.

동의의결

공정위 조사를 받는 기업이 "저희가 이렇게 고치겠습니다"라고 시정안을 내면, 위법 여부를 따지지 않고 사건을 종결해 주는 제도입니다. 기업엔 빠른 출구, 소비자·점주엔 빠른 구제가 장점입니다. 공정위가 배민·쿠팡이츠의 신청을 기각했다는 것은 정식 제재 절차로 가겠다는 신호입니다.

통합부담률

점주가 플랫폼에 내는 모든 비용(중개수수료+광고비+결제수수료+배달비)에서 지원금을 뺀 뒤, 이를 거래액으로 나눈 비율입니다. '진짜 부담'을 한 숫자로 보여주자는 아이디어입니다. 아직 제도가 아니라 이 기고문이 내놓은 제안입니다.

14A3산업

"한국 메모리 2031년까지 최강 유지"

왜 중요한가 2031년까지 메모리 초과수요가 이어진다는 전망은 반도체 관련 투자·거래처 판단의 장기 근거가 됩니다

한 줄로 말하면

한국이 적어도 2031년까지는 메모리 반도체 세계 1등을 지키겠지만, 엔비디아 쏠림이 풀리고 중국이 쫓아오는 등 판은 움직이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프랑스 시장조사업체 욜그룹의 조제핀 라우 분석가가 4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FMS 2026' 행사에서 '메모리 시장의 리듬: 사이클과 변곡점, 다음 단계'라는 주제로 발표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한국은 적어도 2031년까지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선두를 지킬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근거 중 하나는 한국 정부의 계획입니다. 향후 5년간 웨이퍼* 생산능력을 2배로 확대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우위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웨이퍼는 반도체 칩을 만드는 바탕이 되는 얇은 원판입니다. 🎒 피자 도우가 2배가 되면 구울 수 있는 피자도 2배가 되듯, 웨이퍼 생산능력이 2배가 되면 만들 수 있는 칩의 양이 그만큼 늘어납니다.

시장의 흐름도 바뀌고 있습니다. AI 시장의 무게중심이 대규모 모델을 가르치는 '학습'에서, 다 배운 AI를 실제 서비스에 쓰는 추론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추론이란 이미 학습을 마친 AI가 질문에 답하고 그림을 그리는 등 실제로 일하는 단계를 말합니다. 이 변화 때문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사가는 손님도 다양해집니다. HBM은 데이터가 오가는 통로를 크게 넓혀 AI 칩 옆에서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공급하는 메모리인데, 지금까지는 엔비디아가 거의 독차지하다시피 사갔습니다.

그런데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의 에이브릴 우 수석연구부사장은 엔비디아가 차지하는 HBM 수요 비중이 지난해 66%에서 올해 58%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구글 같은 빅테크들이 자체 칩을 만들면서 HBM을 직접 사가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한국 메모리 회사 입장에서는 큰손 하나에 매달리던 장사에서 손님이 여럿으로 늘어나는 셈입니다.

물론 마음 놓을 상황은 아닙니다. 중국의 추격이 변수입니다. 욜그룹이 중국 창신메모리의 D램을 분석해 보니, 선두 업체들이 2019년에 확보한 10나노급 3세대 '1z' 공정 수준에 이미 도달한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격차가 대략 6~7년이라는 뜻인데, 이 격차가 유지될지 좁혀질지가 2031년 이후의 순위를 가를 것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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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퍼

반도체 칩의 원재료가 되는 동그란 실리콘 원판입니다. 이 판 위에 미세한 회로를 새긴 뒤 잘라내면 하나하나가 칩이 됩니다. '웨이퍼 생산능력'은 곧 그 나라 반도체 산업의 공장 규모를 뜻하는 지표입니다.

추론

AI의 일생은 두 단계입니다. 방대한 데이터로 공부하는 '학습', 그리고 공부한 것으로 실제 질문에 답하는 '추론'. 🎒 학습이 수험생활이라면 추론은 취직 후 실무입니다. 챗GPT에 질문할 때마다 일어나는 일이 추론이고, 사용자가 늘수록 추론용 반도체 수요는 계속 커집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D램을 여러 층으로 쌓아 데이터 통로(대역폭)를 확 넓힌 메모리입니다. AI 칩은 엄청난 데이터를 쉬지 않고 먹어야 하는데, 일반 메모리로는 공급이 달립니다. 🎒 일반 D램이 1차선 도로라면 HBM은 고층으로 쌓아 올린 다차선 고속도로입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이 시장의 주역이라, HBM 수요처가 넓어진다는 소식은 한국에 좋은 뉴스입니다.

15A23부동산

"당첨되면 수십억 차익" 반디클 로또청약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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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중요한가 8월 분양 물량이 60% 급증하고 반포 대형 단지가 나와 청약·매수 타이밍을 잡을 기회가 열립니다

한 줄로 말하면

8월에 전국 2만8000가구가 분양되는데, 그중 서울 물량의 4분의 3을 차지하는 '반포디에이치클래스트'는 당첨만 되면 수십억 원 차익이 기대되는 로또 단지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이번 달 아파트 분양 시장이 크게 열립니다. 5일 직방에 따르면 8월 전국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은 33개 단지, 총 2만8015가구입니다. 지난해 8월 1만7759가구보다 1만256가구, 그러니까 58%나 늘었습니다. 이 가운데 조합원 몫을 빼고 일반인에게 파는 일반분양*은 1만8861가구로, 지난해 같은 달 1만3166가구보다 43% 증가할 예정입니다.

물량은 수도권에 쏠렸습니다. 서울·경기·인천 물량이 2만2492가구로 전국의 80.3%입니다. 경기가 14개 단지 1만626가구로 가장 많고, 서울 7개 단지 6770가구, 인천 3개 단지 5096가구 순입니다. 지방은 6개 지역을 다 합쳐 5523가구뿐입니다.

서울 안에서는 쏠림이 더 심합니다. 서초구 반포동의 반포디에이치클래스트 한 단지가 5002가구로, 서울 전체 예정 물량의 73.9%를 차지합니다.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를 재건축한 단지입니다. 왜 '로또'라고 부를까요? 새 아파트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훨씬 싸게 책정돼서, 당첨되는 순간 주변 시세와의 차이인 수십억 원이 사실상 내 이익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청약* 시장의 관심이 온통 이 단지에 쏠려 있습니다. 청약은 새 아파트를 분양받겠다고 신청하고 추첨·가점으로 당첨자를 가리는 제도입니다.

이 밖에 서울에서는 영등포구 신길동 써밋클라비온 812가구, 중구 중림동 충정로역자이르네 299가구, 중랑구 중화동 중화역라온프라이빗센트로 250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습니다. 경기에서는 부천 두산위브더제니스부천 2008가구와 평택 고덕동 3개 단지 2264가구, 인천에서는 산곡역자이힐스테이트&하늘채 2706가구와 시티오씨엘9단지오션파크뷰 1949가구가 예정돼 있습니다. 지방에서는 경남 1722가구, 충남 1438가구 등이 나옵니다.

다만 한 가지 조심할 점이 있습니다. '예정'은 어디까지나 예정이라는 것입니다. 지난 7월에도 2만9671가구가 나올 예정이었지만 실제 분양은 1만8227가구로 61%에 그쳤습니다. 일반분양도 2만1679가구 중 1만4869가구만 실제로 공급됐습니다. 🎒 시간표에 적힌 버스가 다 오는 건 아니듯, 시장 여건과 사업 사정에 따라 분양 일정은 얼마든지 밀릴 수 있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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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

새 아파트를 사고 싶은 사람이 "저 신청합니다" 하고 손을 드는 제도입니다. 청약통장 가입 기간, 무주택 기간 등으로 점수를 매기거나 추첨으로 당첨자를 뽑습니다. 분양가가 시세보다 싼 단지일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그 차이가 수십억 원이면 '로또 청약'이라는 별명이 붙습니다.

일반분양

재건축 아파트의 새 집은 먼저 기존 조합원(원래 그 아파트 주인들)에게 배정됩니다. 그러고 남는 물량을 일반인에게 청약으로 파는 것이 일반분양입니다. 같은 단지라도 일반분양 물량이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청약자에게 돌아갈 기회가 달라집니다.

16A21유통

대규모 과징금에 … 쿠팡, 영업적자 835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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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중요한가 쿠팡의 1조원대 손실은 판촉·수수료 정책 변화로 이어져 입점업체와 이커머스 경쟁 구도에 영향을 줍니다

한 줄로 말하면

장사 자체는 그럭저럭 됐는데, 개인정보 유출 벌금 6247억원이 한 방에 반영되면서 쿠팡이 상장 이후 최대 적자를 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쿠팡이 올해 2분기에 835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영업적자란 본업으로 장사해서 번 돈보다 쓴 돈이 더 많았다는 뜻입니다. 2021년 뉴욕증시 상장 이후 최대 적자폭이고, 직전 분기보다도 적자가 136%나 불었습니다. 작년 2분기에는 209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회사입니다. 1년 만에 흑자에서 대규모 적자로 뒤집힌 것입니다.

범인은 명확합니다. 과징금입니다. 과징금은 법을 어긴 기업에 정부가 물리는 벌금 성격의 돈입니다. 쿠팡은 3750만여 명분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고를 냈고, 지난 6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624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이 돈이 이번 분기 판매관리비에 반영되면서 이익을 통째로 갉아먹었습니다. 판매관리비는 인건비·마케팅비처럼 장사에 들어가는 각종 비용 항목인데, 과징금이 여기에 잡히면서 회계상 비용이 급증한 것입니다. 유출 사고 후 고객을 다시 데려오기 위한 프로모션, 마케팅 확대, 보상 이용권 비용도 수익성에 부담을 줬습니다.

흥미로운 건 본업은 멀쩡하다는 점입니다. 5일(한국시간) 쿠팡Inc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 매출은 88억5600만달러, 약 13조3007억원으로 전년 대비 4% 늘었습니다. 로켓배송·로켓프레시가 포함된 프로덕트 커머스 매출은 11조1515억원으로 8% 증가했고, 활성 고객도 2470만명으로 유출 사고 이전 수준을 회복했습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 영향을 받았던 대부분 고객이 복귀했고 지출도 회복했다. 아직 돌아오지 않은 고객을 다시 확보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

그는 대만 새벽배송 시작, 쿠팡이츠의 비식품 배달 확대 등 성장 사업 투자도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문제는 아직 청구서가 남아 있다는 것입니다. 3분기 이후에는 인천 물류센터 화재 손실 3500억여 원, 국세청이 예고한 추가 과세 3000억원, 끼워팔기 등 혐의로 최대 2000억원 안팎이 예상되는 또 다른 과징금이 회계에 반영될 수 있습니다. 화재 손실과 과징금을 합치면 1조원이 넘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미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만 1조1895억원으로, 작년 한 해 679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회사가 반년 만에 지난 2년치 이익에 맞먹는 돈을 잃었습니다. 🎒 월급은 꼬박꼬박 오르는데 벌금 고지서가 연달아 날아와 통장이 비어가는 상황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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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적자(영업이익)

본업으로 번 매출에서 본업에 쓴 비용을 뺀 것이 영업이익이고, 이게 마이너스면 영업적자입니다. 매출이 늘어도 영업적자일 수 있습니다. 쿠팡이 딱 그런 경우입니다. 매출은 4% 늘었는데, 비용(특히 과징금)이 훨씬 크게 늘어 적자가 났습니다.

과징금

법 위반 기업에 정부가 부과하는 금전 제재입니다. 형사 벌금과 달리 행정기관(이번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이 직접 매깁니다. 6247억원은 웬만한 중견기업의 1년 매출과 맞먹는 규모로, 개인정보 유출의 대가가 얼마나 무거워졌는지 보여줍니다.

판매관리비

상품 원가를 뺀 나머지 운영 비용, 즉 인건비·광고비·마케팅비 등을 묶어 부르는 회계 항목입니다. 과징금처럼 갑작스러운 비용이 여기 반영되면, 장사를 잘하고도 장부상 큰 적자가 찍힐 수 있습니다.

17A16유통

홈플러스 13일부터 영업 재개

왜 중요한가 홈플러스 영업 재개로 납품업체 대금 회수와 유통 채널 정상화의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됩니다

한 줄로 말하면

돈줄이 막혀 한 달 가까이 문을 닫았던 홈플러스 67개 매장이 긴급자금 2000억원을 받아 다시 문을 엽니다. 앞으로 4주 장사가 회사의 생사를 가릅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홈플러스가 임시 휴업 중인 67개 매장의 영업을 다시 시작합니다. 7일 먼저 가오픈을 하고, 12일까지 운영 점검과 보완 작업을 한 뒤 13일에 정식 개장하는 일정입니다. 대형마트는 주말 매출 비중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주말인 7일에 맞춰 서둘러 가오픈부터 하는 모습입니다.

문을 다시 열 수 있게 된 건 돈이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5일 서울회생법원이 DIP 대출*을 허가하면서 2000억원이 이날 입금됩니다. DIP 대출이란 법원의 관리를 받으며 회생 절차를 밟는 기업에 긴급 운영자금을 빌려주는 대출입니다. 망해가는 회사에 누가 돈을 빌려주냐 싶지만, 법원이 보증하는 절차라 다른 빚보다 먼저 갚도록 보호받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홈플러스는 자금난으로 지난달 13일부터 전국 점포 영업을 중단했었는데, 이 돈으로 막바지 단계인 납품사·배송업체와의 협의를 서둘러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원래는 매장별로 순차적으로 여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회생계획안* 가결 시한까지 남은 기간을 고려해 모든 점포의 개장 시점을 맞추기로 했습니다. 회생계획안이란 빚을 어떻게 갚고 회사를 어떻게 살릴지 정리한 계획서로, 채권자들의 표결과 법원의 인가를 받아야 회사가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영업 재개 후에는 신선식품과 식료품 중심으로 마트를 운영하고, 이커머스(온라인 판매)도 배송 차량과 인력을 준비해 다시 시작할 계획입니다. 이미 전날부터 점포별로 일부 직원이 출근했고, 이날은 수십 명 규모 인력이 재개장 준비에 투입됐습니다.

왜 이번 재개장이 그렇게 중요할까요?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이 오는 9월 4일이기 때문입니다. 임시 개장일부터 딱 4주간의 영업 성적이 "이 회사, 살릴 가치가 있다"는 판단의 근거가 됩니다. 🎒 재시험을 앞둔 학생에게 주어진 마지막 4주의 벼락치기 기간인 셈입니다. 이 기간 장사가 안 되면 회생 자체가 흔들립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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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P 대출

회생 절차 중인 기업에 법원 허가를 받아 넣어주는 긴급 운영자금입니다. 'DIP(Debtor In Possession)'는 회생 중에도 기존 경영진이 회사를 계속 운영한다는 뜻에서 나온 말입니다. 다른 채권보다 우선 변제받는 지위가 붙기 때문에, 위기 기업에도 돈이 들어올 수 있습니다. 이 돈이 없으면 물건을 떼올 수도, 직원 월급을 줄 수도 없어서 회생의 산소호흡기로 불립니다.

회생계획안

법정관리(기업회생) 중인 회사가 "빚은 이렇게 갚고, 사업은 이렇게 살리겠습니다"라고 법원과 채권자에게 제출하는 계획서입니다. 채권자 표결로 가결되고 법원이 인가해야 효력이 생깁니다. 부결되면 회사는 청산, 즉 문을 닫는 길로 갈 수 있습니다. 홈플러스의 가결 기한이 9월 4일이라, 그 전 4주의 매출이 사실상 투표 자료가 됩니다.

18A14금융

정부가 대신 갚아준 청년정책대출, 3배 '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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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중요한가 청년 정책대출 부실 급증은 청년층 소비 여력 악화와 정책금융 축소 가능성을 알리는 경기 경고등입니다

한 줄로 말하면

청년에게 빌려준 정책 대출을 정부가 대신 갚아주는 일이 4년 새 3배 넘게 늘었습니다. 취업난과 고물가에 청년들이 빚을 못 갚고 있다는 경고음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정부가 청년층의 주거·생활 안정을 위해 운영하는 정책금융*에 부실 신호가 커지고 있습니다. 정책금융이란 시중 은행 문턱을 넘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정부가 보증을 서거나 낮은 금리로 돈을 빌려주는 제도입니다. 5일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주택금융공사와 서민금융진흥원에서 받은 자료에 그 실태가 담겼습니다.

핵심 지표는 대위변제*입니다. 돈을 빌린 사람이 빚을 못 갚으면, 보증을 선 기관이 은행에 대신 갚아주는 것을 말합니다. 대신 갚아준 비율이 높다는 건 그만큼 못 갚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라, 보증상품의 부실 정도를 보여주는 대표 지표로 쓰입니다. 청년 생활자금 대출인 '햇살론유스'의 대위변제율은 2022년 4.8%에서 2023년 9.4%, 2024년 12.7%, 지난해 13.6%로 매년 뛰었고 올해 상반기에도 13.6%였습니다. 빌려간 청년 100명 중 13~14명의 빚을 정부가 대신 갚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더 눈에 띄는 대목이 있습니다. 새로 빌려주는 돈은 줄었는데 부실은 늘었다는 점입니다. 햇살론유스 취급액은 2022년 3094억원에서 2024년 1856억원으로 2년 만에 40% 줄었습니다. 그런데 같은 기간 대위변제 건수는 6733건에서 2만2826건으로 3배 이상 늘었습니다. 새 대출이 부실을 만든 게 아니라, 이미 빌려간 청년들의 갚을 힘이 무너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 새로 물을 붓는 양은 줄였는데 독의 구멍은 점점 커지는, 말 그대로 '밑 빠진 독' 상황입니다.

주거 대출도 마찬가지입니다. 저소득 청년을 위한 보금자리론(내 집 마련용 정책 주택담보대출)의 신규 연체자는 2023년 16명에서 2024년 103명, 지난해 234명으로 급증했고, 올해는 5월까지만 282명으로 벌써 작년 한 해 규모를 넘어섰습니다. 연체 잔액도 2023년 24억원에서 지난해 464억원, 올해 5월 571억원으로 불었습니다. 2년여 만에 24배 가까이 커진 것입니다.

세부적으로 보면 월세 사는 청년이 특히 위험합니다. 올해 1~5월 월세자금보증의 사고율*은 5.54%로, 전세자금보증 사고율 2.29%의 2.4배였습니다. 사고율은 보증을 서준 대출에서 문제(연체·미상환)가 터진 비율입니다. 2023년에는 월세보증 사고율이 10.85%까지 치솟아 전세보증(2.10%)의 5배 수준이었습니다. 목돈 없이 다달이 월세를 내는 청년일수록 형편이 더 어렵다는 뜻입니다. 기사가 짚는 결론은 이렇습니다. 안정적 일자리와 재정적 자립이라는 근본 변화 없이는, 청년 정책금융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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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금융

정부가 정책 목적을 위해 굴리는 금융입니다. 청년·서민·중소기업처럼 일반 은행이 잘 안 빌려주는 대상에게 정부가 보증을 서거나 싼 이자로 빌려줍니다. 대신 부실이 나면 그 손실은 결국 세금으로 메워집니다. 그래서 대위변제율 상승은 청년 개인의 문제이자 나라 재정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대위변제

'대신 자리를 바꿔 갚는다'는 뜻으로, 빌린 사람이 못 갚으면 보증기관이 은행에 대신 갚아주는 것입니다. 🎒 친구 빚보증을 섰다가 친구가 못 갚아 내가 갚게 된 상황과 같습니다. 정부 보증상품에서 이 비율이 오르면, 그 세대·계층의 살림살이가 나빠지고 있다는 신호로 읽습니다.

사고율

보증기관이 보증을 서준 대출 가운데 연체 등 '사고'가 난 비율입니다. 월세보증 사고율이 전세보증의 2.4배라는 건, 같은 청년이라도 월세로 사는 쪽의 가계가 훨씬 위태롭다는 것을 숫자로 보여줍니다.

19A8정치

청와대, 메가프로젝트 속도 … 10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만난다

왜 중요한가 메가프로젝트 전력·용수 지원과 특별법 논의는 특구 입지 기업과 연관 산업의 수주 기회를 가늠하게 합니다

한 줄로 말하면

반도체 공장과 AI 데이터센터를 지방에 짓는 초대형 프로젝트를 놓고, 대통령이 40일 만에 다시 부처 장관들과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불러 모읍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10일 청와대에서 제2차 메가프로젝트 민관합동 점검회의를 주재합니다. 지난 6월 29일 3대 메가프로젝트 발표회를 연 지 약 40일 만입니다. 산업통상부·국방부·국토교통부·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들이 참석하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 관계자들도 자리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먼저 3대 메가프로젝트가 뭔지 볼까요? 비수도권 곳곳에 AI 관련 첨단산업 단지를 짓는 계획입니다. 호남에는 반도체 *, 충청에는 첨단산업 단지, 영남에는 피지컬 AI 클러스터를 각각 만듭니다. 팹은 반도체를 실제로 생산하는 공장을 부르는 말입니다. 숫자가 어마어마합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서남권에 800조원을 투자해 팹 4기를 짓고, 충청권에는 81조원을 들여 대규모 고대역폭메모리(HBM) 패키징 팹을 세운다는 로드맵입니다. 🎒 800조원은 우리나라 1년 정부 예산을 훌쩍 넘는 규모의 돈을 한 지역 반도체 공장에 쏟아붓겠다는 얘기입니다.

여기에 SK·GS·네이버 등과 협력해 약 550조원을 투자, 울산·동해·세종 등에 2029년까지 총 8.4기가와트 규모의 AI 데이터센터(AIDC)*를 확보한다는 청사진도 있습니다. AI 데이터센터는 AI가 학습하고 답을 만들어내는 서버 컴퓨터 수만 대를 모아둔 시설로, 전기를 어마어마하게 먹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번 회의의 핵심 의제는 '전기와 물'입니다. 정부는 호남 팹이 들어설 자리로 광주 군공항을 골랐는데, 이 호남권 신규 반도체 산업단지에는 하루 65만t의 산업용수와 6.3기가와트의 전력이 필요합니다. 정부 구상은 영광 한빛원전의 기본 전력에 호남의 풍부한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를 연계해 확보한다는 것입니다. 회의에서는 구체적인 용지 조성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반도체 공장은 결국 전기와 물 싸움이라, 이 문제를 못 풀면 800조원 계획도 그림에 그칩니다.

법도 만듭니다. 정부는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충청권 첨단산업단지, 영남권 피지컬 AI 권역을 각각 메가특구*로 지정하기 위한 '메가특구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가칭)을 연내 제정할 방침입니다. 메가특구는 각종 규제를 한꺼번에 풀어주는 초대형 특별구역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다만 청와대 측은 "특별법 등 구체적 논의 내용은 정해진 바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용어

본문에서 만난 용어, 다시 정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공장(fabrication facility)의 줄임말입니다. 먼지 한 톨 없는 청정실에서 웨이퍼에 회로를 새기는 시설로, 한 기 짓는 데 수십조 원이 듭니다. '팹 4기에 800조원'이라는 숫자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물과 전기를 24시간 대량으로 써야 해서, 입지 선정에서 용수·전력 확보가 항상 최대 쟁점입니다.

AI 데이터센터(AIDC)

AI 학습·추론용 서버를 대규모로 모아둔 시설입니다. 8.4기가와트라는 목표치는 발전소 여러 기가 만드는 전력을 통째로 쓰는 수준의 규모입니다. 그래서 원전·재생에너지가 가까운 울산·동해·세종 같은 곳이 후보지로 꼽힙니다. AI 경쟁력이 곧 데이터센터 확보 경쟁이 된 시대의 인프라입니다.

메가특구

정부가 추진 중인 새 개념의 초대형 특별구역입니다. 특정 권역을 통째로 지정해 인허가·규제를 묶음으로 완화해 주자는 것으로, 이를 위한 특별법을 연내에 만들겠다는 게 정부 방침입니다. 아직 법이 제정되기 전이라 이름도 '가칭'입니다.

20A19증권

대주주 주식양도세, 이달 31일까지 납부해야

왜 중요한가 대주주 양도세 신고를 이달 말까지 놓치면 가산세를 물게 되므로 해당자는 즉시 챙겨야 합니다

한 줄로 말하면

상반기에 주식을 판 대주주 등 2만1822명은 이달 31일까지 양도소득세를 신고·납부해야 하고, 국세청은 "탈루 유형을 면밀히 검증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국세청이 올해 상반기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자 2만1822명에게 신고·납부 안내를 했다고 5일 밝혔습니다. 양도소득세란 주식이나 부동산 같은 자산을 팔아서(양도해서) 번 차익에 매기는 세금입니다. 산 값보다 비싸게 팔았다면 그 차익의 일부를 세금으로 내는 것입니다. 신고 기한은 이달 31일까지입니다.

누가 대상일까요? 세 부류입니다. 첫째, 상장주식을 판 대주주. 둘째, 상장주식을 장외거래한 소액주주. 셋째, 비상장주식을 판 주주입니다. 대주주는 아무나 되는 게 아닙니다. 양도일이 속한 사업연도의 직전 사업연도 종료일 기준으로, 보유 지분율이나 시가총액이 일정 요건을 넘는 큰손 주주를 말합니다. 일반 개미투자자가 증권시장 안에서 주식을 사고파는 것은 지금 양도세 대상이 아니지만, 시장 밖에서 개인끼리 직접 주고받는 장외거래를 하면 소액주주라도 세금을 내야 합니다. 다만 중소·중견기업 주식을 K-OTC 시장에서 거래한 소액주주는 신고 대상에서 빠집니다.

신고는 홈택스나 손택스(모바일)로 전자신고하거나, 주소지 관할 세무서에 서면으로 하면 됩니다. 국세청은 대상자 2만1822명 전원에게 신고 대상 여부와 방법을 안내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숫자는 지난 2월 안내 대상 1만5651명보다 6171명 늘어난 것입니다. 상반기에 주식을 판 과세 대상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뜻입니다.

국세청은 경고도 덧붙였습니다.

"무신고나 세율 오적용, 저가 양도 사례 등이 꾸준히 확인되고 있다. 지속적으로 세금탈루가 적발되는 유형에 대해서는 더욱 면밀히 검증할 계획이니 성실신고를 당부한다."

🎒 학교로 치면 "커닝 수법을 이미 다 알고 있으니 이번 시험은 정직하게 보라"는 사전 경고문인 셈입니다. 특히 가족에게 시세보다 싸게 넘기는 '저가 양도' 같은 단골 수법을 콕 집어 언급했습니다.

용어

본문에서 만난 용어, 다시 정리

양도소득세

자산을 팔아 생긴 차익에 매기는 세금입니다. 1억원에 산 주식을 3억원에 팔았다면 차익 2억원이 과세 대상입니다. 주식의 경우 지금은 모든 투자자가 아니라 대주주, 장외거래자, 비상장주식 거래자 등이 대상입니다.

대주주

세법에서 말하는 대주주는 회사 오너만 뜻하는 게 아닙니다. 한 종목을 지분율 또는 시가총액 기준 이상으로 많이 들고 있으면 대주주로 분류돼, 그 주식을 팔 때 양도세를 냅니다. 판정 시점이 '직전 사업연도 종료일'이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연말에 얼마나 들고 있었느냐로 이듬해 과세 여부가 정해지기 때문에, 매년 연말이면 대주주 지정을 피하려는 매도 물량이 나오곤 합니다.

장외거래

증권거래소라는 공식 시장을 거치지 않고 당사자끼리 직접 주식을 사고파는 거래입니다. 시장 안 거래와 달리 소액주주라도 양도세 신고 대상이 됩니다. 세무서 입장에서는 가격이 투명하게 드러나지 않아 '저가 양도' 같은 꼼수가 끼어들기 쉬운 영역이라, 국세청이 특히 눈여겨보는 곳입니다.

📈 PART 2. 경제·증권

A4증권

스페이스X, 깜짝실적에도 주가는 '뚝' … 월가 "장기 성장 가능성 여전"

한 줄로 말하면

스페이스X가 상장 후 첫 성적표에서 시장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는데도, 투자자들은 "앞으로 돈을 얼마나 쓸 건데?"를 걱정하며 주식을 팔았습니다.

기사 사진

무슨 일이 있었나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5일(현지시간) 2분기 실적을 내놨습니다. 지난 6월 기업공개(IPO)*를 한 뒤 처음 공개하는 성적표입니다. 기업공개란 회사 주식을 증권시장에 올려 누구나 사고팔 수 있게 하는 것을 말하는데, 스페이스X는 이때 사상 최대인 860억달러를 조달하며 화려하게 데뷔했습니다.

성적은 좋았습니다. 매출은 78억달러로, 월가가 예상한 68억1000만달러를 약 14% 웃돌았습니다. 인공지능(AI) 사업의 영업손실도 12억6000만달러에 그쳤습니다. 시장은 23억9000만달러의 적자를 각오하고 있었는데, 실제로는 그 절반 수준이었던 겁니다.

그런데 주가는 오히려 떨어졌습니다. 한국시간 5일 오전 5시 기준 시간외거래에서 약 3% 하락했습니다. 왜일까요? 투자자들의 눈은 이미 다음 걱정거리로 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는 자본지출*, 즉 회사가 공장·설비·데이터센터 같은 것을 짓는 데 쏟아붓는 돈입니다. 머스크는 AI 데이터센터를 우주에 짓겠다는 구상까지 하고 있는데, 돈은 엄청나게 들고 수익이 나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다른 하나는 이번주에 풀리는 1000억달러가 넘는 보호예수* 물량입니다. 보호예수란 상장 직후 대주주나 초기 투자자들이 일정 기간 주식을 못 팔게 묶어두는 장치인데, 이 자물쇠가 풀리면 잠겨 있던 주식이 한꺼번에 시장에 나올 수 있습니다.

🎒 목욕탕에 물이 가득 차 있는데, 곧 큰 마개가 열린다는 예고가 붙은 셈입니다. 물(주식)이 쏟아져 나오면 수위(주가)가 출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머스크는 자신만만합니다.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2030년에는 매출 1조달러를 달성하겠다고 낙관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람들이 스타링크를 과소평가하고 있다. 전 세계 인터넷 대부분을 스타링크가 제공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는 약 1조6000억달러로, 같은 머스크 회사인 테슬라를 넘어서는 수준입니다. 월가도 머스크가 기존 산업의 판을 바꿔온 경험을 근거로 장기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높게 봅니다.

용어

본문에서 만난 용어, 다시 정리

기업공개(IPO)

비상장 회사가 주식을 증권거래소에 상장해 일반 투자자에게 처음 파는 절차입니다. 회사는 이 과정에서 새 투자금을 크게 조달할 수 있습니다(스페이스X는 860억달러). 다만 상장하는 순간부터 분기마다 실적을 공개해야 하고, 이번처럼 실적이 좋아도 시장의 온갖 걱정에 따라 주가가 출렁이는 것을 감수해야 합니다.

자본지출

회사가 미래를 위해 설비·건물·장비에 쓰는 큰돈입니다. 당장의 비용이 아니라 투자이지만, 규모가 너무 크면 "이 돈을 언제 회수하지?"라는 불안을 낳습니다. 스페이스X처럼 우주 데이터센터 같은 초대형 프로젝트를 하는 회사는 실적이 좋아도 자본지출 계획 때문에 주가가 눌릴 수 있습니다.

보호예수

상장 직후 대주주·초기 투자자의 주식 매도를 일정 기간 금지하는 제도입니다. 이들이 상장하자마자 차익을 챙기고 떠나면 주가가 무너지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해제되는 날입니다. 스페이스X는 이번주 1000억달러어치가 풀리는데, 이 물량이 실제로 시장에 나오면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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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6경제

비자 심사 기다리다 입국 지연 … 의료관광비자 더 빨리 나와야

한 줄로 말하면

외국인 환자 200만명 시대가 열렸는데, 정작 환자들은 비자가 안 나와서 치료 시기를 놓칠 판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환자가 200만명을 돌파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의료 현장에서는 "이대로면 더 못 큰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무엇이 발목을 잡고 있을까요?

첫 번째는 비자입니다. 외국인 환자가 한국에 치료받으러 오려면 의료관광비자*가 필요합니다. 90일 이하의 짧은 치료에는 C-3-3 비자, 그보다 긴 치료와 요양에는 G-1-10(치료요양비자)이 발급됩니다. 문제는 정부가 불법체류를 막겠다며 심사를 엄격하게 하다 보니, 발급이 몇 주일씩 늦어지는 일이 잦다는 겁니다. 암 같은 중증 환자에게 몇 주는 생사를 가를 수 있는 시간입니다.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센터 관계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심사에 시간이 오래 걸리면서 입국이 지연되는 사례가 생긴다. 중증 환자는 치료 시기가 중요한 만큼 의료관광비자를 신속하게 발급해주는 별도 절차가 있으면 좋겠다."

두 번째는 머물 곳입니다. 외국인 암환자는 수술과 항암 치료, 추적 관찰까지 최소 몇 달은 한국에 있어야 합니다. 치료비만 해도 부담인데 몇 달치 숙박비까지 얹어지는 겁니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환자와 보호자가 안심하고 장기 체류할 수 있는 합리적인 비용의 숙소 등 인프라를 확충하면 좋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세 번째는 정부 안의 칸막이 행정*입니다. 지금은 환자 유치와 분쟁 조정은 보건복지부, 의료관광 상품 개발과 홍보는 문화체육관광부, 비자 발급은 법무부가 각각 따로 맡고 있습니다. 부처가 셋으로 쪼개져 있으니 정책이 엇박자를 내고, 제도 하나 고치는 데도 한참 걸립니다.

🎒 한 식당인데 주문은 A직원, 요리는 B직원, 계산은 C직원이 서로 대화 없이 일하는 것과 같습니다. 손님 입장에선 음식이 늦게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싱가포르는 보건부·관광청·경제개발청이 함께 참여하는 '싱가포르 메디슨'이라는 통합 조직으로 해외 홍보와 의료관광 정책을 한 곳에서 밀어붙입니다. 우리도 이런 범정부 전담 조직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용어

본문에서 만난 용어, 다시 정리

의료관광비자

외국인이 치료 목적으로 한국에 입국할 때 받는 비자입니다. 기간에 따라 둘로 나뉩니다.

C-3-3 (의료관광비자) → 90일 이하 단기 치료
G-1-10 (치료요양비자) → 90일 초과 장기 치료·요양

불법체류 방지를 위한 엄격한 심사 자체는 이유가 있지만, 그 심사가 몇 주씩 걸리면 중증 환자는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습니다. '빨리 발급하는 별도 통로'를 만들자는 게 병원들의 요구입니다.

칸막이 행정

하나의 정책을 여러 부처가 조각조각 나눠 맡으면서 서로 조율이 안 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의료관광은 복지부·문체부·법무부 세 곳에 걸쳐 있어 일관된 정책을 펴기 어렵습니다. 싱가포르처럼 관련 부처를 한 팀으로 묶는 것이 해법으로 제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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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6경제

미국엔 한국형 검진, 우즈베크엔 병원…K의료, 패키지형 수출 확 늘어

한 줄로 말하면

이제 한국은 의사만 보내는 게 아니라, 병원 설계부터 운영 시스템까지 통째로 포장해서 수출합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병원 설계부터 진료 운영 체계, 의료진 교육 방식,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관리 시스템까지 전부 분당서울대병원처럼 멋지게 지어주세요."

해외에서 한국 병원에 실제로 들어오는 주문입니다. K의료 수출이 '의료진 파견'이나 '수술 교육' 수준을 넘어, 병원이라는 시스템 전체를 패키지로 넘겨주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자기 나라에 병원을 다 지어놓고 한국 병원에 위탁운영*을 맡기는 나라도 있습니다. 건물은 우리가 마련했으니 운영은 한국이 대신 해달라는 겁니다.

가장 눈에 띄는 프로젝트는 미국입니다.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 인근 세리토스에 미국 최초의 한국형 원스톱 건강검진센터*가 지어지고 있습니다. 미주 지역 첫 사례입니다. 지상 9층 로고스타워의 1~2층을 리모델링해 1200평 규모로 만들고, 내년 3월 개원이 목표입니다. 분당서울대병원이 설립·운영 자문을 맡고, 비용은 미국 내 한인 대상 의료상조회를 운영하는 로고스선교회 산하 에스엘(SL)재단이 댑니다.

왜 하필 미국일까요? 미국 병원에서는 엑스레이 검사 한 번 받기도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증상이나 가족력이 명확할 때만 제한적으로 검사해주는 방식이라, 병을 미리 발견하기 어렵고 진료 과목별로 여러 병원을 전전해야 하는 일도 잦습니다. 반면 한국식 검진은 한 건물 안에서 온몸을 한꺼번에 훑습니다. 조유환 분당서울대병원 대외협력실장의 말입니다.

"한국형 건강검진은 비용 부담이 크지 않고 한곳에서 온몸을 종합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다. 질환의 조기 발견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어 편의성과 예방 중심의 경쟁력이 미국 현지 수요를 파고들 수 있을 것이다."

병원 신축 수출도 활발합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에서 지하 1층~지상 5층, 총 3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 건립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2028년 상반기가 목표입니다. 라오스에는 그 나라 최초의 국립대 병원도 지었습니다.

🎒 예전에는 물고기(진료)를 줬다면, 그다음엔 낚시법(수술 교육)을 가르쳤고, 이제는 아예 양어장(병원 시스템 전체)을 지어주고 운영 노하우까지 파는 단계입니다.

용어

본문에서 만난 용어, 다시 정리

위탁운영

시설의 주인은 따로 있고, 운영은 전문성 있는 다른 기관에 맡기는 방식입니다. 병원 건물과 장비는 현지 정부가 마련하고, 진료 체계·인력 교육·관리 시스템은 한국 병원이 맡는 식입니다. 건물이 아니라 '운영 노하우'가 돈이 되는 시대라는 뜻이라 K의료 수출에서 중요한 모델입니다.

원스톱 건강검진

피검사·엑스레이·내시경 같은 여러 검사를 한 장소에서 하루 안에 몰아서 받는 한국 특유의 검진 모델입니다. 한국에선 당연해 보이지만, 검사마다 다른 병원을 예약해 몇 주씩 기다려야 하는 미국에서는 오히려 혁신 상품입니다. '병을 미리 찾아내는 예방 중심 의료'라는 점이 핵심 경쟁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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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8경제

"주가 누르기 방지하려면 정부 세제개편안 재검토를"

한 줄로 말하면

"주가가 낮을수록 상속세가 줄어드는" 이상한 구조를 고치자는 데는 정부와 여당 의원 생각이 같지만, 정부안엔 빠져나갈 구멍이 있다며 이훈기 의원이 별도 법안을 냈습니다.

기사 사진

무슨 일이 있었나

먼저 배경부터 볼까요. 기업 오너가 자녀에게 주식을 물려줄 때 내는 상속·증여세는 주가를 기준으로 계산됩니다. 그러니 주가가 낮을수록 세금이 줄어듭니다. 여기서 이상한 유인이 생깁니다. 오너 입장에서는 물려주기 전까지 주가가 오르지 않는 편이 이득인 겁니다. 이렇게 상속세를 아끼려고 주가를 일부러 낮게 유지하는 행태를 '주가 누르기'라고 부르고, 이것이 한국 증시가 만성적으로 저평가되는 원인 중 하나로 꼽힙니다.

정부는 세제개편안에 이를 막을 장치를 담았습니다. 최대주주의 상장주식이 저평가된 경우 회사의 자산과 수익을 고려해 과세하겠다는 겁니다. '주가 누르기 기업'을 가려내는 기준은 이렇습니다. 최근 13개 반기 중 12개 반기 동안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코스피 업종별 하위 25%, 또는 코스닥 하위 10%에 해당하는 경우 등입니다. PBR은 회사가 가진 재산에 비해 주가가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이 숫자가 낮다는 건 주가가 회사 실제 재산값에도 못 미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이 정부안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정부안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에 역부족이다. 오히려 기업에 '주가 누르기 기업'이 되지 않을 수 있는 회피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무슨 회피 방법일까요? 몇몇 민주당 의원의 지적은 이렇습니다. 13개 반기 중 12개만 낮으면 걸리는 구조라면, 기업이 일부 기간에만 PBR 순위를 살짝 관리하면 그물을 빠져나갑니다. 또 정부안은 교환사채* 발행(회사가 가진 다른 주식으로 갚는 조건의 채권 발행)을 추정 요건에 넣었는데, 이는 상법에서 금지된 행위라 현실적으로 일어나기 어려운 조건이라는 겁니다. 사실상 걸릴 일 없는 요건을 세워둔 셈이죠. 여기에 주가 누르기 기업인지 아닌지를 법률이 아니라 국세청 평가심의위원회의 판단에 맡긴다는 점도 문제로 꼽혔습니다.

그래서 이 의원이 내놓은 대안은 기준 자체를 바꾸는 겁니다. 상속·증여세를 매길 때의 평가 하한선을 주가가 아니라 세법상 순자산가치*의 80%로 정하자는 것입니다. 순자산가치는 회사의 전체 재산에서 빚을 뺀 진짜 알짜 재산을 말합니다. 이렇게 하면 대주주가 아무리 주가를 눌러도, 세금은 회사의 실제 재산 기준으로 계산되니 줄어들지 않습니다.

🎒 집을 물려줄 때 "집 앞에 쓰레기를 쌓아 시세를 떨어뜨리면 세금이 준다"면 다들 쓰레기를 쌓겠죠. 이 의원 안은 "시세가 아무리 낮아도 땅값과 건물값 기준으로 세금을 매긴다"고 못 박는 방식입니다.

이 의원은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이 최대주주에게도 유리하도록 경제적 유인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용어

본문에서 만난 용어, 다시 정리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를 1주당 순자산으로 나눈 값입니다. PBR이 1보다 작으면 "회사를 지금 통째로 팔아 재산을 나눠 갖는 것보다 주가가 싸다"는 뜻으로, 심한 저평가 신호입니다. 정부는 이 지표가 업종 내 바닥권에 오래 머문 기업을 '주가 누르기 의심 기업'으로 보겠다는 것인데, 기간 요건에 빈틈이 있다는 게 이번 논쟁의 핵심입니다.

순자산가치

회사의 총재산에서 부채를 뺀 금액입니다. 주가는 시장 분위기나 대주주의 의도에 따라 출렁일 수 있지만, 순자산가치는 장부에 기록된 실제 재산이라 조작이 훨씬 어렵습니다. 이훈기 의원 안은 상속·증여세 평가액이 최소한 이 순자산가치의 80% 밑으로는 내려가지 못하게 바닥을 깔자는 것입니다.

교환사채

회사가 돈을 빌리면서 "만기에 현금 대신 우리가 보유한 다른 회사 주식으로 갚을 수 있다"는 조건을 붙인 채권입니다. 정부안은 이를 주가 누르기 추정 요건에 넣었지만, 상법상 금지된 형태라 실제로 발생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있으나 마나 한 조건이라는 비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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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2경제

한국서 지갑 연 외국인 관광객 코로나 이후 GDP 기여 4배로

한 줄로 말하면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에서 쓰는 돈이 이제 경제성장률을 매년 0.15%포인트씩 밀어 올리는, 어엿한 성장 엔진이 됐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5일 한국은행 조사국이 '서비스수출 관점에서 본 관광산업의 성장 효과와 정책 방향' 보고서를 내놨습니다. 제목에 힌트가 있습니다. 외국인이 한국에 와서 쓰는 돈은 통계상 관광수출*로 잡힙니다. 물건을 배에 실어 내보내지 않아도, 외국인의 지갑에서 나온 돈이 국내로 들어오니 수출과 똑같은 효과를 내는 겁니다.

보고서의 핵심 숫자는 이렇습니다. 관광수출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끌어올린 정도, 즉 성장률 기여도*는 2001~2025년 장기 평균으로 연 0.04%포인트였습니다. 그런데 방한 수요가 본격적으로 살아난 2022~2025년에는 연평균 0.15%포인트로 뛰었습니다. 최근 4년간의 기여도가 장기 평균의 4배가 된 겁니다.

0.15%포인트가 작아 보이나요? 이 기간 우리 경제의 연평균 성장률이 1.85%였습니다. 성장의 12분의 1 정도를 관광이 만들어낸 셈이니, 관광이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올 만합니다.

관광객 숫자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지난해 방한 관광객은 1894만명으로, 코로나 이전 최대였던 2019년의 1750만명을 140만명 이상 웃돌았습니다. 팬데믹의 골짜기를 지나 오히려 이전 정점을 넘어선 겁니다.

그럼 앞으로 얼마나 더 클 수 있을까요? 한국은행은 2003년부터 관광산업을 집중 육성해온 일본을 잣대로 삼았습니다. 한국의 GDP 대비 관광수출액 비율은 1.17%로, 일본의 2025년 수준인 1.46%보다 낮습니다. 이 비율을 일본만큼 올리려면 관광수출액이 지난해보다 55억6000만달러, 25.4% 늘어나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어떤 효과가 있을까요? 국내에서 새로 만들어지는 부가가치 유발액*이 44억달러, 우리 돈으로 약 6조3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지난해 명목GDP의 0.235%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 반도체 공장을 새로 짓지 않아도, 관광이라는 '굴뚝 없는 수출 공장'을 일본 수준으로만 키우면 매년 6조원짜리 공장 하나가 더 생기는 것과 비슷합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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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수출

외국인 관광객이 국내에서 쓰는 숙박비·음식값·쇼핑비 등을 수출로 집계한 것입니다. 돈의 방향을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자동차 수출은 물건이 나가고 외화가 들어오고, 관광은 사람이 들어와서 외화를 놓고 갑니다. 결과적으로 둘 다 나라 밖의 돈을 벌어오는 행위라 '서비스수출'로 분류됩니다.

성장률 기여도

경제성장률이라는 전체 성적에서 특정 산업이 몇 점을 보탰는지 떼어내 본 수치입니다. 연평균 성장률 1.85% 중 0.15%포인트가 관광 몫이라면, 관광이 없었을 경우 성장률이 그만큼 낮아졌을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부가가치 유발액

어떤 산업이 커질 때 그 산업만이 아니라 연결된 산업까지 포함해 국내에서 새로 만들어지는 가치의 총합입니다. 관광객이 늘면 호텔만 버는 게 아니라 식당, 교통, 면세점, 그 식당에 재료를 대는 농가까지 돈이 돕니다. 그 파급효과를 전부 더한 것이 44억달러(약 6조3000억원)라는 추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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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9증권

글로벌 기판수요 확인…삼성전기 4거래일만에 50% 급반등

한 줄로 말하면

반 토막 났던 삼성전기 주가가 일본 경쟁사 이비덴의 깜짝 실적 덕분에 나흘 만에 54% 튀어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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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 있었나

삼성전기 주가는 지난달 내내 미끄러졌습니다. 7월 30일에는 87만9000원까지 떨어져 한때 고점 대비 반 토막이 났습니다. 그런데 반전이 시작됩니다. 코스피가 '역대급' 폭등을 기록한 7월 31일 상한가를 찍더니, 4거래일 연속 올라 무려 54.4% 반등했습니다. 5일에는 전일 대비 14.43% 오른 135만6000원에 장을 마쳤습니다.

싸다고 주워 담는 저가 매수세가 발판을 놓았고, 결정타는 바다 건너에서 왔습니다. 일본 기판 업체 이비덴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낸 겁니다. 어닝 서프라이즈란 기업 실적이 시장의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것을 말합니다. 이비덴의 이번 분기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52.4% 늘었고, 증권가 전망치 평균인 컨센서스와 비교해도 28.9%나 높았습니다.

왜 일본 회사 실적에 삼성전기가 뛸까요? 두 회사 모두 반도체 칩과 메인보드 사이를 연결해주는 '기판'을 만드는 동종 기업이기 때문입니다. AI 칩 수요가 폭발하면서 칩을 감싸는 패키징 수요가 급증했고, 이비덴의 기판 매출이 늘었다는 건 삼성전기의 주력 제품도 잘 팔리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신호입니다.

🎒 같은 골목에서 같은 메뉴를 파는 옆집 식당에 손님이 줄을 섰다면, 우리 가게 장사도 잘될 거라고 짐작할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

이비덴은 앞으로의 목표도 세게 불렀습니다. FC-BGA 사업이 포함된 일렉트로닉스 부문의 연간 영업이익률 가이던스(회사가 스스로 제시하는 실적 전망)를 29.3%로 제시했는데, 이는 당초 2030년에나 도달할 것으로 봤던 30%를 4년이나 앞당기는 목표입니다. FC-BGA는 고성능 반도체를 기판에 붙이는 고급 패키징 기판으로, AI 서버에 꼭 필요한 부품입니다.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실적과 가이던스에 이비덴 주가도 5일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삼성전기에 대한 기대도 구체적입니다. 고의영 iM증권 연구원은 이렇게 전망했습니다.

"삼성전기 FC-BGA의 영업이익률은 올 2분기 20%대 초반에서 하반기엔 이비덴과 비슷한 30%에 근접할 전망이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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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 서프라이즈

실적(어닝)이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돌아 깜짝 놀라게(서프라이즈) 하는 것입니다. 반대로 예상을 크게 밑돌면 '어닝 쇼크'라고 합니다. 주가는 '좋은 실적' 자체보다 '예상보다 좋은 실적'에 반응한다는 점이 포인트입니다.

컨센서스

여러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내놓은 실적 전망치의 평균입니다. 시장이 그 회사에 걸고 있는 기대치의 눈금이라고 보면 됩니다. 이비덴은 이 눈금보다 28.9% 높은 영업이익을 냈기에 어닝 서프라이즈가 된 것입니다.

FC-BGA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의 줄임말로, 고성능 반도체 칩을 메인보드에 연결해주는 고급 기판입니다. AI 서버용 칩은 성능이 높고 발열도 커서 이런 고급 기판이 필수입니다. AI 붐이 곧 FC-BGA 붐으로 이어지는 이유이고, 이 시장의 강자가 이비덴과 삼성전기입니다.

가이던스

기업이 스스로 발표하는 미래 실적 전망입니다. 애널리스트가 밖에서 추정하는 컨센서스와 달리, 회사 내부 사정을 가장 잘 아는 경영진의 공식 목표라서 시장에 주는 신호가 강력합니다. "2030년 목표를 4년 앞당기겠다"는 이비덴의 가이던스가 주가를 상한가로 밀어 올린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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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9증권

대형주도 종가 급등락 … '동시호가 주의보'

한 줄로 말하면

장 마감 10분 사이에 주가가 갑자기 튀거나 꺼지는 사례가 1년 전의 7배로 늘어, 마지막 순간까지 방심할 수 없는 시장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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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 있었나

주식시장은 하루를 마칠 때 동시호가*라는 특별한 방식으로 마지막 가격, 즉 종가를 정합니다. 장 마감 직전 일정 시간 동안 주문을 실시간으로 체결하지 않고 모두 모아뒀다가, 마감 순간에 한 번에 맞춰 하나의 가격으로 체결하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바로 이 시간대에 주가가 갑자기 뛰거나 떨어지는 일이 부쩍 늘었습니다.

5일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KIND)에 따르면 올해 5~7월 유가증권시장에서 '종가 급변'을 사유로 투자주의 종목*에 지정된 사례는 총 29건입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은 4건이었으니 7.25배입니다. 2024년 같은 기간의 7건과 비교해도 4배가 넘습니다. 흐름도 심상치 않습니다. 5월 7건, 6월 9건, 7월 13건으로 석 달 연속 늘었습니다. 직전 석 달(2~4월)은 6건에 그쳤는데 말입니다.

여기서 '종가 급변'이 뭔지 짚고 갈까요? 하루 종일 많이 오르내렸다는 뜻이 아닙니다. 마감 순간에 정해진 종가가 직전 체결 가격보다 5% 이상 움직이고, 종가 거래량이 당일 전체 거래량의 5% 이상이며, 하루 거래량이 3만주 이상일 때 지정됩니다. 즉 마지막 한 방에 주문이 한쪽으로 쏠려 가격이 확 틀어진 종목을 투자자에게 경고하는 제도입니다.

놀라운 건 지정된 종목의 면면입니다. 보통 이런 일은 거래가 적은 소형주에서 생기는데, 이번엔 다릅니다. 5월에는 카카오페이·SK아이이테크놀로지·후성이, 6월에는 KT·두산·현대건설·한전KPS·한전기술·포스코DX가, 7월에는 삼성카드·한국항공우주·제일기획·에스원·에스엘이 명단에 올랐습니다. 누구나 아는 대형주까지 마감 순간에 출렁였다는 얘기입니다.

시장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증거는 또 있습니다.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의 올해 5~7월 평균은 80.22로, 지난해 같은 기간 22.15의 3.6배에 달했습니다. 자본시장연구원 분석에서도 올해 상반기 코스피의 일간 수익률 변동성은 3.6%로 지난해 1.4%의 두 배를 웃돌아, 이례적인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 마라톤 결승선 1미터 앞에서 갑자기 순위가 뒤바뀌는 일이 자주 일어나는 셈입니다. 기록(종가)은 그 마지막 순간으로 정해지니, 특정 시간에 몰리는 가격 충격을 줄이는 제도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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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호가

장 시작 전과 마감 직전에 주문을 모아뒀다가 단일 가격으로 한꺼번에 체결하는 방식입니다. 주문이 몰려도 공정한 하나의 가격을 찾기 위한 장치인데, 역설적으로 이 시간에 대량 주문이 한쪽으로 쏠리면 종가가 직전 가격과 크게 벌어질 수 있습니다. 종가는 펀드 평가, 각종 지수 산출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여기서 생기는 왜곡은 파장이 큽니다.

투자주의 종목

한국거래소가 "이 종목, 이상 징후가 있으니 조심하세요"라고 투자자에게 알리는 1단계 경고 딱지입니다. 종가 급변 외에도 여러 사유로 지정됩니다. 지정 자체가 거래를 막지는 않지만, 따라 사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라는 신호입니다.

변동성지수(VKOSPI)

코스피200이 앞으로 얼마나 출렁일지에 대한 시장의 예상을 숫자로 만든 지수로, '공포지수'라고도 불립니다. 수치가 높을수록 시장이 큰 변동을 각오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평균이 22에서 80으로 뛰었다는 건 시장의 불안 심리가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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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9증권

원화값 안정 수혜주로 주목 … 식음료·여행주 주가 기지개

한 줄로 말하면

원화가 강해지자, 수출주 잔치에서 소외됐던 여행주와 라면·식품주가 드디어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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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 있었나

작년 하반기부터 증시의 주인공은 수출주였습니다. 실적 성장에 원화 약세까지 겹치며 수출 기업들이 랠리를 이어가는 동안, 국내에서 벌어 국내에서 쓰는 내수주는 철저히 소외됐습니다. 그런데 판이 바뀌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3년 6개월 만에 금리 인상을 재개하면서 원화값이 최근 한 달 새 달러 대비 8% 이상 절상됐기 때문입니다. 절상이란 우리 돈의 가치가 다른 나라 돈에 비해 올라갔다는 뜻입니다.

원화가 강해지면 누가 웃을까요? 달러로 물건을 사 와야 하는 기업들입니다.

첫 번째가 항공·여행주입니다. 항공사는 기름값과 비행기 관련 비용 상당 부분을 달러로 치릅니다. 5일 대한항공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07% 오른 2만6900원을 기록했습니다. 사실 대한항공은 올해 초 중국의 한일령에 따른 수혜 기대감으로 가파르게 올랐다가, 미국·이란 전쟁 발발로 국제유가와 환율이 동반 급등하자 상승분을 반납했던 종목입니다. 이제 유가와 환율이 함께 안정되면서 최근 2주 사이 대한항공은 6.11%, 에어부산은 8.25%, 제주항공은 4.92% 올랐습니다. 전쟁에 따른 여행 심리 악화로 급락했던 여행사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두투어는 2주 새 9.08% 오른 8890원, 하나투어도 4.48% 상승했습니다.

두 번째는 식료품주입니다. 밀가루·팜유 같은 원재료와 부자재를 수입에 의존하니, 원화가 강해지면 재료비가 그만큼 싸집니다. 여기에 7월 들어 CJ제일제당, 오뚜기 등 주요 식품 업체들이 원가 인상분을 반영해 줄줄이 제품 가격을 올리면서 하반기 이익 전망이 한층 밝아졌습니다. 재료비는 내려가는데 판매 가격은 올렸으니 이익이 양쪽에서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농심은 2주 새 8.03% 올라 6월 고점 대비 낙폭을 14.26% 되돌렸고, 내수 비중이 높은 빙그레와 오뚜기도 지난달 이후 꾸준히 반등 중입니다.

🎒 시소를 떠올리면 쉽습니다. 원화가 약할 땐 수출주 쪽이 올라가고 내수주 쪽이 내려앉습니다. 원화가 강해지면 시소가 반대로 기웁니다. 지금은 그 시소가 방향을 바꾸는 순간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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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주

국내 소비자에게 물건과 서비스를 팔아 돈을 버는 기업의 주식입니다. 식품·여행·유통 업종이 대표적입니다. 수출주와 달리 환율이 오르면(원화 약세) 수입 원가가 비싸져 손해를 보고, 원화가 강해지면 유리해집니다. 그래서 환율 방향이 바뀔 때마다 수출주와 내수주의 희비가 엇갈립니다.

절상

한 나라 돈의 가치가 다른 나라 돈에 비해 오르는 것입니다. 반대는 절하입니다. "원화가 달러 대비 8% 절상됐다"는 건 같은 달러를 사는 데 원화가 8% 덜 든다는 뜻입니다. 수입 기업엔 원가 절감이지만, 수출 기업엔 달러로 번 돈을 원화로 바꿀 때 손에 쥐는 금액이 줄어드는 양날의 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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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0증권

주춤한 우주ETF … 돈 되는 위성통신주식로 확장

한 줄로 말하면

로켓 쏘는 회사에 몰빵하던 우주 ETF들이 죽을 쑤자, 이번엔 "우주에서 실제로 돈 버는 곳"인 위성통신에 투자하는 상품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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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 있었나

스페이스X가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냈는데도 우주 산업을 보는 시장의 시선은 엇갈립니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서는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우주 투자의 지형이 세분화되고 있습니다. ETF란 여러 종목을 묶은 펀드를 주식처럼 거래소에서 사고팔 수 있게 만든 상품입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이 올해 들어 9번째 우주 테마 ETF인 'RISE 미국우주위성통신'을 오는 11일 상장합니다. 이름에서 보이듯 우주 산업 중에서도 위성통신에 집중한 상품입니다. 기존 우주 ETF들이 로켓을 쏘아 올리는 발사체 기업에 집중 투자했다면, 이 상품은 다릅니다.

스페이스X를 25%까지 편입*한다는 점은 기존 상품과 같습니다. 편입이란 펀드가 특정 종목을 담는 것을 말합니다. 다른 점은 나머지 주력입니다. 광통신 기업인 시에나와 루멘텀을 각각 15% 안팎으로 담아, 우주 산업의 수익화 구간을 발사체가 아닌 통신 인프라에서 찾겠다는 전략입니다. 육동휘 KB자산운용 ETF상품마케팅본부장의 설명입니다.

"우주 산업의 실질적인 수익 창출이 가장 먼저 나타나는 분야는 위성통신이라고 판단했다."

근거도 있습니다. 스페이스X가 공개한 첫 분기 실적에서 흑자를 낸 부문은 스타링크가 포함된 '연결성(Connectivity)' 부문뿐이었습니다. 로켓은 아직 돈 먹는 하마이고, 위성 인터넷이 실제 캐시카우라는 겁니다.

후발 주자의 뜻밖의 장점도 있습니다. 가격입니다. 기존 우주 ETF들은 지난 6월 상장 직후 160달러 안팎에서 스페이스X를 담았는데, 이후 주가가 약 22.3% 하락했습니다. 새 ETF는 그만큼 싸진 가격에 스페이스X를 담을 수 있어 장기 투자 매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겁니다.

🎒 같은 물건을 남들은 정가에 샀는데, 늦게 온 덕에 세일 가격표가 붙은 걸 사는 셈입니다.

다만 변수가 있습니다. 먼저 나온 우주 ETF들의 성적이 처참합니다. 최근 1개월 수익률이 KODEX 미국우주항공은 -31.2%,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는 -28.6%입니다. 투자자들의 관심 자체가 식었다는 점, 그리고 전문가들이 우주 산업 주가의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는 점은 부담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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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지수펀드(ETF)

특정 테마나 지수를 따라가도록 여러 종목을 바구니에 담고, 그 바구니를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사고팔 수 있게 만든 펀드입니다. 스페이스X 같은 개별 종목을 직접 고르기 어려운 개인 투자자가 '우주 산업 전체'에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게 해줍니다. 다만 같은 우주 ETF라도 바구니에 뭘 담았느냐(발사체냐 위성통신이냐)에 따라 성적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편입

펀드가 어떤 종목을 포트폴리오에 담는 것입니다. "스페이스X를 25%까지 편입한다"는 건 펀드 자산의 4분의 1을 스페이스X 주식으로 채운다는 뜻입니다. 편입 비중이 높은 종목이 오르내리면 ETF 가격도 그만큼 크게 따라 움직이므로, ETF를 고를 때는 이름보다 편입 종목과 비중을 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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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0증권

고난도ELS 원금손실 위험땐 알림 발송

한 줄로 말하면

원금을 잃을 위험선에 가까워지면 미리 알려주는 '경고 문자' 제도가 생겨, ELS 투자자가 손쓸 시간을 벌 수 있게 됩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금융감독원이 5일 서재완 금융투자 부원장보 주재로 금융투자협회, 주요 증권사 관계자들과 파생결합상품 제도 개선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주인공은 주가연계증권(ELS)*입니다. ELS는 특정 주가지수나 종목 가격에 연계해 수익이 정해지는 금융상품입니다.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범위 안에 머물면 약속된 수익을 주지만, 정해진 선 아래로 떨어지면 원금까지 잃을 수 있습니다.

그 운명을 가르는 선이 녹인배리어*입니다. 기초자산 가격이 이 기준선 아래로 떨어지면 원금 손실 가능성이 생깁니다. 이번 개선안의 핵심은 이렇습니다. 고난도 ELS의 기초자산 가격이 녹인배리어에 10%포인트 이내로 접근하면, 증권사가 투자자에게 최초 한 차례 'ELS 녹인 근접 알림'을 보내야 합니다.

🎒 배가 암초에 부딪히기 전에 "암초까지 얼마 안 남았습니다"라고 울리는 경보음을 다는 셈입니다.

이 알림이 왜 중요할까요? 안내를 받은 투자자는 선택할 수 있게 됩니다. 상품을 계속 보유하며 수익 상환을 기다릴지, 아니면 녹인이 실제로 발생하기 전에 중도상환*(만기 전에 상품을 해지하고 돈을 돌려받는 것)을 신청할지 판단할 수 있는 겁니다. 녹인이 일단 발생해버리면 중도상환으로 돌려받는 금액이 크게 줄어들 수 있는데, 그동안은 투자자가 위험을 미리 안내받지 못해 대응할 기회조차 없었다는 점을 반영했습니다.

상품을 만드는 단계의 안전장치도 강화됩니다. 증권사의 상품 설계와 승인 과정에 소비자 보호 부서가 의무적으로 참여하고, 금융소비자보호책임자(CCO)는 투자자 보호가 미흡하다고 판단한 상품의 출시를 보류할 수 있게 됩니다. 서 부원장보는 이렇게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홍콩 H지수 ELS 투자자 손실 사례와 시장 변동성 확대를 계기로 사전에 투자자를 보호하는 종합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홍콩 H지수 ELS는 지수 폭락으로 수많은 투자자가 큰 원금 손실을 본 사건입니다. 그 재발을 막겠다는 것이 이번 제도의 출발점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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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연계증권(ELS)

주가지수나 특정 종목의 가격 움직임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는 파생상품입니다. "지수가 일정 수준 아래로만 안 떨어지면 연 몇 %를 드립니다"라는 구조가 흔합니다. 평소엔 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주지만, 시장이 폭락하면 원금을 크게 잃을 수 있어 '고난도' 상품으로 분류됩니다.

녹인배리어

원금 손실 가능성이 켜지는 기준선입니다. 기초자산 가격이 이 선 아래로 한 번이라도 떨어지면(녹인 발생) 상품의 손실 구조가 작동하기 시작합니다. 이번 제도는 가격이 이 선에 10%포인트 이내로 다가오면 경고를 보내, 선을 넘기 전에 투자자가 판단할 시간을 주자는 것입니다.

중도상환

만기까지 기다리지 않고 중간에 상품을 해지해 돈을 돌려받는 것입니다. 녹인 발생 전에 중도상환하면 손실을 제한할 수 있지만, 녹인이 발생한 뒤에는 돌려받는 금액이 크게 줄어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언제 아느냐'가 손실 규모를 가르고, 사전 알림 제도가 의미를 갖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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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식 돋보기] 데이터 관리 36년 한우물… 'AI 수혜' 넷앱 주가 쑥쑥

한 줄로 말하면

AI 시대에 폭증하는 데이터를 저장하고 관리해주는 넷앱이, 30년 한우물의 보상을 받듯 연초 대비 79% 급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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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 있었나

AI 열풍의 수혜주라고 하면 반도체부터 떠올리기 쉽지만, 조용히 웃는 회사가 또 있습니다. 지능형 데이터 인프라 기업 넷앱입니다. 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넷앱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12% 오른 190.46달러에 마감했습니다. 연초 대비 상승률은 78.89%에 달합니다. 특히 최근 기술주들이 조정받는 국면에서도 오히려 소폭 오르는 안정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넷앱이 뭘 하는 회사일까요? 1992년 설립돼 창업 3년 만인 1995년 나스닥에 상장된, 미국의 대표적인 기업용 데이터 인프라 전문 기업입니다. 30년 넘게 '데이터 관리 및 스토리지*' 한 우물만 팠습니다. 스토리지란 기업의 데이터를 저장하는 장치를 말합니다. AI를 돌리려면 방대한 데이터를 쌓아두고 꺼내 써야 하니, AI가 확산될수록 스토리지 수요가 급증하는 구조입니다.

넷앱의 무기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결합입니다. 메모리 부품에 전용 소프트웨어를 더한 스토리지 제품과 관리 솔루션을 기업 고객에게 팝니다. 특히 운영체제(OS)인 온탭(ONTAP)은 하드웨어 스토리지를 제어하고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압축·보호하는 핵심 서비스입니다.

진짜 강점은 '어디에나 붙는다'는 점입니다. 기업의 데이터는 두 곳에 나뉘어 있습니다. 회사가 직접 서버를 운용하는 온프레미스* 환경과, 남의 서버를 빌려 쓰는 클라우드입니다. 넷앱은 데이터가 자체 서버에 있든 클라우드에 있든 한꺼번에 관리해주는 하이브리드·멀티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 구글 클라우드까지 클라우드 빅3와 모두 연동돼, 특정 클라우드에 묶이지 않고 유연하게 오가며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습니다.

🎒 어느 통신사 손님이든 다 받아주는 만능 수리점 같은 존재라, 빅테크들이 서로 자기 클라우드에 넷앱 소프트웨어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사업이 고르게 크는 중입니다.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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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지

데이터를 저장하는 장치와 그 관리 체계를 통칭합니다. AI 시대의 데이터는 석유에 비유되곤 하는데, 석유가 많아지면 기름 탱크가 필요하듯 데이터가 폭증하면 스토리지가 필요합니다. GPU 같은 화려한 부품이 아니어도 AI 인프라의 필수품이라, 넷앱처럼 이 분야만 판 회사가 조용한 수혜주가 됩니다.

온프레미스

기업이 클라우드를 빌리지 않고 자기 건물 안에 서버를 두고 직접 운용하는 방식입니다. 보안이나 규제 때문에 온프레미스를 고수하는 기업도 많아, 현실의 기업 데이터는 자체 서버와 여러 클라우드에 흩어져 있습니다. 이 흩어진 데이터를 하나로 묶어 관리해주는 것이 넷앱의 하이브리드·멀티 클라우드 전략이고, 클라우드 빅3 어디와도 연동된다는 점이 경쟁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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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금지 반사익 … 미국광통신주 훨훨

한 줄로 말하면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광통신 부품을 막으려 하자, 경쟁자가 사라질 미국 광통신주들이 나흘 새 최대 72%까지 폭등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미국 광통신 기업들의 주가가 연일 불을 뿜고 있습니다. 숫자부터 볼까요. 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루멘텀홀딩스는 8.92% 급등한 849.47달러에 마감했습니다. 지난달 30일 15.09%, 이달 3일 9.24% 치솟은 데 이어 4거래일 연속 강세로, 지난달 29일 대비 41.02% 올랐습니다. 경쟁사 코히런트도 이날 12.35% 급등했고, 4거래일 만에 45.79% 뛰었습니다. 어플라이드옵토일렉트로닉스(AAOI)는 이날 19.44% 급등을 포함해 4거래일 동안 무려 72.02% 치솟았습니다. 광트랜시버* 모듈 사업을 하는 시에나와 시스코시스템스도 각각 5.21%, 5.08% 올랐고, 시에나의 4거래일 등락률은 24.44%에 달했습니다.

광트랜시버가 뭐길래 이럴까요? 전기 신호를 빛 신호로 바꿔 광케이블로 쏘고 받는 부품입니다. AI 데이터센터 안에서 서버 수만 대가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주고받으려면 이 부품이 대량으로 필요합니다.

주가 급등의 배경은 두 겹입니다. 첫 번째는 AI 투자 불안의 해소입니다. 광통신주들은 작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반도체 못지않은 AI 수혜주로 고공행진을 하다가, "AI 투자가 계속될까"라는 의심이 커지며 조정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구글(알파벳),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같은 하이퍼스케일러*들이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AI 인프라 투자를 계속하겠다는 확고한 방침을 밝혔습니다. 하이퍼스케일러란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빅테크를 말합니다. 큰손들이 "돈 계속 쓴다"고 못 박자 투자심리가 확 살아난 겁니다.

두 번째가 결정타입니다. 미국 정부가 보안을 이유로 중국산 광통신 부품 수입 금지 법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로이터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광트랜시버 수입 금지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막강한 중국 경쟁사가 시장에서 배제되면, 그 빈자리를 미국 기업들이 차지하는 반사이익*을 얻게 됩니다.

🎒 시장에서 제일 값싸게 팔던 큰 가게가 영업정지를 당하면, 옆 가게들 손님이 저절로 늘어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수요는 폭발하는데(AI 투자 지속) 경쟁자는 빠진다(중국산 금지)는 두 재료가 겹치면서, 주가가 나흘 내내 달린 것입니다.

용어

본문에서 만난 용어, 다시 정리

광트랜시버

전기 신호와 빛 신호를 서로 바꿔주는 통신 부품입니다. 데이터를 빛으로 바꿔 광섬유로 보내면 전기보다 훨씬 빠르고 멀리 전송할 수 있습니다. AI 데이터센터는 서버끼리 주고받는 데이터량이 어마어마해서 이 부품을 수만 개 단위로 씁니다. AI 인프라 투자가 늘수록 같이 팔리는 '곡괭이' 같은 부품입니다.

하이퍼스케일러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처럼 전 세계에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짓고 운영하는 빅테크를 부르는 말입니다. 이들의 투자 계획 한마디에 부품·장비 업체들의 주가가 출렁입니다. AI 산업의 최상류에서 돈줄을 쥔 큰손들이기 때문입니다.

반사이익

내가 잘해서가 아니라, 경쟁자에게 생긴 악재 덕분에 굴러들어오는 이익입니다. 중국산 부품이 수입 금지되면 미국 기업들은 아무것도 안 해도 시장 점유율이 커질 수 있습니다. 다만 정책이 실제로 시행될지, 언제 시행될지에 따라 기대가 꺼질 수도 있는, 정책 의존적인 이익이라는 점은 유의해야 합니다.